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1. 아야 소피아와 블루 모스크   

2011. 8. 10.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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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의 여름 날씨는 한낮이면 매우 뜨겁기 때문에 선선한 오전에 관광에 나서려고 했지만, 어제 밤 늦게 터키에 도착했고 게다가 터키가 스위스보다 1시간 빠른 곳이라서 아침에 늦잠을 자 버렸습니다. 여행하면서까지 시간에 쫓기고 싶지 않아서 느긋하게 아침을 먹고 11시가 거의 다 되어 길을 나섰습니다. 

거리에 나서니 스위스와 확연히 다른 훈풍과 특유의 '도시 냄새'가 우리를 맞이합니다.



먼저 '아야 소피아 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처음엔 성당으로, 그 다음엔 이슬람 사원(모스크)로 쓰이다가 지금은 박물관이 된 곳이죠. 고색창연하고 약한 초라한 겉모습이지만 내부는 다릅니다.




표를 끊고(1인당 20리라) 들어가니 외부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화려한 내부가 눈을 즐겁게 합니다.




천정에 그려진 무늬와 그림. 네 꼭지점에서 날개 달린 천사들이 호위하는 군요.




아기예수를 품에 앉은 성모 마리아 모자이크.




성모 마리아 모자이크 아래의 화려한 벽면.




뭐라고 쓰여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랍어는 글자가 아니라 그림 같습니다.




엄지손가락을 넣고 한바퀴 돌리면 소원이 이루어진다고 하네요. 손가락 돌리기에 열중한 나머지 소원은 빌지 못했다는... ^^




이층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모습입니다. 크고 작은 샹들리에가 물 위에 뜬 꽃잎 같습니다.




이층에서 다른 각도로 찍은 사진. 저 둥그런 원판에 적힌 글씨는 이슬람 지배자인 칼리프들의 이름이라고 합니다.




무언가를 연구하는 듯한 분.




이층에는 여러 모자이크화가 있습니다. 왼쪽부터 성모 마리아, 예수, 세례 요한입니다. 이 그림은 아랫부분이 크게 훼손되어 있는데, 성당 안의 그림 조각을 떼어 먹으면 만병이 낫는다는 소문 때문에 그렇게 됐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원래 성당으로 만들어졌다가 나중에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벽면에 두꺼운 회칠을 했습니다. 사진에서 보듯이 회칠을 벗겨내면 모자이크화가 나타나죠. 




또다른 모자이크화. 이 그림은 조에아 여제가 그의 세번째 남편인 콘스탄티누스 모노마쿠스와 함께 예수에게 헌금을 봉헌하는 모습입니다. 외면하는 듯한 예수의 표정이 재미있습니다. ^^




아기예수를 안은 성모 마리아에게 아야 소피아 성당을 봉헌하는 그림.




아야 소피아 관람을 끝내고 근처에 있는 지하궁전으로 향했습니다. 말이 지하궁전이지 사실은 오래된 물저장소입니다. 물비린내가 강한 곳이지만 온도가 서늘합니다.




미끄러지기 쉬우니 조심해서 걸어야 합니다. 저 기둥들은 다른 곳에서 쓰이던 것을 재활용한 것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모양이 제각각입니다.




이곳에서 가장 볼거리는 머리가 물속에 처박힌 메두사입니다. 이것 말고 옆얼굴로 처박힌 메두사 기둥이 하나 더 있지요.




점심으로 터키의 전통음식 괴프테를 먹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떡갈비와 비슷한 맛입니다. 노란 고추는 동치미에 절여진 고추와 비슷한 맛입니다.




점심을 먹고 블루모스크로 향했습니다. 웅장한 모습이죠. 




블루 모스크의 천정 모습. 현재 모스크로 사용 중인 곳이라 돌아다니면서 자세히 보기엔 어렵더군요.




관광객들에게 허용된 곳은 나무울타리가 쳐진 곳까지입니다. 많은 관광객들이 들어온 터라 그들의 체취 때문에 조금 머리가 아팠답니다 ^^




터키에서 가장 큰 시장인 그랜드 바자르를 둘러봤습니다.




상당히 넓은 곳에 여러 상점들이 터키의 특산품과 기념품들을 팝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그냥 구경만 했답니다. 




이스탄불 대학의 정문. 오후 5시가 넘으면 들어갈 수 없기에 아쉬웠습니다.




이스탄불 대학 정문 바로 앞에 있는 베야지트 사원의 모습. 곳곳에 이렇게 비슷한 모양의 모스크가 많아서 어디가 어딘지 헛갈립니다.




여긴 슐레마니예 사원 앞의 정원입니다.




모스크에 들어가기 전에 발을 씻는 사람들.




슐레마니예 사원은 이스탄불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원이랍니다. 블루 모스크와 달리 밝은 천정과 정교한 무늬가 돋보입니다.



저녁식사로 호텔에 딸린 레스토랑에서 오토만 전통 요리를 먹었습니다. 새우가 들어간 터키식 스튜라고 해야 할까요?




이것은 제가 주문한 요리인데, 탈이 나고 말았습니다. 아들이 이 음식을 먹다가 생선가시가 목에 걸리는 바람에 병원을 찾느라 이리 뛰고 저리 뛰었죠. 말 안 통하는 터키 의사에게 신통치 않은 진단을 받아 애먼 돈만 날렸다는... 생선 가시가 목에 걸렸다고 말해도 목감기 처방을 내리는 의사. 어이가 없었습니다. 자기는 그저 소아과 의사일 뿐이라 변명하더군요. 그래도 돈은 내야 한다며 고집을 부리고.



터키에서 좋지 않은 기억을 갖게 되어 이 때문에 이스탄불에 정이 떨어진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며칠 남지 않은 여행 일정을 계속하는 수밖에요. 내일은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은 채 잠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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