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터링: 일을 잘 시키는 기술   

2019. 10. 1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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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제로는 금년의 마지막 튜터링! 앞서 네 차례 진행했던 '일을 잘 시키는 기술' 튜터링에 대해 추가 개설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많아 10월 24일에 한번 더 해당 주제로 튜터링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지금까지 '일을 잘 시키는 기술'에 관한 튜터링 강좌를 총 네 번 진행하고 나니 한 가지 인사이트가 생기더군요. 바로 일을 잘 시키려면 '뻔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뻔뻔하면 직원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자기 마음대로 아무렇게나 일을 지시할 뿐만 아니라, '나는 왜 직원들에게 일을 못 시킬까?'라며 자책하지도 않겠죠. 그런데 그런 분들은 이 강좌에도 오지 않을 겁니다. 이 강좌에 오시는 분들은 뻔뻔하지 않은, 성심이 고우신 분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려면 뻔뻔해져야 한다고 말씀 드립니다. 여기에서 뻔뻔해지라는 말은 직원을 안하무인으로 대하라는 말씀이 아니라, '전략적으로' 뻔뻔해지라는 뜻입니다. 일을 시킬 때의 대원칙, 구체적인 일시키기의 8단계 및 6하원칙, 문제가 발생할 때 대처하는 법, 마이크로매니저가 되지 않는 방법, 마감일과 피드백 일정 정하기 등 뻔뻔하지 못한 리더들이 갖춰야 할 '전략적으로 뻔뻔하게 일을 시키는 방법'입니다.

금년에 이 주제로는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튜터링입니다! 뻔뻔하지 못해서 일을 잘 시키지 못했던 분들은 이 강좌을 통해 '전략적으로 뻔뻔하게 일을 시키는 기술'이 무엇인지 알아가시기를 바랍니다.

 


- 튜터링 개요
리더가 가장 어려워하면서도 가장 못하는 일이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는 것이라고 합니다. 일을 잘 시키라는 말은 무조건 직원들에게 일을 '토스'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직원들이 일의 목적과 아웃풋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무엇이 자신의 권한이고 무엇이 본인의 책임인지를 분명하게 인지시키는 것이 일을 잘 시킨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일의 납기와 품질을 준수하게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죠.

어떤 의미에서, 리더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기보다 일을 시키는 사람입니다. 일을 '잘' 시키기만 해도 좋은 리더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일을 잘 시킨다는 말을 공식적인 언어로 표현하면 '업무 위임(delegation)'을 잘 한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에서는 어떻게 해야 업무 위임을 잘 할 수 있는지, 업무 위임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직원이 리더로부터 업무 위임을 받을 때 어떤 점을 힘들어 하는지 등을 알아보고 서로 토론하는 자리를 가져볼까 합니다. 일방적인 강의라기보다 각자의 경험을 털어놓고(리더 입장에서, 그리고 직원 입장에서) 그 해결책을 서로 이야기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 튜터링 내용
(1) 리더란 무엇인가?
(2) 왜 일을 시켜야 하는가?
(3) 일을 시킬 때 무엇이 어려운가?
(4) 일을 잘 못 시키는 리더의 핑계
(5) 일을 거부하는 직원들의 핑계
(6) 일 시키기의 3원칙
(7) 위임할 수 있는 일과 위임할 수 없는 일
(8) 일 시키기 위한 8가지 단계 (핵심 방법들)
(9) 일 시키려면 '6하원칙'을 지켜라
(10) 업무 배분의 원칙
(11)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지 않으려면?
(12) 시킨 일을 '올바르게' 번복하는 방법
(13) 이성에게 일을 시킬 때 주의사항
(14) 데드라인을 정할 때의 팁

- 대상자 : 중간 관리자 이상
- 모집정원 : 최대 8명 (선착순 마감)
- 일시 : 2019년 10월 24일(목요일) 저녁 7시 ~ 10시 (3시간)
- 장소: 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444-90)
- 오시는 방법은 네이버 지도 참조( http://naver.me/564P1Ct2 )

- 참가비: 10만원 (세금계산서 발행시 11만원)
- 세금계산서 발행을 원하시면 jsyu@infuture.co.kr 로
 사업자등록증 사본을 보내 주세요.
- 입금처: 국민은행 816-24-0206-031 (예금주:유정식)
- 입금하실 때 입금자명에 강의날짜를 붙여서 기입해 주세요(예:홍길동1024)
- 입금을 완료하셔야 신청이 완료됩니다.
- 환불 규정 : 교육일 2일 전(10월 22일 24:00)까지 취소시 전액 환불.
  그 후나 No Show 일 때는 환불 불가
- 문의처 : jsyu@infuture.co.kr  010-8998-8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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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와 주커버그가 과학책을 읽는 이유는?   

2019. 9. 1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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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새 책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이 출간되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깁니다. 더욱이 조직을 이끌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업무적 역량을 높이는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과학은 우리 생활에 아주 밀접한 학문입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과학의 산물이 아닌 것을 찾아내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은 제가 가려 뽑은 55개의 ‘생활밀착형’ 과학 이슈를 통해 과학 지식과 과학적 사고력은 물론이고 그 속에 숨은 비즈니스 및 자기 계발 인사이트를 제시합니다.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일잘러’가 되고 싶은 직장인과 한층 더 성장하고 싶은 학생들은 기업 경영과 조직 관리, 리더십뿐 아니라 자기 자신을 경영하고 혁신할 수 있는 과학적 전략을 배울 수 있을 겁니다.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이도 누구나 쉽게 읽고,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읽는 데 부담이 없을 겁니다. 

 

다음은 이 책의 머리말입니다. 책이 어떤 취지로 쓰였는지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책 선택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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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난 독서광인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Bill Gates)는 1년에 두 번 1주일의 ‘생각 주간’을 갖는다. 그는 별장에 들어가 일주일 동안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지 독서와 사색에 집중하며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던 그가 2010년부터 본인이 읽고 감명 받은 책을 공개하고 있는데, 그의 추천 목록에 오르면 삽시간에 베스트셀러가 될 정도로 출판 및 독서계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의 추천 목록을 살펴보면 정치, 경제, 사회, 역사 등 거의 모든 영역이 망라되어 있는데, 흥미롭게도 경영자 출신답지 않게 과학 관련 도서가 꽤 많이 추천한다. 대표적으로 <유전자의 내밀한 역사 The Gene>, <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 그림책 Thing Explainer>, <파인만의 물리학 강의 Lectures On Physics>, <백신 Vaccine>, <여섯 번째 대멸종 The Sixth Extinction> 등이 있다.주1)  오히려 순수한 경영 관련 도서는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Mark Zuckerberg) 역시 <면역에 관하여 On Immunity>, <과학혁명의 구조 The Structure Of Scientific Revolutions>, <생명설계도 게놈 Genome> 등의 과학서를 탐독하는 CEO로 알려져 있다.주2)

 


게이츠와 주커버그, 그들은 왜 과학책을 읽을까? 내 경험상 기업의 리더들은 전문 용어를 섞어가며 경제 상황과 정치 환경의 복잡한 역학관계를 설명하는 것에는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인다. 그런데 과학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다. 내가 과거에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란 책을 썼다고 말하면, 거의 자동적으로 ‘과학’이라는 단어에 꽂혀서 “책이 어렵겠네요”라며 이맛살부터 찌뿌리는 것만 봐도 그렇다. 혹자는 그 책이 기대만큼 팔리지 않는 이유가 제목에 ‘과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경제와 정치는 현대인의 교양이자 상식이라고 여기면서 과학은 자기계발이나 경영과는 아무 상관없는, 과학자들이나 고민할 영역으로 치부하는 듯하다. 이렇게 ‘과학하면 쌀이 나와, 돈이 나와’라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게이츠와 주커버그의 추천 과학도서 목록 자체가 따끔한 충고가 아닐까?


뛰어난 리더들이 과학서를 즐겨 있는 이유는 과학이 경제나 정치와 같은 생활밀착형 학문이기 때문이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라.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들 중 거의 모든 것들이 과학적 사고와 실험의 산물들 아닌가? 손에 들고 있는 이 책 역시 곰곰이 따져보면 종이 생산, 잉크 제조, 인쇄 과정 등 모두가 과학과 공학의 산물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과학이야말로 우리에게 진짜로 ‘밥을 먹여주는’ 1차적 학문 아닌가? 요즘 큰 관심이 집중돼 있는 인공지능(AI), 빅 데이터, 블록체인 등 4차 산업혁명의 총아들은 수천 년간 축적된 과학과 공학이라는 거인의 어깨가 없었더라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과학은 내 일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리더가 있다면 테슬라Tesla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의 이야기를 계기로 그런 단정을 재고하기 바란다. 긍정적인 의미의 몽상가라고 말할 수 있는 그는 사업의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실천 방법을 찾기 위해 보다 전문적인 과학서를 읽는다. 그가 스페이스X(SpaceX, 머스크가 창업한 민간우주탐사 기업)라는 사업을 구상하던 때, 그는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능했지 로켓 과학에 대해서는 무지한 경영자였다. 그는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고든(James E. Gordon)이 쓴 <구조: 물건이 떨어지지 않는 이유 Structures: Or Why Things Don’t Fall Down>라는 책을 통해 구조 설계의 기초를 습득했고 로켓 발사의 원리를 익히기 위해 화학자 존 클라크(John D. Clark)가 쓴 <점화 Ignition!>까지 섭렵했다. 놀라운 점은 이들 책의 도움으로 스페이스X의 CEO로 활동하면서 동시에 최고 설계 책임자로도 역량을 발휘했다는 점이다.

 



이 책은 리더들에게 과학은 일상생활과 유리된 ‘그들 만의 리그’가 절대 아닐 뿐더러 소설책을 읽듯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컨텐츠임을 알리기 위해 쓰였다. 그렇기에 출퇴근길에도 쉽게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간결하게 서술하는 구성을 따랐다. 직업이 경영 컨설턴트인지라 누군가에게 사실뿐만 아니라 그것을 어떻게 개인과 조직에 어떤 시사점이 있고 어떻게 적용하는지를 알려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크다. 그래서 과학 이야기를 하면서도 각 장의 말미에는 개인으로서,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혹은 기업의 리더로서 과학적 사실을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시사점을 간단하게 언급했다. 이 책을 통해 생활밀착형 학문인 과학을 일상적으로 ‘소비’하고 이용하기를 바란다.

전작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가 과학에 어느 정도 관심이 많은 독자를 타겟으로 했다면, 이 책은 과학에 대한 배경지식이 별로 없어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썼다. 처음부터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목차를 보고 흥미를 느끼거나 도움이 될 만한 장부터 읽어도 상관없다. 과학자가 아닌 자가 썼기에 심화된 내용을 원하는 독자에겐 오히려 지적 갈증을 유발할지도 모르겠다. 책 말미에 참고문헌(논문이나 기사)을 가능한 한 자세히 달아 두었으니 참조하기 바란다. 또한, 전작에서 소개했던 주제들 중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유효하고 유용한 것들 몇 개를 이 책에 수정 게재했음을 밝힌다.

부디 이 책이 리더들에게 과학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무너뜨리고 본격적이고 좀더 전문적인 과학책 읽기로 확장해 가는 데 작게나마 기폭제 역할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주1) 빌 게이츠 추천도서 https://www.businessinsider.com/bill-gates-favorite-science-books-2017-6, https://www.hundreader.com/ko/catalog/1234627

 

주2) 마크 주커버그 추천도서 https://www.businessinsider.com/science-books-mark-zuckerberg-recommends-2017-8#genome-by-matt-ridley-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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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프라인 서점과 온라인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구매를 바랍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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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리더십에서 인사 관리, 경영 전략, 자기 경영까지현명한 의사 결정의 바탕은 과학적 통찰력이다!많은 사람이 과학을 일상과 동떨어진 분야로 여긴다. 더욱이 조직을 이끌거나 타인과 관계를 맺거나 업무적 역량을 높이는 활동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 하는 경영 컨설턴트’ 유정식 저자는 약육강식 동물의 세계에서 진정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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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는 왜 과학책을 읽을까 by 유정식

저자가 가려 뽑은 55개의 ‘생활밀착형’ 과학 이슈를 통해 과학 지식과 과학적 사고력은 물론이고 그 속에 숨은 비즈니스 및 자기 계발 인사이트를 선사한다. 덕분에 전문 경영인은 물론이고 ‘일잘러’가 되고 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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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작품을 창조하고 싶은 크리에이터들에게   

2019. 5. 3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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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마케팅은 다음 책을 쓰는 것이다”


이 문구는 나의 폐부를 깊숙이 찔렀다. 2015년에 책을 낸 이후로 4년 동안 내 책을 쓰지 못한 채 이런저런 핑계를 대던 나를 이처럼 아프게 비판하는 문구는 없다. 내가 책을 쓸 동기를 가지지 못한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는 그 책(<당신들은 늘 착각 속에 산다>)이 나의 기대와 달리 판매가 아주 부진했기 때문이다. 나름 홍보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그 책이 출간된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 제목 탓이었을까? 나 또한 누군가에게 책 제목을 매번 틀리게 말할 정도로 입에 착 달라붙지 않았으니까. 출판사의 마케팅이 소홀했기 때문일까? 전작만큼 출판사에서 밀어주지 않는 느낌이라 서운하기도 했으니까. 아니면, 독자들이 ‘착각’과 ‘경영 심리’라는 키워드에 식상해졌기 때문일까? 때마침 심리학 관련 책들이 붐을 이루며 서점 매대를 점령했으니까.

 


그러나 이 책 <창작의 블랙홀을 건너는 크리에이터를 위한 안내서>의 저자가 뼈아프게 지적하듯이, 모든 건 나의 책임이다. 제목도, 출판사도, 독자들도 아닌, 바로 크리에이터인 나의 잘못이다. 솔직히 전작 <착각하는 CEO>가 경영서 치고 꽤 많이 팔리고 이를 통해 나의 이름이 조금 알려졌다고 해서 방심한 것이 사실이었다. 연속하여 책을 내면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많은 판매가 될 줄 기대했다. 전작의 문체와 구성을 그대로 따르며 책을 쓰는 편안한 방법을 택했고, 블로그나 페이스북 정도로 홍보를 하면 전작을 읽었던 독자들이 다시 구매할 줄 알았다. 독자들에게 왜 다른 책을 읽을 시간에 이 책을 선택해야 하는지, 이 책이 무슨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지 등을 알리는 데 소홀했다. ‘그런 일은 출판사가 하는 거 아니야? 나는 그동안 책을 쓰느라 힘을 소진했으니 그 정도는 출판사가 해줘야 하는 건 아닌가?’란 안일함에 빠져 있었다.

그때 나는 이랬어야 했다. 전작이 CEO 혹은 리더가 범하기 쉬운 착각과 그 위험에 대해 다뤘으니, 후작에서는 그 대안을 좀더 심도있게 제시함으로써 ‘착각한다는 건 잘 알겠는데,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는데?’라는 독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구성으로 책을 썼어야 했다. 하지만 당시 나에게는 핑계거리가 있었다. ‘대안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해결책까지 일일이 줄 수는 없잖아. 고작 1~2만원 짜리 책에서 답을 구하려는 건 너무 욕심이 큰 거 아니야? 착각한다는 것 자체를 아는 게 중요해. 대안은 좀 천천히 고민해 봐.’라고 말이다. 돌이켜 보니 아주 건방진 생각이었고, 나 또한 심한 착각에 빠져 있었다. 2년 내에 후작을 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비록 시간이 더 걸릴지라도 독자들이 돈과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을 읽을 만한 ‘새로운 컨텐츠’를 창조했어야 했는데 말이다.

 



또한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도 틈틈이 독자들과 소통했어야 했고 책이 나온 다음에는 ‘목표 대상’을 분명하게 타케팅하여 그들에게 나의 책이 입에 오르내리도록 면밀하게 작업했어야 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뉴스 재킹’ 방법, 이메일 목록 활용, 약간은 노이즈 마케팅적인 이벤트 등을 출판사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하고 실천을 했어야 했다. 물론 (저자가 강조하듯이) 이렇게 마케팅했다고 해서 처음부터 철두철미하게 기획되지 않았고 그리 참신하지 않았던 책의 내용으로는 앞으로 10년, 20년 이상 계속해서 읽히는 영원불멸의 작품이 될 수는 없었겠지만, 적어도 경영서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내 책이 뇌리에 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이 책은 내가 왜 실패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새 책을 출간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친절하지만 신랄하게 알려준다. 저자 본인이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쓴 작가이고, 베스트셀러 작가를 배출한 편집자이기에 그의 문장 하나 하나는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 있다. 그렇다고 이 책이 작가만을 위한 가이드는 아니다. 화가, 음악가, 스타트업 기업가, 디자이너 등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창조하고 무언가를 세상에 내놓으려는 모든 크리에이터들, 자신의 창조물이 그저 몇 개월 반짝하다 사라질 존재가 아니라, 적어도 10년 이상 사람들이 계속해서 찾는 일상적 작품이 되길 희망하는 야심찬 크리에이터들에게 소중한 조언을 전하고 있다. 

요즘 나는 ‘드디어’ 새 책을 쓰고 있다. 계획된 분량의 반 정도를 썼는데, 이 책이 출간되면 옆에 두고 늘 참고하며 글을 쓸 요량이다. 지금껏 8권의 책을 썼고 14권을 번역한 내가 이렇게 말할 정도라면 왜 모든 크리에이터들이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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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터링] 최고의 질문이란 무엇인가?   

2019. 3. 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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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과 같이 성남시 분당에서 월 21일(목) 저녁에 튜터링 세션을 엽니다.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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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차잔과 울면, 그리고 아저씨   

2019. 2. 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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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 손에 이끌려 어쩌다 다방에라도 가면 머리에 스카프를 동여맨 화장기 짙은 누나가 또각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내오던 엽차잔. 그 위에 포개진 빨간 손톱과 엽차의 김과 함께 그녀의 입에서 풍기는 민트껌 냄새가 엽차잔과 늘 따라다니는 흐릿한 감각이다. 


어릴 적엔 중국집에 가도, 백반집을 가도, 어쩔 땐 빵집에 가도 어김없이 만날 수 있었던 엽차잔이 어느덧 우리 주위에서 사라지고 근대사 박물관에 가서나 겨우 볼 수 있는 물건이 되었다. 무겁고 깨지기 쉬운 단점 탓이었을까? 이제 찻집이나 음식점의 물잔은 죄다 스텐레스나 플라스틱이 점령해 버렸다. 엽차잔만 골라 몰살시키는 바이러스라도 있지 않는 한, 어디에 가서나 볼 수 있었던 사기컵이 어떻게 이리 단박에 사라질 수 있는 걸까? 마치 공룡처럼?




한번 멸종된 엽차잔은 쉽게 찾아지지 않았다. 중고 사이트를 찾아봐도, 벼룩시장을 이잡듯 뒤져도 비슷한 물건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심지어 일본 후쿠오카의 빈티지 상점을 일부러 찾아갔었는데, 주인이 내가 스마트폰으로 보여준 사진을 보더니 자기네 가게에 있다고 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헌데 그가 들고 나온 잔은 사진과 완전 딴판이었다. 모양도 색깔도 전혀 다른, 회색 질그릇을 같은 거라고 우기듯 말하다니! 난 웃었지만, 사실 그건 주인에게 던진 비웃음이었다. ‘사람 눈을 어떻게 보는 거야?’


수집하기로 마음 먹은 지 근 2년이 되어서야 나는 서울풍물시장의 어느 점포에서 마침내 손에 넣을 수 있었다. 기대 없이 둘러보는데, 엽차잔 5개가 흰 노끈으로 묶인 채 먼지를 덮어쓰고 있지 않은가? 보아하니 한번도 사용된 적이 없는, 소위 ‘데드 스톡(dead stock)’인 듯 했다. 한 개에 1만원. 옛날엔 1,000원도 안 될 가격이었겠지만, 비싸도 어쩔 수 없다. 언제 만날지 모르니까. 하나만 사는 행위는 콜렉터로서는 실격 사유일 터, 나는 5개를 모두 샀다. 쓰다가 깨질 수도 있으니까.


기억 속에 각인된 엽차잔의 모서리 수는 팔각이었는데, 이제와 세어보니 무려 열두각이나 된다. 새삼 신기한 발견이다. 안쪽 면은 원형으로 매끄러운 모양인데, 요새 쓰는 컵에 비해 물이 담기는 양이 별로 안 된다. 기껏해야 100ml 정도? 목이 마를 때는 세 컵 정도는 연신 마셔줘야 비로소 갈증이 풀린다. 그래서 이 컵에는 물컵이라는 말보다 엽차잔이란 단어가 더 어울리나 보다. 엽차잔이란 이름에 걸맞게 본디 찬물보다는 뜨거운 차가 담아 마셔야 하는 컵이다.




어릴 적 기억은 페이지가 대부분 떨어져 나간 그림책처럼 단편적이다. 그래도 유난히 자세히 기억나는 일이 있는데, 그 장면에 등장하는 여러 물건들 중 하나가 바로 엽차잔이다. 열 두 살 쯤 나는 동네 교회를 다닌 적이 있다. 친구가 크리스마스 때 가면 맛있는 걸 준다고 해서 따라갔다가 이제는 얼굴도 희미하게 떠오르는 여선생님의 피아노 소리에 반해 몇 달을 독실한 신도인 체 행세하고 다녔다. 

교회 활동을 하다가 남자 어른들과 안면을 트게 됐는데, 그 중 한 아저씨는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았다. 내가 지금도 상세히 떠올릴 수 있는 기억은 친구와 함께 그 아저씨를 따라 교회 근처의 중국집에서 점심을 먹었던 장면이다. 나는 그때 매번 먹던 짜장면이 아니라 어린 나에게 이름마저 생소한 울면을 주문했다. 실은 아저씨의 추천 때문이었다. “짜장면은 자주 먹잖아. 이 집 울면 맛있어. 먹어 봐” 


아저씨는 자기 몫으로 나온 짬뽕에는 거의 손을 대지 않았다. 엽차잔을 손에 쥔 채 그는 우리에게 예수님의 삶이 어떠했고, 믿음과 소망이 무엇이고, 기독교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등을 이야기했다. 울면은 말그대로 울고 싶을 정도로 맛이 없었고, 아저씨 이야기는 목사님 설교보다 재미가 없었다. 점심 사주는 대가로 그보다 혹독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는 위선자였다. 동네 친구들과 야구 놀이를 하다가 아웃이니 세이프니 하며 옥신각신한 적이 있다. 하필 그렇게 떠들며 놀던 놀이터 뒷집(아파트 1층)이 그 아저씨 집일 줄이야!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라 우리를 점잖게 타이를 줄 알았다. 그러나 그는 내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눈알을 부라리며 이 새끼들 저 새끼들 하며 욕을 해댔다. 몽둥이를 들고 나올 기세였다.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눈이 촉촉해질 정도로 예수님의 성스러운 삶을 이야기하던 모습과 우리에게 쌍욕을 날리는 모습은 도무지 하나의 인간으로 포개지지 않았다. 




내가 교회를 더 이상 다니지 않게 되고 지금껏 무교로 버티게 된 계기는 우습게도 그 아저씨 때문이었다. 도저히 교회에서 그를 볼 용기가 나지 않았다. 위선자란 단어를 그때는 몰랐지만, 사람좋은 얼굴을 하고 다닐 그의 모습이 어린 나에게 역겨움을 느끼게 했다. 더욱이 피아노 소리가 청아했던 선생님은 개인 사정이라며 며칠 전부터 교회에 나오지 않게 되었으니 ‘나이롱 신자’는 더 이상 교회를 다닐 이유가 하나도 없었다.


엽차잔 덕에 이렇게 한 타래의 기억이 고스란히 딸려 나온다. 어찌보면 어릴 적 물건들은 하나하나가 USB 메모리처럼 훌륭한 저장장치가 아닐까? 물건 하나에 기억 한 줌씩. 이렇게 한 줌 한 줌이 모여 소년의 시간이 된다. 생각해 보니, 그 때 이후로 한 번도 울면을 먹지 않은 것 같다. 세상 맛 없는 음식 중 하나를 발견하게 해 준 아저씨 덕분이다. 어쨌든 고마워요,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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