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2013. 9. 1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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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2013년 9월 17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우리는 하루에도 수백 수천 가지의 정보에 노출된 채 살고 있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도 그렇고, 학교에서 공부할 때도 그렇다. 읽어야 하고, 알아둬야 할 정보가 너무 많다. 그래서 보통 ‘정보의 홍수’속에서 살고 있다고 말하는데, 인터넷이 일반화되고, 스마트폰이 생활 필수품이 되면서 정보의 홍수 현상은 더 심화됐다.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좋은 정보가 사람들에게 도달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오늘은 이런 정보의 홍수 속에 살면서, 어떻게 해야 그 많은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할 수 있는지 이야기해 보겠다.



2.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는 방법, 어떻게 하면 되는가?


정보를 깨끗하게 관리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바로 나에게 들어오는 정보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다. 물이 넘쳐 흐르지 못하게 둑을 만드는 것처럼, 나에게 마구 쏟아져 들어오는 정보를 줄여야만 정보를 간결하게 관리할 수 있는 것이다. 홍수처럼 들어오는 모든 정보를 다 관리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정보가 너무나 많으면, 모든 정보를 다 알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생긴다. 행여나 놓치는 게 있지 않나 생각되기 때문인데, 놓치는 정보는 나에게 필요없는 정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 정보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고, ‘안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 미련을 갖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보를 많이 끌어모으는 게 정보를 잘 관리하는 방법은 아니다. 일 못하는 사람일수록 많은 정보를 끌어 안고 있다.



3. 들어오는 정보를 줄여야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들어오는 정보를 줄이려면, 차단을 잘 하면 되는데, 잘 차단하는 방법을 소개하겠다. 직장에서 정보가 가장 많이 들어오는 통로가 무엇일까? 바로 이메일이다. 이메일만 잘 관리해도 정보의 홍수에서 벗어날 수 있고, 좋은 정보를 제때 잘 활용할 수 있다. 사회자께서는 현재 받은 편지함에 이메일이 몇 개나 있나? 이메일을 잘 관리하는 사람들은 받은 편지함에 메일이 한 두 개밖에 없다. 그 ‘한 두 개’의 메일도 방금 도착한 이메일이다. 그러니까 받은 편지함을 볼 때 이메일이 들어와 있으면, 바로 읽고서, 중요하면 다른 곳에 보관하고, 중요하지 않으면 바로 삭제해야 한다.


어떤 사람은 받은 편지함이 꽉 차게 그냥 놔두는 사람이 있는데, 다시 열어보지도 않을 거면서 왜 그렇게 이메일을 쌓아두는지 모르겠다. 편지함이 꽉 차면, 누가 이메일로 파일을 보내면, 수신이 안 된다. 그러면 서로 전화 통화로 “왜 아직까지 안 보내냐”, “보냈는데 무슨 소리냐?”, “편지함 비워 뒀으니, 다시 파일을 보내 달라”....이렇게 확인하고 추가로 이야기하느라 소중한 시간이 흘러가버린다. 평소에 받은 편지함을 깨끗이 비워두는 게, 정보 관리의 중요한 첫걸음이다.





4. 그래도 이메일이 많이 들어오면 바로 읽고서 저장하거나 삭제하는 게 어렵지 않나?


그렇다. 이메일이 많이 안 들어오게 해야 한다. 사실 메일을 열어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정크메일이나 스팸메일일 때가 많다. 방송통신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하루에 평균 1~2통의 정크메일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 정크메일이 들어오지 않게 평소에 설정을 걸어두면, 정크메일을 읽느라 시간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 시간관리 전문가인 마이클 포르티노에 따르면, 평균적인 사람들의 경우, 일생동안 정크메일을 열어서 확인하는 데 쓰는 시간이 8개월이나 된다고 한다. 8개월의 시간을 줄이고 다른 곳에 쓰면 생산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요즘엔 스팸메일 차단 프로그램이 잘 되어 있으니까, 꼭 활용해서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으면 좋겠다. 


사회자께서는 지인들 중에서 거의 매일 같이 이메일을 보내서 ‘좋은 이야기’니까 읽어보라든지, ‘재밌는 농담’ 같은 걸 보내는 사람이 있나? 혹시 그런 지인이 있으면, 이메일을 보내지 말아야 달라고 부탁을 하든가, 아니면 회사 이메일이 아니라 개인 이메일을 알려주는 게 좋다. 아니면, 정크메일을 보내는 사람 목록에 살짝 집어 넣고, 스팸메일함에 자동적으로 쌓이도록 하면 된다.




5. 이메일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정보를 간결하게 관리하기 위한 실천적인 방법을 말씀해 주신다면?


로라 스택이라는 사람이 정보 관리의 방법으로 6가지를 제시했는데, 영어 앞글자가 모두 D로 시작하기 때문에 ‘6D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먼저 첫 번째 ‘D’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 바로 Discard, ‘폐기’하라는 것이다. 정보가 넘쳐 들어오니까 들어오는 족족 폐기하고 잊어버리라는 것이다. 아까 말씀 드린 정크메일 관리도 쓸데 없는 정보를 폐기하라는 게 핵심이었다. 


그런데 왜 정보를 폐기하지 못하는 걸까? “언젠가 이 정보가 필요할지 모르니까....”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못 버리는 거다. 정보가 들어오면 “왜 이 정보를 보관해야 하지?”라고 물어야 한다. 이유가 타당하지 않으면, 미련없이 폐기하는 게 좋다. 어차피 그렇게 ‘버림 받은’ 정보는 나중에 필요하지 않다. 만약에 필요하다면 시간이 좀 지나서 다른 경로를 통해 또 들어오기 마련이다.



6. 두 번째 D는 무엇인가?


바로 ‘Delegate’, 위임하라는 뜻이다. 정보가 들어오면, 그 정보가 필요한 사람에게 주고 ‘본인은 그 정보를 잊어버리는 것’이다. 이메일이 본인에게 도착하면, 그 이메일이 필요한 사람에게 전달한 다음에 그 이메일을 받은 편지함에서 없애 버리면 된다. 자기가 처리해야 할 이메일을 남에게 책임 전가하는 것은 안 되지만, 모든 정보를 본인이 다 처리하려는 것도 위험하다.


세 번째 D는 ‘Do’인데, ‘바로 실행하라’는 뜻이다. 만일 이메일을 받고서 본인이 처리해야 한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바로 실행하라는 것이다. 실행하고 나서 일처리가 완료되면, 받은 편지함에서 이메일을 깨끗하게 삭제하면 된다.



7. 나머지 D에 대해 설명해 주신다면?


네 번째 D는 ‘Date’, 즉 ‘날짜를 지정하라는 것’이다. 방금 ‘본인이 처리해야 한다면 바로 하라’고 말했는데, 경우에 따라서는 바로 실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처리해야 하는 일이면, 바로 실행하지 못하고 지체할 수밖에 없는데, 그렇다면 ‘언제까지 처리하겠다’라고 기일을 정해두어야 한다. 그냥 ‘나중에 할일’, ‘미결상태’...이렇게 뭉뚱그리면 안 된다. 다섯 번째 D는 ‘서랍’이라는 뜻의 ‘Drawer’다. 정보 중에는 나중에 꼭 필요한 정보도 있다. 그런 정보는 반드시 서랍 속에 잘 정리해서 넣어야 한다. 여기서 서랍이란 진짜 서랍이 아니라,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 정리해 두라는 것이다. 


나도 이런 방법을 잘 쓴다. 나는 <색다른 자기경영>이라는 파일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저런 소스에서 정보를 얻으면 ‘이런 주제로 나중에 이야기하면 좋겠다’ 싶은 것을 메모한 다음에, 그 소스가 어딘지 함께 적어 놓는다. 그리고 그냥 마음 편하게 잊어 버리고 있다가, 일요일 저녁 때가 되면, 그 파일을 보고 <색다른 자기경영>에서 할 말을 정리하곤 한다. 마지막 6번째 D는 Deter라는 말인데, ‘저지한다’는 뜻이다. 아까 설명했듯이, 쓸데 없는 이메일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으라는 뜻이다. 정보가 넘치지 않게 하려면 말이다.



8. ‘폐기, 위임, 실행, 날짜지정, 보관, 저지’....이렇게 6D 시스템을 정리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보를 깨끗하게 잘 정리하는 방법으로 청취자들이 알아두면 좋은 팁이 있다면? 


지금 사용하는 각자 PC에는 여러 가지 문서나 자료, 사진, 동영상.... 같은 것이 많이 저장돼 있을 텐데, 한번 파일이 얼마나 있는지, 자신의 폴더가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는지 확인해보기 바란다. 많은 경우, 한번도 클릭하지 않은 파일들이 굉장히 많고, 중복 저장된 파일도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6D 시스템의 첫 번째 원칙이 무엇인가? 바로 “폐기”다.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6D시스템에서 제일 먼저 나온 것이다. “왜 이 파일이 나에게 필요하지?”라고 물어본 다음에, 별로 필요없다면 과감하게 지우기 바란다. 어차피 앞으로 PC를 버리기 전까지 절대로 안 열어볼 것이기 때문이다. 


집도 대청소를 하듯이, 6개월에 한번 정도 대대적으로 PC를 대청소해야 한다. 쓸데 없는 파일을 없애 버리면, 꼭 필요한 파일이 더 눈에 잘 들어오고, 하드디스크 용량도 절약할 수 있다.


(끝)


참고도서 : <적게 일하고도 많이 성취하는 사람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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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보상이 성과를 높인다는 거짓말   

2013. 9. 13.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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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보상을 받기로 하면 그보다 적은 보상을 받기로 할 때보다 오히려 성과가 나빠진다는 연구 결과는 이 블로그를 통해 여러 차례 소개한 바가 있어서 조금은 '식상한' 주제일지 모르지만, 여전히 우리 주변에는 높은 보상이 높은 성과를 약속한다는 기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관심과 참여도를 높이는 방안으로 금전적 보상을 제안하는 경우가 거의 '자동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식상하긴 하지만) 높은 보상을 약속하는 것이 성과를 떨어뜨린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연구를 간단히 소개할까 합니다.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의 딘 몹스(Dean Mobbs)과 동료 연구자들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높은 보상과 낮은 보상을 각각 제시하고서 컴퓨터 게임을 얼마나 잘 수행하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모니터 상에 나타난 미로에는 회색 동그라미로 표시된 '먹이'가 이리저리 마구 돌아다녔는데, 색깔이 회색에서 녹색으로 반짝거려 먹이가 활성화되면 참가자들이 키패드를 눌러서 쫓아가 잡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때 화면에는 이 게임에서 이기면 참가자가 받을 수 있는 돈의 액수가 0.5파운드 혹은 5파운드라고 나타났습니다. 보상액이 10배나 차이나기 때문에 보상의 차이가 게임의 성과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었죠(한화로 약 9,000원 대 900원).


몹스는 참가자들이 게임에 익숙하도록 충분히 연습시킨 다음, 38회의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20회는 낮은 보상 조건으로, 나머지 18회는 높은 보상 조건으로 게임을 하게 했는데, 그 순서는 무작위로 제시됐죠.


참가자들의 성적은 어땠을까요? 예상했던 대로 참가자들은 큰 돈이 걸렸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돈이 걸렸을 때 '먹이'를 더 잘 잡았습니다. 5파운드가 걸린 게임에서는 64%의 성공률을 보였지만, 0.5파운드가 걸린 게임에서는 74%의 성공률을 기록했으니까 말입니다. 거의 잡을 뻔 하다가 놓친 회수를 따져보니 5파운드 조건에서는 22%, 0.5파운드 조건에서는 14% 정도였습니다.


사실 참가자들은 뇌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fMRI 기계 안에 들어가 이 게임을 수행했습니다. 보상 액수의 차이에 따라 뇌의 어떤 부분이 얼마나 활성화되는지 살피기 위해서였죠. 보상의 차이와 상관없이 '복측 중뇌'라는 부분이 활성화됐는데, 높은 보상 조건으로 게임을 할 때 이 부분이 더 활성화되는 모습이 관찰되었습니다. 중뇌 안에는 보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영역이 자리잡고 있는데, 바로 그 부분의 활성화 정도가 제시된 보상 액수에 영향을 받았던 겁니다. 


높은 보상을 제시하면 우리의 뇌를 '돈을 간절히 원하는' 상태로 만들지만, 그런 간절함을 저버리듯 성과가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이를 초킹(choking)이라고 말합니다. 직원들에게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높은 성과급을 '당근'으로 흔들면, 분명 직원들의 뇌는 그 성과급을 받고자 하는 열망이 커지겠죠. 더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열망이 과연 성과로 연결될까'란 문제는 남습니다. 실수가 많아지고 단기적인 과업에만 열중하며 동료와 정보 공유를 자신도 모르게 꺼려하는 등의 '초킹'이 성과를 해치고마는 것은 아닐까요?


돈으로 충전된 동기는 역량의 발휘를 훼방하여 결국 성과를 떨어뜨립니다. 게다가 돈으로 끌어올린 동기는 모래성처럼 쉽게 무너지죠. 다음 번엔 더 높은 보상을 약속해야 그나마 동기가 생길 테니까요. 돈으로 동기를 구축(構築, build up)하려고 하면 오히려 동기를 구축(驅逐, crowd out)하고 맙니다.



(*참고문헌)

Mobbs, D., Hassabis, D., Seymour, B., Marchant, J. L., Weiskopf, N., Dolan, R. J., & Frith, C. D. (2009). Choking on the money reward-based performance decrements are associated with midbrain activity. Psychological science, 20(8), 955-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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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자리에 올랐을 때 조심할 것들   

2013. 9. 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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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있는 자리에 올랐을 때 조심할 것들] 2013년 9월 10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지난 번 방송에서 ‘권력자의 자세’라는 말을 설명한 적 있는데, 자신의 몸이 가능한 한 많은 공간을 차지하도록 만들면 상대방에게 ‘나는 당신을 지배한다’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뜻이었다. 권력자의 자세를 취하면, 몸에서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는 데, 그 호르몬의 작용 때문에 상대방에게 지배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잘 나갈 때를 조심해야 한다. 그러다가 한방에 훅~ 간다”라는 말을 농담처럼 쓰곤 하는데, 실제로 직장에서 팀장으로 승진하거나, 조직에서 대표로 올라가면, 조심해야 한다. 왜냐하면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인데, 오늘은 그런 자리에 올라갔을 때 어떤 심리 상태가 되는지, 그리고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겠다.



2. 힘 있는 자리에 올라가면 어떤 모습이 나타나는가?


남들이 보기엔 별거 아닌 힘이라고 해도, 누군가를 지배하거나 관리하는 역할이 주어지면, 자신도 모르게 이상한 행동을 하기가 쉽다. 어떤 실험에서 학생 2명한테는 사회 현안에 대해 짧은 글을 쓰도록 했고, 나머지 1명에게는 다른 학생이 써 온 글을 평가하는 권한을 주었다. 학생들에게는 쿠키 5개가 간식으로 주어졌는데, 1개씩 먹고 나면 2개가 남지 않나? 그러면 우리는 보통 미안해서 남은 쿠키를 선뜻 집지 못한다. 하지만, 보스(boss) 역할을 맡은 학생은 다른 학생들보다 자연스럽게 4번째 쿠키를 집어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과시하는 듯 입을 벌리고 쿠키를 씹어댔고, 테이블 위에 쿠키 부스러기를 잔뜩 흘렸다고 한다.


이렇듯 힘 있는 자리에 올라가면, 자기도 모르게 탐욕스러워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2009년에 미국의 자동차 3사의 회장들이 워싱톤으로 구제금융을 요청하러 갔었는데, 그때 최고급 전용 제트기를 타고 갔다고 해서 사람들에게서 비난을 받은 적이 있다. 이처럼 힘 있는 자리에 가면, 자기가 뭘 잘못하는지 모르는 경향이 있다.



3. 자기가 뭘 잘못하는지 모른다? 대표적인 사례는?


우리 방송이 교통방송이니까 자동차를 예로 들어서 말해 보겠다. 어떤 학자가 도로에 다니는 자동차를 면밀하게 살펴봤는데, 최고급 자동차들 중 30퍼센트가 끼어들기 위반을 했지만, 낮은 등급의 자동차들은 7~8퍼센트만 끼어들기 위반을 했다. 그리고, 낮은 등급의 자동차들은 횡단보도의 선을 밟지 않았는데, 최고급 자동차는 45퍼센트 넘게 횡단보도를 침범했다고 한다.


왜 그럴까? 자동차가 최고급이면 사회적으로 높은 위치에 올랐다는 착각을 일으키고, 그 때문에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왕성해진다. 그렇게 되면, 비윤리적인 행동을 해도 자기에게 사회적인 제약이 가해지지 않을 거라고 다시 착각하게 된다. 또, 자기가 하는 일이 중요하고 막중하다는 이유로 비윤리적인 행동을 합리화한다. 그리고, 의사결정을 할 때도 무리수를 두는 경우도 많다.





4. 의사결정할 때 무리수를 둔다? 자세히 말씀해 주신다면?


한 실험에서 사람들한테 권력자가 된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하고서, 주사위 게임을 하도록 했다. 그런데, 주사위는 본인이 던질 수도 있었고, 다른 사람이 대신 던져줄 수도 있었다. 자기가 권력자라고 인식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가 주사위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반대로, 자기가 남에게 지배를 받는 사람이라고 인식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주사위를 던져 달라고 더 많이 부탁했다. 이상하지 않나? 주사위를 본인이 던지든, 남이 던지든 확률은 똑같다. 


그런데 왜 권력자가 되면 자기가 주사위를 던지려 할까? 바로 주사위 게임 같은 ‘우연’도 권력을 가지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큰 미래를 본인이 통제할 수 있다고 믿게 되면 어떻게 될까? 면밀하게 분석해서 결정하지 않고, 자기 마음이 가는대로 결정해서 무리수를 두게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지도자의 권력욕이 높을수록 전쟁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니까 틀린 말은 아니다.



5. 힘 있는 위치에 가면 조심해야 할 것은 또 무엇이 있는가?


직장에서 팀장이나 임원의 위치에 올라가면, ‘자기중심적’으로 변할지도 모르니까 조심해야 한다. 청취자들도 한번 따라해보면 좋겠는데, 먼저 눈을 감고, 자기가 남을 지배해 본 경험을 머리 속으로 떠올려 보라. 예를 들어, 시험 감독을 했다든지, 남에게 훈계를 했다든지 했을 때 어떤 느낌이었는지 상상해 보는 거다. 그런 다음에, 알파벳 대문자 E를 손가락으로 자기 이마에 써보라. 


이때 E를 어떤 방향으로 쓰느냐가 중요한데, 아마도 권력자의 이미지를 잘 상상했던 사람들은, 자기가 볼 때 알파벳 E가 제대로 보이게 썼을 것이다. 그러니까 ‘자기 관점’으로 E를 썼다는 것인데, 그렇게 되면 남들은 그게 E 라고 안 보이고, 숫자 3처럼 보일 거다. 이처럼 조직에서 힘 있는 자리에 올라가면, 자기도 모르게 자기 중심적이 될지 모른다.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6. 권력에 대한 욕구가 높은 사람들의 특징이 뭔지 안다면 좋을 텐데, 어떤 특징이 있는가?


사실 좀 안타까운 일이지만, 권력욕이 높은 남자들은 그렇지 않은 남자들에 비해 여자를 많이 학대하는 경향이 있다. 여자가 돈이 많거나 상대적으로 높은 위치에 있을 때 더 학대한다고 한다. 이렇게 권력자가 되면, 자기보다 권력이 쎈 사람보다는 여자나 부하 직원과 같이 상대적으로 약한 사람을 괴롭힌다고 한다. 아마도 힘을 얻게 되면 자기가 힘이 있다는 느낌을 계속 받기 위해서 그러는 것 같다. 흔히 ‘권력에 취한다’라는 말이 있는데, 힘을 얻으면 테스토스테론 말고도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된다. 그런데 도파민은 마약의 성분과 비슷하다. 진짜로 권력에 취한다는 말이 맞다.


하지만, 권력 있는 자리에 가면 부작용도 있다. 얼마 전에 미국 대통령 오바마가 5년 전의 사진과 지금의 사진을 비교해서 올려 놓은 것을 봤는데, 5년 사이에 엄청나게 노화가 진행된 것을 볼 수 있다. 실제로 권력자가 되면 노화가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그만큼 스트레스도 많이 받기 때문에, 권력이 좋은 것만은 아니다.



7. 그런데, 권력욕이 어느 정도 있어야 조직이 유지되는 것 아닌가? 권력욕이 항상 나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권력욕에도 좋은 권력욕과 나쁜 권력욕이 있다. 권력욕은 ‘P권력욕’과 ‘S권력용’으로 크게 나뉜다. P권력욕은 개인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권력욕을 말하는데, P권력욕이 강한 사람은 세상을 ‘내가 이기고 너는 지는’, 그런 제로섬 게임으로 생각한다. 무모한 선택을 자주하고,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반면에, S권력욕은 조직이나 사회 전체의 목적을 추구하는 권력욕이다. S권력욕이 강한 사람은 사회 전체적으로 이익이 되는 변화를 추구하고, 절제를 할 줄 알고 자기판단력을 지니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P권려욕과 S권력욕이 가지고 있는데, 그 비율이 사람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여자들이 남자들보다 S권력욕의 비율이 높다. 조직에서 팀장을 뽑을 때나, 새로운 직원을 채용할 때, 그 사람이 P권력욕과 S권력욕 중에서 무엇이 높은지 잘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국회의원이나 대통령을 뽑을 때도 마찬가지다.



8. 끝으로, 힘 있는 위치에 가게 될 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 하나를 일러준다면? 


1986년에 소련의 체르노빌 원자로가 폭발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원인이 무엇인지 아는가? 알고 보니, 부하직원들이 원자로의 상황을 윗사람에게 제대로 보고하면, 소위 말해서 ‘깨질까봐’, ‘혼날까봐’, 두려워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아주 사소한 이유 때문에 지금까지 아주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자기가 힘을 가졌다고 과시하거나 밑의 사람들을 강압적으로 대하면, 입을 닫아버리고 ‘될대로 되라’, 이렇게 생각해 버린다. 이런 현상을 ‘침묵 효과’라고 부른다. 이게 바로 힘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부하 직원들이 별로 의견을 이야기하지 않는 이유는 직원들이 바보라서가 아니라, 자기가 너무 강압적으로 대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할 필요가 있다.


(끝)


참고도서 : <승자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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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강사의 강의가 정말 도움이 될까?   

2013. 9. 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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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두 명의 강사가 있습니다. 한 사람은 허리를 꼿꼿이 편 상태로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아무런 자료를 보지 않고 유창하게 말을 이어갑니다. 그는 수강생들과 눈을 잘 마주치면서 적절하게 제스쳐도 취할 줄 아는 강사입니다. 다른 한 강사는 이와는 반대로 교탁 앞에 꾸부정한 자세를 취한 채 종이에 적힌 내용을 읽어 내려가기만 합니다. 사람들과 눈을 맞추기는커녕 읽다가 자주 더듬거리고 준비한 자료를 이리저리 뒤적거리기까지 합니다.


여러분이 두 명의 강사로부터 아주 생소한 주제로 강의를 들었다고 해보죠. 여러분은 누구에게 높은 점수를 주겠습니까? 누가 더 지식이 풍부하고, 더 강의를 잘 준비했으며, 더 효과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일까요? 우문인가요? 당연히 여러분은 더듬거리는 강사보다는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강사에게 높은 점수를 줄 겁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질문을 바꿔보죠. 둘 중 누구에게 강의를 들었을 때 여러분은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더 잘 기억할 수 있을까요? 다시 말해, 누구에게 강의를 들을 때 교육의 효과가 높을 거라고 생각합니까? 이번에도 당연히 여러분들 중 거의 대부분이 '유창한 강사'라고 답했을 겁니다. '더듬거리는 강사'를 선택한 사람은 아주 극소수겠죠.



그림 출처: http://everydaylife.globalpost.com/senior-lecturer-vs-professor-5048.html



하지만 이러한 판단이 옳지 않음(착각임)을 지적하는 연구가 있습니다. 아이오아 주립대학교의 샤나 카펜터(Shana K. Carpenter)와 동료 연구자들은 유창한 강사로부터 강의를 듣든, 더듬거리는 강사로부터 강의를 듣든 교육의 효과는 별 차이가 없음을 실험을 통해 주장합니다. 카펜터는 동일한 사람이 똑같은 내용으로 강의를 하되, 앞서 언급했듯이 강사가 유창하게 말하는 동영상과 미숙하게 말하는 동영상을 준비하여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도록 했습니다. 


카펜터는 참가자들에게 이 실험이 기억력 테스트라고 알렸고 가능한 한 집중하여 강의를 들어 달라고 요청했죠. 동영상을 보고 나서 참가자들은 강의에서 얻은 정보를 나중에 얼마나 잘 기억해낼지 예상해보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카펜터는 참가자들에게 10분 동안 다른 작업을 수행하도록 한 후, 참가들에게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5분 동안 가능한 한 자세하게 기록해 달라고 했습니다. 실제로 강의 내용을 얼마나 잘 기억하는지 측정함으로써 참가자들의 예상과 비교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유창한 강의를 들은 참가자들은 미숙한 강의를 들은 참가자들에 비해 자기들이 더 많은 내용을 기억해내리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참가자들이 써낸 답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 유창한 강의를 듣든 미숙한 강의를 듣든 기억해낸 정보는 차이가 나지 않았으니까요. 참 이상한 일이죠? 유창한 강의를 들으면 교육을 잘 받았다는 느낌이 들긴 하지만 실제로는 내용을 더 잘 기억해내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말입니다.


그렇다면, 강의의 유창함과 미숙함이 수강생들이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다시 말해, 유창한 강의를 듣고 나서 강의에서 들은 내용을 복습하는 시간은 미숙한 강의를 듣고 난 후에 복습하는 시간보다 길까요, 짧을까요? 후속 실험에서 카펜터는 앞선 실험에서 사용했던 2개의 동영상을 참가자들에게 보여준 후, 강사가 말한 내용(스크립트)을 참가자들 각자가 보는 모니터에 띄웠습니다. 카펜터는 참가자들에게 시간을 원하는 만큼 줄 테니 스크립트를 학습해도 좋다고 일렀습니다.


컴퓨터를 통해 측정된 복습 시간을 분석해보니, 두 그룹 사이에 차이는 미미했습니다. 앞선 실험과 똑같은 방식으로 강의 내용을 기억해 보라고 하니, 역시 두 그룹 간의 차이는 없었습니다. 강의의 유창함 여부는 공부 시간에도 기억력에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우리는 유창하게 강의하는 사람에게 훨씬 후한 점수를 줍니다. 그 사람에게 강의를 들으면 뭔가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나중에 더 많은 지식이 머리에 남을 거라고 기대하죠. 카펜터의 연구는 이런 판단이 착각일 수 있음을 경고하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유창한 강의를 들을 때 더 많이 배우고 있다고 착각하는 걸까요? 카펜터는 전문가적인 분위기가 뿜어져 나오는 사람을 볼 때 우리는 그가 전문성을 갖추기까지 얼마나 고된 과정을 거쳤는지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런 전문성을 '쉽게 보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강사가 유창하게 지식을 전달하면 그 지식을 얻기까지의 어려움을 인식하지 못하고 은연 중에 그 지식을 '쉽게만' 본다는 것이죠. 그래서 어떤 강의를 들은 후에 교육의 효과를 스스로 측정하고자 한다면 '얼마나 강사의 말을 잘 이해했는가?'가 아니라 '나는 강사가 말한 내용을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가 되어야 한다고 카펜터는 말합니다.


이 연구가 실험실에서 이루어졌기에 현실의 교육 환경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는가란 한계가 분명히 존재하지만, 유창한 강의를 들었다고 해서 스스로 많이 배웠다, 배운 것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겠다, 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공부는 강의 수강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수강 후에 스스로 얼마나 학습하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죠.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Carpenter, S. K., Wilford, M. M., Kornell, N., & Mullaney, K. M. (2013). Appearances can be deceiving: instructor fluency increases perceptions of learning without increasing actual learning. Psychonomic bulletin & review,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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