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철생인] 1. 누구나 날씨를 이야기하지만...   

2008. 12. 8.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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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주 5일 간 '거인의 어깨'를 연재합니다. 위인들의 명언을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하지만,
날씨에 대해서 무언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 마크 트웨인(Mark Twain)


[주인장의 덧글]
마크 트웨인의 말처럼 우리는 늘 날씨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해 무엇인가를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인공강우나 인공강설을 연구하는 기상학자 몇몇 밖에는 없겠죠?

이와 비슷하게, 누구나 미래에 대해 항상 말을 하거나 걱정을 합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까? 내년도 매출이 어떻게 될까?' 등등.... 그러나, 미래에 대해 무언가를 하는 사람(혹은 기업)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당신 (혹은 당신의 회사)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뭔가를 준비하고 있습니까?

마크 트웨인은 또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말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얼마나 무지한가가 아니다. 우리가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다."

미네르바 열풍이 한차례 휩쓸고 지나간 지금, 여러분은 마크 트웨인의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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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박물관에 다녀오다   

2008. 12. 7.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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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에 있는 '거미 박물관'에 다녀왔다.
차 하나가 겨우 통과할 수 있는 산길을 3.5km나 가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좀 허름하고 '촌스러운' 곳이었다.
개인 박물관이라 예산이 부족한 탓이려니....

하지만 곤충과 동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학습 장소로 좋을 것 같다.
심심할 때 아이들과 한 번 가볼 것을 권한다.
추워서 박물관 외부 구경을 거의 못했지만, 날씨가 따뜻하면 2시간 정도는 놀다 올 수 있을 것 같다.

* 충전을 못해서 DSLR은 못가지고 가서, 똑딱이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박물관의 외관. 기대와 달리 허름하고 촌스러운 느낌...

박물관 내부에 거미 표본이 즐비하다. 마치 중학교 때 과학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곳이다.

보존액 속에 담긴 갖가지 거미들. 사진엔 없지만, 이 중에 가장 맹독성인 거미는 호주의 숲에 사는 '붉은 등 거미(red back spider)'로, 생쥐 2천마리(맞나?)를 죽일 만큼의 독을 뿜는다고 한다.

탈피하고 남은 외골격 껍질들. 탈피할 때 거미들은 무척 힘들어 한다고 한다.

손바닥에 얹어보는 체험을 할 수 있었는데,무섭게 생겼지만, 실은 아주 순한 거미다. 마치 강아지 발을 손에 얹은 느낌이었다.

거미의 먹이로 사육하는 귀뚜라미들. 뚜껑을 열어 놓는데도 이놈들은 도망가지 못한다고 한다. 박스 상단에 붙은 노란 테이프에 닿으면 미끄러져 떨어지는데, 그것 때문에 '우리는 여기에 그냥 살 팔자인가부다'라고 체념하는 걸까? 가이드분이 하신 말씀이다.

전갈이다. 볼펜으로 툭툭 건드리면 꼬리의 독침을 세우면 위협한다. 보기와 달리 그리 위험한 종은 아닌 듯했다.

구렁이의 일종. 노란 비단구렁이인가?

작지만 강한 녀석, 살모사

이제 우리나라에서 거의 멸종됐다고 하는 황소개구리.

나비와 나방 표본들도 즐비하다

나방과 나비 표본 중 하나.

날개의 무늬가 태극을 닮았다 하여 '태극나방'이란 이름을 가진 나방.

황금박쥐. 몸통 색깔이 진짜 황금색이었다.(사진을 못찍었지만)

거미박물관 구경을 마치고, '고당'이라고 불리는 곳에서 커피를 마셨다. 한옥과 커피? 잘 안어울리는 듯 했지만, 정말 편안한 곳이었고 커피맛은 역시 그윽했다.

한옥의 아랫못에 앉아서 탄자니아 커피와 코스타리카 커피를 마셨다. 직접 로스팅해서 그런지 맛이 신선했다. 커피 마시다가 졸려서 뜨뜻한 아랫목에 누워 한숨 잤다. 다시 가서 허리를 '지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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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평등이 능사는 아니다   

2008. 12. 5.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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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 쉬블리는 짧은꼬리원숭이의 여러 집단에서 서열이 높은 원숭이들만을 따로 모아 집단을 구성해 인위적으로 서열을 조작한 실험을 수행했다. 의례 원숭이들끼리 치열한 서열 쟁탈전이 벌어졌는데, 예전에 높은 서열을 점하던 원숭이들은 서열 추락의 수모를 당해야 했다. 새로운 권력자가 출현하면서 서열 다툼은 일단락되었는데, 쉬블리가 관찰하고자 한 것은 서열의 재편 과정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원숭이들이 생리적으로 어떻게 변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그녀는 서열이 낮아진 원숭이들을 검진했는데, 그들에게서 동맥경화증, 복부비만, 고혈압 등의 이상 증세가 퍼져 있음을 발견했다. 실험 조건을 동일하게 유지하려고 모든 원숭이에게 똑같은 먹이를 주었기 때문에 이러한 질병은 사회적 지위의 하락 때문에 발생한 것이 명백했다.

서열이 낮은 원숭이는 서열이 높은 원숭이로부터 언제 공격당할지 불안에 떨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많이 분비한다. 코르티솔은 일시적인 스트레스를 완화시키는 작용을 하나 과다 분비 상태가 장시간 계속되면 신경이 예민해지고 우울증에 빠지며 질병인자를 활성화시키는 부작용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서열이 낮아진 원숭이들에게서 질병이 많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실험이 최고의사결정자로부터 말단 사원에 이르는 위계 체계를 보유한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 서열이 낮은 말단 사원일수록 스트레스가 많아서 덜 건강하다는 뜻일까? 그럴 수도 있겠지만, 기업의 서열 체계는 구성원들의 공식적이거나 암묵적인 합의 하에 형성되고 누구에게나 당연시되므로 말단 사원이라고 해서 특별히 스트레스를 더 받을 일은 아니다. 게다가 자신과 처지가 같은 동기들이 있으니 위안이 된다. 쉽게 말해 ‘그러려니’한다.

이 실험의 핵심 메시지는 원래부터 서열이 낮을 때가 아니라 갑작스럽게 서열이 변동될 때 문제가 야기된다는 사실이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권력을 가진 경영자가 하루아침에 임원을 말단 사원으로 내리고, 대리를 부장으로 올리는 조치를 취하면 아마 서열이 낮아진 원숭이들의 고통을 인간들도 겪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기업의 위계 체계가 이처럼 마구 뒤섞이는 일은 없다. 그래서 기업 조직은 원숭이 사회와 다르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갑작스레 서열이 뒤바뀌는 현상과 동일한 효과를 발휘하면서 기업 혁신의 도구로 찬양 받는 무언가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성과주의 제도들이다. 성과주의의 핵심논리는 동일한 직급과 연차라 할지라도 역량과 업적에 따라 연봉을 차별적으로 지급해야 성과를 창출하려는 직원들의 동기를 고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 잘하면 그만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기회의 평등’ 논리는 기업들로 하여금 성과주의를 무조건 수용하도록 강권한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저기서 자주 발견된다. 남들보다 덜 받는 사람은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괴롭고, 더 받는 사람은 보상이 보잘것없다며 투덜댄다. 업무를 소홀히 하며 목표 달성에만 매달리고, 협조 요청을 무시하는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등의 문제가 성과주의의 효과를 압도해 버린다. 그 이유는 성과주의 제도가 기존 서열 체계를 흔들어대면서 동일 직급에 동일 연차면 동일한 보상을 받았던 평등한 조직을 불평등한 상태로 변질시키기 때문이다.

사회학자 이치로 가와치는 불평등한 사회일수록 구성원 간의 신뢰가 미약하며 적대감이 강화된다고 말한다. 소득의 절대적 수준이 아무리 높아도 그 상대적인 차이가 크면 사망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성과를 높이려면 신뢰와 건강이 생명인데, 성과주의가 오히려 그것들을 파괴해 성과를 저하시킬 수도 있으니 아이러니다.

기회의 평등을 외친다고 해서 많이 받는 사람과 덜 받는 사람 사이의 불평등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결과의 평등을 강조하는 것만큼 기회의 평등을 무조건 추구하는 것도 큰 부작용과 해악을 야기한다. 보상의 차등폭 확대를 작금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도깨비방망이로 여기는 기업을 종종 목격한다. 이럴 때일수록 불평등을 완화하여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위기 탈출의 진정한 해법이다.

(본 칼럼은 광주일보 2008년 12월 5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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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의 모든 것' 블로그 개설!   

2008. 12. 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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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는 요즘, 시나리오 플래닝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 수립 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이란 단어 자체가 생소하거나, 알아도 그 의미를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이들이 시나리오 플래닝을 예측의 도구로 오해하고 있지요.

인퓨처컨설팅은 이러한 니즈에 부합하고 동시에 오해를 없애기 위해,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각종 도구, 관련 논문, 적용 사례 등을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블로그 주소는 www.scenarioplanning.kr 입니다('co'가 없음을 유의하세요)

아직은 내용이 덜 채워져 있지만 차차 '빵빵한' 내용으로 가득 찰 것을 약속 드립니다. 아울러,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책이 빠르면 이 달 중(늦으면 내년 1월 중)에 서점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방법론과 노하우를 최대한 자세히 설명한 책이니, 여러분의 많은 기대를 바랍니다. 그 책이 출간되면 이 블로그는 시나리오 플래닝에 관한 소통의 장이 될 겁니다.

시나리오 플래닝 교육이나 컨설팅에 관해 궁금하신 사항이 있으시면, 블로그 상단의 메뉴를 클릭하시거나 아래의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인퓨처컨설팅 대표 유정식
- office : 02-6007-2340
- email : jsyu@infutur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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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8. 12. 2.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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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1월, 나는 5권의 책을 읽었다.
탈고하느라 그것에만 신경을 썼더니, 5권 밖에 읽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86권인데, 목표인 100권까지 14권이나 남았다.

12월에 그만큼 읽을 수 있을까? 아마도 불가능....
1년에 100권 읽는다는 게 말처럼 쉽지는 않음을 절감한다.

불완전성 : 천재 수학자 괴델의 평전인데, 철학자가 쓴 글이라서 그런지 난해했다. 잘 읽혀지지 않아서 잡았다 놓은 적이 많았다. 결국 3분의 2정도 읽고 그만 뒀다. 이번에도 괴델을 이해하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괴델, 에셔, 바흐' 완독도 실패했는데... 내겐 괴델이 너무 어렵다.

평등해야 건강하다 : 불평등이 심한 사회일수록 건강하지 못하고, 살인율이 높으며, 소비 지출이 많다는 사실을 연구한 책이다. 비슷한 이야기가 중언부언되는 게 옥의 티지만, 우리 시대의 불평등이 얼마나 사회적 폐악의 주범이 되고 있는지 깨닫는 데 도움이 된 책이다. 일독을 권한다.

푸앵카레의 추측 : 우주는 어떤 모양으로 되어 있을까란 문제를 이야기하는 책이다. 밀가루 반죽으로 주물럭 대는 위상수학에 그토록 심오한 함의가 숨어있을지 몰랐다. 좀 어려운 책이지만, 지적 충만감을 일으키는 책이다. 일반인들이 이런 과학책을 많이 읽었으면 한다.

나쁜 유전자 : 악한 본성이 인간의 유전자에 내재돼 있음을 자신의 개인사를 곁들여서 재미있게 서술하는 책이다. 악한 인간들이 성공하는 이유, 그들이 다른 사람들을 휘어잡는 힘... 이해가 되면서도 씁쓸했다. 왜 우린 그런 인간들의 종 노릇을 해야 하는 걸까? 이 세상 사이코 패스들이여, 이 책을 읽어라.

오래된 미래 : 신자유주의의 물결로 피폐해진 마을 공동체가 차츰 회복되는 과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지속가능한 인간의 생활이란 과연 무엇일까? 인간은 왜 이리 빠르게 살면서 서로를 해악하지 못해 안달일까? 근본적인 의문부호들이 내내 가슴을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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