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해도 '해로운 직원'은 짤라야 합니다   

2023. 9.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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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toxic) 직원’이란 말의 뜻을 아십니까? 독성 직원은  일을 잘하냐 못하냐와 상관없이 동료와 조직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직원을 말합니다. 조직의 ‘자산’과 사람에 해로운 행동을 ‘일삼는’ 직원을 일컫죠. 일을 잘하든 그렇지 못하든 간에 말이죠. 아마 여러분의 머리 속에 바로 떠오른 '누군가'가 있을 겁니다. 그 독성 직원을 지금 당장 짤라야 할까요? 만약 그 직원이 일을 잘하는 직원이라면 잘 달래서 계속 조직에 기여하도록 ‘써 먹는 것’이 좋을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일 잘하는 독성 직원’을 조직에 그대로 둘 때의 이득과 손실을 서로 비교해야 할 겁니다. 그런데 정성적 비교로는 아무런 결정을 내릴 수 없겠죠. 확실한 판정을 내리려면 돈의 크기로(정량적으로) 비교해야 할 겁니다.

무척이나 다행스럽게도 정량적 비교를 진행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코너스톤 온디멘드(Cornerstone OnDemand)의 마이클 하우스먼(Michael Housman)과 노스웨스턴 대학교 캘로그 경영대학원의 딜런 마이너(Dylan Minor)는 6만 여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을 실시했습니다.

복잡한 분석 과정을 거친 결과, 상위 5퍼센트의 우수직원을 보유할 경우에 회사에게 주는 이득은 평균 3,875달러였습니다. 상위 1퍼센트의 스타직원을 보유할 때의 이득은 5,303달러였고요. 반면, 일 잘하든 못하든 독성 직원을 계속 보유할 경우의 손실액(즉 독성직원을 내보낼 때 얻는 이득)은 평균 12,489달러였습니다. 상위 1퍼센트의 스타직원이라 해도 그 직원이 조직에 해로운 행동을 일삼는 독성 직원이라면, 계속 조직에 보유할 때의 손실액이 그 직원으로 얻는 이득보다 2.5배 가량 컸던 겁니다. 

하우스먼과 마이너가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얻은 결과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전 세계에서 1명 나올까 말까 한 상위 0.001% 인재라면 모를까, 독성 직원이라고 판단되면 그가 우수인재라 하더라도 ‘짜르는 것’이 더 이득이 됩니다!

하우스먼과 마이너는 (1) 자신의 능력에 지나친 자신감을 보이고 (2) 남보다 이기적인 경향을 드러내며 (3) 규칙 준수를 '남들에게' 강조하는 사람일수록 나중에 독성 직원이 되어 회사의 규칙을 무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는데요, 이들이 조직의 상층부로 이동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잘해야 할 겁니다. 쉽지는 않겠지만요.


*참고논문: Housman, M., & Minor, D. (2015). Toxic workers. Harvard Business School Strategy Unit Working Paper, (16-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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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라이' 상사와 동료 때문에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https://infuture.kr/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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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없는 날'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   

2023. 9. 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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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상 회의실 예약이 꽉찬 조직일수록 일이 잘 진척된다기보다 난항에 빠지거나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뭐가 잘 안 되니까 줄창 회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보려는 것일 테고, 실무를 수행하는 데 힘을 쓰기보다 책임지지 않으려는 의도로 앞에서 감놔라배놔라 하는 일에만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회의가 많을수록 조직의 생산성은 저하된다는 점은 이미 여러분도 체감하는 바일 겁니다. 일만 좀 하려고 하면 “회의하러 갑시다!”, “회의실로 집합!”이라는 소리에 짜증이 날 겁니다. ‘내가 꼭 참석 안 해도 되는 회의’에도 불려가는 일도 허다하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회의 시간을 좀 줄일 수 있을까요? 여러 방법이 있지만, 오늘은 그 중 한 가지를 말씀 드리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회의 없는 날'을 운영하는 것입니다. 적어도 그날 만큼은 ‘마음껏’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안전함을 직원들에게 주자는 방법인데요. “오늘은 절대 회의를 하지 말아야 한다. 일대일 회의도 마찬가지다. 회의실을 아예 잠궈 버리겠다.”라는 조치를 취해 보면 어떨까요? 긍정적 효과가 정말 있을까요? 물론입니다. 그것도 아주 많이.

헨리(Henley) 경영대학원의 벤 레이커(Ben Laker) 등은 50개국에 걸쳐 1,000명 이상의 기업 76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는데요, 그 기업들은 각기 ‘회의없는 날’을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일주일에 1일을 그렇게 하는 기업부터 아예 5일 내내 회의를 못하게 막는 기업까지 다양했어요. 일주일에 2일을 회의없는 날로 운영하는 것이 평균이었습니다. 

레이커는 이 기업들의 HR 담당 임원과의 인터뷰, 직원 대상의 설문조사 등을 실시했는데요, 회의없는 날을 운영한 후로 각 기업이 여러 가지로 상당한 효과를 얻었음을 발견했습니다. 회의없는 날을 하루만 운영해도 자율성, 소통, 협력, 몰입, 생산성, 직원만족도 측면의 지표가 긍정적으로 변화했으니까요. 또한 마이크로 매니징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부정적 지표는 줄어들었죠. 

레이커의 연구에 따르면, 회의 없는 날을 일주일에 3일 정도 운영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일주일의 시작인 월요일, 일주일을 마무리하는 금요일에만 회의를 하고, ‘화-수-목’엔 온전히 업무에 집중케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죠.

체중 다이어트만큼이나 어려운 회의 다이어트, 이번에는 꼭 성공하길 바랍니다. 회의를 줄이고 일할 시간을 직원들에게 돌려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성과를 낼 테니까요.

*참고논문: Laker, B., Pereira, V., Budhwar, P., & Malik, A. (2022). The surprising impact of meeting-free days. MIT Sloan Management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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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 때 파워포인트를 사용 못하게 하면 어떨까요?    https://infuture.kr/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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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기업은 '글로벌 클래스'입니까?   

2023. 9.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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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제가 번역한 책이 한 권 출간됐습니다. <글로벌 클래스>라는 책인데요,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때 겪는 여러 가지 실수와 함께, 그런 실수를 겪지 않기 위한 접근방법을 다양한 사례로 설명하는 책입니다. 글로벌 진출을 단순히 '지사 설립' 정도로 생각하는 기업이라면 '글로벌 클래스 기업'이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본사의 방식보다는 현지의 문화와 고객의 사고방식 등을 철저하게 분석하고 그에 따라 각 시장의 비즈니스 모델을 '현지화'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기업이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클래스 기업'입니다.

책이 좀 두껍습니다. 470페이지 가량 되는데요, 글로벌 진출을 꾀하는 기업 담당자들에게 실무적인 지식을 많이 전달하려다 보니 두꺼워진 것 같네요. 이 책에 제가 실은 '옮긴이의 말'을 읽어 보시면 책이 의도하는 바를 이해하기 쉬울 겁니다. 인터넷 서점에서 지금 판매 중입니다.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옮긴이의 말'

오래 전에 나는 A사의 해외 진출 전략에 관해 컨설팅을 진행한 적이 있다. 외국 기업이 국내에서 제조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법적으로 허용되기 시작하자 “가만히 있을 수 없다. 우리도 밖으로 나가자”는 취지로 시작된 프로젝트였다. 3개월 간 나는 팀원들과 함께 진출 가능한 국가들을 총망라한 다음, 각국의 경제 상황, 시장 리스크와 규모, 고객의 성향 등을 분석했다. 여차저차해서 구 소련에 속해 있던 모 국가를 가장 적합한 해외 진출국으로 선정했고 클라이언트로부터 “잘했다”는 인정을 받으며 프로젝트를 끝냈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프로젝트의 범위는 최적의 진출 가능 국가를 선정하는 것에 국한되었기에 실제로 그 나라에 어떤 방법과 절차로 진출해야 하는지는 클라이언트의 몫이었다. 지사 설립과 현지인 채용, 현지 시장 조사, 규제 파악 및 분석 등을 막막해 하던 A사 담당자는 나에게 여러 번 전화를 걸어 문의를 해왔지만, 내 전문성 밖의 주제이기도 했고 실행 방안을 참고할 만한 자료를 찾을 수도 없었기에 나는 그에게 총론적인 조언 밖에 할 수 없었다. 게다가 예산의 한계로 인해 현지 방문없이 국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자료만을 바탕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였고 개인적으로도 한번도 방문해 본 적 없는 국가였기에 내게 현지 지식이 있을 리 만무했다.

몇 년 후, 어느 모임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 안부를 겸해 그 프로젝트의 후속 상황을 물었다. 어찌어찌해서 추진은 됐지만, 원래 목표로 했던 ‘현지 공장 건설’까지는 이르지 못하고 그 국가에 자기네 제품을 수출하는 선에서 마무리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서로 민망했는지 차 한 잔 제대로 마시지 못하고 헤어진 기억이 있다.

그때 만약 이 책이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번역을 하면서 몇 번이고 떠오른 아쉬움이었다. 국내 고객만을 기반으로 성장한 ‘내수 기업’의 입장에서 글로벌 진출은 창업만큼이나 막막하고 지난한 과제일 터! 이제껏 경험해 왔던 모든 것을 부정하고 맨땅에 헤딩하듯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두려운 일일 터! 그 담당자가 이 책을 쥐고 있었더라면 글로벌 진출이라는 안갯 속 항해에서도 용기있게 돛을 펼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번역하는 동안 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 책은 스타트업과 중견 벤처기업들이 내수 시장을 벗어나 ‘글로벌 클래스’로 올라서기 위한 조언들이 주로 담겨 있지만, 나는 수십년 간 내수기업으로 살아온 전통 기업들에게 오히려 유용한 가이드라고 생각한다. 물론 대부분의 전통 기업들은 해외 지사 몇 곳을 두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막을 들여다 보면 그저 제품 수출이나 서비스 등 제한된 기능을 담당하는 지사이거나, 말이 ‘지사장’이지 지사장 혼자 사무실을 지키는 ‘연락 사무소’ 성격의 단순한 형태를 띤 곳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이 지향하는 ‘글로벌 클래스 기업’, 즉 현지 문화의 뉘앙스와 현지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현지화의 필요성과 요소를 본사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며, 그에 따라 제품과 서비스를 그곳 시장에 맞게 주도적으로 현지화하는 기업은 의외로 적다.

알다시피 내수 시장의 한계는 명확하다. 시장 규모도 그렇고 고객 기반 역시 제한돼 있다. 내수 고객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제품과 서비스를 혁신할 동기도 얻지 못한다. ‘어차피 잘팔리는 데 굳이 왜 혁신을?’ 그러나 법적 보호를 더 이상 받지 못하게 된 A사의 경우처럼 외국기업들이 국내로 밀고 들어오면 어떨까? 지구상 어디에서든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는 초연결사회에서 언제든 경쟁사 제품과 서비스로 옮겨갈 준비가 되어 있는 고객들이 참신한 가치에 눈을 뜬다면 어떨까? 이런 리스크를 글로벌화라는 적극적 방법으로 사전에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이 미덕 중 하나라고 본다.

아직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를 이루지 못한 채 대부분의 수익을 국내에 의존하는 내수 기업들의 비전 선언문에 ‘글로벌 Top’이라는 문구가 들어있는 것을 볼 때마다 헛웃음이 나오는 건 어쩔 수 없다. 해외 지사망이 빈약하고 단순 수출에 그치는 기업이라면 ‘제품 현지화를 통한 해외 매출 확대’가 현실적인 비전일 텐테 말이다. 하지만 현지화라는 개념을 잘 알지 못하고 이들에게 글로벌 진출을 위한 제대로 된 방법과 노하우가 없는 것에서 기인하는 사고의 한계라는 생각을 하면 웃음기가 사라지곤 한다.

이 책은 ‘인터프리너(Interpreneur)’ 역할의 중요성을 시종일관 강조한다. 국제international을 뜻하는 ‘인터inter’와 비즈니스 혁신가의 마인드셋을 시키는 ‘프리너preneur’를 합쳐 만들어진 이 단어는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를 인식하고, 글로벌 확장을 위해 팀을 결집하며, 조직이 글로벌 클래스 마인드셋을 채택하고 유지하는 데 기여하는 비즈니스 전문가를 뜻한다. 인사 컨설턴트로서 나는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 달려 있음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 단순하게 영어를 잘하고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인터프리너라고 말할 수 없다. ’글로벌 클래스 마인드셋’을 갖춘 인터프리너의 육성과 유치가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화를 완성하는 데 중요하다는 점이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 중 하나다.

코로나라는 길고긴 터널이 이제 끝이 났다. 지금까지의 움추림은 글로벌을 향해 더 큰 도약을 기하기 위함이었다. 이 책이 그 도약의 기폭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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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이 상사와 대화를 할 때 ‘이쯤에서 이야기를 좀 끝내 주세요’라고 말하거나 몸짓 등의 신호를 보내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화는 오래 끌어봤자 소용이 없습니다. 오히려 반감을 살 수도 있죠. 여러분이 상사의 입장이라면 직원과 대화할 때 ‘이 정도 시간이면  충분하겠지’라고 생각하는 시간보다 좀 줄여야 합니다. 대개 직원들이 원하는 시간보다 더 긴 시간 대화를 이어가는 경향이 있다고 하니까요. 상대방을 위한다는 마음으로 부정적 피드백을 오래 해봐야 상대방은 그런 호의를 잔소리 혹은 히스테리로밖에 여기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적절한 시간에 대화를 끝낼 수 있을까요? 자기계발 전문가인 민다 제틀린(Minda Zetlin)은 ‘대화를 생각했던 것보다 일찍 끝내라’는 조언 외에 2가지 방법을 추가적으로 제시합니다.

첫째, 상대방으로부터 ‘대화를 이제 그만하자’라는 신호가 들어올 때까지 기다리지 않아야 합니다. 직원들은 무례하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여기까지 이야기합시다’란 표현을 잘 하지 못랍니다. 그러니 직원이 내 말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라고 느껴질 때 ‘쿨하게’ 대화를 끝내는 게 좋습니다.

둘째, 자연스럽게 대화 시간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회의실에 앉아 직원과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시간을 오버할 가능성이 큽니다. 직원에게 “공원 한바퀴를 돌며 이야기를 하자”라고 제안하는 게 좋습니다. 대화 시간을 공원 한 바퀴 도는 시간으로 치환시키는 영리한 방법이죠. 이렇게 대화를 제한하면 짧은 시간 안에 임팩트 있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고, 직원은 그 시간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겁니다.

저의 조언을 하나 더하자면, 이야기의 뼈대를 미리 생각한 다음 직원을 만나야 합니다. 처음에 어떻게 말을 꺼내고,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어떻게 전달하고, 그 이유와 근거를 어떻게 제시하고, 앞으로 기대하는 바를 어떻게 주지시킬지 등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나리오’를 머리 속에 숙지하거나 수첩에 간단히 메모한 다음에 직원과의 대화를 시작하길 권합니다. 

우스갯소리로 “나이가 들면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라는 말을 하곤 하죠. 나이가 들면 말이 길어지고 잔소리가 심해진다는 뜻으로 나온 말인지, 젊은 친구들은 ‘꼰대’의 말을 듣기 싫어한다는 말인지는 모르지만, 직원들이 리더의 말을 지루해 하거나 짜증스러워 할 수 있음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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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이 되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요즘 직원들   

2023. 9.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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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팬데믹은 경영 트렌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는데요, 여러 변화가 있지만 그 중에서 '직원들이 승진보다는 보상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이 눈에 띱니다. 여기에서 승진이란, 대리에서 과장으로, 과장에서 차장으로 오르는 승급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팀원에서 팀장으로 보임하는 것을 뜻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관리자로 보임되는 것을 기피하는 경향이 과거보다 크게 강화됐다는 것이죠. 

 


관리자가 되면 여러 가지로 책임이 뒤따르고 경영진의 기대를 크게 받는데, 직원들이 이를 명예로 여기기보다는 엄청난 부담으로 느낍니다. 책임과 기대는 커지지만 그에 따른 권한이 별로 주워지지 않는 것, 관리자가 되어도 보상이 팀원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등이 관리자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로 대두되는데요, 언뜻 그럴 듯해 보이지만 그저 표면적인 이유인 것 같습니다. 관리자가 되어 팀원들에게 ‘욕먹고 싶지 않다’는 게 진짜 이유이지 않을까요?

팀원으로 있을 때는 일이 잘못되는 거의 모든 이유를 팀장의 리더십 문제에서 찾았는데, 이제 자신이 그 자리에 올라간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자기라고 해서 현재의 팀장보다 리더십을 잘 발휘할 자신이 있을까요? 그 자리에 올라가면 밑으로부터 욕을 먹고 위로부터도 욕을 먹습니다. 

지금까지 성장하면서 부모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잘한다, 훌륭하다, 장하다’ 소리를 주로 들어왔던 MZ세대에게는 욕이나 비난을 감당할 내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제 생각입니다). 막상 관리자가 되면 온갖 불평과 비방을 어떻게든 견뎌낼 수는 있겠지만, 일단은 겁부터 내고 '관리자 되기'에 거부감을 보이죠. 팀장이 된다 해도 보상이 늘지 않는다는 불평은 따지고 보면 ‘욕받이’ 역할을 수행할 만큼 충분한 보상이 주어지지 않는다는 뜻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관리자로 승진하지 않아도 좋으니 실무자로 경력을 계속 쌓으며 보상 받고 싶다는 욕구는 요즘 젊은이들 사이의  보수적 경향과 맞물려 당분간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기에 앞으로는 관리자로 키울 사람과 실무자로 활용할 사람을 나눠서 경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을 강화해야 하지 않을까요? 

또한 보상체계를 승진과 연동시키던 시스템을 약화해야 합니다. 또한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누누이 이야기하듯) 관리자 보임(승진)은 일종의 ‘새로운 채용’이라고 인식하고 그에 따라 보임 작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현재의 직무에서 일 잘했다고 해서 관리자로 앉히는 순간, 그 직원은 놀라 달아날지도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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