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에 화분을 둬야 하는 이유   

2023. 8.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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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러분이 일하는 공간을 한번 둘러 보세요. 화분이나 꽃이 하나라도 있나요? 아니면 컴퓨터나 서류들만 보이고 '그린'을 느낄 만한 것은 하나도 보이지 않나요? 만약 후자라면, 바로 당장 꽃집에 가서 작은 화분이라도 하나 사 가지고 와서 책상 위에 올려 놓는 것은 어떨까요? 좀더 일을 잘하고 싶다면, 그로 인해 일 잘하는 직원이라고 조금이라도 인정 받을 확률을 높이고 싶다면요.

 



조지아 대학교의 폭 만 탕(Pok Man Tang) 교수는 동료 연구자들과 함께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실험 대상자들은 모 회계법인의 직원들이었습니다. 연구자들은 밤에 사무실에 들어가서 몇몇 직원들의 책상에는 화초를 심은 화분을 놓았고, 다른 직원들의 책상에는 모양은 비슷하지만 사무용품으로 채워진 화분을 놓았습니다. 그런 다음, 두 그룹의 업무 태도와 업무 성과를 비교 측정했어요.

결과가 어떻게 나왔을까요? 고작 작은 화분 하나 갖다 놨을 뿐인데, 그 효과는 뚜렷했다고 합니다. 화초가 있는 화분을 보며 일한 직원들의 업무 수행 능력이 향상됐고 창의력도 증진됐으니까요. 직원들의 웰빙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나왔습니다.

물론 사람들마다 '자연을 좋아하는 정도'가 다를 것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화분 같은 것을 책상에 놓기를 꺼려하는 사람도 있겠죠. 하지만 연구자들의 후속 실험 결과, 화분 때문에 업무 태도와 성과가 좋아지면 좋아졌지 나빠지는 경향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직원들에게 식물, 실내 분수, 조경 등 자연을 경험할 수 있는 장치나 공간을 제공하는 데 드는 돈은 결코 헛돈이 아닙니다. 물론 엄밀히 말해서 '자연'이 아니라 인위적인 것이긴 해도 효과는 큽니다. '1인 1화분' 같은 걸 시행해 보면 어떨까요? 직원들 각자가 선호하는 식물을 고르게 하고 비용은 회사가 대는 식으로 말입니다. 가장 잘 가꾼 직원들에게 선물을 주는 방법도 재미있을 것 같네요. 어때요? 한번 시도해 보기 바랍니다.


* 참고논문
Tang, P. M., Klotz, A., McClean, S., & Lee, R. (2023). From Natural to Novel: The Cognition-Broadening Effects of Contact With Nature at Work on Creativity. Journal of Management, 01492063231172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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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이 훌륭한 조직이 다 좋은 건 아닙니다   

2023. 8.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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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세상을 지금보다 더 나은 곳으로 만든다"라는 식의 훌륭한 미션을 가지고 있고 수익보다는  미션 달성을 우선한다면, 직원들 역시 그 미션 달성에 동참하고자 하는 동기가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일의 의미를 자존감을 심어주기 때문이겠죠. 또, 이런 조직일수록 '미션 지향적'인 직원을 좋게 평가하기 때문일 테고, 그런 성향이 강한 지원자가 채용되기 마련일 테니까요. 어쨌든 우리는 '훌륭한 미션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좋다'라고 인식하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럴 거에요.

 


하지만 무엇이든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기 마련입니다. 텍사스 대학교의 인시야 후세인(Insiya Hussain) 등의 연구자들은 "미션 지향적인 조직의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임금이 낮다"라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후세인은 392명의 참가자들 중 절반에게 미션 지향적인 기업에 관한 설명을, 나머지 절반에게는 일반적인 기업에 관한 설명을 읽게 했습니다. 그리고 입사한다고 가정하고서 임금 협상의 가능성을 말하도록 했어요. 그랬더니 미션 지향적인 기업에 관해 설명을 들은 참가자들이 임금 협상에 나서 가능성이 32%나 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다른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도출되었는데요, A그룹은 CEO가 기업의 사회적 영향을 강조하는 비디오를 시청했고, B그룹은 회사 조직을 설명하는 비디오를 시청했습니다. 참가자들은 비디오를 보고 처음에 제안된 임금을 높여서 요구할 기회를 받았는데요, A그룹의 참가자들이 임금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43%나 낮았다고 합니다. 임금뿐만 아니라, 휴가나 의료 혜택 같은 복리후생도 적게 요구했고요.

왜 그럴까요? 미션 지향적인 조직에 있는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내가 임금을 높여 달라고 말하면 날 욕심 많은 사람으로 보겠지?", "돈에만 관심이 있다고 볼지 몰라."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회사는 인류 공영과 행복을 추구하고자 매진하는데, 나는 돈 달라고 떼를 쓴다?' 회사측에 정당한 보상을 요구할 자신감이 생기기가 쉽지 않겠죠.

어찌보면 조금 아이러니합니다. 회사는 인류의 번영과 복지를 외치는데, 그 회사의 직원들은 다른 기업의 직원들보다 보상과 복지가 떨어질 수 있으니 말이에요. 기업의 리더는 조직의 미션 추구도 중요하지만 그로 인해 직원들이 자신의 이익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고 부지불식간에 희생을 스스로에게 강요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할 겁니다. 

또한 직원들에게 나가는 임금과 복리후생 비용이 아까워서 '있어 보이는' 미션을 거짓으로 외쳐서도 안 되겠죠. 미션 달성의 동력은 구성원으로부터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기 바랍니다. 아무리 대의가 아름답다 해도.
 

* 참고논문
Hussain, I., Pitesa, M., Thau, S., & Schaerer, M. (2023). Pay Suppression in Social Impact Contexts: How Framing Work Around the Greater Good Inhibits Job Candidate Compensation Demands. Organization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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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의미'를 얻는다면 연봉을 낮춰도 될까?   https://infuture.kr/16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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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가 읽고 있는 5권의 책   

2023. 8. 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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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과 SNS 때문에 저는 예전만큼 책을 많이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때 한 달에 평균 10권씩은 읽었는데, 지금은 1년에 10권도 못 읽는.....  사실 책읽기에 흥미를 잃은 까닭은 요즘 나오는 책들에서 진지함을 못 느껴서이기도 하고 예전의 주제를 반복하고 '변주'만 하는 것 같아서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한 달에 3권 정도는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책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제가 의지를 다진다는 차원에서 요즘 제가 읽는 5권의 책을 여러분에게 소개하고 추천해 봅니다. 곧 다가올 여름휴가 때 읽으면 좋을 책이기도 합니다. 혹여 욕심은 부리지 마시고요, 5권 중에 하나만 골라서 읽으세요. ^^ 휴가 때는 노는 게 우선이니까요.


인생은 어떻게 이야기가 되는가
메리 카 씀, 권예리 옮김, 지와인, 2023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867473
요즘 '글쓰기' 열풍입니다. 책은 안 팔리는데 글쓰기 열풍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현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은 글쓰기의 기술적인 측면보다는 자신의 삶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끌어내는 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에세이를 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네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일독을 권합니다.



모든 삶은 흐른다
로랑스 드빌레르 씀, 이주영 옮김, 피카, 2023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1359832
프랑스의 철학자가 바다를 중심으로 삶의 여러 모서리를 잔잔하게 읊조리는 듯한, 하지만 때로는 거친 바다처럼 강하게 표효하는 듯한 책입니다. 산다는 것, 앞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여행지에서 읽으면 좋을 책입니다. 철학책이지만 가벼운 문체로 쓰였습니다.



일인칭 단수
무라카미 하루키 씀, 홍은주 옮김, 문학동네, 2020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780790
저의 대학시절을 함께 했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소설집입니다. 방심하다 싶으면 한번씩 폐부를 깊이 찌르는 표현이 있기에 그의 글을 좋아합니다. 이 책에서도 참신한 문장들이 많군요. 여러 가지로 영감을 주는 작가입니다.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이강룡 씀, 유유, 2014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1863117
어느새 저는 제가 쓴 책보다 번역한 책이 더 많아졌습니다. 대충 세보니 20여권 정도 번역한 것 같은데요(앞으로 나올 책이 2권 더 있음), 번역은 할 때마다 어렵습니다. 하지만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아닌가? AI가 대체하려나?) 일인 것 같고 좀더 번역을 잘해야겠다는 생각에 읽고 있습니다. 번역이 아니더라도 글을 잘 쓰고 싶은 분들에게도 유용합니다.



일을 잘한다는 것
야마구치 슈, 구스노키 겐 씀, 김윤경 옮김, 리더스북, 2021년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000408030
두 사람의 대화를 옮긴 책입니다. 원래 이런 '인터뷰식' 책을 좋아하지 않지만, 오며가며 가볍게 읽을 생각으로 샀습니다. 아주 깊이가 있는 책은 아니지만, 서로의 질문과 답변을 통해 많은 이들이 무엇을 고민하는지, 그 꼭지를 잡는 데 유용한 책입니다. 일(업무)을 잘하는 법을 알려준다기보다 자기계발의 방향을 알려주는 책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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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 결과가 잘 나오게 만드는 1가지 팁   

2023. 7.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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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스토밍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방법으로 자주 쓰입니다. 이 방법의 창시자로 알려진 알렉스 오스본(Alex F. Osborn)은 주제에 집중하면서 각자가 내놓은 아이디어를 비판하지 않고 양적으로 많은 아이디어를 쏟아내도록 장려하면, 그 중에서 참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건져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이디어의 참신성은 고사하고 아이디어 양에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곤 하죠.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충분히 질 좋은 아이디어를 풍부하게 도출하려면 어두웠던 과거의 고통을 일부러 꺼내 곱씹어 보는 과정이 오히려 큰 도움이 된다고 해요. 이 직관에 반하는 결과를 내놓은 사람은 하버드 대학교의 엘리자베스 윌슨(Elizabeth R. Wilson)인데요, 윌슨은 대학의 임원 교육 과정을 수강 중인 93명의 관리자를 실험 참가자로 섭외했습니다.

윌슨은 3명씩 팀을 이루게 한 다음, 절반의 팀들에게는 지난 6개월 간의 곤란했던 상황들을 서로 공유하도록 했고, 나머지 절반의 팀들에게는 지난 6개월 간의 자부심을 높여주었던 상황들을 이야기하도록 했습니다. 이 아이스 브레이킹 과정 후, 윌슨은 각 팀에게 종이 상자의 용도를 가능한 한 많이 생각해 내라는 과제를 부여했죠. 그랬더니 부정적 과거를 공유한 팀이 26퍼센트나 많은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왜 부정적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이디어 도출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걸까요? 아마도 미래에 있을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사건에 대한 걱정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윌슨은 추측합니다. 아니면, 숨기고 싶었던 과거의 사건을 공개하면서 다른 팀원들에 대한 호감이 올라가고 서로의 신뢰가 돈독해지기 때문일지도 모르죠. “나에게만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니네?”, “아, 완벽해 보이는 저 사람에게도 그런 곤란한 상황이 있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요즘 심리학에서 가장 유행하는 용어인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형성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창의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건져내고자 한다면 브레인스토밍 세션을 실시하기 전에 아이스브레이킹 혹은 워밍업 차원에서 앞으로는 ‘부끄러운 이야기 공유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예전보다는 양적 측면, 질적 측면 모두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 참고논문
Wilson, E. R., Thompson, L. L., & Lucas, B. J. (2020). Pride and Pratfalls: Recounting Embarrassing Stories Increases Creativity. International Journal of Design Creativity and Innovation, 8(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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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늦는 사람을 봐주지 말아야 하는 이유   

2023. 7.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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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회의에 몇 분 늦는 것쯤은 다들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인가요? 10시에 하기로 했던 회의가 10시 10분에 시작되어도 충분히 이해할 만하고 회의 결과에는 별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생각합니까? 하지만 지각 참석자 때문에 다른 이들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흘려보낸’ 비생산적인 시간을 생각한다면, 회의 지각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조셉 앨런(Joseph A. Allen)은 지각이 회의에 대한 참석자들의 만족도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회의 성과물의 질도 떨어뜨린다고 말합니다. 그는 78명의 학부생들을 6명씩 회의에 불러 놓고 대학의 교육 커리큘럼을 개선하기 위한 아이디어를 논의하도록 했습니다. 

앨런은 1명의 공모자를 고용하여 3가지의 실험 조건을 설정했는데요, 첫 번째는 공모자가 정시에 회의실에 도착하여 논의를 바로 시작하는 조건이었고, 두 번째는 공모자가 5분 지각하는 조건이었으며, 세 번째는 10분 늦게 회의실에 입실하는 조건이었습니다. 

예상한 바와 같이, 지각자가 아무도 없었던 첫 번째 조건일 때 회의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높았고(5점 만점의 3.3점), 지각자가 10분 늦게 도착했던 세 번째 조건일 때 만족도가 가장 낮았습니다(2.94점). 회의의 결과가 얼마나 효과적이었냐는 질문에도 동일한 패턴의 결과가 나왔죠.

앨런은 또다른 실험을 진행했는데요, 이번에는 270명의 참가자를 모집하여 회의에 누군가가 5분 지각하는 조건과 10분 지각하는 조건에 할당했습니다. 그랬더니 10분 지각자 그룹에 속한 참가자들의 소통에서 부정적인 면이 자주 발견되었어요. 

누군가의 말을 중간에서 자른다든지, ‘지금 네가 하는 소리가 뭔지 너도 모르지?’라며 무안을 준다든지, 서로 속삭이면서 비아냥거린다든지,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지방 방송’ 틀어놓고 몇몇이서 떠든다든지 등의 행동이 10분 지각자 그룹에서 빈번하게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회의의 결과물은 어땠을까요? 아이디어의 양, 아이디어의 질, 아이디어의 실현가능성을 측정하자 10분 지각자 그룹의 수준이 제일 낮았습니다.
  
우리가 회의를 잘하기 위한 여러 가지 룰을 준수하려 애쓰더라도 지각자가 한두 명 생기면 와르르 무너져 버립니다. 회의 주최자는 지각하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리고 회의 시작 시간이 됐는데도 오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 없이 바로 회의에 돌입해야 합니다. 그가 CEO이더라도 말입니다. 회의 문화 정착에 고위직이 예외여서는 안 되니까요.

* 참고논문
Allen, J. A., Lehmann-Willenbrock, N., & Rogelberg, S. G. (2018). Let's get this meeting started: Meeting lateness and actual meeting outcomes. Journal of Organizational Behavior, 39(8), 1008-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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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할 때 지켜야 할 3가지 원칙   https://infuture.kr/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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