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다른 자기경영] 책읽기 습관에 대하여   

2013. 5. 14.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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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4월23일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부산교통방송(94.9MHz)의 '스튜디오 949(오전 09:05~10:00)'에 전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타이틀은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입니다. 


조금 다른 방향, 상식과 좀 다른 그런 방향으로 자기경영에 관하여 이야기할까 합니다. '다시 듣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여 블로그에 인터뷰의 핵심 내용만을 옮겨 적어 봅니다.


오늘의 주제는 '책 읽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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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대하여] 2013년 5월 14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요?


요즘 인문학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많다. 그래서 오늘은 책 읽기에 대해서 말해볼까 한다. 진행자께서는 평소에 책을 얼마나 많이 읽는가? 많은 사람들, 특히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책을 많이 읽으라고 하지만, 정작 본인은 책을 별로 읽지 않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 성인들은 1년에 책을 몇 권이나 읽을까?



2. 글쎄..... 독서량이 어느 정도인가?


참 부끄러운 수준인데, 우리나라 성인들은 1년에 0.8권 밖에 읽지 않는다. 한 권도 안 된다. 2010년 기준으로 보면, 성인 10명 중 3~4명은 아예 1년에 책을 한권도 읽지 않는다고 한다. 일본은 1년에 6.3권, 미국은 6.9권이다. 우리나라가 OECD 꼴찌 수준이다. 1년에 1권 이상 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은 94년에 87퍼센트였는데, 2011년에는 67퍼센트로 하락했고, 도서 구입비도 계속 감소 중이다. 요즘 정부에서 창조경제다 뭐다 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자고 하는데, 이렇게 독서량이 형편 없는 상태에서 과연 그런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3. 그러면 사람들이 왜 책을 읽지 않는 것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사회 전체적으로 봐서 책을 읽을 만한 인프라가 매우 적다. 공공도서관 수가 태부족이다. 혹시 인구 10만명 당 공공도서관 수가 가장 많은 나라가 어딘지 아는가? 놀랍게도 러시아다. 러시아는 인구 10만명 당 33개 정도의 공공도서관이 있다. 국제도서관연합회의 2010년 조사에 따르면, 교육 선진국인 핀란드는 16개, 미국은 5.4개다. 우리나라는 몇 개일까?  고작 1.24개 밖에 안 된다. 


그나마 도서관들은 책을 읽는 공간이 아니라, 시험공부하는 곳으로 전락해 버렸다. 요즘 사람들은 입학 시험이다, 취업 공부다 해서 좋은 책을 읽을 시간이 없다. 아까 부모들이 자녀들의 책 읽기에 관심을 많이 쏟는다고 했는데, 그것도 초등학교 때까지다. 어렸을 때 아무리 책 읽는 습관을 들이면 뭐 하나? 시험에 중요하다고 하니까 책을 읽히는 것 같다. 중학교 올라가면 그때부터 대학 입학 때문에 책을 뺏고 대신 문제집을 쥐어준다.



4. 그런 사회적인 문제도 있지만, 개인들이 책을 멀리 하는 이유도 있지 않은가?


그렇다. 책 말고 재미있는 게 너무나 많다. 특히 인터넷이 독서의 가장 큰 적이다. 왜 그런지 아는가? 인터넷이나 SNS 하느라 책 읽는 시간이 없어지는 것이 첫 번째 이유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이유는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뒤져보면 다 있는데, 뭐하러 책을 읽어?’ 이렇게 생각하면서 책을 안 읽는다. 책을 구입하면 ‘왜 책을 사?’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그 돈이 아깝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하면서 능동적으로 지식을 생산하려 하지 않는 것은 문제다. 인터넷에 체계적이지 않게 흩어져 있고 남들이 다 만들어 놓은 지식을 별다른 노력없이 쉽게 얻으려고 한다. 알다시피 이렇게 쉽게 얻은 지식은 쉽게 잊어버린다. 자기 것이 되지 않는다. 정말 문제다.



5. (대표님은) 얼마나 책을 많이 읽는가? 


보통 일주일에 두 권, 어떨 때는 일주일에 세 권 정도 읽는 편이다. 따져보니까, 1년에 100권 정도 읽는 것 같다. 다독하는 분들은 하루에 서너 권을 읽는다고 하니까 그리 많은 독서량은 아니다. 



6. 어떻게 해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는가?


TV도 보고 인터넷도 하고, 다른 거 다 하면서 책까지 많이 읽을 수는 없다. TV 보는 시간을 줄이거나 없애야 책을 많이 읽을 수 있다. 하루에 1시간만 TV를 덜 보고 그 시간에 책을 읽으면 독서를 많이 할 수 있다. 1시간이면 적게 잡아도 50페이지 정도 읽을 수 있는데, 이 정도면 1주일에 350페이지니까 대략 1권 정도 읽을 수 있다. 습관을 들이면 1년에 50권 가량 충분히 읽는다. ‘책 읽어야지’ 생각만 하면 절대 독서량이 늘지 않는다. 책 읽기 위한 시간을 내야 책을 많이 읽는다는 건 당연한 말이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다.



7. 하지만, 말은 그렇지만 책 읽는 게 힘들어서 독서가 쉽지 않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면 되는가?


지난 번에 ‘미루는 습관 없애기’에서 한 말을 기억하는가? 그 방법을 독서에도 쓸 수 있다. 그때 미루기만 하는 자신을 용서해야 미루는 습관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독서도 미루면 죄책감을 느껴져서 오히려 책에서 눈을 멀리하려고 한다. 책 안 읽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독서를 시작해 보라. 그리고 책 읽기가 힘들어서 미루고 있다면, 지난 번에 말한 ‘5분 법칙’을 써보라. ‘딱 5분만 읽고 책을 덮자’란 마음을 갖고 책을 읽어보라. 아마 딱 5분만 읽고 책읽기를 중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책이 재미있고 유익하다면 아마 한 번에 50페이지는 너끈히 읽을 것이다. 나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8. 요즘 이북(전자책)이 많이 늘어나고 있다. 이게 책읽기와 독서량 늘리기에 도움이 되는가?


결론적으로 말하면, 별로 도움이 안 된다. 평소 책 안 읽는 사람이 이북이 있다고 해서 책을 더 읽겠는가? 이북이 아무리 편리하게 나온다고 해도 직접 손으로 넘기고 찾아보는 종이책만큼 편하지는 않다. 이북이 좋은 점은 책값이 상대적으로 싸고, 부피도 없고, 무게도 없다는 점 뿐이다. 나도 가끔 아마존에서 이북을 구매해서 읽는데, 클릭만 하면 바로 다운 받을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구입하는 것이다. 종이책을 바로 사서 읽을 수 있다면 이북을 읽지 않을 것이다. 책 읽기는 습관의 문제이지, 기계의 문제는 아니다.



9. 책을 읽고 난 후에 어떻게 해야 책의 내용을 확실히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는가? (대표님)이 쓰고 있는 방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


나는 책을 읽을 때 좋은 부분이 나오면 줄도 치고, 책 모서리를 접어 둔다. 나중에 찾아보기 편하다. 나중에 책을 쓸 때 인용하기도 편하다. 그래서 책이 원래 두께보다 두꺼워진다. 어떤 분들은 깨끗하게 책을 읽는데, 그렇게 책을 깨끗이 읽고 다시 찾아보는지 사실 모르겠다. 나는 책은 계속 읽혀져야 하기 때문에 낙서하고 모서리 접고 하면서, 지저분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을 다 읽고 그렇게 접어둔 곳을 다시 보면서 좋은 내용을 페이스북으로 공유한다. 그렇게 공유하면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고, 그런 가운데에 책의 내용을 자연스레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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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파인만은 왜 멘사 가입을 거부했을까?   

2013. 5. 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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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에 쓴 글을 수정하여 올립니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의 IQ를 알고 나면 과연 그를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리고 IQ를 지적 능력의 측정치로 볼 수 있는지 의심이 들 겁니다. 파인만은 운이 좋았다면 노벨상을 하나가 아니라 3개나 받을 수 있는 사람이었죠. 그녀의 여동생인 존이 학교에서 실시된 IQ 검사 결과를 몰래 훔쳐 보았는데, 그녀는 124였고 오빠는 123이었습니다.  (여동생은 역시 과학자가 됐죠.)


둘 다 통상적으로 천재의 IQ에는 미치는 못하는 수준이었습니다. IQ 148 이상이고 상위 2%에 해당하는 사람의 클럽인 ‘멘사’(Mensa)에서 노벨상을 수상한 파인만에게 가입을 권유했을 때 평소 장난기가 많은 그는 “미안하지만 당신들만큼 지능지수가 높지 않기 때문에 가입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평소 지적 허영에 찬 집단이라고 멘사를 비꼬던 그는 이렇게 말하며 아주 재미있어 했죠.





프랑스의 심리학자인 알프레드 비네에 의해 처음 도입된 IQ는 원래 특별한 교육을 필요로 하는 능력이 뒤떨어지는 아이들(학습지진아)을 식별하기 위한 도구로 한정되어 있었습니다. 비네는 학습지진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 지적능력을 측정하고 싶어했을 뿐, IQ가 일반화돼서 모든 사람의 지능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가 되는 걸 두려워했습니다.


하지만 IQ가 비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지능 서열 매기기의 장치로 오용된 것은 미국의 루이스 터먼(Lewis M. Terman)의 공(?)이 컸죠. 그는 오늘날 범용적으로 쓰이는 IQ 테스트의 기초를 만든 사람입니다. 그는 전5권에 달하는 방대한 저서, ‘천재에 대한 유전적 연구(Genetic Studies of Genius)’를 통해 이미 세상을 떠난 천재들의 IQ 테스트 결과를 과감히 발표하기도 했죠. 어처구니 없게도 그는 진화론의 창시자인 찰스 다윈은 135, 지동설을 주장한 천체 물리학자인 코페르니쿠스는 겨우 105 정도로 측정했습니다.


측정방법은 이랬습니다. 먼저 기본 점수로 IQ 100을 할당한 다음, 남아있는 역사 자료를 토대로 해서 이 값에 점수를 더하거나 빼는 방식을 취했죠. 이 방법의 문제는 남아있는 자료의 양에 따라 IQ 측정값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료가 많은 사람은 IQ를 높게 받을 수 있어서 유리했죠. 반면, 코페르니쿠스와 같이 유년기 정보에 대해 알 수 있는 자료가 거의 없는 인물은 터무니없이 낮은 IQ를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IQ는 지능검사 문제를 잘 푸는 사람이 높게 나올 뿐, 창의력, 문제해결력, 탐구력과 같은 진정한 ‘지적 능력’과는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이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리고 IQ의 창시자인 비네가 주장했듯이, IQ는 학습지진의 여부를 측정하는 도구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IQ가 학교 성적, 연구 업적, 사회적인 성공 등과 아무런 인과관계가 없는 걸 볼 때 IQ를 한 사람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기는 것은 곤란합니다. IQ가 높다는 것이 능력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또 능력 있는 사람이 IQ가 높은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IQ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면 그저 어떤 사람이 지닌 잠재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측정치 정도로만 여겨져야 합니다. IQ를 대신해서 등장한 EQ니 SQ니 하는 것들도 인간의 능력을 서열화하는 도구가 될까 염려됩니다.


찰스 다윈은 자신의 사촌이자 지능 신봉자인 프랜시스 골턴(Francis Galton)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바보를 제외하고, 인간은 지능에 큰 차이가 없습니다. 차이가 나는 것은 열의와 노력뿐입니다.” 이 말을 이렇게 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인간의 기본적인 지적 능력은 큰 차이가 없다. 차이가 나는 것은 열의와 노력을 통해 얻어진 능력이다.”


아직도 당신의 IQ가 낮음을 책망하고 혹은 IQ가 높음에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까? 그리고 인류 발전을 위해 별다른 공헌을 하지 못하는 멘사라는 '자기만족형 클럽'에 부러운 마음이 조금이라도 듭니까? 그렇다면, 인간의 지적 능력은 토마스 에디슨의 유명한 말처럼 1%의 영감과 99%의 땀으로 이루어짐을 오늘 하루 가슴 속에 새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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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인가, '납량'유업인가?   

2013. 5. 1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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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5월 1일부터 5월 9일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저의 짧은 생각들을 여기에 모아 봅니다. 즐거운 금요일 되세요.


[삐딱한 자기경영]


- 사람들은 해보지도 않으면서 '해보고 실패한 사람'을 비웃는다.


-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성공하지 못한 자보다 위대하다. 실패조차 겪지 못한 사람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자이기에.


- 무력감을 느끼고(?) 싶다면, 진실을 외면하라.


- 열심히 말하는 게 소통이 아니라, 열심히 듣는 게 소통이다. 아무리 자주 알려줘도 '난 못 들었는데'라고 말하며 의사소통이 잘 안 된다고 불평한다면 문제는 열심히 듣지 않은 데에 있다. 정보를 떠먹여줄 수는 없는 일인데...





 [남양유업인간 납량유업인가?]


- 남양유업 사건은 무리한 성과지상주의의 한 단면이다. 그렇게 만들어진 성과는 '나쁜' 성과다. 나쁜 성과로 구축된 기업가치는 과연 얼마나 가치 있을까?


- 남양유업 본사 측에서 영업팀장들에게 대리점주에게 욕설을 하며 막무가내로 제품을 밀어내라고 지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하지만 남양유업 본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는 '목표를 이루기만 하면 방법은 상관하지 않는다'는 태도를 은근히 내비쳤다는 데 있다. 성과주의라는 그럴싸한 명분으로 말이다.


- 당신의 기업은 자사 직원이나 하청업체 직원들을 돈으로 환산하고 있지 않는가?


- 남양유업 사건을 보며 드는 생각. 못된 놈들은 못된 시스템 속에서 태어난다. 원래부터 못된 놈이었던 게 아니다.


- 남양유업 홍보팀 직원들은 이번 주말이 악몽이었을 듯. 어린이날도 자녀들과 제대로 못 보냈을 듯. 그 직원들도 피해자.


- 남양유업은 자신들이 그런 방식으로 영업하지 않아도 다른 경쟁업체 역시 그렇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듯(지금도 그리 생각할 듯) 하다. 경쟁이 심화되면 차별성보다는 다른 업체를 따라하려는 획일성은 오히려 커진다는, 일종의 집단심리적 현상.


- 남양유업 사건을 보면서 밀그램의 복종 실험이 떠오른다. 그 영업팀장은 자신의 폭언에 죄책감을 느끼지 못했으리라. 위에서 자신에게 부과한 목표를 달성하냐 못하냐에 따라 죄책감을 느꼈을 것이다. 개인의 비도덕성으로 문제를 규정하면 해결은 요원하다.


- 남양유업은 작금의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고민일 것이다. 임원들은 주말 내내 시달렸으리라. 소용없는 일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말단 직원들의 솔직한 의견을 청취하라. 그리고 그들의 의견을 무조건 따라라. 그게 최선이다. 말단직원들은 해결책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 남양유업 사태 이후에 예상되는 두 개의 상반된 시나리오.


1. 물타기 시나리오 : 남양유업 외 다른 동종업체도 그렇게 한다는 걸 드러냄으로써 일반적인 관행이라며 유야무야하는 시나리오

2. 시범케이스 시나리오 : 실천하기 힘든 경제민주화 공약에 대한 비난을 회피할 목적으로 남양유업을 심하게 헤집는 시나리오



['또라이'에 관하여] from <그들은 왜 뻔뻔한가>, 아론 제임스


* 책에서는 asshole을 '골칫덩이'라고 번역했는데, '또라이'라는 말이 더 감칠(?) 나기에 제가 임의로 바꿔 붙였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 "또라이(asshole)에게 맞서는 사람은 사실 그 또라이에게 인정 받기 위해서, 그 또라이의 눈에 도덕적으로 실재하는 존재로 등록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다"


- "또라이(asshole)들은 또라이라는 말을 들어도 부끄러운 줄을 모른다. 타인의 불만에 면역돼 있기 때문이다"


- "또라이(asshole)의 3가지 특징. 

(1) 특전을 누리는 것을 당연시한다

(2) 뿌리 깊은 특권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3) 다른 사람의 불만에 면역돼 있다"


- "또라이(asshole)를 상대로 토론하지 마라. 그들은 당신의 의견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다"


-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돼 회생한 금융기관과 기업들은 사회에 미안한 감정을 가지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자신들이 그런 특전을 누릴 권리가 있다, 자신들이 똑똑하기 때문에 받은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 "또라이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쓸 만한 방법은 많지 않다. 또라이들이 그렇게 성가신 이유는 그들을 만났을 때 적당히 대처하는 것은 물론이고 어떤 대응이 효과적인지 파악하는 것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 "아무 대가도 치르지 않고 무언가를 당연히 가질 수 있다거나 타인의 비용을 신경쓰지 않고 부자다 될 수 있다는 특권지향적 자본주의는 협력적인 많은 사람들에게 또라이식 사고와 행동을 적극 장려한다"


- "또라이 사장의 자녀는 또라이일 가능성이 크다"


- "또라이들은 시장에서 빛을 발하는 자신들의 기량을 치하하고 신이 내린 축복으로 여겨줄 교회를 쇼핑하듯 찾아다닐 것이다"



[기업이란 조직 운영에 관하여]


- 여러분의 경영자가 인격적으로 훌륭한 사람인지를 알려면 그에게 회사의 진짜 문제를 알리는 진실한 이메일을 보내보라. 그런 다음 기다려 보면 알 것이다. 하지만, 이런 이메일을 보내는 일조차 여러분의 일자리를 걸어야 할 것 같다면, 이메일을 보내지 말라.


- 조직에서 윗사람이 있다는 것은 직원들에게 엄청난 불편을 야기하기도 하지만 책임을 이전(또는 전가, 분산, 방관)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보면 꽤나 유용하기도 하다. 직원들은 엄격한 위계구조를 비난하지만 그것을 최대한 활용하기도 한다.


- '까라면 까라'고 말하는 경영자/관리자일수록 가장 큰 부정을 저지른다.


- 회사는 경영자나 관리자의 잘못된 지시에 불응할 수 있는 권리를 직원들에게 주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계속 교육시켜야 하고, 잘못된 지시를 불복종한 것에 대한 책임도 묻지 말아야 한다. 경영민주화란 이런 것이다.


-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틀렸다. 동기는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드는 것.


- 똑똑한 사람을 바보로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은? 야근을 줄기차게 시키는 것.


- 회사창립일, 즉 회사 생일에는 보통 쉰다. 자기 생일일 때도 해당자를 쉬게 해주면 안 될까? ㅋㅋ


- 고객경험 뿐만 아니라, 직원이 회사에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의 직원경험도 로열티 구축에 매우 중요하다. 직원경험을 간과하는 기업이 아주 많다.


- 소방관들이 임무를 수행하다가 다치면 벌점을 주겠다고 한다. 상을 줘도 모자를 판에 벌점이라니! 상식이 있는 건가? 안전사고도 KPI로 관리하려는 행정편의주의가 아닐 수 없다.



[조직의 문제 해결에 관하여]


- 비슷한 사람들끼리는 갈등이 없다. 갈등이 없으면 갈등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모른다. 갈등 해결 방법을 모르면 갈등의 진원지를 탄압하는 게 최상의 해법이 된다. 결국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인 사회는 자기들끼리 '행복한' 파쇼가 된다. - 심야의 무거운(?) 생각. ^^


- 많은 기업들이 어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문제가 뭔지 모르기 때문이 아니다. 그것을 문제라고 말하는 순간 진짜 문제가 될 것을 두려워 하기 때문이다.


- 문제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해결책이 뭔지 모르는 사람도 없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라고 말할 용기 있는 사람은 없다. 이것이 여러분의 조직에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이유다.


- 문제를 몰라서 해결하지 못하게는 게 아니라, 문제라고 말하면 진짜 문제가 될까 두려워 해결하지 못한다. 민주통합당, 아니 민주당을 보면서 드는 생각. 민주당은 두려움이 많은 불쌍한 정당.


- 경영자가 자신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알면서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까닭은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직원들도 경영자의 전략이 실패한 것을 알면서도 실패했다는 말을 하지 않는 까닭은 자신이 실패한 전략에 동참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기 때문이다.


- 문제를 일으킨 사람이 아니라 문제라고 지적한 사람이 처벌 받는 조직은 기운이 다한 조직이다.


- 어떤 여성이 직장 상사와 회사 일로 서로 언성을 높이는 일이 생기자 그 여성의 남편이 상사에게 전화해서 이러쿵저러쿵 반협박을 했다는 풍문. 그 여성은 나이가 40대이던데, 아직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서로 언성을 높인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둘이 해결할 문제 아닌가란 생각.



[기타]


- 스위스 전체 인구는 서울인구보다 적은 800만명. 하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25명. 대단한 나라군.


- 아들과 걸을 때면 자연스레 손을 잡고 걷는다. 문득 언제까지 이렇게 손을 잡고 걸을까,란 생각이 든다. 컸다고 아빠 손 더 이상 안 잡으려 하겠지? 그때가 되기 전까지 꼭 잡고 걸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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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좋아지고 싶다면 운동을!   

2013. 5. 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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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하루에 얼마나 운동합니까? 30분, 아니면 1시간? 여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렇게 하루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입니다. 신체적인 건강을 위해 운동(특히 유산소 운동)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은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지만, '머리가 좋아지기' 위해서도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사실 유산소 운동과 두뇌 발달 사이에는 의미 있는 상관성이 있다는 연구는 그동안 매우 많이 제시되었습니다. 4세부터 18세까지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을 분석한 결과, 지각능력, IQ, 성취성, 언어능력, 수리능력 등의 인지능력과 운동이 서로 정(正)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또한 좀더 어릴 때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인지적 건강에 더 도움이 되고 성인이 되어서도 그 효과가 유지된다고 합니다.



(출처: http://office.microsoft.com/ko-kr/images/)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운동은 인지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한 연구에서 성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10주 동안 유산소 운동을 하게 하고 나머지 그룹은 운동을 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10주가 지나고 나서 음성과 시각적 차이를 구분하는, 조금 복잡한 과제를 수행하게 했더니 유산소 운동을 실시한 참가자들의 성적이 10주 전보다 향상되었습니다. 


운동한 사람의 뇌를 촬영한 실험 등 그밖에 실시된 여러 연구들 역시 성인의 경우에도 운동이 인지능력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는 것을 규명했습니다. 특히 일정계획, 작업기억, 멀티태스킹, 임의적인 상황 다루기 등의 실행 통제(Executive control)에서 운동의 효과가 크게 나타났습니다. (아래 그래프 참조) 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유산소 운동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요약하면, 연령대와 관계 없이 운동(특히 유산소 운동)과 인지능력 향상과의 관계는 명확합니다. 비록 그 메커니즘은 아직까지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입니다.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싶다면 어려운 퍼즐을 풀고 난해한 책을 읽는 것보다는 1시간 가량 운동에 몰두하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되는 방법일 겁니다.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문제집보다는 좋은 운동화를 선물하는 부모가 현명합니다.



(*참고논문)

Hillman, C. H., Erickson, K. I., & Kramer, A. F. (2008). Be smart, exercise your heart: exercise effects on brain and cognition. Nature Reviews Neuroscience, 9(1), 58-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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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갑'은 '을'에게 가혹한가   

2013. 5. 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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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포스코에너지 왕희성 전 상무가 기내에서 소란을 피우고, 프라임베이커리의 강수태 회장이 호텔 직원의 뺨을 때리고, 그리고 남양유업 영업팀장이 대리점주에게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붓는 등 이른바 '진상'과 '갑질'이 연달아 터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사실 '갑'이 '을'을 이렇게 대해 온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죠.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부글부글 끓다가 이제야 터져 나온 것에 불과합니다. 


스스스를 남들보다 권력이 많은 사람, 남들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남들은 가질 수 없는 특권을 본인은 가지고 있다고 여깁니다. 라면을 여러 번 끓여 오라고 명령할 특권,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 자동차를 마음대로 주차할 수 있다는 특권, 상대방이야 죽든 말든 무조건 물건을 밀어낼 수 있다는 특권 말입니다. 누군가가 특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특권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다는 느낌이 들면, 폭력으로 상대방을 응징하려 하고 그런 응징이 당연한 것이라고 강변하기까지 합니다. 우리는 이런 자들을 일컬어 '또라이(asshole)'이라고 하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거라 출처를 모릅니다. 양해 바랍니다.)


권력을 가진 자, 정확히 말해 스스로 권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자들은 왜 '낮은 위치'에 있는 자들을 이렇게 하대하고 경우에 따라 폭력까지 행사하는 걸까요? 여러 가지 설명이 있겠지만, 서던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스콧 윌터무스(Scott S. Wiltermuth)는 '권력을 가진 자들은 다른 사람의 행동을 도덕적으로 판단함에 있어 더 엄격하고, 그렇기 때문에 권력자들은 더 심한 벌을 주려 한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권력자들은 '도덕적으로 깨끗한 사람'이라서 남들에게 엄격하다는 말로 오해해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별것 아닌 행동에도 자신만의 도덕적 잣대(어쩌면 비뚜러진 잣대)를 엄격하게 들이대어 필요 이상의 과잉 반응을 보인다는 말로 이해해야 합니다. 왜 그런지 그의 실험 결과를 살펴보죠.


윌터무스는 프라이밍을 통해 참가자들에게 스스로를 권력자로 인식하게 만든 후에 도덕적인 딜레마가 담긴 글을 읽도록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 행동이 도덕적인지 아닌지 아니면 '경우에 따라서(it depends)'인지를 답하도록 했습니다. 실험 결과, '권력자'들은 대조군보다 '경우에 따라서'라는 답을 '덜' 했습니다. 이것은 권력자들이 다른 사람들보다 어떤 행동이 도덕적이다, 도덕적이 아니다라고 더 명확하게 인식한다는 의미입니다. '기면 기고 아니면 아니다'라고 더욱 엄격하게 구분한다는 뜻이죠.


두 번째 실험에서 윌터무스는 이러한 '도덕적 선명성(명확성)'과 처벌 수준과의 관계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여러 가지 질문을 통해 참가자들의 도덕적 인식, 도덕적 선명성, 도덕적 지향, 도덕에 대한 조심스러움 등을 측정한 후에, 어떤 범죄 행위에 대하여 얼마나 중한 벌을 줘야 하는지 참가자들에게 물었습니다. 그 결과, 도덕적 선명성과 처벌 수준과 '정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즉 어떤 행동이 도덕적이냐 아니냐를 분명하게 가르는 사람일수록 위반 행위에 대해 더 심한 처벌을 내리게 된다는 뜻이었습니다.


첫 번째 실험과 두 번째 실험을 합하면, 권력자들은 도덕적 명확성이 높고 그 때문에 다른 이의 불쾌한(불쾌하다고 느껴지는) 행동에 더 심한 응징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어진 실험에서 참가자들에게 도덕적 명확성을 높게 인식하도록 조작했더니 불손하고 비도덕적으로 행동하는 다른 참가자들에게 더 '긴' 벌을 주려 한다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윌터무스가 행한 일련의 실험은 '권력 강화 → 도덕적 선명성 강화 → 처벌 수준 강화'라는 인과관계를 설명해 줍니다. 권력자들은 어떤 행동을 도덕적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선이 분명하고 그렇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심한 벌로 응징하려 한다는 것이죠. 라면을 충분히 익혀서 내오지 않은 비행기 승무원의 행동을 보고 보통 사람들은 '조리 시설이 변변치 않은 비행기라서 그럴 수도 있지'라며 넘어가거나 불만을 제기하더라도 심하게 닦달하지 않지만, 자신이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대기업 임원이기에 서비스를 마음대로 누릴 수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승무원의 사소한 실수조차 '비도덕적 행동'이라 판단하여 노발대발하다가 급기야 잡지로 승무원 머리를 때리는 응징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자신이 지위가 높아서 다른 이들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긴다면, 자신의 판단이 보통의 사람보다 불필요하게 더 엄격하고 그때문에 별것 아닌 행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더 심하게 처벌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합니다. 현재 남들에게 관용을 베풀고 있는 자신이 권력자의 위치에 서게 될 때 가혹한 처벌이 관용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하죠. 이렇게 자신의 행동을 조심스럽게 돌아볼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권력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윌터무스의 실험은 '갑'이 왜 '을'에게 가혹한가에 관한 여러 이유 중 하나입니다. 다른 이유들도 분명 있습니다.


(*참고논문)

Wiltermuth, S., & Flynn, F. (2012). Power, Moral Clarity, and Punishment in the Workplace.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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