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드 '변두리 로켓'에서 경영을 배우다   

2016. 2.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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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동안 일드(일본 드라마) 보는 재미에 빠졌습니다. <변두리 로켓>, <저물어 가는 여름>, <오리엔탈 특급 살인사건>, <런치의 앗코짱>, <천황의 요리사> 등을 봤는데,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고 군더더기 없는 드라마 스타일이 좋더군요. 5편 내외의 짧은 연속극이지만, 드라마의 여백이 충분하고 할 이야기는 다 하고 넘어갑니다. 억지로 '러브 라인' 같은 걸 넣지 않아서 더욱 좋죠. 막장 코드와 신데렐라 코드가 기본으로 들어가고 배우들의 과도한 음성 데시벨과 표정이 난무하는 한국 드라마와 비교하니, 조미료 안 들어간 담백한 음식을 먹는 듯 합니다.


또한, 이런 일본 드라마들은 기업과 경영자의 경영철학 관점에서도 좋은 참고서가 되기도 합니다. 제가 연휴 동안 본 일드 중에서 <변두리 로켓>은 특히 경영에 많은 시사점을 주는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인 ’츠쿠다 제작소’의 츠쿠다 사장은 원래 일본항공우주센터에서 로켓 엔진을 연구하던 연구원이었는데, 본인이 책임지고 개발한 ‘세이렌’이란 엔진의 결함으로 발사된 로켓이 궤도를 이탈하는 바람에 폭파시켜야 했던 아픈 경험이 있는 사람입니다. 발사 실패의 책임을 지고 퇴사한 후에 츠쿠다는 아버지가 물려준 츠쿠다 제작소의 사장으로 부임하지만, 여전히 로켓 엔진 개발의 꿈을 버리지 못해서 본업 외에 로켓 엔진 밸브 개발에 투자하고 결국 특허까지 취득합니다.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 모든 줄거리를 말할 수 없지만, 이 5편짜리 짧은 드라마 시리즈가 경영에 주는 시사점을 요약하고자 합니다(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생각이니, 드라마를 보시고 각자 시사점을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먼저 이 드라마는 기업 경영에 있어 ‘꿈’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합니다. 츠쿠다 사장은 로켓 엔진 밸브 개발에 주력하느라 다른 제품 개발과 판매에 조금은 무감한 사람으로 나옵니다. 이를 본 직원들은 돈이 될 것 같지 않은 엔진 밸브 개발에 ‘미친’ 사장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죠.


이러한 불만은 ‘나카시마 정기’라고 하는 악덕기업이 츠쿠다 제작소의 기술을 버젓이 카피해 놓고 오히려 츠쿠다 제작소가 자기네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건 후에 더욱 커지게 됩니다. 나카시마 정기는 소송을 질질 끌며 자금난에 허덕이는 츠쿠다 제작소가 저절로 항복을 선언하면 주식을 양도 받아 자기네 산하에 두려는 심산이었습니다. 츠쿠다 사장은 주거래은행을 찾아가서 자금 융통을 부탁하지만, 지점장이란 사람은 ‘은행도 비즈니스다’를 말하며 외면합니다. 오랫동안 거래해 왔고 츠쿠다 제작소의 역사와 철학을 잘 아는 은행임에도 단칼에 자금 대출을 거부하죠. 중소기업 하나쯤 도산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식이었습니다.


여기에서 저는 은행의 역할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비즈니스 측면으로 본다면, 지점장의 말처럼 은행도 돈을 벌고 리스크를 회피해야 할 입장이기에 츠쿠다 제작소의 요청을 거부하는 게 맞을 수 있겠죠. 하지만 은행이 그런 입장을 견지한다면, 고리대금업자나 사채업자와 다를 게 뭐가 있을까요? 거대 은행의 눈에는 수많은 중소기업 중 하나라서 ‘망해도 우리는 괜찮아’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런 중소기업들이 하나 둘 무너지고 대기업들이 장악하는 시장이 된다면, 과연 은행은 무엇 때문에 존재하는 걸까요? 주거래 은행이라면 업체를 재무제표로만 평가할 것이 아니라 경영자가 어떤 꿈을 지니고 있는지, 그 꿈은 얼마나 가치 있는지, 그 꿈이 실현되도록 하려면 은행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스스로 질문 던져야 하지 않을까요? 업체가 잘 나갈 때는 은행 돈 좀 대출하라더니 업체가 어려워지면 나몰라라 발을 빼는 것은 은행 스스로 자기네들의 격을 떨어뜨리는 행태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끄러움을 느끼지 못하는 은행이 있다면, 경영철학의 천박함을 스스로 증명해 보이는 것이겠죠.





츠쿠다 사장은 본인의 꿈 때문에 직원들이 불만을 가진다는 것을 알고 괴로워합니다. 경영자의 길이 ‘꿈을 추구하는 것인지’ 아니면 ‘직원들의 밥벌이를 보존시키는 것인지’를 놓고 번뇌합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기업은 꿈이 있어야 의미가 있다고 설득하지만, 당장 회사가 도산할 수 있는 마당이라 츠쿠다 사장의 설득은 직원들에게 먹히지 못합니다. 참 어려운 질문이지만, 이렇게 회사가 재무적으로, 그리고 법무적으로 위기인 상황에서 로켓 엔진 밸브와 같은 꿈을 잠시 보류하는 게 좋을까요? 쉽게 답할 질문은 아닙니다. 일단 생존해야 꿈이고 뭐고 꿀 수 있는 게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꿈이 있어야 기업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여러분은 어떤 견해인가요? 드라마를 보며 스스로 질문을 던져 보기 바랍니다. 여기서 은행의 역할을 다시 언급할 수밖에 없습니다. 기업이 자금상 어려움에 빠져서 꿈을 추구하기에 어려운 상황이라면 그 꿈을 보호하는 것이 은행의 임무 아닐까요? 기업주와 직원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무시할 일일까요?


두 번째가 경영에 주는 시사점은 ‘제국 중공’이라는 대기업 내의 의사소통 문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국 중공의 CEO는 로켓 개발 프로젝트를 지시하는데, 순수하게 자체 기술과 부품으로 로켓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을 천명합니다. 로켓 기술이 앞선 외국 업체들의 갑질에 놀아나지 않겠다는 게 이런 원칙을 세운 이유였죠. 헌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중요 부품인 엔진 밸브에 대한 특허를 츠쿠다 제작소가 이미 가지고 있었던 거죠. 프로젝트 총괄 책임을 맡은 자이젠 부장은 난감해 하던 끝에 츠쿠다 사장을 만나 제국 중공에 특허를 팔 것을 제안합니다. 그렇게 하면 CEO가 세운 원칙을 그나마 충족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죠. 츠쿠다 사장은 거액의 특허 매각 대금을 제안하는 자이젠 부장의 말에 고민에 빠집니다. 자금 부족에 숨통을 틀 수 있는 돈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츠쿠다 사장은 제안을 거부하고 자기네가 부품을 공급하도록 해달라고 역제안을 합니다. 자신과 직원들이 개발한 기술을 그렇게 쉽사리 내놓을 수 없다고 판단했던 거죠. 이 때도 직원들은 츠쿠다 사장의 결정에 불만을 갖습니다. 거액이 들어오면 생활의 안위를 보장 받을 수 있는데, 사장이 멋대로 고집을 부린다고 봤기 때문이었죠. 제국 중공의 자이젠 부장은 본성이 착한 사람이고, 츠쿠다 제작소를 견학하고 깊은 인상을 받은 터라 엔진 밸브를 공급 받는 쪽으로 결정을 내립니다.


저는 이 부분을 보면서 거대기업의 의사소통 문제, 그 전형을 보았습니다. 제국 중공의 관리자들은 ‘100% 자체 부품으로만 로켓을 개발한다’는 CEO의 원칙에 누를 끼칠까봐 츠쿠다 제작소가 특허을 가지고 있다고 CEO에게 보고를 못하고, 츠쿠다 제작소의 엔진 밸브 기술이 세계 최고이니 부품을 공급 받는 것이 좋다는 것조차 CEO에게 보고를 못합니다. 자이젠 부장과 CEO 사이에 위치한 본부장은 CEO의 심기를 건드리면 본인 출세가 지장을 받을까만 전전긍긍하죠. 그 때문에 로켓 개발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는데도 말입니다. 의사소통에 있어 ’옥상옥 문제’를 발견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반면, 츠쿠다 제작소는 츠쿠다 사장과 영업부장, 경리부장, 사원 대표 등이 모두 한 테이블에 모여서 늘 토론하는 모습을 드라마에서 보입니다. 서로 갈등하면서 큰 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그런 갈등이 개인적인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생겨난다는 점을 구성원 모두 공감하고 있었죠. 이런 공감과 목적 일치가 바로 ‘신뢰감’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제국 중공의 관리자들(자이젠 부장, 본부장, CEO)이 특허 문제를 발견하고 바로 테이블에 모여 이마를 맞댔다면, 쓸데없는 눈치를 보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지 않았을 겁니다. 100% 자체 기술로만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의 밑바탕에 무엇이 있었는지 망각하지 않았을 겁니다. 기업이 커지면 어쩔 수 없이 의사결정 단계가 많아지고 ‘게이트 키퍼’도 많아지며 의사 전달의 왜곡이 많아지는, 관료주의가 만연해집니다. 이렇게 되지 않도록 막고 대비하는 것이 CEO의 주요 역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CEO라면 명심할 사항입니다.





그렇다면 세 번째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기술적 우위가 있다면 중소기업이라 해도 큰 소리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렇게 되기가 쉽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제국 중공은 츠쿠다 제작소의 엔진 밸브를 공급 받기 전에 자기네들이 정한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고집합니다. 이것은 자이젠 부장을 견제하려는 본부장과, 야심이 지나친 토미야마의 계략이었습니다. 일부러 테스트를 상당히 어렵게 해서 츠쿠다 제작소의 부품 공급이 아니라 특허 사용 쪽으로 돌리려는 것이었죠. 토미야마를 중심으로 한 제국 중공의 테스트팀은 츠쿠다 제작소를 방문해서 생트집을 잡으면서 직원들을 참담케 만듭니다. 


이때, 직원들 중 하나가 ‘우리처럼 세계 최고의 엔진 밸브 기술을 가진 기업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회사라면, 우리도 그들을 높이 평가할 수 없다.’라고 말합니다. ‘우리를 낮게 평가한다면, 그들의 실력 역시 형편없다’는 역발상적인 마인드는 바로 엔진 밸브라는 우수한 자체 기술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너희들 말고도 우리의 엔진 밸브를 다른 회사(외국 기업)에 납품할 수 있다’라는 것은 기술 기업에서나 나올 수 있는 자신감입니다. 그리고 그런 기술은 츠쿠다 사장을 중심으로 직원들이 함께 추구한 꿈에서 비롯된 것이죠. 거대 기업에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힘(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상황이라도)은 누구도 모방하기 힘든 기술에서 나옵니다.





이 밖에 이 드라마는 여러 가지 시사점을 주는데, 츠쿠다 제작소를 괴롭히던 나카시마 정기가 중간에 소송을 취하하고 오히려 화해금을 물게 된 이유에서 또 하나를 찾을 수 있습니다. 츠쿠다 제작소를 변호하던 변호사(츠쿠다 사장의 전 부인의 친구)는 인맥을 동원하며 나카시마 정기의 작태를 고발하는 기사를 신문에 내도록 합니다. 드라마에서 보이는 기사의 크기는 고작 손바닥보다 작았지만, 나카시마 정기는 기업의 위신에 먹칠이 칠해졌다는 인식으로 소송을 취하하고 판사의 화해 권고도 수용하죠. 악덕기업이긴 했지만 염치를 알고 명예를 중요시하는 기업이 내릴 수 있는 결정이었습니다. 


이 장면을 보면서 우리나라 기업 같으면 어떨지, 대입해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이라고 거의 자동적으로 대답하는 문화에서 돈을 벌 수만 있다면 법적 테두리 안에서는(혹은 법을 몰래 위반해서라도) 뭐든 해도 좋다는 인식이 어느새 우리나라 산업계를 물들인 것 같은 느낌 때문이었습니다. 기업이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윤리는 ‘부끄러움을 아는 것’이지 않을까요? 이 짧은 드라마가 우리에게 전하는 깊은 울림 중 하나입니다.


제국 중공에 테스트 제품을 보낼 때 일부러 불량품을 보낸 직원(츠쿠다 제작소의)에게 츠쿠다 사장이 보인 행동은 약간 ‘닭살스러운’ 측면도 없지 않지만 직원의 실수를 벌 주는 것보다 너그러이 감싸는 것이 장기적으로 윈-윈 할 수 있는 길임을 보여줍니다. 불량품을 보내는 바람에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제국 중공에게 머리를 조아려야 했음에도 츠쿠다 사장은 왜 그 직원을 벌 주지 않았을까요? 그건 직원의 방법은 옳지 않았지만 그 의도가 ‘선’했음을 알기 때문이었습니다. 직원은 제국 중공의 테스트에 떨어진 후에 제국 중공으로부터 특허 사용료를 받는 것이 회사를 살릴 수 있는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그렇게 단독으로 행동했던 겁니다. 츠쿠다 사장은 겉으로 드러난 행동보다 그 의도를 먼저 살필 줄 아는 경영자로서 귀감을 보입니다. 





드라마는 츠쿠다 제작소의 엔진 밸브를 단 로켓이 하늘을 힘차게 날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끝을 맺습니다. 꿈이 현실이 되었고, 츠쿠다 사장은 새로운 꿈(인공심장 밸브 개발)을 향해 또 나아갑니다. 꿈을 잃거나 모르고 그저 돈을 버는 데 급급하다면 ‘좀비기업’이 아니고 무엇일까요? 그 꿈이 기업의 진정한 존재 목적임을 <변두리 로켓>은 일본 드라마 특유의 잔잔한 구성과 절제된 대사 속에서 웅변하고 있습니다.



(*제가 본 <변두리 로켓>은 2011년에 방영된 것이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2015년에 리메이크된 드라마에서 얻은 것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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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 내 서열은 협력을 저해한다   

2016. 1. 18.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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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기업 내에서 서열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CEO를 비롯해 임원, 부장, 차장, 과장, 대리, 사원으로 이어지는 직급은 군대의 계급을 연상시킵니다. 의사결정 권한의 차이, 가용 자원의 차이, 보상의 차이, 재량의 차이 등이 바로 직급(또는 직위)에 따라 결정됩니다. 이런 서열 체계는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 사실이고 통일된 방향으로 조직을 이끄는 데에도 유용합니다. 인간의 진화적 특성상 조직 내에서 누가 윗사람이고 누가 서열이 낮은지를 수시로 평가하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서열을 정해 놓는 것이 불필요한 ‘신경전’을 막고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효과를 주기도 하죠.


하지만 서열이 구성원들의 협력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직의 효율을 위해서도, 인간의 진화적 특성상 적절하다 해도, 조직의 위계체계를 서열 기반으로 구축하고 여러 가지 권한을 서열에 따라 명시적으로 제한하는 강력한 제도를 운영한다면, 수평적인 협력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를 링컨 파크 공원의 영장류 연구센터에서 일하는 캐서린 크로닌(Katherine A. Cronin)과 동료 연구자들이 인간을 대상으로 한 게임을 통해 주장합니다.



크로닌은 10명의 참가자들에게 컴퓨터로 과제를 수행하게 하고 각자가 얻은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매긴 후에 참가자들에게 각자의 순위를 알려 주고 둘 씩 짝을 이루게 했습니다. 상대방의 순위가 몇 등인지 아는 상태에서 각자에게 20유닛을 주고 공동계좌에 투자하도록 했죠. 하지만 상대방이 매번 얼마나 투자했는지는 모르게 하고, 공동계좌에 모인 돈이 20유닛에 도달했는지 안 했는지만 알려 주었습니다. 만일 공동계좌에 20유닛 이상이 모이면(즉 투자에 ‘성공’하면), 크로닌은 공동계좌의 돈을 40유닛으로 늘려주었습니다.


성공한 참가자들(공동계좌에 20유닛을 모은 참가자들)은 최후통첩게임에 임했습니다. 두 명 중 순위가 높은 자가 순위가 낮은 자에게 40유닛 중에 얼마를 줄지를 제안하면, 순위가 낮은 자는 그 제안을 수용할지 말지 결정하는 게임이었죠. 만일 순위가 낮은 자가 제안을 거절하면, 순위가 낮은 자는 두 사람의 순위 차이를 당첨 확률로 환산한 복권(당첨액은 40유닛)을 받았습니다. 순위 차이가 클수록 복권의 당첨 확률이 작았죠. 최후통첩게임을 하게 한 것은 공동계좌에 투자하려는 동기가 참가자들의 순위에 따라 달라지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즉, 나중에 순위가 높은 자가 자원 할당 권한이 있다는 것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을 때, 순위가 낮은 자가 어떻게 행동할지를 보려는 의도였죠.


이렇게 순위를 매긴(그리고 알려준) 조건과 순위를 매기지 않고 진행한 조건(대조군)을 비교해 보니, 순위가 매겨진 조건일 때 투자가 성공하는(공동계좌에 20유닛 이상 도달) 경우가 더 적었습니다. 컴퓨터 과제를 통해 순위를 정하지 않고 그냥 임의로 순위를 정해 주었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순위가 존재할 때보다 순위가 없을 때 각 참가자의 평균 투자액이 확실히 컸습니다. 그리고 순위가 높은 자보다 순위가 낮은 자의 평균 투자액이 낮았고, 그것이 투자 실패(공동계좌에 20유닛 미 도달)의 이유였습니다. 이러한 경향들은 두 사람의 순위 차이가 클수록 크게 나타났습니다.





이 실험의 상황을 기업에 대입시켜 보면, 공동계좌에 투자하는 것은 매출액이나 이익 달성을 위해 구성원 각자가 기여하는 것이겠죠. 크로닌의 실험 결과를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구성원들의 서열 차이가 뚜렷할수록 서열이 낮은 자들의 기여가 서열이 높은 자보다 낮다는 결론에 이릅니다. 이것을 직급이 낮은 자들의 노력이나 업무 성과 자체가 얼마되지 않는다는 뜻으로 오해하지 말기 바랍니다. 이 부분은 서열의 뚜렷한 차이가 협력하려는 의지를 약화시킨다는 정도로만 이해해야 합니다. 성과물을 배분하고 그 배분율을 결정하는 권한이 적거나 없다면,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매진할 동기가 저하된다는 뜻으로 보면 좋겠습니다.


크로닌의 실험으로 유추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시사점은 직급 단계의 축소와 권한이양이 조직의 협력을 증진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실무자가 바로 결정해야 할 사안도 층층이 쌓인 윗사람들의 결재나 재가를 받아야 한다면 당초 의사결정의 일사불란함을 목적으로 했던 위계체계가 의사결정의 속도를 크게 저하시키고 실무자들의 기여 동기를 떨어뜨릴 겁니다. 직급 단계(혹은 직위나 호칭)가 많고 ‘위인설관’의 옥상옥 구조를 취하는 어느 기업에서 ‘협력’이라는 사훈이 벽에 붙어 있더군요. 그저 윗사람 말을 잘 들으라는 훈계 같았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떤가요?



(*참고논문)

Cronin, K. A., Acheson, D. J., Hernández, P., & Sánchez, A. (2015). Hierarchy is Detrimental for Human Cooperation. Scientific reports, 5, 18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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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은 완벽한 상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2016. 1. 14.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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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생기고 능력도 뛰어나고 직원들에게 예의까지 바른, 모든 면에서 완벽한 사람이 여러분의 상사로 있을 때 여러분은 그를 어떻게 생각할까요? 1에서 10까지 호감도를 측정한다면 그에게 몇 점을 주고 싶을까요? 그런 상사에게 호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겠지만, 그러면서도 마음 한 켠에는 그를 향한 질투의 감정이 도사리고 있을 겁니다. 처음에는 부러움으로 시작된 감정이 너무나 완벽한 그의 모습을 자주 접하면서 질투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죠.


입장을 바꿔서, 여러분이 그 완벽한 상사라고 한다면 완벽함에 완벽함을 더욱 기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가지는 호감이 상승하지는 않을 거라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오히려 '지나친(extreme)' 완벽함은 질투라는 불씨에 기름을 붓는 격이니까요? 엘리엇 에런슨(Elliot Aronson)이 1966년에 출판한 고전적인 논문을 보면 직원들의 '나'에게 느끼는 호감을 높이기 위한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완벽함을 포기하는 것이 호감을 높이는 빠른 방법이라는 것이죠.



출처: thoughtcatalog.com



에런슨은 미네소타 대학교 학생 48명을 모아서 그들에게 대학생 대상의 퀴즈 프로그램 '칼리지 볼(college bowl)'의 내용을 음성으로 들려주었습니다. 학생들 모두 네 가지 내용을 들었는데, 첫번째는 퀴즈 문제를 아주 능숙하게 맞히는 상황(정답률 92%)을, 두번째는 보통의 실력자가 퀴즈 문제를 맞히거나 틀리는 상황(정답률 30%)이었습니다. 그리고 세번째와 네번째 음성에는 각각 첫번째, 두번째 상황의 퀴즈 참가자가 커피를 쏟는 소리가 뒷부분에 첨가되었죠. "오 마이갓! 새로 산 옷에 커피를 쏟아 버렸네!"


에런슨은 그후 학생들에게 각 퀴즈 참가자의 호감도를 평가하도록 했는데, 학생들은 커피를 쏟는 상황이 없을 때 뛰어난 참가자에게 20.8의 호감도를, 보통 실력의 참가자에겐 17.8의 호감도를 주었습니다. 퀴즈 실력이 뛰어난 참가자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높긴 하지만 그리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커피를 쏟는 상황이 추가되자 뛰어난 참가자의 호감도는 30.2로 급등하고 반면에 보통 실력의 참가자는 -2.5로 뚝 떨어져 버렸습니다. 3점에 불과했던 차이가 32.7로 크게 늘어나 버렸던 겁니다.



출처: rubymediagroup.com



모든 면에서 완벽한 상사를 직원들은 존경할지 모르지만, 그 능력이 자신들이 다가설 수 없는 수준으로 높다면 그를 다른 상사들보다는 더 좋아하지는 못할 거라는 점을 에런슨의 간단한 실험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 호감도를 높이고 싶다면 인간적인 약점이나 서툼, 혹은 나약함을 드러내는 것이 호감도를 높이고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걷어낼 수 있습니다. 너무 완벽해서 '재수 없다'는 인상은 완벽해지지 않음으로써 지울 수 있는 것이죠. 


호감은 '나와 비슷하다'라는 동질감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직원들과 잘 어울리고 그들로부터 지지를 얻고자 한다면 '나는 직원들과 달리 완벽한 상사여야 해'라는 강박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좋습니다. 완벽함 자체가 직원들의 호감을 떨어뜨린다기보다 완벽해지려는 시도가 직원들로부터 반감을 사기 마련이니까요. 



(*참고논문)

Aronson, E., Willerman, B., & Floyd, J. (1966). The effect of a pratfall on increasing interpersonal attractiveness. Psychonomic Science4(6), 227-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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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대한 새해 목표는 스트레스다   

2016. 1. 4.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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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새해가 밝았다. 신년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며 으레 사람들은 1년 간 달성하고픈 목표를 세운다. 금연하기, 다이어트하기와 같은 단골 목표뿐만 아니라 개인의 발전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필요한 목표들로 신년 다이어리의 첫 페이지가 채워질 것이다. 목표는 삶의 동력이고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얻는 보상은 분명 유익하다. 하지만 목표를 수립하는 ‘현재의 나’가 목표를 달성해 갈 ‘미래의 나’에게 너무 큰 기대를 걸어서는 곤란하다.


프린스턴 대학교의 에밀리 프로닌은 학생들에게 간장과 케첩이 섞인 역겨운 액체를 마시도록 했다. 지금 당장 마셔야 한다면 혹은 다음 학기에 마셔야 한다면 얼마나 마실 수 있을지를 각각 물었더니, 학생들은 지금보다 다음 학기에 훨씬 많이 마실 수 있다고 답했다. 현재의 나보다 미래의 나가 역겨움을 더 잘 참을 거라 가정한다는 뜻이다. 간장-케첩 음료는 지금도 역겹고 나중에도 똑같이 역겹다. 시간이 흐른다 해서 역겨움에 대한 내성이 생길 리 없고 목표 달성의 고통이 적어질 리 없지만, 미래의 나는 현재의 나보다 무엇이든 잘 극복한다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한다. 





이렇게 미래의 나에게 목표 달성의 의무를 떠넘기는 오류 때문에 신년에 세운 목표는 연말이 되도록 실천되기는커녕 다시 내년 다이어리에 또다시 올라가 버린다. 그러니 현재의 나가 하기 힘든 일이라면 미래의 나도 하기 힘든 일이라 간주해야 한다. 그러니 10Kg을 감량하겠다는 식으로 원대한 목표치를 잡고 그런 목표를 여러 개 잡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신년 목표가 과하거나 많으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고 생산적으로 써야 한다는 압박감이 가중된다. 사람들은 휴일에도 자신이 어떤 영화를 보았고 어디를 구경했으며 누구와 어떤 식사를 했다는 내용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본인이 얼마나 시간을 알차게 썼는지를 자랑한다. 휴가를 떠나면서도 열심히 산 자신에 대한 선물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바쁘게 살거나 적어도 바쁘게 사는 것처럼 보여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 친구들이 만나면 서로 얼마나 바쁜지 ‘배틀’을 벌이는 광경은 얼마나 우스운가?


시간을 허투로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은 당연히 스트레스를 야기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런 스트레스가 뇌를 쪼그라뜨린다는 데 있다. 의학자인 브루스 매키언은 스트레스 때문에 뇌 구조가 변형될 수 있음을 밝혀냈다. 그는 쥐들을 3주 동안 하루 3~4시간씩 묶어놓고서 뇌를 관찰했는데, 뇌에서 가장 복잡한 부위인 전전두엽과 학습과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의 뉴런이 쭈글쭈글하게 수축되었다. 쥐들을 풀어놓은 후에 뇌는 정상으로 돌아갔지만, 늙은 쥐들은 아예 회복하지 못했다. 매키언은 이런 스트레스가 사회경제적 자원이 적은 사람, 자존감이 낮은 사람, 운동을 적게 하는 사람에게 특히 큰 타격을 준다고 말한다. 그러니 현재의 상황을 개선시키기 위해 애쓰는 사람일수록 본인의 스트레스가 원대한 신년 목표가 아닌지 살펴 볼 일이다.





원대한 목표를 잡아야 조금이나마 목표에 가깝게 다가가지 않겠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사자를 그리려고 해야 고양이라도 그릴 수 있다며 말이다. 일리가 없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원대한 목표를 세우자마자 스스로를 실패자로 낙인 찍는다는 것에 주의하라. 하루가 지나고 몇 개월이 흘러도 10Kg이란 목표는 너무 멀어보인다. 체중계에 올라설 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것도 지겹고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못 먹는 스트레스도 힘들다. 매일 매일이 실패의 연속이니 체중 감량이란 목표에서 달아나고픈 마음이 든다. 결국 ‘치맥’의 유혹에 빠지는 바람에 실패를 확인하고 만다.


방법은 다이어리를 장식한 당신의 신년 목표에 빨간줄을 긋는 것이다. 그리고 매일 하고 싶은 일을 1~2개만 써넣어라. 10Kg 감량 목표 대신 하루 30분씩 걷기라든지, 책 1권 쓰기 대신에 하루 1페이지씩 쓰기를 목표로 설정하는 것이다. 그러면 매일 성공을 경험할 수 있다. 작은 성공이 차곡차곡 쌓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매일 힘을 얻을 수 있고 결국 큰 성공을 이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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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나의 10대 뉴스   

2015. 12. 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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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상투적으로 하는 말이긴 하지만 정말로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2015년을 뒤돌아 보면서 저에게 큰 의미를 주었던 10가지 사건들을 정리해 봅니다. '나의 10대 뉴스'!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1. 연희동 시대 개막

2015년을 시작하면서 광화문에 있는 오피스텔로 사무실을 옮겼습니다. 그전에 있던 삼성동 사무실보다 훨씬 넓어서 여럿이서 함께 일하고 회의할 수 있었죠. 하지만 '신발 벗고 들어가는' 오피스텔의 특성상 official하다기보다 private한 공간이라는 느낌이 강했죠. 물론 '집필실'로는 최고의 공간이긴 했지만요. 주택을 사무실로 개조해서 사용하는 '주택형 사무실'을 마음에 두던 중에 요즘 '핫'하다는 연희동에서 최적의 공간을 발견하고 바로 계약을 했습니다. 올 10월달에 말이죠. 얼마 전까지도 주택이었던 곳을 리모델링해서 사무 공간과 강의 공간을 만든, 제법 넓은 사무실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구할 수 있었습니다. 이름하여 인퓨처컨설팅의 '연희동 시대'가 막을 열었습니다. (서대문구 연희동 188-71, 301호)




현재 우리 사무실에는 저를 비롯하여 6명의 1인기업가들이 공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일을 하면서도 함께 협력할 부분이 있으면 시너지를 창출하는,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언제든 놀러 오세요.




2. <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 출간

<착각하는 CEO>에 이어 직장인들이 조직 내에서 경험할 수 있는 심리적 오류와 착각을 정리한 책입니다. 생각만큼 책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개인적으로 섭섭하긴 하지만, <착각하는 CEO>와 더불어 이 책을 통해 '조직의 심리학'을 일괄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조직 혹은 직장인들의 심리에 관심을 유지하겠지만, 이제는 다른 방향의 책을 써볼 생각입니다. 무엇이 좋을까요? 아이디어 좀 주세요.




3. <중요한학교> 개설

앞에서 언급했듯이 연희동 사무실에는 최대 30명이 앉을 수 있는 강의 공간이 있습니다. 회의만 하기에는 아까운 공간이죠. 그래서 여러 사람들에게 지식과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공간으로 그곳을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에 이르게 됐습니다. <중요한학교>는 철학, 예술, 경영, 심리, 상담 등 말 그대로 인생에 중요한 지식과 경험을 함께 나누고 전파하는 지식 공동체를 지향합니다. <중요한학교>는 성인들을 위한 '학원'이 아닙니다. 그래서 배우기만 하면 바로 써먹을 수 있다는 식의 교육은 절대 하지 않고 그럴 계획도 전혀 없습니다. '중요한 질문'과 '진지한 토론'을 통해 인생의 중요한 답을 하나씩 담아가는 교육이 <중요한학교>의 목표입니다. 이곳 <중요한학교>에서 중요한 질문을 가진 사람들과 중요한 만남을 경험해 보십시오.



첫 수업으로 '꽃꽂이로 나를 들여다보기'를 열었습니다. 참가자분들 모두 꽃꽂이로 어떻게 자신의 내면을 속속들이 꿰뚫어 볼 수 있는지 놀라워들 하셨죠. 만족도도 아주 높았고 자기가 만든 꽃을 자랑스러워 했답니다. 이 수업엔 영화배우 임수정씨도 함께 했지요. 앞으로 어떤 수업을 개설할지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4.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 운영

그동안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숍은 인하우스 교육으로만 진행해 왔었는데 2015년에는 처음으로 공개 워크숍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3월, 6월, 10월 모두 세 차례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을 운영하여 총 33명의 '시나리오 플래너'를 배출했고 높은 만족도를 얻었습니다. 시나리오 플래너들에겐 언제 어디서나 시나리오 플래닝을 교육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됩니다(로열티 없이). 2016년에도 분기별로 1회씩(아마도 3, 6, 9, 12월)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을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가를 원하시는 분들은 공지에 주목해 주세요.





5. 독일에서의 1개월

여행과 일을 겸해 1개월 가량을 독일에서 머물렀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짬짬이 베를린, 포츠담,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드레스덴 등 유서 깊은 독일 도시를 당일치기로 방문했고 1박 2일 동안 차를 몰아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 가보기도 했죠. 막판에는 말로만 듣던 독일 북부의 발트해에 발을 담가 보기도 했습니다. 1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곳에 터를 잡고 마치 그 지역 사람처럼 살아본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합리적인 문화에 무제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는 아우토반의 나라인 독일, 저에게는 잘 맞았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더 오랫동안 살아보고픈 곳이기도 하죠.




6. 자동차 교체

2015년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차원에서 1년 반 동안 몬 자동차를 처분하고 대신 저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기가 딱 좋은 자동차로 교체를 했습니다. 문짝이 두개 뿐이라서 뒷자리에 타고 내리는 분들이 언제나 '끙~'하는 신음 소리를 내곤 해서 미안한 마음이지만, 이 차로 교체하고 나서 웬일인지 전국적으로 돌아다녀야 하는 일들이 마구 생기더군요. 구입 후 4개월만에 마일리지가 1만 킬로미터를 넘어섰죠. 앞으로도 이 차와 함께 전국을 누벼야겠습니다.



7. 자동차 사고

9월 초 저녁에 귀가를 하다가 조수석 쪽 문이 들이받히는 사고를 당했습니다. 제가 1차로를 가고 있던 중에 2차로의 차가 갑자기 끼어드는 바람에 문짝부터 뒷펜더와 뒷범퍼까지 찌그러지고 말았죠. 그런 사고는 20년간 운전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입고시켜서 수리하기까지 1개월이 넘었습니다. 다행히 제 몸은 멀쩡했습니다. 사고대차로 받은 자동차는 이름값은 높았지만 저에게는 맞지 않아서 날렵하고 가벼운 파란둥이가 그리웠죠. 자동차 사고라는 게 100% 과실인 경우가 몇개 안 되더군요. 이 사고의 경우, 저의 과실도 20%가 있다고 해서 조금 억울했답니다. 법규가 그렇다니 어쩔 수 없지요. 안전운전(특히 방어운전)하세요.



8. 전국 10대 빵집 투어

방금 언급한 그 차로 전국 곳곳에 위치한, 유명하다는 빵집 10군데를 2박 3일에 걸쳐 순례하는 여행을 했습니다. 계속 빵을 먹어야 해서 막바지엔 질리기도 했지만 수박 겉핥기식으로나마 유명 빵집들의 성공 포인트를 찾아보려 했다는 측면에서 뿌듯한 경험이었죠. 아직까지 이 블로그의 Top으로 걸려 있을 만큼 인기있는 글이니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 여기를 클릭(http://www.infuture.kr/1501)하여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9. <상자 밖의 리더십> 특강 운영

리더십과 무관하다고 생각되는 여러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강사로 참여하여 각자의 오랜 경험들을 ‘내 삶을 이끄는 리더십’이라는 거울에 비춰보고 토론하는 , 이름하여 <상자 밖의 리더십> 특강을 세 차례 진행했습니다. '꽃꽂이와 리더십', '사주명리학과 리더십', '수비학과 리더십' 이렇게 세 번이었죠. 당초 여섯 차례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저의 개인적인 사정과 강사분 섭외의 어려움으로 세 번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 주제의 특강을 앞서 언급한 <중요한학교>에서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10. 드디어 OOOO

개인적으로 아직 밝힐 수 없는 빅 이벤트가 금년에 있었습니다. 무엇인지 궁금해도 안알랴줌~! 입니다. ^^



처음에 이 글을 쓸 때는 10개쯤은 쉽게 뽑을 수 있을 것 같았는데, 과거를 돌아보며 서로 경쟁(?)하는 크고 작은 사건들 중에서 '나의 10대 뉴스'를 선정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군요. 그만큼 저에게도 2015년은 다사다난했습니다. 2016년은 '다사'하더라도 '다난'하지는 않기를 기원해 봅니다.


즐거운 연말연시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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