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씨, 거짓말하는 거 다 알아요!   

2008. 5. 27. 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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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에서 사용하는 도구로 많은 사람들이 언어를 생각하는데, 실제 의사소통에서는 입으로 말하는 언어보다 얼굴 표정, 몸짓 등의 비언어적인 수단에 의한 의사소통이 65% 이상이라고 한다. 우리가 전화상이나 채팅상으로는 미묘한 감정이나 언어의 뉘앙스를 전달하거나 알아내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전화나 채팅으로는 보디랭귀지가 개입되지 않기 때문이다. '만나서 이야기해야 일이 잘 성사된다'라는 말을 자주 하는데, 그 이유는 보디랭귀지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보디랭귀지에 대해 쉽게 접하려면, 앨런 피즈와 바바라 피즈가 공저한 '보디 랭귀지'라는 책을 읽어 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이 책을 알게 된 계기는 지하철 안에서 였다. 어떤 여자가 이 책을 읽고 있었는데 옆에 서 있던 나는 조금씩 곁눈질로 훔쳐보다가 내용이 너무나 흥미로워 지하철에서 내린 후에 이 책을 바로 사서 읽고 말았다.

이 책은 보디랭귀지를 잘 다뤄야 좀 더 다른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직장에서는 자신감을, 상대방으로부터는 신뢰감을 얻어 상대를 쉽게 설득할 수 있으며 인간관계 모두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은 보디랭귀지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는 사람들의 표정, 몸짓, 행동 패턴 등에서 그사람의 생각과 의견을 알아채는 방법을 여러가지 사진과 삽화를 통해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가벼운 마음으로 독서를 즐기게 해준다. 친구를 기다리는 찻집에서, 지하철에서, 아니면 화장실 등에서 쉽게 읽히는 책이다.

그렇다고 이 책의 내용을 평가절하해서는 안된다. 보디랭귀지를 얼마나 잘 알아채고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거짓말하는 사람을 잡아내어 피해를 예방하거나, 크고 작은 협상테이블에서 우위를 차지하거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당신이 미혼 남녀라면 마음에 두고 있는 이성이 과연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고 있는지를 보디랭귀지를 통해 알아차릴 수 있다. 혹은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행동도 취할 수 있다.

많은 예시 중에 모두에게 유용한 보디랭귀지 하나를 소개하겠다. 과연 저 사람이 나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없는지 의심스러울 때 보디랭귀지를 관찰함으로써 알아내는 방법이 있다.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부모와 스승으로부터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고 자란 말 중에 하나가 '거짓말하지 말라' 라는 말일 것이다. 일종의 긍정적인 세뇌(?)인 셈이다.

그래서 그런지,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손을 사용해 얼굴 부위를 가리거나 만지거나 하는 행동을 자주 한다. 입을 손가락으로 가리는 행동이 가장 대표적이다. 또는 집게손가락으로 감은 눈을 꾹 누르는 행동, 코나 귀를 만지는 행동도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표시라고 한다. 신체적으로도 거짓말을 하게 되면 카데콜아민이라는 물질의 분비로 인하여 코 속의 조직이 팽창해 순간적으로 코가 간지럽고 미세하지만 커지기까지 한다고 한다. 거짓말을 할 때마다 코가 커지기 때문에 '피노키오 효과'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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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윈스키 성추문 사건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렀던 빌 클린턴은 법정에서 거짓말, 즉 위증을 했다는 것이 보디랭귀지 측면에서 저자들이 주장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수십차례 코를 만지거나 입을 가리는 행동이 목격되었기 때문이었다. 확실한 물증은 없었지만 클린턴 스스로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행동을 보디랭귀지에 의해 만천하에 드러낸 셈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사람들의 보디랭귀지를 유심히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과연 저 사람은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내 말은 잘 듣고 있는 걸까, 아니면 딴 생각에 젖어 있을 걸까, 혹 내게 거짓말을 늘어놓는 건 아닐까, 하고 말이다. 그리고 나도 모르게 튀어나오는 나의 보디랭귀지가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에 대해서 생각하다보니 몸짓과 표정 하나하나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아마 여러분도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자연스레 이같은 버릇이 생기게 될 것이다.

인간이 언어를 갖기 이전부터 보디랭귀지는 의사소통의 도구였다. 언어가 의사소통의 강력한 매체로 자리 잡은 요즘에도 보디랭귀지는 여전히 유효하며 유용하다. 상대의 마음을 읽는 보디랭귀지의 기술, 악용하면 안 되겠지만 좋은 방향으로 잘만 활용하면 뜻하는 것들을 얻는데 확실한 도움을 줄 것이다. 다같이 '보디랭귀지'를 읽어보자.

보디 랭귀지(상대의 마음을 읽는 비결) 상세보기
앨런 피즈 지음 | 대교베텔스만 펴냄
이 책은 가족간이나 친구간, 연인간, 남녀간 혹은 직장 생활에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보디 랭귀지를 담고 있는 책이다. 진화론적, 생물학적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신체 부위별, 상황별에 따른 다양한 보디 랭귀지의 의미를 실생활의 재밌는 이야기와 함께 보여주고 있고 심리학를 비롯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풍부하게 수집하고 인용하고 있다. 이 책은 상대의 속마음과 감정을 간파하여 거기에 따른 신속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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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꿈을 꾼 적이 있습니까?   

2008. 5. 27. 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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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그는 내게 말했다.

  "너는 곧 죽을 운명이다. 그리고 나는 너를 죽이기로 되어 있다."

나는 그 이유에 대해 묻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운명이라는 단어의 무게감 때문이었을까? 죽어야 할 이유가 있다면 죽어야 한다고 느꼈다. 나는 말없이 그의 다음 말에 귀를 기울였다.

  "사람들이 죽기 싫어하는 이유는 죽기 직전의 공포 때문이지. 어차피 죽어야 한다면 죽어야 하는 그 순간을 인지하지 못한 채 죽는 게 행복이지. 원한다면 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갑작스럽게 나타나서 너를 죽이도록 하겠다. 어때?"

나는 머리를 끄덕이고 동의를 표했다. 그리고 "제발 부탁이니 그렇게 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다시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기면서 "죽을 그 순간이 될 때까지는 부디 행복하게 지내길 바래"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어떤 사람인지 얼굴을 보고 싶었으나 그의 실루엣은 칠흙같이 어두운 골목으로 이내 사라지고 말았다.

나는 그의 말처럼 그날 하루를 정말 흥미진진하게 보냈다. 친구들과 무언가를 찾기 위해 동네를 휘젓고 다니다가 이상한 사람들의 추적을 피해 한강으로 피신했다. 모든 사건이 종결되고 모험 영화의 주인공처럼 해피엔딩의 미소를 지으려는 순간, 그가 나타났다.

그는 털끝만큼의 시간도 지체하지 않고 즉시 나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탕' 하는 소리와 함께 총알이 내 오른쪽 목을 관통하고 지나갔다. 나는 반사적으로 목을 움켜쥐었다. 목에서부터 머리 끝까지 피가 거꾸로 솟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중심을 잃은 허수아비처럼 쓰러지고 말았다.

'이런 게 죽는 것이구나'  형용하기 어려운 공포감이 밀려 들었으나 용감하게도 나는 죽어가는 느낌이 어떤지 내가 할 수 있는 한 느껴보기로 했다.  아픔은 없었다. 목이 조금 뻐근하다고 느껴지는 것 이외에 별다른 고통은 없었다. 온 몸에 기운이 드라이아이스처럼 서서히 빠져 나갔다. 눈 앞의 이미지가 점차 흐릿해졌다.

나는 그에게 말했다. "이렇게 죽게 해줘서 고마워. 정말 고마워." 그는 아무말도 하지 않은 채 죽어가는 내 모습을 내려다 보았다. 그는 파란 점퍼에 청바지를 입은, 다소 둔중해 보이는 체격을 지녔음을 그때서야 알게 됐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다. 어쨋든 그가 내 죽음을 목도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므로 나는 그에게 작별인사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눈꺼풀이 무거웠다. 마치 헤어나올 수 없는 잠에 빠져들 듯이 눈이 감겼다. 그리고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고요가 찾아왔다. 갑자기 꺼져버린 TV처럼 그렇게 절대 고독이 느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정말 죽었을까? 눈을 뜰 수 있을까?' 나는 천천히 눈을 떠 보았다. 죽기 직전에 그랬던 것처럼 이미지는 여전히 흐릿했다. 마치 영혼이 육체를 떠나고 난 후 저승 건너편의 세상을 무감히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내 손이 보이고 내 발이 보였다. 옆에서 자고 있는 아내와 아이의 얼굴이 보였다. 내 발에 감겨 있는 이불의 따뜻한 촉감이 느껴지고 똑딱거리는 시계소리가 명료하게 들렸다.

꿈이라는 걸 감각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한 임사체험이었다. 죽는 그 순간의 느낌이 실제로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죽음의 문턱을 넘어섰다가 다시 살아 돌아온 듯했다. 시계는 새벽 5시를 가리키고 있었으나 나는 다시 잠들 수 없었다.

죽어간다는 느낌이란 과연 그런 걸까? 내가 죽고 나면 영혼도 내세도 없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절대 고요의 바다를 아무런 느낌 없이 떠다니게 되는 걸까? 언젠가 죽는다면, 준비조차 할 수 없게 갑자기 죽는 게 과연 행복한 걸까? 수많은 의문부호들이 어두운 방의 공기를 휘젓고 날아다녔다.

죽는 건 두렵다. 죽은 다음은 무엇일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종교를 믿는 사람은 천국과 지옥이라는 심판의 결과가 두려울 수도 있다. 그래서, 인간이 태어나서 죽는 이유를 알지 못하는 건 어쩌면 인간에게 내려진 가장 무거운 형벌일지도 모른다.

마크 트웨인의 말이 위로가 될 수 있을까?
   "나는 죽음이 두렵지 않다. 나는 태어나기 전 영겁에 걸친 세월을 죽은 채로 있었고, 그 사실은 내게 일말의 고통을 준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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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려야 무지개가 뜬다   

2008. 5. 26.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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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님의 블로그(http://www.inuit.co.kr)에 가 보면, 하와이에서 구입하셨다는 티셔츠 사진이 있다. 그 셔츠에 Kimo's Hawaian Rules라는 글이 새겨져 있는데, 인생의 지혜가 축약되어 있는 좋은 이야기다. 그 내용을 옮겨 적어 본다. 곱씹어 볼수록 마음에 남는 글이다.


KIMO's Hawaian Rules

1. Never Judge a day by the weather.

2. The best things in life are not things.

3. Tell the truth - there's less to remember.

4. Speak softly and wear a loud shirt.

5. Goals are deceptive - the unaimed arrow never misses.

6. He who dies with the most toys - still dies.

7. Age is relative - when you're over the hill.
    You pick up speed.

8. There are 2 ways to be Rich. Make More or Desire Less.

9. Beauty is internal - Looks mean nothing.

10. No rain, no rainbow.

( 참고로, KIMO라는 말은 미국의 James와 Thomas처럼 흔히 있는 이름을 말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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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슬렁거리며 찍다   

2008. 5. 24.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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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앞 공원에서 산책을 겸해 찍어 본 사진들.
E-400에 50mm Macro 렌즈만 물리고 어슬렁거렸다.
좀 더웠다. 이제 여름인가보다.

(Enlarge 버튼을 눌러야 큰 사진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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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케네디를 절대 꿈꾸지 마라   

2008. 5. 24.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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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라이스 대학교에서 했던 유명한 연설에서 존 F. 케네디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달에 가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그런 목표를 세웠느냐구요? 그 질문은 무엇 때문에 높은 산에 오르냐는 질문과 같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에너지와 기술을 조직화하고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아 올린 사건은 미국인들에게 충격이었다. 냉전 하에서 러시아에게 우주를 빼앗기는 것은 생존에 대한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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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의 결정이 위대한 이유는, 우주선을 달에 쏘아 보냄으로써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대함을 만방에 입증해 보였고 충격에 휩싸인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원이 남아 돌아서 인류를 위해 달 탐사를 한다!"라는 과시! 그건 값비싼 결정이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결과를 낳았다. 국가적 이기심 때문이기도 했지만 인류의 과학은 우주 개발이라는 목표로 한걸음 나아갔다.

경부운하, 호남운하, 충북운하... 우리나라를 운하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비전은 케네디의 그것에 비해 어떠한가? 그의 말대로 임기 내에 경부운하가 완공된다고 해보자. 세계 만방에 "우리는 능력이 뛰어나서 5년 내에 거대한 운하를 팠다. 우리는 위대한 민족이다!"라고 과시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세계의 모든 나라로부터 부러움과 존경을 받게 될까?

대운하의 완공으로는 언감생심이다. 물류 분담률도 기대할 수 없고 관광용으로 하기엔 기대되는 수익도 보잘 것 없는 대운하를 굳이 강행하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가? 국가의 정력은 그런데다 쓰는 게 아니다. 미래를 열고 미래를 밝히는 분야에 한푼이라도 보태야 할 이 때에 토건의 삽을 들이대며 '반짝 경기'를 기대하는 지도자를 보면서 통치자로서의 그의 자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대한민국은 정말 두려운 나라야."라며 뭇 나라들의 경외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케네디처럼 야심차고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길 기대해 본다. 정말 대운하 밖에는 아이디어가 없는가? 왜 그렇게 통치철학이 박약한 건가? 왜 개인적 고집으로 나라를 경영하려 하는가? 게다가 대운하에서 4대강 정비계획으로 교묘하게 피해가려는 이명박 대통령, 당신의 얄팍한 술수로 국민들을 기만하려 하는가?

후보자 시절 이명박 대통령은 존경하는 지도자로 UAE(아랍에미레이트)의 셰이크 무하마드 총리라고 답했다.(중앙일보 2007년 8월 6일) '개발지상론자'로서 서로 통한 모양인데, 4년 9개월의 남은 집권기간 동안 국가를 어떻게 끌고 갈지 눈에 훤하다.

끝으로, 쉽지 않은 양심고백을 한 김이태 연구원의 용기에 대해 깊은 경의를 표한다.

(예전에 발행했던 글을 조금 바꿔 다시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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