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쑥 자라는, 이 봄에   

2009. 4. 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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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정겹고,
봄이 기쁨겹다.
생명이 자라고 하늘은 푸르니
깃발처럼 하루 종일 펄럭이고 싶다.
하루 종일 쑥쑥 자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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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된다고?   

2009. 4. 27.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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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은 단호한데 반해, 어떤 사람은 그렇지 못하다. 어떤 사람은 감성적인데 반해, 어떤 사람은 논리에 의존한다. 각 성격은 모두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가진다. 그러나 우리는 이 간단한 사실을 자주 망각한 채 잘못된 인생 공식과 편견에 지배를 받는다.

내가 어렸을 때 가장 듣기 싫었던, '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된다'는 말. 이 말을 바꿔 표현하면 '학교 우등생이라고 해서 사회 우등생이 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라는 의미다. 옳은 말이다. 공부 잘해서 성공한 자가 공부 못해도 성공한 자보다 통계적으로 훨씬 많으니까.

이런 말을 자주 하던 그는 '내성적인 네가 할 줄 아는 건 공부뿐이겠지. 사회 나가면 외향적이고 활동적인 사람이 성공해.'라며 비아냥거렸다. 지금 생각하면 무시하고 넘어갈 말인데, 어린 나는 그때마다 상처를 받았다. '정말 그렇게 되면 어쩌지?'

우리는 성공의 조건에 이런 식의 선입견을 보인다. '외향적이고 단호해야 하며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릴 줄 알아야 한다'며 강조한다. 그러나 성격이 외향적이냐, 내성적이냐가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는 절대 아니다.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연습하면 조금 바뀔지 모르지만 유효기간이 짧다. 성공하려면 자신의 성격을 바꾸려 노력하기보다는, 내가 어떤 스타일의 사람인지, 내 스타일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다른 사람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살아갈지 깨달아야 한다.

앞서 말했듯, 절대 우위의 성격이란 없다. 가위가 보를 이기고, 보가 바위를 이기듯 사람들의 성격은 서로 상보적이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성격을 내 성격의 잣대로 판단할 일이 아니고, 위인이나 성공한 자들의 성격과 비교해 위축될 일도 아니다.


살다보면 우리는 다른 사람과 크고 작은 갈등을 일으키고 상처 받거나 서로 등을 돌리는 경험을 적어도 한번쯤 한다. 갈등은 많은 고통을 야기하는데, '차이'를 나쁘게만 보려는 습성 때문이다. '네가 나에게 맞춰야 한다'와 '나만이 오로지 옳다'라는 독단으로 상대방의 성격을 재단한다.

사람들 사이의 성격 차이는 당연한 일이다. 똑같은 유전자를 물려 받은 쌍둥이도 환경의 영향으로 성격이 다르게 변한다. 그러므로 이혼 사유로 성격차를 들먹이는 부부는 사실 솔직하지 못하다. 다른 사람끼리 만났으면서 다르다고 헤어지니 얼마나 우스꽝스러운가? 

학교나 직장에서 야기되는 대부분의 갈등과 나쁜 인간관계의 주범은 '나와 너의 차이'를 긍정적으로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편협한 마음으로 성격의 상(像)을 미리 재단해 놓은 탓이다. '향수'의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처럼 혼자 산골에 박혀 살지 않는 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은 필연적이므로 피해서 될 문제가 아니다. 잘 관리해야 할 일이다.

그러려면 사람들 간의 공통점보다 차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내가 네 위에 군림한다'는 독선을 버리고 '나와 너의 차이'를 인정하며 상대방의 능력으로 내 능력을 보완해야 지혜로운 사람이다.

(덧붙이는 말)
'학교 우등생은 사회 우등생이 못된다'는 명제, 적어도 나에겐 딱 들어맞은 듯하다. 솔직히 그렇다. 그러나, '참'인 예가 하나 존재한다고 해서 이 명제를 참이라 말하지 못한다. 그러니 이 명제 따위는 잊어버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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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엉성한 한글화는 이제 그만~   

2009. 4. 23.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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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익스플로러 8.0을 사용 중이다. 7.0보다 확실히 빨라져서 만족스럽다. 간혹 프리즈(freeze)되어 강제 종료해야 하는 불편이 없지 않지만(솔직히 불만스럽지만) 향후에 개선되리라 본다.

그런데 오늘 인터넷을 사용하다가 아래의 화면이 불쑥 튀어 나왔다. 보자마자 헛웃음이 비져 나오고 말았다. '이게 무슨 말이야?'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에 다시 연결하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말인지? 한글은 한글인데, 도통 이해가 안 되는 문장이다. 이 문장엔 주어가 생략됐는데, 아마 '컴퓨터'가 주어인 듯하다. 이 생략된 주어를 집어 넣어보자.

"이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인터넷에 다시 연결하고 싶어할 수도 있습니다."

주어를 넣으니 첫째 줄의 내용은 이해가 된다. 하지만 둘째 줄은 무슨 말인지 쉽게 들어오지 않는다.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왜 다시 인터넷에 연결하고 싶어질까? 연결되어 있는데 왜 연결하려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까?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앞뒤조차 맞지 않는 이 문장은 어디에서 유래됐을까?

영문판 IE 8.0을 못 봐서 영어 원문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그간 한글화된 여러 소프트웨어에서 어색한 번역 실태를 자주 접한 터라 이 문장 역시 십중팔구 영어를 충실히(?) 직역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아니면 단추 한 번 눌러서 자동번역기를 돌렸을지도 모를 일이다.

비단 IE 뿐만 아니라 Windows를 사용할 때도 요상한 한글 메시지를 종종 접하는데, 영문판을 쓰는 게 아예 낫겠다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특히 한글로 번역된 도움말은 도움말이라는 제목이 어색하기까지 하다. 잘못된 문장을 모두 나열하자면 두꺼운 책 한 권도 모자르리라.

작은 회사라면 그냥 웃어 넘기겠다. 하지만 전세계 운영체계를 휩쓸다시피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닌가?  한글화에 너무 무성의하다.

아무리 시장 출시가 급급해도 한글화에 좀더 신경 써주기 바란다.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도 한글화 작업은 전문번역가의 손으로 완성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따라오지 못할 정갈하고 품격 높은 한글화, 그게 시장점유율 1위의 강자가 2위그룹 기업에게 보여야 할 진정한 여유가 아닐까?

(추신) 이 문장의 영어 원문을 아시면 댓글로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이 글에 덧붙입니다.(4월 25일)-------------------------------

위의 문장의 영어 원문장을 '랜덤여신'님이 알려 주셨다(감사합니다.)
It appears you are connected to the Internet, but you might want to try to reconnect to the Internet.

예상한 대로 영어 원문을 그대로 직역했음이 드러난다.
이 문장을 옳게 번역하면 다음과 같지 않을까?

이 컴퓨터는 인터넷에 연결돼 있으나 잠시 문제가 발생하여 사이트 접속이 원활치 않습니다.
다시 한 번 접속을 시도해 보거나, 아래와 같이 조치하십시오.

사용자를 배려하는 한글화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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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채꽃이 황홀한 봄에   

2009. 4. 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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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긋지긋한 곳을 탈출했다. 소독약 냄새가 진동하고 퀭한 눈의 사람들에게서 벗어나니 좋다. 이렇게 봄의 신록을 바라보니, 아픈 마음과 몸이 새순 돋듯 간질거리면서 붕붕 떠오른다. 이제 막 피어난 유채꽃밭 사이를 걸으며 가난한 마음을 그 위에 얹어본다. 봄은 역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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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드리는 조언   

2009. 4. 22.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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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을 하다보면 갑작스럽게 외형이 성장한 회사를 가끔 만난다. 이런 회사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하나는 개인 또는 가족기업의 형태를 유지하다가 관련 분야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외형이 갑작스레 커진 회사이다. 두 번째 유형은 90년대 말 벤처기업으로 시작하여 호황기와 몰락기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회사로서, 기술력을 통해 기하급수적인 성공을 구가하는 몇몇 첨단 분야의 기업들이다.

유형이야 어찌됐건 그들의 고민은 대개 비슷하다. 바로 ‘경영시스템의 부재’가 그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경영시스템이란, 경영요소의 체계 전반을 일컫는 말이다. 경영시스템의 맨 꼭대기에는 회사의 미션과 비전이 자리 잡는다. 즉, 회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고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 방향이 설정돼야 한다. 그리고 비전과 미션을 달성케 하는 방법론으로서 전략이 존재해야 하며, 전략의 실행은 조직, 사람, 프로세스에 의해 구체화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IT시스템, 규정 등 인프라를 갖춰서 경영시스템을 완성해야 한다.

기술의 우위, 제품의 차별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할지 모르나 그것은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핵심역량이 "보편역량'으로 변하면서 성장은 꺾이기 시작한다. 이 시점에서 경영자들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를 원한다. 그동안 돈을 좀 벌었으니 투자하여 제2의 도약을 일굴 만한 아이템을 찾기 시작한다. Hanmail로 유명한 다음커뮤니케이션이 포털사업의 한계를 느끼고 온라인보험과 같은 새로운 영역으로 사업을 전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은 쉽지 않다. 일단 그러한 아이템을 찾아내기가 꽤나 어렵다. 혁신적인 사고와 열린 눈을 가지지 않으면, 남들이 다 하는 사업만 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새로운 아이템을 찾은 이후에 그것을 뒷받침할 경영시스템이 부재해서 추진력을 얻기 힘들다는 데 있다. 조직이 갖춰지지 않고, 수행할 사람이 없고, 인프라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 개인기업이나 벤처기업 시절에 잘 먹혔던 관리체계가 외형이 커진 상황에서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배고프던 시절의 향수를 기억하는 자수성가형 CEO들은 하나에서 열까지 자신이 챙기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즉흥적으로 의사결정 내리는 습관에 빠진다. 게다가 CEO가 빠져버리면 임원이나 관리자들이 아무것도 의사결정 내리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더 큰 문제다. CEO가 조직성장의 크리티컬 포인트이면서 동시에 보틀넥(Bottle Neck)이 되는 모순적인 상황 하에서는 제2의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제2의 성장은 CEO와 조직 구성원들의 공감과 동참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의 성장을 CEO가 만들어 냈다면, 새로운 성장은 조직 전체가 움직여야만 도달 가능하다. 이를 위해 조기에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훌쩍 커버린 청소년이 아직까지 유아복을 입는다면 응당 새로운 옷으로 갈아 입혀야 한다. 어린이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사춘기에 ‘2차 성징’을 겪는 이유도 커지는 몸에 맞게 호르몬 분비체계를 재조정하는 과정 때문이다. 기업도 커져가는 몸집을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면 이 같은 ‘성장통’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경영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무엇부터 시작할까? 흔히 새로운 부서를 추가하거나 세분하여 조직을 확대 개편하는 작업을 경영시스템 구축의 출발점으로 잘못 이해한다. 예를 들어, 총무팀에서 인사업무, 기획업무, 총무업무를 맡아 수행했다면 인사팀, 기획팀, 총무팀으로 분화하고 각 팀에 팀장을 임명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매출규모가 커졌으니 사람도 많이 뽑아야 하고 조직의 크기도 함께 키워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 때문이다.

경영시스템 구축을 인력과 조직의 확대로 오인할 경우 두 가지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 관료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소규모 조직의 장점인 빠른 의사결정력이 급격히 둔화되고 불필요한 의사결정단계가 이중삼중 추가되기 쉽다. 인사팀, 기획팀, 총무팀으로 분화시켰다면 이들을 총괄할 경영관리 본부장 직위를 신설하고 싶어진다. 과거엔 CEO에게 바로 올라갔던 사안이 경영관리 본부장의 존재로 인해 의사결정이 늦어지고 사안의 내용이 왜곡되는 ‘옥상옥’의 폐해가 발생되기 시작한다. 몸집은 어른 만큼 커진 고등학생에게 어른에게나 어울릴 법한 양복을 입히면 ‘애늙은이’로 보이듯이, 관료화는 조직을 조로(早老)하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둘째, 조직 분위기의 혼란을 야기한다. 조직의 물리적인 크기를 확대하려면 아무래도 내부인력의 승진을 통한 충원보다는 외부로 눈을 돌리게 마련이다. 외부인력을 찾아 앉히는 방법이 비용편익상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부인력과 새로 영입된 인력 사이에 발생하는 충돌을 간과하기 쉽다. 다 그렇지 않지만, 영입된 인력들 몇몇은 ‘뜨내기’처럼 행동한다. 거쳐 가는 경력의 일부로 현 직장을 간주한다는 말이다. 이런 자들이 관리자가 되면 단기 성과만을 챙기는 과정에서 기존직원과 마찰을 빚는다. 급기야 신진세력과 보수세력 간의 대립으로 비화된다. 그들은 보통 체계가 잘 잡힌 큰 회사 출신인 경우가 많아서 상대적으로 체계가 미약한 현 조직을 깎아내리는 통에 조직 분위기가 흐려진다. 이를 경계하자.

경영시스템의 체계를 잘 갖추려면, 신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려면, 조직도를 다시 그리는 작업에 연연하지 않고 경영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조직이 나아가야 할 비전과 미션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한다. 그리고 조직, 사람, 프로세스, 인프라를 어떻게 정렬(Alignment)할지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너무 급히 하면 곤란하다. 꿰었던 단추를 다시 풀 위험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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