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업계획 시즌이 되면서 미래 예측에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을 겁니다. 어떤 변수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변수의 상승을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상승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수집하려고 노력하겠죠. 분명히 변수의 하락 가능성을 가리키는 근거가 어딘가에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그것보다는 자신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자료만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서 상승 가능성을 실제보다 높게 잡는 오류를 범하고 전략도 실패하게 되죠. 이런 편향을 ‘확증 편향’이라고 합니다. 이제 너무나 유명해져서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대표적인 판단의 오류 중 하나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확증 편향에 따른 예측의 오류를 어떻게 하면 막을 수 있을까요? 당연히 자신의 기대와는 반대되는 근거를 찾음으로써 한쪽으로 쏠린 예측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오늘은 기대를 충족시키는 근거와 기대와 모순되는 근거를 모두 찾아야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이제는 당연하게 여겨지는 편향 해소법을 제시한 오래된 논문 결과를 소개합니다.





이스라엘 하이파 대학의 야세르 코리아트(Asher Koriat)와 동료들은 73명의 실험 참가자들에게 둘 중 하나를 고르는 문제를 여러 개 제시했습니다. 예를 들어 “사비나족은 (1) 고대 인도 부족이다  (2)고대 로마 부족이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게 한 다음, 그 답을 얼마나 확신하는지 50%에서 100% 사이의 값을 쓰도록 했죠. 


참가자들의 확신 정도를 x축으로, 적중률을 y축으로 설정하고 그래프를 그리니, 참가자들이 과도한 자신감을 보였다는 사실이 발견되었습니다(아래 그래프에서 점선으로 나타낸 곡선). 예컨대 80% 정도로 답을 확신한 경우에 그 답이 맞을 확률은 60%에도 미치지 않았던 겁니다. 과신에 휩싸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판단했다면 80% 확신할 경우 80%의 적중률을 나타내야 하겠죠(아래 그래프에서 직선으로 표현된, 우상향 대각선).





코리아트는 참가자들에게 다시 여러 개의 문제를 제시하고 답을 고르게 했는데, 이번에는 답이 정답일 확률을 이야기하기 전에 두 개 답안을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모두 생각하여 적으라고 했습니다. 그런 다음, 그 근거들을 얼마나 자신하는지 7점 척도로 점수를 매기게 하고 최종적으로 자기가 결정한 답이 정답일 확률을 말하게 했습니다.


이렇게 하자 참가자들의 과신은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실선으로 그려진 것이 바로 그 결과입니다. 대각선에 가까울수록 확률을 올바로 예측한다는 것을 나타내는데, 아까 언급한 점선보다는 대각선에 가깝죠.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모두 생각하라고 하니까 예측력(어떤 사건의 발생 유무를 맞히는 능력이 아니라, 그 사건의 발생 확률을 올바로 예측하는 능력)이 향상된 거죠.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예측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는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아직 확실치는 않았습니다.


코리아트는 좀더 확실한 증거를 얻기 위해서 후속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참가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답을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하나씩 적도록 했습니다. 두 번째 그룹에겐 지지하는 근거만 제시하도록 했고, 세 번째 그룹에게는 자신의 답을 지지하지 않는 근거만 이야기하게 했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답을 지지하지 않는 근거만 적도록 한 세 번째 그룹의 예측력이 가장 뛰어나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아래 그래프 참조). 지지하는 근거만 제시하도록 한 두 번째 그룹은 전혀 예측력이 향상되지 않았고, 지지하는 근거와 지지하지 않는 근거를 하나씩 제시케 한 첫 번째 그룹은 예측력이 소폭 향상됐죠. 이것으로 보아,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근거를 일부러 찾거나 청취하는 것이 과신을 막고 예측력을 향상시키는 ‘비결’임을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의견을 지지하는 근거만 눈에 들어오고 지지하지 않는 근거는 부지불식간에 무시해 버리는 확증 편향과 그로 인한 과신 때문에 많은 전략이 실패로 끝납니다. 코리아트의 실험은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져야 한다는 이유(속된 말로 ‘으쌰으쌰’ 해보자는 이유)로 전략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근거만 잔뜩 찾을 경우 어떤 결과를 얻게 되는지 경고합니다. 추진하고 싶은 전략을 반대하는 의견을 일부러 청취하는 것이 확증 편향으로 인한 전략의 실패를 막을 수 있는 방법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야 하겠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자신의 전략을 지지하는 근거만 찾고 있지 않습니까?



(*참고논문)

Koriat, A., Lichtenstein, S., & Fischhoff, B. (1980). Reasons for confidence.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Human Learning and Memory, 6(2),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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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1. Favicon of http://mindman.tistory.com BlogIcon mindman 2013.12.02 09:04

    아주 좋은 내용인 것 같습니다.
    다만 반대가 되더라도 감정이 상하게 되는 것이 문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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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Favicon of http://www.freedomsquare.co.kr BlogIcon 전경련 자유광장 2013.12.02 11:00

    좋은 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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