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뜯어보면 해법이 보인다   

2010. 6.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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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서 문제의 해법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기법인 Duncker 도표에 대해 설명한 바 있습니다. 오늘은 해법을 도출하기 위한 또다른 방법인 "재진술(Restatement) 기법"을 여러분에게 소개할까 합니다. 간단히 말해, 재진술 기법은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을 여러 번 반복해서 '진술'함으로써 해법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두부를 만들어서 마트에 납품하는 회사에 다닌다고 가정해 보세요. 그런데 갑자기 매출이 급락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은 이 문제를 풀기에 앞서 다음과 같이 문제를 정의할 겁니다(기억을 상기시키는 차원에서 재차 설명하면, 문제란 기대상태와 현재상태의 갭입니다).

   문제  = 기대상태 - 현재상태
           = 두부가 잘 팔리는 상태 - 두부 매출이 급락한 상태

(문제가 주렁주렁)


문제해결사인 여러분이 이 문제의 원인을 다각도로 실증한 결과, "두부가 마트에 입고될 때의 신선도가 매우 떨어진다"가 매출 급락의 원인임이 밝혀졌습니다. 알다시피 두부는 상하기 쉬운 식품이기 때문에 신선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고객들이 금세 알아차립니다. 더욱이 한번 상하면 전량을 폐기 처분해야 하므로 신선도의 문제는 해결해야 할 매우 시급한 문제입니다.

문제의 원인이 밝혀졌으므로(즉 실증됐으므로), 문제는 다음과 같이 재정의됩니다.

원인으로 재정의된 문제 
        =   두부가 신선하게 마트에 입고되는 상태 
          -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되는 상태

이렇게 재정의된 문제를 지난 번에 설명한 Duncker 도표를 통해 해법을 찾아가도 되지만, 그 방법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번에 설명할 '재진술 기법'을 적용해 보는 것도 좋습니다.

재진술 기법은 '현재 상태'인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를 다음과 같은 단초를 가지고 여러 번 진술해서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 방법입니다.

단초 1. 문장의 단어를 각각 다르게 강조해 보라.
단초 2. 문제의 대상이 되는 것의 특성을 생각해 보라.
단초 3. 반대되는 문장을 만들어 보라.
단초 4. 수식을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해보라.

첫 번째 단초인 '문장의 단어를 각각 다르게 강조해 보라'는 말은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란 문장을 구성하는 단어들을 하나씩 강조하고 음미하면서 해법이 될만한 가능성을 탐색하라는 뜻입니다. 바로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
   → 다른 신선식품들은 마트에 신선한 상태로 입고되는가?
       그렇다면, 그 식품들이 신선도를 유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것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나?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
   → 마트로 이동시키는 과정에서 신선도를 유지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
   → 공장을 마트 근처로 옮길까?
       아니면, 중앙물류센터를 만들어야 할까?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
   → 입고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시키는 방법은 무엇일까?

두 번째 단초인 '문제의 대상이 되는 것의 특성을 생각해 보라'는 말은 이렇게 이해하면 됩니다. 여기서 문제의 대상이란 바로 '두부'입니다. 두부라는 제품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여러분도 알다시피 요즘 마트에서 팔리는 두부는 한 모씩 플라스틱 용기에 밀봉되어 판매됩니다. 바로 이것이 두부라는 제품의 특성 중 하나입니다. 

따라서 원래의 문장은 다음과 같이 재진술되는데, 여기에서도 역시 해법의 실마리를 끌어낼 수 있습니다.

플라스틱 용기에 밀봉된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
  →  플라스틱 용기로 밀봉하는 방식이 두부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에 충분한가?
  →  포장 용기를 다른 재질로 바꿀까?
  →  포장하는 방식을 다르게 바꿀까?

세 번째 단초인 '반대되는 문장을 만들어 보라'는 말은 '두부가 절대로 신선한 상태로 마트에 입고되지 못하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역발상을 통해 해법을 찾으라는 뜻입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이러한 반대 진술을 통해 오히려 두부를 신선하게 유지할 아이디어를 재빨리 얻을지도 모릅니다.

네 번째 단초인 '수식을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해보라'는 말은 재진술 기법에서 항상 적용되는 단초는 아닙니다. 하지만 수식이 해법의 실마리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수식을 만들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최대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두부가 신선하지 못한 채 마트에 입고된다'란 문장에서 수식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일까요? '신선하다'란 단어로부터 '신선도'를 연상해 냈다면 여러분은 대단한 문제해결역량을 보유했다고 자부해도 좋습니다.

신선도는 두부가 생산되고 난 이후의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생산된 이후의 시간이 경과할수록 신선도는 떨어지기 마련이니 말입니다. 즉, 신선도는 '생산된 이후 경과시간'에 반비례합니다. 이를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습니다.

신선도 = k / 생산된 이후 경과시간

여기서 k는 비례상수를 의미하는데, '생산된 이후 경과시간'이 신선도의 하락에 어느 정도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나타냅니다. 신선도를 높이려면 여러분은 어떤 해법을 이 수식을 통해 찾을 수 있을까요? 

첫 번째는 k를 높이는 방법으로서 '생산된 이후 경과시간'이 신선도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만드는 해법입니다. 포장 상태를 견고하게 한다든지, 냉장트럭의 온도를 1도 정도 내린다든지, 아니면 양심에 저촉되긴 하지만 두부에 방부제를 첨가하는 방법도 해법의 후보가 되겠죠.

두 번째는 '생산된 이후 경과시간'을 줄이는 해법입니다. '생산된 이후 경과시간'은 생산되고 나서 공장에 쌓여있는 시간, 마트까지 이동하는 시간, 마트 창고에 머문 시간, 상품대에 진열된 시간 등으로 세분됩니다. 따라서 각각의 시간을 줄이는 방법들이 역시 해법의 후보가 됩니다.

지금까지 문제의 '현재 상태'를 여러 각도로 재진술함으로써 해법의 실마리를 찾는 '재진술 기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기법의 핵심은 문제의 현재 상태를 뜯어보고 또 뜯어보면 그 안에서 해법이 얼굴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해법은 다른 곳이 아니라 문제 자체에 숨어있음을 일깨우는 기법이 바로 재진술 기법입니다.

기법의 절차는 단순하지만, 해법의 단초를 이끌어내는 데에 매우 유용합니다. 여기에 여러분의 창의력이 가미된다면 기발하고 탁월한 해법을 찾아낼지도 모릅니다.

오늘도 즐겁게 문제해결 하세요. ^^

(*참고도서 : '창의적 문제해결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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