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Leader)란 말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무엇일까요?” 

내가 이 질문을 던지면 대부분은 마치 '삶이란 무엇인가?'란 철학적 질문을 접한 듯 당황한 표정을 짓거나 고개를 숙인다. 나는 애써 시선을 피하는 사람을 굳이 일으켜 세운 다음 "리더란 말은 참 많이 쓰는 용어이고, 팀장님도 리더라는 말을 들으실 텐데요, 과연 리더란 무엇일까요?"라고 묻는다. 

그는 멋적게 웃으며 "리더는 리드하는 사람이죠."라고 농담을 한다. 그러고는 한참 생각하다가 "목표 달성을 위해 사람들을 이끄는 자입니다."라고 답한다. 나는“여기에서 '이끈다'는 말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 같은데요,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해 직원들을 이끌기 위해 리더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라고 재차 질문한다. 그는 "목표를 제시하고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를 해야 합니다."라고 어렵사리 대답한다. 틀리지 않는 답변이지만 ‘목표 달성’을 단지 ‘목표 제시’로, ’이끈다’는 말을 그저 ‘동기부여한다’라는 말로 바꾼 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나는 질문을 바꾸기로 한다. 
나: "목표를 달성하게 하려면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상대방: "목표를 잘 알려주고 잘 가이드해야 하죠."
나: "잘 가이드한다는 말의 의미는 뭡니까?"
상대방: "목표 달성의 방법을 일러주고, 적절하게 피드백하고, 결과가 나오면 올바르게 평가해주고...뭐 그런 것 아닐까요?"

 


'리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야기가 이런 식으로 흘러가곤 한다. "리더는 그냥 리더지, 무슨 뜻이 있습니까? 물은 물이고 산은 산이죠. 저에게는 물을 정의하고 산을 정의하라는 말처럼 들립니다."라며 약간은 짜증섞인 반응이 나온 적도 있다. 나는 조직에서 흔히 쓰는 용어일수록 정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의를 한 문장으로 깔끔하게 말하지 못하거나 중언부언한다면, 그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여긴다. 말하지 못하면 모르는 것이다. 리더의 정의를 모르면서 리더의 자리에 있는다는 건 어쩌면 면허증 없이 운전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아니겠는가? (다른 이야기지만, 미션, 전략, 팀, 팀워크, 조직문화, 고객경험, 학습, 생산성과 효율, 권한이양 등 조직에서 흔히 쓰는 용어를 한마디로 정의할 줄 아는가? )

리더의 정의를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등장하는 문구가 '목표 달성'인데, 그렇다면 목표 달성을 위해 구성원들을 이끌어 갈 때 리더가 취해야 할 구체적인 행위는 무엇일까? 비전을 제시한다, 동기를 부여한다, 목표 달성을 돕는다, 장애물을 제거하고 직원들을 지원한다... 여러 대답들이 나오는데, 바람직한 리더의 모습이긴 하나 숱한 리더십 강좌에 등장하는 미화된 리더의 이미지를 반복한다는 인상을 받곤 한다. 그런 교과서적인  대답 말고 리더가 행하는 거의 모든 행위를 나타내면서 리더의 임무를 '적확'하게 지적하는 정의는 무엇일까?

나는 '리더란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앞에서 말했듯 리더는 목표 달성을 이끄는 자라고 흔히들 말하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이끌 수 있을까? 목표 달성을 이끌려면 목표를 세부목표로 나누고, 각 세부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실행전략을 수립하고, 실행전략을 여러 업무로 구체화해야 한다. 리더는 이렇게 하여 설정된 여러 업무를 직원에게 배정하고 실행하게 만드는 자, 한마디로 ‘일을 시키는 사람’이다. 이것이 바로 리더의 거의 모든 임무를 한마디로 대변하는 정의이다. 일을 시키지 않으면 리더가 아니다. 

"리더는 솔선수범하는 자입니다." 리더나 직원이나 이렇게 생각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은 솔선수범의 의미를 "직원들의 일을 돕는 것"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돕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일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보기도 한다. 직원들이 어떤 일에 애를 먹고 있으면 리더 본인이 그 일을 대신 처리해 주는 게 솔범수범의 예라고 설명한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솔선수범이 '직원들에게 '잡일'을 시키지 않는 것'이라고까지 생각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다. 일례로, 팀장이 임원 회의에서 중요한 프레젠테이션해야 한다면 직원에게 핸드아웃을 복사할 것을 지시하지 않고 본인이 직접 프린트해서 복사하고 스테이플러로 철까지 해서 준비하는 것을 솔선수범하는 리더라고 생각한다. CEO의 예상 질문에 대비하는 데 시간을 써야 하는데도 말이다.

 


이러한 솔선수범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가 리더는 직원들을 '앞에서 이끄는' 사람이라는 환상을 심어준다. 솔선수범은 팔로워의 덕목이지, 리더의 덕목은 아니다. 리더십 전문가 존 맥스웰(John Maxwell)은 “작은 일을 올바르게 하고 싶다면 스스로 하라. 큰 일을 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일을 시켜라”라고 말한다. 리더의 덕목은 '일을 잘 시키는 것'에 있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솔선수범을 한다는 말은 조직이 설정한 미션, 비전, 핵심가치, 전략목표, 전략, 행동원칙 등을 리더 본인이 먼저 준수하며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인다는 뜻이다. 팀내에서 '회의 시작 시간을 엄수한다'는 원칙을 리더가 정했으면 리더가 제일 먼저 회의실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솔선수범이다. 결코 직원의 일을 대신해주는 것이 솔선수범이 아니다. 직원의 업무를 대신해 주는 리더는 마이크로 매니저일 뿐이다.

그런데 현장의 리더를 만나보면 애석하게도 자신이 가장 잘하지 못하는 것 중 하나가 일을 시키는 것이라는 대답이 나온다. 왜 그런지 물어보면 본인이 직접 해야 더 잘 할 수 있다, 자세히 설명할 시간에 내가 처리하는 게 낫다, 일을 맡기면 통제하기 어렵다, 직원들의 업무가 많아서 일을 시키기가 미안하다 등 다양한 이유를 말한다. 어떤 리더는 일이 재미있어서 시키기가 싫다, 일을 시키면 내가 할일이 별로 없다는 식의 답을 하기도 하는데, 마이크로 매니저들이 실무감각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핑계를 대며 이런 이유를 댄다. 

하지만 대다수 리더들의 속마음을 들여다보면, 일을 시키면 직원들이 거부할 것 같다는 두려움이 가장 크게 내재돼 있음을 발견한다. 이 일을 언제 다 하라는 말인가, 지금 더 중요한 업무를 하고 있다, 이제 말씀하시면 어떻게 하나, 내 업무가 아니다, 할 줄 모른다, 김대리가 나보다 더 잘한다, 조건만 만족되면 하겠다, 일이 잘 안 되면 어떻게 하나 등 갖가지 이유를 대며 지시를 거부하는 직원들을 보며 리더들은 ‘그냥 내가 하고 말지’라고 체념한다. 이런 두려움이 커지면 솔선수범이라는 미명 하에 직원들이 해야 할 업무를 본인이 대신해 주면 존경 받는 리더가 된다는 착각으로 이어진다. 자신도 모르게 마이크로 매니저가 되는 것이다.

직원들은 '리더는 일을 시키는 사람'이라는 정의를 불쾌하게 여길지 모른다. 리더는 일을 시키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하는 사람, 직원들에게만 업무 부담을 씌우고 '뒷짐 지고 노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오해하지 말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일을 시키는 것 자체가 아니라, 일을 '잘' 시킨다는 것이다.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키는 리더가 직원들이 바라는 리더이다. 직원들이 리더에게 기대하는 역할, 즉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적절하게 피드백하며, 동기를 부여하는 등의 역할은 리더가 직원들에게 일을 '잘' 시킬 때 가능하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to be continued.......

*이 글과 관련하여 인퓨처컨설팅은 2020년 1월 15일(수)에 튜터링(교육)을 다음과 같이 실시합니다. 많은 신청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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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터링- 일을 '잘' 시키는 기술

 

docs.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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