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에서 인재를 채용하면 과연 좋을까?   

2015. 7. 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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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직책(혹은 직위)이라면 아무나 데려다 앉힐 수는 없습니다. 당연히 내외부에서 적임자를 물색하여 빈 자리를 채워야겠지만, 그 빈 곳을 내부 직원을 승진시켜서 채우는 것이 좋을지, 아니면 외부에서 채용하는 것이 나을지 고민이 좀 될 겁니다. 회사가 정체되고 활력이 떨어진 상황이라면 외부의 피를 수혈하는 것이 조직 분위기 쇄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반면, 내부 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외부인력을 채용했다가 성과는커녕 기존 직원들과 갈등(그 원인이 내부직원들의 텃세 때문이든, 외부에서 채용된 자의 만용이든)만 일으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됩니다. 그렇다고 내부 직원을 앉히자니 인력 쇄신의 의지가 참신해 보이지 않겠죠.




“내부 직원을 앉힐까, 아니면 외부인을 채용할까?” 이 질문의 답을 매튜 비드웰(Matthew Bidwell)의 연구를 통해 알아보죠. 그는 모 금융기관의 투자은행 부문에 근무하는 5,260명의 직원들의 인사 데이터(2003년부터 2009년 간의)를 수집하여 통계 분석을 진행했습니다. 인사데이터 내에는 직원들이 어떤 경로로 회사에 채용됐고 승진했는지, 매년 평가(역량, 업적 등)를 어떻게 받았는지, 급여와 보너스는 어떻게 증감했는지 등이 자세하게 기록돼 있어서 어떤 자리에 누군가를 앉힐 때 내부 채용(내부직원의 승진이나 job posting 같은)이 효과적인지, 아니면 외부 채용(external hiring)이 효과적인지를 분석할 수 있었죠.


비드웰의 통계 분석을 일일이 소개하는 것은 지루하니, 결과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내부에서 승진해서 올라 온 직원의 평가가 외부에서 채용된 직원보다 높은 경향이 나타났습니다. 첫 2년 동안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났죠(2년이 지난 후에는 두 경우의 평가 점수가 비슷해짐). 이것은 외부에서 채용된 직원이라고 해서 내부 직원보다 더 일을 잘한다고 가정할 수 없다는 결과입니다. 통계적으로 외부 채용자들이 내부 채용자보다 학력 수준이 더 높고 경력도 더 좋았지만, 평가는 상대적으로 더 높지 않았던 겁니다. 


게다가 내부 채용자들은 외부 채용자들보다 전반적으로 급여가 낮았고 보너스까지 합해진 ‘총 보상’에서도 역시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을 받았습니다. 평가는 더 높게 받는데(업무능력이 더 좋은데) 보상은 적게 받는다는 사실은 내부 채용자들이 충분히 화가 날 대목이죠. 화가 날 결과는 또 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이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더 빨리 승진되는 경향이 발견되었으니 말입니다.


이렇게 외부 채용자들은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보상과 승진에 유리하지만, 그들이 회사에 오래 남아 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에 주목해야 합니다. 비드웰은 외부 채용자들의 ‘자발적 퇴사’와 ‘비자발적 퇴사’가 내부 채용자들에 비해 꽤 높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의 자발적 퇴사는 21퍼센트 더 높았고 비자발적 퇴사는 61퍼센트나 더 높았죠.


‘내부 채용이 좋은가, 아니면 외부 채용이 나은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연구이지만, 비드웰은 확보한 데이터를 가지고 재미난 결과 몇 가지를 추가적으로 얻었습니다. 헤드헌터와 같은 중개자를 통해 외부에서 채용한 자보다 내부직원의 추천(referral)으로 뽑은 직원이 더 일을 잘한다는 결과가 그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내부직원 추천으로 뽑힌 직원이 헤드헌터를 통해 입사한 직원보다 상대적으로 보상 수준이 떨어진다는 것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합니다.





비드웰의 연구는 투자은행의 실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것이기에 타 산업이나 타 조직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올 거라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반면, 실험실 데이터가 아니라 현장 데이터이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고도 볼 수 있겠죠). 외부 채용이 생각만큼 기대효과가 크지 않다는 것으로 비드웰의 연구 결과를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외부의 피를 수혈해서 조직의 활력을 증진시키겠다는 것은 순진한 발상이 아닌지 되돌아 봐야 한다고도 볼 수 있죠. 또한 외부 채용자들의 평가가 낮은 것은 그들 자신에게 문제가 있기보다 그들을 신속하게 ‘내부인’으로 만들지 못한 조직에 개선할 점이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알게 모르게 텃세가 힘을 발휘할 수도 있고, 외부인을 뽑아만 놓고 필요한 지원을 나몰라라 할지 모르니 말입니다. 


물론 내부 직원들의 역량 수준이 낮은 수준이라면(예전의 프로야구팀 ‘삼미 슈퍼스타즈’처럼) 외부에서 ‘장명부’ 같은 능력 있는 직원을 채용하는 게 유일한 답입니다. 하지만 이미 조직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선 상태에서는 외부 채용이 기대하는 만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주의해야겠습니다. 조직 내에 이미 좋은 인재가 있습니다. 외부 채용자들에게 높은 급여를 줌으로써 내부의 인재를 차별하는, 그래서 그 인재가 회사 밖으로 이탈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잡은 물고기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은 틀렸습니다. 비드웰의 논문 제목처럼 ‘더 적게 얻으려고 더 많은 것을 주는’ 오류를 범하지 말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Bidwell, M. (2011). Paying more to get less: The effects of external hiring versus internal mobility.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0001839211433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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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이케아 매장은 어떻게 생겼을까?   

2015. 7. 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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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제가 올린 글(이케아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은 이 블로그에서 가장 많이 읽힌 글 중 하나입니다. 경기도 광명시에 처음으로 생긴 이케아 매장을 방문하여 느낀 소감을 경영의 관점에서 풀어 썼는데, 당시에 이케아에 대한 관심이 컸기 때문인지 덩달아 제 글이 인기를 끌었습니다.


업무로 독일에 출장을 오니 독일의 이케아 매장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해졌습니다. 독일에 있는 동안 출판사로부터 의뢰 받은 책 번역을 완료해야 하는데, 숙소의 책상이 빈약해서 한달 정도 쓰고 버릴 만한(남에게 그냥 줘도 될 만한) 저렴한 책상을 하나 사야 했습니다. 겸사겸사 차를 몰아 이케아에 도착하니 파란색 바탕에 노랗게 쓰인 선명한 로고가 나를 반깁니다. 독일의 여느 쇼핑몰이 그러하듯 이곳도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이렇게 손님이 적은데 과연 장사가 될까 싶었죠. 아마 평일 낮이라 그랬을 겁니다.




이곳에도 소품을 담을 때 쓰라는 노란 가방이 보입니다. 광명점에서는 가방이 아무렇게나 쌓여 있던데, 이곳에서는 가지런히 개어져 있더군요. 별로 사용할 일이 없어서 그런 것 같습니다(대부분 카트를 이용).




코너의 컨셉트에 맞게 가구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특별한 점은 없군요.







대나무(?)를 엮어 만든 바구니들과 의자들. 




광명점에는 주방시설과 주방 가전제품(세탁기, 식기세척기 등)이 다양하지 않은데, 여기엔 꽤나 제품이 각양각색입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이슈가 되었던 연필이 보입니다. 손님들이 주로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기 때문에 연필을 이용할 일은 별로 없죠. 스마트폰을 위한 안내문과 함께 있는 연필 더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대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연필은 언제까지 이케아의 상징처럼 존속할까요?




강아지 얼굴 모양의 '강아지용 도시락'. 생김새가 재미있어 찍었습니다. 광명점에도 있을까 모르겠네요.




매장 동선의 중간쯤에 식당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메뉴가 다르기 때문에 광명점과 직접 비교할 수 없지만, 그다지 비싸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식사를 하고 온 터라 '당을 보충하기' 위해 애플 크런치 파이와 커피를 골랐습니다.




소프트 드링크 디스펜서




한산해서 줄을 설 필요가 없습니다. 광명점에서 길게 줄을 섰던 경험이 몇 번 있던 터라 이 광경이 낯설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는 식당 테이블들.




물건을 계산하고 나가는 곳에 이렇게 먹을 거리를 파는군요.



이케아는 세계 곳곳에 여러 매장을 오랫동안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지 독일의 이케아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광명점에서 판매하는 것들 대부분을 이곳에서 발견하면서 이케아의 핵심역량은 '매장 운영의 표준화'에 있고, 매장 운영을 표준화할 수 있는 힘은 '물류'에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국내 언론이 이케아의 한국 진출을 경계하는면서 이케아의 제품 품질과 가격 문제 등을 기사 거리로 올리곤 했는데, 이케아 성공의 근원은 제품 자체가 아니라 '시스템적 운영'에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입니다.


독일의 이케아를 방문하고 나니 이케아의 본국인 스웨덴의 매장은 어떨까 궁금해집니다. 하지만 그곳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요. 세계 어디서나 동일한 제품, 동일한 동선, 동일한 경험을 고객에게 선사하는 이케아이니 말입니다. 가구라는 카테고리, 특히 이케아가 타겟으로 삼는 저가 가구는 더 이상 '현지화'할 대상이 아닌 모양입니다. 이것이 이번 방문으로 얻은, 새삼스러울 것 없는 깨달음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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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직원들이 많을수록 회사 성과가 좋다?   

2015. 6. 30.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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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란 말을 합니다. 실제의 나이보다 본인이 느끼는 주관적인 나이가 훨씬 중요하다는 말도 하곤 합니다. 나이보다 젋게 사는 어느 연예인은 누가 봐도 나이가 오십이 넘었는데도 불구하고 남들에게는 늘 자기는 서른 아홉살이라고 말하고 다니면서 활력 있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일 구성원들 대부분이 자신들의 주관적인 나이를 실제보다 젊게 여기는 조직이라면, 그 조직의 성과는 어떨까요? 젊게 살면서 왕성한 활동을 하는 개인과 마찬가지로 ‘젊게 운영되는’ 기업일수록 다른 조직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성과를 거두는 게 아닐까요?


콘스탄츠 대학교의 플로리안 쿤제(Florian Kunze)와 동료 연구자들은 이런 궁금증을 가설로 설정한 후에 제조업, 도매 유통업, 서비스,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동하는 107개 기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쿤제는 모두 15,164명의 직원들에게 “실제 나이와 상관없이 본인의 나이가 얼마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질문의 응답 결과와 직원들이 각자 달성한 개인 성과를 비교해 보니 ‘부(-)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직원들이 실제보다 젊다고 느낄수록 개인의 성과가 높다는 의미입니다. 추가적으로 면밀한 통계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직원 개인들의 성과 달성도가 높을수록 회사 전체의 성과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두 결과를 연결시키면, 직원 각자가 ‘나는 실제보다 젊다’라고 느낄수록 회사 성과는 높아진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쿤제는 제품이나 서비스 차원의 변화를 자주 시도하는 회사일수록 직원들이 느끼는 젊은 나이와 개인 성과 달성 간의 관계는 더욱 강해진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빠르게 돌아가는 회사일수록 직원들의 주관적 나이가 젊어야 좋다는 의미로 볼 수 있죠. 그렇다면 직원들이 자신의 주관적 나이가 실제보다 어리다고 느끼게 만드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쿤제는 ‘일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직원일수록 주관적인 나이가 어리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또한 채용, 승진, 보상 등의 인사제도를 운영할 때 ‘나이가 적냐 많냐’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모든 연령을 아우르는 인사정책을 펴는 조직일수록 역시나 직원들은 자신의 주관적 나이를 어리게 보는 경향이 발견되었습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일의 의미와 인사정책의 방향이 주관적 나이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이었던 겁니다.


이 연구 결과가 여러분의 조직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쿤제의 연구가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니라서 ‘직원들을 실제보다 젊다고 느끼게 해야 회사의 성과가 올라간다’라고 결론 내리기는 곤란합니다. 사실 ‘회사 성과가 뛰어나서 조직 분위기가 좋고 그에 따라 직원들이 활력있게 지내는 것’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여러 기업들이 직원들의 고령화 문제, 그리고 그에 따른 활력의 저하로 고민에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고령 인력을 인위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퇴직을 유도하거나 가혹한 평가를 가해서 힘들게 만드는 방법을 쓰곤 합니다. 쿤제의 연구는 조직의 성과나 활력에 있어 직원들의 실제 나이보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나이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따라서 인사정책의 방향이 연공에 맞춰져 있다면(어느 직급이 돼야 팀장이 될 수 있다, 각 직급에서 몇 년은 체류해야 한다, 나이가 어리니 리더로서 부적합하다는 식의 제도나 분위기) 모든 연령을 아울러 연령과 상관없이 ‘사람을 쓰는’ 정책으로 전환해야 조직의 활력 상승을 기대할 수 있겠죠.


여러분은 스스로를 몇 살이라고 생각합니까? 다른 직원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습니까? 조직의 활력과 성과는 어쩌면 마음 먹기에 달렸을지 모릅니다. ‘어리다’고 느끼도록 만드는 제도와 분위기가 중요할지 모릅니다.



(*참고논문)

Kunze, F., Raes, A., & Bruch, H. (2015). It Matters How Old You Feel: Antecedents and Performance Consequences of Average Relative Subjective Age in Organizations.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DOI: 10.1037/a0038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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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은 몇 분 안에 채용 결정을 내릴까?   

2015. 6. 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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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관의 착각’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해당 분야에서 오랜 경력과 지식을 쌓고 인터뷰 경험도 많은 면접관들이 심사숙고하여 결정했다고 말하면서도 처음 몇 분 안에 얻은 인상만으로 지원자의 합격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을 뜻하는 심리학 용어입니다. 구글에서는 면접관의 착각으로 인해 좋은 인재를 떨어뜨리고 원치 않는 지원자를 채용하는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가능한 한 ‘천천히 뽑고’ 여러 면접관들이 공통된 의견을 이야기하는지에 초점을 맞춰 채용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면접관의 착각’이 실제보다 과장됐을지도 모름을 주장하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라첼 프리더(Rachel E. Frieder)와 동료 연구자들은 면접 현장에서 얻은 데이터를 통해 면접관의 착각은 어느 정도는 존재하지만 대다수의 면접관들이 처음 3~5분 만에 합격 여부를 직감적으로 결정한다는 말은 옳지 않다고 주장합니다. 그들은 모 대학에서 열린 채용 박람회에 면접관으로 참여한 166명에게 어떤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할지를 면접 전에 질문했습니다. 또한 각 면접이 끝난 다음에는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걸린 시간을 물었죠. 





평균 13년 가량의 면접 경력을 지닌 그들 중 오직 4.9퍼센트만이 1분 안에 결정을 내렸다고 답했고, 5분 내에 결정했다는 면접관은 30퍼센트에 불과했습니다. 70퍼센트의 면접관들은 그보다 오랜 시간을 채용 결정에 들인다고 답했죠. 15분 이상 걸렸다는 면접관들은 17.7퍼센트, 인터뷰가 다 끝나고 나서야 결정을 내렸다는 면접관들도 22.5퍼센트나 됐습니다. 이것은 대다수의 면접관들이 첫인상만 가지고 5분 이내에 채용 결정을 한다는 면접관의 착각이 실제보다 과장됐음을 시사하는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요소가 채용 결정에 소요되는 시간(decision making time)과 관련이 있을까요? 프리더의 조사에 따르면, 본격적인 인터뷰 전에 지원자와 가벼운 이야기를 하며 친밀함을 조성하는 면접관일수록 채용 결정을 빨리 내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경험이 많고 본인의 채용 능력에 자신만만한 면접관들 역시 그랬습니다. 오랫동안 인터뷰를 진행해 온 면접관일수록 지원자와 가벼운 농담을 하면서 인터뷰를 시작하기 마련이겠죠. 하지만 ‘구조화된 면접’과 같은 방식을 훈련 받은 면접관일 경우에는 친밀함 형성과 성급한 결정과의 관련성이 없었습니다. 이 결과는 면접관의 오랜 인터뷰 경력과 자신감은 채용의 질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예전에 올린 글에서 가석방을 결정하는 심사관의 ‘혈당 수치’가 수감자의 가석방 여부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야기한 적 있습니다. 식사 시간 전에 심사 받은 수감자들은 다른 시간에 심사 받은 수감자들보다 유독 가석방 불가 판정을 더 많이 받게 된다는 것이었죠. 프리더의 조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채용 박람회에서 여러 지원자들을 인터뷰하던 면접관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까지 점차 많은 시간을 들이지만 어느 순간을 지나고 나면 채용 결정 시간이 점점 짧아졌습니다. 막바지에 이를수록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지쳐서 객관적 근거보다는 직감에 의존하여 빠르게 결정 내리기 마련이겠죠. 하루에 면접관들이 담당하는 인터뷰 회수가 많으면 채용의 질이 떨어진다는 점을 이 결과로 재차 알 수 있습니다.





프리더의 연구가 면접관의 착각이 실제보다 과장되었을지 모른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지만 면접관들의 설문에 의존했기에 그 결과를 신뢰하기는 곤란합니다. 면접관들이 무의식적으로 채용 결정을 5분 이내에 결정내렸으면서도 심사숙고한 결정이라고 잘못 답했을지 모르는 일이니까요. 5분 이상 숙고했다고 답한 70퍼센트의 면접자들은 본인이 훌륭한 결정을 내렸다고 자기자신을 ‘속이는’ 일종의 ‘자신감 착각’에 빠졌을 수 있습니다. 만일 설문이 아닌 다른 측정 방법, 예를 들어 fMRI를 써서 ‘결정을 내린 상태’에서 보이는 뇌의 패턴을 관찰했다면 신빙성이 높아졌을 겁니다. 오히려 프리더의 연구는 면접관들의 착각을 줄이고 채용의 질을 높이려면 소위 ‘라포르(rapport)’형성 시간을 줄이고 인터뷰 질문과 지원자의 대답에 집중하는 ‘구조화된 면접’ 방식이 중요하다는 점을 한번 더 일깨웁니다.


인사(HR)의 시작과 끝은 평가도 보상도 경력개발도 아니라, 채용입니다. 여러분의 회사에서는 이렇게 중요한 일을 누가 맡고 있습니까?



(*참고논문)

Frieder, R. E., Van Iddekinge, C. H., & Raymark, P. H. (2015). How quickly do interviewers reach decisions? An examination of interviewers' decision‐making time across applicants. Journal of Occupational and Organizational Psych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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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멘토가 된 책 <착각하는 CEO>   

2015. 6.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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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의 오유경 아나운서가 제 책 <착각하는 CEO>를 유익한 책이라고 소개해 주셨네요. 관련 기사를 여기에 링크해 봅니다. 오유경 아나운서를 개인적으로 만나본 적은 없는데, 이렇게 추천해 주신 것에 대해 이 블로그를 빌어 감사 말씀 드립니다.


기사 전문을 보려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148117 이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기사 캡쳐(이투데이)



[기사에서 발췌한 일부 내용]


지적인 외모와 편안한 목소리로 사랑받아온 아나운서 오유경(吳維景·45)의 명함에 생소한 단어가 눈에 띈다. 바로 ‘CEO’다. 지난 5월부로 KBS 사내기업 KBSAVE의 어엿한 CEO가 된 것. 20년 가까이 천직으로 삼았던 아나운서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고 KBS 한류추진단이 만드는 라는 잡지의 편집인으로 활동하며 기분 좋은 성과를 낸 덕분이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내딛기 시작한 CEO 오유경에게 <착각하는 CEO (유정식 저)>는 멘토와도 같다. 


CEO 오유경으로서의 삶을 결정했을 때, 그녀의 남편은 <착각하는 CEO>라는 책을 건네며 묵묵히 격려해주었다. 


“남편은 서울대 미생물학과 교수였는데 5년 전에 벤처 창업을 했어요. 교수에서 CEO로 변신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죠. 그런 남편이 먼저 <착각하는 CEO>를 읽고는 그동안의 시행착오에 대해 깨달았다며 이번에 CEO가 됐으니 한 번 읽어보라고 권해줬어요. 때마침 회사를 출범하는 시점에 있던 터라 급여나 휴가 등과 같은 매뉴얼을 짜는 데 큰 도움이 됐죠.”



기사 전문을 보려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148117 이 링크를 클릭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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