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저무는 공원   

2008. 2. 10.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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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5시 경의 공원.
날씨가 좀 풀려서 걸어 다닐 만 했는데,
6시가 돼 갈수록 찬 공기 때문에 볼 살이 얼얼했다.
조금만 참으면 봄이지만, 빨리 오기를 고대해 본다.
겨울은 힘든 계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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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몰입교육은 망하기 딱 좋다   

2008. 2. 10.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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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영어몰입교육 정책은 애초부터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보인다. 인수위의 '다급한' 정책 발표와 수정 제안이 실패 확률을 더 높이고 있다. 그 이유를 다음의 비유를 통해 설명해 보고자 한다.

핵심부품이 50개로 이루어진 자동차와, 10개로 이루어진 차가 각각 1대씩 있다. 가격, 디자인, 성능, 품질 등 기타 조건이 모두 동일하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떤 차를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답은 핵심부품의 개수가 작은 차를 고르는 것이 안전을 위해 옳은 결정이다. 각 핵심부품이 제대로 동작할 확률(즉, 신뢰도)이 99.94%라고 해보자. 이 정도 신뢰도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50개 핵심부품 모두가 올바르게 작동할 신뢰도를 구하려면 99.94%를 50번 곱하면 된다. 그 값은 97%이다.

반면 핵심부품이 10개로 이루어진 차가 제대로 운행할 신뢰도는 99.94%를 10번 곱해서 얻은 99.40%이다. 핵심부품이 50개로 이루어진 차보다 1.6%가 더 높은 신뢰도를 가진다. 이 정도(1.6%) 차이는 별 것 아니라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자동차를 100만 대 생산한다고 했을 때, 1만 6천대에 해당하는 값이기 때문에 무시할 숫자가 아니다.

이 예가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복잡하게 설계된 제도나 시스템일수록 오류가 발생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의미가 된다. 그러므로 최대한 단순하게 설계하는 것이 제도의 오류룰 최소화하는 방법이 된다. 오류는 복잡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하는 영어몰입교육 정책은 취약한 제도들의 '꾸러미'로 구성되어 있다. 완성도(신뢰도)가 낮은 제도들의 꾸러미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 중 하나가 실패하면 정책 전체가 와르르 무너질지 모든다. 예를 들어, 인수위가 내놓은 영어몰입 정책 중 대표적인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한다는 방침' 하나도 여러 가지 세부 요건이 갖추어져야 성공이 가능하다.

우선, 영어로 수업이 가능한 교사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교사를 확보하려면 기존 교사를 교육시켜야 하고 새로운 교사를 충원해야 한다. 기존 교사를 교육시키려면, 예산이 있어야 하고 그들을 교육시킬 또다른 선생(원어민)들과 교육기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bla bla bla...

이렇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영어수업을 영어로 하기 위해서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져 있는 여러 가지 세부 제도들 모두가 잘 실행이 되어야 한다. 그 중 어느 하나의 세부제도가 삐끗하면 영어수업을 영어로 하는 야심찬 계획 조차도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그리고 영어몰입 정책은 흐지부지 되고 만다.

만일 영어몰입 정책에 누수가 발생하면, 해결을 위해 보완 장치를 붙이게 된다. '개선'이라는 이름 하에 말이다. 그러나 그런 조치가 항상 좋은 결과를 낳지는 않는다. 위의 예에서 말했듯이, 오히려 추가로 덧붙여진 보완 장치가 영어몰입 정책 전체의 복잡성을 높이고 실패 확률 역시 높이게 된다. 최악의 경우 보완장치가 정책의 본질을 압도하는 상황이 연출될지도 모른다.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좋다. 그러나 의욕에 차서 너무 앞서 나가면 안 된다. 임기 내에 할 수 있는 것부터 차근차근 해야 한다.  10년 야당의 한풀이일지 모르지만, 이슈를 빵빵 터뜨리는 인수위의 정책 발표는 국민으로부터 환영받지 못할 뿐더러 처음부터 실패확률을 크게 안은 채 가는 위험한 행동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지,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숨 좀 고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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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Go Stop)!   

2008. 2. 9.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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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톱 때문에 시누이와 올케가 물고 뜯었다고 한다.
이런 류의 사건은 명절 뒤 끝에 항상 나오는 뉴스 중 하나이다.

고스톱 하면서 싸우지 맙시다. 기분 좋게 잃고 기분 좋게 나눕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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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을 만나다   

2008. 2. 6.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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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오전에도 강의가 있었다. 힘든 어제의 강의 때문에 오늘 강의는 좀 꾀가 났다. 설 연휴 전날이라 강의를 일찍 끝내고 와이프와 영화를 보러 갔다. 아들녀석은 유치원에 있는 시간이라, 간만에 자유로왔다.

오늘의 영화는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이다. 황정민이 슈퍼맨이었던 사람으로, 전지현이 프로덕션의 PD로 나온다. 약간의 반전이 있기 때문에 줄거리를 말하지는 않으련다. '대머리 악당'이 누굴 지칭하는 말인지, 영화 말미에야 깨달았다.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의 영화였다. 현실과 환타지가 교차하는 것이 자연스러웠고, 황정민의 천연덕스러운 '미친 사람' 연기도 좋았다. 나중에 황정민의 개인사 이야기가 나올 때 눈물이 조금 질금거렸다.

아쉬운 점 하나는 전지현의 연기다. 평이했다. 영화에서의 보이쉬한 행동과 말투는 CF퀸으로서의 이미지를 떨쳐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노메이크업의 투혼(주근깨가 살짝 보이는)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그저 예쁠 뿐이었다. 영화배우로 이름을 남기려면 알을 깨는 고통이 그녀에게 필요하리란 생각이다.

아쉬운 점 두번째는 교훈적인 내러티브의 지나침이었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를 통해서 여러 가지 메시지를 전달해 주고 싶은 욕심이 좀 과한 느낌이다. 절제를 좀 했으면, 예를 들어 '8월의 크리스마스'에서 허진호 감독이 그랬던 것처럼 3인칭 관찰자적 관점을 견지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어릴 적, 누구나 그랬겠지만 나도 슈퍼맨이길 바랬다. 빨간 보자기를 망토 삼아 골목을 뛰어 다니며 악당 녀석(주로 나보다 어린...)을 꿀밤 놓고 달아나는 재미 때문에 저녁 먹으라는 엄마의 악쓰는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마침 방역차가 오는 날이면 허연 연기를 쫓아 다니며 마치 구름 위를 나는 듯 황홀했다. 엄마의 목소리는 약 뿌리는 소리에 묻히고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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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 Harry Nilsson   

2008. 2. 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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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u've Got Mail의 OST에서 Harry Nilsson이 부른 'Remember'....
어제 다시 들으니, 정말 명곡 중의 명곡이다.
가사 하나 하나를 곱씹어 보니, 가슴이 아픈 느낌이다.

(의역을 해 본다. 틀릴지도 모르겠다.)
(노래를 들으려면,
여기를 클릭!)

Long ago, far away
아주 먼 옛날이었지

Life was clear, close your eyes
뚜렷이 떠오르는 지난 날들, 눈을 감고 그려 보렴

Remember, is a place from long ago
먼 옛날의 그곳을 떠올려 봐

Remember, filled with everything you know
네가 아는 모든 것들로 가득찬 그곳을

Remember, when you're sad and feelin' down
네가 슬픔에 잠겨 우울할 때 그때를 그려 보렴

Remember, turn around
이제 바꿔 생각해 볼까

Remember, life is just a memory
삶은 그저 기억일 뿐이야

Remember, close your eyes and you can see
삶은 그저 기억일 뿐이라고 생각해 봐

Remember, think of all that life can be
눈을 감고서 네가 원하는 그런 삶을 그려 보렴

Remember-
그게 바로 너의 삶이야

Dream, love is only in a dream, remember
사랑은 단지 꿈 속에서만 존재한다걸 기억하렴

Remember, life is never as it seems Dream
삶은 결코 꿈이 아니었음을 기억하렴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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