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의 의견을 묵살하는 '나쁜 보스'   

2011. 8. 22.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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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튜 메이(Matthew E. May)는 도요타 유니버시티에서 8년 간 근무하는 등 자동차 산업 분야의 컨설턴트로 오랫동안 일한 사람입니다. 그는 한때 미국의 자동차 회사 GM을 컨설팅하기도 했는데, GM의 직원들과 함께 워크숍을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 워크숍에서 그는 '달에서 살아남기'라는 제목으로 우선순위 결정 게임을 했습니다.

이 게임은 모선(mother ship)에서 200 킬로미터 떨어진, 달의 모처에 조난 당했다는 상황을 가정합니다. 그런 위험 상황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가지고 있는 15개의 물건(나침반, 우유, 산소통 등)을 생존에 꼭 필요한 순서대로 배열하는 것이 게임의 과제죠. 만일 어떤 사람이 생존에 필수적인 물건이 후순위로 밀리게 하고 그다지 필요없는 물건을 최우선순위로 올린다면, 그 사람은 의사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말할 수 있겠죠.

메이는 이 게임을 조별로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메이는 10명씩 15개조를 구성케 했는데, 각 조에는 관리자(팀장), 중간직급 직원, 말단 직원 등이 고루 섞여 있도록 했죠.



게임 제목에 '우선순위 결정'이란 말이 들어가지만 그가 이 게임을 진행한 이유는 의사결정을 할 때 우선순위를 어떻게 고려해야 하는지를 참가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스 브레이킹을 하기 위함은 더더욱 아니었죠. 사실 게임의 목적은 다른 데에 있었고, 그 목적은 워크숍 참가자들의 뒤통수를 치기에 충분했습니다.

메이는 이 게임을 시작하기 전에 각 조의 말단사원들만 따로 모아서 비밀리에 지시를 내립니다. 그는 말단사원들에게 게임의 모범답안(NASA의 전문가들이 제시한)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런 다음 이렇게 말했죠. "게임을 시작하고 나서 조별로 답을 결정해야 할 시간이 되면 여러분은 '내가 답을 알아냈어요'라고 조원들에게 말하세요. 하지만 제가 미리 정답을 알려줬다고 말해서는 안 됩니다. 꼭 이 규칙을 지켜주세요."

모든 조의 말단사원들에게 정답을 알려 주었으니 15개조 모두 정답을 알아 맞히는 게 당연하겠죠? 하지만 정답을 맞힌 조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정답을 말단사원들에 알려줬는데도 말입니다. 메이는 게임이 끝난 다음에 각 조의 보스(boss)에게 자신이 게임 전에 말단사원들에게 정답을 미리 일러줬음을 공개했습니다. 그랬더니 보스의 얼굴이 붉어졌다고 합니다. 말단사원이 정답을 이야기했을 때 자신이 했던 행동이 잘못됐음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아니면 메이가 속임수를 썼다는 사실에 격분했을 테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랫사람의 의견을 수용치 않고 묵살시킨 잘못을 면할 수 없습니다.

이 사례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을까요? 비뚤어진 위계질서가 조직의 문제해결이나 전략 실행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는 점을 메이의 '속임수 게임'이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말단사원이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해도 '네까짓게 뭘 알겠냐?', '난 너의 보스야. 그러니 내가 정답을 결정할 권리가 있어'라는 생각에 아랫사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입을 막아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이죠.

말로는 아랫사람의 제안을 환영한다고 해도 실제로는 보스가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일이 많습니다. 분명히 아랫사람의 의견이 자신의 생각보다 더 좋은데도(그리고 그렇다는 것을 알아도) 자신의 의견을 버리고 아랫사람의 의견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권위가 꺾인다고 생각하는 관리자들도 많습니다. 한번 자신의 의지가 꺾이면 계속해서 부하직원들에게 휘둘릴 거라고 염려하기도 합니다.

물론 보스가 자신의 의지를 무슨 일이 있어도 밀고 가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는 권위를 앞세우기 전에 논리나 근거로 부하직원을 설득해야 합니다. '입 닥치고 나를 따르라'는 식의 태도, '너희들은 의견을 낼 자격이나 능력이 없어'라는 식의 언사는 부하직원들의 눈에는 그 모습이 '내 의견엔 논리나 근거 따위는 없어. 그래도 너희들을 부하니까 따라야 해'라는 것으로 비춰집니다. 자신이 부하직원들에 이렇게 비춰지면 리더십은 물건너 가버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섬유유연제를 통칭하는, 일종의 대명사가 된 단어는 피죤입니다. 요즘 그 회사의 내막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보스의 비뚤어진 권위의식과 경직된 위계질서가 회사 하나를 말 그대로 '말아먹는' 상황을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추이를 지켜봐야겠지만 회사의 앞날은 불투명하기 그지 없습니다. 피죤의 사태는 '나쁜 보스'의 극단이 저지는 불행한 일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작은 '나쁜 보스'들이 조직에서 의사소통을 가로막고 전략적 사고를 마비시키는 사태가 얼마나 많습니까? 

여러분의 조직이 '달에서 살아남기' 게임을 하면 어떨 것 같습니까? 달에서 모두 살아 남을 수 있을까요?

(*참고 사이트 : 로버트 서튼의 블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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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의 전략은 정말 멍청했나?   

2011. 8. 1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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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와 마쓰시타 사이에 벌어진 '비디오 포맷 전쟁'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소니는 베타맥스라는 포맷을, 마쓰시타는 VHS란 포맷을 각각 비디오 녹화 방식으로 채택했는데, 결국 VHS가 시장을 석권하게 됐죠. 이 이야기는 경영의 세계에서 전략의 실패가 얼마나 치명적인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자주 언급됩니다.

베타맥스가 VHS보다 기술 면에서, 비디오 품질 면에서 우수함에도 불구하고 녹화할 수 있는 분량이 영화 한편을 다 담기에는 짧아서 영화 보기를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외면했다는 이야기, 소비자들의 니즈를 사전에 간파하지 못하고 오로지 기술적인 우위에 '취하여' 판매자 중심으로 사고했다는 이야기, 개방적인 포맷(VHS)이 폐쇄적인 포맷(베타맥스)보다 여러 VCR 제조업체에게 매력적이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기술과 품질의 우수함이 전략의 전부라고 여기는 것은 구시대적인 마케팅 전략이라는 이야기 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러고는 '소니는 바보였고 마쓰시타는 영리했다'란 식으로 마무리짓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하지만 진짜로 소니는 '전략적 바보'였을까요? 물론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이런 평가는 소니가 실패했고 마쓰시타는 성공을 거둔 후에 결과론적으로 내린 '사후 평가'에 지나지 않습니다. 베타맥스와 VHS가 초기에 시장에 출시될 때는 베타맥스가 시장을 석권하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소비자들이 좋아하는 TV 프로그램을 VCR로 녹화했다가 나중에 보려는 니즈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사실 소니는 그런 니즈를 잘 파악했기에 그에 딱 맞는 베타맥스 포맷을 내놓은 겁니다. TV 프로그램을 녹화하는 데에 녹화 분량이 특별히 길 필요가 없었고, VHS보다 상대적으로 비싼 테이프 가격은 좋은 화질이라는 장점으로 상쇄할 수 있었죠.

비싼 테이프 가격, 폐쇄적인 포맷, 필요 이상의 화질 등 전략을 멍청하게 세워서 소니가 실패했다기보다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TV 프로그램 녹화에서 영화 대여를 통한 감상으로 옮겨갈 것임을 미리 간파하지 못해서 실패했다고 봐야 정확한 판단입니다. 소니는 베타맥스를 출시하기 전에 CTI라는 회사가 영화 대여업에서 크게 실패한 것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자신들의 전략 방향을 나름대로 옳게 설정했죠. 그 사례로부터 소비자들은 집에서 영화를 감상하기를 그다지 원하지 않는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했던 겁니다. 반면 VHS의 성공은 소 뒷걸음 치다 쥐 잡은 격인 셈입니다. 마쓰시타가 전략을 영리하게 세웠기 때문이 아니죠.

소니가 과거의 사례와 소비자의 니즈를 철저하게 연구하여 전략을 세웠음에도 마쓰시타와의 비디오 포맷 전쟁에서 패한 이유는 바로 불확실성 때문입니다. CTI가 영화 대여업을 시작하고 실패하는 동안 불붙지 않았던 영화 감상 니즈가 갑작스레 커지리라 누구도 예상할 수 없었다는 불확실성이 소니의 실패를 옳게 지적하는 단어입니다.

소니는 베타맥스의 실패를 교훈으로 삼아 1992년에 새로운 레코딩 기술인 MD를 출시합니다. 하지만 이 기술 역시 실패하고 맙니다. 소니는 최근(2011년 7월)에 80분 짜리를 제외한 모든 MD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발표하며 실패를 공식적으로 인정했습니다. CD보다 작은 크기의 MD는 내구성이 강하고 쉽게 녹음이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역시 CD와 후에 나오는 플래시 메모리에 밀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소니가 철저하게 전략을 수립했는데도 MD가 실패한 이유 역시 불확실성입니다. 바로 곧이어 인터넷이 일반화되고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MD가 아니라 하드디스크에 음악을 저장하고 다른 사람들과 음악을 공유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죠. 인터넷을 검색하면 원하는 음악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게 됐기에 번거롭게 MD에 따로 저장하여 음악을 재생할 이유가 적었던 겁니다. 소니의 전략은 훌륭했지만 인터넷이 야기한 불확실성까지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죠.

마이클 레이너는 기업이 실패하는 이유는 잘못된 전략에 있지 않고 훌륭하게 수립된 전략이 예상치 못한 불확실성을 만나기 때문이라고 정리합니다. 훌륭한 전략은 환경의 불확실성에 따라 크게 성공할 수도 있고 크게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성공과 실패 중 어디로 갈지는 사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죠. 여기에서 '내 그럴 줄 알았다'는 사후 가정은 전략의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훌륭한 전략을 성공으로 이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훌륭한 전략이 처하게 될 미래의 불확실성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시나리오 플래닝'입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훌륭한 전략을 수립할 때 "환경이 이러이러할 것이니 이렇게 하기로 하자"라고 했던 가정을 근본적으로 다시 검토하는 과정입니다.

훌륭한 전략이 처하게 될 미래의 여러 가지 상황을 몇 개의 시나리오로 구분한 다음에 각 시나리오에 맞게 전략을 따로따로 마련하는 '전략 포트폴리오'를 가져야 불확실성에 따른 전략의 실패 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물론 시나리오 플래닝만 가지고 전략 리스크를 온전하게 헷지할 수는 없습니다. 
누가 봐도 훌륭하게 만들어진 전략일수록 '이것이 최선이다. 이것 이외에 다른 것은 생각할 수 없다'는 고집을 유발합니다. 시나리오 플래닝은 훌륭하게 수립된 전략이 가지게 될 경직성을 부드럽게 완화하는 효과를 가함으로써 불확실성에 크게 휘둘리지 않도록 만드는 방법입니다. 

과거의 교훈, 경쟁자의 성공과 실패, 시장 조사 등을 통해 훌륭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에 힘을 기울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대처는 전략을 유연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전략을 위한 전략이 되지 않도록 모든 시간을 불확실성을 생각하고 전략을 끊임없이 수정해 가는 것이야말로 유일한 최선입니다.

소니의 전략은 진짜 멍청했을까요? 진짜 멍청한 전략은 무엇일까요? 요즘 소니는 상당한 위험에 처했습니다. 그동안 그들이 세운 전략이 멍청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불확실성 때문일까요?

(*참고도서 : '상식의 배반', '위대한 전략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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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상사가 부하의 건강을 해친다?   

2011. 8. 1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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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생활을 할 때 가장 어렵고 힘든 것은 무엇일까요? 과중하고 까다로운 업무일까요? 아니면, 하는 일의 수준과 양에 비해 턱없이 낮은 보상일까요?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사람 관계'가 직장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문제이고 그 중에서도 '상사와의 관계'를 지목하리라 짐작됩니다. 상사가 직원의 근무만족도를 결정하는 가장 큰 변수라는 점에 여러분은 거의 모두 동의할 겁니다.

그도 그럴 것이, 30년간 10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원들이 자신의 회사를 '좋은 기업'이라고 평가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직속 상사였다고 하니 말입니다. 상사가 직원의 만족도와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하는 사실이겠죠. 새삼스러울 것이 없죠.



그런데 직속 상사의 리더십이 훌륭하냐 그렇지 못하냐가 부하직원의 건강(그리고 수명)과 관련되어 있다면 문제는 심각해집니다. 

1992년부터 2003년까지 스톡홀름 대학의 안나 뉘베리(Anna Nyberg)와 동료들은 3,122명의 스웨덴 남성들을 대상으로 상사의 리더십이 '심장 발작'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했습니다. 그들은 먼저 조사 대상자들에게 자신들의 상사를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리더십 평가 항목은 직원에 대한 배려심, 목표와 역할에 대한 명확한 지시, 정보와 피드백 제공, 변화를 주도하는 능력,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능력 등이었습니다. 그런 다음, 병원 기록을 토대로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 여부, 그로 인한 사망 여부 등을 조사했죠.

뉘베리는 상사의 리더십 점수가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과 어떤 상관이 있는지 통계적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랬더니 흥미로운 결과가 나왔습니다. 상사의 리더십 점수가 높을수록 부하직원들의 심장 발작 확률이 20% 낮았습니다. 그리고 좋은 상사(리더십 점수가 높은 상사)와 오랫동안 같이 일할수록(4년 정도) 심장 발작 확률은 39%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장 발작 위험
1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76
2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77
3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69
4년 같이 근무하면  : 1.0 --> 0.61

물론 뉘베리의 연구가 '상사가 훌륭한 리더십을 가질수록 부하직원들이 더 건강하다'라는 인과관계를 증명한 것은 아닙니다. 상사의 리더십과 부하직원들의 건강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점을 밝혀냈을 뿐이죠. 나쁜 상사가 나의 건강을 해친다, 라고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곤란합니다.

그렇지만, 이 연구 결과는 상사가 부하직원의 건강, 더 나아가 직원들의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변수 중에 적어도 하나라는 점을 추론케 합니다. 심장 발작과 같은 질병이 주된 원인이 스트레스이고, 스트레스의 주된 원천이 상사라고 많은 직원들이 호소하는 점을 인정한다면, 상사의 리더십과 직원의 건강 사이에 '어느 정도'는 인과관계가 존재하리라 추측할 수 있겠죠(조심스러운 추측이긴 합니다).

만일 이 인과관계가 밝혀진다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방법 중에서 상사의 리더십을 강화하거나, 강화할 수 없다면 다른 이로 교체하는 등의 조치가 효과적이겠죠. 직원의 생산성은 정신과 신체의 건강함에서 기반하니까 말입니다.

여러분의 상사는 어떻습니다. 그리고 여러분의 건강 상태는 어떻습니까? 둘 간에 어떤 관계가 존재한다고 평소에 느끼고 있나요? 여러분의 이야기를 댓글로 달아주세요. ^^

(*참고논문 : Managerial leadership and ischaemic heart disease among employe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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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평범한 직원의 성과를 무시하나?   

2011. 8. 1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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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축구나 농구의 감독이라고 생각해 보세요. 팀 성적을 높이려면, 그리고 리그에서 우승팀으로 만들려면 선수들에게 무엇을 강조해야 할까요? 무엇을 잘 해야 승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해야 할까요? 아마도 여러분은 선수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팀워크(teamwork)를 선수들에게 매일 강조할 겁니다. 개인기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것이 다른 선수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면 오히려 해가 됨을 잘 알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여러분(감독)은 팀 플레이에 많은 기여를 한 선수들에게 높은 평가를 내리고 그에 따른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당연히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요? 화려한 개인기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영역에서 팀 승리에 더 많이 공헌하는 선수들이 높은 보상을 받을까요?



오하이오 스티븐 커(Steven Kerr) 교수는 이 질문에 'No!' 라고 분명하게 말합니다. 그는 대학 농구팀 선수들에 대한 평가 기록을 살펴보고 그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는 팀 동료들에게 공을 패스하는 선수들이 골을 넣는 선수들보다 인상적인 평가점수를 받지 못하고 프로팀으로 입단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말합니다. 야구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커는 주자를 진루시키는 데 공헌한 선수들이 타율이 높고 홈런을 많이 치는 선수들보다 연봉 인상률이 낮다고도 말합니다.

말로만 팀플레이와 팀워크를 강조할 뿐 보상은 그에 기초하지 않고 오히려 팀워크를 해치는 사람(혹은 조직)에게 높은 보상을 주는 관행은 비단 스포츠 분야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죠. 꽤 많은 기업들이 그들의 '기업 가치'나 인재상에는 분명히 팀과 조직 전체에 기여하는 인재를 추구한다고 명시하면서도 평가제도와 연봉제를 들여다 보면, 개인이 다른 사람과 얼마나 차별적으로 성과를 달성했는가를 더 중요하게 판단하려고 합니다. 갖가지 평가지표들을 양산해 내지만 결국 개인의 노력을 측정하는 쪽으로 귀결되곤 합니다.

장기적인 성과와 단기적인 성과 사이의 구도도 그렇습니다 조직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의 전략 실행이 필수적이라고 여러 전략책에서 언급하고 경영자들도 신문 인터뷰에 나올 때마다 부르짖지만, 또 하나의 대표적인 클리셰(cliche)입니다. 1년 마다 한번씩 평가하는 지금의 성과평가제도가 고쳐지지 않는 한 장기적인 목표는 annual report에나 등장할 상투적인 문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왜 'A를 중요시하면서도, 정작 B에 대해 보상하는' 관행이 조직 곳곳에서 벌어지는 걸까요? 스티븐 커는 측정하기 쉬운 정량적인 지표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포지션에서 다른 선수를 지원하는 선수의 기량은 리바운드 개수, 득점 수, 홈런 수 등이 높은 선수의 실력보다 측정되기가 어렵습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조직에서도 묵묵히 자기 일을 수행하면서 다른 직원에게 협력하는 직원들의 성과를 높은 매출을 내고 여러 계약을 성사시키는 스타 플레이어 직원들의 성과보다 측정하는 데에 애를 먹습니다. 겉으로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성과에 마음을 빼앗기기 때문에 그런 성과를 보이지 않는, 즉 밍숭맹숭한 성과를 내는 직원들은 평범하게 보이죠.

하지만 스타 플레이어들의 화려한 성적(성과)는 일반직원들의 기여 없이는 달성되지 못합니다. 어떤 CEO는 "우리 회사에 누구누구만 있어면 회사가 굴러간다"라며 공공연히 말하고 돌아다녔는데,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그 사람들만 놔두고 나머지는 다 잘라 버린 채 회사를 운영해 보라'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 CEO가 과장법을 쓴 것일테지만 팀워크보다는 '개인 중심의 성과'에 더 큰 비중을 둔다는 사실만큼은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의 행동은 회의 때마다 "매출 달성을 위해서는 직원들 간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던 모습과는 매우 대조적이고 모순적입니다. 개인 성과와 단기 성과에 집중된 보상 관행에서 어떻게 협력이라는 가치가 자라날 수 있을까요? 평범한 직원들의 성과를 무시하는 그에게는 '협력과 팀워크 추구'는 듣기 좋고 하기 좋은 말에 불과합니다.

'A를 중요시하면서도, 정작 B에 대해 보상하는'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A라는 가치는 요원할 겁니다. 조직이 직원들에게 하는 말과 행동이 서로 다른데, 직원들이 A라는 가치에 몰입하도록 만들 수 있을까요? 말로만 A라고 말하면서 B에 보상하지 않는지 관리자들은 반드시 매번 확인해야 할 일입니다. 비단 인사제도 뿐만 아니라 곳곳에 그런 일들이 비일비재하니 늘 살필 일입니다. 

(*참고논문 :  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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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4. 열기구 타고 날아 오르다   

2011. 8. 1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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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에서 카이세리까지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1시간 20분 정도를 이동하고, 카이세리에서 괴레메까지 셔틀버스로 40분 정도를 달려왔습니다. 카이세리에서 괴레메로 오는 길에서 본 바깥 풍경은 황량하기 그지 없더군요. 먼지 바람이 날리고 뜨거운 태양에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는 듯 했습니다. 게다가 셔틀버스는 에어콘을 틀어주지 않아서 도착하자마자 더위를 먹었답니다. -_-; 시간도 늦었고 몸도 지쳐서 호텔에서 느긋하게 쉬기로 했습니다. 

(2박 3일 간의 기록이라 사진이 좀 많습니다.)




호텔에서 보이는 전경입니다. 기이한 암석에 굴을 파서 거주했던(그리고 일부는 지금도 사용하는) 모습을 바로 눈 앞에서 보니 신기합니다. 올라오는 지열이 정말 대단해서 얼굴이 후끈거립니다.




호텔에서 추천해준 '올드 카파도키아'란 레스토랑에서 항아리 케밥을 주문했습니다. 첫 번째 항아리는 잘 깨졌는데, 두 번째 항아리는 조금 빗나갔네요. 잘못 깨지면 항아리 조각을 씹게 되니 조심을...  맛은 좋았는데, 벌들이 하도 달려 들어서 밖에서 먹다가 실내로 옮겼습니다. 벌을 무서워 한다면 야외 식사는 힘들답니다.




호텔 '괴레메 스위트'에서 하룻밤을 쉽니다. 호텔 바로 앞의 야경입니다.





'벌룬 투어'를 위해 다음 날 새벽 4시 반에 일어났답니다. 괴레메 일대를 열기구를 타고 구경하는 프로그램인데, 비싼 요금(성인 1인당 140 유로, 소아 70 유로)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강추'하기에 신청했지요. 역시 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열기구 안에 뜨거운 공기를 불어 넣으니, 벌룬이 부풀어 오릅니다.




열기구가 떠오릅니다. 우리가 탄 열기구가 제일 먼저 하늘로 올랐는지 여기 저기서 열기구들이 떠오르기 시작합니다. 그 모습은 참 장관입니다. 괴레메 일대의 지형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고소공포증이 있으면 오금이 좀 저린다는...ㅋㅋ




다른 열기구들이 우리를 따라 오는 듯 합니다.




파일럿이 열기구를 계속 사이로 몰아 갑니다. 신기한 지형을 바로 코 앞에서 볼 수 있게 말이죠.





여기저기 굴이 있는데 사람들이 거주한 흔적들이죠.





파일럿이 말하기를 '하트 모양의 구멍'이라고 합니다. 헌데 하트 모양은 아닌듯....ㅋㅋ




이 사람이 파일럿이죠. 오늘이 자신의 첫 비행이라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ㅋㅋ





1시간 가량의 비행을 끝내면 안전한 비행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건배를 합니다.





이렇게 비행 증서도 승객들에게 주지요. 최연소 승객이었던 아들이 파일럿 아저씨에게서 비행 증서를 받습니다.





벌룬 투어를 끝내고 일명 '레드 투어'라고 불리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가이드와 함께 괴레메의 주요 지역을 7시간 정도 순회라는 투어죠. 맨먼저 우치사르 성으로 갔습니다.





그 다음은 '괴레메 야외 박물관'으로 이동했죠.





사람들이 굴 속에 교회도 만들고 살림집을 만들어 살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스인들이 살던 차우신이란 곳도 가 봤죠. 이 사진은 모스크의 모습.





아바노스는 카파도키아 전통 도예로 유명합니다. 관광객들에게 물건을 팔 목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시연도 해주는 군요.





버섯바위로 유명한 파샤바도 들렀답니다. 사진 맨 왼쪽의 바위는 토끼를 닮았습니다. 





토끼 모양 바위를 가리키는 아들.





아래쪽은 풍화가 잘되는 암석, 위쪽은 바람에 강한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사진처럼 버섯 모양이 된 것이랍니다.





여기에도 옛사람들이 만든 교회를 볼 수 있습니다. 날이 상당히 뜨겁습니다.





우르굽에서 전통 양탄자를 만드는 공방을 견학했습니다. 





터키식 커피도 얻어 마셨지요. 뭔가가(아마도 커피가루) 입에 씹히는데, 제 입에는 맞지 않았답니다.





여러 문양의 카페트를 보여줍니다. 살 생각은 없는데 말이죠. ㅋㅋ





낙타 모양의 암석도 보고....




마지막으로 우르굽을 내려다 보면서 저녁 6시 무렵 레드 투어를 끝냈습니다.





괴레메에서 2박을 하고 이제 터키를 떠나 집으로 갈 시간입니다. 비행기 시간까지 꽤 남아 있어서 체크아웃하고 뭘 해야 할지 몰랐는데, 호텔에서 late check 아웃을 해주어서 편하게 쉬다가 네브시히르 공항으로 향했습니다. 

괴레메를 떠나기 전에 슬슬 돌아 다니면서 동네 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 왼쪽에 있는 호텔이 우리가 묵은 '괴레메 스위트'입니다. 주인 아저씨들(3명)이 아주 친절하고 유머스럽습니다. 이 호텔, 추천합니다. ^^





경운기처럼 보이는 농기계.





높은 곳에서 내려다 본 괴레메 시내.


이것으로 15일 간의 스위스-터키 여행의 대장정(?)이 끝났습니다. 이번 여행에 4계절을 다 경험하고 왔네요. 스위스는 추워서, 터키는 더워서 말이죠.

사진을 다시 들춰보니, 우리가 그곳에 있었는지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좋은 추억으로 갈무리해 보렵니다. 지금까지그다지 볼것 없는 저의 여행기를 읽어 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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