'나보다 뛰어난 지원자'를 뽑을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과 같이 일할 한 명의 팀원을 새로 뽑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죠. 이력서를 들여다 봐도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테스트를 해 봐도 그 지원자의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점이 금방 눈에 들어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마약 여러분이 팀에서 지금까지 프레젠테이션 능력이 가장 뛰어난 직원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면? 이런 상황일 때 여러분은 조직의 발전을 위해 함께 일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지원자에게 '함께 일합시다!'라며 악수를 청할까요? 그 지원자에게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스스로에게 솔직하다면,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할 겁니다.
심리학자 스테판 가르시아(Stephen M. Garcia)는 실험을 통해 사회적 비교 편향이 같이 일할 사람을 선택할 때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을 규명했습니다. 그는 실험 참가자들에게 하버드 법대 교수가 되어 두 명의 지원자 중 한 명을 교수로 채용하는 상황을 가정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당신은 법학 분야의 최고 저널에 25편의 논문을 게재한 교수'라고 상상하게 했죠.
참가자들은 두 명의 가장 지원자 중 한 명을 신규 임용하는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존스(가명)라고 불린 교수는 총 75편의 논문 중 30편을 최고 저널에 게재한 경력이 있고, 스미스 교수(가명)는 총 100편의 논문 중 20편을 최고 저널에 실었습니다. 존스가 스미스보다 최고 저널에 논문을 더 많이 게재한 인물이죠.
참가자들은 존스와 스미스 중에 누구를 추천했을까요? 논문의 질이 우수하다고 '프라이밍'된 참가자들은 70% 가까이 논문의 양이 많은 스미스를 선택했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가진 강점을 능가하는 사람을 은연 중 배제하려는 '사회적 비교 편향'이 뚜렷하게 나타난 결과입니다.
가르시아의 연구는 기업에서 이루어지는 채용 관행에 매우 의미있는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흔히 '자신보다 뛰어난 사람을 뽑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속설이 실제로 옳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인재를 보유한 조직이 바로 그 뛰어난 직원의 존재로 인해 더 뛰어난 사람을 구하기가 어렵고, 결국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사전에 차단 당하는 셈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뛰어난 사람이 뛰어난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맞는 말입니다. 하지만 뛰어난 사람이 뛰어난 사람을 알아볼 능력이 있기에 오히려 뛰어난 사람을 배제하는 역효과가 발생합니다. 이런 사회적 비교 편향에 의해 우수한 지원자를 배제할 위험을 줄이려면, 뛰어난 실력을 보이는 기존 직원을 채용 심사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조치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새로운 우수인력을 수혈하여 보다 높은 위치로 도약하길 원한다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Garcia, S. M., Song, H., & Tesser, A. (2010). Tainted recommendations: The social comparison bias.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13(2), 97-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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