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9. 9. 1.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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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8월엔 모두 8권을 읽었다(8월이라 8권인가?)

지금까지 모두 63권이다. 100권 돌파는 아마도 힘들듯... ^^


Slumdog Millionaire : 우리말로 번역된 걸 지난 달에 읽었는데, 영어 공부도 할겸 영문으로 다시 읽었다. 역시 글이 쫀득쫀득하니 맛있다. 영어 원문이 어떻게 번역됐는지 생각해 보면서 읽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다.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 칼뱅의 권위주의적 기독교 사상에 목숨을 걸고 맞섰던 카스텔리오의 이야기다. 역사는 반복된다더니, 이 책의 내용에 끄덕이는 건 왜 일까? 일독을 강력히 권한다.

앎의 나무 : 인간의 인지 능력이 생물학적으로 어떤 뿌리를 가지는지 철학적으로 서술한 책. 좀 어려운 책이다. 머리가 어지럽다면 이런 책은 권하지 않겠다.

과학적 추론의 이해 : 과학의 추론 방식과 사례를 교과서적으로 서술한 책. 과학이 실험을 통해 어떻게 사실들을 구축해 가는지 알고 싶다면, 이 책이 좋은 가이드가 된다.

과학의 수사학 : 과학에서의 설득 과정을 수사학적으로 분석한 책. 수사학에 관한 배경지식이 없다면 이 책이 아주 어렵게 느껴지리라. 나 또한 어려워서 대충 훑어 봤으니...

믿을 수 없는 생물진화론 : 고생물학적, 분류학적 관점에서 생물의 진화론에 관해 설명한다. 초보자도 금세 진화론의 의미를 깨닫도록 설명이 친절하고 간결하다. 일본책의 특징인가? 일독을 권한다.

괴짜 사회학 : 한 사회학자가 갱단 내부에 들어가 갱들과 자연스럽게 교류하면서 겪은 이야기를 소설처럼 이야기하는 책. 제목만 아니라면, 자전적 소설처럼 느껴지는 게 흠이다. 정리된 이론을 기대한다면 오산. 그저 미국의 갱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알고싶다면 이 책을 권해 본다.

과학적 추론의 기초 : 좀 오래된 책이라서 이미지가 없다. 제목 그대로 과학적 추론의 기초에 대해 이야기한다. 허나 기초 치고는 좀 어렵다. 그래서 필요한 부분만 발췌해서 읽었다. 어려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억지로 정독하는 건 좋은 책읽기 전략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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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여행] 번외 사진들   

2009. 8. 31.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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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에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들 중 번외에 해당하는 사진들을 올립니다. 여행 다녀오면 사진 밖에 남는 게 없다는 말이 맞습니다. 사진을 보며 그때 그 순간의 느낌을 회상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에 대한 설명을 굳이 달지 않겠습니다. 편안하게 봐 주십시오.

(*클릭하면 시원하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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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핵심인재에 목을 매십니까?   

2009. 8. 3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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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생각을 정리해 가는 과정 중에 있으므로, 오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건희 회장의 '천재론'으로 대변되는 핵심인재 관리가 대기업을 중심으로 'MUST' 경영시스템으로 자리잡은 듯 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운영되는 곳은 별로 없어 보입니다. 예전에 제가 핵심인재 관리의 허점에 대해 포스팅했듯이, 핵심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평가의 신뢰성이 떨어져서 엉뚱한 사람을 핵심인재 pool에 등록하거나, 핵심인재임에도 불구하고 배제시키는 오류가 여전하기 때문입니다.

이 포스팅에서는 핵심인재 관리가 회사의 성과를 높이는 데 별로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점을 정량적인 분석으로 증명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일반인재의 역량(혹은 생산성)을 우선하여 향상시키는 것이 회사 성과에 더 도움이 됨을 보이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회사가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직원 1인당 목표 할당액 : 10 억원/년

현 생산성
    - 일반인재 : 1 억원/비용
    - 핵심인재 : 5 억원/비용

위와 같은 상황일 때 여러분이 직원들의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도입할 계획을 수립 중이라고 생각해 보십시오. 그런데 예산의 한계 때문에 여러분이 취할 수 있는 대안은 다음과 같이 두 개 뿐입니다. 

[취할 수 있는 대안]
1) 일반인재에 초점을 맞춘 역량 향상 프로그램
2) 핵심인재에 초점을 맞춘 역량 향상 프로그램

[예상되는 생산성]
    - 일반인재 : 1.1 억원/비용   (10% 향상)
    - 핵심인재 : 10 억원/비용    (100% 향상)

[가정]
(* 이 가정에 유의하십시오. 가정이 다르면 다른 결과가 나오기 때문입니다)

   - 전체 직원수는 100명으로 고정함 (물리적으로 필요한 직무 수 때문)
   - 직원 1인당 목표 할당액을 1년 안에 직원 모두가 달성하도록 함
   - 핵심인재 관리를 도입하는 많은 회사가 그렇듯, 이 회사가 속한
      산업은 성숙기에 도달한 상태라 가정함
   - 시장 크기와 시장점유율 한계, 직원 1인당 고객 커버리지 한계,
      유연하게 업무가 할당되지 못하는 조직의 관행 등 때문에
      위에서 설정한 직원 1인당 목표 할당액(10억원/년)을 상회하는 성과를
      직원 1인이 달성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 가정함
   - 위 대안 이외에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없다고 가정함

각각의 대안을 실행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동일하고,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완료했을 때 위와 같은 '예상 생산성'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한다면, 여러분은 둘 중 어느 것을 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언뜻 보면, 핵심인재에 초점을 맞춰서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이 훨씬 좋은 대안입니다. 원래 5 억원인 핵심인재의 생산성을 100% 향상시켜서 10 억원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정량적으로 따져보면 직감과는 다른 결과를 얻습니다. 아래의 그래프는 위의 1)번 대안과 2)번 대안을 실행했을 때 예상되는 비용의 감소폭을 나타냅니다. 


보다시피, 핵심인재 비율이 46%보다 작을 때에는 일반인재의 생산성을 향상시켰을 때의 비용 절감폭이 더 큽니다. 예컨데, 핵심인재 비율이 10% 미만이면 핵심인재를 대상으로 역량 향상 프로그램을 실시해도 비용의 감소폭은 그리 크지 않습니다. 핵심인재 비율이 46%보다 클 때만 핵심인재의 생산성 향상으로 인한 비용 절감폭이 더 크지요.

우리는 여기서 이런 결론을 얻습니다. "핵심인재의 비율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는 한, 일반인재의 역량 향상을 우선하는 것이 회사의 성과에 유리하다." 물론 인력의 다수(위의 예에서 46% 이상)가 핵심인재라면, 핵심인재에 초점을 맞춘 역량 향상 프로그램이 유리합니다. 그러나 일반인재보다 5배 이상의 생산성을 보이는 핵심인재들이 조직에서 얼마나 되겠습니까? 제 경험으로 보면, 많아야 10% 내외입니다.

또한 핵심인재들에게 역량 향상 프로그램(교육이든 액션러닝이든)을 제공한다고 해서 역량이 금세 높아지길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그들은 최대 Capa.를 나타내기 때문입니다. 위의 예에서 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생산성이 2배 향상된다고 가정한 것이 비현실적이라고 생각되면, 7억원 정도로 낮춰보면 어떨까요? 시뮬레이션 해 보면 알겠지만, 핵심인재 대상의 역량 향상 프로그램이 효율적이려면 핵심인재의 비율이 더 커져야 합니다.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면, 아래의 파일을 다운 받아서 '빨간색'으로 된 셀의 내용을 다른 숫자로 바꿔 가면서 그래프가 어떻게 변하는지 보기 바랍니다 (참고로, mith는 myth의 오자가 아니라, managing individual top & high-performer의 약자로 제가 그냥 쓰는 말입니다. ^^)


허와 실을 올바로 깨닫고 경영의 유행을 냉철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제도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핵심인재 관리도 마찬가지죠. 핵심인재 관리 제도가 조직의 성과를 극대화시킬 거란 막연한 희망을 거두고, 여러분의 회사가 진정 초점을 맞춰야 할 전략이 무엇인지 깨닫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 여러분의 참고를 위해, 아래에 반론을 달아주신 'Taeyong Lee'님이 작성한 excel file을 올립니다. 저와 생각이 정반대이신데 ^^ 제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니, 독자 여러분들이 판단해 주시기 바랍니다. ^^ (myth라고 이름을 바꾸셨군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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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하지도 불확실하지도 않을 때의 의사결정은?   

2009. 8. 31.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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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오늘은 '완전히 확실하지도, 완전히 불확실하지도 않은 상황' 하에서 어떻게 의사결정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우선 '완전히 확실하지도, 완전히 불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이 무엇인지 알아봐야겠군요. 이런 상황이란 향후에 펼쳐질 외부환경의 모습이 어느 정도 알려져 있어서 각 시나리오(즉, 외부환경의 유형을 말합니다. 앞으로 시나리오라는 말을 쓰겠습니다)의 발생확률을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을 말합니다. 지난 번에 언급한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은 어떤 시나리오가 발생할지 전혀 예측할 수 없어서 모두 동일한 발생확률을 갖는다고 가정한 걸 기억할 겁니다.

디저트를 먹을까요, 말까요?


완전히 확실하지도, 완전히 불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은 다음과 같이 각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을 추정할 수 있는 경우를 일컫습니다.

 가치 매트릭스
부동산이 오른다
(확률 = 0.7)
유지된다
(확률 = 0.2)
내린다
(확률 = 0.1)
 집을 구매한다  10 3
 전세로 거주  -5 0 0
 월세로 거주  -5 0 2

여기서 각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을 어떻게 해서 추정했는지는 설명하지 않겠습니다. 나름의 근거와 직감을 바탕으로 구한 값이라고만 언급하겠습니다. 

사실 정성적인 상황을 위와 같이 확률이라는 정량적인 값으로 얻어내는 확실한 방법은 없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를 거라는 신호가 시장에서 '많이' 그리고 '자주' 감지된다고 해서 '부동산이 오른다'는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을 높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즉, 근거의 수(양)가 많다 해서 발생확률을 높게 간주하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단 하나의 사건만으로 그와 다른 시나리오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근거의 질' 또한 발생확률을 가늠하는 데 중요한 고려 사항입니다. 근거의 질이란, 그 근거가 해당 시나리오의 발생을 강하게 지지한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재건축과 관련한 규제를 해제할 거란 소식이 나온다면 다른 시나리오를 지지하는 근거들이 제아무리 많아도 '부동산이 오른다'는 시나리오를 강력하게 지지하기 때문에 근거의 질이 매우 높습니다.

완벽하지 않지만 발생확률을 판단할 때 다음의 가이드를 참조하기 바랍니다. 근거의 질을 더 우선함을 유의하십시오.

근거의 수가 많고, 근거의 질이 높다 → 발생확률 0.8 ~ 1.0 정도
근거의 수가 적고, 근거의 질이 높다 → 발생확률 0.6 ~ 0.8 정도
근거의 수가 많고, 근거의 질이 적다 → 발생확률 0.4 ~ 0.6 정도
근거의 수가 적고, 근거의 질이 낮다 → 발생확률 0.0 ~ 0.4 정도

발생확률의 위의 매트릭스처럼 추정됐다고 가정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해결책을 선택해야 할까요? 의사결정 시 여러분이 취할 수 있는 첫 번째 전략은 '발생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보이는 해결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위의 매트릭스에서 '부동산이 오른다'는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이 0.7로 가장 큰데요, 이때 가장 높은 가치를 보이는 '집을 구매한다'는 해결책을 취하면 됩니다.

너무나 간단한 의사결정이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발생확률이 가장 높은 시나리오'라는 말은 다른 시나리오에 비해 '독보적으로' 발생확률이 높아야 함을 의미합니다. 단순하게 상대적으로 가장 큰  발생확률을 갖는 시나리오가 아니라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3개의 시나리오가 각각 다음과 같이 발생확률을 갖는다고 가정해보죠.

시나리오 1 : 발생확률 0.5
시나리오 2 : 발생확률 0.4
시나리오 3 : 발생확률 0.1

시나리오 1의 발생확률이 다른 것보다 높지만 독보적이지는 않습니다. 0.5 라는 발생확률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확률이 반반이라는 말이므로 발생할 거라는 믿음을 갖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시나리오 2의 발생확률(0.4)와 별 차이도 없습니다.

독보적이란 말은 정의하기 나름이겠지만,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어떤 시나리오가 독보적인 발생확률을 가진다는 말은 다른 시나리오들의 발생확률을 모두 합한 값에 2를 곱한 수보다 커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if 
        시나리오 N의 발생확률 > (나머지 시나리오들의 확률을 모두 더한 값) * 2
then
        시나리오 N은 '독보적 시나리오'

위의 가치 매트릭스에서 '부동산이 오른다'는 시나리오는 이 조건을 만족하므로 독보적인 시나리오입니다. 따라서 이 시나리오에서 가장 가치가 큰 '집을 구매한다'는 해결책을 선택하면 되겠죠.

만약 독보적인 시나리오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럴 땐 '최고의 기대값을 보이는 해결책'을 선택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습니다. 기대값이란 시나리오의 발생확률과 가치를 곱한 값을 합산한 수치를 말합니다. 가치 매트릭스가 다음과 같다면 기대값은 각각 맨오른쪽 열과 같이 계산됩니다.

 
부동산 오른다
0.5
유지된다 
0.4
내린다
0.1
기대값 
 집을 구매한다  10 0  -5 0.5*10+0.1*(-5)
= 4.5
 전세로 거주  -10 5 0  0.5*(-10)+0.4*5
= -3.0
 월세로 거주  -5 0 5  0.5*(-5)+0.1*5
= -2.0

기대값이 가장 높은 해결책이 '집을 구매한다'이므로 그것을 최종 해결책으로 선택하면 됩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조심해야 합니다. 기대값이 가장 높은 전략을 취하는 것이 높은 가치(혹은 작은 손실)을 항상 보장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위의 매트릭스에서 집을 구매하는 해결책의 기대값이 가장 높다 해도 부동산 가격이 유지되거나 내린다면 전세로 거주하는 방법보다 나쁜 해결책이 돼버리고 맙니다. 게다가 부동산이 오르는 시나리오와 유지되는 시나리오는 발생확률 차이가 겨우 0.1 밖에 안 됩니다. 부동산이 오를 경우에만 집을 구매한다는 해결책이 좋은 해결책이지, 나머지 시나리오에서는 전세나 월세로 거주하는 방법이 최고의 해결책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동전이나 주사위를 수십 번 던지는 것처럼 집을 구매할지를 수십 번 할 수 있는 기회나 능력이 있다면 위의 기대값이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 의사결정의 기회는 한번이나 기껏해야 두세 번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기대값만 가지고 최고의 해결책을 구하려는 시도는 상당히 무모합니다. 기대값이 높은 해결책을 취하는 방법은 여러 번 시행이 가능한 의사결정 사안일 때만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그렇다면, 집을 구매할지 말지, 다른 회사로 이직할지 말지와 같이 오직 한 두 차례의 시행한 가능한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때는 다음의 절차를 따르기 바랍니다.

1) 0.2 미만의 발생확률을 갖는 시나리오를 삭제한다
2) 남겨진 시나리오들의 발생확률을 모두 동일하다고 간주한다
3)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의 의사결정 방법을 따른다

위의 매트릭스에서 '부동산이 내린다'는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이 0.1 이므로, 그것에 해당하는 열을 모두 삭제합니다. 그런 다음, '부동산이 오른다'와 '부동산이 유지된다'는 시나리오의 발생확률을 똑같다고 가정합니다. 이렇게 되면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과 같아지는데요, 지난 포스팅에서 설명한 절차 대로 '최선의 해결책', '만족스러운 해결책', '안전한 혹은 모험적인 해결책'을 찾아나가면 됩니다.

오늘의 논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완전히 확실하지도, 완전히 불확실하지도 않는 상황에서 최고의 해결책을 찾는 방법

1) 독보적인 시나리오에 가장 높은 가치를 갖는 해결책을 택한다

독보적 시나리오가 없다면,
2) 기대값이 가장 높은 해결책을 택한다

여러 번 시행 가능하지 않다면,
3) 발생확률이 아주 낮은 시나리오를 삭제하고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 하에서의
   의사결정 방법을 따른다

지금까지 외부환경(즉 시나리오)를 고려하여 최고의 해결책을 의사결정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보다시피 좋은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려면 가치 매트릭스가 매우 중요합니다. 여러 시나리오에 처했을 때 각각의 해결책이 얼마 만큼의 가치를 보일 것인지를 근거를 바탕으로 '잘' 추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근거가 미약한 상태에서 문제해결사 본인의 취향이나 경험에 따라 가치를 rating하면 의사결정은 무의미할 뿐더러 위험합니다.

물론 이렇게 절차에 따라 꼼꼼하게 내린 의사결정 결과가 직감에 의한 것보다 항상 좋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한번 쓱 보고 '이게 제일 낫다'고 해서 실행한 결과가 엄청나게 성공할 수 있고 또 그런 사례도 많습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귀찮은데 이렇게 하나씩 체크할 필요가 있겠냐? 직감으로 판단해도 되는 걸!'이라고 항의 섞인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오직 성공한 것들만 알려지기 때문에 그와 같이 편향적으로 생각하는 것입니다. 직감으로 내린 의사결정이 실패한 사례가 훨씬 더 많지만 성공하지 못했기에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죠. 또한 직감에 의해 성공한 사례가 더 극적이므로 대대적으로 알려질 가능성이 더 큽니다. 게다가 여러분이 직감으로 내린 결정이 성공한 경험이 있다면 꼼꼼한 절차를 그다지 신뢰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문제해결사 여러분은 합리적이고 과학적으로 의사결정을 진행할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근거가 부족해서 못하겠다는 말은 핑계에 지나지 않습니다. 1~2시간만 공을 들이면 직감의 위험을 방지하거나 직감을 보완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시도하지 않고서 거부만 한다면 문제해결사로서의 역량을 스스로 의심해야 합니다.

오늘 날씨처럼 언제나 쾌청한 의사결정과 함께 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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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의사결정할까?   

2009. 8. 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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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의 포스팅에서 동일한 문제해결효과와 문제해결효율을 가지는 해결책들 중에서 최고의 해결책을 찾기 위한 방법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여러 상황 중에서 '완전히 확실한 상황일 때'만을 다뤘습니다. 오늘은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일 때' 어떻게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리적인지 알아보겠습니다.

최고의 해결책을 선택할 때 처하는 상황 3가지

1) 완전히 확실한 상황일 때
2)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일 때
3) 완전히 확실하지도, 완전히 불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일 때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일 때의 의사결정
지난 포스팅에서 언급했듯이 개인이나 조직이 처할 가능성이 있는 외부환경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다양한 외부환경에 비춰 볼 때 가장 가치가 큰 해결책을 찾아내는 일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입니다. 여러분이 집을 살까 말까를 결정하려는 행위는 주거생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동기로부터 나옵니다. 그러므로 집을 구입하는 것과 집을 구입하지 않는 것은 각각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입니다. 

그러나 여러분이 이 두 개의 해결책이 각각 일장일단이 있어서 그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가늠할 수 없다면, 여러분은 각 해결책에 외부환경이라는 변수를 자연스럽게 투영시킵니다. 외부환경의 변수 중에서 집 구매 의사결정에 강력하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찾아서 집을 구매하는 것이 나은지, 아니면 전세나 월세로 지내는 게 더 나은지를 판단해야겠죠. 이렇듯 의사결정이란 외부환경의 맥락 속에서 각 해결책의 가치를 가려봄으로써 최종적인 해결책을 택하는 과정입니다.

집을 구매할까 말까라는 의사결정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는 변수는 바로 '향후에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인가, 그렇지 않을 것인가'일 겁니다. 집을 거주 목적으로 구매하건, 아니면 투자 목적으로 구매하건 부동산 가격 추이를 지켜봐야 합니다. 그러므로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은 다음과 같은 가치 매트릭스를 그려서 어떤 해결책이 최고의 해결책인지 판단해야 합니다.

   부동산 가격 오른다 유지된다  내린다 
 집을 구매한다      
 전세로 거주      
 월세로 거주      

그런데 문제는 위의 3가지 외부환경(오른다, 유지된다, 내린다) 중에 무엇이 현실로 나타날지 불확실하는 것입니다. 점쟁이가 예언을 했든, 뛰어난 전문가가 예측을 했든간에 '완전히 확실한 상황'이라면 3가지 외부환경 중 하나가 이미 주어지므로 최고의 해결책을 선택하는 일은 누워서 떡 먹기보다 쉽습니다.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란, 각 외부환경의 발생 확률이 동일해서 무엇이 현실화될지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상황을 말합니다. 위의 예가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면, 부동산 가격이 오르거나 유지되거나 내리는 각각의 '시나리오(즉, 외부환경)'가 1/3 씩의 발생 확률을 가진다는 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떻게 최고의 해결책을 '구해내야' 할까요?

여러분이 취할 수 있는 첫 번째 전략은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것입니다. 최선의 해결책이란, 모든 외부환경에 대해서 다른 해결책보다 '더 좋은' 해결책을 뜻합니다. 아래의 매트릭스로 설명하겠습니다(숫자는 설명을 위해 임의로 기입한 것임을 염두에 두기 바랍니다).

   부동산 가격 오른다 유지된다  내린다 
 집을 구매한다 10  3
 전세로 거주  -5 0 2
 월세로 거주  -5 0  2 

위의 매트릭스에서 '최선의 해결책'이란 무엇일까요? 모든 외부환경에 대하여 다른 해결책보다 더 좋은 해결책이 발견되는지요? '더 좋다'는 말은 가치를 나타내는 수치가 더 크다는 말과 같습니다. 따라서 위의 매트릭스에서는 '집을 구매한다'는 해결책이 최선의 해결책입니다. 그리고 여러분이 이를 선택해서 실행에 옮기고자 한다면 그것이 바로 최고의 해결책입니다.

그런데 위의 매트릭스처럼 최선의 해결책이 바로 발견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로서 문제해결사에게는 행운과도 같은 일이죠. 대부분의 경우 최선의 해결책을 찾는 전략은 실패로 돌아가곤 합니다.

그렇다면 문제해결사는 두 번째 전략인 '만족스러운 해결책'을 찾는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만족스러운 해결책이란 말 그대로 '이 정도면 만족스러운 해결책이야'라고 판단되는 해결책을 말합니다. 문제해결사는 자신이나 의뢰인이 만족할 만한 수준을 설정한 다음에 그것을 충족하는 해결책을 최고의 해결책으로 선택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입니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문제해결사와 의뢰인이 합의하여 결정하면 되겠죠. 예를 들어 '가장 높은 값과 가장 낮은 값 사이의 차이가 가장 작은 해결책을 택하겠다'라고 정하거나 '평균을 내서 가장 높은 값을 나타내는 해결책을 취하겠다'라고 하면 됩니다. 만족스러운 수준은 정하기 나름입니다.

하지만 모든 해결책이 만족스러운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문제해결사는 세 번째 전략을 취해야 하는데요, '안전한 해결책'을 취할지, 아니면 '모험적인 해결책'을 취할지 먼저 결정해야 합니다. 안전한 해결책이란, 최소 가치가 가장 큰 해결책을 의미합니다. 이를 다른 말로 'MinMax(최소최대) 전략'라고 부르기도 하죠. 아래의 매트릭스를 보기 바랍니다. 여기서 최소 가치가 가장 큰 '월세로 거주한다'가 안전한 해결책입니다.

   부동산 가격 오른다 유지된다  내린다 
 집을 구매한다 10  -10
 전세로 거주  -5 0  7
 월세로 거주  0 0  5

반대로 '모험적인 해결책'이란 최대 가치가 가장 큰 해결책을 말합니다. 'MaxMax(최대최대) 전략'이라고도 하지요. 위의 매트릭스에서 '집을 구매한다'는 해결책은 최대 가치가 10 이므로 다른 해결책의 최대 가치보다 큽니다. 따라서 그것이 모험적인 해결책이 됩니다.

안전한 해결책과 모험적인 해결책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은 해결책일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좋고 나쁨을 따질 수 없다' 입니다. 다시 말해 '집을 구매한다'를 택할지 '월세로 거주한다'를 택할지는 '선호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문제해결사나 의뢰인이 위험을 회피하는 데 관심이 크다면 안전한 해결책을, 최대의 이익을 내는 것이 목적이라면 모험적인 해결책을 최고의 해결책으로 택하면 됩니다. 의사결정자의 선호에 따라 최고의 해결책이 다르게 선택됩니다. 

지금까지의 설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최고의 해결책을 찾는 방법

  1) 최선의 해결책 선택
  if not, then 
  2) 만족스러운 해결책 선택
  if not, then 
  3) 안전한 해결책 또는 모험적인 해결책 선택

오늘은 어떤 외부환경이 현실화될지 완전히 불확실한 상황일 때의 의사결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개인이나 조직이 매우 위급한 상황에 처할 때 심리적으로 외부환경이 완전히 불확실하다고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특히 외부환경이 먼 미래에 관한 것이라면 더욱 불확실합니다.

그러나 외부환경이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면 부동산 가격이 '오를지, 유지될지, 아니면 내릴지' 어느 정도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바로 '완전히 확실하지도, 완전히 불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입니다. 내일은 그런 상황에서의 의사결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즐겁게 문제해결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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