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은 항상 틀린다   

2010. 12. 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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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예측의 한계에 대하여 말씀 드릴까 합니다. 예측은 미래를 대비하는 데 사용되는 기법들 중에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입니다. 예측은 별도의 정의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인간의 삶에 깊게 뿌리를 내린, 제 2의 본성이라고 말할 수 있죠. 여러분은 자신도 모르게 매일 예측을 할 겁니다. 도로에 교통체증이 발생할지, 어제 산 주식이 오를지, 나의 제안을 상대방이 수용할지 등등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예측을 자동적으로 수행....



애플 아이튠즈에서 보기 (이 방법을 가장 추천합니다)
http://itunes.apple.com/kr/podcast/id394088827 

YouTube(유튜브)에서 보기
http://www.youtube.com/watch?v=MVBjo63WsSM

* 슬라이드 다운 받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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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부수자   

2010. 12. 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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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신화에는 테세우스라는 영웅이 등장합니다. 테세우스가 아버지를 찾아 아테네로 가는 도중에 모두 여섯 명의 괴한을 만납니다. 쇠몽둥이로 사람을 때려 죽이는 자, 소나무를 써서 사람을 죽이는 자, 멧돼지를 이용해 나그네를 죽이는 자, 나그네를 벼랑 아래로 던져서 바다거북에게 잡아먹히게 하는 자, 목 졸라 죽이는 자들이죠. 

테세우스는 차례차례 이들을 모두 무찌르고 여섯번째 괴한과 맞섭니다. 그가 바로 프로크루스테스입니다. 그는 철로 만든 두 개의 침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길이가 길고, 다른 하나는 짧은 침대였지요. 

테세우스와 프로크루스테스


프로크루스테스는 키가 큰 나그네가 지나가면 길이가 짧은 침대에 눕힌 다음에 침대보다 긴 부분을 잘라서 죽였고, 키가 작은 나그네에겐 길이가 긴 침대에 눕게 하고 침대 길이로 몸을 잡아 늘이는 방법으로 죽였습니다.

테세우스 역시 프로크루스테스를 만나 침대에 눕게 되는데, 갑자기 칼을 빼어들고 덤비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칼을 걷어 차고 위기를 모면합니다. 그런 다음 프로크루스테스를 침대에 눕히고 침대 길이보다 긴 부분을 잘라서 그를 처치해 버렸습니다.

여기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는 말이 유래됐습니다. 이 말은 자신이 세운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해서 억지로 맞추려는 고집과 편견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기준에 못 미치면 어떻게든 잡아늘리려 하고, 자신의 기준보다 넘어서면 억지로 끌어내리려는 옹고집을 꼬집는 말이죠. 아마 여러분의 주위에서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사례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기준'은 보편적인 합의가 전제될 때만 의미가 있습니다.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기준은 일종의 폭력이죠. 제가 컨설팅을 주업으로 하고 있지만, 컨설팅도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에 해당하지는 않나 자문해 봅니다. 

찾아내고자 마음만 먹으면 문제점이 없는 조직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겁니다. 소위 잘 나가는 기업도 마찬가지죠. 컨설턴트는 자신들이 정한 기준(그 기원이 때로는 모호한)에 미치지 못하면 미달했다고 문제, 기준을 넘어서면 초과했다고 문제라고 말하는 사람일지 모릅니다. 그렇게 해야 수수료를 받을 명분이 생기는 걸까요?

오늘은 각자 자신의 마음 속에 웅크리고 있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를 꺼내어 부숴 버리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힘찬 월요일 되세요.


(*오늘 글이 좀 짧습니다. 몸이 좋지 않은 까닭입니다. 감기 조심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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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이 보수적인 진짜 이유   

2010. 12. 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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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외부집단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보입니다. 외부인이 자신이 속한 집단 안에 들어오면 공격을 하거나 텃세를 부리거나 해서 외부인을 못살게 굴곤 하죠.

그런데 이렇게 외부인에 대한 배타성이 바로 '감염에 대한 공포'에서 비롯됐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지금처럼 의술이 발달하지 않은 옛 시절에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 했던 것은 세균, 기생충 등 전염에 의한 질병이었습니다. 인간의 면역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몸에 침입한 병원균이 질병을 일으키죠.


면역체계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에 흔히 존재하는 기생충(넓은 의미로 병원균을 포함함)을 처치하도록 학습되었습니다. 간단히 말해 면역체계가 '지역성'을 띤다는 말이죠. 하지만 이런 지역성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 온 병원균에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같은 기생충이라도 지역이 다르면 그 지역에 거주하는 숙주(즉 인간)를 감염시키기 위해 조금씩 다르게 진화되기 때문입니다(기생충의 진화 속도는 매우 빠릅니다). 

외부인은 외부의 기생충을 함께 달고 올 가능성이 매우 커서 자신이 사는 지역에 적합하게 구축된 면역체계를 와해시킬지 모릅니다. 그래서 감염이 위험이 커지죠. 이것이 바로 외부인에게 배타적일 수밖에 없는 생물학적 근거이고, 이러한 무의식적인 생물학적 행동이 외부인을 적대시하는 문화로 굳어졌다고 과학자들은 말합니다.

이러한 생각을 더 발견시켜서 코리 핀처(C. Fincher)와 랜디 손힐(Randy Thornhill)은 "기생충의 총량이 큰 지역의 사람들은 외부인에 대해 적대적이다"라고 주장합니다. 다시 말해 기생충이 많은 지역일수록 외부인에 배타적이고 덜 개방적이라는 말이죠.

그들은 98개 지역의 기생충 총량을 구한 다음에 사람들의 성격 요인과 대비시켜 봤습니다. 그 결과, 기생충 총량과 개방성의 상관관계가 -0.6이 나왔고 기생충 총량과 외향성의 상관관계도 비슷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기생충 총량이 높을수록 사람들이 덜 개방적(더 배타적)이고 덜 외향적(더 내향적)이라는 의미죠. 연평균 기온, 수명, 1인당 국내총생산 등의 변수를 제어해도 이러한 상관관계는 상당한 수준이었습니다.

또한 98개 지역 모두 '집단주의'를 나타내는 지표들은 기생충 총량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기생충이 많을수록 사람들의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작다는 말이 되겠죠. 역시 수명, 인구밀도, 1인당 국내총생산, 지니계수를 제어했을 때도 그랬습니다.

위의 연구는 집단의 차이를 이야기하는데, 진화심리학자들은 개인들의 차이에까지 동일한 주장을 폅니다. 어떤 사람이 개방적이냐 배타적이냐는 그 사람이 전염에 대한 무의식적인 인식이 어떻냐에 달려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갖는 사람들은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전염병에 취약하다는 무의식적인 지각이 더 크다고 말합니다. 댄 페슬러, 데이비드 나바렛 등이 이런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지금까지 언급한 연구 결과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대담한 가설이지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어떤 조직이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이 강하다면 그것은 그만큼 외부의 충격에 취약하다는 점을 무의식적으로 드러내는 문화적 '혐오'은 아닐까요? 

인간의 면역체계로 비유되는 '내부의 조직역량'이 취약하거나 불합리적이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외부의 것이 유입되면 기존의 질서가 무너져 내릴 것이라는 잠재적인 불안 심리 때문은 아닐까요? "우리 회사는 보수적이고 배타적이다"라는 말을 뒤집어 보면 "우리 회사는 외부의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라고 스스로 인정하는 꼴일지 모릅니다. 개방성이 낮으면(외부에 배타적이면)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해 끼리끼리 뭉치는 것을 더 선호합니다. 방어 시스템이 약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조직문화를 혁파하기 위해서 필요한 최우선 과제는 소위 '이벤트'에 의한 바람몰이가 아닙니다. 비전 선포식, 해병대 입소훈련, OO경진대회 등의 조직문화 활성화 대책은 일시적인 대증요법에 불과합니다. 

조직을 개방적이고 혁신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조직의 면역체계, 즉 내부역량과 프로세스를 다지는 일이 가장 먼저입니다. 어떤 외부적인 충격에도 끄떡없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튼튼한 방어 시스템을 갖춰야 외부의 좋은 것들을 수용하여 내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말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이 보수적인 이유는 그렇게 하는 것이 좋기 때문이 아닙니다. 보수주의는 공포나 혐오의 다른 말일지 모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떻습니까?


(*참고도서 : '스펜트, Spent', 동녘 사이언스)
(*참고논문) What is the relevance of attachment and life history to political valu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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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0. 1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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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에 모두 7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한달에 10권을 읽기로 한 계획은 여전히 지켜지지 않지만, 11월에는 좋은 책을 여러 권 만나게 되어 나름대로 알찬 독서였다고 자평합니다.

이제 12월 한 달만을 남겨놓은 2010년이네요. 12월이면 으레 책들이 쏟아지는데, 과연 어떤 책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도 모두 즐거운 독서생활하세요~!


한권씩 짧게 서평을 달아 봅니다.

이타적 인간의 출현
이타적 인간의 출현 : 게임이론을 통해 인간의 이타성의 기원에 대한 여러 가설들을 살펴보는 책입니다. 게임이론도 배우고 이타성의 본질에 대해 숙고하게 하는 좋은 길잡이입니다. 국내 저자가 써서 문장이 친숙하다는 점도 장점이지요. 약간 어려울 수 있으나, 그동안 얄팍한 교양서에 질렸다면 이 책으로 지식의 욕구를 채워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겁니다. 강추합니다.

스마트 스웜
스마트 스웜 : 개미, 꿀벌, 흰개미 등 사회적 동물들이 보이는 자기조직화와 창발, 그리고 집단지성의 의미와 적용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는 책입니다. 집단이 지혜를 모을 때 실수는 감소하고 최상의 해법이 떠오르는 여러 현상이 잘 정리된 책이라서 조직관리에 적용할 수 있는 시사점이 풍부합니다. 추천합니다.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제는 유명해진 장하준 교수의 신작입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23가지 논리를 각 장에 하나씩 배열하고 이를 조목조목 반박하는 형식으로 쓰여진 책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전작보다 가벼워 보일 수 있으나, 장 교수가 그간 견지해 온 논리가 무엇인지 살펴보기에 좋았습니다. 신자유주의 경제학의 폐해를 정리하고 싶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기를 권합니다.

스티브 잡스 무한 혁신의 비밀
스티브 집스, 무한 혁신의 비밀 : 이 책은 출판되기 3주일 전에 추천사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초고로 읽었습니다. 사실 그 전엔 스티브 잡스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책 한 권으로 그의 철학과 애플의 지향점을 잘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조금 쉬운 듯하지만, 스티브 잡스를 처음 접하는 고객들에게 좋은 가이드가 될 것 같습니다.

스티브 잡스 아이마인드(I MIND)
스티브 잡스 iMind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받은 책입니다. 왜 보냈는지 사전에 이야기가 없고 연락처도 없어서 고맙다는 말씀을 못 드렸습니다. 스티브 잡스의 성공과 어록 등을 선불교적 입장에서 정리한 책인데, 죄송하지만 책 내용의 많은 부분이 스티브 잡스를 소개하는 다른 책으로부터 재인용된 경우가 많아 그리 좋은 평은 드릴 수가 없습니다.

1만년의 폭발
1만년의 폭발 : 인간의 진화가 1만년 전에 끝났다는 많은 학자들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인간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하는 책입니다. 특히 인간의 진화에 있어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미개하게만 여긴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가 유럽 어딘가에서 조우에 서로 짝짓기를 하고 자손을 낳아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현재 우리의 몸에 전해졌을지 모른다는 주장은 꽤 흥미로웠죠. 진화론과 인류학에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있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조금 난해한 책일 것 같군요. 그래도 저는 추천합니다. ^^

스프링
스프링 : 인간의 충동성이 진보에 커다란 동력이라고 주장하는 책입니다. 부정적인 시각을 바라 본 충동성을 긍정적인 입장에서 서술한 점이 흥미로웠습니다. 평소에 신중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충동에 빠지는지를 설명하는 대목에서는 극도의 위험회피 성향이 충동성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알게 됐죠. 본인의 성향이 위험관리자냐, 아니면 모험추구자이냐에 따라 지켜야 할 원칙과 조심해야 할 사항을 잘 정리한 책입니다. 의사결정의 오류를 줄이는 방법도 조언하는 책입니다. 말콤 글래드웰 스타일의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 책도 마음에 들리라 생각되네요.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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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의 5%법칙   

2010. 12. 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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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가시고기는 흥미로운 물고기입니다. 여러 과학실험에서 피실험자로 자주 등장하는 단골손님이죠. 지난 번에 큰가시고기가 포식자를 향해 나아갈 때에 보이는 행동에 대해 포스팅(누군가가 총대 메기를 원합니까?)했는데요, 이번엔 그것과 비슷하면서 조금 다른 실험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애쉴리 워드와 데이비스 숨프터는 커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수조에 플라스틱 모양으로 만든 '가짜 큰가시고기'를 넣었습니다. 그리고 진짜 큰가시고기들과 한동안 같이 두었습니다. 모형 물고기에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죠. 지난 번에 소개했듯이, 큰가시고기는 다른 물고기가 앞으로 나아가면 같이 따라가는 습성이 있습니다.

(큰가시고기. 이미지 출처 : http://pond.dnr.cornell.edu )


헌데, 따라가는 습성은 무리의 크기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워드와 숨프터는 큰가시고기 2마리를 수조에 넣고 모형 물고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2마리 모두 모형 물고기를 따라갔습니다. 하지만 무리의 수가 4~8마리가 되면 절반 정도만 모형 물고기를 따라가는 모습이 발견됐습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행동은 큰가시고기의 세계에서는 '설득'에 해당합니다. 큰가시고기의 행동을 보면 보다 많은 물고기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설을 세우고 워드와 숨프터는 무리의 수를 4~8마리로 둔 상태에서 모형 물고기를 하나 더 넣고서 2마리의 모형 물고기를 동시에 앞으로 나아가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큰가시고기들이 거의 모두 모형 물고기들을 따라갔다고 합니다.

워드와 숨프터는 한 가지의 실험을 더 해봤습니다. 이번엔 20센티미터의 가짜 포식자 물고기를 수조 한 쪽에 놓은 다음에, 모형 큰가시고기를 포식자를 향해 움직였습니다. 진짜 큰가시고기들을 딜레마에 빠뜨리기 위해서였죠. 앞으로 나아가면 포식자에게 잡혀 먹을지 모르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자니 무리로부터 외떨어지기 때문에 혹시나 있을지 모를 다른 포식자의 표적이 되기 쉬운 상황이었습니다.

진짜 큰가시고기가 2마리일 때는 모형을 따라갈 때도 있었고 아닐 때도 있었습니다. 포식자가 없을 땐 모두 따라갔는 데 말입니다. 게다가 무리의 규모가 커지면 거의 모두가 모형 물고기를 따라가지 않았습니다. 포식자 물고기라는 '압박 상황'에 놓이자 더 보수적이 된 것입니다. 헌데 워드와 숨프터가 포식자 물고기가 있는 상태에서 모형 큰가시고기를 2~3마리로 늘리자 주저했던 물고기들이 모형을 따라가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큰가시고기 실험은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할까요? 집단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서는 한 두 명의 사람들만 움직인다고 일이 성사되지 않음을 보여주는 실험입니다. 변화를 주도하는 자나 변화하고자 하는 자가 일정한 규모에 도달하지 않으면, 리더가 아무리 목소리를 높여도('나를 따르라'는 모형 물고기처럼 앞으로 나아가도) 대다수의 구성원들을 변화에 동참시키지 못한다는 것도 알려주죠. 환경이 구성원 개인들에게 우호적이지 않을 때 더욱 그러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그 '문턱값', 혹은 '역치'는 얼마일까요? 몇 명의 사람들이 주도해야 집단 전체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 있을까요? 

이를 시사하는 실험이 독일에서 행해졌습니다. 연구자는 참여자들에게 하나씩 쪽지를 나눠주었습니다. 10명의 사람들에게는 "9시 방향으로 가라. 하지만 집단을 이탈하지 말라"란 쪽지를 주고, 나머지 190명의 사람들에겐 "집단을 이탈하지 말라"란 쪽지를 줬습니다. 그런 다음, 다른 사람의 쪽지를 보거나 다른 사람에게 쪽지의 내용을 알려주지 못하도록 통제했습니다. 아예 서로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도록 했죠.

연구자는 200명의 참여자를 원형으로 모이게 한 다음 출발하라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한동안 혼란스럽게 뒤섞이다가 이내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패턴이 발견되었습니다. 9시 방향으로 가라는 쪽지를 받은 사람들을 따라 나머지 190명의 사람들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했던 겁니다. 200명 중 5%에 해당하는 10명이 집단의 대다수인 190명을 목적지까지 데리고 간 것이죠. 서로 의사소통을 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 실험을 조직의 변화를 이끌기 위해 선봉에 서야 할 사람이 5%가 되어야 한다고 기계적으로 해석하면 곤란합니다. 하지만 중대한 변화를 주도하고 전파하는 데에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만은 "변화의 5%의 법칙"이라는 말로 새겨둘 만합니다.

5%의 법칙은 우호적이지 않은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구성원을 변화에 동참시키려면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전략보다는 변화의 촉매 역할을 담당할 소수의 사람들을 변화의 리더로 집중 양성하는 전략이 훨씬 효과적임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교장선생님의 훈화처럼 모든 구성원들에게 "변화하자"라고 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2~3명으로 이루어진 작은 조직이 아니라면, 리더 역할을 할 '모형 큰가시고기'를 수조 속에 더 많이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모두 움직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넣을 필요도 없습니다. 5%의 사람들이 95%의 다수를 충분히 견인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5%란 말은 상징적인 말이니 기계적으로 5%의 사람이 필요하다고 이해하진 않겠죠?).

변화의 5%의 법칙은 '5분 법칙'이라는 말로 바꾸어 개인에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힘들고 어려워서 하기 싫은 일이 있을 때 5분만 하고 무조건 끝내자고 마음 먹고 시작해 보세요. 아마 5분, 10분, 1시간 넘게 그 일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겁니다.

모든 변화는 '턱'을 넘기가 가장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 턱을 넘고나면 시원하고 편안한 내리막길이 펼쳐집니다. 


(*참고도서 : '스마트 스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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