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통방송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
[회의를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 2013년 11월 5일(화)
1.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해볼까?
사회자께서는 방송 진행을 위해서 제작진들과 회의를 할텐데, 하루에 보통 몇 시간이나 회의를 하는가? 많은 직장인들이 회의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서 일할 시간이 없다고 하소연하는데, 보통 관리자들의 경우, 하루에 40~50%의 시간을 회의하는 데 쓰는 것 같다. 특히 월요일이 되면 아침 7시부터 여러 회의에 참석하느라 파김치가 되곤 하는데, 어떨 때는 우리가 회의에 중독돼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될 정도다. 오늘은 과연 회의가 업무에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살펴보고, 회의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중심으로 이야기할까 한다.
2. 먼저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회의의 실태를 이야기해 준다면?
회의를 많이 하더라도 효과가 있다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인더스트리 위크에서 2천명의 관리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 관리자들은 회의의 30퍼센트는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최대 50퍼센트의 회의가 쓸모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회의에 열심히 참여하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쓸데없이 시간만 축낸다는 것이다.
갤브레스라는 경제학자가 “회의는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꼭 필요하다”라는 말을 했는데, 실제로 관리자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다는 말이다. 회의에 대해서 이렇게 비판적인 의견이 많다면, 직원들에게 회의를 하지 말라고 금지시키거나, 회의 시간에 제한을 가하면, 생산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어떻게 생각하는가?
3. 그래도 회의를 해야 의사소통이 될테니 생산성이 높아지는 것 아닌가?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회의를 없애거나 시간 제한을 가하면 생산성이 훨씬 높아진다는 연구가 있다. 어떤 조사에서 경영자들 중 45%가 ‘최소 일주일에 하루’는 회의를 하지 않도록 하니까 직원들이 더 생산적으로 일한다고 답했다. 왜 그렇냐면 회의에 참석하느라 충분히 일할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실시한 연구에서, 보통의 직원들이 일주일에 실제로 일하는 시간은 겨우 3일, 그리고 하루에 1.5시간 밖에 안 된다는 걸 밝혀냈다.
회의가 생산성에 도움이 안 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대부분의 회의가 그저 ‘상황 보고’ 차원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회의는 함께 모여 문제를 해결한다든지, 의사결정하기 위한 도움을 얻는다는지, 이런 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저 ‘지금까지 이러이러했다. 앞으로 이러저러할 것이다’라고 직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 회의를 하는 것이다. 메일이나 게시판에 올려도 충분한데, 사람들 모아놓고 그냥 읊어대기만 하는 걸 회의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그림 출처 : halosdaily.com )
4. 회의가 생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면?
많은 회사들이 월요일 아침 일찍 임원회의와 같은 중요한 회의를 열곤 한다. 조금 전에 말씀 드렸지만, 지난 주에 무엇을 했고, 이번 주에는 무엇을 할지, 그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서 이런 회의를 여는데, 문제는 직원들이 일요일 오후에 나와서 월요일 아침 회의를 준비하느라 쉬지 못한다는 것이다. 경영진이 볼 자료를 만들고 프린트해서 자리마다 배포하려면 일요일날 나올 수밖에 없는데, 고작 1시간짜리 회의를 준비하느라 직원들이 보통 4시간 이상 시간을 써야 한다고 한다.
이래서 월요일 아침 일찍 시작하는 회의는 여러 사람을 힘들게 하는데, 주간 회의를 꼭 월요일 아침에 해야 하는지 생각해 보면 좋겠다. 나는 화요일 아침에 하든지, 아니면 금요일 오후에 하라고 권하는데, 직원들이 자기네끼리 모여 ‘회의를 준비하기 위한 회의’를 하는 건 정말 비효율적이고, 서로 피곤하게 만드는 일이다. 그런 요식적이고 형식적인 회의는 폐지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5. 지금까지는 회의의 문제점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이제 회의를 잘하기 위한 방법을 알려 준다면?
먼저 목적이 분명만 회의만 해야 한다. 아까 말씀 드렸듯이, 그냥 정보 공유를 위해서, 또 일장 훈시를 하기 위한 회의라면, 안 하는 게 훨씬 좋다. 메일이나 그룹웨어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 어떤 경영자는 다같이 모여서 결정을 내려보자고 말하면서 회의를 소집하는데, 이런 목적은 아주 좋지 않다. 의사결정이 쉽지 않아서 회의가 길게 늘어지고 일할 시간을 까먹기 때문이다. 회의는 이미 결정된 사안을 보완하거나, 그 결정사항을 어떻게 실행에 옮길지를 논의하기 위해서만 열어야 한다. 정리하면, 정보 공유나 의사결정을 하기 위한 회의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실행계획을 세우기 위한 회의가 되어야 한다.
6. 회의 주최자가 회의를 잘 운영하기 위한 팁을 좀 알려달라.
가장 첫 번째 룰은 ‘회의는 정해진 시각에 바로 시작하라’는 것이다. 늦게 참석하는 사람 때문에 5분, 10분 기다리는 경우가 있는데, 절대로 그렇게 하면 안 된다. 늦게 오는 자가 중요인물이든 아니든 상관없다. 늦게 온 사람을 위해 지금까지 회의했던 내용을 이야기해주는 경우도 있는데, 역시나 해서는 안되는 행동이다. 늦게 참석해서 생기는 불이익은 그사람이 책임지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이 15분이 지나서 회의실에 들어오면 못 들어오도록 해야 한다. 그게 모두를 위해 좋다.
회의 시간과 관련해서 또 하나의 룰은 회의 시간을 ‘1시간 단위’로 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것이다. 10분 짜리 회의, 15분짜리 회의를 열어서 빠른 시간 안에 회의를 끝내고 업무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이 되면, 아무리 할 이야기가 더 남았다 해도 미련없이 끝내는 게 좋다. 회의를 다시 여는 한이 있더라도, 한번 정해진 시간 내에 회의를 끝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7. 그 밖에도 여러 가지 팁이 있을 듯 한데?
회의에 참석하는 인원을 최소화할수록 좋다. 보통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에는 ‘정보를 알아둬야 할 사람’이 많다는 생각 때문에 이사람 저사람 많이 부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참석자가 많아지면 누군가는 한마디도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모든 사람에게 한마디씩 하라고 하면 회의가 질질 늘어질 수밖에 없다. 또 회의에 많은 사람을 초대하면, 늦게 오는 사람이 꼭 몇 명 있기 때문에 회의실 분위기가 산만해질 수 있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
또, 회의에 참석해 달라는 요청에 직원들이 거절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기가 필요하면 참석할 것이고, 참석해 봤자 별 이득이 없거나 불이익이 없다고 생각하면 참석하지 않을 거라고 편히 생각해야 한다. 물론 거절한다고 해서 벌을 주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
8. 끝으로, 회의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주의해야 할 점을 정리해 준다면?
절대로 노트북을 가지고 들어오도록 해서는 안 되고, 또 휴대폰을 만지작거리게 해서는 안 된다. 회의에도 경청의 룰을 적용해야 한다. 회의 내용을 기록하겠다면서 노트북을 가지고 오는 사람이 있는데, 잘 살펴보면 회의에 집중하지 않고 인터넷을 하거나 메일을 쓰면서 딴짓을 한다. 딴짓하는 사람은 내쫓을 필요가 있다. 참석자들에게 종이와 펜만 가지고 참석하도록 해야 하고, 회의 시작 전에 휴대폰 수거함에 각자의 휴대폰을 모아둬서 딴짓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누가 와서 ‘윗사람이 찾는다’고 해도 절대로 가게 해서는 안 된다. 회의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인식시켜야 한다.
또, 회의 주최자는 회의 시간을 가능하면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그럴려면 회의를 시작하면서 회의의 목적과 기대하는 산출물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그리고 회의에서 논의할 사항도 가능하면 3개 이내로 줄여야 한다. 또 회의 목적과 상관없는 말을 하는 사람과 여러 번 반복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을 제지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회의를 일찍 끝내면서도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
참고사이트 : http://www.psychologytoday.com/blog/wired-success/201204/why-meetings-kill-produc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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