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 실시   

2008. 7. 16.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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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은 오는 8월 한 달 동안 K사의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강사 : 유정식 대표)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워크샵은 직원들의 전략적 사고능력에 대한 교육과 함께 K사의 향후 전략 방향을 모색하는 취지로 열립니다. 워크샵은 매주 토요일마다 열리며 총 4회 개최될 예정입니다.

주요 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 및 교육, 컨설팅에 대하여 관심 있으신 분들은 아래의 연락처로 문의하시거나 이메일 주시면, 상세히 알려 드리겠습니다.

02-6007-2340 (대표 : 유정식)
jsyu@infuture.co.kr

[워크샵 일정표]

워크샵 일정

프로그램

1차 워크샵

(13:00 ~ 17:00)

1.       시나리오플래닝 개요 강의 (1hr)

-         불확실성의 의미 / 예측의 비합리성/위험성/폐쇄성

-         시나리오플래닝의 의미와 이점

2.       시나리오플래닝 방법론 강의 (2hr)

-         Future Backward Future Forward 방법

-         시나리오플래닝의 6단계 절차 및 기법

3.       팀 구성 및 팀 과제 결정 (1hr)

-         팀별 5~6명 구성 후 팀장 선출 : 5개팀 구성

-         팀별 시나리오플래닝 과제 선정 : 회사 내 실제 사례 위주

4.       개인 과제물 1 배포

2차 워크샵

(13:00 ~ 17:00)

5.       시나리오플래닝 방법론 및 사례 강의 (1hr)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A(제조업)의 전략 옵션

6.       팀별 토론 및 과제 수행 (3hr)

-         1차 워크샵에서 정해진 팀별 과제 실행

7.       개인 과제물 2 배포

3차 워크샵

(10:00 ~ 17:00)

8.       시나리오플래닝 사례 강의 (1hr)

-        프로젝트 사례 소개

9.       팀별 토론 및 과제 수행 (4.5hr)

10.    필기 시험 (0.5hr)

11.    개인 과제물 3 배포

4차 워크샵
(13:00 ~ 17:00)

12.    조기경보를 위한 모니터링 체계 구축 방법 강의 (0.5hr)

13.    팀별 과제 수행 결과 정리 (2.5hr)

14.    팀별 과제 발표 및 피드백 (1h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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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회에 이어...

Step 3. 환경요인 파악
이제는 환경요인(Driving Force)을 도출할 차례이다. 즉 환경의 어떠한 요인이 의사결정요소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객수 증가’라는 의사결정요소가 양의 값을 가질지 음의 값을 가질지의 여부와 그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요인들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이 단계는 시나리오플래닝의 전과정에서 가장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이고 통찰력과 상상력을 백분 발휘해야 하는 단계라 할 수 있는데, 관련된 모든 정보를 낱낱이 체크해서 그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중점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틀로서 환경분석에 많이 사용되는 PEST 분석과 5 Forces 분석을 사용한다. PEST 란 거시적 환경분석의 도구인데, 정치적(Politics), 경제적(Economy), 사회적(Society), 기술적(Technology)의 앞글자를 모은 용어이다. 5 Forces는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마이클 포터가 창안한 개념으로서 기업을 둘러싼 경쟁의 양상은 기존경쟁사, 잠재진입자, 대체재, 공급자, 구매자의 힘의 균형에 따라 달라진다는 논리에서 출발한 것이다. (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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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ST와 5 Forces의 틀에 따른 전략적 질문을 던지면서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여 의미 있는 환경요인을 찾아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 다양한 방법들이 사용될 수 있다. 미디어 스캐닝(Media Scanning)은 가장 간단하고 널리 쓰이는 방법인데,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모든 미디어를 지속적으로 검색하여 PEST와 5 Forces의 틀로 정리해 두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해 나가는 방법이다.

이를 통해 모인 정보들은 우리기업을 둘러싼 세상의 변화가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한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하며, 시나리오 도출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시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마치 정보기관과 같은 역할을 담당하는 부서를 조직 내부에 설치하여 미디어 스캐닝을 전담케 하거나, 전문가 패널을 운영하여 델파이(Delphi) 기법에 의해 시장의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도 방법이라 하겠다.

여러 가지 정보원으로부터 환경의 변화상의 단편들을 찾아냈다면, 이를 의미 있게 그룹핑하여 ‘환경요인’을 만들어야 한다. 고객에 관련된 정보를 그림 5와 같이 입수했다고 하면, 이를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고객구조의 변화라는 2개 그룹, 즉 환경요인으로 묶을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여러 가지 방법으로 환경의 변화를 모니터링 하여 얻어낸 정보를 분류하고 의미 있게 묶는 작업이 조직 내에서 항상 지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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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해서 얻어진 환경요인들 중에 어떤 것은 나머지 다른 환경요인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일 수도 있고, 어떤 것은 다른 환경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요인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환경요인이 발견되더라도 그 중에 가장 중요한 환경요인을 찾아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핵심환경요인(Key Driving Force)’라고 부른다.

핵심환경요인을 찾기 위해서는 그림 6과 같은 Cross Impact 분석을 활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A부터 F까지 6개의 환경요인을 찾아 냈다면 가로축과 세로축에 배열한다. 그런 다음, 세로축의 환경요인이 가로축에 환경요인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 그 영향은 강화시키는 방향인지 약화시키는 방향인지를 평가하여 숫자를 기입한다. 숫자들의 절대값을 합해 보면 어떤 환경요인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는데, 그림 6의 예시에서는 환경요인 D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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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6의 Cross Impact 분석표에서 나온 값을 영향도와 의존도를 두 축으로 하는 매트릭스로 옮겨서 핵심환경요인을 찾아낸 것이 그림 7이 되겠다. 그림에서는 우하단의 환경요인 D와 F가 핵심환경요인으로 선정되었는데, 결국 환경 변화의 중심에는 D와 F가 있고 나머지 환경요인은 D와 F에 의해 파생된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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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Step 3까지의 시나리오플래닝 과정을 살펴보았다. 다소 어렵다고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조직 내에 이러한 프로세스가 훈련을 통해 정착되기만 하면 보다 미래를 내다보는 조직의 역량을 키워 효과적인 전략의 실행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Step 4부터의 내용은 다음으로 넘기고자 한다. 다음 회에는 핵심환경요인을 가지고 시나리오를 도출하는 방법과 미래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방법을 예시와 함께 살펴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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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문화 확산, 이러면 어떨까요?   

2008. 7. 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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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절에 불황이 아닌 곳이 없겠지만, 출판업계는 그야말로 대공황 상태에 가깝다. 가뜩이나 책을 읽지 않는 풍토에다 불황으로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의 경직 때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다고 독자를 탓하기보다는 창의적으로 현재의 위기를 타개할 수는 없을까? 여기에 몇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해 본다. (이 아이디어들은 모 교수님과 저의 제안이 섞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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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익광고를 하라
한우, 돼지고기, 낙농 등 축산낙농업자들은 '자조금'이라는 협회를 만들어 축산물과 우유 소비를 촉진하는 광고를 방송하고 있다. 유명 연예인을 모델로 써가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출판계에도 출판인협회가 있다. 각 회사의 책 광고에만 힘을 쏟지 말고, 함께 모여 '책을 읽자'는 공익광고를 제작하여 장기적으로 홍보하면 어떨까? 책 안 읽는다고 울상만 지을 일이 아니다.

2. 책의 간접광고를 허용하라
TV 프로그램에서 상품의 간접광고(PPL) 노출을 제재하는 분위기다. 상표가 보이지 않도록 테이프를 붙이기도 하고, 철자를 바꾸기도 하고, 모자이크 처리를 한다.(그런다고 소비자들이 모를 리 없지만) 그래서 그런지, 출연자들이 책을 읽는 모습은 TV에서 나오질 않는다. 책 표지가 노출되기 때문일까? 책을 상품으로 보는 이들은 책의 간접광고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할지 모르겠지만, 책은 한 나라의 문화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다. 책을 많이 읽게 하려면, 공허한 캠페인보다 책에 대한 간접광고를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인정하는 것이 효과적이지 않을까?

3. 대통령이 앞장 서라
책을 통한 지적능력의 함양은 당장은 효과가 보이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의 힘으로 나타난다. 국가지도자는 국가경쟁력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운하 같은 토건사업 대신에 책 읽는 분위기 만들기에 매진해야 한다. 대통령이 매주 한 권의 책을 라디오나 TV에서 짧게 소개하고 책읽기를 권장하면 어떨까? 우리도 이런 멋진 대통령을 '모셔' 봤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통령이 한다면 우르르 따라서 한다. 출판사들이 엄청나게 로비를 벌일 거라고 우려한다면, 일정 요건을 갖춘 출판사 목록을 만들어 모두가 한번씩만 소개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그러나 이 제안은 꿈일지도 모른다. 대통령이 그럴 의향도, 능력도 없어 보이기 때문일까?)

4. 언론과 방송이 앞장 서라
기자들은 만날 'OECD국가 중 우리나라 성인의 독서량이 꼴찌'라는 식의 기사를 내놓으며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 그런데 그런 기사를 볼 때마다 'so what?(그래서 어쩌라고?)'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련 기사는 치고 받고 싸우는 정치 기사 등에 밀린다. 책을 소개하는 TV와 라디오 프로그램은 아무도 보고 듣지 않을 취약시간대에 배치된다. 투자하지 않고 왜 볼멘소리만 하는가? 황금지면과 황금시간대를 책에 투자해야 국민들이 동참한다. (100분 토론처럼 책에 대한 맞짱토론 프로그램도 재미있을 텐데...)

5. 소득공제 혜택을 주라
책 읽기는 나라의 경쟁력이다. 따라서 책 구입비에 대한 세금은 국가도 분담해야 한다. 일정 한도 내에서 책을 구입한 비용에 대해서는 소득공제 해줌으로써, 개인도 좋고 국가도 좋은 묘안을 짜 보는 것은 어떨까? 세수입이 준다고? 적절하게 세수 정책을 조정하면 될 것이다.

출판업자의 살만 찌우려는 것 아니냐고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좋은 책이 쏟아져 나와 국민들이 문화적 풍요의 혜택을 받기 위한, '그야 말로' 제안임을 양지해 주길 바랍니다.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댓글 달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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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낮은(?) 소설, '다빈치 코드'가 떴던 이유는?   

2008. 7. 11.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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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어느 날인가 고객과 만날 약속 시간까지 여유가 있어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참 동안 창 밖을 응시하며 나날이 봄다워지는 계절의 풍경을 즐기고 있었는데, 옆 테이블에 있던 사람들의 대화가 들려왔다.

‘사람들이 왜 다빈치 코드와 같이 완성도가 떨어지는 작품에 열광하는지 모르겠다. 할리우드 영화 식의 스토리 전개에다 깊이가 얕은 기호학 지식을 잘 포장한 것일 뿐인 질 낮은 대중소설이다. 나라도 그런 건 쉽게 쓰겠다.’ 라며 중년의 신사가 거침없는 일갈을 쏟아내고 있었다.

테이블 위에 인류사와 생물도감 따위의 책들이 놓여져 있던 것으로 보아 아마 그들은 도서출판에 관련해 협의할 사항이 있어서 만난 것 같았다. 중년신사의 말에 모두가 동의하는 고갯짓을 보내며 자신들의 저작이 ‘다빈치 코드’ 따위의 대중소설은 범접하기 어려울 만큼 문학적 가치가 월등히 높다는 자부심이 묻어나는 표정이었다.

그들의 저작 내용을 알 길 없고 문학에도 문외한인 나로서는 과연 그들과 다빈치 코드를 쓴 ‘댄 브라운’ 중에 누가 더 문학적 순수성과 가치에 있어 존숭 받아 마땅한지 알 수 없었다. 아마 그들의 말이 맞을 것이다. 댄 브라운 보다 뛰어난 작가는 과거와 현재에도 있어 왔고 미래에도 생겨날 것이기 때문이다.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할 뿐이지 어딘가에 그들과 같이 세상을 흔들어 놓을 만한 천재가 숨어있을지 모를 일이다.

비평가들이 문학적 수사, 내용의 풍부한 깊이, 작가의 통찰력 등에 있어 다빈치 코드는 100점 만점에 잘 줘봐야 겨우 70점 정도 밖에는 안 된다며 낮은 평가를 내렸을진 몰라도, 어쨋든 독자들은 다빈치 코드에 열광했다. 매년 노벨 문학상 작품들이 발표시기 후에 반짝 베스트 셀러가 됐다가 이내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과는 달리 다빈치 코드는 쇄를 거듭하며 수많은 독자들을 마력과 같은 매력에 빠져들게 했다.

베스트셀러 작품이 되는 것과 개인이나 기업이 각박한 경쟁 사회에서 이기는 것을 단순하게 비교하기란 무리가 따르는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개인과 기업 자신을 ‘상품’이라고 간주할 때 '다빈치 코드'로부터 뭔가 배워야 할 점이 있다. 여러분의 고객에게 선택 받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란 관점에서 말이다.

경쟁의 키워드는 차별화이다. 기술적 우수함은 그 다음이다. 경쟁 우위는 무조건 다른 사람이나 기업과 다른 '물'에서 놀고자 하는 데에서 나온다.

경쟁 = 차별화


15.3센티짜리 볼펜을 만드는 회사를 가정해 보자. 매년 감소하고 있는 그 회사의 볼펜 매출을 혁신적으로 높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잉크나 볼펜 깍지의 품질을 뛰어난 수준으로 개선하면 될까? 그러나 설령 개선한다고 해도 고객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거나 별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 어쩔 것인가? 제품의 우수함만을 좇는 것은 바로 이것과 같다. 품질은 분명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지만 고객에게 차별적인 ‘그 어떤 것’으로 인정 받지 못하는 품질의 우위란 자기만족의 허상에 불과한 것이다.

고객들은 자기만족에 빠진 개인과 상품을 원하지 않는다. ‘노벨 문학상’을 타야 1등이 되지는 않는다. 남들과 다른 점이 있어야 하고 그 점이 고객을 움직일 수 있을 때 1등이 된다. 장담컨대, 다빈치 코드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일은 아마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책이 가지고 있는 긴박한 서스펜스, 독자를 몰입케 하는 스토리라인, 극적인 반전, 적절히 현학적인 기호학 지식 등의 차별화된 강점이 다빈치 코드를 1등으로 만든 힘이었다.

가정용 서비스 로봇의 대중화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로봇청소기 ‘룸바’의 개발사인 아이로봇(iRobot)사의 콜린 앵클 CEO는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경제성이 없거나 실용적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소니의 ‘아이보’나 혼다의 ‘아시모’ 등 세계인의 찬사를 자아 낸 로봇들은 기술적 우위를 선전하기 위한 존재에 지나지 않는다”며 기술성만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행태를 꼬집는다.

이 글 서두의 중년신사가 베스트셀러를 쓰고 싶다면 이 점을 알아야겠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문학적 순수성을 지키겠다고 고집한다면 응당 뜨거운 박수와 존경의 찬사를 보낼 일이다. 그의 분야가 문학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러나 자신이 보유한 기술적 우수함과 고결함을 끝까지 고수하겠다며 비장한 모습을 보인다면 행운을 기원해 주는 것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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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다   

2008. 7. 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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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흔히 말한다. 또 '실패를 성공의 기회로 생각하라'고 여러 현자들은 이야기한다. 옳은 말이다. 하지만 이 말들을 각각 열 번씩 되뇌어 보라. 실패와 성공 중에 어떤 단어에 힘이 들어가는가? 아마 성공에 악센트를 두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런 말들이 은연 중에 풍기는 뉘앙스로 볼 때, 의도와는 달리 실패 자체보다는 성공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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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엘 베케트 (출처 : 네이버)

이 격언들 때문에 저 높은 곳에 자리잡은 성공의 모습이 자동적으로 연상된다면 우리는 더 초라해지고 괴로울 수밖에 없다. '성공을 위한 실패'를 강조하는 이런 충고들은 '성공의 반대말이 실패'임을 더 각인시키고 성공과 실패 사이의 괴리를 더욱 크게 느끼도록 만든다. '그것을 달성해야 하는데 이번에도 실패했구나. 언제쯤 그걸 이룰 수 있을까?'란 생각 때문에 절망감만 더욱 키운다.

실패에 보다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실패를 '성공을 위한 실패'가 아니라 '더 나은 실패'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성공과 실패를 별개의 개념으로 떨어뜨려 놓는 것이다. '이번에도 실패했군. 그렇지만 저번 실패보다는 조금 나아졌으니 괜찮아'라고 생각하며 다음에는 지금의 실패보다 '더 나은 실패'를 위해 달려나가는 것이다.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희곡을 쓴 사무엘 베케트가 "또 실패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좀더 세련되게 실패했다"라고 말했던가? 실패는 성공이 좌절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좀더 세련되게 만들어가는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이다.

실패 = 인생을 좀더 세련되도록 만드는 과정


성공은 온 힘을 다해 추구해야 할 숭고한 가치는 결코 아니다. 어제의 실패가 어제보다 나은 방법으로 오늘을 대하도록 하고, 오늘의 실패가 오늘보다 더 나은 방법으로 내일을 만들어 가도록 이끌면, 그 과정에서 성공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실패하는 과정 중에 성공이라는 단어가 끼어들기 시작하면 실패는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일종의 죄처럼 느껴지고 그토록 원하는 성공의 언저리에서 무너지고 만다.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해럴드 크로토(Harold Kroto)는 "열 번의 실험 중에 아홉 번을 실패했다면 과학자들 사이에서는 아주 좋은 기록이다"라고 말하며 실패를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보라고 충고한다. 그의 말 속에는 실패를 죄악으로 간주해서 실패하지 않으려고 지나치게 완벽을 고집하면 성공에 거의 다다랐음에도 그 근처에서 스스로를 좌절케 만들 뿐이라는 숨겨진 의미가 담겨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말하면서 성공 자체에 의미를 두기보다, 실패 자체에 의미를 두는 것이 보다 건설적인 사고 방식이다. 이탈리아의 리빙 용품 제조사인 알레시(ALESSI)의 CEO 알베르토 알레시(Alberto Alessi)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가 매년 출시하는 제품 중에 실패한 것이 1건도 없을까봐 걱정스럽다." 그는 모든 성공은 실패한 경험과 환경에서 나옴을 꿰뚫어 보고 있는 것이다. 실패는 초라하고 성공은 영광스러운 것이 아니라, 실패는 성공은 얼굴과 행동이 똑같은 쌍둥이다.

작가 매들린 랭글은 실패에 대해 말할 때 성공을 언급하지 않는다. 그녀는 '시간의 주름'이라는 대표작을 출판하기까지 2년 반 동안 수많은 출판사로부터 거절 통보를 받는 수모를 겪었지만 그것에 굴하지 않았다. 그녀는 인생에서 얻은 실패의 의미를 이렇게 말한다. "인간은 실패가 허락된 유일한 창조물이다. 만일 개미가 그랬다면 죽음 뿐이다. 우리는 실수와 실패를 통해 배우도록 허락됐다. 만일 마음 놓고 실패할 수 없다면 새로운 일을 하지 못할 것이다." 실패는 우리로 하여금 배우면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도록 만드는 힘이지, 성공하기 위해 쓰고 버리는 1회용 젓가락이 아니다.

당신이 만일 실패를 했다면 그것 때문에 낙담하고 괴로울지 모르겠다. '잘 할 수 있었는데 난 왜 이리 못낳을까?'라며 자신을 꾸짖는다. 이런 자책이 더욱 괴로운 이유는 자신의 실패를 바라보는 다른 사람의 시선 때문이다. 실패에 대한 반성과 자책이 자신에게서 끝나면 좋으련만, 남들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 상상하기 때문에 스스로가 더 바보인 것처럼 느껴지고 패배감에 젖고 만다. 이 또한 실패와 성공을 한묶음으로 연상하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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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 매닐로


하지만 당신은 타인의 눈을 의식할 이유가 전혀 없다. 토머스 길로비치를 포함한 3명의 심리학자들은 코넬 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런 실험을 진행했다. 어떤 학생에게 배리 매닐로가 그려져 있어 보기에 민망한 티셔츠를 입게 한 후에 다른 학생들이 모인 강의실에 들어가도록 했다. 길로비치 등은 적어도 50%의 학생들이 그 학생이 입은 티셔츠를 알아볼 거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겨우 23%의 학생들만이 그 티셔츠에 주목한 것이다. 여러 종류의 티셔츠(남루한 것, 촌스러운 것 등)를 가지고 실험해도 결과는 비슷했다.
 
짐작과는 달리 다른 사람들은 당신의 실패에는 별 관심이 없거나, 있어도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고 금방 잊어 버린다는 점을 실험 결과가 말해 준다. 실수로부터 뭔가를 배우기보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자기혐오의 철창 안에 갇히는 것은 매우 슬픈 비극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에 초연해진다면, 실패로 인한 고통과 패배감은 쉽게 떨쳐 버릴 수 있다.

이러한 자기혐오에서 벗어나려면 타인의 시선에 뻔뻔해지고, 실패를 과거의 일로 정리해야 한다. 그냥 잊어버리라는 말이 아니라, 10년 전 일기를 들여다 보듯 그것을 관찰하고 분석하라는 의미다. 그러면 실패란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만드는 지표가 되고 자신이 좀더 세련되도록 일러주는 지침이 된다.

당신에게는 부실한 계획, 모자란 능력, 게으름과 낮은 집중력 등과 같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당신의 한계라고 인식하고 분석하는 순간 오히려 실패의 고통에서 헤어나올 수 있으며 힘을 축적할 수 있다. 그냥 주저앉아 실패의 고통에 매몰된다면 아무것도 배울 수 없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면,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가 아니라 성공의 장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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