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최소한 지켜야 할 3가지 도리   

2019. 1. 2. 09:30
반응형



직원의 도리 1.

9시 넘어 출근하고 6시 전에 퇴근할 때, 이럴 때 사장은 직원에게 월급 주는 게 아까울 정도로 서운하다. 특히 사장(혹은 팀장)이 출타 중일 때 직원들이 그렇게 행동한다면, 서운함을 넘어 분노가 일어난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


—> 일이 없더라도 법정 근무시간은 지켜야 한다. 전날 야근했다고 해서 출퇴근 시간을 임의로 정해서는 안 된다. 그런 경우엔 떳떳하게 양해를 구하는 게 어떨까? 빈 시간이 생기면 앞으로 생겨날 업무를 준비하든지, 업무와 관련된 공부를 하라. 그것이 싫다면 동료들과 잡담을 하든지, 인터넷을 서핑하며 노는 게 어떤가? '땡땡이'는 학교에서나 하라.


직원의 도리 2.

일을 지시하면 “팀장님이 더 잘 하시니까 직접 하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는 직원이 간혹 있다. 이렇게 대놓고 말하지는 않더라도 속으로 그리 생각하며 입을 삐죽이는 직원들이 많다. '자기가 하지, 왜 나한테 시키고 그래?'


—> 팀장(혹은 사장)이 할줄 몰라서 일을 시키는 게 아니다. 일을 시키는 목적은 일을 잘 완수하고자 하는 것도 있지만 일을 배우도록 하는 의도도 있다. 아니, 더 정확하게는 본인의 ‘밥값’을 증명하라는 것이다. 일을 잘 하지 못해도 좋다. 적어도 본인의 밥값을 증명하려고 ‘노력하는 것’, 이것이 직원의 도리이다. 


팀장(혹은 사장)이 업무 지시를 제대로 하지 못하거나 지시의 방향이 왔다갔다 한다고 해서 "그러면 당신이 하셔라"라는 말을 합리화할 수는 없다. 그런 상사라 해도 그가 지시한 일은 직원의 임무다. 직원 본인이 일의 주인이다. 일의 주인이라면, 상사에게 끊임없이 업무의 방향을 묻고 피드백 받아라. 이것이 월급을 받는 이유다.




직원의 도리 3.

새로운 사람이 조직에 합류하면 텃세를 부리거나 왕따를 한다. 같이 밥도 안 먹으려 한다. 그러다가 잘해주면서 ‘이 회사에 다니면 안 되는 이유’를 그에게 친절히(?) 알려준다. 사장과 팀장을 대놓고 험담한다. “더 다녀봤자 좋을 것 없으니 기회 있을 때 빨리 그만 둬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한다. 신규 직원은 어느새 불평불만세력의 일원이 된다.


—> 회사에 불만이 많은 걸 뭐라 할 수는 없다. 진짜로 문제 많은 조직일지 모르니까. 그러나 신규 직원의 의지를 꺾을 필요까지는 없다. 아니, 그럴 자격은 절대 없다. 어떻게 하면 이런 회사에서 잘 일할 수 있는지를 알려주지는 못하더라도, 적어도 타인의 선택을 평가하거나 부정해서는 안 된다. 본인은 본인의 인생을 살아라. 타인은 타인의 인생을 ‘아주 잘’ 살 터이니. 


회사에 문제가 많으면 사장과 팀장에게 공식적으로 제기하라. 그렇게 했는데도 문제가 시정되지 않는다면(당신은 분명 이렇게 반문하리라), '조용히' 회사를 나가거나, 그냥 포기하고 '조용히' 회사를 다니거나, 둘 중 하나다. 아니, 누가 뭐라 하든 (시정될 가능성이 적다 해도) 끊임없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또 하나의 선택지가 더 있다. 하지만 주변 직원들을 불평불만세력으로 만드는 것은 선택지 중에 절대 없다.



반응형

  
,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간단한 방법   

2018. 12. 17. 09:10
반응형



이런 상황을 머리 속에 그려보자. 당신이 마이크로맥(MicroMac Inc.)라는 가상의 회사에 입사하고자 하는데, 이 회사는 전반적인 지능 테스트, 인성 테스트, 수학 및 계산 스킬 테스트, 언어 구사 능력 테스트, 성취 동기 테스트, 인사 담당자와의 면접 등을 지원자들에게 요구한다고 가정해 보자. 당신은 이 회사에 들어가고자 하는 욕구가 큰 나머지  부담을 감수하고 여러 가지 테스트를 받았다. 테스트를 마치고 1주일이자 지나자 마이크로맥은 당신에게 '불합격'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통보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테스트를 받았는데도 어떤 테스트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 이메일을 열어보니 생뚱맞게시리 테스트에 대한 상세한 결과가 도착해 있었다. '떨어뜨려 놓고서 이제 와서 이건 뭐지?'라며 혼란스러워 하는 당신 앞에 갑자기 '펑' 소리를 내며 심리학자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심리학자는 아무런 말없이 미소를 지으며 당신에게 설문지를 내민다. 설문지에는 "이 입사 절차가 얼마나 공정했다고 생각하십니까? 7점 척도로 답해 주세요."라는 문항이 적혀 있었다. 당신은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할까? 공정했다고 답할까, 아니면 전혀 그렇지 않다고 쓸까? 




이 장면은 네덜란드 레이덴 대학교(Leiden University)의 심리학자 키스 반 덴 보스(Kees van den Bos)와 동료들이 실시한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주어진 상황이었다. 164명의 참가자들 중에서 이렇게 불합격 통보를 먼저 받고 나중에야 입사 테스트 결과를 받는 상황에 처해진 참가자들은 이 입사 절차가 대체적으로 공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3.6점). 하지만, 먼저 각각의 테스트 결과를 받고난 다음에 불합격을 통보 받은 참가자들은 비록 불합격이라는 아쉬운 통보를 받았지만 입사 절차의 공정성을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했다(5.2점).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이 직접적으로 절차의 공정성을 경험하도록 후속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모니터에 나타난 180개의 정사각형으로 이루어진 물체를 보고 그 중 검은색 정사각형의 수를 어림짐작으로 맞혀야 했다. 이런 테스트를 모두 10회 진행한 다음, 합격/불합격 여부를 알려주고 합격한 자에게는 상금을 주었는데(사실, 합격/불합격 여부는 무작위로 결정했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결과를 통보하는 순서를 다르게 해보았다. 자세히 말해, 합격/불합격 여부를 먼저 통보하고 테스트별 점수를 알려주는 경우와, 테스트별 점수를 일러주고 그 다음에 합격/불합격 여부를 통보하는 경우로 나눠서 실험을 진행했다.


절차의 공정성에 대한 질문을 던져보니, 불합격한 참가자들은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중간 과정보다 결과를 먼저 통보받을 때 공정성에 대한 의심을 드러냈고(3.8점) 테스트에 대해 낮은 만족도(3.4점/7점)를 보였으며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는 욕구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표출했다. 하지만 불합격했다 하더라도 중간 과정(테스트별 점수)을 먼저 받고 그 다음에 불합격 결과를 통보받으면 절차가 꽤 공정했다고 평가했다(6.5점).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합격을 통보 받은 참가자들의 경우, 과정을 먼저 알려주든 나중에 알려주든 공정성 점수가 높았다는 것이다(6.5점으로 동일). 합격의 기쁨이 공정성 이슈를 '덮어버리는(override)' 셈이었다.




이 연구는 조직에서 매년 적어도 한 번 이상 실시하는 평가의 공정성에 대해 분명한 시사점을 전달해 준다. 공정한 평가가 되려면,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직원들에게 '평가가 공정하다'는 인식을 높이려면, 평가 결과를 통보하기 전에(혹은 연봉 인상 결과를 통보하기 전에) 중간 과정을 상세하게 피드백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중에 별다른 피드백이 없다가 연말에 가서야 "자네는 C야. 왜냐하면 이러저러 해서야."라고 알려주면, 평가 결과가 그렇게 나온 이유를 아무리 설명해도 직원들은(특히 평가 결과가 낮게 나온 직원들은) 평가의 공정성에 강한 의심을 품게 된다. 또한 이 실험에서처럼, 평가 결과를 수용하지 않고 이의를 더욱 강하게 제시하려 할 것이다. 평가 결과가 잘 나온(S나 A) 직원들은 기쁨 때문에 평가가 공정하게 이루어진다고 여기겠지만 미심쩍은 마음을 지울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 한번만 평가 받고 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평가의 공정성은 평가지표의 객관성에서 오지 않는다는 점을 이 연구를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내가 어느 정도의 평가를 받겠구나"하는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평가의 공정성으로 가는 유일한 길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목표 달성 과정을 점검하는 노력이 필수적이다. 그런 노력없이는 공정한 평가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다. 하지만 이처럼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간단한 방법이 있을까? 계량적이고 객관적인 평가지표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쉽지 않은가? 요즘 평가 시즌이라 평가의 공정성 이슈가 조직 전체를 흔들어 대는 조직들이 많을 것이다. 미안하지만, 평가 시즌이 도래한 지금, 이제와서 공정성 이슈를 해결하기에는 좀 늦었다. 이 연구가 시사하는 바를 곰곰이 음미하여 내년부터라도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는 일상적인 노력을 경주하기 바란다.



*참고문헌

Van den Bos, K., Vermunt, R., & Wilke, H. A. (1997). Procedural and distributive justice: What is fair depends more on what comes first than on what comes next.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72(1), 95.



반응형

  
,

'일의 의미'를 얻는다면 연봉을 낮춰도 될까?   

2018. 12. 4. 08:38
반응형



2017년에 미국의 코칭기업인 베터업(BetterUp)은 직장에서 느끼는 '일의 의미'와 그 효과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26개 산업에 걸쳐 총 2,285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분석 결과가 나타났는데,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직원들은 자신의 일에서 100 정도의 의미를 얻고자 하지만, 50 정도 밖에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


- 의미 있는 일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는 직원들은 더 높은 직급에서 더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더 오랫동안 회사를 다닌다.


- 자신의 일에서 의미를 느끼는 직원들은 더 오랜 시간 일하고 결근을 덜 한다.


- 직장에서 '사회적 지원(Social support)'를 경험하는 직원들이 일의 의미를 더 크게 느낀다.


- 직원들은 자신의 일의 의미 있다고 느낄 때 더 높은 생산성을 보인다(1년 평균 5,437달러 더 높은 생산성).


-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직원들이 더 높은 보상을 받고 더 높이 승진한다.



이런 결과들은 시사하는 바가 크지만 이제는 상식적으로 알고 있는 내용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 말고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다음과 같은 결론이었습니다.


- 직원들은 일의 의미를 위해 자신의 돈을 기꺼이 포기한다.


이 결론에 대해서 BetterUp은 "90퍼센트 이상의 직원들은 직장에서 더 큰 의미를 얻기 위해서 자신이 일생 동안 벌어들일 소득의 일부를 기꺼이 내놓고자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부연하면, 의미 있는 일을 찾을 수만 있다면 평생 벌어들일 소득의 23%를 포기하고 그 일을 하기 위해 옮겨 갈 수 있다는 것인데,  이 조사에 응답한 직장인들의 소득 정보를 대입해 보면 이는 매년 21,100달러(한화로 약 2,300만원)을 은퇴할 때까지 기꺼이 희생하고자 한다는 뜻이었습니다. 만약 은퇴할 때까지 20년이 남았다면, 40만 달러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의미 있는 일'을 선택하려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면 지금의 일 혹은 지금의 직장을 버리고 이 정도의 금액을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까? (비록 BetterUp의 조사는 미국의 경우지만) 40만 달러라는 돈을 지불하면서까지 일의 의미를 찾아 나서야 한다고 보나요, 아니면 그래 봤자 일에서 의미를 찾는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괜한 돈을 지출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각자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랍니다. 


아래의 링크를 클릭하면 BetterUp의 설문조사 리포트 전문을 볼 수 있습니다(설문조사 결과뿐만 아니라, 리포트의 44페이지부터 '어떻게 하면 일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만드는지'에 관한 조언도 적혀 있으니 함께 읽어보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Meaning And Purpose At Work>, BetterUp, 

https://get.betterup.co/rs/600-WTC-654/images/betterup-meaning-purpose-at-work.pdf


반응형

  
,

아마존이 성공하는 유일한 비결은?   

2018. 12. 3. 09:46
반응형



아마존이 투자자들을 위해 매년 발간하는 연례보고서(Annual Report)를 보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3페이지의 글이 있습니다. 바로 1997년에 주주들에게 보냈던 첫 번째 편지입니다. 왜 이 글이 20년이 넘도록 계속 연례보고서에 게재될까요? 아마도 그것은 바로 아마존의 창업자이자 CEO인 제프 베조스가 아마존의 비전을 확실히 설정하고 선포한 해가 1997년이었고, 그때의 기억과 성과를 계속 기억하고 정진하자는 의미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편지를 통해 베조스는 "우리는 고객에게 끊임없이 집중할 것이다"식으로 " 장기적으로 '계속하여(continue to~)'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9가지의 장대한 포부를 밝히고 있습니다. 


(출처: http://www.annualreports.com/HostedData/AnnualReportArchive/a/NASDAQ_AMZN_2016.pdf )


그런데 한 가지 특징적인 점은 'Our Employee'라는 항목에 제시된 목표입니다. "Setting the bar high in our approach to hiring has been, and will continue to be, the single most important element of Amazon.com's success."

"채용에 접근하는 우리의 방식에 있어 기준을 높게 설정하는 것, 그리고 그 기준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Amazon.com의 성공에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요소이다."


채용이 아마존의 성공을 이끄는 유일한 요소이고 9가지의 장대한 포부를 성공시키는 원동력이라는 점을 베조스는 강조했던 것이죠. 'the single most'라는 문구에서 단지 그냥 한 말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의 성공 비결이 그의 말처럼 "인재 채용의 기준을 높게 설정하고 그것을 계속 유지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적어도 그가 매년 발간되는 연례보고서로 '높은 채용 기준'을 매번 강조하는 것에서 그가 20년 넘게 아마존을 경영하며 인재 채용의 중요성과 '결국은 사람'이라는 점을 절절하게 느꼈을 거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마존의 '높은 채용 기준'을 무엇일까요? 그것은 아마존에서 강조하는 '리더십 원칙(Leadership Principles)'에서 알 수 있습니다(https://www.amazon.jobs/en/principles). 


- 고객에게 집착하라

- 오너십을 가져라

- 발명하고 단순화하라

- 올바르게 판단하라

- 학습하고 호기심을 가져라

- 최고의 인재를 채용하고 육성하라

- 최상의 기준을 고수하라

- 크게 생각하라

- 바로 행동하라

- 비용을 절약하라

- 신뢰를 얻어라

- 깊게 파고들라

- 반대의견이 있으면 적극 개진하되, 결정되면 따르라

- 결과를 내라




이 웹페이지에 제시된 14가지의 리더십 원칙은 '리더 자리를 맡은 사람에게 필요한 자질'이라기보다 직원 모두가 명심하고 실천해야 하는 행동의 규범으로 작용합니다. 새로운 프로젝트에 관한 아이디어를 토론하거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상의 접근방식을 결정하거나 할 때 이 14가지 리더십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아마존은 강조합니다. 14가지 리더십 원칙이 아마존을 '고유하게' 만드는 요소라고 덧붙이죠. 14가지 원칙은 채용 면접에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지원자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충실하게 각각의 리더십 원칙을 준수할 것인지를 탐색하는 방향으로 인터뷰 질문이 제시된다고 합니다.


"우리 회사 직원은 이렇게 생각하고 이렇게 행동해야 한다"는 나름의 원칙이 모든 회사에게 있습니다. 그것이 도덕적으로 문제되지 않는다면 인재 채용과 육성의 원칙으로 설정하고 그 원칙을 무슨 일이 있어도 유지하는 것(예를 들어, 업무 공백이 있어도 대충 뽑는 일이 없도록 함)이 경쟁력의 시작입니다. 아마존이 바로 실사례입니다. 성공의 유일한 비결은 결국 '사람'입니다.



*참고문헌

https://www.inc.com/scott-mautz/jeff-bezos-says-this-1-sentence-hidden-in-plain-sight-for-20-years-is-key-to-amazons-success.html


http://www.annualreports.com/HostedData/AnnualReportArchive/a/NASDAQ_AMZN_2016.pdf


https://www.amazon.jobs/en/principles



반응형

  
,

목표치는 작년보다 높아야 한다. 상황이 어려워도.   

2018. 11. 29. 16:32
반응형



팀장과 팀원들이 서로 목표를 합의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고민이 목표치(target)를 어느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효과적인가라는 문제입니다. 팀장은 도전적인 목표치를 제시하고 싶지만 팀원이 곤란한 표정을 짓거나 노골적으로 반발하는 경우가 생길까 염려합니다(요즘 팀장들은 팀원들 눈치를 많이 보는 게 사실). 게다가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고 회사가 경쟁사에 비해 경쟁우위를 상실한 시기라면, 즉 상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면, 팀원들이 도전적 목표치를 겉으로는 받아들이더라도 절대 수용(buy-in)하지 않으리라 지레 겁을 먹곤 합니다. 상식적으로 볼 때, 나쁜 상황에서 도전적인 목표치를 주는 건 팀원에게 연말에 좋지 않은 평가점수를 받을 거란 암시를 미리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래서 비우호적인 상황에서는 팀장이나 팀원이나 전년도와 동일한 수준의 목표치를 설정하는 것이 목표 합의의 원활함이나 직원들의 사기, 목표 달성의 가능성 등에서 적절하다는 결론에 이르죠.


그러나 이런 상식이 옳지 않음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최근 발표되었습니다. 마드리드에 있는 IE 경영대학원의 안토니오스 스타마토지아나키스(Antonios Stamatogiannakis)와 동료들이 진행한 일련의 실험 결과는 목표치 수준에 대한 직원들의 인식이 상식과 다름을 보여줍니다. 연구자들은 305명의 응답자들을 5개의 소그룹으로 나눠서 학점, 저축, 테니스 등 3가지 영역에 대한 목표치를 '현상 유지', '조금 향상(small)', '어느 정도 향상(moderate)', '많이 향상(large)', '매우 많이 향상(very large)' 이라는 5개 수준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런 다음, 목표치가 얼마나 어렵게 느껴지는지 5점 만점으로 판단해 달라고 질문했죠. 




상식적으로 현상 유지 목표치를 가장 쉽게 느끼리라 예상했지만, 결과는 흥미로웠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현상 유지 목표치를  '조금 향상된' 목표치보다 더 어렵게 여긴다는 결과가 나왔으니까요(3.23 대 2.82, '어느 정도 향상'과 비슷한 정도의 어려움(3.49)으로 평가). 물론, 응답자들은 '매우 많이 향상된 목표치'로 갈수록 목표치 달성을 어렵게 생각했지만, 이 두 개의 목표치 사이에 발생한 '반전'은 상식과 달랐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인지 이 실험만으로는 뚜렷하게 알 수는 없지만, 이 연구에서 얻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사점은 "현상 유지 목표치를 제시한다고 해서 팀원들이 그걸 쉽다고 여기지는 않는다. 오히려 '조금 향상된(small)' 목표치를 좀더 용이하다고 여긴다"입니다. 또한 "어느 정도 향상된(moderate) 목표치를 제시하는 게 목표치 수용 측면에서 현상 유지 목표치와 비슷하니, 팀원들이 향상된 목표치를 거부할 거란 생각은 옳지 않다"이겠죠.


(Source: 이 글 하단에 명기한 논문)



후속실험에서 연구자들은 응답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어느 정도 향상된(moderate) 목표치와 현상 유지 목표치를 각각 제시한 다음, 목표 달성의 어려운 정도를 판단하고 그 이유를 답하도록 했습니다. 그랬던니,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받은 응답자들은 현재 수준과의 '차이(gap)'를 지적하고 그 차이가 얼마나 작은지를 언급함으로써 목표 달성에 낙관적인 경향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현상 유지 목표치를 받은 응답자들은 상황에 따라 실패할 수 있다는 이유를 더 많이 제시함으로써 목표 달성에 비관적인 모습을 보였죠. 


왜 그럴까요? 연구자들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이 현상 유지 목표치를 부여 받으면 예전 수준과의 차이가 없으니 목표를 둘러싼 상황(context)에 더 민감해지기 마련이고 상황이 안 좋아지면 실패할 수 있는 이유를 더 많이 떠올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현상 유지 목표치를 주면 직원들이 목표 달성에 자신감을 가질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 기대가 반대로 나타날 수 있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죠?


이 결과를 보고 "에이, 내외부 환경이 확실히 좋지 않으면 직원들이 현상 유지 목표치를 더 용이한 것으로 생각하고 그걸 본인의 목표치로 채택하려고 할 걸요?"라고 의문을 던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죠. 연구자들은 우호적인 상황과 비우호적인 상황을 각각 설정한 다음, 현상 유지 목표치와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제시하고서 앞서의 실험과 동일하게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측정했습니다. 그러자, '비우호적인 상황에서 현상 유지 목표치를 받을 때'를 '비우호적적인 상황에서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받을 때'보다 더 어렵게 여긴다는 '이상한' 결과가 나왔습니다(3.93 대 3.39). 이것은 여러 가지로 내외부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돌아가면, 현상 유지 목표치를 받을 때 내외부 상황(context)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더욱 증폭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실험은 응답자들이 목표 달성의 어려움을 판단할 때 각 목표치를 서로 비교해보지 않고 따로따로 판단하도록 했기에(이를 isolated evaluation이라 함) 오류가 발생했을지도 모릅니다. 현상 유지 목표치와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함께 보면서 평가(이를 joint evaluation이라 함)하면 결과가 달라지지 않을까요? 이렇게 joint evaluation을 하도록 하니, 응답자들은 앞서의 실험과 달리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현상 유지 목표치보다 어렵다고 평가했습니다(3.02 대 2.43).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연구자들이 응답자들에게 "그러면 둘 중에 어떤 목표치를 부여 받을래?"라고 질문했을 때 나왔습니다. 예상과 달리, 응답자들은 현상 유지 목표치보다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더 많이 선택했습니다. 비록 어렵긴 하지만 달성했을 때 얻을 만족감이 더 크리라 기대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죠.




일련의 실험들은 목표치를 제시해야 하는 팀장들에게 다음과 같은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1. 현상 유지 목표치라고 해서 직원들이 쉽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2. 현상 유지 목표치는 약간 향상된(small) 목표치보다 더 어렵게 여긴다(상황에 더 많이 신경쓰게 되므로).

3. 현상 유지 목표치는 어느 정도 향상된(moderate) 목표치와 비슷한 어려움을 느낀다.

4. 비우호적인 상황에서는 현상 유지 목표치를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보다 더 어렵게 여긴다(상황에 더 신경을 쓰게 되기 때문)

5. 현상 유지 목표치와 어느 정도 향상된 목표치를 함께 제시하면, 상대적으로 후자를 더 많이 선택한다(더 큰 만족을 줄 것이므로).


기존의 상식을 깨는 이 5가지 시사점을 기억해 두었다가 앞으로 다가올 목표 수립 세션에 참고하기 바랍니다. 경기가 안 좋아지니 무조건 직원들이 현상 유지 목표치를 선호할 거란 편견만 버려도 좋지 않을까요? 직원들은 작년과 똑같은 수준의 목표치를 그리 마음에 들어하지 않으니까요.



*참고논문

Stamatogiannakis, A., Chattopadhyay, A., & Chakravarti, D. (2018). Attainment versus maintenance goals: Perceived difficulty and impact on goal choice. Organizational Behavior and Human Decision Processes, 149, 17-34.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