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마킹의 덫에 걸렸습니까?   

2010. 12.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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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그룹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마돈나가 콘서트 티켓을 100달러 팔기 때문에 우리도 그렇게 팔겠다.” 하지만 롤링스톤즈의 공연 티켓은 경매를 통해 수백에서 1000달러의 가격으로 팔렸습니다. 남을 따라하다가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린 단적인 사례입니다. 이것이 바로 벤치마킹의 덫입니다.

신규사업 진출 여부를 놓고 고민이 된다면, 아마도 벤치마킹을 해보고 싶을 겁니다. 그런데 벤치마킹을 통해 신규사업이 긍정적이라고 나왔다면, 어떻게 의사결정을 하겠습니까? 반대로 부정적이라고 나왔다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만일 벤치마킹 결과를 100% 수용해서 의사결정 한다면 그것은 주사위를 던져서 결정하는 것보다 못합니다.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은 타기업이 처했던 상황과 우리가 처할 상황은 분명히 서로 ‘독립적인’ 상황입니다. 그들이 실패했어도 우리는 성공할 수 있고, 그들이 성공했어도 우리가 실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결정할 때 벤치마킹 결과를 무조건 수용해서는 곤란합니다. 벤치마킹 결과를 가지고 우리 회사의 신규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자 한다면 여러분은 오류에 빠지고 말기 때문이죠.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벤치마킹을 해본 결과, 신규사업이 실패할 확률이 2/3이란 결과를 얻었다고 해보겠습니다. 신규사업이 성공할 확률은 자동적으로 1/3이 되겠죠. 우리 회사가 신규사업에 실패할 확률은 얼마일까요? 벤치마킹 결과를 적용한다면 2/3이 됩니다.

우리의 경쟁사인 A사와 B사, 각 사가 실패할 확률도 각각 2/3가 되겠죠. 이를 통해 3사 모두 실패할 확률을 구해보면 2/3을 세 번 곱해서 나온 8/27이 됩니다. 그렇다면 신규사업이 성공할 확률은 얼마일까요? 1에서 8/27을 뺀 19/27입니다. 이 값은 처음에 벤치마킹으로 얻은 1/3보다 훨씬 큰 값입니다.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들이 처했던 상황과 우리가 처할 상황은 서로 독립적인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벤치마킹 결과를 믿었다가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신규사업을 애초에 포기해 버리는 결과를 낳게 됩니다.

통계학에서 자주 등장하는 ‘심프슨의 역설’이란 말이 있는데, 벤치마킹을 조심해야 하는 이유를 말 그대로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다음은 A와 B, 두 개의 제품을 생산하는 모 회사의 성과입니다. 전체 시장에서 B제품보다 A제품의 영업이익률이 좋은데요, 이걸 보고 A제품을 앞으로 집중 투자해야 한다는 의사결정을 내릴지도 모릅니다.

전체 시장에서의 성과

A제품 : 매출액 300억,  영업이익 130억, 이익률 43%
B제품 : 매출액 300억,  영업이익 110억, 이익률 37%

시장별로 더 자세하게 분석해 보니 다음과 같이 나왔습니다.

북미 시장에서의 성과

A제품 : 매출액 200억,  영업이익 100억, 이익률 50%
B제품 : 매출액 100억,  영업이익   50억, 이익률 50%

유럽 시장에서의 성과

A제품 : 매출액 100억,  영업이익 30억, 이익률 30%
B제품 : 매출액 200억,  영업이익 60억, 이익률 30%

보다시피 A와 B제품은 결국 동일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A제품을 주력상품으로 주장할 근거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전체 시장에서 B제품의 성과가 좋지 않은 이유는 이익률이 낮은 유럽시장에 A제품보다 더 많이 수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역설이 벤치마킹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대부분의 벤치마킹은 자세한 내막까지 조사하기 어렵기 때문에 요약된 정보 밖에 얻을 수 없습니다. 그걸 본받다가는 심프슨의 역설과 같은 오류에 빠져서 엉뚱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겠죠. 따라서 벤치마킹에 대한 맹신은 항상 금물입니다.

벤치마킹을 올바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배워야 합니다. 다른 회사가 실패했는지 성공했는지의 결과보다 그들이 어떠한 배경과 조건 하에서 일을 추진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혹시 여러분과 여러분의 조직은 지금 벤치마킹이란 덫에 걸려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렸거나, 아예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못한 것은 아닙니까? 타사가 성공했는지 실패했는지 결과만 보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벤치마킹은 벤치마킹일 뿐 결코 의사결정의 방법이 될 수 없음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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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거 대상' 후보에 뽑혔습니다   

2010. 12. 10.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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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알았는데, 영광스럽게도 이 블로그(www.infuture.kr)가 두곳에서 주최하는 블로그 대상 후보로 올랐습니다. 하나는 Daum에서 주관하는 '2010 View 블로그 대상'이고, 또 하나는 한국블로그산업협회와 가 주관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공동주최하는 '2010 대한민국 블로그 어워드'입니다.

블로그를 운영한지 이제 3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동시에 두곳의 후보로 오르게 되다니 저로서는 매우 영광입니다. 쟁쟁하신 블로거들이 많아 제가 상을 탈 리는 만무하겠지만 후보로 오른 것만 해도 가문의 영광입니다. ^^

Daum View 블로거 대상의 후보로 올라간 모습



블로그 어워드 후보로 올라간 모습 (이상하게 블로그 아이콘이 엉뚱한 게 올라가 있습니다)


요즘에 SNS의 발전으로 블로그가 쇠퇴했다는 말을 간혹 듣습니다. 그래도 컨텐츠가 휘발되지 않고 양질의 내용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블로그가 저에게는 그 무엇보다 매력적인 미디어입니다. SNS와 연계를 잘하면 블로그라는 영역이 쉽게 사라지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주말을 제외하고 매일 한 꼭지씩 포스팅하는 일이 그리 쉽지만은 않습니다. 밤이 되면 '아, 내일을 무슨 글을 올리지?'라고 머리를 쥐어 뜯는 경우도 있습니다. '쓸 것 없으면 며칠 건너 뛰세요'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제 스스로 한 약속인지라 짧고 재미 없는 글이라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습관이 되니, 짧은 시간에 어느 정도 분량이 나오는 글을 쓰는 요령을 터득했습니다. 포스팅하는 대부분의 글들이 아침 7시 경에서 7시 30분 사이에 쓰여집니다. 30분만에 맹렬하게(?) 쓴 다음에 9시에 발행되도록 예약을 걸어두지요. 빠르게 쓰는 글이라 간혹 오타가 있거나 문장이 꼬이더라고 양해 부탁 드립니다.

다시금 블로그 어워드와 블로거 대상의 후보로 오른 것을 자축(?)해 봅니다. 이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모든 분들의 행복과 성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덧글 : 강요(?)는 아니지만 투표해 주시면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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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방법   

2010. 12.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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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여러분에게 다가와 자신이 기적을 경험했노라고 이렇게 말합니다.

"새벽에 기도를 하는데 하늘에서 영험한 빛이 내 머리 위에서 잠시 떠도는 것을 보았소. 이는 신께서 내 간절한 기도에 응답했다는 뜻이라오. 기적이 아니고 무엇이겠소?"

그는 마치 그 기적이 다시 일어나기나 한 듯 약간은 격앙된 목소리로 이야기합니다. 기적을 목격했을 때의 두려움, 애절함, 환희, 경외감 등 감정의 파노라마를 펼쳐냅니다. 그리고 신의 위대함을 찬양하고 감사의 기도로 마무리를 합니다.

여러분은 그 사람이 말하는 기적을 믿어야 할까요?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오래 전에 이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하는지 말한 바 있습니다. '기적에 관하여'란 논문을 통해서죠. 요컨대 그는 '기적을 평가하는 방법'을 주장함으로써 당시에 꽤 분분했던 신학적 논쟁을 촉발시켰습니다.

흄은 기적을 이렇게 정의합니다. "기적이란 자연법칙을 위배하는 현상이다"라고 말입니다. 사람들이 기적을 경이롭게 생각하는 이유는 우리가 평소에 경험하는 자연법칙를 깨뜨리는 '이상한' 현상이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물체는 위에서 아래로 떨어진다'란 자연법칙과는 달리 물체가 아무런 장치없이 스스로 아래에서 위로 솟구쳤을 때를 기적이라 부를 수 있죠.

흄은 "기적을 믿어야 할까?"란 질문에 이렇게 말합니다. "그 사람이 (기적이라고) 말하는 현상보다, 그의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더 기적에 가까워야만 그 기적을 믿을 수 있다." 말이 좀 어렵지만 상당히 명쾌한 판단법입니다.

그의 판단법을 풀어써보면 이렇습니다.

주장 : A라는 기적을 경험했다
주장이 옳으려면 : 
        당신의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더 기적적이어야 한다
    =  당신의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거의 없어야 한다
    =  당신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말하는 게 자연법칙을 위배하는 일이어야 한다

누군가가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이 다시 깨어났다'라는 기적을 주장한다면, 흄의 논리에 따라 다음과 같아야 그의 주장을 믿을 수가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전개를 해보면, 이 기적은 믿을 수 없습니다.

주장 :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이 다시 깨어난 것을 봤다
주장이 옳으려면 : 
       당신의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더 기적적이어야 한다
    = 당신의 증언이 거짓일 가능성이 거의 없어야 한다
    = 당신의 증언을 거짓이라고 말하는 게 자연법칙을 위배하는 일이어야 한다

그러나 당신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은 매우 크다.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이 다시 깨어난 것을 보지 못했다'는 경험이 훨씬 빈번하고 일반적이다. 

당신이 잘못 봤거나 일부러 나를 속이려는 가능성보다 당신의 주장이 맞을 가능성이 높지 않다. 따라서 '몇 년 전에 죽은 사람이 다시 깨어났다'는 주장은 믿을 수 없다.

이와 같이 기적에 대한 흄의 판단 방법을 '흄의 원리(Hume's Maxim)'이라고 부릅니다. 흄의 원리는 기적에 대한 평가에 사용되어 신학적 논쟁을 야기했지만, 그것을 일반화시켜서 다른 사람의 주장을 판단할 때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그 주장이 처음 들어본 것이거나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질 때 흄의 원리가 좋은 판단 기준이 됩니다. 

다음과 같이 흄의 원리는 어떤 사람의 주장을 접할 때마다 사용되는 비판적 사고의 도구가 됩니다.

주장 : A라고 생각한다
주장이 옳으려면 : A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이 거짓일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아주 환상적이고 경이로우며 참신하게 보이는 주장을 여러 가지 현란한(?) 근거를 내세워 동의를 구할 때(혹은 강요할 때), 그 근거가 과연 참일지를 고민하기보다는, 그 근거가 거짓일 가능성이 없는지를 살펴보는 게 좋습니다. 

입증보다는 반증(反證)이 더 효과적이죠. 근거 중의 하나가 거짓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면, 그 근거가 뒷받침하는 그 사람의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즉각 판단을 내리면 되니까 말입니다. 입증에 초점을 두면 아마도 입증하기가 힘들고 귀찮아서 그의 주장을 편의상 믿어버리거나, 혹은 그가 그런 주장을 하거나 말거나 방치하고 말 겁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근거 없는 '요상한' 주장들이 득세하고 맙니다. 입증의 책임은 주장한 사람이 져야 하는데, 여러분이 입증 책임을 떠안을 이유가 없습니다.

권위자의 말, 언론의 보도, 정보를 가장한 광고 등으로부터 무차별 폭격을 받을 때 '흄의 원리'가 여러분의 주관을 지켜주는 튼튼한 방패가 될 겁니다. 황당한 기적으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데에 꼭 활용하기 바랍니다.

덧글 : 밝게 빛나는 것이 나타나고 물이 갈라지는 현상만이 기적일까요? 자연법칙이 존재하는 이 세계 자체가 우리가 매일 접하는 기적입니다. (본 포스팅을 종교적인 논쟁거리로 오해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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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에 대한 맹목 혹은 이중성   

2010. 12.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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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런 폭스(Myron L. Fox) 박사는 1973년에 '의료인 교육에 있어 수학적 게임이론의 활용('Mathematical Game Theory as Applied to Physician Education)'이란 제목의 강연을 3차례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는 이 강연을 병원 관리자,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교육자, 사회복지사 등 의료와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했지요. 폭스 박사에게서 교육을 받은 사람들은 직업상 모두 고학력자였습니다.

폭스 박사는 강의가 끝나고 나서 수강생들과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날 강의가 어땠는지 설문을 받았습니다.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폭스 박사의 강연이 굉장히 흥미진진하고 수학적 게임이론이 일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습니다.

폭스 박사는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놀랍게도 그는 고용된 배우였습니다. 그는 게임이론의 '게'자도 모르는 철저한 문외한이었죠. 강의의 모든 내용을 달달 외워서 말했을 뿐입니다. 적절하게 옷을 차려 입고 근엄하고 확신에 찬 발성으로 '박사'라는 권위를 표했습니다.

마이런 폭스 박사(?). 정말 권위자 같지 않습니까?


그가 강의 도중에 말한 대사를 면밀히 들어보면 서로 모순되는 것도 많고, 인용한 참고문헌도 엉터리고, 의미 없는 개념들을 멋대로 화려하게 나열한 것에 지나지 않음을 알아차렸겠지만, 참석자 중에서 그가 엉터리 박사라는 사실을 눈치 챈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처럼 권위를 나타내는 말을 적절히 섞고 연출을 잘하면 사람들을 쉽게 속아 넘어가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를 '폭스 박사 효과(Dr. Fox effect)'라고 말합니다. 

1996년에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물리학자 앨런 소칼(Alan Sokal)이란 사람은 과학과 합리성을 비판하는 논문을 '소셜 텍스트(Social Text)'라고 불리는 문화연구 학회지에 제출했습니다. 이 학회지는 과학을 비판하기로 유명한 잡지였습니다. 하지만 소칼의 논문은 과학에 대해서 엉뚱하게 비판하는 주장들, 그러니까 별 근거 없이 과학을 비판하는 내용들을 여기저기서 끌어모아 짜깁기한 것에 불과했습니다. 

앨런 소칼



애석하게도 학회지의 편집자들은 소칼의 짖궂은 장난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엄격한(?) 심사를 거쳐 소칼의 논문을 학회지에 싣습니다. 소칼이 이렇게 장난을 친 이유는 인문학자들이 과학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면서 무조건 비판만 가한다는 점을 꼬집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이라도 그럴 듯하게 포장하면 '먹힌다'는 것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입니다.

사람들은 권위에 약합니다. 침팬지들이 우두머리에게 복종하고 충성함으로써 생존의 안녕을 보장 받는 것처럼 인간의 DNA에도 그런 본능이 남아있는 모양입니다. 권위를 나타내는 행동이나 말투, 눈빛, 분위기, 남성성을 강하게 풍기는 냄새 등을 통해 후광효과를 연출하면 대개는(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꼼짝없이 권위에 굴종하고 맙니다. 뭔가 의심이 든다 해도 권위자가 보는 앞에서는 그의 심기를 건드릴 만한 언사를 하지 못하죠.

게다가 사람들은 자신이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겉으로 드러내려 하지 않습니다. 모르면서도 "아, 정말 훌륭한 내용이군요"라면서 맞장구를 칩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으로 인식되어 '잘 아는 무리'로부터 방출되기를 원하지 않기 때문이죠. 

몇몇 모임에 가보면 일반인들을 위해 무언가를 설명해 준다고 하면서도 자기네들만이 아는 용어를 남발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아마도 그런 용어를 쓰는 것이 습관이 되었고, 또 그 용어를 써야만이 개념을 옳게 정의하는 것일지 모릅니다. 

흥미롭게도 아무도 그 용어가 무슨 뜻인지 설명을 요구하는 발언은 하지 않습니다. 청중의 자격으로 그 자리에 있던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의 이러한 '이중적인' 행동으로 인해 '배우' 폭스 박사는 강연 내용이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소칼의 엉터리 논문이 자칭 권위지에 게재된 것이죠.

여러분은 전문가들이 상대방을 배려해서 좀더 쉽고 단순한 말로 자신의 주장을 표현해주길 원한 적이 있을 겁니다. 법률용어가 너무 어렵다, 쉽게 풀어서 말하면 될 것을 왜 에둘러 표현하냐, 고 말입니다.

하지만 "쉽고 간단한 말로 표현하면 전문가들은 유명해질 수 없고 일자리를 얻을 수도 없다.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전문가의 말을 존중하지도 않는다. 여기에 지식인들의 고민이 있다"라고 노엄 촘스키는 말합니다. 전문가들이 쉽게 말해주길 원하면서도 동시에 쉽게 말하는 전문가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이중성'을 꼬집는 말입니다.

이러한 '이중성'이 껍데기 뿐인 권위자들이 판을 치게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평소에는 권위를 더해주고 조작하는 여러 장치에 대해 혐오감을 드러내면서(입으로는 그렇게 이야기하면서) 정작 그런 장치를 해제시킨 '진짜 순수한 권위자'들을 평가절하하거나 눈길조차 주지 않습니다.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 섰던 칼 세이건을 '방송인'일 뿐이라고 격하시켰던 것처럼 말입니다.

허세만 가득한 권위자들을 몰아내고 '순수한 권위자'에게 온당한 찬사를 보내는 사회, 전문가를 향해 당당하게 설명을 요구하는 사회, 그런 사회를 과연 만들 수 있을까요? 권위에 대한 맹목, 혹은 이중성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 도서 : '촘스키처럼 생각하는 법')
(*참고 논문 1 : The Doctor Fox Lecture )
(*참고 논문 2 : A Physicist Experiments with Cultural Studies )
(*참고 동영상 : http://ecclesiastes911.net/doctor_fox.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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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Forces 분석의 기초   

2010. 12. 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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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경영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거치는 전형적인 과정 중에서 가장 먼저 실시되는 단계가 외부환경 분석입니다. 외부환경 분석은 다시 거시환경 분석과 산업환경 분석이란 단계로 나뉘죠.

외부환경 분석
- 거시환경 분석
- 산업환경 분석

거시환경 분석이란, 정치(Politics), 경제(Economics), 사회(Society), 기술(Technology)이라는 4개의 범주로 나누어 분석합니다. 그래서 앞글자만 따서 PEST분석이라고도 말하죠. 어떤 사람은 STEP 분석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환경(Ecology)이라는 5번째 범주를 추가해서 STEEP분석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거시환경 분석은 나중에 기회가 있을 때 다루기로 하고, 오늘은 산업환경 분석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산업환경 분석을 할 때 가장 많이 쓰이는 프레임웤(Framework)은 3C입니다. 3C는 말 그대로 세 개의 C를 의미하는데, 고객(Customer), 경쟁사(Competitor), 자사(Company)를 일컫습니다. 세 개의 player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보며 분석하자는 것이 '3C 분석'이죠.

하지만 3C 분석은 시장을 지나치게 단순하게 바라보는 프레임웤이라는 단점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활동하는 player를 너무 단순화시켰기에 고객, 경쟁사, 자사가 아닌 제4의 player의 활동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죠. 이보다 더 큰 단점은 자사(company)라는 범주는 외부환경이 아니라 내부환경이라는 데에 있습니다.

따라서 보다 세밀하게 산업환경을 조망하는 프레임웤이 필요한데, 가장 애용되는 것이 바로 '5 Forces 분석'입니다. 5 Forces 분석은 '경쟁론'의 저자이자 경영전략의 터줏대감이라고 부를 만한 마이클 포터가 제시한 프레임웤입니다. 그는 시장에서 서로 힘을 겨루고 경쟁하는 5개의 '힘'으로 산업환경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습니다.

다섯 개의 힘이란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 기존 경쟁자의 위협
- 신규(잠재) 진입자의 위협
- 고객(구매자)의 교섭력
- 공급자의 교섭력
- 대체재의 위협

이 5개 player의 힘을 분석해서 힘의 균형점이 어디로 쏠려 있는지 관찰하고 또 균형점이 향후에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하면, 앞으로 우리 회사에 영향을 미칠 기회와 위협이 무엇인지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5 Forces 분석의 기본 로직입니다.

각 힘(force)의 세부적인 분석 요소는 다음과 같습니다.

기존 경쟁자의 위협
- 경쟁자 수, M&A 양상
- 혁신의 정도
- 퇴출 장벽
- 산업의 수익성
- 고정비용 비율 등

신규(잠재) 진입자의 위협
- 규모의 경제 및 자본 소요량
- 제품의 차별화 능력, 절대비용의 우위
- 유통채널의 복잡도
- 정부의 법적 규제
- 기존 업체의 보복 가능성 등

고객(구매자)의 교섭력
- 구매자 집중도
- 구매자의 가격민감도
- 구매자의 정보수집력
- 전환비용
- 구매자의 후방통합 능력 등

공급자의 교섭력
- 공급자 집중도
- 전방통합 위협의 정도
- 전환비용
- 대체재료의 존재 여부 등

대체재의 위협
- 대체재의 가격
- 대체재에 대한 구매자의 편향성
- 전환비용 등

 적어 놓고 보니 조금 딱딱한 면이 없지 않군요. 반드시 위의 세부 분석 요소를 준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5개 player의 힘(강점과 약점 모두)을 나타낼 만한 요소를 찾아내어 분석하면 됩니다.

단점 없는 방법론은 없듯이, 5 Forces 분석도 단점이 존재합니다. 가장 많이 제기되는 비판은 시장을 지나치게 경쟁의 관점으로만 본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단점은 지난 번에 SWOT 분석에 대한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듯이 '현재' 시점에서의 경쟁 양상을 분석하기 때문에 앞으로 경쟁의 양상이 바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엔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세 번째 단점은 '과연 시장에 이 5개의 힘 밖에는 없냐'는 것입니다. 물론 이 5개의 힘은 일반적으로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big force이지만, 산업의 특성에 따라서는 5개의 힘 중에 해당되지 않는 것이 있거나 제6의 힘을 추가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5 Forces 분석의 틀을 융통성 없게 고수하기보다는 변형을 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만일 여러분의 회사가 커피 전문점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면, 보완재인 설탕 시장의 움직임이 중요할지 모릅니다. 사탕수수를 주로 재배하는 국가에서 전쟁이 발발한다면 설탕 가격이 급등하여 커피 판매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보완재의 가격 추이, 보완재에 대한 소비자들의 구매 변화 등을 면밀히 주시하기 위해 ‘보완재 효과’를 제6의 Forces로 채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 식품 제조사라면, 백화점이나 대형할인점 등 유통회사의 교섭력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유통회사가 자체 브랜드(Private Brand)를 붙인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거나, 납품 가격을 지속적으로 인하하라고 압박을 가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는 ‘유통자의 교섭력’을 하나의 Force로 설정해야겠죠. 넓은 의미로 볼 때 유통회사는 구매자에 속하고 자체 브랜드를 단 상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경쟁자에 해당하지만, 일반소비자(end user)나 기존 경쟁사와는 성격이 다른 행동 양상을 보이기 때문에 ‘유통자의 위협 혹은 교섭력’을 별도의 Forces로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타, 다음과 같은 경우에 기존의 5 Forces 분석 프레임웤에 새 Force를 추가하거나 삭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 중요한 기술을 제공하는 파트너 회사가 협상의 우위에 서 있을 때  ‘기술 공급자의 위협’ 추가
- B2B 기업의 경우, 최종소비자(end user)의 변화가 더 중요할 때  ‘최종소비자의 교섭력’ 추가
- 독점이라서 경쟁사가 없거나, 있어도 영향력이 매우 작을 때(예 : 전력회사) ‘기존 경쟁자의 위협’ 삭제
- 국영기업(공사)이거나 이제 막 민영화가 된 기업의 경우, 정부가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때 ‘정부의 교섭력’ 추가

 5 Forces 분석은 단점이 있지만 아직까지 이보다 더 좋은 산업환경 분석 프레임웤은 없습니다. 전략이란 경쟁자를 이기기 위한 방책이고, 전략이 성공하려면 경쟁의 양상을 꿰뚫어봐야 하기 때문에 그 경쟁의 view를 제공하는 5 Forces 분석은 전략 입안자들의 필수 도구이자 기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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