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인재보다 보통인재에 집중하라   

2011. 12. 19.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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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에 오류가 있어 수정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

일을 아주 잘하는 직원 1명과 능력이 그저그런 직원 1명이 있습니다. 그들의 개인 능력은 회사 전체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교육이나 기타 방법을 써서 그들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그런데 능력 향상에 드는 예산이 한계가 있어서 둘 중 한 명에게 집중해야만 한다면, 누구를 타겟으로 해야 할까요? 능력이 뛰어난 직원이 더욱 뛰어난 능력을 보이도록 해야 할까요, 아니면 능력이 그러그런 직원이 성과를 향상하도록 독려해야 할까요?

아마 여러분들은 각자의 인사철학에 따라 누구를 타겟으로 할지 의견이 갈릴 것 같군요. 그러면 아주 간단하면서도 계량적인 방법으로 이 문제의 해답을 찾아 보겠습니다.



일단 저의 가설은 '성과가 그저그런 직원에게 먼저 집중한다'입니다. 왜 그런지 이 가설을 증명해 보겠습니다. 이처럼 회사의 2명의 직원이 근무 중이고, 그들에게 주어지는 연봉도 동일(제반 인건비 포함)하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두 명의 직원 중 어느 하나가 중간에 회사를 그만 두지 않고 1년 동안 근속한다고도 가정해 보죠.

그런데 개인의 능력을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개인의 능력을 측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여기서는 아주 간단한 지표를 써 보겠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개인의 능력 = 역량 / 인건비



즉, 개인에게 인건비를 1단위 투입했을 때 나타내는 역량의 정도 차이가 능력의 개인 차를 말해 준다고 정의하겠습니다. 쉽게 말해, 똑같은 돈(연봉이나 월급여)을 주었을 때 나타내는 역량이 개인의 진짜 능력을 이야기해 준다는 의미입니다. '역량'이란 단어가 원래 추상적이긴 하지만, 여기서는 측정 가능한 계량적인 변수라고 간주하겠습니다.

이번엔 역량의 입장에서 보죠. 역량 1단위를 내기 위해 소요되는 인건비는 다음과 같이 인건비를 역량으로 나눈 값이 될 겁니다. 이를 '역량의 비용'이라고 명명하겠습니다.

역량의 비용 = 인건비 / 역량



역량의 비용과 개인의 능력은 서로 역수의 관계입니다. 개인의 능력을 x로 하면 역량의 비용은 1/x 가 됩니다. 그러므로 아래의 그림처럼 우하향하고 아래쪽으로 볼록한 그래프로 표현됩니다. 바로 이 그래프에 지금부터 증명하려는 논리의 핵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팅이 끝났으니 증명을 해보겠습니다. 성과가 그저그런 직원 A에게 역량 향상 조치(교육이나 기타 방법)를 취하면 10이었던 능력이 20으로 올라가고, 성과가 뛰어난 직원 B에게 동일한 역량 향상 조치를 제공하면 25였던 능력이 50으로 향상된다고 하겠습니다.

역량 향상 조치로 인한 '개인의 능력' 변화
 
  직원 A : 10 --> 20   (gap = 10 역량/인건비)
  직원 B : 25 --> 50   (gap = 25 역량/인건비)



이렇다면 여러분은 직원 A와 B 중에서 누구를 택해 향상 조치를 취하겠습니까? 직원 A의 향상 정도가 10인데 반해, 직원 B의 향상도는 25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직원 B를 택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고 돈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할 겁니다. 동일한 돈을 들일 때 직원 B의 능력 향상도가 직원 A에 비해 250%나 되니까 말입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역량의 비용 차원에서 보면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위에서 역량의 비용은 개인의 능력과 역수 관계입니다. 따라서 역량 향상 조치에 따라 나타나는 역량의 비용 변화는 다음과 같습니다.

역량 향상 조치로 인한 '역량의 비용' 변화 
  직원 A : 1/10 -->  1/20   ( gap = 1/20  인건비/역량 )
  직원 B : 1/25 -->  1/50   ( gap = 1/50  인건비/역량)



직원 A의 역량을 향상시키니 역량 1단위를 발휘하는 데 드는 인건비의 감소분이 1/20이고, 직원 B의 경우에는 1/50입니다. 만일 두 사람의 연봉이 2000만원으로 동일하다면, 역량 향상 조치로 직원 A는 역량 1단위를 발휘하는 데 드는 인건비가 2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줄고, 직원 B의 경우는 80만원에서 40만원으로 줍니다. 즉, 역량 1단위에 대한 비용 감소분으로 보면 직원 A에게 역량 향상 조치를 취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결과가 나옵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능력이 떨어지는 직원 A를 직원 B에 우선하여 교육시키고 독려하고 끌어당기는 것이 회사의 비용 효과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됩니다. 비록 직원 개인 차원에서 보면 능력 좋은 직원 B에게 돈을 들이는 것이 표면적으로 유리한 듯 생각되지만, 그런 조치를 비용 효과성 측면을 따져 보면 정반대가 나오죠.

위의 상황은 직원이 2명만 존재하는 가상의 상황을 가정했고 직원들이 능력과 상관없이 동일한 연봉을 받는다고 간주했기 때문에 실제의 기업 조직을 완벽하게 대변한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이 더 잘하도록 투자하는 것보다는 능력이 그저그런 직원들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더 유리할 가능성이 큼을 보여줍니다.

물론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은 여러 가지 차원으로 회사에 중요한 기여를 합니다. 그들을 캐어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일반적인 역량 향상 조치(교육 등)보다는 다른 식의 정교한 배려와 인력 활용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죠. 회사가 가지고 있는 역량 향상의 '무기'가 범용적인 방식에 그친다면 그 무기는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보다는 능력이 평범한 직원들에게 적용해야 한다는 의미기도 합니다. 비용 효과성도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의 간단한 증명은 현재 근무 중인 직원들의 역량 향상 조치의 타겟을 누구로 할 것인가하는 문제에도 좋은 통찰을 주지만, 현 직원들을 외부직원들로 교체할 때에도 좋은 시사점을 줍니다. 능력이 뛰어난 직원들을 더 뛰어난 직원들로 교체하는 것보다는, 능력이 평범한 직원들 가운데에서 교체 대상을 찾는 것이 회사 입장에서 똑같은 돈을 들이고 더 나은 효과를 누리는 유리한 게임입니다.

우수인재와 보통인재. 이 둘 중에 하나를 택한다면, 후자를 택하십시오. 그것이 용기이고 현명한 판단이니까요. 대개의 경우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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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쥐는 왜 꼼짝하지 않을까?   

2011. 12. 16.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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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쥐 한 마리가 있습니다. 이 쥐를 길다랗고 좁은 길 위의 한쪽 끝에 놓습니다. 쥐가 다른 곳으로 도망가지 못하도록 그 길은 바닥보다 높은 곳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런 다음, 길의 반대편 끝에 먹이를 놓아 둡니다(아래의 그림 참조). 

A --------------------------- B
(쥐)                                        (먹이)

그러면 쥐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당연히 그 쥐는 좁은 길을 종종 걸음으로 달려가 길 끝에 있는 먹이를 취하겠죠. 본능적으로 행동하는 보통의 쥐는 특이한 조건(배가 엄청나게 부르거나 아프거나)이 아니라면 대개 그렇게 행동합니다. 

헌데, 실험조건을 아래와 같이 조금 바꿔 보면 쥐의 행동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A --------------------------- B
(쥐)                                     (전기충격)

먹이가 위치했던 곳에 전기충격 장치가 설치되어 있는 상황입니다. 쥐는 멋도 모르고 좁은 길을 달려가다가 B 위치에서 강한 전기충격을 느끼겠죠. 생명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쥐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불쾌하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일 겁니다. 그래서 B는 가서는 안 되는 곳이라는 점을 학습하겠죠. 그래서 A에 머물러 있으려는 경향을 보일 겁니다.



이제 위의 두 실험조건을 하나로 합쳐보겠습니다. 아래와 같이 먹이와 전기충격 장치를 B 위치에 같이 놓으면, 이 불쌍한 쥐는 어떻게 행동할까요? 

A --------------------------- B
(쥐)                                     (먹이 & 전기충격)

이 쥐는 지금 배가 몹시 고픈 상태입니다. 그래서 B에서 솔솔 풍겨져 나오는 먹이 냄새로 인해 배고픔이 더욱 가중되겠죠. 하지만 이미 B에 가면 상당히 기분 나쁜 전기충격을 받아야 한다는 걸 알기 때문에 선뜻 용기가 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쥐는 먹이를 향해 조금 다가가다가 좁은 길 위의 어느 지점에 머물며 먹이를 하염없이 '그리워'하는 상황을 연출하겠죠.

B쪽으로 갈수록 먹이의 유혹이 커져서 B쪽으로 다가가고 싶은 욕망과, B쪽으로 갈수록 전기충격의 '악몽'이 더욱 생생해져서 B로부터 멀리하려는 욕망이 균형을 이루는 위치에서 쥐는 걸음을 멈출 겁니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 쥐는 그 위치에 갇혀 버리고 맙니다. 쥐의 욕망을 그래프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그래프에서 '전기충격을 피하고 싶은 욕망의 기울기'가 '먹이에 접근하고 싶은 욕망의 기울기'보다 더 큽니다. 그 이유는 대개의 동물이 생존을 위해 일단은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생명에 지장을 줄 거라 여기는 것)에 더 큰 가중치를 주기 때문입니다.

이 내용은 닐 밀러(Neal Miller)라는 심리학자가 1944년에 수행한 고전적인 실험을 간단하게 설명한 것입니다. 두 개의 동기가 충돌하는 갈등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보일지 연구하기 위한 실험이었죠. 닐 밀러는 음식에 접근하고자는 동기와 전기충격을 회피하고 싶은 동기 사이의 갈등을 '접근-회피 갈등'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어떤 대상에게로 다가가면 좋은 것과 나쁜 것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을 때 겪는 갈등을 말합니다. 

인간도 수없이 다양한 '접근-회피 갈등' 상황에 놓입니다. 이 '접근-회피 갈등'이 조직 운영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조직의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뭔가 도전적인 과제를 수행하기를 기대합니다. 좀더 획기적이고 창의적이면서 조직의 장기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무언가를 시도하기를 원합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라'고 독려합니다.

하지만 많은 도전들은 성공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지만 그 성공확률은 크지 않습니다. 게다가 실패했을 때 얻게 되는 손실과 도전 과정에서 소요된 돈, 시간, 인력 등이 시도하지 않았으면 지출하지 않아도 되는 비용으로 인식됩니다. 그 바람에 도전에 실패하면 도전을 독려할 때와는 판이하게 여기저기서 비난이 쏟아집니다. 결과에 대한 책임자를 찾고 그 사람을 희생양 삼으려는 사태까지 악화되기도 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실패했다는 사실이 지워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나중에 생길 또다른 실패를 막을 수 있다고 믿곤 합니다.

바로 이것이 위의 불쌍한 쥐가 겪었던 '접근-회피 갈등'과 유사한 상황입니다. 뭔가에 도전했다가 실패해서 여러 사람으로부터 직간접적인 비난과 벌을 받았던 경험이 있을때, 실패한 다른 도전자의 말로를 직접 보고 들을 때, 조직이 실패에 '필벌'하는 문화가 강할 때, 어느 누구도 선뜻 도전의 열매를 취하려 발벗고 나서기가 힘들 겁니다. 비록 그 도전을 성공리에 마쳤을 때 주어지는 보상이 제아무리 크다 해도 말입니다.

'우리 회사는 실패를 너그러이 용인한다' 혹은 '실패를 장려한다'라며 외치는 회사들이 있습니다. 이런 회사들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질 않는다', '직원들은 도전정신이 없다'며 한탄하는 '입'들을 자주 만납니다. 도전에 성공하면 나름 괜찮은 금전적, 비금전적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도 왜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알아서 착착 하지 않는지 답답해 합니다.

그렇게 말하는 기업들은 진짜로 실패를 '사랑'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야 할 겁니다. '먹이'가 주는 긍정적인 효과보다 더 큰 '전기충격' 장치를 함께 가져다 놓고서 직원들에게 그곳으로 달려가라 명하는 것이 과연 먹힐지, 그렇게 명하는 자기 자신은 그곳으로 달려갈 용기가 진짜로 있는지 자문하고 자답해야 할 겁니다.

제가 아는 어떤 분은 업무 수행을 잘 하려다가 몇 천만 원 가량의 손실을 회사에 끼쳤다고 합니다. 그 분의 상사가 괜찮다면서 자신이 알아서 잘 처리하겠노라고 다독였다고 합니다. 적어도 앞에서는 말입니다. 그러나...... (그 후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어떻습니까? 진짜로 실패를 사랑합니까? 아니면 사랑하는 척만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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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아무 생각 없이 삽니까?   

2011. 12. 8.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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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서로 용량이 다른 3개의 항아리 A, B, C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는 21리터, B는 127리터, C는 3리터의 물을 담을 수 있다고 해보죠. 이때, 어느 한 항아리에 100리터의 물이 담기도록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조금 어렵지만, 곰곰히 생각하면 쉬운 해결책이 나옵니다.

먼저 B에 물을 가득 채워서 127리터를 만듭니다. 그런 다음 B의 물로 C를 채웁니다. 그리고 C의 물을 바닥에 버리고, 다시 B의 물로 C를 채웁니다. 그러면 B에는 121리터의 물이 남겠죠. 그 다음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당연히 B의 물로 A를 채우면, B에는 100리터의 물만 남게 됩니다. 공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B-2C-A




심리학자 에이브러험 S.루친스는 이런 문제를 6개 만들어서 피실험자들에게 풀어 보라고 했습니다. 피실험자들에게 주어진 문제 6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문제 1 : A (21)   B (127)  C (3)  --> 100 리터 만들기
문제 2 : A (14)   B (163)  C (25)  --> 99 리터 만들기
문제 3 : A (18)   B (43)  C (10)  --> 5 리터 만들기
문제 4 : A (9)   B (42)  C (6)  --> 21 리터 만들기
문제 5 : A (20)   B (59)  C (4)  --> 31 리터 만들기 
문제 6 : A (23)   B (49)  C (3)  --> 20 리터 만들기 



이 문제들은 모두 위의 공식으로 풀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문제 4의 경우, 42-(2*6)-9를 계산하면 21이 나오죠. 하지만, 루친스는 피실험자들에게 공식을 가르쳐 주지 않은 채 알아서 풀도록 했습니다.

문제 1부터 차례로 풀기 시작한 피실험자들은 처음엔 문제를 오랫동안 풀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 문제에 패턴이 있다는, 즉 위에서 제시한 공식으로 풀 수 있다는 것을 점차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문제 6으로 갈수록 문제를 푸는 속도가 매우 빨라지죠. 평균적으로 문제 1을 푸는 데에 10분 정도 걸렸는데, 문제 4를 풀 때는 1분 남짓 걸렸다가 문제 6을 풀 때는 1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문제 1을 푸는 데에 10분이나 걸렸다는 게 의아할지 모르지만,루친스의 실험 대상은 어린이부터 대학원생까지 다양했습니다).

사실 여기까지의 실험은 루친스가 목표로 했던 실험은 아니었습니다. 루친스는 피실험자들에게 위의 6가지 문제를 풀게 한 다음, 아래의 문제 7을 제시했습니다.

문제 7 : A (15)   B (39)  C (3)  --> 18 리터 만들기 



문제 7도 역시 위의 공식으로 풀 수 있습니다. 39-(2*3)-15를 계산하면 18이 나오기 때문이죠. 피실험자들은 별 생각 없이 이런 규칙을 적용하여 문제 7을 풀었습니다. 여기에 루친스가 파놓은 함정이 있습니다. 사실 문제 7은 이렇게 하지 않아도 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항아리 A와 C에 물을 가득 채워서 모두를 B에 부으면 끝이죠. 즉 A+C 를 하면 답이 나옵니다.

그러나 피실험자들은 이런 새로운 방법을 생각해내지 못하고 문제 1부터 문제 6까지 적용했던 풀이법을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64~83%의 피실험자들이 성가신 예전의 풀이법을 고수했습니다. 반면, 문제 1부터 문제 6까지를 풀지 않고 곧바로 문제 7을 접한 대조군에서는 20%만이 간단한 풀이법을 적용하지 않았습니다.

루친스는 이러한 현상에 기계화(mechanization)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한번 굳어진 방법을 별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따르기 때문에 더 나은 해결책을 찾지 못하는 경향을 일컫는 말입니다. 심리학자 엘렌 랭거(Ellen Langer)는 기계화를 '생각 없음(Mindlessness)'라는 말로 부르기도 했죠. 다음과 같은 우스개소리들이 '생각 없음'의 대표격입니다.

손님 :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세요.
점원 : 뜨거운 거 드릴까요, 차가운 거 드릴까요?

손님 : 치즈버거 세트 50개 포장이요.
점원 : 드시고 가실 건가요, 가져갈 건가요? (Here or To go?)

배달원 : 프라이드 치킨 한 마리 배달 왔습니다. 18000원입니다.
주문한 사람 : 지금 돈이 똑 떨어졌는데.... 나중에 뼈 찾으러 오실 때 드릴게요.



이러한 기계화 혹은 '생각 없음'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루친스는 문제 7을 내기 전에 피실험자들에게 '맹목적으로 풀지 말 것'이라는 경고문을 답안지에 스스로 적도록 했습니다. 그랬더니 생각 없이 복잡한 방식을 적용하기보다 간단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경향이 발견되었습니다. 스스로에게 기계화의 오류(혹은 위험)를 경고하는 것만으로도 아무 생각 없는 상태에서 벗어나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의미인 셈입니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까요? 우리 머리 속의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스스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 나을 때가 있습니다. 그때가 언제인지는 스스로 판단할 문제이긴 하죠. 곰곰히 바라보면 개인의 생활에서나 여러 사람들이 모인 조직에서 아무 생각 없이 그대로 넘기는 게 무척 많습니다. '효율'이란 미명 하에서 옛것을 그대로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면 어쩌면 그것이 진정한 효율을 해치는 요인일지 모릅니다.

오늘은 여러분의 주변에서 '내가 기계적으로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은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그것을 '맹목적으로 하지 말자'라는 다짐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아마도 한 두 개 쯤은 예전보다 좋은 해결책이 눈에 보이지 않을까요? 

끝으로, 문제 8을 내보겠습니다. 어떻게 풀어야 할까요?

문제 8 : A (28)   B (76)  C (3)  --> 25 리터 만들기  


답은 댓글로 달아 주세요. ^^

(* 참고도서 : '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
(* 참고문헌 : 'Cognition Psychology 215 Emory Univer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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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 11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1. 12.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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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0월과 11월, 저는 모두 6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2개월 간인데, 독서량이 형편없이 적습니다. 책 번역 작업에 매달려야 했고, 갑자기 쏟아진 강의 일정으로 인해 마음의 여유가 없었기 때문이지만, 책을많이 읽지 않았다는 사실에 자책감이 듭니다. 이 글을 포스팅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 (사실 '스티브 잡스'란 책도 읽었는데, 워낙 두꺼운 책이라 아직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

이제 좀 일정의 여유가 생겼으니 책을 많이 읽어야겠습니다. 독서량이 부족하니 블로그의 글 쓰는 것도 줄었습니다. 주로 책에서 포스팅할 주제와 아이디어를 찾기 때문이죠.

벌써 2011년도 한달이 남지 않았습니다. 여러분이나 저나 좋은 책과 함께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2012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생각의 빅뱅

생각의 빅뱅 : 우리 뇌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조직이나 개인의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단기 지향적인 이유, 나쁜 소식을 거부하는 이유 등을 약간의 신경생리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설명합니다. 변화관리를 뇌과학적으로 접근하는 책인데, 내용이 어렵지 않고 쉽게 이해되니 일독을 권합니다.


불합리한 지구인

불합리한 지구인 : 행동경제학의 여러 가지 내용을 사례와 함께 재미있게 풀어가는 책입니다. 예제가 많이 등장해서 사람들이 판단을 내릴 때 보이는 편향들이 무엇이고 그것을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쉽게 서술합니다. 이번 기회에 행동경제학의 기본 지식을 갖추고 싶은 분들께 추천합니다.


그 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그동안 당신만 몰랐던 스마트한 실수들 :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 때는 인간의 편향과 판단 상의 오류를 설명하는 책인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잘못 행동함으로써 상처 받고 관계를 악화시키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는, 자기계발적인 성격이 강한 책입니다. 제목과 내용이 불일치한 것이 아쉽습니다.


닥치고 정치

닥치고 정치 : 워낙 유명한 책이라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책입니다. 제목 그대로 닥치고 읽다 보면 정치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명랑하게' 정치를 즐길 수 있습니다. 책 내용 중 보수와 진보를 가르는 기준을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 설명하는 부분이 있는데, 간단하지만 명쾌하더군요. 여러 정치인들에게 대한 김어준 총수만의 분석을 읽는 재미도 있습니다. 정치를 명랑하게 즐길 분들에게 추천!


달려라 정봉주

달려라 정봉주 : '나는 꼼수다'에서 맹활약하는 17대 국회의원 정봉주의 책. 마치 '나는 꼼수다' 방송을 옆에서 듣는 것처럼, 예의 그 '깔대기'가 여러 곳에서 허를 찌르며 등장합니다. 가벼운 농담을 줄기차게 던지는 특유의 문체가 이 책에서도 나타납니다. 2시간만에 다 읽을 만큼 재미도 있습니다.




Demand : 이 책은 읽었다기보다는 제가 요즘 번역하고 있는 책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미국 내에서는 경영의 구루로 통하는 슬라이워츠키의 책이죠. 수요의 비결을 6가지로 정리하고, 각각에 대한 대표 기업들을 상세하게 설명하면서 수요 창조의 시사점을 전달합니다.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이 어떻게 나올지는 아직 모릅니다. 부드럽게 읽히도록 최대한 꼼꼼하게 번역하느라 힘이 드는군요. 아마도 내년 2월 중에 발간될 것 같습니다. 많은 기대를 바랍니다.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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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Daum View 블로거 대상 후보에 오르다   

2011. 11. 29.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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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 블로그가 2011 Daum Life on Award의 View 블로거 대상의 후보로 올랐습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후보로 선정된 것이죠. 가능한 한 자주 경영과 관련한 글을 포스팅하겠다는 일념(?) 하에 블로그를 운영했을 뿐인데 쟁쟁한 파워 블로거들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럽게 생각합니다.

쑥쓰럽지만, Daum 측과 서면으로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여기에 올립니다. 

(여기를 클릭하시면 저에게 투표하실 수 있습니다. ^^) 



 귀하의 블로그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경영전략, 시나리오 플래닝, 인사(HR)를 주요 서비스로 하는 인퓨처컨설팅의 블로그입니다. 제 개인(유정식) 블로그라기보다는 회사의 블로그죠. 경영 컨설팅 회사라서 경영에 관련한 글을 주로 포스팅하고 있습니다.


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특별한 계기나 사건이 있었나요?

원래 인퓨처컨설팅의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홈페이지가 브로셔나 팜플렛 수준에 그치는 것이 늘 안타까웠습니다. 홈페이지라는 공간이 고객들을 비롯한 많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보다는 그저 우리가 가진 것을 일방적으로 광고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았죠. 그래서 인터랙티브하게 소통할 수 있는 수단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회사 홈페이지를 없애고 블로그로 전환하기로 했지요.


 운영하고 계신 블로그의 히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언제 블로그를 시작하셨나요? 블로그의 굵직한 사건들을 말씀해 주세요.

말씀드렸듯이 홈페이지를 블로그로 바꾸게 된 시기가 2007년 말이었습니다. 원래 단독서버에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다가 2008년 초에 티스토리로 이사를 왔죠. 티스토리로 오니 블로그 관리가 훨씬 수월해졌습니다. 2008년에 티스토리 기반의 블로그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면서 한 가지 목표를 세웠습니다. "2년 내에 Daum에서 Top블로거로 선정되자"는, 다소 호기에 찬 목표였죠. 결국 2010년에 Daum View 블로거 대상의 후보로 오르는 영광을 얻었고, 이번에도 후보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 블로그에 작성한 귀하의 컨텐츠가 다른 이웃(네티즌)에게 영향을 주었다거나 그들이 나의 컨텐츠로 인해 도움을 받았다거나 나아가 누군가의 생활을 변화시킨다고 느꼈던 경험을 말씀해 주세요.

제가 컨설팅을 하면서 겪은 이야기와, 이런 저런 책과 논문을 보면서 경영에 적용할 만한 아이디어를 블로그에 올리니 많은 분들이 좋은 정보를 얻었다는 인사말을 건네곤 합니다. 아마 경영 분야(경영전략, 인사 등)의 정보를 본격적으로 다루는 블로그는 그리 많지 않은 까닭일 겁니다. 그리고 저는 주류(?) 경영학과는 다른 방향에서 경영의 현실을 바라보며 비판을 자주 하는 글을 올리는데, 그것이 독자들에게 신선한 시각으로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새로운 관점을 얻었다는 반응이 종종 있거든요. 물론 몇몇 글은 좀 튀어서 그런지 욕을 먹기도 한답니다. ^^
 

 지금까지 Daum 서비스를 활발히 이용하시면서, 귀하의 인생에 Daum 은 어떤 의미가 되었나요? Daum 을 한 단어로 비유하자면 무엇이 될 수 있을까요?

Daum의 티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블로그 활동을 통해 인퓨처컨설팅과 제가 제법 많이 알려졌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낍니다. 작은 컨설팅 회사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가장 효과적이면서도 비용도 아주 적게 드는 방법이 블로그이고, 그렇게 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해 준 Daum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한마디로 Daum을 '마케팅의 플랫폼'이라고 말할 수 있겠군요.


 귀하께서 포스팅 해주신 블로그 중 Best 3 를 뽑아주시고, 무엇에 관련된 컨텐츠였는지 왜 Best 라 생각하시는지 소개 부탁 드립니다.

조용한 조직은 위험하다(http://www.infuture.kr/958)
조직에 갈등이 없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이 아니라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시한폭탄이란 점을 부각했습니다. 표면적인 현상의 이면을 바라보자는 평소의 신념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글이었습니다.

말 한 마디가 조직을 죽이고 살린다(http://www.infuture.kr/962)
조직을 운영할 때 상사의 태도, 제도의 방향에서 느껴지는 아주 작은 차이가 나중에 큰 격차로 나타남을 경고하는 글입니다. 특히 성과주의의 지나친 과신과 적용으로 조직의 생산성이 무너진다는 점을 지적했죠. 제가 인사와 관련한 컨설팅을 수행하는 컨설턴트이지만, 성과주의의 폐해를 여러 번 목격하고 있는데, 그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가장 단적으로 표현한 글이었습니다.

연봉을 왕창 못 준다면 차등하지 마라(http://www.infuture.kr/969)
직원들 간의 연봉을 차등하면 경쟁이 일어나 회사 전체적으로 성과가 향상될 거라 기대하는 것이 얼마나 헛된 생각인가를 꼬집는 글입니다. 성과 차등의 액수가 작아도 직원들은 상대적인 관점에서 판단하기 때문에 쓸데없는 불만과 갈등이 발생되고 결과적으로 협력이 실종되어 회사 성과가 추락하게 된다는 위험을 행동경제학의 실험을 통해 근사하게 설명한 글이라서 뽑았습니다.


 2011 년을 돌아볼 때 가장 기억에 남는 포스팅은 무엇이었나요? 그리고 그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10Kg 감량 다이어트, 이렇게 했다(http://www.infuture.kr/915)
이 글은 블로그의 성격과 다른, 제 개인적인 이야기이지만, 무려 724개의 추천을 받았고 조회수도 엄청났었죠. 그만큼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직접 느꼈습니다. 2011년을 시작하면서 감량을 목표로 했었는데, 2개월 만에 10Kg을 뺐으니 저 스스로도 아주 놀랐답니다. 목표를 달성한 것도 좋았고 사람들이 제 글을 많이 읽음으로써 인퓨처컨설팅과 제 이름을 알릴 수 있어서 제일 기억에 남는 글이랍니다.


 Daum Life On Awards 2011 의 후보자로 선정되신 소감을 부탁 드립니다.

2010년에도 후보로 선정됐는데 상은 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에도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워낙 쟁쟁한 분들이 많고, 경영이라는 분야가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할 만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작년에 이어 이렇게 후보가 되었다는 것은 저에게 큰 영광입니다. 여러분들과 나름대로 열심히 소통하고 있다는 것을 Daum에서 인정해 준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 후보라는 엠블렘만 붙일 수 있어도 만족합니다. 


 2012 년을 시작하며, 블로그에 어떤 내용을 담고 싶은지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계획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있으신지요? 있다면, 말씀해 주실 수 있나요?

블로그의 지향점이 '몸에 좋은 경영 지식'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는 것이기에 계속해서 경영전략, 시나리오 플래닝, 인사 분야의 글을 올릴 계획입니다. 특별한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포스팅의 방향은 정해 둔 것이 있습니다. 바로 '경영에 있어서 중용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포스팅할까 합니다. 어느 한 쪽에 쏠리지 않으면서도 진정으로 조직과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의 경영은 무엇일까를 '중용'이란 키워드로 정리하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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