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을 어떻게 바라봅니까?   

2010. 9. 13. 09:00
반응형


여러분은 '불확실성'이란 말을 떠올릴 때마다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불확실성은 줄이거나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아니면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합니까? 아마도 불확실성에 대해 느끼는 감정의 스펙트럼이 제법 넓으리라 짐작됩니다.

불확실성을 바라보는 전통적인 관점에는 3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나중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일단 불확실성을 바라보는 관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기 위해 다음의 질문에 답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답은 없으니 자신의 생각과 일치하는 문항에 '예'라고 답하면 됩니다.



1. 충분한 데이터를 가지고 깊이 연구하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크고 안정된 회사는 IMF 같은 위기가 다시 와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3. 과거의 데이터를 잘 분석하면 미래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4. 예측하지 않아도 변화에 빨리빨리 대응을 잘 하면 회사가 발전할 수 있다
5. 정량적으로 딱 떨어지는 수치로 예측해야 미래를 잘 대비할 수 있다
6. 상황이 어려우면 가만히 앉아서 상황을 살피는 것이 제일 좋다

7. 어려움에 처하면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하면 위기를 견딜 수 있다
8. 예측은 어차피 틀리기 때문에 그것에 수고할 필요가 없다
9. 사전에 대비하는 것보다 사후에 얼마나 빨리 대처하느냐가 중요하다

10. 불확실성을 제거하거나 줄일 수 있는 역량은 충분히 기를 수 있다
11. 미래의 불확실성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12. 위기에 처했을 때 뭐라도 하는 게 가만히 있는 것보다 낫다

13. 정밀한 예측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으면 미래를 대비하기가 어렵다
14. 일사불란한 지휘 통제 체계가 위기 돌파의 핵심이다
15. 시간이 지나면 위기는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마련이다


'예'라고 응답한 문항이 무엇인지를 아래에 표시해보기 바랍니다.

1, 3, 5, 10, 13   ⇒   이상주의자
4, 8, 9, 11, 14   ⇒   현실주의자
2, 6, 7, 12, 15   ⇒   보수주의자

여러분은 이상주의자, 현실주의자, 보수주의자 중 어느 것에 가장 많은 '동그라미'가 나타났습니까? 가장 많이 표시된 유형이 바로 여러분이 미래의 불확실성을 바라보는 관점입니다.

불확실한 상황에 처하면 이상주의자는 관련 데이터를 세심히 수집하여 미래를 예측하고 전망하고자 합니다. 이상주의자는 많은 정보를 세밀한 수준까지 찾아내고 인과관계를 면밀하게 분석하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상주의자는 예측 결과가 실제와 다를 경우 충분히 환경을 연구하지 못한 탓이라고 반성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정량적이고 수학적인 예측 모델을 구축한다면 예측의 정확도가 향상되리라 믿습니다.

반면에 현실주의자는 그때그때의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행동하면 불확실한 미래를 잘 헤쳐나갈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그들은 불확실성 때문에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결코 가능하지 않다고 믿습니다. 이상주의자들이 불확실성을 확실히 정복할 수 있다고 믿지만 현실주의자들은 불확실성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죠. 

누군가가 예측의 필요성을 제기하면 쓸데없는 작업에 경영자원을 소비하지 말고 현재에 충실하라고 조언합니다. 예측 능력을 키우는 대신 매일 벌어지는 상황에 따라 순발력 있게 대응하고 변화하는 능력을 갖추는 게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사람들이 현실주의자들입니다.

보수주의자는 어떤 사람일까요? 사실 그들은 미래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보통 앞으로 무조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위기에 처하면 무조건 저돌적인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하죠. 반면에 꼼짝없이 앉아서 새벽을 기다리자고 말하는 보수주의자도 있습니다. 

위기에 처하면 투자도 중단하고 비용을 최대로 긴축하는 보수적인 경영이 제일 낫다고 믿습니다. 보수주의자들은 현실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불확실성이나 예측에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들은 어떻게든 불확실성을 회피해서 위험을 줄일까에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위험회피를 위험관리라고 오해하곤 하죠.

불확실성에 대해서 이상주의자, 현실주의자, 보수주의자가 바라보는 관점들이 과연 적절할까요? 애석하게도 미래의 불확실성은 이상주의자의 바람처럼 결코 정복되거나 줄여지지 않습니다. 현실주의자의 자신감처럼 무시될 대상도 아니고, 보수주의자의 생각처럼 회피하거나 무조건 싸울 대상도 아닙니다. 

불확실성은 어디에나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합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취해야 할 가장 바람직한 관점은 불확실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대로 인정한다'는 말은 불확실성이 야기할 미래의 여러 상황(즉, 시나리오)을 그려보고 그에 따라 따로따로 대비를 해둔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관점을 가진 자를 '시나리오주의자'라고 부르죠. 위의 15개 문항에 '예'라는 답변을 거의 하지 못했다면, 여러분은 아마도 시나리오주의자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미래는 예측에 의해 정복될 대상이라기보다 시나리오로 대비해야 할 대상임을 알고, 변화에 빨리 대응한다는 일이 조직의 '정치적' 논리나 프로세스 단절로 인해 많은 경우 실패함을 알며, 저돌적이거나 복지부동적인 행동이 '아무 생각 없는' 치기임을 알기 때문일 겁니다.

이제 여러분은 불확실성을 어떻게 바라보시렵니까?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트위터 : @in_future )
inFuture 앱 다운로드 받기
반응형

  
,

통계, 그 새빨간 거짓말   

2010. 9. 10. 09:00
반응형


며칠 전, 지하철을 타기 위해 플랫폼에 서있다가 이런 광고를 봤습니다. 정확한 토씨는 잊었지만, 거기엔 이렇게 적혀 있더군요.

"우리 회사 FC(파이낸셜 컨설턴트, 보험영업인)들 중 4분의 1은 월 500만원 이상을 법니다"

보험회사의 핵심역량은 보험상품의 설계보다는 보험영업인들의 영업력에 달렸습니다. 사실 보험상품에서 차별화를 꾀하기가 어렵다고들 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능력있는 보험영업인을 잘 모집하고 교육시켜서 그들을 오랫동안 영업을 하도록 해야 회사로서 이득이죠.

그래서 보험영업인들이 얼마나 회사에 오래 남아 일하느냐를 측정하는 '정착율'이란 지표는 보험회사에서 매우 중요한 지표로 관리됩니다. 당연히 위의 광고 카피는 우수한 영업인력을 유인하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겠죠?

헌데, 보험영업인의 4분의 1, 즉 25%가 월수입 500만원 이상이란 말을 문자 그대로 믿어야 할까요? 전 좀 의심이 들더군요. 그래서 통계에 젬병이지만, 한번 따져보기로 했습니다.

우선 그 회사 보험영업인들의 월수입 분포가 '정규분포'를 따른다고 가정해 봤습니다. 하지만 정규분포를 그리려면 월수입의 평균과 표준편차를 알아야 합니다. 위의 광고문구만 보고는 어떤 분포를 따르는지 알기가 불가능하죠.

그래서 전 '표준정규분포(평균이 0이고 표준편차가 1인 정규분포)'를 먼저 상정한 다음에 이렇게 저렇게 해서(trial & error 방식으로) 대략 다음과 같은 정규분포를 따를 것이라 결론을 내렸답니다.

 월수입 분포 추정 결과 

평균 : 약 300만원    
표준편차 : 약 300만원인 정규분포

이걸 그림으로 그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정규분포로 추정한 월수입 분포)


이 그림에서 오른쪽에 파랗게 빗금쳐진 부분이 전체의 25%, 즉 4분의 1을 나타냅니다. 그들은 500만원 이상의 월수입을 올리는 사람들입니다. 문제는 왼쪽에 빨갛게 빗금쳐진 부분입니다. 그것도 전체의 25%를 차지하는데 그들의 수입은 보다시피 100만원 이하입니다. 게다가 월수입이 마이너스인 사람도 상당히 많이 존재합니다(약 16%의 사람들에 해당).

월수입이 500만원 이상인 사람이 4분의 1이나 된다는 광고 카피의 이면에는 월수가 100만원도 안 되거나 오히려 회사에 돈을 내고 다니는(즉 월수입이 마이너스인) 사람도 있음을 이 그림이 보여줍니다. 물론 애초에 정규분포를 잘못 추정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을지 모르죠. 하지만 통계를 유리한 쪽으로만 해석해서 광고를 보는 사람들을 현혹시킬 의도가 없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보험영업인들의 월수입 분포가 정규분포를 따를 거라는 위의 가정이 과연 옳을까요? 우리는 보통 아주 잘 버는 사람과 아주 못 버는 사람들은 소수이고, 중간 정도 버는 사람들이 가장 많으리라는 '정규분포식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처럼 '종 모양'의 그래프를 머리 속에 그리곤 하죠.

하지만 실제의 분포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들의 RSS구독자수 분포를 그려보면, 극소수의 블로그는 구독자수가 매우 많은 반면, 대부분의 블로그들은 구독자수가 거기서 거기인 모양이 나타납니다. 소위 '승자 독식 현상'이 그림으로 그려지죠. (이와 같은 현상을 예전에 포스팅한 적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보험영업인들의 월수입 분포도 RSS구독자수 분포처럼 '승자 독식 현상'으로 나타나진 않을까요? 만약 그렇다면 아래의 그림처럼 분포가 그려집니다. 

(손으로 그리다보니 그림이 이상하네요. '승자독식형' 분포를 가정하여 그린 그래프)


먼저 이 그래프가 매끄럽게 연속선으로 그려진 탓에 월수입이 100~500만원 사이에 있는 사람도 꽤 많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하세요. 이 부분(100~500만원 사이)에 찍히는 점들은 조밀하지 못합니다. '밀도'로 본다면 100만원 이하인 쪽(빨갛게 표시된 부분)이 더 조밀하게 점들이 모여 있지요.

데이터가 없기 때문에 이 그림도 역시 추측에 불과하지만, 정규분포로 추정할 때보다 월수입이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빨갛게 빗금쳐진 부분)이 더 조밀하게 존재함을 암시합니다. 500만원 이상 버는 사람이 25%나 된다는 선전의 뒷면에는 '100만원도 못버는 사람들이 50% 혹은 60% 이상이나 된다'는 사실이 숨어있을지 모릅니다. 어디까지나 짐작이지만, 의심을 거두기가 어렵습니다.

마크 트웨인은 "세상에는 3가지의 거짓말이 있다. 그럴듯한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 사실 통계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걸 자기 입맛대로 재단하는 사람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100만원도 제대로 못 버는데도, 상위 25%인 사람들이 500만원을 버니까 중간 정도만 하면 3~400만원은 벌 거라면서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는 건 아닌지 경계해야 합니다. "우리 회사 직원들은 평균 연봉이 1억 원입니다."라는 말은 그 자체가 거짓은 아닙니다. 평균이란 통계치가 쓰이지 말아야 할 곳에 쓴 사람이 바로 거짓말쟁이입니다.

통계에 속지 마십시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두뇌, 음식, 죽음에 대한 단상   

2010. 9. 9. 09:00
반응형


오늘은 짧은 생각 3가지를 '짧게' 올립니다.

1
흔히들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두뇌의 10%만 쓰고 나머지 90%는 활용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머지 90%의 두뇌(잠재력)를 개발하려면 여러가지 창의력 개발기법들이 유용하다"고.

이러한 고정관념이나 '만들어진' 격언들은 과연 옳을까요?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곧바로 활용할 수 있는 90%의 잠자는 두뇌란 없습니다. 인간이 지구상에 나타난 이래로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을 접해 왔죠. 그 때마다 끊임없이 지혜를 짜내고 궁리를 했을 겁니다.

그렇게 수많은 인간들이 태어났다가 죽으면서 10%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들이 분명 생겨났을 테고 그것이 생존이 유리하다면 자연선택에 의해서 '머리 좋은' 유전자를 후대에 남겼겠죠. 따라서 후세의 우리들은 당연히 10%보다 더 큰 두뇌를 활용해야 옳지 않을까요?

진화를 거치면서 우리의 두뇌는 기능할 수 있는 만큼, 기능해야 할 필요가 있는 만큼만 발전해 왔다고 봐야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두뇌를 온전히, 100% 활용합니다. 90%의 비활용 영역이 있다는 말은 잠재력을 개발하라는 수사적인 표현일 뿐이지, 유전학적으로, 해부학적으로 진짜 그렇다는 말이 아니죠.

우리는 이미 두뇌의 100%를 씁니다. 90%는 어둠 속에 잠겨 있다구요? 말도 안 됩니다. ^^


2
아이와 함께 식당에 갈 때마다 주저합니다. 매운 맛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에게 먹일 만한 음식이 딱히 없어서죠.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의 거의 모든 음식에는 고추가루가 들어갑니다. 맵지 않은 음식을 찾기가 아주 어렵죠. 하다 못해 버섯볶음에도 매운 청양고추가 들어 갑니다. 어느 날 식당에서 맵지 않을 리라 생각하고 부침개를 먹였다가 그 속에 숨어 있는 청양고추를 씹고 아이는 연신 물을 찾았습니다.

종류를 막론하고 모든 음식에는 마늘, 파, 고추가루, 소금, 설탕은 기본으로 들어갑니다. 화학조미료 역시 당연히 첨가되죠. 음식 재료의 본연의 맛은 5대 양념과 MSG의 자극적인 맛에 묻혀 버리고 맙니다. 그래서 음식의 맛이 다 거기서 거기입니다. 짜고 맵고 달고. 대중음식의 질 차원에 보면 우리나라의 음식은 과연 몇 점짜리일까 생각해 봅니다.

도올 김용옥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나라 음식문화가 천박해진 이유는 일제강점시기와 6.25를 겪으면서 음식을 즐길만한 여유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살기 바빠 죽겠는 상황이니, 모든 걸 함께 넣고 푹 끓일 수밖에 없었죠. 미식은 사치였고, 먹는 일은 그저 생존의 일환이었으니까요.

이유야 어떻든, 음식 본연이 가진 정갈한 맛을 즐길 수는 없을까요? 아이가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어른들이 좋아하는 음식들이 함께 차려지고,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식 조리법이 공존하는 음식문화는 요원한 걸까요? 


3
죽음을 생각하면 두렵지 않은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죽는 순간에 찾아올지 모르는 막대한 고통, 죽은 뒤에 가게 될지도 모르는 미지의 그곳, 지옥으로 가 펄펄 끓는 유황 불못에 빠지게 될지도 모른다는 여러 종교의 경고...

어릴 적 친구 따라 멋모르고 간 일일성경학교에서 들었던 선한 눈빛을 가진 목사의 설교는 한동안 악몽에 시달리도록 만들었습니다.

"예수 안 믿으면 지옥 간다. 믿는다 해도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안돼. 교회 나와야 천당 간다."

선동은 간결하고 단순해야 사람을 움직이는 힘이 있나 봅니다. 어쨋든 목사의 말은 내가 중년의 나이로 접어들었음에도 아직까지 유전자처럼 박힌 서글픈 콤플렉스입니다.

마크 트웨인의 말을 들여다 보며, 그 선한 눈빛의 목사의 잔영을 유전자 속에서 파내어 봅니다.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나는 태어나기 전 영겁에 걸친 세월을 죽은 채로 있었고 그 사실은 내게 일말의 고통을 준 적이 없다."

마크 트웨인은 역시 천재입니다.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트위터 : @in_future )
inFuture 앱 다운로드 받기
반응형

  
,

전략과 전술, 그 차이를 아십니까?   

2010. 9. 8. 09:00
반응형

전략(Strategy)와 전술(Tactics), 이 두 개의 단어는 기업이나 여러 조직에서 흔히들 사용하는 경영의 용어입니다. 본디 군사학에서 유래됐지만 이제는 경영에서 더 많이 쓰이는 말이 됐죠. 헌데 전략과 전술의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고 혼동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제법 많습니다.
 
전술에 불과한데 전략이란 말을 쓰거나 동일한 대상에 대해서 어떤 사람은 전략이라 하고 또 어떤 사람은 전술이라고 폄하하기도 하죠. 여러분은 이미 알지 모르지만, 오늘은 경영 지식의 기본을 다진다는 의미로 전략과 전술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전술은 무엇일까요? 간단히 말해 전술은 일상적인 활동을 말합니다. 고객을 만나 상담을 하고, 기안을 하고, 시스템을 설계하고, 광고를 만드는 일들이 바로 전술입니다. '영어 공부하기'가 여러분의 임무라면, 사전을 찾고 원어민 강사와 대화를 나누고 CNN 뉴스를 듣는 행위들이 전술에 해당합니다. 시급하게(urgent) 벌어지는 매일의 일들이 전술이죠.
 
전술에는 다음과 같이 4가지의 구성요소로 이루어집니다.
 
- 행위(action)
- 목적(purpose)
- 일정(schedule)
- 결과(result)
 
이 4가지 구성요소가 갖춰져야(한 두 개 정도는 빠져도 되지만) 하나의 전술이라고 말할 수 있죠. 
 
이에 반해 전략은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계획을 말합니다. 미래에 대해 '큰 그림'을 그리고 현재의 상황보다 나은 상태로 이끄는 방향이 무엇인지를 제시하는 일련의 계획이 바로 전략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키워드는 바로 '방향'입니다. 전략이란 모든 것을 다 잘 하자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정해 놓고 그것에 활동의 모든 초점을 맞추자는 개념이기 때문입니다. 영어 공부하기로 비유하면, 여러 영역 중에서 말하기(speaking)에 초점를 맞춘다든지, 일상생활에서의 말하기보다 비즈니스 대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든지가 바로 전략입니다.
 
전략과 전술을 이렇게 구분하면, 두 개의 개념이 서로 연결됩니다. 전략은 전술이 어떤 곳을 지향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과 같습니다. 사전을 찾고 원어민 강사와 대화하고 CNN 뉴스를 듣는 행위들, 이러한 전술들은 모두 비즈니스 영어 말하기(business english speaking)이라는 전략을 지향해야 합니다. 기업의 전략이 '조기에 시장지배력을 확보한다'라고 수립됐다면, 고객을 만나 상담하고 기안을 올리고 시스템을 설계하는 모든 전술들이 '시장지배력 확보'라는 전략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죠.
 
전략과 전술이란 말과 함께, '비전(vision)'이란 용어도 아주 자주 쓰이는 용어입니다. 비전이란 전략과 전술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의 어떤 상태'를 말합니다. '비즈니스 영어 말하기'라는 전략 하에 열심히 전술을 수행해서 도달하려는 '그곳'이 비전입니다. '외국 바이어와 유창하게 협상한다', '회사에서 핵심인재로 인정 받는다', '여기저기서 나를 스카웃하려고 한다' 등이 비전입니다. 즉 도달하고자 하는 최종 목표를 제시하여 전략과 전술에 동기를 부여하는 '생생한 그림'이 비전입니다.
 
전술-전략-비전, 이 세 개의 개념을 축구 경기로 비유해 볼까요? 태클을 하고 드리블을 하고 크로스를 올리는 행위들이 전술이라면, 상대팀이 체력이 약하니 초반부터 강하게 프레스를 가하면서 공격적으로 나가자는 방향이 전략입니다. 그렇다면 태클이란 전술을 구사할 때 좀더 적극적으로 몸싸움을 해서 공을 뺏어야겠죠. 수비수들도 센터 라인 근처까지 올라가 포진해야 할 겁니다. '공격적 축구'라는 전략에 전술을 '정렬(align)'시켜야 하는 거죠.
 
비전은 '공격적인 축구'라는 전략으로 상대를 이겼을 때 관중들의 환호 속에서 퇴장한다든지, 월드컵과 같은 세계대회에 나갈 자격이 주어진다든지 등이 되겠죠. '이기자'는 목표는 경쟁에서는 당연하기 때문에 비전이라고 보기도 전략이라고 보기도 어렵습니다.
 
손자병법에 이런 말이 나옵니다. "전략이 있는데 전술이 없으면 이기기가 매우 지난하고, 전술이 있는데 전략이 없으면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다(의역)." 전략과 전술을 잘 조화롭게 운용해야 경쟁에서 이기는 방법이라는 의미겠죠. 그러기 위해 먼저 전략과 전술의 개념을 잘 구분해야겠습니다. 이 포스트가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 덧말 : 군사학에서 말하는 '작전'은 무슨 뜻일까요? 전략과 전술을 통틀어서 작전이라고 한다네요.
 
 
반응형

  
,

약점 지적의 대부분은 부당한 것   

2010. 9. 7. 09:00
반응형


LG경제연구원은 “당신 이것 밖에 안돼?”  “당신은 그래서 안돼”와 같은 말들이 인재를 사장(死藏)시키는 대표적인 말이라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상대방의 가능성 자체를 부정해 버리기 때문에 상대방을 위축시키고 그가 가진 재능이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도록 하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자라면 상대방이 가진 약점보다는 강점을 먼저 보려는 사람입니다.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게 마련이므로, 상대방의 약점만을 노려보고 비꼬거나 질책하는 부정적인 사고는 자신에게나 상대방에게 절대로 득이 되지 않습니다.


부정적 사고는 강점보다 약점이 크게 보이도록 만들기 때문에 눈 앞에 뻔히 보이는 기회도 놓치게도 만듭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구두 제조회사가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세일즈맨인 갑식이와 을식이를 아프리카로 파견했습니다. 그들은 귀국하여 아프리카의 구두 시장을 분석한 보고서를 제출했습니다. 갑식이는 “아무도 구두를 신지 않기 때문에 구두가 안 팔릴 것이다.”라고 보고했고, 을식이는 “아무도 구두를 신지 않기 때문에 우리 회사가 구두를 많이 팔 수 있을 것이다.”라고 보고했죠.

누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일까요? 구두를 신지 않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습성에서 갑식이는 위험을 느꼈고, 을식이는 기회를 발견했습니다. 물론 두 사람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죠. 하지만 갑식이처럼 부정적으로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은 리스크를 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새로운 판매 성과를 올릴 수는 없으며 개인적 성과 역시 기대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역사와 문화는 갑식이와 같은 긍정적인 사고에 힘입어 리스크를 이겨내려는 과정을 통해 이뤄진 것임을 상기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긍정적 사고도 중요하지만, 자신을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더 중요하고 먼저 이루어져야 하죠. 피터 드러커(Peter Drucker)가 쓴 ‘프로페셔널의 조건’을 읽다 보면 짧지만 강한 문장 하나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약점을 고치려고 노력하지 말라. 거기에 쏟을 노력을 당신의 강점을 극대화하는 데에 집중하라” 이 말은 ‘약점 따위는 생각하지 말라.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나의 강점은 무엇일까, 어떻게 하면 그것을 더욱 키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추락하는 자신감을 회복하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지요.

결국 그의 말은 ‘그렇게 생각하면 정말로 그렇게 된다’는 의미일 겁니다. 약점을 떠올리며 자신에 대한 질책과 비난을 즐기기만 한다면 당신의 약점은 영원히 약점으로 남을 수밖에 없죠.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사람만이 긍정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왕 헨리 포드(Henry Ford)는 카리스마적인 경영철학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도 약점이 있었는데, 연설 솜씨가 서툴렀다는 사실입니다. 그가 연설할 때 청중들은 발음이 불분명하고 문맥이 맞지 않는 그의 말을 알아 듣기 어려워했죠. 그는 자신이 연설엔 젬병임을 깨닫고 부사장에게 이렇게 지시했다고 합니다. “나 대신 이야기를 잘 할 사람을 채용하시오. 이제 나는 다시 연설을 하지 않을 거니까.” 그는 강점에 집중할 줄 알았습니다.


골고루 잘 하는 사람보다 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 필요한 ‘차별화’의 시대입니다. 한쪽에 경도되지 않고 여러 분야를 두루두루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한 분야에서 일가(一家)를 이룬 뒤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 다른 분야를 쳐다볼 마음의 여유가 생깁니다. 한 우물을 파고 나서 시원하게 물을 들이켜야 다른 세계도 보이는 법이죠.

남들이 당신에게 ‘너는 이것이 약점이야’라는 말을 듣게 되면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가볍게 흘려 버리는 것이 서로에게 좋습니다. 그가 아무리 선의로 한 말일지라도 ‘너는 이것이 약점이야’라는 말이 당신의 행동과 생각을 옭아매는 동아줄이 되고 맙니다.

물론 다른 사람을 물리적으로 괴롭히는 약점이라면 고쳐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살아가는 방식이 남들과 다르기 때문에 그들로부터 약점이라고 지적 받는 것까지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한 지적들은 대부분 부당한 것들이니까요.


인퓨처컨설팅 & 유정식의 포스트는 아이폰 App으로도 언제든지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아이폰에 inFuture App(무료)을 설치해 보세요. (아래 그림 클릭!) 
    (트위터 : @in_future )
inFuture 앱 다운로드 받기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