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형 인간의 종말   

2013. 5. 2. 09:00
반응형


어제(5월 1일) 노동절에 KBS 1라디오의 <성공예감 김방희입니다>에서 '회사형 인간의 종말'에 관하여 약 8분 간 전화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 때 했던 이야기를 아래에 정리해봤습니다.


----------------------


(앵커 멘트)어제까지 출근했던 회사지만, 요즘 대한민국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남몰래 하는 질문일 겁니다. 한동안은 회사에 나를 헌신하며 충성하는 회사형 인간으로 살면 정년이 보장되는 세상이었지만, 평생직장이 사라진 지금은 언제든 구조조정이 단행되는 그야말로 상시 구조조정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조직이 요구하는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온 사람들에게, 회사가 더 이상 어떤 안전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은 가장 큰 위협일 수밖에 없고요.사실상, 평생직장이 사라진 시대에 근로자는 더 이상 회사형 인간일 수도 없습니다.


오늘 근로자의 날을 맞아서, 요즘 같은, 상시 구조조정 체계에서, 회사와 개인. 일과 나의 관계는 어떻게 재정립해야 할 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함께 하죠.



1/ 우리가 흔히, ‘회사형 인간’이라고 할 때, 일 중심, 회사 중심으로 사는 사람을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을.. 이렇게 분류할 수 있나요?


회사형 인간은 간단히 말해, “회사가 삶의 전부”인 직장인을 말하죠. 그런 사람들은 정치에도 민감한데, 회사의 실세를 알아내서 그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정치적인 행태를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의 가치보다 조직의 가치를 우선하고, 자기 주장보다는 조직의 의견에 순응하려고 하죠.


이런 사람들은 야근을 많이 하고 주말에도 회사에 나오면서도 오히려 그런 걸 편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만약에 회사가 망해 버리면 회사형 인간들은 가장 힘들어 하죠. 아마 청취자들도 자기 주위에서 회사형 인간이 누구인지 쉽게 떠올릴 수 있을 겁니다. 그런 사람 꼭 있죠. 자기만 그렇게 살면 좋은데, 다른 사람까지 회사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기도 하죠. 




2/ 지금껏 우리나라 직장인 상당수가 회사형 인간으로 살아왔는데요. 그 중에서도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대표적인 회사형 인간으로 나 스스로도 만족할 만한 회사형 인간이기 보다는, 나를 희생해서라도 회사에 충성하는 회사형 인간으로 직장생활을 해온 걸까요?


우리나라 베이비부머들은 6.25전쟁 후 1955년 무렵에 태어난 사람들인데요, 이들이 대학을 졸업해서 취직을 한 게 대략 1980년대 초였습니다. 그때는 우리나라 산업이 크게 발전하던 시기였고, 아시다시피 여러 번의 군사 정권을 경험하면서 조직에 충성을 다하는 것에 가치를 두던 시기였죠. 그래서인지 개인주의보다는 집단주의가 중요시되고, 창의성보다는 효율성이 우선시되던 때였잖아요. 그땐 요즘과 같은 벤처 창업이란 개념도 미약했고요. 그러니 조직 구성원으로 살면서 거기에서 승진해서 임원으로 오르는 것이 일반적인 자아실현의 방법이었기 때문에 회사형 인간으로 사는 것이 가장 나은 것이었습니다.



3/ 그런데, 외환 위기 이후로, 비정규직 계약직이 보편화되고, 상시 구조조정 체계가 되면서, 평생 직장 개념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에, 이제는, 더 이상 회사형 인간일 수도 없게 됐죠?


그렇죠. 회사형 인간으로 살겠다는 것. 시쳇말로 ‘이 회사에 뼈를 묻겠다’ 이런 생각은 이제 공허한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저는 왠지 이런 말을 들으면 무섭더라구요. 입사 면접에서 회사에 뼈를 묻겠다 말을 한다면 면접관들은 오히려 그런 지원자를 떨어뜨릴 것 같습니다. 왠지 회사형 인간이라면 실력보다는 정치 술수를 써서 남들을 짓밟고 올라가려는 그런 이미지가 연상되기도 하죠.


만약 회사형 인간으로 살면서 회사에서 출세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구조조정을 당해 버리면 엄청난 충격을 입겠죠. 평생 직장 개념이 없어졌기 때문에 회사형 인간이 되겠다는 건 바보스러운 발상입니다.

자신이 평생 종사할 수 있는 직종을 찾는 게 현명하죠.



4/ 요즘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직장인들 사이에서, 회사와 개인. 일과 나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움직임은 있는 것 같습니다. 인기 드라마인, ‘직장의 신’에서,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회사에 충성해야 직성이 풀리는 ‘정규직’ 역할 캐릭터보다, 철저히 자신을 위해 일하는 계약직 미스김 캐릭터에 열광하는 걸 보면, 회사에 대한 태도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 아닐까요?


제가 TV를 보지 않아서 사실 어떤 드라마인지 잘 모르지만, 제가 보기에 드라마에서 미스김이 보여주는 행동은 회사형 인간과 겉으로 보기에는 비슷하기도 하고 다르기도 합니다. 비슷한 것은, 조직의 룰에 맞추고 조직이 개인에게 주어진 목표를 준수하려는 태도는 비슷합니다. 하지만 다른 점도 있죠. 자신을 실력으로 평가 받으려고 하지, 힘있는 사람에게 줄을 서거나, 할일도 없는데 야근하거나 하는 것으로 자신을 인정 받으려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다르다고 보거든요.


저는 미스김과 같은 유형을 ‘조직형 인간’이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사실 드라마에서 미스김이 혼자 사업을 하는 게 아니잖아요. 어떤 조직에 들어가서 조직 안에서 자신의 일을 실력으로 인정 받으려고 하기 때문에 ‘조직형 인간’이라고 봅니다. 드라마라서 상황이 좀 작위적이겠지만요, 사람들이 미스김 캐릭터에 열광하는 이유는 실력 없는데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회사형 인간에 대한 반감 때문이 아닌가 생각되는데요, 진정한 조직형 인간이 필요하다는 데 사람들이 공감대를 가지는 것 같아요.



5/ 하지만,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자리를 잡아갈 때쯤에야, “나는 언제까지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죠. 회사가 더 이상 어떤 안전도 보장해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 조직을 떠난 후에, 과연 세상 앞에 홀로 설 수 있을까. 불안해하는데요. 평소, 직장에 대한 사고방식은 어떻게 갖는 것이 좋습니까?


저는 회사에서 자아실현의 꿈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은 자기 자신을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주위를 보면 회사 일이 힘들고 상사와 관계가 안 좋아서 일을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제법 많은데요, 그런 사람들은 발전하지 못한다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를 자아실현의 장으로 보기 때문이죠.


좀 냉정한 시각을 가질 필요가 있어요. 어떻게 보면 회사는 경제적인 이유로 돈을 벌기 위한 장소라고 보고, 자신이 노력한 만큼 연봉을 받겠다는 자세로 직장생활을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합니다. 자아실현의 꿈은 회사가 아닌 개인적인 생활 속에서 찾으려는 것이 현명하다고 봅니다. 간단히 말해서, 회사에 목숨을 걸어서도 안 되고, 걸 필요도 없다는 것이죠.



6/ 그래도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조직이 제공하는 달콤한 혜택에 길들여지기 보다는, 미쓰김 캐릭터처럼, 철저히 자기 생활 추구하려고 하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제 아무리 평생 다닐 직장이 아니라 해도, 조직의 요구는 단호히 거부한다거나, 섣부른 자신감으로 회사라는 울타리를 자주 탈출하는 것은 위험한 일 아닐까요?


당연히 위험합니다. 회사형 인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해도, 아까 말씀드린 ‘조직형 인간’은 계속 필요합니다. 조직형 인간은 회사에 뼈를 묻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조직에서 이미 갖춰 놓은 틀과 자원이 있어야 생존할 수 있거든요. 이곳저곳 옮겨 다닌다면 어떤 회사든 잘 뽑으려고 하지 않을 겁니다. 본인이 조직형 인간이라면 회사를 옮겨 다니는 걸 신중하게 생각해야 합니다.


평생 직장이 아니라고 해서 사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사업형 인간’은 사실 다른 유형의 인간이에요. 회사 때려치고 사업이나 할까?’라고 많이 생각하지만요, 사업할 때는 회사 다닐 때보다 눈치 봐야 할 사람이 더 많아진다는 걸 사실 몰라서 하는 소리죠. 고객 눈치 봐야 하죠, 투자자 눈치 봐야 하죠, 또 데리고 있는 직원들 눈치 봐야 하죠. 자신이 조직형 인간이라면 회사라는 울타리를 벗어나기보다는 회사라는 조직을 충분히 활용해야 하고요, 활용할 줄 알아야 합니다.



(끝)


반응형

  
,

[색다른 자기경영] 미루는 습관 없애기   

2013. 4. 30. 09:54
반응형


제가 4월23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부산교통방송(94.9MHz)의 '스튜디오 949(오전 09:05~10:00)'에 전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타이틀은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입니다. 


조금 다른 방향, 상식과 좀 다른 그런 방향으로 자기경영에 관하여 이야기할까 합니다. '다시 듣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여 블로그에 인터뷰의 핵심 내용만을 옮겨 적어 봅니다.


---------------------------------------


[미루는 습관의 문제] 2013년 4월 30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지난 번 야근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야근 줄이려면 미루는 습관을 줄여야 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미루는 습관을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이야기하겠다.

미루는 습관이 없으면 일을 빨리 끝내고, 야근도 줄일 수 있기 때문.



출처: http://www.tbn.or.kr/main.tbn?area_code=2



2. 미루는 습관이라…흥미로운 주제. 사람들은 여러 핑계를 대며 할일을 미루는 듯?


사람들은 할일을 미루고 여러 가지 핑계를 댄다.

'중요하지 않다."

"할 시간이 부족하다"

"나중에 할 때가 되면 하겠다"

이런 말 많이 하는 사람치고 성공한 사람 별로 없다.


학교 다닐 때, 미루는 습관이 강할수록 학업 성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상식. 

교수가 1주일 안에 과제 해오라고 하면, 15일로 늘려달라 아우성.

하지만, 13일이나 14일째 가서 부랴부랴. 이를 '학생 증후군'이라고 함. 


직장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 

보고서를 내라고 하면 넉넉히 일정 잡아두고 막판에 가서야 만든다. 

이런 걸 아는지, 상사들은 부하들이 10일 필요하다고 하면 5일 안에 끝내라고 지시.



3.  왜 사람들은 할일을 미루는가? 그 이유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

과제에 따른 중압감을 회피하기 위해 

지나치게 느긋한 개인 성격 때문,

재미있는 것들에 신경이 팔려서 계속 미루는 경우 등 여러가지가 있다.

아까 언급한 '학생 증후군'처럼 습관적으로 미루는 경향도 있다. 


미루는 이유를 한마디로 말하면, 스스로를 통제하는 것, 즉 '자기통제'의 실패. 

죄책감과 부끄러움의 감정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미루는 자신을 용서해야 미루는 습관이 줄어든다는 연구가 있다.



4. 미루는 자신을 용서해야 미루는 습관이 줄어든다? 왜?


보통 자책하고 스스로 벌 줘야 미루는 습관이 줄어든다고 생각.

하지만, 미루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으면 오히려 할일을 미루려는 동기가 강해진다.

할일을 계속 미루는 것을 미루는 자기 자신에 대한 벌로 간주한다는 것.

술독에 빠져 산다는 걸 아는 사람이 오히려 술을 더 많이 마시는 것과 같다.

'언제 그걸 하나?'란 부담감 회피하고자 더 미루는 것.


그래서 자기를 용서해야 미루는 습관이 줄어든다는 것.

마이클 볼의 연구, 무언가를 미루면 죄책감이 생기고,

그 죄책감을 용서하지 않으면 자기 파괴적인 동기가 커져 더욱 미루게 된다.



5. 미루는 자신을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말인 듯. 자신을 용서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할일을 구체적으로 상상하면 덜 미루게 된다는 연구가 있다.

추상적 생각이나 표현 말고, 구체적인 이미지를 그려보라는 것.

욕실 청소를 예로 들어보면, '욕실 청소를 하자'라고 하기보다,

욕실을 청소했을 때 반짝거리는 욕조, 욕실에서 느껴지는 냄새, 환한 조명,

이런 걸 상상해야 미루려는 마음 억제되고 바로 청소할 수 있다.


션 맥크리어가 실험을 통해 밝혀낸 것.

구체적인 이미지를 뚜렷하게 그리는 과정 속에서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감정이 누그러지기 때문.

가능하면 자기가 할일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느껴보라.



6. 학교나 직장에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목표를 미루지 않고 하는 방법은 있는가?


자신이 할일을 '조건문'으로 바꾸면 도움이 된다.

'무엇무엇 하면 무엇무엇 하겠다'라고 설정하는 것.

굉장히 효과가 좋다.

피터 골위처. 학생들에게 크리스마스 휴가 동안 할일을 2개씩 정하도록 했다.

'식구들과 식사하기', '스포츠 활동하기' 같은 과제.


학생들 중 일부에게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이 되면 그것을 하겠다'라고

구체적으로 써오게 했다. 그렇게 했더니, 실행률이 두 배 이상 올라갔다.

직장에서도 자신에게 주어진 목표가 있다면 이렇게 해보라.

저도 이런 방법을 써오고 있다.



7. 대표님만의 노하우를 좀 알려 줄 수 있나?


블로그가 있는데, 3년 동안 평일에 매일 하나씩 글을 올리고 있다. 말은 쉽지만, 힘든 일.

방금 말씀 드린 '조건문' 설정 방법으로 그렇게 해 오고 있다.

'매일 아침 7시가 되면 블로그에 글을 쓰자. 그런 다음 9시가 되면 글을 완성해 올리자'라고.

힘들었지만, 그렇게 해서 블로그를 널리 알릴 수 있었다.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청취자들.

'7Kg을 빼겠다'라고 하지 말고 '언제, 어디에서, 어떤 상황에서 살 빼는 활동을 할 것인지' 조건문으로 만들어야 한다. "감자튀김을 발견하면 그 자리를 바로 피하겠다"라는 식으로.



8. 그 밖에 미루지 않고 바로 실행하는 나름의 방법이 있나? 청취자들에게 비결을 좀더 알려 달라.


아주 쉬운 방법이 있다. 나는 5분 법칙이라는 걸 쓴다. 

하기 싫은 일 있으면, 일단 5분만 해보고 그 다음엔 그만 두자라고 마음 먹는다. 

하지만 일단 해 보면 5분 후에도 계속 하게 된다. 탄력을 받기 때문이다.

일할 때보다 일에 돌입하기 전에 '귀찮다. 

힘들 것이다'란 생각을 없애는 게 핵심.



(끝)



반응형

  
,

외향적인 직원의 성과가 더 높을까?   

2013. 4. 29. 09:34
반응형


우리는 보통 영업사원으로 적당한 사람을 뽑을 때 내성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곤 합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고객에게 친화적이고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적극적이며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내성적인 사람보다 더 높은 영업 성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의 그러한 특성들(친사회적, 적극적, 자기주장이 뚜렷한, 의욕적인…)이 실제로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까요? 많은 학자들은 외향적인 성격이 도매영업, 건강 및 피트니스 영업, B2B 영업, 제약 영업 등의 성과와 상관성이 미약하고 일관적이지도 못하다는 결과를 여러 차례 내놓았습니다. 



출처: http://www.salesprogress.com/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Adam M. Grant) 역시 실증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외향성이 어느 정도까지는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성과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그랜트는 말합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각각 지닌 양향적인 사람(ambivert)의 성과가 가장 높다는 것이죠.


그는 모 회사에서 아웃바운드 콜을 통해 영업하는 340명의 콜센터 직원들에게 설문을 돌려 그들의 성격적 특성을 파악했습니다. 그런 다음, 3개월 동안 직원 각자가 기여한 매출 정보를 수집했죠. 3개월이 지나고 분석을 실시하자 그랜트가 예상했던 가설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매출 패턴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거꾸로 된 U자 곡선을 따랐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양향적인 직원의 성과는 시간당 155달러였던 반면, 외향적인 직원은 시간당 125달러, 내성적인 직원은 시간당 12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3개월 동안 양향적인 직원들은 내성적인 직원들보다 24퍼센트, 외향적인 직원들보다 32퍼센트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친절함, 양심, 개방성, 신경증성과 같은 다른 성격 특성들은 이런 성과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죠. 외향성의 정도가 성과의 차이를 발생시켰던 겁니다.


그렇다면 왜 외향적인 특성이 높은 사람들의 성과가 양향적인 사람들(외향성 정도가 중간인)보다 낮을까요? 그 이유는 첫째, 고객의 관점보다는 자신의 관점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고객과의 대화를 지배하게 되어 고객의 니즈와 관심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죠. 둘째, 매우 외향적인 사람들은 고객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열정적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려는 말과 행동이 고객에게는 강요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죠. 고객은 그런 영업사원에게 방어적이고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향적인 사람은 적절하게 적극적이고 적절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그리고 동시에 고객의 말을 잘 듣고 잘 반응하기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에 비해 영업 성과가 더 높은 것이라고 그랜트는 설명합니다. 외향적이어야 영업을 잘한다는 우리의 통념은 옳지 않다는 게 그랜트의 연구가 뒷받침합니다.


직무 특성상 고객이나 외부인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을 채용할 때 외향성에 높은 비중을 두기보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적절히 겸비한 사람에게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그랜트의 연구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일 겁니다. 직원들을 교육시킬 때도 마찬가지겠죠.



(*참고논문)

Grant, A. M., Campbell, C. F., Heevner, H., Schumaker, J., & Tugman, J. Rethinking the Extraverted Sales Ideal: The Ambivert Advantage. Forthcoming in Psychological Science


반응형

  
,

구체적인 생각이 미루는 습관을 없앤다   

2013. 4. 26. 09:17
반응형


요즘처럼 할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신경을 분산시키는 여러 가지 오락거리와 SNS가 많으면 어떤 일을 제때 시작하여 제때 끝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할일 목록(To-Do List)에 쌓인 일들을 바라보며 '언제 저것을 다 하나'란 부담감을 회피하고자 오히려 다른 곳에 신경을 집중하여 할일을 잊고자 하죠. 어제 이러한 미루기 습관을 줄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어떤 일을 미루었다가 낭패를 겪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면 효과가 있다는 글을 올렸는데, 오늘은 그 글에 이어 또 하나의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션 맥크리어(Sean M. McCrea)와 동료 연구자들은 구체적인 인상을 갖도록 만들면 미루려는 동기가 감소한다는 점을 실험으로 밝혀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루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일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일의 전체적인 맥락이 어떠한지 등에 관한 상세사항들이 머리 속에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맥크리어는 가정했습니다. 



출처: howto.drprem.com



어떤 일을 추상적으로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말을 써서 표현하는 것이 미루려는 동기를 약화시킬 거란 생각을 가졌던 것이죠. 예를 들어 단순히 '욕실 청소를 하자'라는 생각을 떠올리기보다는 욕실을 청소했을 때 반짝거릴 욕조와 욕실에 느껴질 향기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청소를 미루려는 마음을 억제하고 바로 청소하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맥크리어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34명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일기 쓰기, 은행 계좌 개설하기 등과 같은 10가지 활동 각각이 내재하고 있는 특징을 2개의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요청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에게는 어떤 사람이 각각의 활동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관하여 2개의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했죠. 그런데 이런 요청은 이메일로 발송되었고 학생들은 작성 후에 이메일로 답장을 보내야 했죠.


그 결과, 활동의 특징을 표현하라고 요구 받았기에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렸던 첫 번째 그룹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떠올리도록 요청 받은 두 번째 그룹이 마감일을 더 잘 지킬 뿐만 아니라 더 빨리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크리어는 좀더 확인을 위해 5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후속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그룹에게 "새는 (      )의 일종이다"라는 문장을, 두 번째 그룹에게는 "(        )은 새에 속한다"라는 문장을 완성하도록 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추상적인 대상을, 그리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구체적인 대상을 떠올리도록 만들기 위해서였죠. 


이런 문장 20개를 이메일로 보낸 후에 언제까지 답장이 오는지 관찰하자 역시 구체적인 대상을 떠올리도록 요청 받은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이 마감일을 잘 준수하는 경향을 보였고 더 빨리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흥미롭게도 맥크리어는 세 번째 실험에서 점묘법으로 그려진 그림의 일부를 확대하여 본(세세한 붓 터치를 자세히 본) 참가자들이 그림 전체를 본 참가자들보다 약속을 더 잘 지킨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이 실험 결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명확합니다. 어떤 과제를 추상적으로 떠올릴 때보다는 과제를 수행할 때의 세세한 과정과 그때 경험하게 될 미묘한 감정과 끝마치고 나서 느껴질 성취감 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과제 수행을 미루려는 경향이 덜 해진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렇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뚜렷하게 가지는 과정 속에서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막막한 감정이 누그러지기 때문인 듯 합니다.


지금 어떤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그 과제의 근본적인 취지나 추상적인 효과를 떠올리기보다는 세세한 수행 과정을 하나씩 짚어보는 게 좋을 겁니다. 마감일에 임박해서 부랴부랴 과제를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해치우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McCrea, S. M., Liberman, N., Trope, Y., & Sherman, S. J. (2008). Construal level and procrastination. Psychological Science, 19(12), 1308-1314.


반응형

  
,

미루는 자신을 용서해야 미루지 않는다   

2013. 4. 25. 09:23
반응형


여러분들은 어떤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뜸'을 들이며 차일피일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까? 그리 어려운 과제도 아니라서 수행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몇날 며칠 '그걸 해야지'란 생각만 머리 속을 돌아다닐 뿐 오락거리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과제 마감일이 다 되어 허겁지겁 과제를 끝마치던 경험, 아마 여러분들에게 자주 있었고 지금도 그런 상태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학생들은 교수가 일주일의 시간을 주며 숙제를 내주면 기한이 너무 빠듯하다고 불평하며 일정을 늘려 줄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15일 정도로 기한을 늘려 줘도 13일째까지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다가 14일째 가서야 부랴부랴 숙제하느라 밤을 새기도 하죠. 이를 '학생 증후군'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합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죠.





이렇게 '미루는 습관'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고, 과제에 따른 중압감을 회피하려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고, 지나치게 느긋한 개인의 성격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원인들은 결국 '자기 통제'의 실패로 귀결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의 미루는 습관은 학업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책감 같은 감정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이러한 '미루기'가 폭식, 과소비, 도박, 성적 탐닉 등과 같이 '자기 통제'의 실패이자 '자기 파괴적인' 행동의 일종이라고 설명합니다. 수행해야 할 과제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아도 차일피일 미루는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오히려 과제 수행을 미루려는 무의식적인 동기가 더욱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마이클 볼(Michael J.A. Wohl)과 동료 연구자들은 이 점에 착안하여 '자기 용서'가 미루는 습관을 줄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볼은 물리학 개론 과목에 등록한 134명의 학생들이 첫 번째 중간고사를 치르기 직전에 '미루기 습관'의 정도와  '미루는 것에 대한 자기 용서'의 정도를 알기 위한 설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첫 번째 중간고사와 두 번째 중간고사 사이에 "미루는 습관이 얼마나 첫 번째 중간고사 성적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했죠.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두 번째 중간고사 직전에 "두 번째 중간고사를 위해 공부를 할 때 어느 정도로 미루었는가?"란 질문에 답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자기 용서'의 정도가 높을수록 두 번째 중간고사 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이 덜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꿔 말하면, 첫 번째 중간고사를 대비할 때 공부하기를 미뤘던 자기 자신을 용서할수록 뒤이어 실시되는 두 번째 중간고사 준비를 좀더 잘했던 겁니다. 미루는 자신에게 벌을 줘야 다음 시험준비를 미루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는, 일반의 상식과는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오히려 이번 시험 공부를 차일피일 미뤘던 스스로를 용서하며 죄책감을 벗어내야 다음 시험도 잘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무언가를 미루면 죄책감이 동반되고 그 죄책감을 스스로 용서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기 파괴적인 동기가 커져 더욱 미루게 된다는 점, 미루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죄책감을 덜어내야 다음의 일을 미루지 않게 된다는 점이 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여러분이 현재 무언가를 계속 미루고 있다면 분명 마음 한켠에 죄책감이 차오르고 있을 겁니다. 그런 죄책감을 외면하고자 인터넷 가십 기사에 집중하거나 카카오톡으로 채팅에 열을 올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미루고 있는 자신을 제3자의 입장에서 용서하고 자신을 객관화해 보세요. 다음 번에는 덜 미루는, 아니 제때 준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논문)

Wohl, M. J., Pychyl, T. A., & Bennett, S. H. (2010). I forgive myself, now I can study: How self-forgiveness for procrastinating can reduce future procrastination.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8(7), 803-808.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