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회사를 다니다가 컨설턴트 일을 한 지 이제 14년 가량이 됐습니다(아니 벌써!). 그 동안 여러 기업을 보면서 '이건 좀 이상하다'고 느낀 경영상의 오류들이 많습니다. 제가 발견한 오류가 경영의 모든 오류를 포괄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래의 내용들은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라면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간혹 아프게 꼬집는 오류가 있더라도 '잘해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네요.
여러분도 추가하고 싶은 오류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나중에 혹시 이 글을 책에 싣게 되면 출처를 밝히고 여러분이 제시한 오류를 넣겠습니다. 저도 더 생각나면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인력의 오류' : 사장님 눈에는 인력이 남고, 직원들 눈에는 인력이 모자르다. 항상.
'경쟁의 오류' : 경쟁사와 경쟁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킨다. 내부경쟁이 외부경쟁력을 높인다고 착각한다.
'운영전략의 오류' : 그저 운영인데 거창하게 '전략'이란 말을 갖다 붙인다. 누구와 운영을 놓고 싸우는데?
'가격 협상의 오류' : 한번 거래를 트면 계속 이어지니 가격을 깎아 달라고 말한다. 물론 그 다음 거래는 없다.
'업무공유의 오류' : 공유할 마음이나 필요도 없으면서, 문제만 생기면 업무공유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식의 오류' : 윗사람만 좋아한다.
'등산의 오류' : (특히 사장님) 자신이 등산 좋아하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줄 안다.
'핵심인재의 오류' : 우리 회사에서 핵심인재라고 뽑힌 자들은 업계 최고가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최고가 아니다.
'예산의 오류' :예산을 아끼면 욕 먹는다. 그리고 다음엔 깎인다.
'위기 관리의 오류' :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한 사람은 보상 받지 못한다.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보상은 나쁜 일이 일어난 후에 수습한 사람이 받는다.
'확판의 오류' : 고객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판다. 직원들에게 팔아오라고 할당한다.
'비전의 오류' : 어느 날 갑자기 선포된다. 액자로 걸리고 홈페이지에 오른다. 직원들은 바로 잊는다.
'사장님 비서의 오류' : 많이 논다. 하지만 자를 수 없다. 그들은 '신성한 소'이므로.
'회의록의 오류' : 문제가 생길 때만 찾아본다. 회의록을 항상 말단이 쓰는 이유가 있다.
'신년사의 오류' : '금년'이 위기가 아닌 때가 없다.
'보고서의 오류' : 보고서의 생존기간은 보고서가 처음 만들어진 후부터 보고가 완료되기까지이다.
'이면지의 오류' :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이면지를 찾는다. 그러면서 왜 꼭 종이로 봐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리모콘의 오류' : 빈 자리가 있으면 버튼을 추가하려 한다. 1년에 한 번 쓸까말까한 기능으로.
'혁신의 오류' : 그저 개선을 혁신이라 부른다. 아니, 개선이든 개악이든 새로 만들었다 해서 혁신이라 부른다.
'칭찬의 오류' : "잘했어. 하지만....", "훌륭한 보고서야.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야. 하지만..." 칭찬 듣는 사람의 마음엔 '하지만'만 남는다.
'윤리경영의 오류' : 오직 직원들만 지켜야 한다. 회장님과 사장님은 예외다.
'근태관리의 오류' : 지각 출근만 뭐라한다. 야근은 뭐라하지 않는다.
'사업타당성 분석의 오류' : 그 사업을 '하는 방향'으로 분석한다. 사장님이 알아보라고 했기에.
'대안의 오류' : 2안은 항상 1안보다 못하다.
'IT의 오류' : IT시스템이 많아질수록 업무량이 많아진다. 기대와 반대다.
'임원회의의 오류' : 임원회의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한다. 정기 임원회의는 이메일로 대체해도 별 문제 없다.
'교육의 오류 1' : 교육을 안 시켜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육 갔다 와도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다.
'교육의 오류 2 : 일 잘해서 바쁜 사람보다 한가한 사람이 교육을 더 많이 받는다.
'팀장 선임의 오류' : 한번 팀장이면 계속 팀장이다. 팀장이 팀원이 되는 법이 없다.
'컨설팅의 오류' : 종종 컨설턴트를 교육시켜 준다. 비싼 돈을 주면서까지.
'동기부여의 오류' : 팀장이 팀원에게 동기부여하라고 한다. 팀장은 누가 동기부여해주나?
'[경영] 컨텐츠 > 경영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진할수록 표정이 비협조적으로 변한다? (0) | 2012.05.24 |
---|---|
잘난 직원들을 모으면 드림팀이 될까? (0) | 2012.05.21 |
미래에 저지를 죄가 과거의 죄보다 나쁘다? (0) | 2012.05.17 |
생각나는대로 써 본 '비주류 경영' (11) | 2012.05.07 |
집단에 속한 당신은 분명 게으르다 (0) | 2012.04.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