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말라   

2011. 9. 2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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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체스터 대학이 심리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데시(Edward L. Deci)과 그의 동료들은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교사 역할을 할 피실험자들에게 아이들을 가르치라는 임무를 맡겼습니다. 피실험자들(교사)이 가르쳐야 할 내용은 문제해결 방법이었죠. 데시는 피실험자들에게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주의사항을 자세히 일러 주고 문제해결 방법도 철저하게 알려 주었습니다.

데시는 교사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을 학생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그러고는 교사들에게 두 그룹 중 하나를 가르치게 했죠. 그런데 두 그룹 중 하나의 그룹을 맡은 교사들에게는 이러한 지시를 별도로 내렸습니다. "가르친 학생들이 나중에 실시할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해 주세요." 성과를 높게 달성하라는 일종의 압박이었습니다. 다른 그룹을 맡은 교사에게는 별다른 지시를 따로 내리지 않았습니다.



수업의 과정은 모두 녹음되어 나중에 자세하게 분석되었습니다. 그랬더니 특이한 사항이 발견되었죠.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하라는 지시를 받은 교사들이 그렇지 않은 교사들에 비해 수업 중에 말하는 시간이 두 배가 더 길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즉, 학생들이 발언할 시간을 덜 주고 자신이 더 많이 말함으로써 수업을 끌고 갔다는 뜻이죠.

사용하는 문장의 성격을 살펴보니, 명령어는 세 배 더 많이, 통제적인 문구(have to, should, must 등)를 더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학생들 위에서 군림하며 통제를 가했다는 뜻이겠죠. 학생들의 자율성을 훼손하면서 말입니다.

이 간단한 실험은 의미있는 시사점을 우리에게 줍니다. 높은 성적을 달성케 하라는 지시나 강한 바람이 교사들로 하여금 더욱 통제적으로 더욱 독재적으로 행동하게 만들고 학생들의 자율적인 행동과 자유로운 사고력을 방해하고 압박해서, 결과적으로(그리고 장기적으로) 기대하는 높은 성적이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교사들이 이렇게 성과에 대한 압박을 받으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이 가해진다는 데시의 실험 결과를 기업이라는 조직에 투영시키면 어떨까요? 알다시피 관리자(팀장 이상)들에게는 MBO나 BSC 등으로 성과에 대한 압박이 가해집니다. 
성과주의라는 단어로 대변되는 경영방식은 압박이 있어야 개인의 의지가 발현되고 그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높아지리란 기대감 위에 존재합니다. 데시의 실험은 관리자가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게 되면 부하직원들을 통제하고 부하직원의 자율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그리고 결국 성과주의가 바라는 성과 극대화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도 또한 크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우리는 관리자들이 부하직원들의 성과 창출 과정을 조력하고 동기를 부여하며 어려운 일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배려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부하직원들이 스스로 알아서 회사에 충성심을 바탕으로 업무를 수행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다양한 도구를 통해 성과에 대한 스트레스를 가함으로써 통제를 확산시키고 부하직원들의 자율성을 갉아 먹습니다. 결국 부하직원들의 학습능력과 직무역량을 저하시키죠.

이것 역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물론 관리자의 자율성(그리고 부하직원들의 자율성)과 위에서 아래로 가해지는 성과 압박이 균형을 잘 이루게 하면 좋겠죠. 하지만 균형을 잡기가 과연 쉬울까요?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이상'입니다.

부하직원들의 자율성과 기여심을 극대화하고 그에 따라 조직의 성과를 높이고 싶다면, 기계적이고 계량적인 도구를 사용한 성과주의 제도는 버려야 합니다. 혹자는 직원들의 자율성과 협력, 충성심 등과 같은 것들도 평가를 통해서 측정하고 독려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이런 생각을 가진 컨설턴트가 많아 걱정입니다).

그렇다면 직원들의 자율성을 어떻게 키워야 할까요? 쉽지 않은 일이고, '이거다' 하는 확실한 방법도 없습니다. 어쩌면 확실한 방법이 있는 게(있다고 주장하는 게) 이상하죠. 하지만 조직의 자율성을 키우는 데에 성과주의는 답이 절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팀장의 스트레스가 부하직원을 망칩니다. 그리고 조직도 망칩니다. 그들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마세요. ^^ 

(*참고도서 : 'Why we do what we do', Edward L. Deci 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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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 좋으면 잘해야 '중박'이다   

2011. 9. 20.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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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 식품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시장이 커피 시장인 듯 합니다. 개인적으로 커피를 좋아하여 핸드 드립 세트를 구입해서 원산지 별로 다른 원두를 갈아 마시는 것에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낍니다. 전자제품 매장을 돌아다니면 예전에는 없던 제품 카테고리가 눈에 띄더군요. 바로 에스프레소 추출 머신입니다. 네스카페의 돌체 구스토, 밀리타, 일리 등 여러 가지 브랜드의 머신들이 당당하게 코너를 차지하고 있고 구입 문의를 하는 고객들도 끊이지 않더군요.

그 정도로 커피 시장이 우리나라에서 상당히 크고 앞으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소위 '다방 커피'로 대변되던 우리나라 커피 시장이 고급화되고 동시에 집에서도 커피를 추출해 마실 정도로 저변화되고 있는 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줍니다.



사실 에스프레소 추출 머신은 가격도 비싸고(업소용은 천만원 대 이상) 덩치도 큰데다가 사용법도 까다로워서 가정에서 사용하기가 버거운 제품이었습니다. 이랬던 머신이 앙증맞을 정도로 작아지고 사용법도 버튼 한 두 개만 누르면 곧바로 에스프레소가 추출돼 나오니, 기술이 참 많이 발전했구나, 란 생각이 들 법도 합니다.

헌데 이러한 소형 에스프레소 머신 기술은 최근에 나온 게 아니더군요. 역사를 따져보니, 1970년대 초까지 거슬러 올라가 스위스의 바텔(Battelle) 연구소까지 이릅니다. 이 연구소가 개발한 머신 기술은 네슬레에 매각되어 상용화를 위해 추가적인 개발이 1980년대 중반까지 이루어집니다. 10년 넘게 기술을 갈고 다듬어서 시장에 출시한 머신의 이름은 '네스프레소'입니다. 네슬레와 에스프레소를 더해서 작명한 것이죠.

처음 네스프레소가 시장에 나왔을 때 에스프레소 애호가들의 호평을 받았습니다. 사용법이 간단할 뿐더러 맛도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네스프레소 관계자들은 잔뜩 기대감을 품었죠.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참담할 정도로 차가웠습니다. 
초기에 네스프레소가 타겟으로 삼은 시장은 지금처럼 가정용 시장이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까페, 사무실과 같은 B2B 시장이었습니다. 그들은 여러 레스토랑과 사무실 등에 시험 설치를 해주며 홍보에 열을 올렸지만 바리스타들은 그런 제품을 자신들의 밥줄을 위협하는 물건이라 여기고 꺼려하는 바람에 홍보 효과도 떨어지고 판매도 지지부진했습니다.

그러던 차에 1988년에 장 폴 가이야르라는 사람이 네스프레소에 영입되어 책임자가 됩니다. 그는 들어오자마자 타겟 시장을 가정용 시장으로 선회합니다. 이사회의 반발이 컸지만 그는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해서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냅니다. 그의 이러한 전략은 탁월한 선택이었지만, 가정용 시장 개척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이 집에서 에스프레소를 추출해 마시겠다는 니즈가 별로 없는 상태였고, 네스프레소에 들어가는 캡슐 하나의 가격도 고객들에게는 터무니하게 비싸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가이야르가 이사회의 승인을 어렵사리 얻어냈지만 네스프레소의 운명은 거기까지인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네스프레소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만든 '방아쇠'를, 가이야르의 후임인 헹크 크바크만이란 사람이 생각해 냅니다. 그것은 바로 '체험'이었습니다. 그는 네스프레소에 관심을 가지고 구매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바로 항공기의 1등석 탑승객이라는 것에 주목했습니다. 항공기 1등석에서 네스프레소로 만든 커피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또한 네스프레소 머신을 체험하고 무료로 커피를 즐길 수 있는 네스프레소 부티크를 주요 도시 200개의 번화가에 세우고, 대형 백화점 속에 '매장 내 매장'을 설치하여 소비자들이 바로 가까이에서 머신을 작동시켜서 여러 가지 맛의 커피를 바로 즐길 수 있게 했습니다. 이렇게 소비자들로 하여금 직접 체험하는 기회를 극대화시킨 이유는 제품이 좋아도 막상 구매하려 할 때 주저하게 되는 관성을 극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에스프레소 추출 머신에 대해 막연하게 가졌던 '어렵고 복잡하고 비싸다'는 인상을 깨뜨리는 것만이 네스프레소 수요 증가에 필수적인 방아쇠라고 믿었던 까닭입니다.

결과는 (적어도 현재까지는) 대성공입니다. 네스프레소만으로 연간 매출액이 30억 달러를 상회하는 성과를 달성 중이죠. 그리고 지금은 거대한 커피 소비 시장인 미국을 공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적 시도를 꾀하고 있습니다. 커피 시장 전체의 규모는 크지만 에스프레소를 마신다는 미국인들은 10퍼센트도 안 되는 현실에서 네스프레소가 어떻게 없는 수요를 새로이 창출할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처음 제품 프로토타입이 바텔 연구소에서 개발된지 이제 거의 40년이 됐습니다. 하지만 네스프레소 머신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때는 30년이 지난 2000년대 초였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이러한 시사점을 얻습니다. 제품 성능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리고 여러 가지 제반요건이 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해도 수요를 촉발시키는 '방아쇠'가 없으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방아쇠란, 제품을 처음 알게 된 시점과 구입한 시점 사이의 시간 간격을 최소화시키게 만드는 촉매를 말합니다. 소비자의 마음 속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구매 습관, 막연한 선입견 등을 깨뜨림으로써 구매로 이어지기 전에 넘어야 하는 '활성화 에너지' 수준을 끌어내리는 역할이 바로 방아쇠입니다. 네스프레소는 자신들의 방아쇠로 '직접 체험'을 발견했던 것이죠.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구시대적인 마케팅 전략입니다. 그리고, 소위 4P라 불리는 전술적 마케팅을 잘 하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 수 있다는 생각도 구시대적입니다. 수소와 산소가 만나 물이 되려면 중간에 뛰어넘어야 할 활성화 에너지를 극복해야 하듯이, 소비자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은 관성을 파악하여 그것을 뛰어넘을 수 있게 도와주는 '방아쇠 전략'을 고민해야 합니다. 좋은 제품이 방아쇠의 힘을 받아 시장으로 발사되도록 해야 합니다.

제품이 좋으면 잘해봤자 '중박'입니다. '대박'을 얻으려면 '방아쇠'가 무엇인지 고민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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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사 기획력 향상 교육 실시   

2011. 9. 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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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입니다.

오는 20일에 L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기획력'에 관한 교육을 실시합니다(공개교육이 아니라, 인하우스 교육입니다). 기획이란 무엇인가란 본질적인 질문으로 시작되는 이번 교육은 기획의 목적이 바로 문제 해결임을 밝히고,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가며, 그 결과를 어떻게 '기획서'라는 결과로 포장해 낼 것인가를 주요 내용으로 합니다.



교육목차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총 8시간 교육

1. 기획이란 무엇인가?
- 기획의 의미
- 나의 기획 스타일은?
- 상사의 스타일에 맞는 설득
- 좋은 기획서란?
- 채택되는 기획서가 갖추어야 할 요소

2. '번뜩이는' 기획서
- 문제란 무엇인가
- '진짜 문제'를 밝혀야 하는 이유
- 문제의 원인은 어떻게 밝혀내는가
- 해결책을 어떻게 도출하는가 

3. 잘 구성된 기획서
- 기획서의 뼈대를 잡는 법
- 초안을 잡고 수정하기
- 독자의 판단 기준 충족하기

4. 깔끔한 기획서
- 깔끔한 문서 구성
- 깔끔한 문장 쓰기
- 깔끔한 도표 그리기

5. '꽂히는' 기획서
- 제목으로 낚기
- 리드를 만들라
- 감정에 호소하고 생생하게 보여라
- 지식의 공백을 자극하라
- 비전을 제시하라


위의 교육목차는 8시간으로 짜여졌습니다. 교육 니즈에 따라 2시간부터 16시간까지 조정할 수 있습니다. 기획력 향상 교육에 관한 보다 자세한 안내가 필요하신 분들은 02-6007-2340 이나, jsyu@infuture.co.kr 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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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같은 팀장, 자식같은 팀원'은 나쁘다   

2011. 9. 16.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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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정신의학자인 에릭 번(Eric Berne)은 '교류 분석 이론'을 정립한 사람으로 유명합니다. 번은 인간의 말과 행동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바로 성인형(Adult), 부모형(Parent), 자식형(Child)였죠.

성인형은 상호존중과 개방성, 그리고 상대방의 감정을 자신에게 이입할 줄 아는 유형입니다. 그리고 부모형은 부모가 자식을 바라보듯이 통제적이고 비판적인 행동 유형을 말하죠. 반면 자식형은 감정이 앞서고 자기중심적인 행동양식을 가리킵니다. 번이 지나치게 인간의 말과 행동을 단순화한 측면이 없지 않아 있지만, 가장 이상적인 상호 교류의 양식이 무엇인지 우리에게 통찰을 주었다는 측면에서 그의 업적은 가치가 있습니다.



그는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가장 이상적인 상호작용의 방식이 '성인형 대 성인형'이라고 말합니다. '부모형 대 부모형'이나 '자식형 대 자식형'의 상호작용은 오해를 가중시키고 대립과 갈등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말합니다. 조직에서 자주 일어날 법한 이야기로 예를 들어볼까요?

팀장이 기획안을 꾸물거리면서 올리지 않는 팀원에게 이렇게 한마디 합니다.

"지시한 지가 2주일이 넘었는데 왜 아직도 기획안을 올리지 않는 거야? 도대체 뭐 하는 거야?"

이런 말은 통제하고 비판을 가하는 '부모형'의 전형입니다. 부모형의 말은 자식형의 말을 유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부모가 뭐라고 야단을 치면 핑계거리를 대면서 그 순간을 모면하려고 하는 자식처럼 말입니다. 팀원은 아마 이런 식으로 대꾸할 겁니다.

"제가 OOO일로 바쁜 거 안 보이세요? 상무님이 지시사항이라서 그것 먼저 해야 한다고요."

대담하고 앞뒤 가리지 않는 팀원이라면 팀장의 부모형 말에 부모형 대답으로 대항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바로 다음과 같이 말입니다.

"그렇게 급하면 직접 하시는 게 어떨까요? 아니면 박 대리가 요즘 한가한 것 같은데, 걔한테 시키시지요."

팀원이 이렇게 대꾸하면 아마도 팀장은 화가 머리 끝까지 나서 팀원의 멱살을 잡을지 모릅니다. 섬약한 성정을 가진 팀장이라면 속으로 화를 삭이면서 괴로워하겠지요.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감정만 상합니다. 감정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로 인한 건강 이상도 염려해야 하는, 불행한 '교류 방식'이죠.

팀장이 만약 자식형의 대화법으로 이렇게 말하면 팀원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OOO기획안, 빨리 좀 줘. 전무님이 보자고 하신단 말이야."

아마 대담한 팀원(소위 '싸가지가 없는' 팀원)이라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부모형으로 대꾸하겠죠. '급하면 당신이 하라'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팀원보다는 아래와 같이 '칭얼거리는' 자식형 대답을 하는 팀원들이 더 많을 겁니다. 

"저도 힘들어 죽겠단 말이에요. 왜 저만 가지고 그러세요?"

이런 대화법 또한 문제는 전혀 해결되지 못하고 팀장과 팀원 사이의 불만만 가득 쌓이고 맙니다. 상하를 막론하고 자식형 대화법이 주류를 이루니 팀 분위기가 어떨지 상상이 됩니다.

에릭 번이 이상적인 상호 교류 방식이라고 한 '성인형 대 성인형' 대화법을 팀장과 팀원이 항상 염두에 둔다면, 아마도 아래와 같은 대화가 일어날 겁니다.

팀장 : 자네가 바쁜 건 잘 알지만, 실은 그 기획안을 전무님이 1주일 후에 열릴 경영회의 때 발표해야 해서 꼭 필요해. 해 줄 수 없을까?

팀원 : 죄송합니다. 저도 실은 상무님이 별도로 시킨 OOO일로 좀 바쁩니다. 상무님께 이야기해서 그 일은 잠시 미루자고 하겠습니다. 전무님 일이 더 급하니까요.

팀장 : 고마워. 상무님한테 이야기할 때 나도 같이 갈게. 내가 자초지종을 설명하면 이해하실 거야.

팀원 : 네, 알겠습니다.

팀장 : 아, 그리고 좀 힘들겠지만 오늘부터 나와 같이 기획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보자고. 이따 3시에 회의실에서 보면 어떨까?

팀원 : 네, 자료를 준비하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데요, 5시쯤 보면 어떨까요?

팀장 : 그래, 그러자고. 



이상적인 상황이라서 좀 작위적이라고 느낄지 모르지만, 팀원으로 하여금 기획안 수립에 전념케 하려면(즉, 문제를 해결하려면) 성인형 지시법과 성인형 대답법이 다른 유형의 교류 방식보다 우월합니다. 

문제가 좀 급하고 상황이 좋지 않게 돌아가면 사람들은 강압적인 부모가 되거나(부모형 교류), 감정이 앞서서 요리조리 피하는 자식이 될(자식형 교류) 가능성이 큽니다. 위와 비슷한 상황일 때 (마음을 좀 차분히 하고) 성인형 교류를 하려고 노력한다면 상대방도 성인형 대화법으로 응대하면서 문제해결에 머리를 맞대는 '화기애애'한 상황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노력이 없이는 팀장과 팀원 간의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겠습니다. '부모 같은 팀장과 자식같은 팀원'이라는 구도는 절대로 좋은 상하관계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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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X2 매트릭스, 꼭 활용하세요   

2011. 9. 1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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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조직에는 여러 유형의 팀이 있을 겁니다. 만일 CEO가 여러분에게 “우리 회사에 존재하는 팀의 유형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라”는 지시는 내린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어떤 기준으로 팀을 분류하고 어떤 포맷으로 결과를 정리하면 CEO의 마음에 꼭 드는 보고서를 쓸 수 있을까요?

팀의 유형을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가장 중요한 특성을 2개 뽑아내어 그것으로 2X2 매트릭스를 그리면 CEO에게 일목요연하게 결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팀의 유형을 구분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2개의 특성은 무엇일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팀의 ‘존속기간’이 그 중 가장 중요합니다. 어떤 팀은 단기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만들어졌다가 해체됩니다. 반면에 계속해서 장기간 존속되는 팀들도 있죠. 또한 팀의 ‘업무 범위’도 팀의 유형을 구분하기 위한 중요한 차원이 됩니다. 하나의 제한된 영역에서 활동하는 팀이 있고, 반면에 복합적인 활동을 통해 성과를 이루어내는 팀도 있죠.

그렇다면 ‘존속기간’과 ‘업무범위’라는 2개의 축을 가지고 다음과 같이 2X2 매트릭스를 그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만 그리면 끝이 아닙니다. 매트릭스의 각 셀에 해당하는 팀이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 정의를 해줘야 합니다. 존속기간이 상시이고 업무범위가 단일업무인 좌측상단에 속하는 팀들은 아마 회사 내에서 가장 많을 겁니다. 이런 팀들은 ‘일반 업무 팀’이라고 분류할 수 있죠. 존속기간이 상시이고 업무범위가 다중업무인 우측상단의 팀들은 우리가 보통 ‘Cross Functional Team’이라고 부르는 조직입니다. 우리말로 ‘기능횡단팀’이라고 부르죠. 

좌측하단의 셀, 그러니까 존속기간이 임시이고 업무범위가 단일업무인 팀들은 특정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모임 프로젝트 팀(Project Team)이라고 말할 수 있죠. 임무 수행을 완료하면 바로 해체되는 조직입니다. 존속기간이 임시이지만 다중업무를 수행하는 팀은 ‘특수 목적 팀’ 혹은 ‘태스크 포스 팀(Task Force Team)’이라고 부릅니다. 프로젝트 팀처럼 임시로 운영되지만 특정 과제를 수행하려면 여러 부서를 아울러야 할 때 태스크 포스 팀이 필요하죠.

이렇게 2개의 변수를 가지고 팀의 유형을 4개로 구분한 후에 어떤 팀들이 어떤 셀에 해당하는지를 나타내면 CEO가 한 눈에 팀의 유형을 조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특정 셀에 지나치게 팀들이 몰려있다면 어느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도 있죠. 

여러분은 아마도 위의 매트릭스와 다른 축을 사용하여 2x2 매트릭스를 그렸을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이 속한 회사의 팀을 꼭 위의 예시처럼 구분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한 상황에 맞게 2X2 매트릭스를 그리면 됩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현상을 단순하고 간략하게 표현하고, 시각화하는 데에 2X2 매트릭스처럼 좋은 방법이 없다는 점을, 2X2 매트릭스를 쓰면 상황을 조망하고 개선의 방향을 찾기가 수월하다는 점을 꼭 기억하고, 항상 어떤 현상을 접하면 2X2 매트릭스로 그릴 가능성이 있는지 살펴보기 바랍니다. 확신컨대, 2X2 매트릭스를 잘 그리면, '똑똑하다', '깔끔하다'란 평가를 받게 될 겁니다.

2X2 매트릭스를 꼭 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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