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3. 망자의 도시, 쿠트나호라   

2009. 7. 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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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3일째인 오늘은 프라하 근교에 있는 '쿠트나호라'라고 하는 작은 도시에 다녀왔습니다.
지금은 퇴락했지만, 신성로마제국 시절엔 은광이 개발돼 크게 번성했던 도시였다고 합니다.
은과 함께 일어섰다가 은이 고갈되자 함께 퇴락한 도시죠.
그때 건축된 성 바르바라 성당은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의 하나로 등재된 채
화려했던 시절을 박제처럼 간직하고 있습니다.

게다다 그곳엔 일명 '해골성당'이라고 불리는 'Kostnice'가 있습니다.
무덤이 부족하여 망자들의 뼈로 성당 내부를 꾸몄다는 곳이죠.
엄밀히 말해 성당이라기보다는 납골당에 가까운 곳입니다.

어제 가본 발랄한 느낌의 까를로비 바리와는 매우 다른 인상을 주는 도시였습니다.
그래서 쿠트나호라를 '망자의 도시'라고 이름 붙여 봅니다.
오늘 날씨가 비가 추적추적 내려서 음울한 마음이 배가된 까닭인지도 모릅니다.

내일은 '작은 프라하'라고 불리는 체스키 크룸노프로 갑니다.
거기에 한나절을 머물다가 체코를 떠나 오스트리아 짤쯔부르크로 이동하지요.
그곳 인터넷 사정이 어떨지 모르겠군요.

(* 클릭하면 사진이 커집니다.)

쿠트나호라는 작은 도시

이정표를 따라 골목을 걸으니, 성 바르바라 대성당이 나타납니다. 늘어선 조각상들이 신비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성 바르바라 성당의 독특한 외양.

50크룬을 내고 들어갔습니다. 천정에 있는 기하학적 모양의 rib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제단.

은을 캐던 광부의 목각상. 흰옷은 그들의 작업복이었답니다.

4천개의 파이프로 이뤄졌다는 파이프 오르간.

'쿠트나호라도 식후경'. 필스너 우르퀠 한잔으로 목을 축이고...

체코식 치킨 슈니첼로 주린 배를 채웁니다. 입에 잘 맞았습니다.

'해골성당' 뒤뜰의 무덤들. 무섭기보다는 공원 같은 느낌.

해골성당 입구의 보도블럭에 해골모양이 새겨져 있습니다.

해골로 만든 십자가가 사람들을 맞이합니다.

해골로 만든 샹드리에.

생각보다 으스스하진 않습니다.

그리 크지 않아 조금은 실망했다는...

쿠트나호라를 떠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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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여행] 2. 치유의 도시, 카를로비 바리   

2009. 7. 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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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프라하에서 버스로 2시간 15분 거리에 있는 도시인 카를로비 바리를 찾았습니다.
온천으로 유명한 도시죠. 헌데, 우리나라처럼 몸을 담그는 개념의 온천이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컵에 받아 '마시는' 온천입니다.

녹물에 소금을 탄 찝찌름한 맛이 났는데, 
여러 가지 병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어깨가 좀 아파서 몇잔 마셨는데, 영 입에 붙지 않더군요. ^^
몸에 좋은 건 입에 안 맞나 봅니다.

거리와 건물들이 아기자기하고 예뻐서 요양하면서 쉬기 좋은 아담한 도시여서
제 마음대로 '치유의 도시'란 이름을 붙여보았습니다.

카를로비 바리에서 돌아와 프라하에서 저녁을 먹고
야경을 감상했습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엄청 피곤한 몸을 이제 뉘여야겠습니다.
내일은 쿠트나호라를 가야 하니까요.

(*클릭해서 크게 보면 더욱(?) 좋습니다.)

카롤로비바리로 가는 노란 버스

가는 길에 자주 출몰(?)했던, 포도밭으로 추정되는 밭.

온천을 '클로나다'라고 부르는데, 사진은 그 중 하나.

빨대가 붙은 전통컵에 마신답니다(종이컵에 마셔도 누가 뭐라 안 함)

클로나다의 웅장한 주랑

이렇게 받아 마시면 됩니다.

또다른 클로나다

건물들이 깔끔하고 아주 예쁩니다.

3층 높이까지 치솟는 온천!

이 지역의 전통과자. 얇고 바삭바삭하고 달콤해서 입에 살살 녹습니다.

온도별로 골라마시는(?) 즐거움

카를로비바비를 뒤로 하며, 찰칵!

프라하로 돌아와서, 바츨라프 광장 앞 국립미술관의 웅장한 모습을 담았습니다.

저녁으로 클레뇨와 글라쉬(뒤에 보이는 것)을 먹었지요. 양이 많아서 남겼다는...

카를교 옆 건물에 불이 들이오고...

프라하의 밤이 시작됩니다.

자물쇠가 나란히 걸려있네요. 누군가가 사랑이나 행복을 약속하는 증표로 남기고 간듯...

프라하의 밤은 깊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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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여행] 1. 백탑(百塔)의 도시, 프라하   

2009. 7.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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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하는 데 하루를 꼬박 소요하고 다음날인 오늘부터 본격적인 구경에 나섰습니다.
지금은 시차 적응 때문에 무지하게 피곤한 시간입니다.
그래서 사진과 간단한 설명만 올립니다.
얼른 자야겠습니다.

(크게 보려면 클릭을 하십시오.)

뮌헨 상공을 지나며. 저 멀리 '아레나' 축구장도 보입니다.

구시가지 광장. 저 탑은 유명한 천문시계가 있는 구시청사탑

종교개혁의 선구자, '얀 후스' 동상

구시청사탑에서 바라본 프라하 시내. 저 멀리 프라하성과 '성 비타 성당'이 보이네요.

스트라호프 수도원 내부의 도서관 모습. 돈 내고 사진 찰칵!

스트라호프 수도원에서 바라본 프라하 시내. 저 멀리 블타바 강이 보입니다.

오늘 자주 애용한 트램. 1일권이면 무제한 이용 가능.

카를교에 있는 동상 중 가장 유명한 동상.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성 비타 성당의 웅장하고 우아한 모습

성 비타 성당의 내부

성 비타 성당으로 스며든 빛줄기가 신성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성 비타 성당 옆의 구왕궁

그 밖에 여러 곳을 다녔는데, 생략합니다. ^^ 체코 전통 음식인 꼴레뇨(돼지 족발) 요리를 먹으며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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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와 함께 블로그도 휴가를 갑니다   

2009. 7. 25.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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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먼저 드리면서
한 가지 공지를 띄웁니다.

제가 오늘부터 보름간 동유럽으로 여행을 떠납니다.
체코 - 오스트리아 - 헝가리를 다녀 볼 예정입니다.


그래서 한동안 블로그 포스팅에 별로 신경을 쓰지 못할 것 같네요.
혹시 제 포스팅을 기다리시는 분이 계시다면(그럴 분 별로 없을 듯)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능하면 매일 몇 장의 사진과 함께 짤막한 메시지를 포스팅할 예정입니다.
(피곤하면 그냥 잘지 모르지만요. ^^)

건강하게 다녀오겠습니다.
여러분도 즐겁고 행복한 휴가 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블로그지기 유정식 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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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논리는 건전합니까?   

2009. 7. 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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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포스트(소크라테스를 매번 죽이는 연역법에 대해)에서 연역법의 의미를 알아봤습니다. 연역법을 적용할 때 나타나는 오류에 대해서도 설명했지요. 오늘은 연역법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오류를 '타당성'과 '건전성'의 개념을 통해 좀더 체계적으로 알아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연역 논증은 반드시 타당하고 건전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아무리 목소리가 큰 사람의 주장이라도 수용해서는 안됩니다.

저기 문제(?)가 달려오네요. 긴장하십시오~!


다음과 같은 연역 논증을 살펴보기 바랍니다. 어떤 세일즈맨이 고객에게 하는 말입니다. 

(대전제)  훌륭한 안목을 가진 분들(A)은 이 제품을 구입하십니다(B).
(소전제)  그런데 선생님(C)은 이 제품의 구입을 고려하시는군요(B)!

(결론)     그러므로, 선생님(C)은 훌륭한 안목을 지닌 분이십니다(A).

이 논증은 오류입니까, 아닙니까? 언뜻 보면 세일즈맨의 말이 옳게 보입니다. 이런 식의 말을 세일즈맨으로부터 자주 들어보셨을 텐데요, 만일 여러분이 세일즈맨에 이런 말을 듣고서 기분이 우쭐해진다면 문제해결사로서의 역량을 스스로 의심해 봐야 합니다. 그리고 '지름신' 같은 세일즈맨의 현란한 입놀림에 현혹되어 필요하지 않은 물건에 돈을 써버리는 건 아닌지 정신을 번쩍 차려야 합니다.

이 논증은 명백히 거짓이며 오류입니다. 굳이 훌륭한 안목이 없더라도 물건을 사게 될 이유는 무수히 많습니다. 제품 구입을 고려하는 것이 훌륭한 안목의 존재를 보장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이 이런 상황에 처하면 세일즈맨의 논리적인 오류를 당당히 지적해 주던가 그냥 듣기 좋은 소리로 웃어 넘기는 게 좋습니다. 아래의 논리식을 보면 왜 이런 논증이 오류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연역의 오류 1 

(대전제)  A → B
(소전제)  C → B
(결론   )  C → A

이번엔 문제해결사가 다룰 만한 연역 논증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다음의 진술은 성과관리의 필요성을 연역 논증으로 주장하는 대목입니다.

(대전제)  기업들은 요즘 성과관리 도구인 BSC를 도입해서(A) 높은 성과를 달성합니다(B).
(소전제)  우리 회사(C)는 BSC를 도입할 계획이 전혀 없습니다(~A).

(결론)     그러므로, 우리 회사(C)는 절대 높은 성과를 달성할 수 없습니다(~B).

이 논증은 참일까요, 거짓일까요? 만일 여러분이 이런 식의 논리가 가득 담겨 있는 프리젠테이션을 듣는다면, "이봐요, 문제해결사. 논리에도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려거든 당장 짐 싸세요!" 라고 독한 말을 해도 무방합니다. 명백히 오류이기 때문입니다.

BSC를 도입하지 않는다고 회사의 성과가 반드시 저조해질 거란 이유가 있습니까? 설령 회사 성과가 나빠진다 해도 BSC를 도입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고객 클레임이 늘었다든지, 시장 규모 자체가 축소됐다든지 등의 이유일지 모릅니다. BSC를 도입하지 않으면 그만큼의 비용을 아끼고 본업에 충실할 수 있으므로 오히려 회사 성과가 높아질지도 모를 일입니다.

시간이 되면 여러분의 회사에서 돌아다니는 보고서를 몇 개 살펴 보십시오. 내부 직원들이 작성했든, 비싼 수수료를 주고 컨설턴트로부터 받아냈든 이런 식의 논리적 오류를 금세 찾을 수 있을 겁니다. '무엇무엇을 하지 않으면, 나빠질 것이다' 라는 식의 오류는 차라리 협박에 가깝습니다. 아래의 논리식을 보면 오류가 훤히 눈에 보입니다.

연역의 오류 2

(대전제)  A → B
(소전제)  C → ~A
(결론   )  C → ~B            ('~' 표시는 '아니다'라는 의미입니다)

위의 2가지 예는 연역법의 형식을 올바르게 적용하지 않아서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 낸 사례입니다. 이런 연역 논증은 '타당하지 않다(not valid)'고 말합니다. 연역 논증이 타당하려면 형식적으로 완벽한 연역을 갖춰야 합니다. 아래의 논리식은 타당한 연역이 무엇인지를 보여 줍니다.

'타당한(valid)' 연역의 올바른 형식

(대전제)  A → B
(소전제)  C → A
(결론   )  C → B

연역 논증이 타당하지 않으면, 즉 잘못된 형식을 갖추지 못하면 '건전하지 않다(not sound)'고 말합니다. 문제해결사가 위의 예시처럼 보고서를 쓴다면 BSC를 도입하려는 의도를 관철하기 위해 형식을 속인 것이므로 '건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지요.

그런데, 연역의 형식이 올바르다고 해서 항상 건전한(sound) 것은 아닙니다. 형식이 완벽해도 대전제와 소전제 중 어느 하나가 거짓이라면 건전하지 못한 논증입니다. 다음의 예를 보기 바랍니다.

(대전제)  사랑하는 사람들은(A) 항상 1~2년 안에 이별합니다(B).
(소전제)  나와 당신은(C) 서로 사랑합니다(A).

(결론)     그러므로, 우리는(C) 조만간 이별하고 말 겁니다(B).

이 논증은 위에서 제시한 타당한 형식을 지녔습니다. 하지만 뭔가 잘못됐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뭘까요? 바로 대전제인 '사랑하는 사람들은 항상 1~2년 만에 이별한다'는 명제가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면서 죽을 때까지 해로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거짓인 전제를 가지고 결론을 이끌어 냈으니 비록 형식적으로 타당할지라도 건전하지는 않습니다.
 
이번엔 비즈니스의 사례를 보십시오.

(대전제)  업계에서 BSC를 도입하지 않은 회사(A)는 성과가 매우 저조합니다(B)
(소전제)  우리회사는(C) 업계에서 BSC를 도입하지 않은 회사입니다(A)

(결론)     그러므로, 우리회사는(C) 성과가 매우 저조합니다(B).

언뜻 수긍이 가는 이 논증 역시 올바른 형식을 지닌 연역입니다. 그러나 '업계에서 BSC를 도입하지 않은 회사는 성과가 매우 저조하다'는 대전제가 거짓으로 드러났다면 이 논증을 인정해도 될까요? '업계'라는 말은 상당히 애매한 용어입니다. 산업 전체를 말하는 것인지, 개별 산업(이를테면 전자산업)을 일컫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문제해결사와 의뢰인이 서로 자의적으로 해석할 만한 용어입니다. 또한 BSC를 도입하지 않아서 성과가 저조한 것이 아니라 업계 전체의 불황이 큰 원인이라면 대전제는 명백히 거짓이 됩니다. 따라서 이 논증은 건전하지 않습니다. 

건전한(sound) 논증이 되려면, 형식을 올바로 갖춰야 하고 결론을 이끄는 데 사용된 전제사항들이 모두 참이어야만 합니다. 

'타당하고 동시에 건전한' 연역

(대전제)  A → B  (참)
(소전제)  C → A  (참)
(결론   )  C → B

논증의 타당성과 건전성을 확보하려면 아래의 도식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건전하지 못한 논리들이 독버섯처럼 곳곳에 퍼져있는지 문제해결사는 남이 만든 보고서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작성한 보고서를 꼼꼼히 살펴야겠습니다.

올바른 형식 → 타당함(valid) → 전제가 모두 참                → 건전함(sound)
                                        ↘ 전제 중 하나 이상이 거짓  → 건전하지 않음(not sound)

그릇된 형식 → 타당하지 않음(not valid) → 건전하지 않음(not sound)

이 도식은 귀납법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언급했듯이, 귀납법은 사례들이 죽 나열되고 거기서 일반화를 통해 결론을 이끌어 내는 논증인데요, 귀납법의 타당성과 건전성은 다음 글(아마도 내일)에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오늘도 건전한 마음으로 문제해결 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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