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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간 유정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는 유튜브 채널,

그 첫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앞으로 (가능한 한) 매일 한 꼭지의 동영상을 유튜브에 게시할까 합니다.(겁이 좀 납니다. ^^)

'일간 유정식'을 하게 된 계기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는

본 동영상 서두에 언급하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구독, 좋아요, 부탁 드립니다!

 

https://youtu.be/Hrbrrtbz_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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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유정식, 시즌 1을 종료하며...   

2021. 4. 2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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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까지만 해도 이 글을 쓰는 날이 오리라 젼혀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아주 까마득하게 느껴졌는데, ‘국방부 시계를 거꾸로 달아도 시간이 간다’고 기어이 이런 기쁜(?) 날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엄살을 부리자면, 1주일에 한 번 1년 동안 50호의 주간지를 발행하는 일, 그것도 제가 집필과 편집, 발송을 혼자 책임지는 일은 상당히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누가 “시즌 2는 언제 하나요?”라고 물어보면, “조만간 할 겁니다.”라고 말은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되도록이면 하고 싶지 않달까요.”라고 말하고 도망가 버리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입니다. “아, 몰랑~!”

 

월요일에서 화요일로 넘어가는 시간에 주간지를 보내고 나서 한 이틀 쉬고 나면 다시금 “이번 호엔 무슨 내용을 써야 하지?”라는 압박감이 공포처럼 다가왔고 남들 쉬는 주말에는 모니터 앞에 앉아 가뜩이나 없는 머리칼을 쥐어 뜯는 일이 다반사였죠. 몸이 아파 두 번 휴간했는데, 그때는 아프면서도 한 주 쉬어 가니 오히려 마음이 상큼했습니다. “아, 기부니가 조타!”

 

(1호부터 50호까지의 표지 모음. 이걸 언제 다썼나 싶습니다.)

 

죄송합니다. 엄살이 과했습니다. 제가 먼저 하겠다고 해놓고(게다가 공짜로 발행하는 것도 아닌데) 이 무슨 죽는 소리인가 싶을 겁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50호 종간을 맞이하니 ‘하이’가 되어 살짝 돌았나 봅니다. 이해해 주십시오. 오래 가지 않을 겁니다.

 

제딴엔 충실하게 주간지를 꾸며 보려 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았습니다. 1호부터 살펴 보니 엉성한 부분도 눈에 띄고 좀더 충실하게 꾸며야 했다는 후회도 듭니다. 이런 저급한 주간지를 1년 동안 꾸준히 구독해 주신 구독자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여러분 덕에 오프라인 강의 끊기고 경영 컨설팅 역시 말라 버리고 야심차게 낸 책까지 안 팔리는 대역병의 시기를 무사하게 잘 넘길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과 <주간 유정식>이 없었다면 저는 지금쯤 확 쪄서 꽤나 피폐했을 겁니다. 여러분이 절 살리셨습니다.

 

언제 하게 될지 모르는 <주간 유정식> 시즌 2에도 많은 성원을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미리 경고(?)를 드리자면, 그때도 여러분이 절 좀 살려 주셔야 할지 모릅니다. 정기구독자 여러분, 1년 동안 <주간 유정식>을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일정 기간 휴지기를 가진 후에 시즌 2를 진행하려 합니다. 시즌 2 개시 일정은 아직 미정입니다. ^^ 아래의 엑셀 파일은 <주간 유정식> 시즌 1의 총 목차입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책으로 치면, 4권 정도 분량입니다. ^^) 시즌 1이 종료되었지만, 몇몇 분들이 신청해 주고 계시네요. ^^ https://tistory3.daumcdn.net/tistory/169728/skin/images/Weekly_YJS_contents.xlsx

 

목차를 보시고 1호부터 50호까지 받아보시기 원하신다면, 아래의 링크를 눌러 신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1호부터 50호까지 일괄 발송해 드리겠습니다. 시즌 1이 끝났지만 가격은 동일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주간지 내용은 시사성이 없어서 언제 읽어도 괜찮습니다. ^

^ 많은 신청을 바랍니다. 대단히 감사합니다.

https://docs.google.com/forms/d/e/1FAIpQLSflG0txv_UJX1ComWScY6-ykLpQgrqbokWrz5v55pY50XF3dg/viewform

 

<주간 유정식>

 

docs.google.com

*덧붙이는 글

많은 분들이 '월간 유정식'이라고 잘못 부르십니다. 일주일마다 발행하는 '주간'임을 기억해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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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스마트한 기업, 아마존의 유일한 성공 원칙   

2021. 3. 11.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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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가 최근에 번역 출간한 <순서 파괴>에 실린 '옮긴이의 말'입니다. 책 선택에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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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평가도 아니고 보상도 아니며 교육도 아니다. 바로 채용이다. 아무나 뽑아서 평가를 냉정하게 해서 교육을 시키는 데 드는 엄청난 비용을 생각하면, 조금 느리더라도 처음부터 천천히 우리 회사에 적합한 인재인지 판단해 가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략 하나를 세우는 데 몇 개월을 고심하면서도 조직의 운명을 좌우할지 모를 누군가를 뽑기 위한 채용을 그저 운영 업무를 처리하듯 진행해서는 곤란하지 않겠는가? 시행착오를 통해서라도 채용 프로세스의 질을 높이는 데 CEO를 비롯한 모든 리더들이 자기 시간의 상당부분을 쏟아야 한다. 요즘 잘 나가는 여러 기업들 중 아마존이 오래 전부터 그렇게 했듯이 말이다. 

나는 주로 인사 분야를 컨설팅하는 입장이기에 이 책에서 아마존의 채용 프랙티스(practice)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게다가 아마존에서 제프 베조스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전직 고위 임원들이 내부자의 시각으로 쓴 책이니 더욱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채용이 중요한지는 알겠는데 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라고 생각을 평소에 했더라면 이 책에서 제시하는 아마존의 사례가 대단히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지금은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의 바로미터 같은 존재로 우뚝선 아마존이라고 하지만, 여느 스타트업이 그러하듯 초창기 그들의 채용 행태를 보면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오늘날 위대한 경영자 중 한 사람이라 칭송 받는 제프 베조스가 당시 지원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SAT점수는 얼마였나요?” 명문 프린스턴 대학교 출신인 그는 꽤 학력지상주의자였는지 스펙이 뛰어난 사람들을 선호했다. 학력보다는 다른 스킬이 더 중요한 고객 지원이나 물류 부문의 인력을 뽑는 데에도 이런 질문을 던지기 일쑤였는데, 요즘 이런 질문을 던지는 기업이 있다면 엄청난 논란에 시달릴 것이 분명하다. 또한, 현재는 인터뷰 질문지에서 거의 사라진 “왜 맨홀 뚜껑은 원형입니까?”와 같은 소위 ‘브레인 티저(Brain Teaser)’ 식 질문을 던져 그 자리에서 운좋게 참신한 대답을 하는 사람을 채용했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이런 질문에 대답을 잘하는 것과 실제 업무능력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없다는 게 연구 결과와 현장의 목소리로 이미 증명됐다.

 


회사 성과가 성장하면서 동시에 직원 수도 증가했다. 얼마나 사람을 빨리 뽑아야 했는지 어제 채용된 사람이 오늘 새로운 사람을 채용해야 한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는데, 당연히 채용이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회사가 ‘이런 사람을 채용하라’는 기준을 제시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채용 매커니즘이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본문에 나오듯이 이런 치열한 반성 끝에 '바 레이저'라는 아마존 특유의 채용 프로세스가 정립되었다. ‘최고를 고수한다’는 리더십 원칙이 원칙에서 머물지 않고 실무 프로세스로 녹아내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나에겐 꽤나 의미 있는 충격이었다.

이렇듯 아마존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세련된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추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우리가 아마존을 배워야 하는 이유는 문제를 문제라 인식하고 회피하지 않았다는 점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사의 자원을 집중시켰다는 점, 그리고 해결책을 조직문화의 일부로 정립시키는 데 주력했다는 점이다. 이 책을 번역하는 동안 나는 이것이 지금의 아마존을 일구어낸 핵심동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내가 주목한 것이 또 하나 있었는데, 바로 독특한 아마존의 회의 문화였다.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그간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회의 아젠다와 관련된 사람만을 참여시킨다든지, 회의 전에 자료를 배포한다든지, 참석자들은 아젠다와 관련 자료를 필히 숙지하고 회의실에 들어와야 한다든지, 회의의 좌장이 ‘의사결정’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되도록 퍼실리테이션을 잘 해야 한다든지, 회의의 결과를 팔로우업(follow-up)할 사람을 반드시 지정해야 한다든지, 회의가 끝나면 회의록을 즉각 작성하여 참석자들에게 빨리 배포해야 한다든지 등이 회의의 효율을 높이는 방법들로 주로 거론된다.

이 중 나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것은 ‘참석자들이 아젠다와 관련 자료를 필히 숙지하고 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부분이다. 무슨 이유로 이것을 강조하는지는 알겠다. 아무것도 알지 못한 상태에서 회의실에 들어와 그제서야 허겁지겁 자료를 훑어보면 그만큼 소중한 회의 시간을 까먹게 될 뿐만 아니라 아젠다와 관련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이유일 것이다. 그런데 참석자들이 회의 시간 전에 아젠다와 관련 자료를 숙지하고 읽는 시간은 어디에서 뚝 떨어지는 공짜 시간이 아니다. 그걸 읽느라 자기가 맡은 업무를 옆으로 제쳐 놔야 하고 그 시간은 고스란히 ‘아이들 타임(idle time)’이 된다. 겉으로 보이는 회의 시간 자체는 줄어들더라도 어디에선가 그만큼의 시간이 소요돼야 한다. 그러니 회의 시간이 줄어들었다고 마냥 좋아할 일은 아니다. 세상사가 모두 그렇듯,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이렇게 반론할지 모르겠다. 회의실에 들어와서야 자료를 뒤적거리기 시작하면 아젠다와 관련해 제대로 된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못한 채 ‘멍하니’ 앉아 있으면서 시간만 보낼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럴 수도 있지만, 만약 진짜로 참석자들이 ‘멍하니’ 앉아 있는다면 애초에 아젠다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불렀기 때문은 아닐까? ‘Right person'을  참석시켰다면 이미 그는 해당 아젠다에 대해 ‘프로페셔널’이고 자료를 회의실에 들어와서 읽기 시작했다 하더라도 조금만 시간을 주면 충분히 회의 아젠다와 목표를 간파할 수 있지 않을까? Right person을 참석시킨다는 전제만 잘 준수한다면, 업무 시간을 쪼개 자료를 읽게 하기보다 이미 잡혀 있는 회의 시간에 읽도록 하는 게 더 효율적이지 않을까? 

게다가 회의 주최자가 마음대로 참석자를 지정해 놓고서 ‘회의 참석 전에 자료를 숙지하고 들어오라’고 하는 것은 참석자 입장에서 볼 때는 ‘업무와 재량에 대한 침범’ 아니겠는가? 물론, 특정 프로젝트 내에서 벌어지는 회의에서는 ‘회의 전 자료 숙지’를 요구하는 것이 정당하고 또 그래야 한다. 하지만 타 직무, 타 부서, 타 조직이 참석해야 하는 회의에서도 이를 요구하거나 기대할 수 있을까? 회의실에 들어와 “자료를 아직 안 읽어 봤습니다.”라고 하는 사람을 탓할 수 있을까? 내가 그간 회의를 주최해 본 경험을 떠올려 봐도 자료를 다 숙지하고 회의실에 입실한, 정말로 ‘고마운’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해 자료를 브리핑하는 것으로 매번 회의를 시작하곤 했다. 어차피 잘 되지 않을 거라면, 즉 회의 전에 자료를 읽고 들어 올 사람이 거의 없을 거라면, 회의실에 들어와 자료를 숙지하도록 해줘야 하지 않을까? 다들 현업에 바쁜 사람들이니 회의에 들어와 자료를 읽어주기만 해도 고맙지 않은가? 

아마존은 이런 현실을 역으로 활용함으로써 보다 효과적인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본문에서 언급됐듯이 아마존의 회의는 침묵으로 시작된다. 참석자들은 발표자로부터 6페이지로 된 내러티브 문서를 받아 읽는다. ‘문서 읽기 시간’으로 부여된 20분 동안 회의실엔 종이 넘기는 소리만 나는, 약간은 괴이하기까지 한 적막이 이어진다. 참석자들은 꼼꼼히 문서를 읽으며 궁금한 것을 표시하고 메모한다. 20분이 지나가면, 그때부터 열띤 토론이 벌어진다. 참석자들은 발표자(문서 작성자)에게 질문을 던지거나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발표자는 쏟아지는 질문에 응수하거나 아이디어를 수용한다. 아마존의 숱한 히트 상품들이 이런 문화적 기반에서 만들어졌다는 점이 이 책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중 하나다. 이 책을 읽고 파워포인트가 난무하는 회의 문화를 뜯어 고쳐보겠다는 의지를 충전하기 바란다.

그간 아마존에 대한 책이 숱하게 나왔지만, 외부인의 시각에서 아마존에 탐침을 꽂고 알아낸 정보에 기반하여 쓰여진 책들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다르다. 제프의 그림자로 오랜 기간 활동한 자와, 아마존의 디지털 비즈니스를 이끌었던 자가 아마존의 문화적 기반뿐만 아니라 킨들, 프라임, AWS 등 히트 상품들의 탄생 역사를 속속들이 알려준다. 제프 베조스가 유일하게 인정하는 ‘아마존 이야기’가 바로 이 책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직 경영의 관점에서나 실무자의 시각에서나 이 책은 신선하고 생기발랄한 통찰을 선사할 것이다. 

번역자로서 고충 중 하나는 딱 들어맞는 우리말 표현을 도무지 찾기 어려울 때다. 고객의 니즈를 최우선하고 그에 따라 내부 프로세스를 조정하고 운영한다는 뜻을 지닌 ‘워킹 백워드’란 문구가 바로 그랬다. 워킹 백워드뿐만 아니라 ‘바 레이저’처럼 아마존 내부에서 굳어진 몇 가지 용어의 경우, 본뜻을 훼손하지 않기 원래 표현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점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 부디 아마존을 이해하는 데 내 번역이 조금이나마 기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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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   

2020. 10. 27.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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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워크를 논하기 전에 기본적인 정의를 먼저 숙지하고 들어가자. 팀이란 ‘공동의 목표 달성에 기여하도록 각자의 업무 책임을 성실히 수행하며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의 집단’을 말한다. 그렇다면 팀워크는 무엇일까? 나는 팀워크를 ‘팀으로서 일한다(Work As Team)’이라고 간단히 정의한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단어는 ‘As’이다. 경기를 승리하기 위해 혼자서 분투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경기에 임하는 것, 매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각자도생으로 내부경쟁하는 게 아니라 ‘하나의 팀으로서’ 성과를 끌어올리는 것이 바로 팀워크다.

팀워크가 좋은 팀의 특징은 무엇일까? 구글이 3년 동안 진행한 자체 프로젝트의 결과를 보면, 리더의 한 마디 지시에 구성원 모두가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는 것을 팀워크가 강한 팀이라는 것이 환상임을 깨달을 수 있다. 왜냐하면 ‘심리적 안전감(psychological safety)’이 팀워크가 뛰어난 팀의 가장 큰 특징이기 때문이다. 심리적 안전감이란, 대인관계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고 타인에게 약한 모습(실패, 멍청한 대답 등)을 보여도 괜찮다고 여기는 감정을 뜻한다. 동료가 다른 의견을 제시할 때 ‘마음 놓고’ 반박하고, 경우에 따라 동료의 일을 중단시키고 자기 생각을 설득시키며, 동료들이 자신을 논리적으로 비판한다면 기꺼이 수용하고, 직원과 리더 모두가 동등한 발언 시간과 기회를 보장 받는 것이 심리적 안전감이다.

 


왜 그럴까? 심리적 안전감이 높은 팀의 구성원들은 실패할 경우 그 사실을 동료들에게 편안하게 털어놓을 수 있고 동료들은 실패했다는 것 자체에 비난을 가하지 않는다. 이래야 실패를 솔직하게 드러낼 수 있고 왜 실패했는지,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철저히 연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모두가 공유함으로써 더 나은 혁신과 더 나은 의사결정을 이끄는 동력을 얻는다. 이것이 심리적 안전감과 팀워크를 향상시키는 방법이다.

전설적 록 그룹 퀸(Queen)은 심리적 안전감에 기반한 대표적 팀이었다. 리더인 프레디 머큐리는 솔로 앨범을 내기 위해 팀을 이탈했다가 좌절을 경험했다. 그는 1984년 인터뷰에서 자신이 얼마나 멤버들을 그리워하는지 고백한다. 그는 멤버들이 각자 개성이 강해서 그룹을 결성한 첫날부터 싸우기 시작했고, 음악에 있어서는 늘 그래왔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 싸움들이 저희를 하나로 만들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잘못을 지적하고 때로는 서로 논쟁을 벌이는 것이 조직이 성장하는 힘의 원천이고 그것이 바로 진짜 팀워크임을 깨달을 수 있는 대목이다.

유명한 ‘도요타 생산 방식’도 심리적 안전감의 산물이다. 직원들은 누구나 생산 시스템의 실수나 결함을 끊임없이 지적했고 이를 개선해 가면서 생산 시스템의 완전함을 이루어냈고 독특한 생산 방식은 널리 벤치마킹되었다.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것’이 덕목인 일본 문화에서도 이런 긍정적 갈등과 논쟁이 성장을 이끌어냈다.

그렇다면 심리적 안전감을 높이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활발한 피드백’이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활발한 피드백을 위해 기본적으로 적극적 경청이 선행되어야 한다. 대화에 방해될 만한 물건들(노트북, 휴대폰 등)을 모두 치우고 상대방에게서 배우려는 태도로 대화에 임해야 한다. 우버(Uber)는 상호 신뢰와 소속감이 떨어지는 문제를 간단히 해결했다. 회의시간에 휴대폰을 절대 보지 않도록 한 것이다. 우습게 보이는 해결책으로 회의 분위기는 서로 경청하고 공동 목표에 협력하는 방향으로 급변했다. 

그리고, 피드백해 주길 기다리지 말고 먼저 요구해야 한다. 그런데 그냥 “저는 오픈 마인드에요. 뭐든 피드백해 주세요.”라고 말만 하면 안 된다. 피드백 받고 싶은 것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하라. “제가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질질 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특별히 어떤 부분에서 의사결정의 문제가 있는지 바로 피드백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내가 결단력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한 두 가지 정도 말해줄 수 있나요?”라고 말이다. 

 



이 말은 곧 자신의 ‘취약성(vulnerable)’을 드러내라는 뜻이다. 취약성이란 약점이나 실수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지 않은 사람임을 인정하고 자신의 부족함을 상대방에게 보여줄 수 있는 용기’를 의미한다. 자신이 완벽해야 한다, 남에게 빈틈을 보여서는 평가에 불이익이 갈지 모른다는 강박에 사로잡히면 상대방의 건설적 비판을 비난으로 오해하고 이는 팀워크 와해로 이어질 수 있다. 상대방이 언제든 반대를 표하도록 독려하고, 자신의 어려움과 실패를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라. 의류업체 아일린 피셔의 CEO 아일린 피셔(Eileen Fisher)는 자신이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하며 배워가는 사람이다. 회사는 높은 수익을 거둘 뿐 아니라 미국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직장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취약성을 드러낼 줄 모르는 조직은 ‘공포’로 사람들을 움직이려다 나락으로 빠지고 만다. 세계 제일의 자동차 판매 기업인 폭스바겐의 전 CEO 마틴 빈터콘은 “앞으로 6주의 시간을 줄 테니 세계적 수준의 설계도를 가지고 와. 제대로 못하면 쫓겨날 줄 알아!”라고 구성원들을 겁박했다. 그 결과가 어떠했는가? ‘디젤 게이트’에 휘말린 폭스바겐은 천문학적인 보상금을 물어야 했다. 우수인재가 많았어도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없었다.

반면, 픽사(Pixar)는 숨김없이 이야기하는 문화로 ‘브레인트러스트(Braintrust)’를 정착시켰다. 브레인트러스트는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제작 중인 영화를 관람하고 감상평을 영화감독에게 솔직하게 전달하는 과정이다. ‘당신들이 영화에 대해 뭘 알어?’라고 피드백을 거부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효과는 대단했다. <토이 스토리>의 초기 버전은 형편없었지만 직원들의 솔직한 피드백에 힘입어 기록적인 흥행 성적을 거뒀다.

활발한 피드백이 심리적 안전감을 공고히 하고, 심리적 안전감이 팀워크 강화의 핵심이다. 1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리더와 팔로워 모두의 일상적 노력으로 일구어낸 팀워크가 코로나 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원천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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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는 혁신이었나, 아니었나?   

2020. 8. 1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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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페이스북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봤다. 어느 분의 글인지 몰라 찾을 수 없는데, 대략 기억나는 대로 써보면 이렇다. “혁신이냐 아니냐는 그게 없어진 후에 깨달을 수 있다.” 얼마 전 서비스를 접은 공유 모빌리티 ‘타다(TADA)’를 가리키며 한 말이다. 보자마자 가슴에 바로 꽂히는 말이었다. 코로나 19 사태로 외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요즘이라지만 내가 더더욱 시내를 나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타다의 부재이다. 내 모빌리티의 ‘대중 교통 축’을 담당했던 타다가 불법이라는 낙인이 찍혀 사라지니 그 분의 말처럼 그만한 혁신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쩌다 나갈 일이 있으면 불편해도 자차나 버스를 이용하지 절대 택시를 이용하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이미 많은 이들이 그간 지적해 왔고 타다가 없어진 후에도 또 열심히 지적하고 있으니 무엇인지 대략 짐작할 수 있으리라. 택시는 참 문제 많은 ‘대중고통(大重苦痛)’이다.

 



타다가 한창 성업 중이던 때, 페이스북 타임라인에서 ‘혁신이다, 혁신이 아니다’란 공방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평소 타다를 애용하던 나는 그런 논쟁 여부를 떠나 타다를 옹호하는 쪽이었지만, 반대측 논리도 나름 일리가 있었다. 법망을 요리조리 피해 만든 서비스라서 애초에 불법의 소지가 있다, 불법이 될 것임을 뻔히 알고도 서비스를 개시한 건 공유경제라는 탈을 쓴 사기와 같다, 일반택시보다 비싼 요금을 받으면서 서비스 수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즉 일반택시와 차별점이 별로 없다) 등의 혁신이 아니라 주장하는 측의 주된 논리였다. 타다가 없어지니 논쟁도 싹 사라졌다. 하지만 ‘타다 현상’은 나로 하여금 혁신의 정의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혁신이란 무엇일까? 한자로 혁신(革新)은 말 그대로 기존의 가죽을 벗겨내고 새로운 가죽을 입힌다는 뜻이다. 가죽을 교체하는 과정이 상당히 고통스럽고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급격한 변화이기 때문에 혁신은 아무데나 갖다 붙일 만한 단어는 아니다. 혁신이란 의미의 영어 단어 innovation은 ‘안으로’을 뜻하는 ‘in’과 ‘새로움’을 뜻하는 ‘nova’가 합쳐진 단어로서, 기존의 것을 버리고 겉면 뿐만 아니라 내부까지 새로운 것으로 채운다는 뜻을 지녔다. 한자어든 영어 단어든 여기에서 주목해야 할 키워드는 ‘새로움’이다. 가죽을 벗겨내는 고통이든, 밖에서 안으로 무언가를 채워 넣든, 혁신의 방향과 컨텐츠는 언제나 새로워야 한다. 새롭지 않으면 절대 혁신이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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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이 글은 '주간 유정식' 6호 (2020년 5월 26일자)에 실렸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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