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만난 유명인들   

2008. 3. 2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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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인들과 함께 청계산에 올랐다. 원래 등산은 좋아하지 않는 편이지만, 등산의 참맛을 알면 그 즐거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리란 말도 있고 해서 정말로 오랫만에 산에 올라 보았다. 아마도 6년만이었을 게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청계산이 무슨 산이냐, 뒷동산에 불과하다'며 등산의 '등'자로 붙이지 말라며 타박을 하겠지만, 산은 산인지라 오랫만에 산에 오르는 나로서는 무척 힘들었다. 입에서 단내가 났지만 동행한 분들에게 누가 될까 싶어 억지로 힘을 냈다. 체력이 떨어진 건지, 운동 좀 해야지 안 되겠다.

그래도 옥녀봉에 올라서 시원한 산바람을 맞으니 힘들었던 몸이 푸근해지면서 피로가 말끔히 가셨다. 바람 맞으며 1000원 짜리 인스턴트 커피 한 잔을 마시는 느낌도 좋았다. 각설하고...

청계산에서 오늘 유명인들을 한꺼번에 그렇게 많이 본 것은 처음이다. 청계산이 서울 근교에 있는 산이고 비교적 손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라서 그런가? "어, 어디서 많이 보던 사람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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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 원터골 입구에서는 싱글벙글 쇼를 진행하는 김혜영씨를 봤다. 안경을 낀 수수한 얼굴이었는데, 생각보다 체격이 아담해 보였다. 그리고 뚝딱이 아빠(EBS '모여라 딩동뎅'에 나오는) 김종석씨도 거기 있었다. 연예인끼리 등산 모임이 있었나 보다. 또, 산 중턱의 쉼터에서 한 숨 돌리고 있으니 효녀가수 현숙씨의 모습도 보였다. 그녀는 김혜영씨 일행을 알아보고 반가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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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유명인들 청계산에 집결했나?'라고 생각하며 다시 길을 나서는데, 어디서 많이 본 사람이 운동선수들과 함께 내려오고 있었다. 입안에서 이름이 맴돌 뿐 생각이 나지 않았다. "어, 누구더라? 아, 맞아! 김도훈 선수!" 네이버를 검색해 보니 축구 국가대표였던 김도훈 선수가 은퇴한 이후에 일화 축구단의 코치로 일하고 있단다.  지금 다시 국가대표로 복귀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단하고 건장한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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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녀봉 정상 아래의 산바람 쉼터에서 퍽퍽한 다리를 쉬고 있는데, 이번에도 아는 얼굴이 지나갔다. 요즘 뉴스를 달구고 있는 삼성 구조조정본부의 이학수 부회장이었다. '어, 그저께만 해도 14시간의 강도 높은 특검 조사를 받고 나왔다는데, 어떻게 여기에...?' 아직 구속된 몸이 아니기 때문에, 그리고 아직 유죄임이 판명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등산하는 건 그의 자유이지만, 웬지 그 모습이 좀 생경스럽게 느껴졌다. 나라면 그런 상황에서 등산할 여유를 갖지 못할 것 같기 때문이었다.

산에 같이 오른 모 출판사 사장님에게 "영업하시려면 청계산으로 오셔야겠다"라고 농을 쳤다. 날씨 좋은 날, 청계산에 올라보라. 유명인 한 두사람 정도는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나저나 빨리 체력을 높여서 서울 근교의 산들을 하나씩 올라봐야 할 텐데, 걱정이다.

(위 사진들은 네이버에서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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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환경을 망치려 든다!   

2008. 3. 2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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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천만 주민의 식수원인 팔당호가 위협 받고 있다. 환경부가 오늘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한 환경 규제 완화 방안 때문이다. 보고의 요지인 즉, 취수장 반경 15Km 이내에 어떠한 산업시설을 지을 수 없다는 규정을, 폐수만 흘려 보내지 않는다면 한계선을 7Km로 완화하여 주겠다고 한다. 이명박 정부가 내세운 기업 관련 규제 완화 정책에 환경부가 적극 호응하고 있는 셈이다.

요즘 정부가 하는 일은 날마나 국민들의 뒤통수를 '퍽치기' 하는 느낌이 든다. 환경을 보존하고 잘 가꾸라고 만들어 놓은 부처가 그 환경 정책의 미지막 마지노선을 철수하면서까지 정부와 코드를 맞추는 꼴이라니!

15Km라는 한계선은 식수원의 안전성을 위해 포기해서는 안 되는 생명선이다. 7Km로 줄였을 때 과연 어떤 일이 벌어질까? 보호반경을 지금의 반 정도로 줄여도 충분히 식수원을 보호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모양인데, 수학의 상식을 알고 있는 자라면 절대로 그 같은 봉이 김선달식 정책을 입안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길이가 두 배로 늘어나면, 면적은 네 배로 늘어난다. 반대로 길이가 반으로 줄어들면, 면적은 1/4로 줄어든다. 아래의 그림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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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원을 보호할 수 있는 면적이 707제곱킬로미터에서 154제곱킬로미터로 줄어들어서, 기존보다 무려 1/4.6 정도(약 21%) 밖에 안 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기존에 707제곱킬로미터의 상수원 보호 면적으로 막을 수 있었던 환경영향을 1/4도 안 되는 면적으로 방어를 해야 한다는 걸 뜻한다.

공간(3차원) 개념까지 동원하면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환경의 오염은 땅 위에서 2차원적으로만 일어나지 않는다. 알다시피 오염물질은 '허공과 땅 속'을 통해 3차원적으로 식수원을 '입체적'으로 위협한다. 보호 반경이 15Km일 때의 보호권역은 14130입방킬로미터(=4/3*3.14*15*15*15)가 되지만, 환경부 방침대로 7Km로 줄이면 1436입방킬로미터(=4/3*3.14*7*7*7)가 되어 10분의 1 수준으로 그 부피가 급격히 줄어든다.

보호반경이 15Km일 때 1 단위의 환경오염물질이 식수원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환경영향도)를 1 이라고 하자. 그리고 식수원을 보호하기 위해 최대로 허용 가능한 환경영향도를 5 라고 가정하자.

환경부의 논리는 보호반경이 7Km로 줄어들면 환경영향도가 2 정도가 될 것이니 그 정도면 5를 넘지 않으므로 충분히 식수원을 보호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 같은데, 과연 그럴까? 내가 위에서 제시했듯이, 보호반경이 7Km로 줄었을 때의 환경영향도는 아마도 10 이상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안전한 물을 더 이상 보장 받을 수 없으며, 머지 않아 공장시설의 압박 때문에 숨지기 직전의 팔당호를 살리니 마니를 놓고 한바탕 난리를 피우게 될 것이다.

보호반경을 줄여서 기업을 잘 살게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발전의 해법이 아니다. 환경정책의 주무부서로서 환경부는 본래의 존재 목적에 충실하길 강력히 요구한다. 보존할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보존하는 것이 환경부의 미션이 아니던가? 왜 환경부가 앞다투어 기업 발전을 걱정하는가? 그런 건 경제 부처가 알아서 할 일이니, 제발 제 할 일이나 잘 하시라. 그렇게 기업 발전이 걱정이면 국토해양부 소속의 국(局)으로 스스로 강등을 요청하라.

이명박 정부는 기업을 편하게 해주는 걸 지속가능경영이라고 알고 있는 모양인데, 그 같은 근시안적이고 인기영합적인 '기업 프랜들리 정책'으로 지속가능성의 가치를 오용하지 말기 바란다. 환경을 한번 훼손하면 복구하는 데에는 오염시킨 기간의 수십, 수백배의 시간이 필요하다. 정권은 겨우 5년 뿐이지만, 더럽혀진 환경은 수백년 동안 우리를 괴롭힌다.

식수원 보호반경 축소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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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은퇴하는 내가 되자   

2008. 3. 21.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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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인가 TV를 켜니 한 노부부가 넓고 넓은 푸른 잔디 위에서 나란히 골프를 치는 광경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말했다. “이게 바로 대통령 골프야. 자, 봐. 이 넓은 골프장에 우리 밖에 없잖아.” 부인은 이렇게 말하는 남편을 바라보면서 수긍한 듯 옅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하늘은 말 그대로 새파란 물감을 뿌린 듯했고 이따금 흘러가는 흰 구름이 한가로운 풍경 속에서, 곱게 늙어가는 노부부의 웃음은 청정한 공기만큼이나 맑게 들렸다.

노부부는 은퇴 후의 생활을 고민하던 끝에 필리핀의 ‘바기오’라는 고지대에 위치한 소도시에 정착했다. 남자는 한국에서 중령으로 예편한 뒤 직장을 다니다가 IMF 위기 때 불어 닥친 감원태풍에 휩쓸려 직장을 잃고 말았다. 그 때 그의 나이 50대 초반.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고 백방으로 노력했으나 여의치 않던 그는 어느 순간 생각을 바꿨다. ‘무엇하러 내가 아등바등하며 살아야 하는가, 새 직장에 들어간들 몇 년이나 다닐까, 이럴 바에 나에게 남은 30년 정도의 여생을 즐기며 살 방법을 찾자.’ 그래서 그가 3년 정도의 사전 답사를 통해 찾아 낸 곳이 먼 이국의 땅이다.

1년 내내 덥지도 춥지도 않은 깨끗한 날씨와 늘 푸른 자연과 벗하며 살아가는 TV 속 노부부의 생활을 본다면, 십중팔구 ‘나도 저들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하리라. 각박해지고 치열해지는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 스트레스로 찌든 위장 속으로 쓴 술을 넘겨야만 겨우 살 것 같은 심정. 퇴근길에 무심히 창 밖을 내다보다가 모르는 사이 차거나 기운 달을 보게 되면 훌훌 털고 멀리 떠나고픈 욕구. 그러나 차마 털어내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달관한 듯 스스로에게 웃어 보이는 가난한 마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1년에 한두 번쯤은 이런 감정에 휩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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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다


나는 특정한 직장에 매어있는 피고용자 신분이 아니라서 직장인들보다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시간이 있는 편이다. 컨설팅 프로젝트가 아니라면 나 자신을 위해 쓸 수 있는 시간을 제법 가질 수 있다. 읽고 싶었던 책을 실컷 읽을 수 있고, 당일로 가능한 여행도 가고, 아니면 그저 멍하니 공상을 즐길 수도 있다.

나의 직업을 부러워하는 직장인 친구들이 있지만, 고백하건데 나는 자유시간 동안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혼자 있는 시간에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컨설팅 프로젝트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앞으로의 사업계획에 골몰하게 돼버리며, 제안서를 제출한 프로젝트를 따낼 수 있을까로 초조하게 돼버리기 때문이다. 퇴근을 해서도 노트북을 켜고 앉지 않으면 불안한 마음을 어쩔 수 없다. 내일 할 일을 미리 생각해 놓지 않으면 잠을 뒤척인다.

누구는 이런 나를 ‘일중독자(Workaholic)’라고 폄훼하듯 말하곤 한다.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직업상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나 스스로에게 변명해봤자 소용없는 일임을 안다. 사는 것은 나인데 어떨 때는 일이 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고 숱한 일들이 정신과 육체를 점거한 듯하다. 자신에 대한 철저함이 지나쳐 정서와 감성이 말라버린 우물처럼 텅 빈 듯하다.

어느 날 문득, ‘느린 삶’을 살아가는 TV 속 노부부를 보며 퍼뜩 정신을 차린 후, 이런 마음을 먹었다. “매일 은퇴하는 내가 되자”라고.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하얀 포말이 생겨났다 부서지는 바닷가에 서있기도 하고, 푸른 잔디에 누워 느린 바람 따라 흐르는 구름을 보기도 하고, 안개에 묻힌 섬을 한가로이 노니는 내가 되어 보기로 한다. 일 따위는 이제 하지 않아도 돼. 내일이 오기 전까지 생의 가장 금쪽같은 서너 시간동안 난 은퇴했으니까 말이지. 내일 일은 걱정하지 않아. 오늘의 쉼이 소중할 뿐이야.

누군가가 말한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의 의미란, 알게 모르게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일상을 벗어 던지고 진정한 나를 찾자는 말이 아닐까? 그러니, 매일 은퇴하는 ‘내’가 되자. 나는 나의 삶을 지배하게 될 것이고, 삶은 나에게 꿀맛 같은 휴식을 줄 것이다. 그래서 온전히 싱싱한 ‘나’로 다시 태어나자. 그것이 각박하고 치열한 우리들 일상의 유일한 탈출구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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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의 뒤통수를 치는 머슴   

2008. 3. 20. 2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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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몰입교육은 해서도 안 되고, 할 수도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이 말을 듣고 '어이가 급격히 상실'되는 느낌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 비단 나 뿐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불과 2개월 전에 "과거의 관습이 있고 자기의 이해를 따지고 하니까 반대와 저항은 으레 있다. 인수위가 잘 하고 있다"라고 말했던 그가 이제 말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가 보여 온 '정책 입안과 실행의 알고리즘'은 대강 이렇다.

1. 일단 질러 본다. 정권 잡으면 해 보고 싶었던 건 다 말해 놓고 본다.
2. 여론을 살핀다. 만일 반대 여론이 드세면, '새 정부의 철학이니 감행한다'라고 엄포를 한번 준다.
3. 엄포 놓은 다음에 또 여론을 살핀다.
4. 만일 전보다 더 반대 여론이 거세지면, '그건 오해다. 의미가 잘못 전달된 것이다.'라며 발을 뺀다.
    그러면서 잘못 이해한 국민들을 조롱하는 센스를 잊지 않는다.
5. 총선을 위해 반대 여론이 생길 건덕지가 있는 공약을 감춘다.
6. 총선에서 과반수를 획득하면, 감춰 놨던 공약을 불도저 식으로 밀어 붙인다.


영어몰입교육에 관한 이명박 대통령의 오늘 발언을 똑똑히 기억해 두자. 만일 한나라당이 국회 과반수를 차지하게 된다면, 그는 또 어떤 발언으로 건너 탈까? "영어몰입교육이 아니라 영어강화교육을 하자는 말이었다. 강화한다면 모든 교과목까지 확대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용어만 바꾼 정책을 밀고 나갈 태세로 돌변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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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짜증 나!)

떡밥 던져 놓고서 물고기가 몰려 들면 떡밥을 걷어 내고 모른 척 하는 식의 정치는 도대체 누구에게서 사사 받은 황당무계인가? 인기가 떨어지는 데 공헌(?)한 공약은 이제 공약이 아니라고 뒷춤에 감췄다가, 요건 몰랐지 하며 '서프라이즈'를 외치는 시츄에이션은 누구에게서 특훈 받은 생쇼인가?

어제는 이한구 의원이 라디오에 나와 국민을 훈계하더니, 오늘은 대통령이 국민의 뒤통수를 친다. 국민이 떼쓴다고 야단치고 정책을 오해한다고 국민을 훈계하는 이명박 정부는 진정 국민을 섬기는 머슴이 되고 싶은 건가, 아니면 주인 뒤통수를 퍽치기하고서 안방마님(권력)과 줄행랑을 치는 마당쇠가 되려는 건가?

머슴하라고 시킨 적 없으니, 이제 본색을 드러내시라! 그게 떳떳하지 않겠는가? 국민을 기만하는 '삐끼' 정치는 이제 그만 두시라!

노무현 정부를 아마추어 정부라고 힐난하던 사람들이 아마추어보다 못한 떡밥정치의 '선무당 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꼬박꼬박 내는 내 세금이 머지 않아 '관광용 대운하 건설'의 삽질에 허무하게 쓰일까봐 다리 뻗고 잘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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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구 의원, 국민과 맞짱 뜨고 싶나?   

2008. 3. 19.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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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는 길이었다. 라디오에는 개그맨 김미화가 진행하는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이 방송되고 있었다. 요즘의 경제 문제에 대해 한나라당의 이한구 의원과 전화로 대담을 나누는 내용을 듣게 됐다. 이한구 의원이 한나라당의 정책위 의장을 맡고 있으니, 경제 문제에 대하여 당과 정부 차원에서 어떤 해법을 갖고 있는지 듣고자 마련된 대담인 듯 보였다.

사실 별 기대도 안 했다. 이한구 의원이 과거에 보였던 정책 입안의 수준으로 봐서 '규제 철폐와 신자유주의 경제시스템' 따위의 '공자님 말씀'만 나올 것이 뻔할 뻔자라 생각됐기 때문이다. 그가 누구인가? 대우경제연구소의 수장을 지냈던 사람이다. 그렇다면, 김우중 전 회장이 가열차게 휘날렸던 세계경영의 깃발 아래에서 연필에 침 묻혀가면서 세계경영의 논리를 짜던 이가 누구였을까? 암튼 간에...

이한구 의원의 답변을 듣다 보니 그 말하는 태도가 상당히 거북했다. 인터뷰를 하러 나온 것인지, 인터뷰어(김미화씨)를 공격하러 나온 것인지, 아니면 국민들을 훈계하시러 나온 건지, 모름지기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취할 태도가 아닌 듯 했다. 택시기사님도 어이가 없는지 콧방귀를 여러 번 뀌었다.

아래는 대담 내용 중 특히 '어이상실'스러운 대목이다.

☎ 김미화 : 아, 그 말씀이시군요. 관리는 아니다. 그런데 원래 새정부의 기존 경제원칙이 수출증대하고 경상수지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가 어느 정도 오르더라도 이걸 감내해야 한다, 이런 거 아니었나요? 

☎ 이한구 : (같잖다는 말투로 따지듯이) 그런 정책이 어디 있어요?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그건 말도 안 되는 정책이죠.

☎ 김미화  : (살짝 당황~)  아, 그런 게 아니었습니까?

☎ 이한구  : (무지 시덥지 않다는 말투로) 예, 어디서 그런 게 있어요. (다시 어색한 침묵...)


직접 소리로 들어 봐야 그가 얼마나 오만한 말투로 인터뷰에 임했는지 정확히 느낄 수 있다. (imbc.com에서 다시듣기를 해보세요.)

이명박 정부의 경제 정책에 대해 여론이 불편한 모양으로 형성되니까, 친이명박계의 선두주자인 이한구 의원의 심기가 상당히 불편했나 보다. 그런 여론이 오해와 잘못된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가정한다 해도, 이 의원의 오만불손한 태도는 과연 그가 국민의 공복으로서의 의원직에 어울리는 자인지 의심스럽게 만든다.

공중파 라디오 방송에 나왔으면, 적극적으로 방어를 하되 거부감 없이 부드럽게 논박해야 한다. '바보 같은 국민들아, 똑똑히 좀 알아 들어라' 식으로 국민들을 훈계하라고 만들어 준 자리가 아님을 이 의원 자신이 먼저 똑똑히 좀 알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런 식으로 '전파 공해'할 생각이라면 다시는 인터뷰에 응하지 말기를 두 손 모아 부탁 드린다.

김미화씨도 어이가 없는 인터뷰라는 생각이 들었는지, 전화를 끊고 이렇게 마무리 지었다.

예, 지금까지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이었고요. 심기가 많이 불편하셨어요. 내일은 새정부에 경제대책하고 관련해서 통합민주당의 의견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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