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4. 뜻밖의 일정, 로이커바트 & 툰   

2011. 7. 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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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피츠에서의 첫날은 우울하게도 비로 시작하더군요. 스위스가 여름에 날씨가 궂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비가 오락가락을 반복하니 약간 짜증이 나더군요. 비가 와서 기온 또한 10도 미만으로 떨어지니 겨울옷을 꺼내 입어야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주룩주룩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호텔방에 묵여 있어야 하나, 고민하다가 내린 결정이 온천으로 유명한 '로이커바트' 였습니다. 원래 로이커바트는 이번 여행의 일정에 들어있지 않았지만, 슈피츠에서 하릴없이 지내는 것보다 낫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로이커바트의 '부르커바트(BURGERBAD)'라는 온천시설로 발을 빠르게 놀렸답니다. 슈피츠에서 1시간 정도 가면 바로 닿더군요.

선택은 탁월했습니다. 로이커바트 날씨도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바람 불고 비가 흩날리긴 했지만), 따뜻한 물에 앉아 손에 잡힐 듯이 떠가는 구름을 보니 신선이 따로 없었습니다. 워터 슬라이드 같은 아이들 놀이시설도 잘 되어 있어서 아들이 참 좋아했죠.


로이크(Leuk)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를 가면 로이커바트에 이릅니다. 저 멀리 로이크가 보이네요.



로이커바트에 들어서면 거대한 '겜미 암벽'이 웅장하게 서 있습니다. 이 암벽에 둘러싸여 온천욕을 즐기는 기분이란!!!



낮게 깔린 구름을 보며 온천욕을 즐기면 신선놀음이 따로 없습니다.



이렇게 높은 산중에 이런 시설이 있다는 게 놀랍다는.



온천욕을 끝내니 목이 마르고....



배가 고파서 근처에 있는 피자 가게에서 피자 2판을 해치웠답니다.



숙소(슈피츠에 있는)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던 중 나중에 꼭 다시 온천하러 와야지, 하는 마음으로 사진을 찍어 봅니다.



로이커바트의 올망졸망한 집들. 

로이커바트에서 3시간 정도 놀고 늦은 점심을 먹은 후에 슈피츠로 향했습니다. 슈피츠 쪽으로 오니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게 개었더군요. 슈피츠에서 내릴까 하다가 기차로 10분 정도 더 가면 되는 툰(Thun)이라는 도시로 향했습니다. 그곳에 있는 오래된 성을 보려고 말입니다. 그러나 늦게 간 탓에 겉모습만 보고 왔지요. 그래도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선 '툰 성'은 투박하면서도 위엄이 있더군요.

그렇게 쉬엄쉬엄 툰을 구경하고 슈피츠로 돌아왔는데, 'MONTI'라는 서커스단이 슈피츠에서 공연을 한다는 광고를 봤습니다. 아들에게 서커스가 뭔지 보여줄 겸해서 1인당 22 스위스프랑이라는 거금(?)을 내고 서커스를 구경했는데, 현지인들과 아들은 재미있어 했지만 저는 그저그랬답니다. 하품이 나오더군요. ^^;


툰의 구시가로 향하는 길에 만난 목조다리. 류체른의 카펠교를 연상케 합니다.



우리를 졸졸 따라오던 백조 한마리. 아마도 우리에게 뭔가 먹을 것을 기대했나 봅니다. 안 줄 것 같으니까 도도한 모습으로 멀리 가버리더군요.



툰의 아름다운 모습. 



툰 성의 모습. 중세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고성입니다.



가로로 찍어 본 툰 성. 저 높은 탑 안에 공주가 살고 있었을 것 같군요.



약간 생뚱맞게 관람차가 툰 구시가에 있더군요. 규모는 그리 크지 않지만 안전벨트 없이 오픈된 관람차라 나름 스릴(?)이 있을 것 같아.......우리는 타지 않았습니다. ^^ 비싸기로 하고요.



강물을 따라 어깨를 마주대고 늘어선 건물들.



슈피츠로 돌아와서 MONTI 서커스를 구경했습니다. 대사가 독일어라 무슨 말인지 이해가.... ^^

내일은 슈피츠를 떠나 풍광이 멋진 그린델발트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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