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군은 왜 반란군이 되었는가?   

2010. 8.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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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철학자인 칼 포퍼는 이렇게 말했다. “장기적인 예언이 가능하려면 충분히 고립적이고 정적이고 반복적이어야 한다. 자연에는 그런 계(界)가 극히 드물고 현대 사회도 마찬가지다. 미래를 예측하려는 것은 시도조차 필요 없는 일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매우 복잡하고 앞으로도 더욱 복잡해진다. 인간들이 지식을 더 많이 축적함과 동시에 쌓은 지식을 더 많이 더 자주 나누게 되면서 상호작용이 커질 수밖에 없다. 상호작용의 폭증은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을 낳는다. 그러므로 포퍼의 말처럼 어디서 어떤 일이 갑자기 터져서 전세계로 확산될지 지금으로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마존에서 나비가 날개를 펄럭거리면 멕시코 만에 허리케인이 발생한다고 하지 않는가? 이런 ‘임계적인’ 현상은 이미 현대인의 상식으로 자리잡았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학들은 인간의 행동이 무작위적이고, 일회적이며, 불규칙하고, 따라서 예측 불가능한 패러다임에 기반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알버트 L. 바라바시는 포퍼의 단정적인 선언과 우리의 상식에 커다란 의문부호를 갖다 댄다. “과연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할까?” 물론 저자는 사회 차원의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하지만 그는 인간 개개인 차원의 예측은 가능하다고 반박한다.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잘게 나눠 볼 때 우리들은 서로 굉장히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회사나 학교에 다니는 패턴과, 여러 일이 몰리면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수행하려는 의지와, 해리포터 시리즈의 신간이 출간되거나 애플에서 신제품이 출시되면 긴 줄을 마다하고 구매하느라 열을 올리는 광기만 봐도 우리에겐 소위 ‘일반적’이라 할 만한 행동양식을 지녔기 때문이다.

개인의 삶엔 일정한 패턴이 있다
‘당신의 삶이 얼마나 예측가능한가’를 측정하는 지표를 예측가능도라고 할 때, 여러분의 예측가능도는 얼마나 될까? 20%, 아니면 30%? 아마도 여러분은 50% 이상의 값을 주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컴퓨터 앞에 앉아 북모닝CEO를 살펴보다가 갑자기 오랫동안 연락이 없던 친구의 전화를 받고 약속 장소로 나갈지 누가 알겠는가? 또한, 여러분은 자신의 의지와 선택에 따라 대부분의 일을 결정하기 때문에 남들이 쉽게 여러분의 삶을 예측할 수 없다고 단정할지 모른다. 요컨대 ‘내 삶은 나의 것이라서 누구로부터 조종 받지 않는다’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로 개인의 삶은 매우 예측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핵심주장이다. 예를 들어 대학생들은 보통 충동적인 성향이 크기 때문에 예측가능도가 낮으리라 예상되지만 MIT 교수인 샌디 펜틀렌드는 단호하게 ‘No!’라고 말한다. 그와 함께 일하던 대학원생 네이선 이글은 MIT 학생 100 명에서 스마트폰을 무료로 나눠주었다. 물론 완전히 공짜는 아니었다. 언제 누구와 통화를 하는지, 얼마나 오래 대화를 나누는지, 어디에 있으며, 누구와 함께 있는지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수집한다는 것이 조건이었다. 

이 실험을 1년 동안 진행해서 45만 시간의 데이터를 분석하니 예상과는 달리 학생들의 삶은 거의 비슷하고 예측 가능했다. 학생들이 오전에 어디에 있는지 알면 90%의 확률로 오후에 있을 위치를 예측할 수 있었다. 주말에는 학생 각자가 파티다 데이트다 해서 예측가능도가 떨어졌지만, 주중에는 하루 24시간 중 22시간이 예측 가능한 범위 내에 들어왔다.

굳이 펜틀렌드의 연구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삶을 잘 안다. 9시까지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하다가 6~7시 무렵에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와 피곤한 몸을 누이는 일상이 얼마나 자주 반복되는가? 끔찍할 정도다. 저자에 의하면, 실제로 예측가능도가 80% 미만은 사람은 거의 전무하다. 직업이 무엇이건, 지위가 높건 낮건, 어디에 살건 간에 그 사람의 과거를 알면 미래 또한 예측 가능하다. 그렇지 않은가?

예측가능성과 폭발성이란 모순?
높은 예측가능도와 함께 인간의 행동 속에는 폭발성이 함께 잠재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제목 ‘버스트(Bursts)'가 의미하는 바가 바로 폭발성으로서 책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이다. 개인의 삶이 예측 가능하다는 것과 인간 행동의 폭발성은 서로 양립되기 어려운 이질적인 개념처럼 보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예측 가능한 행동 속에서 폭발적인 양상이 비롯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람들이 일이 몰리면 우선순위를 정하고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일부터 처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런 습성은 예측 가능한 행동이다. 그러나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하게 되면 우선순위가 낮은 업무는 맨 밑바닥에 깔려서 한없이 기다려야 한다. 다시 말해 우선순위가 높으면 곧바로 처리되지만, 우선순위가 낮으면 언제 처리될지 기약할 수 없다. 우선순위가 낮을수록 ’대기시간‘이 갑작스레 폭발한다. 예측 가능한 습성이 폭발성을 낳은 것이다. 

여러분은 매일 폭발을 경험한다. 만일 기회가 있으면 하루 동안 자신이 전화를 거는 시각을 기록해보라. 그 시각들이 무작위적일까? 그렇지 않을 확률이 거의 100%일 것이다. 특정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몇 통의 전화를 하고, 몇 시간 동안 전화를 하지 않는 휴지기를 지나 갑자기 전화를 또 걸어대는 폭발적인 패턴이 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도 그럴 것이 업무에 집중하거나 회의를 하고 점심식사를 하는 시간처럼 전화를 못하는 상황에 처하기 때문이다. 헌데, 우리가 업무를 하고 회의를 하고 점심을 먹는 행위는 바로 누구나 예측 가능한 행동이다. 역시 예측 가능한 행동이 폭발성을 야기함을 알 수 있다.

십자군은 왜 반란군이 되었는가?
폭발이라고 말하면 폭탄이 떠질 때의 광경이 연상되기 때문에 ‘대기시간’의 무한정 증가나 전화의 패턴이 폭발성의 예로 가슴에 와 닿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겉으로 보기엔 폭발처럼 느껴지지 않는 일이 나중에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지는 일이 허다하다. 저자는 자신의 고향인 헝가리에서 16세기에 일어난 내전의 사례를 통해 이를 설명한다.

헝가리의 추기경인 버코츠는 교황 선출식 ‘콘클라베’에서 탈락한 이후 교황에 재도전하기 위해 바티칸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려 했다. 하지만 새로 권좌에 오른 젊은 교황 레오 10세는 버코츠를 견제하기 위해 십자군을 일으키라는 명령을 내리고, 두 사람 간의 ‘우선순위의 충돌’은 무명이었던 ‘죄르지 세케이’라는 장수가 십자군의 선봉에 서게 만들었다. 결국 죄르지 세케이는 이슬람을 향해 달리던 말을 돌려서 헝가리 왕과 귀족에게 칼을 겨누는 반란의 수괴가 되어 버린다. 이는 교황이나 버코츠 추기경, 그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폭발성이었다. 한 사람, 이슈트반 텔레그디는 예외였다.

이 책은 무엇을 말하는가?
이 책에는 폭발성에 관련한 이야기와 죄르지 세르케이를 둘러싼 역사 이야기가 챕터를 번갈아가면서 나온다. 처음엔 이와 같은 구성이 무슨 의도인지 몰랐으나, 인간들 개개인의 예측 가능한 행동과 습성들이 모여서 합쳐지거나 서로 충돌하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폭발적인 사건이 발생됨을 생생하게 보여주려는 구성임을 알게 됐다.

과학자임에도 소설처럼 써내려간 저자의 글솜씨가 탁월해서 십자군 이야기에 숨겨진 폭발성의 의미가 손에 잡힌다. 아울러 유럽의 변방으로만 알았던 헝가리가 십자군을 주도할 만큼 강국이었고 십자군(16세기 초에 일어난)이 종교적인 신념 때문이 아니라, 두 개인 간의 암투에서 비롯된 ‘사생아적’인 사건이었음을 알게 된 것도 이 책에서 얻은 수확이었다.

여러분의 인생은 80% 이상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하지만 그 예측가능성 속에는 이율배반적이지만 폭발성이 내재한다. 따라서 우리의 삶이 예측 가능하다는 저자의 주장도, 현대 사회를 예측하려는 시도는 멍청한 짓이라는 칼 포퍼의 주장도 모두 맞다. 우리의 삶과 우리의 사회는 무작위해서가 아니라 오히려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불확실하다. 이런 모순을 어떻게 설명할까? 저자인 알버트 L. 바라바시가 이 책 ‘버스트’에서 친절하게 알려 줄 것이다.

(글 : 유정식   인퓨처컨설팅 대표)

(* 이 글은 오늘 자 '북모닝 CEO(http://www.bmceo.co.kr/today/boardView.laf?bcode=TODAYBK)'에 실린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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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거짓말을 몇번 합니까?   

2010. 8.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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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하루 동안 몇 번이나 거짓말을 합니까? 1번 혹은 2번? 아니면 '나는 거짓말을 안 하는 사람이다'라고 자신하나요? 오늘 소개하는 책 '우리는 10분에 세번 거짓말은 한다'는 제목 그대로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자주 거짓말을 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우리가 보통 '하얀 거짓말'이라고 부르는 선의적인 거짓말까지 다 포함하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선의적인 거짓말이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조화롭게 만들고 갈등을 방지하는 효과가 있지만, 그것 역시 쌓이고 쌓이면 폐해를 가져온다고 말합니다. 또한 이 책은 거짓말의 여러 양상과 상황을 사례로 설명하면서 우리의 일상 속에 거짓말이 얼마나 '일반화'되었는지 일캐웁니다. 흥미롭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두렵기도 한 현실입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의 '회색 영역'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다면 이 책을 권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들거나 의미 있다고 생각되는 문구를 트위터에 정리해 봤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모아 이곳 블로그에 올립니다. 서로 상충되는 두 개의 소셜 미디어를 저는 이렇게 활용합니다. ^^

아래의 트윗 모음은 단편적인 것이므로 오해가 생길지 모릅니다. 꼭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랍니다.


"모르는 사람들끼리 안면을 트는 대화를 해보라는 실험에서 참가자들은 자기 자신의 능력과 히스토리 등에 대해 10분에 세 번 이상 거짓말을 했다"

"우리가 매일 만나고 대화하는 사람들 모두 거짓말을 한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거짓말을 듣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거짓말 판별 능력을 높이 평가하지만, 수천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사람들이 거짓말을 제대로 구별하는 경우가 47퍼센트에 그쳤다."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어드밴티지를 얻는다. 그러한 어드밴티지는 거짓말을 당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 우리는 거짓말을 알고도 자신도 모르게 눈 감아주려는 경향이 있다"

"우리는 보통 '착한 거짓말'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착한거짓말은 거짓말을 한 사람에게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피해를 끼친다. 거짓말한 사람은 거짓말하기전보다 기분이 더 나빠진다"

"우리는 누구나 항상 자신감 부족에 시달린다. 이런 불안감은 인간의 천성이다. 자신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생각될 때 그 상황을 헤쳐 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거짓말이다"

"우리가 자신을 실제보다 과장하여 포장하는 이유는 자신이 충분히 훌륭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바깥세상에 우리보다 잘나고 훌륭한 사람들이 많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대통령 같은 최고권력자는 자신이 내린 결정을 틀렸다고 쉽게 믿지 않는다. 실패했단 증거는 그저 작은 티끌이고, 야당의 이유있는 반대는 쓸데없는 딴죽으로 여긴다"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보다 세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사람이 더 우울증을 앓는다. 자기기만은 정신건강에 도움을 준다"

"피해자들은 사고를 당하고 얼마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조심했더라면 사고를 입지 않았을텐데,라며 자책하는 시기를 겪는다"

"백조는 평생 일부일처제를 고수한다고 알려졌지만, 백조 새끼들의 DNA를 분석한 결과 여섯마리 당 한 마리 꼴로 '아빠'가 달랐다"

"사교성이 좋은 청소년일수록 속임수에 능하다. 성인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거짓말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 없다. 거짓말 능력은 인지 발달과 사회성 발달 모두 무난히 이뤄지고 있다는 청신호이다."

"어린이들이 거짓말을 일찍 시작하는 이유는 어른들의 거짓말을 보고 들으면서 거짓말의 유용함을 자연스럽게 익히기 때문이다"

"워싱턴이 벚나무를 도끼로 넘어뜨렸음을 솔직하게 인정해서 아버지로부터 용서 받았다는 이야기는 사실 서점상이 워싱턴의 전기를 쓰면서 살짝 끼워넣은 창작물이다"

"어린이는 세살만 되면 말로 하는 거짓말을 시작한다. 어린이의 거짓말이 겉보기엔 어설플지 몰라도 거짓말하는 심리적 욕구는 성인과 다를 바 없다"

"우리는 선천적으로 아첨을 믿고 싶어하는 충동이 엄청나게 강력하다. 이것 또한 거짓말쟁이들에게 큰 어드벤티지를 준다"

"우리는 일단 상대방을 정직하다고 추정한다. 이런 추정이 거짓말쟁이들에게 어드벤티지를 부여한다"

"거짓말탐지기의 오류는 심각하다. 연쇄살인범 게리 리언 리지웨이는 1983년 4번째 살인을 저지르고 체포됐지만 거짓말탐지기를 통과해 무죄방면됐다. 그후 2001년까지 44명을 더 살해했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심리학자들의 오랜 주장에 따르면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것은 창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사기꾼이 가진 성공(?)의 비결은 그럴싸하게 거짓말하는 능력이 아니라, 피해자의 심리적 약점을 귀신같이 포착하는 능력이다"

거짓말과 속임수가 빌미가 되어 총리 후보와 장관 후보가 자진사퇴하는 일이 어제 있었습니다. 거짓말을 밥 먹는 하는 사람들의 심리는 대체 무엇일까요? 이 책을 통해 해답을 얻어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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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젖은 풍경 속에서   

2010. 8. 29.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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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 비가 많이 내렸습니다. 밤처럼 어둑어둑한 하늘에서 끝도 없이 내리던 비가 오후 3시를 넘어서니 먹구름이 조금씩 걷히더군요. 하루종일 집에 갇혀 있던 답답함을 풀려고 무작정 카메라를 둘러메고 공원으로 나섰습니다. 산책을 겸한 작은 '출사'였죠.

그런데 아뿔싸! 한 두 장 찍고 나니 배터리에 빨간 불이 켜집니다. 예비 배터리를 가져오는 걸 깜빡하고 말았죠. 어차피 사진찍기를 목적으로 나온 길이 아닌 터라 배터리가 다 닳을 때까지 그냥 찍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서둘러 비에 젖은 꽃과 풍경들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사진도 오랫만에 찍으니 감각이 무뎌짐을 느낍니다. 빗물에 녹은 풀냄새와 흙냄새를 맡으며 셔터를 누르니 이제 그 냄새 너머에 희미하게 가을의 냄새가 나더군요. 이 여름이 머지 않아 곧 그리워지겠죠.


오랫동안 비가 온 탓인지, 꽃들 옆에 버섯이 부쩍 자랐습니다.


빗물이 맺힌 분홍꽃


비가 그쳤으니 이제 손님을 기다리는 모양입니다.


역시 빗물에 젖은 노란, 카라


빗방울이 촉촉한 무궁화


비가 그치길 기다린 사람들이 산책을 나왔습니다


사람과 풍경


오리 한 마리가 연못가에 서서 연못을 지그시 응시합니다. 다리 하나를 들고서.


오리가 응시하던 연못.


연못가엔 거위 한 쌍도 털을 고릅니다. 비에 젖은 털을 열심히 손질하더군요.


수컷으로 추정되는 녀석의 강렬한 눈빛!


연못에 비친 호텔의 모습


빗물 젖은 단풍잎에 햇살이 비칩니다. 곧 빨갛게 여물겠죠.


사람과 풍경


사람과 풍경


단풍 나무 아래에...


대숲에 습기 품은 바람이 한줄기 불 때, 그만 배터리가 나가버렸습니다. 이제 그만 찍고 풍경을 즐기라는군요.


배터리가 나가버린 카메라.


아쉬운 대로 아이폰으로 풀잎이 머금은 물방울을 찍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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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감히 사기(?)를 치다   

2010. 8.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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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꼭 새벽 5시 정도에 잠이 깨는데, 오늘은 좀 피곤했는지 눈을 더 붙였습니다. 새벽잠이 대개 그렇듯 여러 개의 꿈을 연속적으로 꾸죠. 헌데, 오늘 새벽에 꾼 꿈은 참 특이했습니다. 직업병이다 싶은 생각이 들게끔 만든 꿈이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꿈 속에서 어떤 회사를 컨설팅하는 꿈이었습니다. 제가 하는 일이 컨설팅이라서 꿈에 컨설팅과 관련한 장면이 가끔 등장하곤 합니다. 별로 이상할 것이 없지요. 헌데 이번에 꾼 꿈이 특이한 이유는 '보안(security)'에 관한 컨설팅이라는 점이었습니다.

꿈 속에서도 전 스스로에게 이런 의문을 던졌죠. '내가 보안 분야를 컨설팅한다니, 말이 돼?' 전문분야가 시나리오 플래닝과 인사 분야인 저에게 보안이란 분야는 아주 생소하고 무지한 영역인데 말입니다. 하지만 무슨 자신감이 있었는지 보안에 관해 이것저것 제법 잘 대응한 것 같았습니다.


회사명이 무엇인지 꿈에는 나오지 않더군요. 공장 옆의 사무실인 것으로 보아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인 듯 했습니다. 저는 어떤 여자 분과 대화를 나눴는데, 면담을 끝내고 그 분이 도움이 됐다며 연신 고맙다고 인사를 하시더군요.

그 분에게 인사를 받을 만한 대답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보안 전략을 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란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을 기억나는 대로 최대한 동일하게 여기에 옮겨 봅니다.  

꿈의 재구성

첫째, '보안의 영역'을 설정해야 합니다. 회사에서 지키고자 하는 것이 무엇이고 공개해도 좋을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리고 지키고자 하는 것들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죠. 무엇이 일급비밀이고 무엇이 이급비밀인지 정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둘째, '보안의 정책'을 만들어야 합니다. 각 보안 영역을 어떻게 관리해 나갈 것인가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는 말이죠. 

셋째, '보안의 방법론'을 수립해야 합니다. 보안의 정책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방법은 아마도 여러 개일 겁니다. 보안 영역별로도 다르기도 하구요. 그 중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효율적인 것이 무엇인지, 우리 회사에서 구현이 가능한 방법은 무엇인지 연구해서 '실천 방법론'을 구상해야 합니다.

넷째, '보안의 프로세스'를 설계해야 합니다. 프로세스라 함은 시스템, 조직, 사람이 한데 어울려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하느냐를 정해 놓은 체계를 말합니다. 이것이 잘 정해지지 않으면 기껏 보안의 방법론을 잘 수립해 놓고도 구멍이 생기기 마련이죠.

다섯째, '보안 평가 체계'를 갖춰야 합니다. 보안 시스템, 보안 프로세스 등이 잘 운영되는지 수시로 점검해서 미진한 점을 보완하는 체계를 운영해야 합니다. 미리미리 점검을 하자는 말이죠.

여섯째, '보안의 컨틴전시 플랜'을 세워야 하니다. 여러 가지로 만전을 기한다 해도 생각하지도 못한 부분에서 보안의 누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보안의 영역별로 문제가 생겼을 때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미리 정해 놓는 컨틴전시 플랜이 있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우왕좌왕하는 동안 문제가 더 커지기 마련입니다.


이상이 '보안 전략을 어떻게 세워야 합니까'란 질문에 대한 저의 대답이었습니다. 옮겨 놓고 보니 'Plan-Do-See'를 기초로 한 원론적인 답변이군요. ^^ 보안 전문가들이 보면 코웃음을 칠 내용일 겁니다. 꿈 속에서 이 정도의 답변으로 고객을 만족(?)시켰다는 게 이상할 정도의 수준 낮은 답변입니다.

또한 이렇게 적어 놓고 보니, 무슨 전략이든 전체적인 프레임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겠구나, 란 생각을 새삼 가집니다.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모를 때 위의 6가지 '목차' 또는 '챕터명'만이라도 있으면 헤매지 않고 내용이 집중할 수 있겠구나 싶습니다. 그래서 꿈 속의 그 여자분도 저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한 것은 아닐까요? ^^

전문영역도 아닌 보안에 관한 꿈으로 괜한 너스레를 떤 듯 하군요. ^^ 어쨋듯 오늘 새벽에 꾼 꿈 덕에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고객에게 해답 자체를 전달하는 임무가 아니라 고객이 올바른 해답에 접근하도록 조력하는 임무라는 교훈을 새삼 깨닫습니다.

혹 보안 전략이란 무엇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이 포스팅을 찾은 방문객이 있다면,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이건 그저 꿈 이야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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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를 이기는 전술   

2010. 8. 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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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바위보'라는 게임의 심리학에 관한 책을 읽다가 흥미로운 부분이 나오더군요. 바로 가위바위보에서 이기는 방법에 관한 짧은 내용이었습니다. 알다시피 가위바위보는 제로섬 게임인데, 확률적으로 각각이 이길 확률은 균형을 이루고 있죠. 그래서 상대방이 무엇을 낼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무작위적으로 가위, 바위, 보를 내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들이 '무작위적으로 내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이 심리에 많이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가위바위보를 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알 수 있다면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남들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겠죠? 물론 매번 이길 수는 없겠지만, 약간의 확률적 이득이 장기적으로는 '가위바위보'의 달인으로 만들어 줄지도 모릅니다.


가위바위보 게임에서 이기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요? 상대방보다 늦게 낸다는 속임수를 제외하고, 몇 가지 방법을 세계가위바위보협회(http://www.worldrps.com  정말 이런 협회가 있는 줄은 책을 보고 알았지요)에서 소개합니다.

나중에 친구들이나 동료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할 때 이 방법을 써보세요. 매번은 아니더라도 가위바위보 잘한다는 소리는 들을 겁니다. 물론 좀 숙달이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습니다. ^^ 


1. 상대방이 남자이고 초심자일 땐 '보'를 내라.
남자들은 게임에서 이기겠다는 자신의 의지와 힘을 자신도 모르게 표현하기 때문에 게임의 첫판에 '바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특히 가위바위보에 대해 '전문가'가 아닐 경우에 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보'를 내는 것이 이길 확률이 크죠.

2. 상대방이 전문가일 땐 '가위'를 내라.
만일 상대방이 가위바위보를 잘하는 사람이고 그사람이 나를 초심자로 안다면, 위의 1번 전술을 거꾸로 적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그사람은 내가 '바위'를 낼 줄 알고 '보'를 낼 테니, 내쪽에서 그걸 반격하여 '가위'를 내면 상대방을 이기게 되겠죠.

3. 상대방이 연속해서 무엇을 두 번 내는지 살펴라.
만일 상대방이 가위를 연속적으로 낸다면(그래서 나와 두번 비겼다면) 그는  세번째 판에는 가위를 내지 않고 보나 바위를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예상 가능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싫어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여러분은 다음 판에서는 '보'를 내는 것이 유리하겠죠.

상대방이...
가위를 연속 두 번 냈을 때 --> '보'를 내라
보를 연속 두 번 냈을 때 --> '바위'를 내라
바위를 연속 두 번 냈을 때 --> '가위'를 내라

4. 무엇을 내겠다고 미리 알려라.
예컨데 '이번에 나는 가위를 낼 거야'라고 말하면, 상대방은 무엇을 낼까요? 아마도 그는 '바위'를 내지 않고 '보'를 낼 겁니다. 왜냐하면 그는 내가 말을 바꿔 '보'를 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선언한 대로 '가위'를 내면 상대방이 낸 '보'를 이길 수 있죠. 이긴 다음엔 "거봐, 내가 가위 낸다고 했잖아."라고 덧붙이면 좋겠죠? ^^

5. 잘 모를 땐 '보'를 내라.
사람들의 가위바위보 패턴을 분석해 보니, 가위를 낼 확률이 29.6%라고 합니다. 이론적인 확률치인 33.3%보다 조금 작지만, 그 작은 확률 차이가 상대방의 가위바위보 전술을 모를 땐 매우 유용합니다. 상대방이 가위보다는 '보'나 '바위'를 낼 확률이 조금 높기 때문에, 여러분의 최선의 전술은 '보'는 내는 것입니다. 이 확률은 세계가위바위보협회에 근거한 것입니다.

일본의 수학자 미츠이 요시자와가 725명을 상대로 실험한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바위가 35%, 보가 33%, 가위가 31%였다고 합니다(합쳐서 100%가 되지 않는 이유는 반올림 때문인듯).


위에서 모두 5개의 '이기는 전술'을 소개했는데, 세계가위바위보협회의 사이트(http://www.worldrps.com/index.php?option=com_content&view=article&id=256&Itemid=100002)에 가면, 소개하지 않은 3개의 전술이 더 있으니 살펴보기 바랍니다.

가위바위보 같이 일상생활에서 자주 하는 게임에도 심리가 의외로 깊숙이 관여합니다. 그래서 게임은 심리 싸움이라고 하는 모양입니다. 오늘 점심 내기로 동료들과 가위바위보 게임을 해 보세요. 위의 전술을 이용한다면 공짜 점심을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 물론 이 포스트의 내용을 혼자만 알아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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