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조직은 위험하다   

2011. 5. 2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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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병원이 있습니다. 한곳은 투약 과정에서 실수가 거의 없는 곳이고 다른 한곳은 100배나 많은 투약 실수가 발생합니다. 여러분이 두곳 중 한곳을 택해 입원해야 한다면 어떤 병원을 선택하겠습니까? 아마도 여러분은 전자를 택할 겁니다. 투약 실수가 적다는 것은 의사와 간호사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나타내는 지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겠죠.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에이미 에드먼슨 교수는 이러한 통념이 옳은지를 밝히기 위해  한 대학병원(하버드 의대 소속)에 딸린 8개 병동을 대상으로 일련의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 병동들은 모두 인력 구성, 전문성, 업무량 등에서 비슷했습니다. 그녀는 4가지 유형의 투약 실수(피할 수 있는 실수, 피치 못할 실수, 잠재적인 실수, 중간에 바로잡혀진 실수)를 종속변수로 설정하여 6개월 동안 면밀하게 모니터링을 실시했습니다. 그런 다음, 설문조사와 인터뷰를 통해서 의료진의 리더십, 업무지시능력, 팀워크, 치료 성과,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 등을 폭넓게 조사했죠.



그녀는 사전에 의료진의 실력이 좋을수록, 팀워크가 좋을수록, 만족도가 높을수록, 병동의 분위기가 우호적일수록 모든 유형의 투약 실수가 적을 것이라는 가설을 가지고 이 연구에 임했습니다. 즉 최고의 병동일수록 실수가 적으리라 예상했죠. 그러나 결과는 완전히 반대였습니다. 의사들의 차트를 분석하고 불시에 방문해서 살펴본 결과, 최고의 병동일수록 투약 실수가 더 많이 발견되는 아이러니한 결과가 나왔으니 말입니다.

예를 들어 수간호사들의 업무지시능력과 투약 실수 건수와의 상관계수가 0.74이 나왔고, 나머지 독립변수에 대해서도 0.7 이상의 상관계수가 측정되었습니다. 참 이상한 결과였죠. 병동 관리자의 능력과 리더십이 긍정적일수록 투약 실수가 더 많다니,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에드먼슨은 추가 분석을 통해 이런 아이러니를 설명했습니다. 실수를 드러내고 실수를 보고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연시하는 병동일수록 기록된 투약 실수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죠. 즉, 겉으로 보기에 투약 실수가 많은 것은 실력이 떨어지고 병동의 근무 분위기가 나빠서가 아니라 실수를 드러내고 실수를 통해 학습하려는 의료진들의 자발적인 노력과 문화 때문임을 알아냈습니다. 반대로 투약 실수가 적은 병동은 누군가가 실수를 보고하면 질타 받거나 징계 받는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가급적이면 실수를 감추려는 동기가 작용했습니다. 게다가 실수를 드러내지 않고 억압하려는 문화는 의료진의 치료 성과와 근무 만족도를 떨어뜨리는 근본적인 이유가 됐으리라고 에드먼스는 추측했습니다.

우리는 실수를 용인하고 장려하라는 말을 자주 듣고 또 자주 하곤 합니다. 그러나 이 말이 구호에 그치는 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실수가 '능력 없음'을 나타내는 증거라고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실수는 나쁜 것이고 저지르지 말아야 할 죄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런 분위기가 팽배한 기업에서는 관리자들이 부하직원들이 실수하거나 문제를 일으키면 조용히 덮으려는 동기가 강합니다. 겉으로 드러내면 상위 관리자(예 : 임원)에 자신과 그 부하직원이 '찍힐'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 부하직원을 따로 불러 호되게 야단친 후에 조용히 문제를 위장하거나 피해가려고 조치하죠.

이렇게 되면 문제를 일으킨 부하직원은 실수를 통해 뭔가를 학습할지 모르지만 다른 사람에게 학습의 결과가 전파되지 못합니다. 또한 부하직원이 실수를 다시 저질렀다면 혼날 것을 염려해 보고하지 않고 자신이 처리하려 들겠죠. 겉으로 보기엔 실수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완전무결한 조직이 알고보면 문제투성이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조직이 사람으로 이루어진 이상 크고 작은 실수가 생기지 않을 리 없습니다. 실수와 문제가 없는 조직일수록 무언가 감추는 게 있다고 생각해야 옳습니다. 시끄러울 정도로 실수를 드러내고 지적하는 조직이 조용한 조직보다 성과가 높을뿐더러 오래 갑니다. 그런 조직은 실수를 환경에 적응해 가는 '진화'의 과정으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직의 건강성은 무결점의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문제를 끊임없이 제기하고 그것을 고쳐 나가려는 동적인 과정에서 찾아야 합니다. 

조용한 조직은 성과를 높일 수 있는데도 그렇게 하지 못하는 조직입니다. 조용한 조직은 성과 향상은 기대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학습과 적응'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모릅니다. 조용한 조직은 위험한 조직입니다. 그들은 억누르고 있는 실수가 언제 큰 파국으로 번질지 모릅니다. 

공자는 말했습니다. "지혜란 무엇을 아는지 그리고 무엇을 모르는지를 아는 것이다." 이 말은 실수는 잘못이나 죄가 아니라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는 수단이자 과정이라는 뜻입니다. 실수를 용인하고 권장한다는 말이 더 이상 듣기 좋은 구호로 끝나지 않도록 실천에 옮기는 일이 지혜로운 경영의 시작입니다.

여러분의 조직은 조용한가요, 아니면 시끄러운가요?

(*참고논문 : Learning from mistakes is easier said than don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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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   

2011. 5. 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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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여러분은 근무 시간의 상당 부분을 회의하는 데에 보낼 겁니다. 팀내에서 벌어지는 작은 회의 뿐만 아니라, 경영전략회의나 임원회의 같은 전사적인 회의를 준비하기 위해 몇 주 전부터 준비했을 테고 그 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follow-up하기 위한 실무자 회의를 또 몇 차례 진행하겠죠. 오늘은 월요일이니 아마도 오전엔 주간회의를 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우리는 때로는 하루 종일 회의만 하며 보냈다고 토로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회의는 조직생활을 하는 데에 떼려야 뗄 수 없는 '업무의 과정'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회의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잘 진행하느냐가 업무의 생산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서점에 가보면 '회의를 잘하는 법', 'OO처럼 회의하기'와 같은 책들이 많은 것만 봐도 그렇죠. 그런 책들이 회의 운영법에 대해 조언하는 내용을 살펴보면 회의를 짧은 시간 내에 끝내기 위해서는 회의 참여자들이 반드시 회의 시작시간을 엄수하고, 회의 주제를 확실하게 공유하고, 의사결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헌데 그런 조언들은 회의를 주관하는(혹은 진행하는) 사람의 '회의 운영력'에 많은 부분을 의존합니다. 문제는 회의 주관자가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충분하게 훈련해야 하고 참여자들도 잘 따라와야 한다는 데에 있습니다. 준수할 것들이 많고 또한 의식적으로 챙겨야 하기 때문에 아무리 회의실 탁자 위에 '효과적인 회의 운영법'을 일목요연하게 붙여 놓는다 해도 그것은 그저 장식에 불과할 때가 많습니다.

효과적인 회의에는 지침보다는 '넛지(nudge)'가 필요합니다. 미주리-콜럼비아 대학의 알렌 블루돈과 그의 연구팀은 '서서 하는 회의'의 효과에 대한 실험을 수행했습니다. 블루돈은 5명씩 이루어진 56개의 그룹에게는 회의를 서서 하게 만들고, 역시 5명씩 구성된 55개의 그룹에게는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회의 내용은 대략 10~20분 정도 걸릴 만한 사안이었습니다. 그랬더니 서서 회의를 진행한 그룹이 앉아서 회의한 그룹보다 34% 정도 짧은 시간 내에 의사결정을 내렸습니다. 회의를 짧은 시간 내에 끝냈지만 의사결정의 질적인 차이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단순하게 서서 회의를 진행하게 했더니 회의 시간이 짧아졌다는, 그리고 의사결정의 질이 앉아서 회의한 경우와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언뜻 보기엔 별것 아닌 것 같지만 따져보면 매우 확실한 효과입니다. 회의 운영법을 교육 받고 그것에 숙달하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생각할 때 34%의 시간단축 효과는 의미가 아주 큽니다.

만일 전 직원이 1,000명이고 그들이 일주일에 1시간 짜리 회의를 한 번씩만 한다고 '보수적으로' 가정해보죠. 그렇다면 1년에 50회 정도 회의를 하게 되니까 총 50,000 man/hour 가 회의에 투여되는 셈입니다. 직원 1명이 1년에 근무하는 시간을 대략 2,000시간으로 본다면 50,000 시간은 25명분의 1년 인건비에 해당하겠죠. 직원 1명의 평균인건비를 5,000만원으로 잡는다면, 이는 12억 5천만의 비용이 회의를 위해 소요된다는 뜻입니다.

매번 회의를 서서 할 수 없을 테니 1년에 10회 정도만 서서 하는 회의를 운영한다면 이때 절약되는 비용은 얼마일까요? 1시간 짜리 회의가 34% 줄어서 약 40분 안에 회의가 끝나겠죠. 그래서 20분 만큼 절약됩니다. 이것을 계산해보면 1년에 8,500만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비록 이 절약되는 비용이 곧바로 회계장부에 반영되지는 않지만, 회의가 아닌 본업에 직원들이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기 때문에 서서 하는 회의가  어쩌면 8,500만원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왜 서서 하는 회의가 의사결정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도 회의 시간을 단축시킬까요? 서 있으면 앉아 있을 때보다 뇌의 활동성이 강화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짜낼 필요가 있을 때는 눕거나 앉지 말고 가볍게 산책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하죠. 회의를 서서 진행하면 발끝에서 전해지는 감각이 뇌를 계속해서 자극하기 때문에 회의의 목표에 더 집중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래 서 있으면 다리가 아파올 것이기 때문에 회의를 빨리 끝내야 좋으리라는 생각을 회의 참여자들은 암묵적으로 공유합니다. 조는 사람도 생기지 않아서 회의에 집중할 수 있죠.

캐논의 사장이었던 사사마키 히사시는 CEO로 부임하자마자 회의 운영법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그는 회의실 탁자의 높이를 30cm 높이고 모두 선 채로 회의하자는 제안을 했죠. 또한 종이를 가지고 오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종이를 펼쳐 놓으면 낙서를 하거나 그것만 멍하니 들여다보며 회의에 몰입하지 못하기 때문이었죠. 그 결과, 회의 때 조는 사람들은 없어지고 회의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아침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지던 임원회의가 오후 1시면 모두 끝났죠.

모든 회의를 서서 진행할 수 없겠지만 팀 내의 작은 회의나 부서간의 회의를 의무적으로 서서 하도록 하면 어떨까요? 특히 의사결정을 위한 회의가 아니라 '정보 공유를 위한 회의'라면 서서 하는 회의를 권장해 봅니다. 물론 처음엔 어색하고 불편하겠지만 하루 종일 회의하느라 지치고 업무에 방해 받는 경우는 제법 사라질 테니까요. 게다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서서 하는 회의가 돈 버는 회의입니다.


(*참고논문 : The effects of stand-up and sit-down meeting formats on meeting outc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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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과 메신져에서 벗어나라   

2011. 5. 2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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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람들은 이메일, 메신저, 그룹웨어 등과 같은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에 상당히 익숙합니다. 기업이 커지다보면 자연스레 본사 근무나 공장 근무와 같이 여러 장소에 직원들이 흩어져서 일합니다. 그럴수록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는 전화나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활용되겠죠. 정확하게 측정해보지는 않았지만 직장 내에서 이뤄지는 의사소통 중에서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대면(face-to-face) 커뮤니케이션보다 적지 않은 듯 합니다.

특히 바로 옆에 있는 직원들과 말로 이야기를 나누면 될 것을 굳이 메신저로 대화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봅니다. 메신저를 통한 '묵음'의 대화를 처음엔 재미로 시작하지만, 하다보면 그게 익숙해져서 둘 사이의 친밀감을 고양시키는 느낌을 줍니다. 또 제3자가 둘 사이의 대화를 듣지 않는다는 편리함(?) 때문에 메신저를 애용하기도 합니다. 비밀스러운 사항이 아니라면 제3자가 둘 간의 대화를 지나가다가 들음으로써 문제를 같이 해결하거나 조언을 줄지도 모르는데, 그런 '바람직한 간섭'이 메신저를 통한 대화에서는 일어나지 못하죠. 



정보기술을 매개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의 친밀감을 높인다는 의견도 있지만, 실상은 그와 다릅니다. 파멜라 힌즈와 다이앤 베일리는 정보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이 직원들 간의 신뢰와 협력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했습니다. 서로 멀리 떨어져서 일하는 팀원들은 어쩔수없이 대면 커뮤니케이션보다 정보기술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에 의존해야 하겠죠. 그들은 지역적으로 분산되어 일하는 직원들이 같은 장소에서 일하는 직원들에 비해 상호신뢰가 떨어진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또한 서로 분노와 적대감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서로 떨어져서 일하다 보면 업무의 맥락(context)을 공유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습니다. 이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 방식은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불에 기름을 붓는 듯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음을 힌즈와 베일리는 지적합니다. 전화, 이메일, 메신져를 통한 의사소통은 미묘한 수준의 정보까지 전달하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문자를 통할 때와 얼굴을 보며 들을 때가 다르죠? 그래서 쌍방 간에 오해가 싹트고 '저 녀석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닌지' 의심합니다. 전화를 하면 갈등이 생길 때 목소리가 격앙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불편함을 피하려고 이메일과 같은 '더 차가운' 의사소통 도구를 자주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여러 정보가 있을 때 무엇이 더 중요한지를 옳게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보기술을 통하면 최초의 정보량이 직원들에게 전달되면서 중간에 손실되기도 합니다. 사실 정보가 실제로 손실된다기보다는 정보를 받는 쪽에서 적극적이지 않아서 혹은 마음대로 해석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자주 정보를 공유해도 "왜 사전에 알려주지 않았냐?"는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자기가 이메일이나 게시판 내용을 꼼꼼히 보지 않았으면서 말입니다.

또 정보기술을 가지고는 의견 충돌이 있을 때 효과적으로 중재하거나 타협안을 이끌어 내는 데에 한계가 있습니다. 어떤 회사의 직원들은 서로의 의견을 문서로 남겨놓아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말로 대화하지 않고 무조건 이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이메일을 주고받을 때 항상 과거 이메일의 내용을 밑부분에 계속 첨부시키죠. 그들에게 'Re:Re:Re....'가 길게 이어지는 이메일이 많다는 말은 그만큼 이메일이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 부적합한 도구라는 단적인 증거입니다.

만나서 이야기하면 10분 안에 끝날 사안이 이메일을 통하면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열어보기까지 소요되는 시간과 열어본 후에 답변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 등을 모두 더하면 의사결정에 낭비되는 시간이 한없이 늘어납니다. 메신져라고 해서 시간을 줄여주지는 못합니다. 메신져에 메시지가 떠도 무시하고 하던 일을 계속하다가 '메시지를 나중에 봤다'라고 간단히 핑계를 대면 되기 때문이죠. 

이렇게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을 권장(?)하면 업무 상의 갈등, 의견 불일치, 직원들 사이의 정서적인 갈등이 증폭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조직에서 상하 간, 직원 간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 때 정보기술로 이를 해결하려고 하면 오히려 의사소통의 간극을 넓히고 불신을 심화시킬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한번 엇나간 상호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다시 정보기술이라는 편리한(?) 도구를 사용하려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인간이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소통에 익숙해지려면 아주 적게 잡아도 앞으로 수 백, 수 천년의 시간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인간의 진화 속도가 더디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가 첨단 정보통신의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정보기술을 통한 의사사소통에 익숙해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인간이 선호하는 의사소통 방식은 아직 원시성을 벗지 못했습니다. 원시성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말은 할 수 있지만 정보기술 기반의 의사소통 방식을 강요하는 일은 인간의 본성에 역행하는 것입니다. 아직은 얼굴을 맞대고 표정을 읽어가며 의사소통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먹히는' 시대입니다.

의사소통의 문제는 직접 만나서 해결해야 합니다. 꼭 필요하지 않으면 이메일과 메신져를 제쳐둬야 합니다. '우리 지금 만나! 당장 만나!' 이것이 여전히 유효한 해법입니다.

(*참고문헌 : Out of Sight, Out of Sync: Understanding Conflict in Distributed Team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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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 개설   

2011. 5.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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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인퓨처컨설팅입니다.

이번에 '시나리오 플래닝 전문가 과정'을 개설하게 되어 여러분께 공지를 드립니다. 본 과정은 공개교육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일 자] 2011년 6월 18일(토)과 6월 25일(토) 양일간에 걸쳐 진행

[시 간]  09:30~18:30 (하루 8시간, 총 16시간)

[장 소] (주)인덱스루트코리아 부설 휴먼피아 평생교육원
   2호선 역삼역 6번 출구 바로 앞 송촌빌딩 17층
   지도 보기 http://dmaps.kr/2pz7

[강 사] 인퓨처컨설팅 대표 유정식 (http://www.infuture.kr)

[교육 커리큘럼] 아래의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교 재] 무료 워크시트 배부

[교육비] 
일반 수강시 : 48만원 
근로자 능력개발카드 사용시 : 무료 (단, 2011.04.01이후 발급카드부터는 20% 자비부담) 
근로자 수강지원금 신청시 : 수강료의 약 18% 환급

[신청 방법]
휴먼피아 강의 신청서 이메일 접수 후 결제 (신청서 양식은 휴먼피아(http://www.humanpia.co.kr) 고객센터 자료실에서 신청서 다운로드 후 작성
이메일 신청 : sunghee.jee@indexroot.co.kr 

[결제 방법] 현금, 입금, 카드결제 가능
입금 계좌 : 우리은행 1005-501-798838 (주)인덱스루트코리아

[홈페이지] http://www.humanpia.co.kr 
[문의전화] 070-8633-7134 (담당자 : 지성희)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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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의 의견을 듣지 마라   

2011. 5. 1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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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제를 개선하기를 원하는 고객사를 방문해서 이야기를 들어보면 항상 이런 이야기를 듣습니다. "직원들이 일을 잘하면 더 많은 연봉을 받기를 원한다. 남들보다 일을 잘 했는데도 똑같은 돈을 받는 것에 대해 불만이 크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평가가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라 일 잘하는 사람에게 차등적으로 보상할 필요가 있다." 라는 말입니다. "어차피 인건비 예산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일 잘하는 직원을 우대하는 게 당연하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아마 이 글을 읽는 여러분 중에는 '일 잘 하면 돈을 많이 주는 게 당연하다' 라며 이 말에 동의하는 분들이 제법 있을 겁니다. 

여러분이 그런 의견에 동의하는 이유는 '일 잘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기를 원한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일을 못했는데도 일 잘하는 사람과 같은 연봉을 받는 것은 부당하다고 보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결국 사람들은(직원들은) 차등 보상이 강화된 연봉제를 좋아하리라고 간주할 겁니다. 연봉제 개선을 요구하는 고객사 담당자들도 이런 가정(assumption)을 가지고 있죠.



여기서 한 가지 따져볼 게 있습니다. 진짜로 일 잘하는 사람은 남들보다 높은 연봉을 받기를 원할까요? 당연히 그렇죠. 본인이 남들보다 뛰어난 기여를 했는데도 금전적이든 비금전적이든 돌아오는 보상이 같다면 힘이 빠지겠죠.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자기의 능력이 평균 이상이고 회사에 기여하는 바도 평균 이상이라고 여깁니다. 90% 이상의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이 상위 10%에 속한다고 믿습니다. 

바로 지난 번에 이야기한 바 있는 '워비곤 호수 효과' 때문이죠. 요즘 화제가 되는 '나는 가수다'란 프로그램을 잠시 본 적이 있는데, "설마 내가 7위는 아니겠지"란 인터뷰 내용이 자주 등장합니다. 워비곤 호수 효과는 아주 일반적인 현상이죠. 스스로 자신의 능력이나 성과가 남들보다 못하다고 자평하는 사람은 매우 드뭅니다. 

워비곤 호수 효과를 염두에 둔다면 직원들이 "일 잘 하는 사람에게 높은 보상을 주는 게 당연하다"고 말하는 것은 "나는 남들보다 능력과 성과가 뛰어나기 때문에 '나에게' 높은 연봉을 주는 게 당연하다"라는 의미로 해석해야 합니다. 차등 보상 강화를 선호한다고 말하는 직원에게 "보상을 차등화하면 당신이 남들보다 덜 받을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괜찮냐?"라고 물어보면 잠시 생각하다가 "그래도 괜찮다"라고 대답합니다. 진짜로 괜찮아서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남들보다 덜 받을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답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차등 보상을 선호한다고 말하는 직원들의 의견을 글자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차등 보상을 진짜로 시행해보면 오히려 예전보다 '평가지표가 객관적이지 못하다. 평가가 불투명하다'는 식의 불만이 더욱 가중될 뿐입니다. 성공은 자신의 능력 때문이고 실패는 남의 탓으로 돌립니다. 그래서 관리자들은 부하 직원들로부터 필요 이상의 비난을 받습니다. 자기들에게 나쁜 평가를 내렸기 때문에 자신이 남보다 적게 받는다며 모든 분노의 화살을 관리자들에게 한없이 쏘아댑니다.

관리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차등 보상을 위해 부하직원들의 성과를 상대평가하는 일에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모두 고생한 직원들인데 '줄세우기'를 해야 하는 입장이 괴롭고 미칠 지경이라는 말도 하죠. 그들 중에는 일 잘하는 사람에게 높은 연봉을 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폐해가 크기 때문에 제도를 객관적으로(대체 객관적이란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지만) 고쳐야 한다는 딜레마를 호소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관리자들과 직원들 사이의 반목이 커지고 직원들 간의 협력은 깨지고 맙니다. 이러한 폐해는 일정 부분 '나는 능력이 평균 이상이니까 적게 보상 받을 리 없을 거야' 라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차등 보상에 동조했기 때문에 나왔다고 봐야 옳습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이런 지적이 불편하게 느껴지겠지만 사실이 그러함을 직시해야 합니다. 회사나 개인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이 높은 연봉을 받으리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그리고 남들이 '능력 있는' 자신보다 같거나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차등 보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은 아닐까요?

차등 보상을 도입한 350개 기업 중 83%가 회사 성과를 향상시키려는 본래의 목적을 매우 부분적으로 달성했거나 전혀 달성하지 못했다는 휴잇의 조사 결과(2004년)가 있습니다. 아마도 그들은 워비곤 호수 효과에 현혹됐거나 남들 따라하다가 벤치마킹의 함정에 빠진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실패에도 불구하고 인사부서에서 평가제도와 보상제도를 다시 뜯어 고치게 되는데, 이상하게도 차등 보상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재설계되어 상황이 악순환에 빠집니다. 차등 보상이 회사 성과를 견인하는 데에는 미약한 수준이라서 더욱 높여야 한다는 논리가 힘을 얻기 때문이죠.

인사 부서에서는 직원의 표면적인 의견만을 청취하고서 차등 보상을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됩니다. 직원들의 의견에 귀를 막을 줄도 알아야죠. 차등 보상이든 무엇이든 새로운 제도를 도입할 때는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합니다. 업의 특성상 직원들의 능력과 성과를 '개인 단위'로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지, 차등 보상이 개인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장치인지, 나아가 성과 중심의 인사제도가 회사 성과 향상에 진짜로 기여하는지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합니다.

그런 증거를 충분하게 확보한 후에 제도를 변화시켜야 하지, 직원들의 의견이 그렇다고 해서, 다른 회사가 다들 그렇게 한다고 해서, 인사제도의 트렌드가 그렇다고 해서 인사제도를 변화시켜서는 안 됩니다. 제도 도입으로 인한 효과와 비용을 엄밀하게 시뮬레이션하는 과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차등 보상이 결과적으로 회사에 피해를 준다는 판단이 든다면 직원들이 (표면적으로) 원해도, 경쟁사가 도입한다고 해도 꿋꿋이 본래의 인사 철학을 고수하는 것이 옳습니다. 

때로는 직원들의 의견을 듣지 않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직원들이 인사제도의 고객이지만, 고객이 옳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직원들이 차등 보상을 좋아하고 금전적 보상의 차이가 동기를 부여하며 높은 연봉이 인재를 끌어들이고 그에 따라 회사 성과가 높아질 거라는 생각은 어디까지나 가정(assumption)입니다. 이 가정이 옳다는 증거는 매우 미약합니다. 가정이 아니라 확실한 증거(hard fact)에 근거하여 조직을 경영하는 일, 기업마다 업의 특성에 맞게 조직가치나 문화에 맞게 조직을 이끄는 일, 이것이 중용을 실천하는 경영의 마인드입니다.

(*참고도서 : '증거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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