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할수록 표정이 비협조적으로 변한다?   

2012. 5. 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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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글에서 랭킹이 높은 사람들끼리 팀을 이루게 하면 랭킹이 높지 않은 사람들이 모인 팀보다 협력하려는 경향이 덜하고 더 경쟁적이며 사회적인 비교에 민감하다는 연구 결과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높은 랭킹은 사람들로 하여금 개인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잠재적 요소인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높은 랭킹을 차지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도 비협조적이고 경쟁적인 표정이 느껴지지 않을까요? 얼굴에서 나타나는 표정을 가지고 미국 의회 선거의 당선자를 70%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Todorov et al. 2005)가 있듯이 얼굴 표정만 보고도  그 사람의 서열이 어디쯤인지 예측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런 가설을 검증하고자 패트리샤 첸(Patricia Chen)과 동료들은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첸은 35명의 학생들에게 17개 경영대학원에 재직하는 학장들의 사진을 익명으로 보여주고 사진의 인물이 얼마나 협조적일지를 7점 척도로 평가하게 했습니다. 경영대학원의 순위는 U.S. News와 월드리포트(World Report)의 것을 이용했습니다. 그랬더니 학생들은 높은 순위의 경영대학원 학장일수록 비협조적일 거라고 평가했습니다. 순위가 높을수록 얼굴에 비협조적인 인상이 나타난 셈이죠. 표정만 보고도 그 사람이 어느 경영대학원에 근무하는지 대략 예측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실험만 가지고는 비협조적인 표정이 느껴지는 이유가 경영대학원의 높은 랭킹 때문인지, 아니면 덜 협조적인 사람이 학장으로 선발되는 경향 때문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이런 이슈를 점검하기 위한 후속실험에서 첸은 미시건 대학교 학생들에게 다른 대학교 학생을 상대로 게임을 하겠냐고 제안했습니다. 학생들 중 절반은 예일 대학교(미시건 대학교보다 랭킹이 높은) 학생과, 나머지 절반은 워시트노 커뮤니티 칼리지(미시건 대학교보다 랭킹이 낮은) 학생과 게임을 하게 될 거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첸은 학생들에게 실험 도우미가 바로 게임을 벌일 상대라고 소개한 뒤 도우미와 나란히 세우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첸은 이렇게 하여 26장의 사진을 확보한 후에 이 상황을 모르는 또다른 학생들에게 사진 속 인물이 얼마나 협조적일지를 7점 척도로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예일 대학생을 상대하기로 한 학생들이 워시노트 대학생을 상대하기로 한 학생들보다 더 협조적일 거라는 평가를 얻었습니다(4.38점 대 3.91점). 이것은 자신의 랭킹이 상대방보다 높다고 생각할 경우 사람들은 덜 협조적이 된다(적어도 덜 협조적인 표정이 얼굴에 나타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결과였죠.

얼굴에서 느껴지는 협조의 정도가 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첸은 다시 한번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첸은 학생들에게 학생단체 대표의 역할을 부여한 후에 앞의 실험에서 사용했던 경영대학원 학장들의 사진 중 상위 5위 내에서 1장을, 하위 5위 내에서 1장을 무작위로 뽑아서 두 그룹의 학생들에게 둘 중 한 장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사진 속 인물이 학생단체들 활동 예산을 할당하는 '로버트 스미스' 부학장이라 소개하고서 스미스 부학장이 얼마나 협조적으로 보이는지, 스미스 부학장이 승인할 거라고 예상되는 1년 예산 금액을 3천 달러와 5천 달러 사이에서 추측해 보라고 질문을 던졌습니다. 또한 스미스 부학장에게 1년 예산으로 얼마를 요구할지도 물었죠.

그 결과, 확실한 차이가 발견되었습니다.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로 학생들은 상위 5위 내의 학장을 하위 5위 내의 학장보다 덜 협조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학장이 얼마나 협조적으로 보이는지가 예산 승인 금액과 요구 금액과 관련이 있었죠. 학장이 비협조적으로 보일수록 두 금액의 크기가 작아졌으니 말입니다.

첸이 수행한 일련의 실험은 서열상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도 모르게 덜 협조적이고 자기 중심적으로 사고한다는 점을 얼굴 표정으로 나타낸다는 점을, 그리고 다른 이들이 그 표정의 의미를 무의식적으로 느낀다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다른 조직에 속한 사람들과 협상을 벌일 때 유념해야 할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상대방으로부터 우호적인 협상안을 끌어내야 하는데, 자기 조직의 높은 랭킹이 만들어내는 얼굴 표정 때문에 원치 않는 방향으로 협상이 진행될 수 있겠죠. 반대로 상대방의 조직의 높은 랭킹에 주눅 든다면 100이 필요한데 자신도 모르게 80~90만 요구하는 오류를 범할지도 모릅니다.

조직 간의 협상 뿐만 아니라, 같은 조직 내 서열이 다른 사람들끼리의 의사소통과 대인관계에 대해서도 이 연구는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리더(상사)는 부하직원들과 대화할 때 자신의 얼굴에 비협조적이고 오만한 인상이 나타날지 모른다는 점을 늘 경계해야 합니다. 부하직원들이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에게 협조하도록 만들려면 얼굴 표정을 단속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겠죠. 상사의 표정에 '나는 비협조적이다'라는 인상이 그려지면 부하직원들 역시 비협조적이 되고 맙니다.

높은 서열은 얼굴 표정에 '비협조'라는 떼기 힘든 탈을 씌웁니다. 높은 위치에 오를수록 겸허함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직급이 오를수록 자신도 모르게 표정이 비협조적되는 건 아닌지 조심할 일입니다.


(*참고논문)
The Hierarchical Face: Higher Rankings Lead to Less Cooperative Looks.
Inferences of competence from faces predict election out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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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가 정말 기업의 발목을 잡는가?   

2012. 5. 2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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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교수가 법인세 인상에 반대한다는 칼럼을 읽었습니다. '규제의 추억'이라는 말을 쓰면서 우리나라의 법인세율 인상 분위기가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활로를 찾는 데 발목을 잡고 있다는 논조였습니다. 그 말에 '욱!'하여 OECD 사이트에 들어가서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 다른 나라에 비해 어떠한지 통계자료를 검색해 봤습니다. 꽤 자세하게 공개돼 있더군요.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법인세율(combined corporate income tax rate 기준)는 높은 수준이 아니더군요. 미국은 39.2%, 일본은 39.5%인데, 우리나라는 24.2%(명목 세율)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법인세 실효세율은 2010년 기준으로 16.6% 밖에 되지 않습니다(출처). 기업에 따라서는 법인세를 이보다 더욱 감면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코 높다고 할 수 없는 세율입니다. 오히려 엄청나게 저렴한 세율이니, 법인세율을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논리는 힘을 잃습니다.

법인세율이 높아서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된다는 논리가 맞는지 보기 위해 OECD 국가의 2011년 예상 GDP와 법인세율을 비교해 봤습니다. 아래의 그래프가 그것입니다. 가로축이 명목 법인세율, 세로축이 GDP(조 달러)입니다. 그래프에서 가장 꼭대기에 있는 나라는 미국입니다(GDP가 약 15조 달러).



아주 뚜렷하지는 않지만, 법인세율이 높을수록 GDP도 높은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이 그래프는 법인세율을 올려야 GDP가 오른다는 논리를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GDP를 올리기 위해(경제 성장을 위해) 법인세율을 낮춰야 한다는 논리가 옳지 않음을 보여줍니다. 칼럼을 쓴 그 교수는 무슨 근거로 법인세 감세를 주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세로축을 1인당 GDP(달러, 2011년)로, 가로축을 명목 법인세율(%)로 하여 그래프를 그려보니, 법인세율이 낮을수록 1인당 GDP가 높다는 증거를 역시 찾을 수 없습니다.


기업의 성장과 이에 따른 경제 전반의 성장은 혁신에 있는 것이지 감세에 있지 않습니다. 기업에 현금은 이미 차고 넘칩니다. 감세를 통해 현금을 더 쥐어 준다고 해서 투자와 혁신이 일어날까요? 정부가 실효세율을 남용하지 않고 적어도 명목 세율 24.2%대로 세금을 걷어서 그 돈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해야 내수 기반이 튼튼해집니다. 기업은 그런 탄탄한 내수 기반이 있어야 세계시장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기업에게 트리클 다운(낙수효과)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역사적 사실이 증명합니다.

대기업의 발목을 법인세가 잡는 것이 아님을 대기업들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핀란드의 명목 법인세율은 26%로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높지 않은 수준입니다. 노키아(Nokia)가 어려워진 이유가 법인세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법인세 타령은 이제 그만하고 혁신에 몰두할 시기입니다.

(*참고사이트)
법인세율, GDP 자료 : http://www.oecd.org
1인당 GDP 자료 :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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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난 직원들을 모으면 드림팀이 될까?   

2012. 5. 2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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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과 2등이 한 팀을 이룰 때와 101등과 102등이 한 팀을 이룰 때, 어떤 팀이 더 협력적인 모습을 보일까요? 1등과 2등으로 이루어진 팀이 후발주자들을 멀찌감치 따돌리려고 더욱 협력할까요? 101등과 102등은 어차피 힘을 합쳐 봤자 최상위 그룹을 따라갈 재주가 없기에 건성으로 협력하는 척만 할까요? 

스테판 가르시아(Stephen M. Garcia)와 동료들은 이러한 의문을 가지고 몇 가지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가르시아는 162명의 학생들에게 1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 비영리 조직의 CEO가 되었다고 가정하게 하고 2위인 업체와 전략적으로 제휴하여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상황을 그려보도록 했습니다. 학생들이 조인트 벤처 설립을 위해 선택할 수 있는 전략은 두 가지였는데, 하나는 두 조직이 모두 5%씩 수입이 증가하는 전략이었고, 다른 하나는 1위 조직이 7%의 수입이 증가하고 2위 조직은 수입이 25% 증가하는 전략이었습니다. 



절대적으로 본다면 두 번째 전략이 1위 조직의 수입 증가에 유리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 중 54%만이 두 번째 전략을 택했습니다. 상황을 바꿔, 학생들에게 업계에서 중간 정도의 위치를 점하는 101위 조직의 CEO라고 가정하게 하고 102위의 조직과 함께 조인트 벤처를 설립하는 전략을 선택해보라고 하니, 79%의 학생들이 두 번째 전략(우리 7%, 상대방 25%)을 취했습니다. 비교를 위해 랭킹 정보를 일러주지 않은 대조군 학생들은 86%가 두 번째 전략을 선택했죠. 이는 상위자끼리 묶인 팀이 중간 순위자끼리 묶인 팀보다 상대적으로 비협력적일 가능성이 큼을 시사하는 결과입니다. 

가르시아는 후속실험에서 학생들에게 9위 업체의 CEO라 가정하게 하고 10위 업체에 비해 얼마나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또. 비교를 위해 209위 업체의 CEO라고 생각하고 210위 업체보다 얼마나 경쟁력이 있냐고도 질문했죠. 그랬더니 두 번째 경우보다 첫 번째 경우에 자신의 조직이 상대방 조직보다 더 경쟁력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아래 순위의 업체가 자신의 조직보다 높은 랭킹을 차지하면 얼마나 고통스러울 것 같냐는 질문에도 9위 업체의 CEO를 맡은 학생이 209위 업체의 CEO보다 더 고통스러울 것 같다고 답했죠. 상위에 랭크될수록 자신이 바로 아래 순위의 업체보다 더 경쟁력을 갖췄다고 여기며, 사회적인 비교에 의한 고통을 크게 느낀다는 의미입니다.

이번에는 학생들에게 포커 게임 토너먼트에 참가하는 선수라고 가정하게 하고 결승전을 치를 때 바로 아래 순위의 선수와 팀을 이룰지, 아니면 혼자 경기를 할지 결정하게 했습니다. 가르시아는 학생들에게 팀을 이루면 '나'의 상금은 10% 증가하고 상대방의 상금은 25% 증가할 것이고, 혼자 경기를 하면 '나'와 상대방이 똑같이 5%씩 상금이 증가할 거라고 알려줬습니다. 가르시아는 학생들에게 각각 랭킹이 3위, 6위, 12위, 24위라고 알려주고, 각각 4위, 7위, 13위, 25위인 상대방과의 팀 결성 여부를 물었습니다. 

그 결과, 학생에게 부여한 랭킹이 높아질수록 혼자 경기에 임하겠다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3위 : 4위' 조건에서 팀을 이루겠다는 대답은 20%에 불과했던 반면, '24위 : 25위' 조건에서는 70%나 팀에 참여하겠다고 답했습니다. 랭킹이 최상위에 가까워질수록 라이벌과의 경쟁을 더욱 의식하기에 혼자서 주도하려는 경향이 있음을 나타내는 결과였습니다. 성과의 향상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말았죠.

가르시아가 수행한 일련의 실험은 최상위 랭킹에 가까이 갈수록 사회적 비교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라이벌(순위가 한 단계 아래인)과 비협조적이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최고의 실력을 보이는 직원들을 한 팀에 모아 소위 '드림팀'을 조직하면 어떤 양상이 벌어질까요? 이 팀이 산출하는 성과물의 양과 질을 떠나 팀원들 간의 협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가르시아의 실험이 보여줍니다. 구성원 간의 협력이 집단의 성과 달성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을 감안하면, 드림팀의 성과물은 애초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리라 짐작됩니다. 

실력이 월등하게 뛰어난 직원들은 가능하면 단독으로 기획하고 실행을 주도할 수 있는 독립적인 임무를 부여하고, 팀워크가 요구되는 임무는 '중간 랭킹'의 직원들을 고루 섞은 팀에게 맡기는 것이 불필요한 내부경쟁을 줄이고 협력을 통해 집단의 성과를 높이는 길이 아닐까요? 랭킹이 최상위에 근접할수록 경쟁심이 강화되고 사회적 비교를 민감하게 받아들인다는 인간의 심리를 이해한다면 말입니다. 드림팀은 사실 드림팀이 아닐지 모릅니다. 


(*참고논문)
Ranks and Rivals: A Theory of Competi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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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내에서 발견되는 각종 오류들   

2012. 5. 1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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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회사를 다니다가 컨설턴트 일을 한 지 이제 14년 가량이 됐습니다(아니 벌써!). 그 동안 여러 기업을 보면서 '이건 좀 이상하다'고 느낀 경영상의 오류들이 많습니다. 제가 발견한 오류가 경영의 모든 오류를 포괄하지는 못하겠지만, 아래의 내용들은 직장을 다니는 분들이라면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겁니다. 간혹 아프게 꼬집는 오류가 있더라도 '잘해보자'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겠네요.

여러분도 추가하고 싶은 오류가 있으면 댓글로 남겨 주세요. 나중에 혹시 이 글을 책에 싣게 되면 출처를 밝히고 여러분이 제시한 오류를 넣겠습니다. 저도 더 생각나면 계속 추가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인력의 오류' : 사장님 눈에는 인력이 남고, 직원들 눈에는 인력이 모자르다. 항상.


'경쟁의 오류' : 경쟁사와 경쟁할 생각은 하지 않고 직원들을 서로 경쟁시킨다. 내부경쟁이 외부경쟁력을 높인다고 착각한다.


'운영전략의 오류' : 그저 운영인데 거창하게 '전략'이란 말을 갖다 붙인다. 누구와 운영을 놓고 싸우는데?


'가격 협상의 오류' : 한번 거래를 트면 계속 이어지니 가격을 깎아 달라고 말한다. 물론 그 다음 거래는 없다.


'업무공유의 오류' : 공유할 마음이나 필요도 없으면서, 문제만 생기면 업무공유가 안 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회식의 오류' : 윗사람만 좋아한다.


'등산의 오류' : (특히 사장님) 자신이 등산 좋아하면 다른 사람들도 좋아하는 줄 안다.


'핵심인재의 오류' : 우리 회사에서 핵심인재라고 뽑힌 자들은 업계 최고가 아니다. 우리 회사에서도 최고가 아니다.


'예산의 오류' :예산을 아끼면 욕 먹는다. 그리고 다음엔 깎인다.


'위기 관리의 오류' :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대비한 사람은 보상 받지 못한다. 그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니까. 보상은 나쁜 일이 일어난 후에 수습한 사람이 받는다.


'확판의 오류' : 고객이 아니라 직원들에게 판다. 직원들에게 팔아오라고 할당한다.


'비전의 오류' : 어느 날 갑자기 선포된다. 액자로 걸리고 홈페이지에 오른다. 직원들은 바로 잊는다.


'사장님 비서의 오류' : 많이 논다. 하지만 자를 수 없다. 그들은 '신성한 소'이므로.


'회의록의 오류' : 문제가 생길 때만 찾아본다. 회의록을 항상 말단이 쓰는 이유가 있다.


'신년사의 오류' : '금년'이 위기가 아닌 때가 없다.


'보고서의 오류' : 보고서의 생존기간은 보고서가 처음 만들어진 후부터 보고가 완료되기까지이다.


'이면지의 오류' : 회사가 어려워지면 가장 먼저 이면지를 찾는다. 그러면서 왜 꼭 종이로 봐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리모콘의 오류' : 빈 자리가 있으면 버튼을 추가하려 한다. 1년에 한 번 쓸까말까한 기능으로.


'혁신의 오류' : 그저 개선을 혁신이라 부른다. 아니, 개선이든 개악이든 새로 만들었다 해서 혁신이라 부른다.


'칭찬의 오류' : "잘했어. 하지만....", "훌륭한 보고서야. 하지만....", "좋은 아이디어야. 하지만..." 칭찬 듣는 사람의 마음엔 '하지만'만 남는다.


'윤리경영의 오류' : 오직 직원들만 지켜야 한다. 회장님과 사장님은 예외다.


'근태관리의 오류' : 지각 출근만 뭐라한다. 야근은 뭐라하지 않는다.


'사업타당성 분석의 오류' : 그 사업을 '하는 방향'으로 분석한다. 사장님이 알아보라고 했기에.


'대안의 오류' : 2안은 항상 1안보다 못하다.


'IT의 오류' : IT시스템이 많아질수록 업무량이 많아진다. 기대와 반대다.


'임원회의의 오류' : 임원회의 준비를 위한 회의를 한다. 정기 임원회의는 이메일로 대체해도 별 문제 없다.


'교육의 오류 1' : 교육을 안 시켜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교육 갔다 와도 달라지는 건 별로 없다.


'교육의 오류 2 : 일 잘해서 바쁜 사람보다 한가한 사람이 교육을 더 많이 받는다.


'팀장 선임의 오류' : 한번 팀장이면 계속 팀장이다. 팀장이 팀원이 되는 법이 없다.


'컨설팅의 오류' : 종종 컨설턴트를 교육시켜 준다. 비싼 돈을 주면서까지.


'동기부여의 오류' : 팀장이 팀원에게 동기부여하라고 한다. 팀장은 누가 동기부여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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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 저지를 죄가 과거의 죄보다 나쁘다?   

2012. 5. 1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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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직원이 자신의 인사평가 점수를 높일 목적으로 받지도 않은 교육을 받았다고 하고 완료하지 않은 과제를 훌륭하게 완성했다며 평가 근거 자료를 조작했다면, 그리고 상사가 그 직원에게 감쪽같이 속아 넘어가 좋은 평가 점수를 주었다면, 여러분은 어떤 감정이 들까요? 당연히 부정한 방법으로 이득을 취하려 한 직원을 비난하고 벌을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할 겁니다. 

그런데 이 직원의 조작 행위가 과거에 일어난 일이 아니라 미래에 그 직원이 저지를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상상할 경우에는 어떨까요? 여러분은 과거의 잘못에 제제를 가하는 정도로 그 직원이 미래에 저지를 잘못을 벌 주고자 할까요? 쉽게 말해, 과거의 조작 행위에 1개월 감봉 조치를 내렸다면, 미래에 저지를 잘못에는 그보다 더 무거운 벌(예컨대 감봉 3개월)을 가하고자 할까요, 그보다 가벼운 벌을 주려 할까요? 아니면, 과거에 일어났든 미래에 일어날 것이든 동일한 수준으로 벌을 줄까요?



시카고 대학의 자카리 번스(Zachary C. Burns)와 동료들은 어떤 일이 과거에 일어났다고 아는 경우와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고 들은 경우, 사람들이 각 경우에 대해 행위자의 '고의성'을 어떻게 평가할지 알아보기 위해 일련의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먼저 번스는 472명의 학생들을 모집하여 가상의 상대방과 주사위 게임을 벌여 돈을 따는 상황을 상상하라고 주문했습니다. 학생들은 상대방이 주사위를 던진 결과에 따라 상금을 받을 수도 돈을 잃을 수도 있었죠. 게임의 규칙은 이랬습니다. 상대방이 주사위를 던져 1, 2, 3, 4가 나오면, 학생과 상대방은 똑같이 5달러를 나눠 갖기로 했죠. 상대방의 던진 주사위 수가 5이면 상대방이 10달러를 가지고 학생은 아무것도 받지 못하는 반면, 6이면 학생만 10달러를 딸 수 있었죠.

번스는 학생들 중 절반에게는 이 게임이 어제 벌어진 일이라고 상상하게 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내일 이 게임을 할 거라고 상상하게 했습니다. 그런 다음 상대방이 던진 주사위가 학생들에게 불리한 숫자인 5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상황을 머리 속에 담도록 한 후에 번스는 학생들에게 주사위를 던질(혹은 던졌던) 상대방의 고의성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그 결과, 게임이 내일 벌어질 거라 상상한 학생들이 과거의 게임을 상상했던 학생들보다 상대방의 고의성이 더 짙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사위 게임은 상대방과 학생이 돈을 딸 확률이 공평한데도 미래에 벌어질 일이라고 상상하면 상대방이 모종의 조작을 취할 거라 의심한다는 증거로 볼 수 있습니다.

번스는 이 사실을 더 확인하기 위해 세무 당국에서 소득세 환급을 잘못 정산한 이유들이 나열된 글을 학생들에게 읽도록 하고 세무 담당자의 고의성에 대해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번스는 학생들 중 절반은 세금 환급 마감일인 4월 15일 전에, 나머지 절반은 그 이후에 실험에 참가시켰습니다. 세무 당국의 잘못된 정산을 미래에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한 학생들(4월 15일 이전에 실험에 참가한 학생들)은 과거에 저질러진 잘못이라고 안 학생들에 비해 세무 담당자의 고의성이 짙다고 평가했을 뿐만 아니라 부정한 일이라고 봤습니다. 또한, 상대적으로 중한 벌을 받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남편에게 약을 잘못 준 바람에 심장 발작을 일으키도록 한 여인의 이야기를 예로 든 후속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미래의 일이라고 상상한 학생들이 과거에 있었던 일이라고 들은 학생들에 비해 보험금을 받기 위해 남편을 살해하려 한 고의성이 크다고 답했고, 여인에게 더 중형을 내려야 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역시 미래에 저지를 부정적인 행위의 고의성을 높게 보고 그에 따라 중한 벌을 내리려 하는 경향이 발견된 것입니다. 미래에 일어날 일은 불확실하고 아직 고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행위자의 고의성이 깊게 관여할 여지가 있다고 여기기 때문일 겁니다.

제도를 설계할 때마다 염두에 두는 것 중 하나가 제도의 내용을 어기거나 제도의 헛점을 악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어떤 제재를 내려야 하는가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제도의 특성에 따라 어떤 경우에는 제도의 내용보다는 제제 방안의 비중이 더 큰,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상하게도 강제성이 강한 제도를 폐기하고 자율성을 강조하는 제도로 변경할 때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예를 들어 비용 지출 규정이 지나치게 시시콜콜하고 복잡하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일정 금액 내에서 비용 승인자와 집행자의 재량에 맡기는 제도로 변경할 때, '만약 ~할 경우 이렇게 제재한다'는 식의 규정들이 덕지덕지 붙곤 합니다. 자율성을 인정하겠다는 취지가 무색할 정도가 되기도 하죠. 또한 자율에는 책임이 따른다는 논리에 따라 그 제제의 수준도 과거 제도보다 더 강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제도를 어겨 벌을 가하려고 할 때는 제도에서 정한 수준보다 관대한 조치를 내리려 한다는 점을 번스가 수행한 일련의 실험이 보여줍니다. 동일한 잘못도 과거에 저지른 것이라고 들으면 행위자의 고의성을 적게 평가하고 '그에게 피치못할 사정이 있었겠지. 그가 잘못한 게 아니라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을 거야'라고 '정상 참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죠. 여러분의 조직에서 가끔 열리는 상벌위원회의 의결이나 여러분이 속한 팀이 다른 팀에게 가하는 제제를 살펴보면 애초에 문서로 정한 수준보다 낮게 적용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시각을 넓혀 사법부가 화이트 칼라 범죄자에게 내리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이라는 일관된(?) 형량을 봐도 그렇죠. 물론 제도로 정한 벌칙은 상한값이기 때문에 적용할 때는 그보다 낮은 수준으로 행위자에게 벌칙을 가하는 것이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미래에 저질러질지 모를 잘못에 대해 벌칙을 정할 때와 정해 놓은 벌칙을 행위자에게 적용할 때, 그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이미 조직 내 구성원이 알게 모르게 인식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어쩌면 이런 경향은 제도가 의도한 대로 진행되거나 지켜지지 않는 여러 가지 이유 중 하나일지 모릅니다. 번스의 실험은 우리에게 제도를 설계할 때 제제의 방법과 내용을 정하는 데 힘을 쓸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려주는 걸까요, 아니면 정해진 벌칙대로 적용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걸까요? 둘 중 무엇을 시사점으로 채택할지는 여러분의 운영 철학이 자율과 통제 사이의 스펙트럼 상 어디에 놓여 있는지에 따라 달라질 겁니다.

어느 지점에 방점을 찍든지 간에 오늘은 여러분이 설계한 제도의 '벌칙 부분'을 세심히 살펴보기 바랍니다.


(*참고논문)
Predicting Premeditation:Future Behavior Is Seen as More Intentional Than Past Behav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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