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의견과 반대되는 의견을 적극 환영하라   

2013. 12. 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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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업계획 시즌이 되면서 미래 예측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을 겁니다. 어떤 변수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변수의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수집하려고 노력하겠죠. 분명히 변수의 하락 가능성을 가리키는 근거가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보다는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자료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상승 가능성을 실제보다 높게 잡는 오류를 범하고 전략도 실패하게 되죠. 이런 편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이제 너무나 유명해져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대표적인 판단의 오류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확증 편향에 따른 예측의 오류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자신의 기대와는 반대되는 근거를 찾음으로써 한쪽으로 쏠린 예측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오늘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근거와 기대와 모순되는 근거를 모두 찾아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편향 해소법을 제시한 오래된 논문 결과를 소개합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야세르 코리아트(Asher Koriat)와 동료들은 73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를 여러 개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비나족은 (1) 고대 인도 부족이다  (2)고대 로마 부족이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한 다음, 그 답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50%에서 100% 사이의 값을 쓰도록 했죠. 


참가자들의 확신 정도를 x축으로, 적중률을 y축으로 설정하고 그래프를 그리니, 참가자들이 과도한 자신감을 보였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아래 그래프에서 점선으로 나타낸 곡선). 예컨대 80% 정도로 답을 확신한 경우에 그 답이 맞을 확률은 60%에도 미치지 않았던 겁니다. 과신에 휩싸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했다면 80% 확신할 경우 80%의 적중률을 나타내야 하겠죠(아래 그래프에서 직선으로 표현된, 우상향 대각선).





코리아트는 참가자들에게 다시 여러 개의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고르게 했는데, 이번에는 답이 정답일 확률을 이야기하기 전에 두 개 답안을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모두 생각하여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 근거들을 얼마나 자신하는지 7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게 하고 최종적으로 자기가 결정한 답이 정답일 확률을 말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자 참가자들의 과신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실선으로 그려진 것이 바로 그 결과입니다. 대각선에 가까울수록 확률을 올바로 예측한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아까 언급한 점선보다는 대각선에 가깝죠.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모두 생각하라고 하니까 예측력(어떤 사건의 발생 유무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그 사건의 발생 확률을 올바로 예측하는 능력)이 향상된 거죠.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예측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실치는 않았습니다.


코리아트는 좀더 확실한 증거를 얻기 위해서 후속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답을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하나씩 적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에겐 지지하는 근거만 제시하도록 했고, 세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의 답을 지지하지 않는 근거만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답을 지지하지 않는 근거만 적도록 한 세 번째 그룹의 예측력이 가장 뛰어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래 그래프 참조). 지지하는 근거만 제시하도록 한 두 번째 그룹은 전혀 예측력이 향상되지 않았고,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하나씩 제시케 한 첫 번째 그룹은 예측력이 소폭 향상됐죠. 이것으로 보아,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근거를 일부러 찾거나 청취하는 것이 과신을 막고 예측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 근거만 눈에 들어오고 지지하지 않는 근거는 부지불식간에 무시해 버리는 확증 편향과 그로 인한 과신 때문에 많은 전략이 실패로 끝납니다. 코리아트의 실험은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속된 말로 ‘으쌰으쌰’ 해보자는 이유)로 전략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잔뜩 찾을 경우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경고합니다. 추진하고 싶은 전략을 반대하는 의견을 일부러 청취하는 것이 확증 편향으로 인한 전략의 실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자신의 전략을 지지하는 근거만 찾고 있지 않습니까?



(*참고논문)

Koriat, A., Lichtenstein, S., & Fischhoff, B. (1980). Reasons for confidenc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Learning and Memory, 6(2),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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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대하는 마인드에 대하여   

2013. 11. 2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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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8일부터 11월 27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짧은 생각들! 날씨가 춥네요. 즐거운 목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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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을 대하는 마인드에 대해]


성과가 높으면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성과가 떨어져도 연봉의 일부를 내어주는(내어주고자 하는) 사람은 없다. 달라고 할 때는 당당하지만, 토해내야 할 때는 입을 닫는다. 


성과급을 요구하는 직원들은 과연 본인이 성과가 하락할 경우 예전에 받았던 인센티브나 연봉의 일부를 내어 줄 수 있는 용기가 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1)

이 논점은 '성과급’ 자체가 아니라 '성과급을 바라보는 우리의 마인드'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성과를 내면 성과급을 받아야 한다는, 돈에 끌려 다니도록 만드는, 우리 스스로를 저급하게 만드는, 바로 그런 저급한 마인드를 반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회사에서 직원들을 잘 평가해서 성과급 결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든지의 관점은 차치하고 말이죠.


(덧붙이는 글 2)

더불어 “나는 얼마나 '징징거리고' 있는가” 반성해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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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모적인 것에 대하여]


소통 안 된다고 회의체 만드는 일처럼 소모적인 것은 없다.


논쟁에서 이기고 싶은 사람에게 논쟁을 지속하는 일처럼 소모적인 것은 없다. 져주는 게 낫다.


의미 없다. 많은 회사의 중장기 계획. 맞지도 맞히지도 못할 거면서 왜 하는지 잘 모르겠다. '으쌰으쌰용'인가보다.


기업에서 당연시 되는 분업의 폐해. 생각하는 사람과 행동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잘못된 생각이 만연되어 버린 것.


많은 데이터나 정보를 알아야 행동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행동하려면 데이터나 정보의 양을 늘릴 것이 아니라 없애야 한다. 직원들에게 보고용 자료를 계속 달라고 요구하는 경영자는 결코 행동하지 못한다.





[바뀌는 것에 대하여]


사람들의 행동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좌측통행을 우측통행으로 바꾸는 것조차 쉽지 않다. 시간이 필요하다. 빨리빨리 문화는 악습이다.


새롭게 만들어지는 것들의 수명은 매우 짧지만 우리는 그 새로운 것에 열광한다. 새로운 것의 새로움이 사라지면 또 다른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난다. 우리는 수백~수천년 간 지속되어 아직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의 위대함을 잊고 산다. 오래된 것이 더 오래 살아남을 것이다. 종이책은 앞으로 적어도 500년 간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만약 인간이 자신의 배우자와 한날 한시에 죽도록 프로그램되어 있다면, 인간은 프로포즈할 때 "저와 한날 한시에 죽어 주시겠습니까?"라고 말하겠지? 아니, 결혼하지 무척 어려워서 애초에 인간은 번성하지 못하고 금세 도태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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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성장에 대하여]


매출이 오를 때 발생하는 이익 증가액은 매출이 떨어질 때 발생하는 이익 감소액보다 적다. 성장이 항상 답일 수는 없다.


기업이 어려워질 때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는 전략을 실행하는 경우가 있다. 필패의 전략이다. 몸집이 큰 동물일수록 멸종 확률이 크다는, 진화의 역사를 보라.


사람들은 규모의 경제만 생각하지 규모의 비경제를 생각하지 못한다. 규모는 때론 엄청난 스트레스다. 조직을 줄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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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병에 대하여]


(문) 다음 중 '월요병'을 없애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1) 일요일 오후에 출근한다

(2) 월요일을 휴일로 한다

(3) 휴일 없이 일한다

(4) 각자 알아서 이겨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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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협력을 조장하는 방법들   

2013. 11.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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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1월 11일부터 11월 17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짧은 생각들! 이번엔 ‘협력을 조장하는 방법’을 주제로 몇 자 적어 봤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에서는 협력하라, 신뢰하라,고 말하면서 그것에 반하는 제도들이 시행되고 있지 않나요? 즐거운 월요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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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조장에 대하여]


협력 조장의 방법 1: 직원들을 협력적으로 만들려면 협력의 본을 보여라.


협력 조장의 방법 2: 직원들을 협력적으로 만들려면, 서로를 먼저 '잘 알게' 하라.


협력 조장의 방법 3: 협력의 이득을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한 이득보다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라.


협력 조장의 방법 4: 구성원들이 쉽고 편리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꿔라. 협력은 캠페인이 아니라 시스템 혁신이다.


협력 조장의 방법 5: 고위 경영자의 연봉을 깎아라. 아무리 협력을 강조해도 그들의 연봉이 터무니없이 높다면 직원들에게 '탐욕'을 권장하는 꼴이다.


협력 조장의 방법 6: 직원들을 위협하지 마라. 벌 주겠다고, 불이익이 가도록 하겠다고 하지 마라. 위협하면 할수록 협력은 깨진다.


협력 조장의 방법 7: 통제 시스템을 제거하라. 직원들끼리 서로 신뢰하라고 하면서 정작 회사는 직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 각종 통제 시스템을 들이댄다.



그림 출처: bernyd.com



[기타]


- 빨리 성공하고 싶어 안달인 사람들의 한 가지 특징. "아무것도 안 한다." 의외로.


- 기업 홈페이지나 어플리케이션 사이트에 '이 사이트를 만든 사람들'이란 메뉴가 하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개발자들이 '이 사이트는 내가 만들었다'는 뿌듯함을 느끼면 좋지 않을까? '을'의 노고를 인정하는 쿨한 '갑'이 많아지면 좋겠다.


- 사람들은 어떤 주장이 단지 '기억하기 쉽고 명료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주장을 믿는 경향이 있다.


- 복잡한 시스템은 허술한 시스템보다 위험하다.


- '이미 정해졌다'는 말은 결정을 번복하거나 거스르지 못하도록 만드는, 보이지 않는 생각의 감옥이다.


- 현재 우리나라 실업률이 2.7%라는 공식 발표가 있었군. 국민을 바보로 아는구나. 2.7%면 거의 완전고용 상태라는 말인데, 과연 현실이 그러한가?


- 마이크로소프트가 상대평가제도를 없앤다는, 원문 기사. 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잘 읽어보세요.

http://www.theverge.com/2013/11/12/5094864/microsoft-kills-stack-ranking-internal-struc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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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의 의미를 오해하지 말자   

2013. 11. 12.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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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교통방송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자기계발을 의미를 오해하지 말자] 2013년 11월 12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아시다시피 이 코너의 제목은 ‘색다른 자기경영’인데, 사람들 사이에서는 자기경영이란 말 대신에 자기계발이란 말이 더 많이 쓰인다. 왜 내가 자기계발이란 말을 쓰지 않고 굳이 자기경영이란 말을 썼냐면, 자기계발에 대하여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서점에 가면 자기계발서 코너가 가장 크게 배치되어 있는 것만 봐도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에 목 말라 하고 있는데, 이 시점에서 과연 자기계발의 진정한 의미가 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사실 오늘이 ‘색다른 자기경영’의 마지막 시간이다. 오늘로 딱 30회를 진행했는데, 에필로그를 쓰는 마음으로 자기경영 혹은 자기계발에 대한 올바른 의미를 이야기해볼까 한다.



2. 사람들이 자기계발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것부터 말씀해 주신다면?


자기계발이라는 말을 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가? 아마 자기계발서가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집에 한 두 권쯤 자기계발서를 가지고 있지 않는 사람이 없을 텐데, 출판계에서 가장 많은 책이 쏟아져 나오는 분야가 자기계발서가 아닐까 생각된다. 요즘엔 경제경영서나 인문서들도 자기계발 색깔이 나는 책들이 많다. 그래야 팔린다는 것 같은데, 나도 책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을 때 자기계발서 냄새가 나게 써야 책 판매를 늘릴 수 있다는 말을 종종 듣는다. 


이처럼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을 자기계발이라고 오해하고 있다.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그 순간은 뭔가 한 단계 발전된 것 같은 느낌 때문에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그 약효가 오래 가지 않는다. 책을 본다고 해서 자기의 생활이 변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또 다른 자기계발서를 구해서 또 읽는 것을 반복한다. 책 읽는 것으로 성이 안 차면 명사들을 쫓아다니면서 강의를 듣기도 한다. 이런 것은 진정한 자기계발이 아니다.



3. 그렇다면 진정한 자기계발은 무엇인가?


진정한 자기계발은 ‘배우는 것’이 아니다 ‘직접 하는 것’이다. 프리젠테이션을 잘하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강의를 듣는 게 자기계발이 아니다. 직접 사람들 앞에서 프리젠테이션을 하면서 익혀 가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글을 잘 쓰고 싶다면 글쓰기 강좌에 나가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책을 써야 한다. 그게 어떤 주제든 간에 책을 직접 쓰면서, 몸으로 부딪혀 나가면서 습득하는 것이 자기계발이다. 우리가 속된 말로 ‘깨지면서 배운다’는 말을 하는데, 진정한 자기계발의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다. 자전거 잘 타는 법이란 책을 읽는다고 자전거를 잘 탈 수 있을까? 자전거를 잘 타려면 자전거를 직접 타면서 넘어지고 무릎팍이 깨져야 한다.



(출처 : www.psychologies.co.uk )



4. 직접 ‘깨지면서 배웠던’ 경험이 있으면 말해 달라.


아직까지 나는 프리젠테이션을 잘 하지 못하지만, 원래는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는 것에 굉장히 공포를 많이 느꼈었다. 처음으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컨설팅 결과를 발표할 때, 너무나 떨려서 우황청심환을 먹은 적이 있었다. 약을 먹었지만, 공포심을 극복할 수가 없었다.


이런 무대 공포를 이겨보자 해서, 일부러 일주일에 한번씩 주제를 선정해서 ‘내가 이런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하겠다’라고 동료들에게 프리젠테이션을 자청한 적이 있었다. 물론 처음엔 버벅거리고 굉장히 서툴렀지만, 몇 번 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해야 효과적인지도 조금 배울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아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었다. 프리젠테이션과 관련된 책을 보는 게 도움이 되겠지만, 책 보는 것은 자기계발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자기계발의 99%는 ‘직접 해보는 것’, ‘꾸준히 하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지름길은 없다.



5. 직접 하면서 배워 나가려면 기본적으로 열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물론 열정이 있으면 좋지만, 사실 열정이 없어도 상관없다. 예전에 ‘열정에 속지 말라’는 주제로 이야기했는데, 열정은 어떤 일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생겨나는 게 아니다. ‘열정을 가지라’고 많은 자기계발서에서 이야기하는데, 사실 열정은 다짐한다고 생겨나는 게 아니다. 내가 몇번 강조한 것 같은데, 실력이 없으면 열정이 생겨나지 않는다. 실력 없는 열정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는다.


열정을 가지라는 말은 비유하자면 웃기지 않는 코메디를 보고 웃으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열정은 웃기면 웃음이 터지고, 슬프면 눈물을 흘리는 것과 같이, 일종의 ‘감정’이다. 이 말은 처음부터 열정이 생겨나는 게 아니라, 일을 해가는 과정 속에서 일이 재미있어지고 좀더 확장시키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열정이라는 감정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6. 그래도 열정이 없다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어떻게 꾸준히 할 수 있을까?


열정 대신에 분명한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한다. 내가 왜 이 분야의 지식을 습득하고, 내가 왜 이런 기술을 배우는지, 그 이유를 분명히 설정해야 한다. 그리고 일이 힘들어지면, 자신의 목표 의식을 떠올리면서 그런 힘든 과정을 헤쳐 나가야 한다. 


목표 의식은 다른 말로 하면 ‘일의 의미’를 말하는데, 일의 의미는 반드시 본인이 정해야 한다. 목표 의식이 없다면, 당장에 정하기 바란다. 하지만, 유행이라고 해서, 남들이 다 한다고 해서, 부모님이 원한다고 해서, 그런 걸 목표 의식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스티브 잡스가 이런 말을 했다. “시간은 없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살려고 하지 말라”고 말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내가 그 일을 반드시 해야만 이유’가 있는 사람이 일에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7. 자신만의 목표 의식을 잘 설정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준다면?


스티브 잡스가 2005년에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에서 한 말인데,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은 인생에서 중요한 선택을 할 때마다 큰 도움이 된다. 사람들의 기대, 자존심,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들은 죽음 앞에서 무의미해지고 정말 중요한 것만 남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아침부터 죽음이라는 말을 해서 죄송한데, 우리가 ‘죽음’이라는 말을 하면 굉장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누구도 죽음을 피할 수는 없다. 사실 ‘잘 산다는 것’은 ‘잘 죽는다는 것, 의미있게 죽는다는 것’을 뜻한다. 스티브 잡스의 말처럼 ‘곧 죽게 된다는 생각’이 자기 인생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을 선택할 수 있도록, 의미 있는 목표의식을 가질 수 있도록 가이드가 되어 줄 것이다.



8. 끝으로, 청취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각자에게 성공의 의미가 다를 텐데, 성공이라는 말을 하면 대단히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 않다. 돈 많이 벌고 출세하는 것이 성공이 아니다. 오늘 오랫동안 만나지 않은 친구를 만나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성공이고, 읽고 싶었던 책을 다 읽는 것도 성공이다. 스튜디오949에 사연을 보내 소개되는 것도 성공이다. 매일 매일 작은 성공을 경험하기 바란다.


그동안 색다른 자기경영을 들어주셔서 감사 드린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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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교육에 투자해야 경쟁력이 높아질까?   

2013. 11. 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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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0월 28일부터 11월 10일까지 페이스북 등 SNS에 남긴 짧은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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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에 대하여]


"교육의 목적은 회사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코칭의 목적은 역시 회사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하여, 경력개발의 목적은 또 역시 회사 성과를 향상시키기 위하여....(어쩌구 저쩌구)" 나는 이런 '성과 목적론적인 HR정책'에 반대한다. 교육, 코칭, 복리후생, 평가, 보상, 경력개발 등의 궁극적 목적은 '사람' 자체에 있어야 한다.


직원 교육의 목적은 기업의 성과를 높이기 위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직원 교육의 목적은 직원에 대한 배려와 존중, 그 자체에 있다.


잘 나가는 기업이 직원들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한다면, '직원 교육에 투자해야 기업경쟁력이 높아지는구나'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잘 나가기 때문에, 즉 돈을 많이 벌기 때문에 직원 교육에 투자할 여력이 있다'라고 봐야 정확하다. '교육은 좋은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사내에서 하는 교육 치고 제대로 진행되는 교육 없다. 중간에 들락날락, 전화 받고 이메일 쓰고. 아, 힘들어. 바쁘다고 하니 뭐라 할 수도 없고.


컴퓨터는 인간보다 계산이 빠르고 오류가 극히 적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컴퓨터가 인간보다 지혜롭다고 말할 수는 없다. 지금의 교육은 아이들을 컴퓨터로 만들고 싶어 안달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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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에 대하여]


회사가 돈 벌어야 직원에게 좋은 대우를 해줄 수 있는 걸까? 아니면 직원에게 좋은 대우를 해줘야 회사가 돈 벌 수 있는 걸까?


채용할 때 나오는 뻔한 소리, 뻔한 거짓말 : "회사가 성장하면 그때 연봉을 맞춰 주겠다. 우리 함께 회사를 성장시켜 보자"


채용의 오류 한 가지. 달변가인 지원자를 뽑으려 한다. 묵묵히 일할 개발자를 뽑는데도.




[회의에 대하여]


(문) 회의실에 10분 늦게 도착한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얼른 자리에 앉으라고 말한다.

2. 돌려 보낸다.

3. 왜 늦었냐고 물어본다.

4. 그냥 아무말 하지 않는다.

(답) 2번


(문) 회의에 참석해서 딴짓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주목하라고 말한다.

2. 그냥 놔둔다.

3. 회의실 밖으로 쫓아낸다.

4. 뭘 하냐고 물어본다.

(답) 3번


'회의 중독'에 걸린 기업들이 참 많다. 월요일, 직원들이 몇 시간이나 회의에 끌려 다닐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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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운영에 대하여]


매출이 성장하지 않으면 왜 다들 초조한 표정일까? 기업의 외형 성장이 '절대선'은 아니다. 성장 지상주의 때문에 희생되는 것들이 무척 많다.


많은 직원들이 '우리 회사의 비전이 뭔지 모르겠다'고 말한다. 맞는 말일지 모르나 곰곰히 들여다 보면, 회사가 재미있는 신규 사업을 하지 않고 만날 하던 사업을 반복한다는 매너리즘 때문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기존사업을 계속하면 비전이 없는 걸까? 기존사업의 깊이를 더하여 그 사업의 '장인'이 되겠다는 것도 비전인 것을. 비전이 없다는 직원들의 불만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 신규사업을 기웃거리는 실책을 범하지 말기를.


기업을 경영하는 사람은 그가 어떤 학력을 지녔든지 간에 Top 5 MBA 학위를 가진 컨설턴트보다 뛰어나다. '하는 것'은 '아는 것'을 언제나 능가한다.


직원을 성인으로 대하려는 경영자는 스스로를 아이로 포지셔닝하는 직원들을 보며 곤혹스러워한다.


부하라는 것은 '화낼 수 없다는 것, 아니 화내면 안 된다는 것’, 상사라는 것은 '화낼 수 있다는 것, 아니 화내야 한다는 것’, 상사가 되면 '분노 표출권'을 획득하는, 많은 조직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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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에 대하여]


의사소통의 시작은 먼저 이야기하고 먼저 요청하고 먼저 묻는 것이다. '나'의 입맛에 맞게 누군가가 그때그때마다 이야기해주는 것이 의사소통은 아니다.


부서간 협력, 의사소통이 안 된다고 말하는 이유를 곰곰히 들여다보면, 사실 도와달라고 말조차 않기 때문이다. 그냥 앉아서 도와주길 바래놓고 '부서간 협력'에 문제가 많다고 투덜댄다. 게다가, 도와달라고 말했는데 도와줄 수 없다는 말을 들으면 "왜?"라고 묻지도 않는다. 말을 하지 않으면 오해가 쌓인다. 부서간 협력은 중요치 않다. 중요한 것은 서로 '말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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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에 대하여]


예측으로 미리 막을 수 있는 경제 위기는 없다. 경제시스템은 오래 전에 예측 불가능한 카오스의 세계가 되었다.


요즘은 '내년도 사업계획' 혹은 예산 수립 시즌이다. 쓰이지도 않을 사업계획에, 보고하고 박수 치며 화이팅 외치자마자 서랍 속으로 직행할 사업계획서 수립에 동원되는 직원들의 인건비를 계산해보라. 총원이 500명 정도라면, 족히 수억 원이 되리라. 수억원 짜리 사업계획서들이 책꽂이에 즐비하다.


나약한 기업일수록 예측에 몰입한다.


전문가들은 많은 것을 아는 사람이자 동시에 많은 것을 모르는 사람이다. 특히 미래에 대해서는.


세칭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듯이 보인다. 절대 그렇지 않다. 세상엔 그런 사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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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스타트업 기업가들은 성공할 생각을 하기 전에 생존할 생각을 먼저 하라. 생존을 해야 성공도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무언가를 물으면, 답을 말하려고 애쓰지 마라. 대신, '왜'라는 질문을 다섯 번 던져라.


서점에 가면 5번째로 만나는 서가의 세번째 줄에서 15번째에 꽂힌 책을 읽어라. 재미있다면 사라. 재미없다면, 예쁜 여성이 책을 읽는 서가에 다가가 그녀가 보고 있는 책을 집어 들라(그녀의 손에 쥔 책 말고). 당신은 불확실성이 얼마나 유용한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충성은 위험하다. 사상에 대한 충성은 더욱 위험하다. 사람에 대한 충성은 더더욱 위험하다.


미국에서 민간인들이 가진 총기는 대력 2억 8천만 정. 인구가 대략 3억명이니, 1명당 1개씩 가지고 있는 셈. 매년 500만 정이 새로 팔린다는. 민간인들이 가진 총기만으로도 자주국방이 가능한 나라.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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