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이 깔끔해야 BSC가 잘된다   

2010. 5.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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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고객을 만나 BSC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회사는 부서 단위로 BSC를 운영하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일부 직원들이 평가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이야기의 요지였죠. 부서 BSC의 평가 결과가 개인의 평가결과에 반영되어 최종적으로 개인별 평가등급이 산정되는 방식이었습니다.


풀어서 이야기 하면, 부서의 목표 달성 여부가 20% 내외, 개인의 역량평가 결과와 업적평가 결과가 80% 내외로 가중 평균하여 100점 만점 기준으로 총점을 계산한 다음, 평가군별로 S-A-B-C-D 등급을 결정하는 로직으로 구성되었습니다.

당초 부서(조직) BSC를 개인의 평가등급 산정에 반영한 이유는, 직원들이 오로지 자신에게 해당되는 개인 목표 달성에만 관심을 두는 폐해를 막고 팀 플레이적인 마인드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문제는 이랬습니다. 부서 내에 성격이 다른 두 개 이상의 비공식적인 조직이 숨어 있는 경우가 있을 경우, 부서 BSC 결과 반영에 따라 피해를 보는 직원들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었죠. 자금부를 예로 들어 설명하면, 그 부서 내에 자금 담당 직원들과 회계 담당 직원들이 한 조직으로 묶여 있었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관련이 있는 기능이긴 하지만, 수행하는 업무를 놓고 볼 때 상이한 기능임에 틀림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자금부의 BSC를 결정할 때, 자금 기능에 해당하는 목표를 회계 기능에 해당하는 목표보다 더 많이 잡도록 했습니다. 목표가 8개 라면 7개가 자금 기능, 1개가 회계 기능이 달성하도록 한 것이죠. 전사적인 관점에서 회계 기능보다는 자금 기능의 전략적 중요도가 컸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회계 기능에 속한 직원들은 자신들이 전혀 컨트롤 할 수 없는 7개의 목표 달성여부에 의해 본인들의 평가결과가 좌우되어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그리고, 회계 기능에서 추진해야 할 여러 목표는 무시되고 오직 1개의 목표로 회계 기능 전체를 평가 받는 경우에 빠지게 되어, 자칫 그 목표와 관련 없는 업무를 소홀히 할 우려가 있지요.

단위조직의 BSC는 독립적인 조직 단위를 기초로 수립되어야 합니다. 현재의 조직도 상에 그려져 있는 부서 단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별도의 특성을 지닌 조직 단위별로 BSC가 수립되어야 한다는 말이죠. 자금부의 경우, 현재의 조직도가 자금부로 되어 있다고 해서 ‘자금부 BSC’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자금 기능의 BSC, 회계 기능의 BSC를 별도로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되려면 독립적인 조직 단위, 즉 팀(Team)으로 조직을 개편할 필요도 있습니다. 자금부를 자금팀과 회계팀으로 분할시켜 각각 BSC를 수립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위에서 언급한 평가의 불공정한 측면을 최소화할 수 있지요.

BSC와 개인평가의 납득성을 위해 조직을 개편하는 것이 ‘주객이 전도’된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나 BSC란 기본적으로 팀제를 밑바탕에 두고 생겨난 경영기법임을 생각해 볼 때, 회사가 목표 지향의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과거의 조직구조에 억지로 BSC를 끼워 맞출 것이 아니라, 이 참에 조직의 그림을 새로 그려 보는 시도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조직이 깔끔하게 구성되어야 BSC가 잘 됩니다. 옛말에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고 하지 않았던가요? 즐거운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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