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안면이 없으면 협력도 없다   

2011. 5. 2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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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 린다 캐포랠(Linnda Caporael)은 '인간이 이기적'이라는 경제학계의 일반적인 생각에 의심을 품었습니다. 그녀와 동료들은 인간의 본성은 기본적으로 이기적이지 않고 '사회적'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일련의 실험을 10년 동안 수행했죠. 그들이 수행한 실험들 중 하나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캐포랠은 서로 알지 못하는 9명의 참가자를 모아놓고 그들에게 각각 5달러씩 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이렇게 이야기했죠. "여러분 중 5명 이상이 방금 드린 5달러를 모금함에 기부하면, 9명 모두 10달러의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부하는 사람이 5명 미만이면 돌려 받는 돈은 없습니다" 라고 말입니다. 만일 9명 중에서 5명 이상이 기부에 동참(협력)하면, 기부한 참가자들은 최종적으로 10달러의 돈을 얻게 됩니다.



헌데, 이런 상황에서 기부에 동참하지 않은 사람들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15달러를 벌 수 있겠죠. 만일 기부하는 사람이 5명 미만인 상황이라 해도 기부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처음 받은 5달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실험은 기부에 동참함으로써 돈을 더 벌 것인가, 아니면 가만히 있으면서 남들의 협력에 무임승차하여 돈을 추가로 벌 것인가, 남들이 충분히 협력하지 않을 것을 대비하여 가진 돈이라도 유지할 것인가, 하는 딜레마를 참가자들에게 부여한 것입니다. 

실험을 직접 해보면 기부에 협력하는 사람이 5명을 넘게 될까요? 애석하게도 매번 실험을 할 때마다 5명이라는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참가자가들이 서로를 알지 못하고 이야기를 한마디도 나누지 않은상태에서는 '남들이 벌이는 잔치에 숟가락만 얹어놓자' 혹은 '가만히만  있으면 5달러라도 벌 수 있는데 위험을 감수할 필요가 있나' 라는 생각이 팽배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해서 협력이 일어나기가 어려웠던 겁니다.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총대 메주기(기부하기)를 원했죠.

캐포랠은 실험의 조건을 바꿔 보기로 했습니다. 서로 알지 못하는 실험참가자들에게 실험 시작 전에 각자가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지(즉 기부해서 돈을 추가로 벌지, 기부하지 않아서 불로소득을 챙길 것인지 등)를 놓고 10분 동안 이야기할 시간을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기부에 동참하는 참가자가 5명이라는 문턱값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평균적으로 7~8명이 기부했던 겁니다. 그래서 9명의 참가자들은 최종적으로 평균 110~115달러의 돈을 번 셈입니다. 실험하기 전에 토론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참가자들은 토론 그룹과 대비하여 평균적으로 60%의 돈 밖에 벌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 실험이 시사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그렇습니다. 이 실험은 구성원 간의 협력이 더 큰 부(富)를 이루는 데에 필수적임을 보여 줍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의사소통과 '안면'이 협력을 이끌어내는 강한 유인(誘因)이라는 사실입니다. 10분 간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안면을 틈으로써 협력을 해야 한다는 강한 동기가 부여됐던 겁니다.

동료들 간의 협력, 부서 간의 협력이 회사의 성과를 높이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경영자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해서든 개인 이기주의와 부서 이기주의를 타파하려고 이런 저런 묘책을 강구합니다. 때로는 '부서간 협조도'와 같은 지표를 만들어서 평가하겠다는 채찍을 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협력을 강요하는 제도들은 아이러니하게도 협력을 일으키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모 기업에서 부서간 협조도를 도입했더니 이게 협조를 강화하기는커녕 평가시즌만 되면 상대부서를 공격하는("저 부서가 괘씸하니 평가점수를 낮게 줘야지") 용도로 쓰이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협조를 잘하는 부서에게 상을 주는 평가가 아니라, 우리 부서를 친절히 대하지 않은 부서에게 벌을 주는 방법으로 평가가 운영되었죠. 사람들 사이에 진정한 신뢰가 쌓이지 않으면 '협조도 평가지표'와 같이 협조하는 듯이 보이도록 만드는 방법은 오래가지 못하고 오히려 개인과 부서 간의 벽을 두텁게 만들 뿐입니다. "두고보자. 다음에 너네 부서의 협조도 점수를 낮게 줄 테니까" 라고 말입니다.

협력은 신뢰가 바탕이 되고, 신뢰는 원활한 의사소통과 '서로를 잘 앎'에서 출발합니다. 구성원들의 협력을 이끌어내려고 평가지표 도입에만 신경을 쓰는 것은 상황을 너무 안이하게 바라본다는 뜻이고, 또한 피상적인 해결책에 젖어 있다는 의미입니다. 협력을 공고히 하려면 구성원들이 서로를 잘 알도록 순환보직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순환보직이 지나치게 잦으면 직무의 전문성을 해칠 염려가 있지만, 순환보직을 통해 상대방 직무를 더 잘 이해하고 자주 의사소통함으로써 얻는 득을 감안한다면 적절한 순환보직은 장려되어야 합니다.

순환보직이 어려우면 잠시라도 다른 직무를 수행할 기회를 일부러 만드는 것도 좋겠죠. 사우스웨스트 항공의 임원들은 공항 카운터에서 직접 고객을 응대하는 역할을 자주 맡기도 합니다. 사보나 홈페이지에 올릴 이벤트로 이런 일을 하는 게 아니라, 고객을 상대하는 직원들의 니즈와 고충을 직접 몸으로 겪어 봄으로써 회사 전략을 수립할 때 탁상공론에 빠지지 않기를 경계하기 위함입니다. 또한 서로의 일을 잘 알게 되면서 신뢰하고 협력하는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개인 간, 부서 간의 이기주의가 심하여 남들이 벌여 놓은 잔치에 숟가락만 얹으려는 사람들이 많다면, 의사소통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 주고 안면을 터주는 작업이 먼저입니다. 부서간 협조도와 같은 평가지표는 갖다 버리십시오.

(*참고문헌 : Getting out from number one: selfishness may not dominate human behavio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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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조직은 위험하다   

2011. 5.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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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병원이 있습니다. 한곳은 투약 과정에서 실수가 거의 없는 곳이고 다른 한곳은 100배나 많은 투약 실수가 발생합니다. 여러분이 두곳 중 한곳을 택해 입원해야 한다면 어떤 병원을 선택하겠습니까? 아마도 여러분은 전자를 택할 겁니다. 투약 실수가 적다는 것은 의사와 간호사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이러한 통념이 옳은지를 밝히기 위해  한 대학병원(하버드 의대 소속)에 딸린 8개 병동을 대상으로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병동들은 모두 인력 구성, 전문성, 업무량 등에서 비슷했습니다. 그녀는 4가지 유형의 투약 실수(피할 수 있는 실수, 피치 못할 실수, 잠재적인 실수, 중간에 바로잡혀진 실수)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6개월 동안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그런 다음,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서 의료진의 리더십, 업무지시능력, 팀워크, 치료 성과,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등을 폭넓게 조사했죠.



그녀는 사전에 의료진의 실력이 좋을수록, 팀워크가 좋을수록, 만족도가 높을수록, 병동의 분위기가 우호적일수록 모든 유형의 투약 실수가 적을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이 연구에 임했습니다. 즉 최고의 병동일수록 실수가 적으리라 예상했죠. 그러나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의사들의 차트를 분석하고 불시에 방문해서 살펴본 결과, 최고의 병동일수록 투약 실수가 더 많이 발견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왔으니 말입니다.

예를 들어 수간호사들의 업무지시능력과 투약 실수 건수와의 상관계수가 0.74이 나왔고, 나머지 독립변수에 대해서도 0.7 이상의 상관계수가 측정되었습니다. 참 이상한 결과였죠. 병동 관리자의 능력과 리더십이 긍정적일수록 투약 실수가 더 많다니,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에드먼슨은 추가 분석을 통해 이런 아이러니를 설명했습니다. 실수를 드러내고 실수를 보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연시하는 병동일수록 기록된 투약 실수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죠. 즉, 겉으로 보기에 투약 실수가 많은 것은 실력이 떨어지고 병동의 근무 분위기가 나빠서가 아니라 실수를 드러내고 실수를 통해 학습하려는 의료진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문화 때문임을 알아냈습니다. 반대로 투약 실수가 적은 병동은 누군가가 실수를 보고하면 질타 받거나 징계 받는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가급적이면 실수를 감추려는 동기가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실수를 드러내지 않고 억압하려는 문화는 의료진의 치료 성과와 근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됐으리라고 에드먼스는 추측했습니다.

우리는 실수를 용인하고 장려하라는 말을 자주 듣고 또 자주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실수가 '능력 없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실수는 나쁜 것이고 저지르지 말아야 할 죄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가 팽배한 기업에서는 관리자들이 부하직원들이 실수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조용히 덮으려는 동기가 강합니다. 겉으로 드러내면 상위 관리자(예 : 임원)에 자신과 그 부하직원이 '찍힐'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부하직원을 따로 불러 호되게 야단친 후에 조용히 문제를 위장하거나 피해가려고 조치하죠.

이렇게 되면 문제를 일으킨 부하직원은 실수를 통해 뭔가를 학습할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 학습의 결과가 전파되지 못합니다. 또한 부하직원이 실수를 다시 저질렀다면 혼날 것을 염려해 보고하지 않고 자신이 처리하려 들겠죠. 겉으로 보기엔 실수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완전무결한 조직이 알고보면 문제투성이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직이 사람으로 이루어진 이상 크고 작은 실수가 생기지 않을 리 없습니다. 실수와 문제가 없는 조직일수록 무언가 감추는 게 있다고 생각해야 옳습니다. 시끄러울 정도로 실수를 드러내고 지적하는 조직이 조용한 조직보다 성과가 높을뿐더러 오래 갑니다. 그런 조직은 실수를 환경에 적응해 가는 '진화'의 과정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직의 건강성은 무결점의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그것을 고쳐 나가려는 동적인 과정에서 찾아야 합니다. 

조용한 조직은 성과를 높일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조직입니다. 조용한 조직은 성과 향상은 기대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학습과 적응'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모릅니다. 조용한 조직은 위험한 조직입니다. 그들은 억누르고 있는 실수가 언제 큰 파국으로 번질지 모릅니다. 

공자는 말했습니다. "지혜란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 말은 실수는 잘못이나 죄가 아니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수단이자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실수를 용인하고 권장한다는 말이 더 이상 듣기 좋은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실천에 옮기는 일이 지혜로운 경영의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조용한가요, 아니면 시끄러운가요?

(*참고논문 : Learning from mistakes is easier said than d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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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   

2011. 5. 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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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러분은 근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회의하는 데에 보낼 겁니다. 팀내에서 벌어지는 작은 회의 뿐만 아니라, 경영전략회의나 임원회의 같은 전사적인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몇 주 전부터 준비했을 테고 그 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follow-up하기 위한 실무자 회의를 또 몇 차례 진행하겠죠. 오늘은 월요일이니 아마도 오전엔 주간회의를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우리는 때로는 하루 종일 회의만 하며 보냈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회의는 조직생활을 하는 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업무의 과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회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잘 진행하느냐가 업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서점에 가보면 '회의를 잘하는 법', 'OO처럼 회의하기'와 같은 책들이 많은 것만 봐도 그렇죠. 그런 책들이 회의 운영법에 대해 조언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회의를 짧은 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서는 회의 참여자들이 반드시 회의 시작시간을 엄수하고, 회의 주제를 확실하게 공유하고,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헌데 그런 조언들은 회의를 주관하는(혹은 진행하는) 사람의 '회의 운영력'에 많은 부분을 의존합니다. 문제는 회의 주관자가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충분하게 훈련해야 하고 참여자들도 잘 따라와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준수할 것들이 많고 또한 의식적으로 챙겨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회의실 탁자 위에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일목요연하게 붙여 놓는다 해도 그것은 그저 장식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효과적인 회의에는 지침보다는 '넛지(nudge)'가 필요합니다. 미주리-콜럼비아 대학의 알렌 블루돈과 그의 연구팀은 '서서 하는 회의'의 효과에 대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블루돈은 5명씩 이루어진 56개의 그룹에게는 회의를 서서 하게 만들고, 역시 5명씩 구성된 55개의 그룹에게는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회의 내용은 대략 10~20분 정도 걸릴 만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서서 회의를 진행한 그룹이 앉아서 회의한 그룹보다 34% 정도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회의를 짧은 시간 내에 끝냈지만 의사결정의 질적인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하게 서서 회의를 진행하게 했더니 회의 시간이 짧아졌다는, 그리고 의사결정의 질이 앉아서 회의한 경우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언뜻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따져보면 매우 확실한 효과입니다. 회의 운영법을 교육 받고 그것에 숙달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생각할 때 34%의 시간단축 효과는 의미가 아주 큽니다.

만일 전 직원이 1,000명이고 그들이 일주일에 1시간 짜리 회의를 한 번씩만 한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보죠. 그렇다면 1년에 50회 정도 회의를 하게 되니까 총 50,000 man/hour 가 회의에 투여되는 셈입니다. 직원 1명이 1년에 근무하는 시간을 대략 2,000시간으로 본다면 50,000 시간은 25명분의 1년 인건비에 해당하겠죠. 직원 1명의 평균인건비를 5,000만원으로 잡는다면, 이는 12억 5천만의 비용이 회의를 위해 소요된다는 뜻입니다.

매번 회의를 서서 할 수 없을 테니 1년에 10회 정도만 서서 하는 회의를 운영한다면 이때 절약되는 비용은 얼마일까요? 1시간 짜리 회의가 34% 줄어서 약 40분 안에 회의가 끝나겠죠. 그래서 20분 만큼 절약됩니다. 이것을 계산해보면 1년에 8,50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비록 이 절약되는 비용이 곧바로 회계장부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회의가 아닌 본업에 직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서서 하는 회의가  어쩌면 8,500만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왜 서서 하는 회의가 의사결정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회의 시간을 단축시킬까요? 서 있으면 앉아 있을 때보다 뇌의 활동성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짜낼 필요가 있을 때는 눕거나 앉지 말고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하죠. 회의를 서서 진행하면 발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이 뇌를 계속해서 자극하기 때문에 회의의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아파올 것이기 때문에 회의를 빨리 끝내야 좋으리라는 생각을 회의 참여자들은 암묵적으로 공유합니다. 조는 사람도 생기지 않아서 회의에 집중할 수 있죠.

캐논의 사장이었던 사사마키 히사시는 CEO로 부임하자마자 회의 운영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는 회의실 탁자의 높이를 30cm 높이고 모두 선 채로 회의하자는 제안을 했죠. 또한 종이를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종이를 펼쳐 놓으면 낙서를 하거나 그것만 멍하니 들여다보며 회의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그 결과, 회의 때 조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회의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던 임원회의가 오후 1시면 모두 끝났죠.

모든 회의를 서서 진행할 수 없겠지만 팀 내의 작은 회의나 부서간의 회의를 의무적으로 서서 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특히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가 아니라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라면 서서 하는 회의를 권장해 봅니다. 물론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하루 종일 회의하느라 지치고 업무에 방해 받는 경우는 제법 사라질 테니까요.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입니다.


(*참고논문 : The effects of stand-up and sit-down meeting formats on meeting out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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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과 메신져에서 벗어나라   

2011. 5.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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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이메일, 메신저, 그룹웨어 등과 같은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상당히 익숙합니다. 기업이 커지다보면 자연스레 본사 근무나 공장 근무와 같이 여러 장소에 직원들이 흩어져서 일합니다. 그럴수록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전화나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활용되겠죠. 정확하게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직장 내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 중에서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보다 적지 않은 듯 합니다.

특히 바로 옆에 있는 직원들과 말로 이야기를 나누면 될 것을 굳이 메신저로 대화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메신저를 통한 '묵음'의 대화를 처음엔 재미로 시작하지만, 하다보면 그게 익숙해져서 둘 사이의 친밀감을 고양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또 제3자가 둘 사이의 대화를 듣지 않는다는 편리함(?) 때문에 메신저를 애용하기도 합니다. 비밀스러운 사항이 아니라면 제3자가 둘 간의 대화를 지나가다가 들음으로써 문제를 같이 해결하거나 조언을 줄지도 모르는데, 그런 '바람직한 간섭'이 메신저를 통한 대화에서는 일어나지 못하죠. 



정보기술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상은 그와 다릅니다. 파멜라 힌즈와 다이앤 베일리는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직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서 일하는 팀원들은 어쩔수없이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 정보기술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해야 하겠죠. 그들은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일하는 직원들이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비해 상호신뢰가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서로 분노와 적대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로 떨어져서 일하다 보면 업무의 맥락(context)을 공유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 방식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듯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힌즈와 베일리는 지적합니다. 전화, 이메일, 메신져를 통한 의사소통은 미묘한 수준의 정보까지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문자를 통할 때와 얼굴을 보며 들을 때가 다르죠? 그래서 쌍방 간에 오해가 싹트고 '저 녀석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전화를 하면 갈등이 생길 때 목소리가 격앙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불편함을 피하려고 이메일과 같은 '더 차가운' 의사소통 도구를 자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정보가 있을 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옳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보기술을 통하면 최초의 정보량이 직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중간에 손실되기도 합니다. 사실 정보가 실제로 손실된다기보다는 정보를 받는 쪽에서 적극적이지 않아서 혹은 마음대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주 정보를 공유해도 "왜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냐?"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자기가 이메일이나 게시판 내용을 꼼꼼히 보지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또 정보기술을 가지고는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효과적으로 중재하거나 타협안을 이끌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회사의 직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문서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말로 대화하지 않고 무조건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 항상 과거 이메일의 내용을 밑부분에 계속 첨부시키죠. 그들에게 'Re:Re:Re....'가 길게 이어지는 이메일이 많다는 말은 그만큼 이메일이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 부적합한 도구라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만나서 이야기하면 10분 안에 끝날 사안이 이메일을 통하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열어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열어본 후에 답변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등을 모두 더하면 의사결정에 낭비되는 시간이 한없이 늘어납니다. 메신져라고 해서 시간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메신져에 메시지가 떠도 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다가 '메시지를 나중에 봤다'라고 간단히 핑계를 대면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을 권장(?)하면 업무 상의 갈등, 의견 불일치, 직원들 사이의 정서적인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상하 간, 직원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때 정보기술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의사소통의 간극을 넓히고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한번 엇나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정보기술이라는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이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에 익숙해지려면 아주 적게 잡아도 앞으로 수 백, 수 천년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인간의 진화 속도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첨단 정보통신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사소통에 익숙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간이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아직 원시성을 벗지 못했습니다. 원시성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정보기술 기반의 의사소통 방식을 강요하는 일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아직은 얼굴을 맞대고 표정을 읽어가며 의사소통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먹히는' 시대입니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직접 만나서 해결해야 합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이메일과 메신져를 제쳐둬야 합니다.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이것이 여전히 유효한 해법입니다.

(*참고문헌 : Out of Sight, Out of Sync: Understanding Conflict in Distributed Te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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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 개설   

2011. 5.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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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퓨처컨설팅입니다.

이번에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을 개설하게 되어 여러분께 공지를 드립니다. 본 과정은 공개교육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 자] 2011년 6월 18일(토)과 6월 25일(토) 양일간에 걸쳐 진행

[시 간]  09:30~18:30 (하루 8시간, 총 16시간)

[장 소] (주)인덱스루트코리아 부설 휴먼피아 평생교육원
   2호선 역삼역 6번 출구 바로 앞 송촌빌딩 17층
   지도 보기 http://dmaps.kr/2pz7

[강 사] 인퓨처컨설팅 대표 유정식 (http://www.infuture.kr)

[교육 커리큘럼] 아래의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교 재] 무료 워크시트 배부

[교육비] 
일반 수강시 : 48만원 
근로자 능력개발카드 사용시 : 무료 (단, 2011.04.01이후 발급카드부터는 20% 자비부담) 
근로자 수강지원금 신청시 : 수강료의 약 18% 환급

[신청 방법]
휴먼피아 강의 신청서 이메일 접수 후 결제 (신청서 양식은 휴먼피아(http://www.humanpia.co.kr) 고객센터 자료실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후 작성
이메일 신청 : sunghee.jee@indexroot.co.kr 

[결제 방법] 현금, 입금, 카드결제 가능
입금 계좌 : 우리은행 1005-501-798838 (주)인덱스루트코리아

[홈페이지] http://www.humanpia.co.kr 
[문의전화] 070-8633-7134 (담당자 : 지성희)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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