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된다는 것   

2013. 9. 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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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2013년 9월 24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남자들이 담배를 가장 많이 끊는 나이가 언제인지 아는가? 최근에 들은 이야기인데, 39세 정도가 가장 많다고 한다다. 담배를 끊으면 본인의 의지력이 높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사실은 마흔이라는 인생의 단계에 다가가기 때문에 담배를 보다 쉽게 끊을 수 있다고 보는 게 맞는 것 같다. 그처럼 마흔이라는 단어가 사람들에게 큰 의미로 여겨지는 것 같은데, 오늘은 직장인들의 입장에서 ‘마흔이 된다는 것’의 의미와, 직장인들이 마흔 무렵이 되기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2. 직장을 다니는 사람에게 마흔의 의미는 무엇인가?


조직에서 마흔 정도되면 최소 차장급 이상의 고급 관리자로 올라가고 팀을 맡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동안은 팔로워의 입장, ‘지시 받고 따르는 사람’의 입장에서 조직을 바라봤다면, 마흔의 나이부터는 리더십을 진정으로 발휘해야 하는 나이가 된다. 부담스러운 시기가 된다. 자신이 어떻게 해내느냐에 따라 리더로서 인정 받을 수 있는지, 그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요즘은 ‘사오정’, ‘오륙도’라고 해서 마흔이 되면 조직에서 퇴출되지 않을까 걱정에 휩싸인다. 위에서는 성과를 내라고 압박하고, 아래에서는 리더십을 발휘해달라고 요구하고, 중간에 끼어서 욕을 먹는 상태가 바로 마흔이 되면 다가온다. 여자들의 경우는 좀 특수한데, 여자 마흔은 육아 때문에 생긴 경력 단절을 어떻게 따라잡을 수 있는지, 어떻게 조직에서 살아남아 남자들이 지배하는 상층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불안의 시기’다. 정리하면, 마흔이라는 나이는 새로운 도전의 시기이자 도태되지 않아야 한다는 두려움의 시기라고 볼 수 있다.






3. 직장에서 10년차 이상이 되면, 슬슬 마흔을 준비해야 할 나이가 되는데, 무엇을 점검하면 좋은가?


10년차 정도가 됐다면 회사를 바로 그만둔다고 가정하고서 ‘나 혼자만의 역량만으로 먹고 살 수 있을까?’란 질문을 던져볼 때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 질문에 ‘그럴 수 없다’라는 대답이 나온다면, 그동안 직장에서 본인이 충분한 전문성을 쌓지 못했다는 뜻이다. 1인기업으로 일해도 될 만큼의 전문성을 갖추었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본다. 


알다시피, 요즘 마흔이면 현실적으로 퇴출을 걱정하는 나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성이 중요하다. 다른 직장을 이직하거나 자신만의 사업을 하려고 해도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우대 받고 수월하게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내가 하는 일은 전문성과 별 상관이 없는데요?’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말은 핑계일지도 모른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중요한 일이든 그렇지 않든,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가 소리를 들을 정도로 역량과 경험을 쌓았는지 꼭 체크해야 한다.



4. 또 어떤 것을 체크해야 할까?


전문성과 함께 체크해야 할 것은 네트워크, 즉 인맥을 앞으로 어떻게 구축해 나갈지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경력을 펼치려고 할 때, 인맥이 좋으면 그만큼 수월해진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겠지만, 조직에 있을 때 만든 인맥과, 나중에 조직을 나와서 만드는 인맥이 과연 같은 가치를 자신에게 줄지, 생각해 봐야 한다. 조직이라는 백그라운드가 있을 때와 없을 때가 다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인맥이 두텁지 않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앞으로 쌓아가면 된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인맥을 형성할 것인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인맥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하도록 하겠다. 인맥관리에 있어서 주의해야 할 점, 하나만 말씀 드린다면, 인맥을 위한 인맥 쌓기는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모임에 나가면 ‘명함 수집’에 열을 올리는 분들이 꼭 있는데, 한 명을 만나더라도 상대방에게 진심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모르는 것 같다. 나는 그런 분에게 받은 명함을 별로 소중하게 간직하지 않는다. 그냥 서랍 한쪽에 넣어 뒀다가 정기적으로 버리곤 한다. 그 분도 내 명함을 소중하게 간직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5. 자신의 경력을 다시 생각하는 시기가 마흔인데, 스스로 준비할 것은 무엇이 있을까?


새로운 커리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하던 일 말고 다른 분야의 일을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에 어떤 분을 만났는데, 그 분은 생산 분야의 일을 25년 넘게 해왔는데, 나에게 기업의 경영을 조언하는 ‘경영 지도사’가 되고 싶다면서 도움을 청했다. 나는 그 분께 충고해 드렸다. 25년이나 쌓은 경력이 아깝지 않냐고 말이다. 그 경력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씀 드렸다. 


아마 커리어를 바꾸고 싶은 분들은 지금의 일이 재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말할 것 같은데, 본인이 재미가 없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본인이 그 일에 능력이 없기 때문인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좀 야박한 이야기일지 모르지만, 실력이 없기 때문에 재미가 없는 것일지 모른다. 어떤 일에 실력이 있는 사람은 자기 분야와 유관한 것들을 계속 찾을 수 있는 ‘눈’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재미와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커리어를 열어 가려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능력을 전문가 수준까지 끌어올리는 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고, 유일한 방법이다. 그렇게 하다보면 유관한 분야로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절대로 지금의 일을 버리고 완전히 새로운 분야로 갈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6. 나이 마흔이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가져야 할 시기인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되나?


자신만의 브랜드는 아까도 말씀 드린 바와 같이 전문성이 기반을 이루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전문성은 혼자만 간직하고 있으면 안 된다.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같이 나눌 수 있어야 전문가로 인정 받는다. 브랜드는 그러한 ‘알림’과 ‘공유’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다. 요즘엔 인터넷이 발달되어서 예전보다 방법이 훨씬 많다. 블로그가 일단 가장 좋은 방법이다. 블로그가 없다면 당장 만들기를 바란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관한 것을 주제로 하든, 본인의 취미를 주제로 하든, 꾸준히 블로그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알리고 공유해야 한다다. 물론 블로그 글은 품질이 좋아야 한다. 전문가의 면모가 충분히 배어나는 글을 올려야 한다.


처음에는 방문객이 얼마 안 되겠지만, 일주일에 반드시 2개 이상의 올리겠다는 다짐을 하고 2년 정도 이어간다면 자신만의 팬이 형성되는 걸 볼 수 있다. 좀더 노력해서 블로그 글을 기초로 책을 출판하면 좋다. 자기 책이 없는 전문가를 누가 전문가라고 인정할까? 요즘 직장인들을 위한 책쓰기 강좌로 종종 있으니 활용하길 바란다. 또 한 가지 방법은 자신이 관심 있는 영역에서 오프라인 모임을 만들어 그 모임을 운영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인맥도 쌓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쌓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브랜드 구축은 왕도가 없다. 성실함이 핵심이다. 



7. 아까 마흔 정도 되면 아래에서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 압박을 받는다고 했는데, 어떤 태도로 직원들을 대해야 할까?


마흔이면 딱 그럴 만한 나이다. 위로는 경영진을 상대해야 하고 아래로는 똑똑한 후배들을 잘 이끌어야 한다.  자기들이 팀장이 되면 얼마나 잘 할지 모르겠지만, 직원들은 무슨 문제만 생기면 팀장 탓을 한다. 또 경영진은 조직의 변화에 중간관리자들이 중요한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압력을 가하곤 한다.


이런 입장이 처하면 중간관리자들은 ‘위에서 그렇게 하래’라며 책임을 경영진에 돌리는 무능한 상사가 되거나, 직원들의 업무에 시시콜콜 관여하는 마이크로매니저가 되기 쉽다. ‘위에서 그렇게 하래’라며 발을 빼는 모습은 리더의 역할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다. 속으로는 그렇게 말하고 싶은 심정이라 해도 직원들에게는 ‘자기의 말’을 해야 한다. 이때 사사건건 지적하지 말고 ‘꼭 해야 할 것’ 서너 가지 혹은 ‘반드시 하지 말아야 할 것’ 서너 가지만을 간결하게 전달하고 그것들이 지켜지게 해야 한다. 할말은 꼭 자신의 의지를 담아서 하되, 말이 너무 많으면 안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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