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09. 10. 31.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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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0월, 나는 9권의 책을 읽었다. 고맙게도 이번 달에 읽은 책들은 대부분 가치가 있었다. 죄다 추천하고 싶은 책들이다.

이렇게 해서 1월부터 지금까지 모두 79권의 책을 읽었다. 과연 100권을 달성할 수 있을까?


루시퍼 이펙트 : 유명한 스탠포드 교도소 실험을 수행한 저자가 실험을 수행한지 30년 만에 쓴 역작. 이 책을 읽지 않고 권위자와 굴종자 사이의 심리적 메카니즘을 논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훌륭한 책이다. 700페이지가 넘는 책이지만, 소설을 읽듯 재미있게 읽힌다. 사실 사 놓고서 '저 두꺼운 걸 언제 읽나'하며 근 6개월을 보낸 거 같다. 늦게 읽은 걸 후회한다. 꼭 읽어보라. 강추!

밴버드의 어리석음 : 실패한 2류들의 삶을 짧은 전기 형식으로 쓴 책. 2류들이었지만 열정은 1류 못지 않는 자들이었다. 책의 주인공들은 모두 그 시대를 풍미했던 자들인데 왜 이제 그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걸까? 사후에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않는 삶은 어떤 의미가 있는 걸까, 생각해 본다. 출근길에 오며가며 읽으면 유익하다.

거짓말의 진화 : '자기정당화'를 진화심리학적인 관점에서 파헤친 책. 정치인들이 뻔한 잘못을 해놓고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라거나 '사실 무근이다'란 말을 내뱉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사실 평범한 사람들도 자기정당화의 자동적인 프로세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의 내면을 되볼아보게 만드는 책. 강추!

문제해결의 노하우 : 이 책은 94년도에 나온 책이라 표지를 구할 수 없다. 번역도 좀 이상하고 책 제본도 엉성하다. 역자 소개는 있는데 저자 소개는 아무리 찾아도 없는 것도 이상했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알차고 옹골지다. 문제해결의 기본기를 다지기에 좋은 책이지만, 절판된지라 구하기는 어렵다.

협력의 진화 : 이 책의 존재는 예전부터 알았지만 이제야 읽은 것이 한이 될 정도로 좋은 책이다. 리처드 도킨스는 '모든 사람들을 가둬놓고 이 책을 읽은 사람만 풀어줘야 한다'고 추천사를 썼는데, 그 말이 과장이 아님을 책을 읽으면서 공감했다. 이기적인 사람들 사이에서 협력이 창발하는 이유를 간단한 '죄수의 딜레마' 게임으로 흥미롭게 풀어간다. 꼭 읽어보라! 제발!

공중그네 : 집 앞 초등학교에 공개 도서관이 있다. 가끔 들를 때마다 몇 페이지 씩 읽은 소설책이다. 장편소설이라지만, 이라부라는 의사가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단편소설의 모음 같은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위트 있는 문장 때문에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가위바위보 : 게임이론의 기초를 어렵지 않게 풀어간 대중서. 저자가 개인적으로 겪은 '게임이론적 상황'을 함께 읽으면서 실생활에서 게임이론이 어떻게 적용되는지 쏙쏙 이해가 됐다. 가위바위보 게임의 오묘함도 알 수 있다. 게임이론을 어렵다고 생각해서 포기했다면 이 책을 잡고 술술 읽어보라. 분량도 부담스럽지 않으니.

에바리스트 갈루아 : 20살에 결투를 벌였다 아깝게 죽은 천재 수학자 갈루아의 평전. 그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긴 '군(群) 이론'의 얼개를 이 책을 통해 처음 배웠다. 군 이론은 좀 어렵긴 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이론이다! 수학자 이야기라서 어쩔 수 없이 공식과 수학적 표현이 등장하지만, 대수에 관해 약간의 배경지식이 있다면 이 책이 흥미진진하게 읽힌다. 추천한다.(책에 오타가 좀 많아 그게 흠이긴 하다)

논리로 속이는 법, 속지 않는 법 :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말이나 글에서 나타나는 논리적 오류를 종류별로 풀어 쓴 책. 논리적 오류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잘못 설득되는 일이 없을 것이다. 특히 정치인들이 자주 저지르는 논리적 오류는 눈에 불을 켜고 찾아내야 하지 않을까? 논리의 초심자들에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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