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만은 '조금 알 때' 커진다   

2011. 3. 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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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모 방송국에서 '신입사원'이라는 오락 프로그램이 방송됩니다. 알다시피 공개 오디션을 통해 아나운서를 채용한다는 포맷의 프로그램입니다. 평소 TV 오락물은 잘 보지 않는 편이지만 일본 대지진 관련 뉴스를 보려고 채널을 돌리다가 그 프로그램을 보게 됐죠. 수많은 사람들이 방송국 로비에 모여 자신의 오디션 차례를 기다리는 광경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저 사람들은 떨어질 줄 알면서도 오디션에 왔을까?"

물론 많은 사람들이 재미삼아 잠깐이라도 TV에 얼굴을 비추고 싶어서 나왔겠죠. 하지만 아나운서로 최종 선택되기는커녕 1차 오디션에서 바로 떨어질 만한데도 진지한 표정으로 오디션에 임하는 사람들도 꽤 많더군요. 그들 대부분은 우리가 아나운서에게 기대하는 바를 전혀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발음이 꼬이거나 말이 너무 빠르거나 긴장감에 말을 떨거나 하는 지원자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의 웃음을 유발하려고 했겠지만, 저는 시청하는 내내 불편했습니다.



특히 "나의 꿈을 실현해보고 싶어서 나왔다"면서 눈물까지 흘리는 지원자를 볼 때 그 모습이 측은하게 여겨지기보다는 실력이 미치지 못하는 줄 뻔히 알면서도 왜 나와서 저렇게 눈물을 흘릴까란 생각이 앞섰습니다. 정말 자신의 꿈이라면 왜 실력을 연마하지 않은 채 나와서 '잘하지 못해서 죄송합니다'란 말을 변명처럼 내뱉는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지요.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 지원자의 말을 들을 때도 TV에 잠깐 나오는 걸 과대포장하는 것은 아닌가란 느낌이 들었습니다. 제 시각이 좀 비뚤어진 걸까요?

떨어질 줄 알면서도 오디션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이유는 '자신감 착각' 때문입니다. 자신감 착각은 꽤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미국에서 실시된 조사에 따르면, 63퍼센트의 미국인들은 자신의 지능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합니다. 특히 남성은 71퍼센트가 평균적인 사람보다 똑똑하다고 자부합니다. 이와 유사한 연구 결과는 많습니다. 스웨덴 대학생의 69퍼센트는 자신의 운전실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평가했고, 자신이 평균보다 더 매력이 있다고 자평했습니다. 미국의 대학교수들은 자신감이 더 커서 자신의 연구 능력이 다른 교수들보다 우월하다고 믿는 사람이 무려 94%에 달했습니다.

특히 객관적인 실력이 하위에 속하는 사람들의 자신감이 더 컸습니다. 코넬 대학교의 저스틴 크루거와 데이비드 더닝은 먼저 학생들의 유머 감각을 테스트해서 상위자부터 하위자까지의 '유머 감각 서열'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런 다음 코미디 작가들이 쓴 우스운 이야기 30개를 골라서 코미디언들에게 메일로 보냈죠. 코미디언들이 30개의 이야기를 읽고 전혀 재미있지 않음(1점)부터 아주 재미있음(11점)까지 평가해 주길 요청하기 위해서였습니다. 8명의 코미디언이 답변을 보내왔는데 이야기의 재미에 대한 그들의 의견은 거의 일치했습니다. 일관성이 있다는 뜻이었죠.

크루거와 더닝은 학생들에게 똑같은 30개의 이야기를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유머 감각 테스트에서 고득점을 얻은 학생들은 코미디언들의 판단과 78퍼센트 정도 일치했습니다. 하지만 유머 감각 테스트에서 하위 25%에 해당하는 저득점자들은 코미디언들이 재밌다고 평가한 이야기 중에서 44퍼센트만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재미없는 이야기 중 56퍼센트를 재미있다고 평가 내렸습니다. 본래 유머 감각 테스트에서 하위 그룹에 랭크됐으니 이같은 불일치는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흥미로운 결과는 그 다음에 나왔습니다. 크루거와 더닝은 학생들에게 자신의 유머 감각이 평균보다 얼마나 높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랬더니 66퍼센트의 학생들이 다른 사람보다 유머 감각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이것도 예상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유머 감각 테스트에서 하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유머 감각을 평균보다 높게 평가한다는 결과는 뜻밖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객관적으로 능력이 처지는 사람들이 '자신감 착각'을 더 강하게 보인다는 의미였으니까요.

실력이 모자랄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현상은 체스 선수들에게도 나타납니다. 체스 선수들은 경기 전적을 통해 점수를 부여 받는데, 이 점수는 실제의 체스 실력을 꽤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인정 받고 있습니다. 점수가 낮은 선수가 점수가 높은 선수를 웬만해서는 이기기가 어렵죠. 하지만, 점수대가 평균 이상인 선수들은 50점 정도 더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반면, 하위에 속하는 선수들은 자신이 '응당' 받아야 할 점수보다 150점 정도 덜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실력이 약할수록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또 하나의 증거입니다. 크루거와 더닝은 유머감각 뿐만 아니라 논리력, 추리력, 영어 문법 능력 등에서도 이런 현상을 발견했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실력이 안 되는데도 오디션에 구름 같이 모여드는 현상을 설명해 줍니다. 사람들은  뻔히 떨어질 줄 알고 오디션에 오는 것이 아니라, 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기 때문에 오디션에 몰려드는 것이죠. 또한 이 연구 결과는 능력이 모자라는 사람이 더 큰 자신감을 보이며 저돌적으로 돌진하거나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과 마찰을 일으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물론 항상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것을 짐작케 합니다.

몇몇 조직의 직원들을 인터뷰하다 보면, 누가 봐도 능력과 성과가 평균보다 못한 직원들이 더 불만이 크다는 사실을 종종 발견합니다. 여러 직원들과 인터뷰를 하는 동안 저절로 '크로스 체크'가 되기 때문이죠. 그들은 성과가 저조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자신에게서 찾기보다는 조직이나 다른 직원들에게서 찾는 경향을 보입니다. 물론 회사의 평가보상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 불만이 크겠지만, 똑같은 조건인데도 일 잘하는 직원들보다 일 못하는 직원들의 불만이 더 잦고 목소리가 더 큰 현상은 흥미롭습니다.

그들이 자신이 응당 받아야 할 연봉보다 적게 받는다면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노조를 찾아가 자신의 억울감을 토로하는 모습을 보면 씁쓸한 마음마저 듭니다. 인사제도의 개선 방향이 자칫 불만이 큰 하위 직원들에게 끌려가지는 않을까 경계할 정도입니다.

지나친 자신감으로 벗어날 때 자신의 실력을 오히려 더 키울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실력을 높일수록 겸허해집니다. 크루거와 더닝의 실험에서 유머 감각이 상위 25%에 해당하는 학생들은 자신보다 덜 재미있는 학생들의 비율을 더 적게 잡았습니다. 자신의 유머 감각이 뛰어나다는 생각을 다른 학생들보다 덜 가졌다고 합니다.

일찌기 찰스 다윈은 '지식보다는 무지가 자신감을 더 자주 불러일으킨다'고 말했습니다. 자신감은 무지에서 나옵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신감은 실력에서 나와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참고도서 : '보이지 않는 고릴라')
(*참고논문 : Unskilled and Unaware of I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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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숍 과정   

2011. 3.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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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퓨처컨설팅은 다음과 같이 액션러닝(Action Learning) 방식의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관심 있는 기업의 많은 문의를 바랍니다.
 



[워크샵 개요] 미래 대비를 위한 실천전략, 시나리오 플래닝 워크샵 

   - 목적 : 주요 의사결정사안을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마련함
   - 대상 : 대리급 ~ 부장급 30명 내외
   - 방식 : 4~5명씩 팀 구성 / 팀별로 discussion과 activity 수행 / 결과 발표 및 피드백
   - 교재 : '시나리오 플래닝 : 불확실한 미래의 생존전략' (유정식 저, 도서출판 지형)
               강의 파일과 workbook을 softcopy로 제공.
   - 시간 : 교육 니즈에 따라 다음과 같이 여러 가지 버전을 운영합니다.
  • 4시간 : 시나리오 플래닝의 필요성과 방법론의 개괄만을 Quick으로 습득하고자 할 때
  • 8시간(1일) : 방법론 습득과 함께 실습을 좀더 원할 때
  • 1박 2일 : 실제 이슈를 가지고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을 적용코자 할 때
  • 2박 3일 : 실제 사안에 대해 시나리오 플래닝 결과를 실행에 옮기고자 할 때
  • 5일(1주 또는 2주 간격으로 1일씩 진행) : 액션 러닝의 형태로 중대한 사안에 대해 시나리오 플래닝의 모든 과정을 in-depth하게 진행하고자 할 때
  • 기타 :  니즈에 따라 일정을 조정하여 진행 가능합니다. 연락 주십시오.

   - 워크샵 수수료 : 시간당 50만원 (부가세 별도)


[교육 기본 커리큘럼] (시간 배분은 일정에 따라 달라짐)


워크샵 진행 절차 소개
불확실성이란 무엇인가?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Phase 1 ~ Phase 3)
[실습] Phase 0. 팀 구성
[실습] Phase 1. 핵심이슈 선정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Phase 4 ~ Phase 5)
[실습] Phase 2. 의사결정요소 도출
[실습] Phase 3. 변화동인 규명

시나리오 플래닝 사례 소개
[실습] Phase 4. 시나리오 도출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Phase 6)
[실습] Phase 6. 대응전략 수립

시나리오 플래닝 방법론 (Phase 7)
[실습] Phase 7. 모니터링
팀별 결과 발표
Wrap-Up



[워크샵 준비 사항]
-  교재 제작, 강의장 대여, 강의 운영 등에 관한
   일체의 비용은 의뢰자인 고객사 측에서 부담합니다.
-  강의 장소는 필히 off-site로 운영해야 합니다.
-  강의 일정은 고객사의 사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퍼실리테이터 이력]

유 정 식   대표 컨설턴트

학력 및 자격
§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
§  포항공과대학교 산업경영공학 학사
 
경 력
§  現 인퓨처컨설팅대표컨설턴트
§  Watson Wyatt 시니어컨설턴트
§  Arthur Andersen 시니어컨설턴트
§  LG CNS 글로벌지원팀
§  기아자동차 상품기획실

시나리오플래닝 주요 프로젝트 및 워크샵 실적
§   KT&G 시나리오플래닝 프로젝트
§   웅진씽크빅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웅진코웨이 시나리오플래닝 프로젝트
§   KT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삼성전기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한화 S&C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웅진코웨이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코오롱아이넷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코오롱제약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진행
§   GS홈쇼핑 시나리오플래닝 워크샵 등 다수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주요 실적
§   LG전자 창원공장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   미원상사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   ㈜ 한진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   종근당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   SK 텔레콤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   SK 경제경영연구소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   울산대학교 시나리오플래닝 특강
§   KT 신임임원 시나리오플래닝 특강
§   한국상장기업협회 시나리오 플래닝 특강 
§   한국경제신문 HiCEO 온라인 강의
§   웅진패스원 온라인 과정 개발
§   인텔릭 온라인 과정 개발
§   에듀윌 온라인 과정 개발 
§   SK텔레콤 시나리오플래닝 특집방송 자문 
§   포항공과대학교 시나리오플래닝 교육 등 다수

전문분야 및 저서
§   Visioning / 시나리오플래닝 / 성과관리 / 평가보상제도
    / 인력계획(Staffing) / 경력개발제도
§  저서 : '착각하는 CEO(2013)', 문제해결사(2011)', '시나리오 플래닝(2009)',
             ‘경영유감(2006)’, ‘컨설팅 절대 받지 마라(2007)’,
             ‘경영, 과학에게 길을 묻다(2007)’
§  역서 : '당신은 사업가입니까(2014)', '디맨드(2012)', ‘스태핑(2006)’



[문의처]
§ 회사 전화번호 : 02-733-1568
§ 유정식 대표 HP : 010-8998-8868
   (Email : jsyu@infuture.co.kr  또는  jsyu@infutu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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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대지진 이후의 시나리오는?   

2011. 3. 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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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에 모 회사와 함께 일본의 대지진 사태에 따른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워크샵을 종일 진행했습니다. 금요일 오후에 갑작스럽게 연락을 받고 참석하게 된 워크샵이었습니다. 제가 참석한 이유는 일본의 대지진 이후의 불확실성에 따라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에 대비하자는 워크샵의 목적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시나리오 플래닝'의 방법론을 적용한 대응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서였죠. 그만큼 이번 사태의 후폭풍이 기업들에게 미칠 영향이 클 것이고 그에 제대로 대비하지 못하면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문제의식이 경영층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언론 보도나 경제연구기관의 리포트를 보면 일본 대지진이 경제에 미칠 영향이 그렇게 크지 않을 거란 의견이 꽤 많습니다. 대지진이 일어난 일본의 북동부 지역이 일본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8% 밖에 안 된다는 사실, 1995년 고베 대지진 이후에도 상황이 비교적 빠르게 회복되었다는 점 등이 주된 근거이더군요.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것은 바로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라는 와일드 카드 (wild card)때문입니다. 냉각장치 고장으로 외벽이 붕괴되면서 상당한 양의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고, 그것이 도쿄 등 다른 지역에도 검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는 공포에 사로잡혔습니다. 그 때문에 체르노빌 사태 이후 최대의 원전 사고로 기록될 가능성이 있는 이번 폭발이 일본 경제를 장기간 침체에 빠뜨릴 거란 전망이 한쪽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방사능 확산으로 인한 생산시설의 가동 중지 가능성, 일본 국민의 심리적인 동요와 이탈, 재해 복구 시스템에 대한 불신, 일본산 제품의 방사능 오염 의심 등이 그 근거입니다.

사람들은 긴급하고 위험한 사건이 발발하면 처음에는 상황이 악화될 거란 생각에 불안해 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비관론이 낙관론으로 바뀝니다. '설마 상황이 나빠지겠어? 잘 복구되겠지. 별 문제 없을 거야'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번 사태도 그런 경향이 조금씩 나타납니다. 망가진 원자로 냉각장치에 전력을 공급했다는 소식, 소방대원들이 목숨을 걸고 물 쏟아붓기 작전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저 자신도 '이젠 잘 처리하겠지?'라고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더군요.

물론 상황이 더 악화되지 않고 해결되면 좋겠지만, '만약에 그렇지 못한다면?'이라는 질문을 무시하려는 낙관론은 지금 이 시점에서 매우 경계해야 할 대상입니다. 비관론을 낙관론으로 전환한다고 해서 일본 대지진이 지닌 향후 리스크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 대지진 자체의 리스크보다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잘 해결될 것이다'란 낙관론의 리스크가 더 클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긴급하게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대응전략을 마련하기로 한 그 회사의 결정은 매우 현명한 조치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을 업으로 하는 저로서는 아주 고무적인 일이죠. 여기서 워크샵의 결과물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 일본 대지진 사태에 따른 대응전략을 수립하고자 하는 기업을 위해 대강의 방법을 간략하게 소개합니다.

먼저, 여러 언론 보도나 증권회사의 리포트 등을 검색합니다. 주로 산업별로 어떤 영향을 받을지에 관한 리포트가 많을 텐데, 그런 것보다는 일본 대지진 이후의 정치, 경제, 사회적 변화를 언급하는 글을 위주로 읽습니다. 글을 읽다보면 여러 가지 변수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향후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직 확신할 수 없다' 등의 서술어가 붙는 키워드가 바로 일본 대지진 이후의 변수들입니다. 이를 시나리오 플래닝에서는 '변화동인'이라고 부르죠.

예상컨대 여러분은 아마 10~15개 정도의 변화동인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이 변수들이 시나리오의 재료들인데, 그 중에서 핵심이 되는 변화동인을 2개 선택하기 바랍니다. 뽑아놓은 변화동인들을 보면 독립적이라기보다는 서로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2개의 핵심변화동인으로 앞으로 벌어질 시나리오를 모두 설명할 수 있음을 알게 될 겁니다.

핵심이 되는 변화동인은 '영향도'와 '불확실성'이라는 2개의 잣대로 평가해서 찾아냅니다. 영향도와 불확실성이 모두 큰 것이 핵심변화동인이죠. 영향도는 '세계경제와 우리나라 경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을 통해 정성적으로 판단하고, 불확실성은 해당 변화동인이 일어날 것이냐 아니냐의 정도로 판단합니다. 만일 일어날 확률과 일어나지 않을 확률이 반반이라면 불확실성이 큰 것이고, 일어날 확률 또는 일어나지 않은 확률 중 어느 하나가 크다면 불확실성이 작은 것입니다.

이렇게 2개의 핵심변화동인이 추출되면 그것을 기초로 4개의 시나리오가 만들 수 있습니다. 하나의 핵심변화동인은 2개의 방향(이를 '극점'이라고 함)을 가지기 때문이죠. 4개의 시나리오를 들여다 보면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모든 시나리오에 다 대응하면 좋겠지만(그리고 그게 정석이지만), 긴박하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에 집중적으로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대응전략을 어떻게 수립해야 할까요? 먼저, 최악의 시나리오가 어떤 상황인지를 머리 속에 충분히 시뮬레이션한 상태에서 그것이 우리 회사에 어떤 리스크를 가져올지, 반대로 어떤 기회를 가져올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아무런 기준 없이 리스크와 기회를 판단하기보다는, 회사의 밸류 체인을 그린 다음 밸류 체인 상의 각 activity별로 리스크와 기회를 따져보는 것이 좋겠죠. 그래야 리스크와 기회를 MECE하게 도출할 수 있을 겁니다.

리스크와 기회가 정리되면, 두 가지의 대응전략을 수립합니다. 하나는 리스크 헷지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기회활용전략입니다. 기업에 따라서 두 가지 대응전략의 비중이 달라지겠죠. 대일 의존도가 높은 기업은 아무래도 리스크 헷지 전략에 치중될 겁니다. 대응전략을 수립할 때 한 가지 주의사항은 장기적인 전략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에서 2~3년 후에야 실현 가능한 전략들은 의미가 없습니다. 즉시 실행 가능한 전략들을 위주로 대응전략의 얼개를 잡아야 합니다.

이렇게 정리가 되면 일단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한 대응전략 수립 과정은 일단락됩니다. 향후의 작업은 '제목만 정해진' 대응전략들의 실행계획을 세우는 일이겠죠.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실행에 옮기는 것입니다. 대응전략을 수립해 놨다는 사실만으로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질 우려가 있습니다. 대응전략은 그저 종이 위에 나열된 글자에 불과합니다. 실행될 때만이 의미가 있죠. 하지만 많은 기업들이 대응전략을 수립해 놓고도 '이렇게 전략을 수립하긴 했지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나겠어?'하는 낙관론에 다시 빠지고 맙니다.

무엇인가가 발생되고 나서 상황을 수습하는 것보다 미리 대비하는 것이 돈도 덜 들고 노력도 덜 소요됩니다. 상황이 닥쳐서야 임기응변하는 능력이 실행력은 아닙니다. 간단한 시나리오 플래닝을 통해서 미리 대응전략을 마련해 놓고 실행에 옮길 줄 아는 능력이 진정한 '실행력'입니다. 항상 낙관론을 주의해야 합니다. 그것이 근거 없는 바람일 때 더욱 경계해야 합니다.


(*참고도서 : '시나리오 플래닝',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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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점유율을 점유하라   

2011. 3. 1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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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S라는 말을 아십니까? RMS은 Relative Market Share의 약자로서 우리말로는 '상대적 시장점유율'을 뜻합니다. 단순히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시장에서 얼마나 차지하느냐가 아니라, 경쟁사에 비해서 우리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어느 정도냐를 측정하는 개념이 바로 RMS입니다.

우리 회사의 RMS를 구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MS = 우리 회사의 시장점유율 / 가장 큰 경쟁사의 시장점유율

만약 우리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30% 이고, 가장 큰 경쟁사의 시장점유율이 60%이면, 우리의 RMS는 0.5가 되죠. 여기서 많은 분들이 약간 헷갈려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몇몇 분이 '가장 큰 경쟁사'란 말을 오해하더군요. 예전에 'BCG 매트릭스를 그리는 법'이란 글을 올렸는데, 제가 잘못된 지식을 전달한다라는 댓글이 달린 적이 있습니다. RMS가 이런 공식으로 계산되는 것이라면, RMS가 절대 1.0 보다 클 수가 없다, 라는 내용의 댓글이었습니다. 알고보니 그 댓글을 단 분은 '가장 큰 경쟁사'란 말을 '최대 기업'으로 잘못 이해했더군요. 그래서 RMS가 1.0 보다 크게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가장 큰 경쟁사'란 말은 '최대 기업'이 아닙니다. 우리 회사를 제외하고 가장 큰 시장점유율을 나타내는 경쟁사를 말하는 것입니다. 우리 회사가 시장점유율이 1등이면, '가장 큰 경쟁사'는 시장점유율이 2등인 회사를 뜻합니다. 만일 우리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2등이나 3등이면 '가장 큰 경쟁사'는 시장점유율이 1등인 회사를 말합니다. 어쨌든, 잘못된 지식을 전달한다는 평을 받은 제가 조금 억울(?)하긴 하지만, 제가 그 글에서 '가장 큰 경쟁사'가 의미하는 바를 좀더 자세히 기술하지 못한 탓입니다.

RMS는 브루스 핸더슨이란 사람이 창안한 개념입니다(제가 알기로는). 사업 포트폴리오 전략, 학습곡선 이론 등을 개발한 사람이기도 하죠. 그는 시장점유율이 큰 것보다는 RMS가 시장의 지배력을 더 잘 나타내는 수치라고 주장했습니다. 쉽게 말해 시장을 지배하려면 '시장점유율을 점유하라'는 것이죠. 왜 그는 RMS가 중요하다고 말한 걸까요? RMS는 바로 '규모의 경제'를 이루었냐 그렇지 않으냐와 깊게 관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RMS가 1등인 기업이 갖는 강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첫째, 구매의 이점을 가집니다. 워낙 많은 원부자재를 구매하기 때문에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죠. 어느 정도의 이점이 있을까요?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RMS 2.0 이상이면(예를 들어 우리의 M/S가 60%, 가장 큰 경쟁사의 M/S가 30%이면), 최소한 2~3% 정도로 할인된 금액으로 경쟁사와 동일한 원부자재를 구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재료비가 매출액에서 40~50% 정도를 차지한다면, 이 정도의 할인률은 이익률에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둘째, 마케팅이나 광고와 같은 '판촉비'의 이점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와 경쟁사가 각각 1억 원의 광고비를 지출한다면 제품 하나당 광고비용은 우리 회사가 더 낮습니다. 왜냐하면 생산하는 제품의 양적 규모가 커서 1억 원이란 돈을 경쟁사보다 더 '잘게'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죠. 연구개발비나 간접비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분산 효과'의 이점을 갖습니다.

셋째, 우수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강점이 있습니다. RMS가 1위인 기업이 갖춘 최고의 시설과 장비, 그리고 최고의 대우가 우수인력을 끌어모으는 동력이 되는 것이죠. 이를 '마태 효과'라 합니다. 성경의 마태 복음에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기리라'라는 글에서 유래된 말이죠. RMS 1위 기업은 마태 효과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이 더 강해지는 선순환의 흐름을 탈 수 있습니다.

넷째, 막강한 자금력을 갖습니다. 투자나 인수 등 자금력이 요구되는 분야에 대해 RMS 1위 기업은 경쟁사보다 많은 돈을 쓸 여력이 있기 때문에 경쟁사의 추격 의지를 꺾을 수 있는 강점을 가집니다. '돈'을 진입장벽을 높게 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소리죠.

다섯째, 시장을 '계획'할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시장을 계획한다는 말은 자기네들이 '제품 및 서비스 리더십', '비용 리더십' 등을 쥐고 시장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뜻입니다. 지금은 약화됐지만, 마이크로소프트가 세운 운영체계 업그레이드 계획이 PC산업과 소트트웨어 산업, 그리고 반도체 산업까지 리드했듯이 RMS 1위 기업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창조해 나갈 수 있는 지렛대를 손에 쥘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것이 가장 큰 강점이죠.

RMS는 사실 1960년 대에 나온 개념이고 전통적인 '굴뚝 산업'에 잘 맞는 개념입니다. 단순하게 RMS가 1위를 달성한다고 해서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Value Chain 상의 가장 중요한 Activity에서 고유의 경쟁력을 가진 업체들이 시장을 지배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애플이 앱스토어라는 막강한 유통채널을 구축함으로써 시장을 리드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RMS는 중요합니다. 비록 기업의 성과(결국 이익이죠)가 여러 가지의 변수로 이뤄진 함수라 해도 RMS는 적어도 제조업이나 전통적인 서비스업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삼성이 애플이 선점한 미국의 스마트폰 시장을 차지하려고 하나 사면 하나 더 주는 '1+1 전략'을 실행했던 것도 RMS를 끌어올리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기 때문이라 짐작됩니다. 또한 RMS는 제품 포트폴리오 전략에서 '선택과 집중'을 실현하는 데에 중요한 잣대가 됩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RMS가 1위 제품에서 대부분의 이익이 흘러들어오기 때문입니다. RMS 1위 제품은 '이익의 파이프라인'입니다. 이는 BCG 매트릭스에서 RMS가 중요한 변수가 되는 이유입니다.

금년 사업계획에 '시장점유율을 높이자'는 말이 있다면 '시장점유율을 점유하고 리드하자'는 말로 바꾸는 것은 어떨까요? 그것이 더 뚜렷하고 '도전적인' 목표이니까요.

(*참고도서 : 'The Art of Profitabil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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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불만은 없앨 수 없다   

2011. 3. 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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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 솔닉크와 데이비드 헤멘웨이는 여러 사람들에게 다음과 같은 두 개의 문장을 보여준 다음에 무엇을 선호하냐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골라 보기 바랍니다.

A : 당신의 신체적인 매력 점수는 6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평균 4점이다.

B : 당신의 신체적인 매력 점수는 8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평균 10점이다.

아마 여러분은 B보다는 A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을 것 같습니다. 솔닉크와 헤멘웨이의 실험에서도 약 75%의 사람들이 A를 더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이 실험을 하버드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해보니 무려 93%의 대학생들이 A를 택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면 A보다는 B를 더 선호한다고 답해야 합니다. 자신의 매력 점수가 B에서 2점 더 높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야 어떻든 B를 택해야겠죠. 그게 훨씬 유리하니까요. 헌데 왜 사람들은 A를 선호하는 걸까요?

그것은 '불평등에 대한 뿌리 깊은 반감' 때문입니다. 인간은 언제나 자신과 남을 비교하는 동물입니다. '내가 남보다 무엇이 못한가'라는 능력의 비교뿐만 아니라'내가 남보다 무엇을 손해보고 있는가'를 끊임없이 계산하죠. 진화적으로 우리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는 원숭이(예전 포스팅 클릭!)들도 불평등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B보다 A를 선택하는 행동은 인간의 DNA에 뿌리 깊에 박혀있는 본능적인 반응입니다.

사람들은 절대적인 지위보다 상대적인 지위에 더 신경을 씁니다. 본질적으로 질투가 심하다는 뜻이죠. 이를 간파한 경제학자 존 K. 갤브레이쓰는 "소비의 수요의 많은 부분은 필요에 의해서라기보다 사회적 압력 때문에 증가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시쳇말로 지름신은 그 물건이 꼭 필요해서 강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그 물건을 소유했기 때문에, 그 물건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에 우쭐대고 싶기 때문에 강림(?)한다는 말입니다.

행동경제학의 선구자인 트버스키와 위의 실험과 비슷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A : 당신은 3만 5천 달러를 받고, 다른 사람들은 모두 3만 8천 달러를 받는 회사

B : 당신은 3만 3천 달러를 받고, 다른 사람을은 모두 3만 달러를 받는 회사

이 두 개의 회사가 있을 때 어느 쪽에 입사하고 싶냐는 질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B를 택했다고 합니다. A회사로 입사하면 2천 달러를 더 받을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보다 상대적인 지위가 더 높은 B회사를 택합니다. 상대적 지위라는 행복(?)을 획득하기 위해 2천 달러의 돈을 기꺼이 쓰는 것이죠.

사람들이 절대적인 지위보다는 상대적인 지위를 더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인지 인사제도를 운영할 때 항상 불만이 나옵니다. 불만이 없는 인사제도는 아마 전 지구를 통틀어 한군데도 없을 겁니다. 사람들은 거의 대부분은 자신의 능력이 평균 이상이라고 생각하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기에 남들보다 승진이 늦고 남들보다 적은 돈을 받는 것을 수용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탓이 아니라 제도의 부조리 때문이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폄훼하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낮은 평가를 받고 적은 보상을 받을 때 자신이 잘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인정하는 사람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죠.

인사제도 자체가 허점 투성이라서 능력과 성과가 있는데도 잘못 평가 받는 사람들이 많으면 진짜로 심각한 문제라서 시급하게 인사제도를 개선해야 합니다. 하지만 불만이 많다는 이유로 인사제도를 개선한다면 원칙을 잃고 헤매기 일쑤입니다. 목소리가 큰 사람들이 합심하여 불만을 강하게 제기할 때 이리저리 휘둘리는 인사제도를 종종 목격했기 때문에 하는 말입니다. 그런 회사의 인사제도는 말 그대로 여기저기에 조각천을 기운 누더기와 같았죠.

상대적인 지위의 차이를 추구함으로써 성과 창출을 자극하는 인사제도는 직원들의 불만은 영원히 없앨 수 없습니다. 그런 인사제도 하에서는 직원 전체의 임금을 상향한다고 해서 불만이 줄지 않습니다. 절대적인 지위를 올려줘 봤자 상대적인 지위가 그대로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인사제도 개선에 관해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두 가지 방향이 있습니다. 하나는 상대적인 지위의 차이를 축소하는 방향으로 인사제도를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보상의 차등폭을 줄이고 직급의 단계를 줄이는 등 상대적인 차별을 도모하는 모든 제도를 약화시키는 거죠.

하지만 '완전 평등'의 개념으로 인사제도를 확립한다면 그 또한 문제입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왜 자신이 일 못하는 사람과 똑같은 보상을 받아야 하는지 납득하지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대충 일하거나 더 많은 보상을 약속하는 곳으로 떠나버리죠. 겉으로 보기엔 평등한 인사제도라 해도 이처럼 'Give에 대한 Take의 비율'을 납득하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불평등까지 없애지는 못합니다. 게다가 무사안일, 공평무사와 같은 나쁜 문화를 타파하는 조직문화 차원의 근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평등주의 인사제도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하향평준화할 우려도 매우 큽니다.

두 번째 방향은 단순하게 불만의 크기로 인사제도의 문제점을 판단하기보다는 불만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불만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를 따져봄으로써 개선의 포인트를 잡는 것입니다. 어차피 발생할 불만이라면 Give에 대한 Take의 비율이 작은 사람의 목소리에 기울이자는 것이기도 합니다. 누구나 봐도 역량이 딸리고 성과가 저조한 사람들이 목소리는 훨씬 큰 경우를 심심찮게 봅니다. 인사제도는 그들의 목소리보다는 입을 닫은 사람들의 소리없는 불만에 귀기울여야 합니다.

상대적인 지위에 대한 추구는 인간의 본성이라서 인간이 절대적인 지위 선호로 진화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사제도는 불만 제로의 완벽을 추구하기보다 '합리적인 불만'을 수용함으로써 '합리적이지 않는 불만'의 최소화를 지향해야 합니다. 이것이 최선의 중용입니다.

(*참고논문 : 여기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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