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2로 스마트하게 일하기 - 1부   

2011. 5. 6. 16:00
반응형



출시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주었던 갤럭시 S2를 받아 들었을 때 "와, 화면이 정말 강렬하다"란 느낌이었습니다. 아몰레드 화면에서 발산되는 빛은 다른 스마트폰과 특별히 차별되는 점입니다. 애플이 긴장할 만 합니다. ^^

갤럭시 S2의 전신인 갤럭시 S가 출시됐을 때 매장에서 몇 번 만져 본 적이 있는데, 그때는 터치감에 조금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손동작과 싱크가 잘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었죠. 하지만 갤럭시 S2는 확 달라졌습니다. 터치감이 아주 좋아졌다는 것을 바로 실감할 수 있겠더군요. 좀 과장하면 손가락이 움직이기 전에 화면이 반응한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계 스마트폰에 가졌던 선입견이 싹 사라졌지요.



게다가 4.27인치의 대형 화면과 듀얼코어 CPU로 무장한 하드웨어 성능은 스마트폰을 업무에 활용하기를 원하는 직장인이나 비즈니스맨에게는 PC나 넷북을 대신할 수 있는 기기로서 충분합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나 입장이 있겠죠. 하드웨어의 재원이나 외형, 또는 UI에 대해서는 이미 충분하게 알려져 있기에 저는 제 블로그를 자주 찾는 분들의 직업과 취향을 고려해서 '업무 도우미'로서 갤럭시 S2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에 대해서 나름 리뷰를 해볼까 합니다.

(가볍고 얇은 갤럭시 S2의 몸체)
 

(윗사진 : 갤럭시 S2를 받자마자 예전에 SKT에서 선물로 받은 스트랩을 연결했습니다.)


먼저, 업무상 가장 자주 사용하면서 스마트폰 기능의 기본인 이메일을 갤럭시 S2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아래 사진에서 '이메일'이라고 쓰여진 앱을 클릭합니다.



(아래 사진) 처음 이메일 앱을 구동시킬 때 나오는 화면입니다. 아직 이메일 계정을 설정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주요 이메일 서비스가 나열되어 있고, 맨 아래에는 POP3나 IMTP를 직접 입력해서 그 외의 이메일 서버(회사 메일 서버 등)에 연걸할 수도 있게 해 놓았습니다.



테스트를 위해 저의 네이버 메일 계정에 접속하기로 했습니다.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화면입니다.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아래 사진처럼 곧바로 자동으로 받는 메일 서버와 보내는 메일 서버를 설정합니다. 일일이 서버명을 입력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아주 편리하더군요. 여러 개의 이메일 계정을 추가할 수 있어서 나중에 통합된 메일함에서 모든 메일을 열람하거나 메일을 발송할 수 있습니다.



이메일 계정 설정이 끝나고 나서 메일 수신함에 들어가니 아래 사진처럼 이메일 서버에서 다운로드된 메일들이 보입니다. 맨 위에 있는 메일은 테스트를 위해 보내 놓은 메일이죠.



테스트용 메일의 제목을 클릭하면 메일의 본문이 보입니다. 그리고 첨부파일들도 함께 나타납니다. 갤럭시 S2에서 문서들을 잘 열람할 수 있는지를 보기 위해서 MS 오피스 파일, PDF 파일, HWP 파일을 첨부파일로 보내 두었답니다. 첨부파일이 잘 보여야 업무상 중요한 이메일이 도착했을 때 사무실 밖에 나가 있어도 안심이 되겠죠?



왼쪽 그림은 엑셀 파일이고 가운데 그림은 HWP 파일, 그리고 오른쪽 그림은 워드 파일입니다. 둘 다 문제 없이(글씨가 깨지지 않고) 잘 보입니다.





이번엔 PDF(왼쪽) 파일과 파워포인트 파일을 열어봤습니다. 역시 잘 보입니다.




(아래의 왼쪽 그림_각 첨부파일명의 오른쪽에 있는 아이콘을 누르면, 첨부파일을 따로 저장할 수 있더군요. 디폴트로 'download' 폴더에 파일들이 저장됩니다. download 폴더로 가면 오른쪽 그림처럼 얌전히(?) 저장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첨부파일이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파일이라면 수정/편집이 가능합니다. 메뉴바(폰 하단의 왼쪽 버튼을 누르면 나오는)에서 '편집기능'을 선택하면 첨부파일의 내용을 수정/편집한 다음에 답장 메일로 보낼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자체 내장된 'Polaris Office' 앱에 의해서 가능한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에 더 자세히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런데 첨부파일을 자신의 PC(혹은 다른 사람의 PC)에 옮기고 싶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갤럭시 S2에서 'Kies Air'라는 앱을 실행하면 무선으로 PC와 연결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사진처럼 192.168...로 시작되는 IP 주소를 PC의 브라우저에 입력하면, 갤럭시 S2에 담긴 사진이며 음악이며 문서 파일 등을 볼 수 있고, 그것들을 PC로 다운로드할 수 있죠. 단, PC와 갤럭시 S2가 동일한 무선 네트워크상에 있어야 Kies Air가 제대로 동작합니다.



물론 PC와 갤럭시 S2를 USB로 연결하고 PC에 깔아놓은 Samsung Kies 프로그램을 구동시켜도 되지만, USB 케이블이 없을 때는 Kies Air를 사용하면 아주 편리하더군요. 아래의 그림이 브라우저에 192.168...로 시작하는 IP 주소를 치면 나오는 화면입니다. 갤럭시 S2의 download 폴더에 담긴 파일들이 보이네요. V자로 선택한 다음, '다운로드'를 클릭하면 PC로 전송됩니다. 



이번엔 스마트폰으로 간단한 문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갤럭시 S2에는 '메모'라고 불리는 앱이 있습니다. 그걸 실행하면, 왼쪽 그림이 나타납니다. 짤막한 문서를 작성하기에 딱 적당합니다. 한 가지 특징은 음성으로도 메모를 작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키패드 아래쪽에 마이크 모양의 아이콘을 누르고 말을 하면, 음성을 인식해서 글자로 변환시켜 줍니다. 손을 쓰기가 불편한 상황일 때 유용한 기능입니다. 물론 말을 또박또박 잘 해야겠죠. 




음성 메모가 편하다고 해도 사람들의 눈이 많은 곳에서는 좀 멋쩍고 오랫동안 글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블루투스 연결이 가능한 무선 키보드를 가지고 있다면 갤럭시 S2와 연결하여 빠르고 정확하게 문서를 작성할 수 있겠죠. 그래서 제가 가지고 있는 무선 키보드와 갤럭시 S2를 연결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갤럭시 S2의 블루투스를 켜야 하겠죠? 화면 상단을 끌어내리면 불루투스의 연결 상태를 볼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현재 꺼져 있음을 보여 줍니다.



블루투스를 켠 다음, '기기 검색'을 눌렀습니다. 서로 회사가 달라서 호환이 잘 될까 싶었지만 바로 탐색해 내더군요. 아래 사진은 두 기기가 성공적으로 페어링됐음을 보여줍니다.



무선 키보드를 써서 메모를 작성하니 한결 편하고 속도도 빠릅니다. 한영 전환을 하려면 쉬프트 키와 스페이스 키를 동시에 누르면 됩니다. 외부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거나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갤럭시 S2와 무선 키보드를 연결해서 쓰면 폼도 나고 생산성도 오르겠죠? 갤럭시 S2를 올려놓을 수 있는 충전기 겸 거치대가 있어 더 좋습니다.



외부에 나가서 업무를 하지 않을 때는 이렇게 거치대 위에 올려 놓고 뉴스 앱을 구동시켜 두면 실시간 뉴스를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주요 뉴스 중 한 꼭지를 클릭하면 언론사의 모바일 웹사이트로 이동합니다.



내장된 '스마트 데일리'를 실행한 모습입니다.



만일 주식에 관심이 많다면 내장된 T Stock 앱을 실행시켜서 실시간으로 주가를 체크할 수 있고 또 매매도 가능합니다. 이렇게 사무실에 있을 때는 PC를 보조하는 용도로 갤럭시 S2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번엔 연락처와 캘린더(일정), 그리고 메모를 갤럭시 S2와 동기화해보겠습니다. PC와 동기화를 시키려면 PC에 Samsung Kies가 설치되어 있어야 합니다. USB 케이블이 없어도 갤럭시 S2에서 WiFi를 통해 Kies를 연결하면 PC와 폰을 동기화 할 수 있습니다. 이 점도 아주 편리하더군요.

아래 왼쪽 그림에서 중간에 있는 'WiFi로 Kies 연결'을 누르면, 오른쪽 그림처럼 갤럭시 S2가 동일한 무선 네트워크에 존재하는 PC를 알아서 찾아 줍니다.




찾아진 PC의 이름을 폰에서 클릭하면, PC의 화면에 다음과 같은 팝업이 뜹니다. '예'를 클릭하면 아래의 그림처럼 PC에 있는 Samsung Kies가 실행됩니다. 



아웃룩(Outlook)에 저장된 연락처, 일정, 메모를 동기화하겠다고 선택한 다음에 오른쪽 위에 있는 동기화 버튼을 누르면, PC와 갤럭시 S2가 바로 동기화됩니다.



아래의 왼쪽 그림은 갤럭시 S2에 옮겨진 캘린더(일정)의 모습입니다. 숫자 아래에 파랗게 점이 찍혀 있으면 그날에 일정이 있다는 뜻입니다. 오른쪽 그림은 일정의 상세내용을 보여줍니다. 정하기에 따라 알림음을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일정이 정해질 때마다 PC나 갤럭시 S2에 저장해 놓고 수시로 동기화시켜 놓으면 사무실에 있을 때나 외출해 있을 때도 약속을 잊어버려 낭패를 겪는 일이 줄어들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아웃룩에 작업할 것을 쭉 나열해 놓고 일을 완료했을 때 하나씩 지워가는 재미를 느끼는데, 한 가지  아웃룻의 '작업' 목록이 동기화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갤럭시 S2에 '할일'이라는 앱이 있긴 한데, T Bag과 Microsoft Exchange ActiveSync 계정이 있어야 하더군요. 향후에 아웃룩의 작업 목록이 갤럭시 S2와 곧바로 동기화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갤럭시 S2를 업무에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위의 리뷰에서 보여드린 기능은 모두 처음부터 내장되어 있는 앱으로 가능합니다. 하지만 좀더 업무 활용성을 높이고자 한다면, 다양한 문서 편집 기능이 있는 앱을 구매하는 것을 권해 봅니다.

오늘 올리는 글은 갤럭시 S2를 업무에 활용하는 방법의 1부입니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2부 보러가기)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2011년 4월, 나는 이런 책을 읽었다   

2011. 5. 6. 09:00
반응형



2011년 4월에는 모두 5권의 책을 읽었습니다. 한 달 단위로 책을 얼마나 읽었는지 정리해 보면, 가끔 이상한 달이 있습니다.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은데 막상 따져보면 많이 읽지 않은 그런 달이 있죠. 4월이 꼭 그랬습니다. 느낌으로는 8권 정도 읽은 듯한데 겨우 5권 밖에 되지 않습니다. 다른 일로 번다해서 그랬다는 진부한 핑계를 대봅니다. 날씨가 좋은 5월에는 책 읽는 시간이 상춘으로 대체되기에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4월에 읽은 5권의 책에 대한 짤막한 느낌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책을 다시 보니, 이번에 읽은 책들의 두께나 내용의 중량감이 다른 때보다 커서 책을 많이 읽은 듯한 착각을 했나 봅니다. ^^)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천재 자본주의 vs 야수 자본주의 : 자본주의의 발원과 진화, 그리고 미래를 생물학적인 관점으로 조망하는 책입니다. 예전에 저자의 전작인 '루시퍼 원리'를 보고 그의 비범함을 일찍이 알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도 여러 학문을 넘나들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인 책입니다. 저자는 자본주의를 변호하는 관점을 견지합니다. 그의 주장이 무엇인지 책을 통해 확인하기 바랍니다.


가끔 보는 그가 친구보다 더 중요한 이유

가끔 보는 그가 친구보다 더 중요한 이유 : 친밀한 관계를 맺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이 우리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저자는 그런 사람들을 '중요한 이방인'이라고 칭하죠. 사소한 관계가 우리의 기회 획득, 상처의 치유, 소속감 등을 가능하게 한다는 말입니다. 주변인들이 우리의 '사회적 지능'을 형성하죠. 사람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만들어 가고 어떻게 활용할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이 폭넓은 사례로 여러분을 안내할 겁니다.


수익지대

수익지대 : 이 책은 12명의 기업 리더들이 구축한 비즈니스 디자인을 통해 어떻게 이익을 창출할 것인지를 이야기합니다. 제가 감수한 책, '프로핏 레슨(Profit Lesson)'에 이 책이 소개되어 있기에 읽은 책이죠. 저자는 이익 모델이 환경의 흐름에 따라 적극적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사례들이 좀 오래된 것이지만, 하나의 이익모델에 만족하기 시작하는 순간 '이익 제로의 지대'에 빠지고 만다는 교훈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이익모델 구축에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통해 힌트를 얻기 바랍니다.


숨겨진 힘:사람

숨겨진 힘, 사람 : 여타 경영학자들과 차별되는 관점을 지닌 제프리 페퍼의 책입니다. 기업의 비전과 전략보다는 기업이 지켜야 할 가치를 먼저 앞세우고 그에 따라 전략을 정렬시킴으로써 성공을 거둔 기업들을 소개합니다. 저자는 소개된 기업들을 모방한다고 해서 성공한다는 보장은 하지 못함을 솔직하게 이야기하지만, 그 기업들을 통해 우리가 뭔가 배울 수 있다고도 말합니다. 바로 직원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기업의 숨겨진 힘임을 주장합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기를 권합니다.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

숫자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우아한 생존 매뉴얼 : 번역본의 제목은 이렇게 길지만, 원제는 'Innumeracy'입니다. 우리말로 '수맹'이라는 뜻이죠. 수학과 별 상관이 없는 일을 한다고 해서 수학적인 사고법과 분석법이 필요 없는 게 아닙니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볼 때 수학적인 '머리'를 작동시키면 본질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난 수학을 못해'라면서 사람들은 마치 자랑하듯이 이야기하지만, 결코 자랑할 거리가 아니라고도 일침을 놓습니다. 숫자에 약하다면 이 책이 왜 숫자에 강해야 하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합니다. 책이 그리 두껍지 않으니 읽어보길 권합니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신간 '문제해결사'를 싸게 사는 방법   

2011. 5. 5. 09:00
반응형



신간 '문제해결사'가 서점에 깔리기도 전에 인쇄소에서 나오자마자 홍보를 하는 바람에 서점에 가서 허탕을 치신 분들이 몇몇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하지만 기다리신 보람이 있습니다. 신간 '문제해결사'를 나오자마자 30% 할인된 금액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인터넷 서점에 가면 정가 15,800원이 아니라 30%가 할인된 11,060원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쿠폰을 적절하게 사용하면 1만원 이하에도 구입할 수 있을 겁니다.


아래의 링크를 누르면, 바로 온라인 서점으로 이동합니다.

인터넷 교보문고 : http://j.mp/mUpNFN
예스24 :  http://bit.ly/jfP0rh
인터파크 : http://j.mp/m8kku0 
도서 11번가 : http://j.mp/ig1Y8w


감사합니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

검은 목마와 숙녀   

2011. 5. 5. 00:14
반응형






검은 목마와 숙녀
 
 
 
입김 한줄기가 얼어붙는다
검은 길을 여는 눈먼 자동차들이 검은 바퀴 자국을 남길 때
방울소리조차 잃은 눈먼 목마는 다가와
검은 별로 떠난 숙녀의 시절을 이야기한다
 
 
가고 오지 않을 시간에 대하여
혹은 내게서 잊히지 않았을 맹세에 대하여
검은 숨을 토하며 목마는 잊으라 한다
 
 
숙녀의 별은 이미 술잔 속에서 사라졌노라고
대륙을 달리는 바람처럼 스치어 오고 스치어 갈 뿐이라고
검은 여류시인의 늙은 손가락에서조차 기억되지 않노라고
 
 
별이 사라진 술잔 안에서 슬픈 통증이 떠오른다
슬픔의 질량...
 
 
검은 목도리를 한 채로 검은 잠에 빠질 때
기울인 술잔에서 별이 떨어질 때
우리가 바라보던 숙녀의 검은 눈동자는
시절의 어둠 속으로 무너져 내렸다
 
 
잊혀진 대로 사는 일이 인간의 숙명인 것을
그저 회고록의 마지막 페이지처럼 쓸쓸한 것을
은하의 변방에서 울리는 방울소리처럼 아득한 것을
 
 
상심한 뱀이 늦가을의 절망을 피해 은둔하듯
우리는 늙은 숙녀의 눈에 입을 맞춰야 한다
쓰러진 술병을, 쓰러진 인생을 소리없이 기억해야 한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모사하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유정식의 서재 > [자작] 詩와 소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詩 - 하현달  (0) 2011.04.16
아침과의 화해  (1) 2010.11.27
그 도시  (0) 2010.01.13
겨울의 소리  (2) 2009.11.28
창가에 기대어 하늘을 본다  (2) 2009.11.23

  
,

형식이 실용을 압박할 때 우리는 퇴보한다   

2011. 5. 4. 09:40
반응형



예전에는 흔했다가 요즘에는 거의 찾아보기 힘든 질병들이 여럿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소아마비'입니다. 소아마비는 폴리오라고 불리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입니다.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면서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 중 1% 정도는 팔다리나 척추에 마비 증상을 일으키는 심각한 질병이기도 했습니다. 주로 면역력이 취약한 어린이들에게서 발병되기 때문에 소아마비란 이름을 갖게 됐지만 어른도 잘 걸리는 병이었죠.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39세에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을 휠체어에 의지해야 했습니다.

사회문제로까지 인식되던 소아마비는 이제 완전히 박멸됐습니다. WHO(세계보건기구)는 1994년에 서유럽에서, 2000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서태평양 지역에서 소아마비가 박멸됐음을 선언했죠. 이런 성과를 달성하게 된 공은 당시 피츠버그 대학의 전염병학 교수였던 조너스 소크(Jonas Salk)에게 돌려야 마땅합니다. 그는 소아마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다뤄지던 1952년에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성공하고 그 다음해에 백신 개발에 성공했음을 매스컴을 통해 알렸습니다.



그가 자신의 연구 결과를 논문이나 학회가 아니라 언론을 통해 발표하자 학계가 말 그대로 뒤집어졌습니다. 정식 루트를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소크의 백신이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르게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예방접종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에드워드 제너가 살아있는 우두 바이러스를 사용해서 천연두를 예방하는 백신을 개발한 이후로, 학자들에게 널리 퍼진 믿음은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사용해야 예방효과가 있는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소크의 백신은 죽은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가지고 만든 것이었죠. 그는 많은 양의 소아마비 바이러스를 시험관에 배양한 후에 거기에 포르말린을 넣어서 바이러스를 죽였습니다. 그런 다음 그것을 희석하여 몸에 주사하는 방식을 취했습니다. 이것이 학자들의 심기를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소크와 동시대에 소아마비 백신 개발에 몰두하던 앨버트 세이빈이란 사람은 소크를 민간요법자에 불과하다며 독설을 날리기도 했죠. 소크의 백신이 전혀 참신하지 못하다며 여기저기서 학자들이 비난 대열에 가세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소아마비 백신은 어쨌든 효과가 있었습니다. 소아마비 공포에 떨던 대중들은 소크의 백신을 기꺼이 수용했죠. 대중은 소아마비 백신이 죽은 바이러스로 만들어졌는지엔 아무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에겐 소아마비라는 공포에서 벗어나는 게 중요했죠. 44개 주에서 180만 명의 어린이들이 임상시험에 동참했고 195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후에 그의 백신과 함께 그의 경쟁자인 앨버트 세이빈이 따로 개발한 백신이 접종되면서 1952년에 5만 8천명에 달하던 소아마비 환자수는 10년 후에는 1천 300명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만일 소크가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서 백신 개발에 성공했음을 알리지 않고, 논문을 학회에 발표해서 동료들의 검증을 받는 일반적인 루트를 선택했다면 어땠을까요? 아마 그 기간이 무척 길었을 것이고 소크에게도 피곤한 일이었겠죠. 무엇보다 학자들의 검증을 받는 동안 계속해서 소아마비가 발병된다는 것이 문제였을 겁니다. 학자들의 형식주의적이고 교조주의적인 마인드가 자칫하면 소아마비의 조기 박멸을 어렵게 만들어서 대중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감수해야 했겠죠.

보수주의는 말 그대로 기존의 틀 안에서의 안정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방식이라서 필연적으로 형식주의를 낳습니다. 정해진 규칙, 믿음이나 관행과 같은 형식은 조직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지켜주는 초병이라고 말할 수 있죠. 보수주의 자체는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보수주의가 자신의 아들인 형식주의에게 권좌를 빼앗길 때, 또는 형식주의를 보수주의로 오인할 때가 조직의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가 야기됩니다. 형식주의는 보수주의의 또다른 아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실용주의를 압박하고 말죠.

소크를 대하던 학자들의 태도가 딱 그러했습니다. 소크는 학자들이 그렇게 반발할 것(그리고 비난을 가할 것)을 미리 간파하고서 공식적인 인정 루트를 버리고 곧바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꾀를 냈죠. 어찌보면 소크를 기회주의자라고 폄하할 수 있겠지만, 형식주의에 압도 당해버린 학계의 블로킹을 뚫으려는 최선의 방법을 택했다고 봐야 옳습니다.

어떤 사람은 소크가 다른 학자보다 먼저 백신을 발명했음을 대중에게 알림으로써 엄청난 부를 쌓으려 한다고 그를 비난했습니다. 하지만 소크는 "태양에 특허를 낼 수 없다"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백신에 대해 특허 신청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 덕에 소아마비 백신이 싸게 만들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본 겁니다. 역시 위대한 사람은 다릅니다. 형식에 압도 당하지 않은 건전한 실용주의자의 표본이라 말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건전한 형식과 건전한 실용을 갖추고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잡아가야 건전한 보수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얼마나 보수적입니까? 아니, 얼마나 형식적입니까? 형식이라는 큰 아들이 실용이라는 작은 아들을 괴롭히는 기이한 가족은 아닙니까? 형식이 실용을 압박할 때 조직은 퇴보합니다.

(*참고도서 : '아이코노클라스트')
(*위의 보수주의, 실용주의를 정치 이데올로기로 해석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inFuture 아이폰 앱 다운로드       inFuture 안드로이드 앱 다운로드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