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할 때 휴대폰을 완전히 감춰라   

2012. 10. 3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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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상의할 내용이 있어서 상사가 이야기를 나누는데 상사가 별로 바쁘지 않는 것 같은데도 컴퓨터에서 시선을 떼지 않거나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여러분의 말을 듣는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요? 상사가 비록 귀로 들으며 여러분의 말에 제법 반응을 보이더라도 '내 말을 제대로 듣는 건가?'란 의구심에 사로잡힐 겁니다. 더 자세하고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데 '그냥 이 정도 말하고 끝내자.'라고 생각할지도 모릅니다. 알다시피 상사와 직원 사이이든 동료들끼리든 간에 모든 대화의 기본조건은 상대방의 눈에 시선을 맞추고 경청하면서 적절하게 반응을 보이는 것입니다. 대화의 질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서로의 친근감과 신뢰 관계를 높이기 위해서는 대화를 하는 그 시간만큼은 상대방의 말에 무엇보다 집중해야 하죠.


여러분이 상대방의 말을 진심으로 경청하기를 원한다면 컴퓨터나 휴대폰에게 한눈을 팔지 않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영국 에섹스 대학교의 앤드루 프르지빌스키(Andrew K. Przybylski)는 진실한 대화를 나누려면 휴대폰을 포함하여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전자기기들로부터 멀리 떨어지라고 조언합니다. 프르지빌스키는 실험을 통해 휴대폰이 단지 옆에 놓여져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화의 질이 떨어지고 서로에 대한 친근감과 신뢰감이 약해진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그는 74명의 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두 명씩 짝을 이루도록 하고, 휴대폰이 옆에 놓여져 있는 조건이거나 휴대폰 대신 수첩이 놓여져 있는 조건 하에서 지난 달에 자신에게 일어난 흥미로운 일에 대해 10분 동안 서로 이야기를 나누게 했습니다. 휴대폰(혹은 수첩)은 참가자들의 시선이 직접 닿지 않는,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었죠.


대화과 종료되자 프르지빌스키는 참가자들에게 "더 많이 이야기를 나누면 상대방과 내가 친구가 될 것 같다."는 식의 문항을 통해 '관계의 질'을 평가하도록 했습니다. 휴대폰이 놓인 조건 하의 참가자들은 수첩이 놓인 조건 하의 참가자들에 비해 관계의 질을 낮게 평가했습니다. 상대방에게 느끼는 '친근감'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휴대폰이 서로의 시선을 직접적으로 방해하지 않더라도 '저기에 휴대폰이 놓여져 있구나.'란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으로 신경이 분산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상대방과 의미 있고 진지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할 때 휴대폰의 존재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프르지빌스키는 참가자들을 반으로 나눠 플라스틱으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느낌과 생각을 가볍게 이야기하라고 하고, 나머지 절반의 참가자들에게는 작년에 경험한 가장 의미 있는 사건에 대해 진지하게 대화를 나누라고 요청했습니다.


10분 간의 대화가 끝나고 나서 "나는 대화 상대를 진정으로 신뢰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질문으로 '신뢰감'을 측정하고, "상대방이 나의 생각과 느낌을 얼마나 정확하게 이해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으로 '공감'의 정도를 측정했습니다. 그랬더니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한 참가자들은 휴대폰이 있던 없던 신뢰감과 공감의 수준이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진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참가자들은 휴대폰이 있을 때보다 휴대폰이 없을 때 높은 신뢰감과 공감을 나타냈습니다. '관계의 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가벼운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에는 별 차이가 없었지만, 중요하고 신중한 주제로 대화할 때는 휴대폰의 존재 유무에 큰 영향을 받았죠.


그렇다면 왜 휴대폰이 단순히 옆에 있다는 것을 인지하면 (특히 진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눌 때) 대화의 질과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이 떨어지는 걸까요? 아마도 휴대폰의 존재는 둘 사이의 대화를 방해하는 제3자가 언제든지 끼어들 수 있다는 점을 프라이밍(priming)하기 때문이겠죠. 따라서 상사와 직원 간의 면담이든 팀원들끼리의 회의든 간에 휴대폰이 눈에 띄지 않도록 해야 대화와 회의의 질을 높이고 유대감을 공고히 할 수 있습니다.


프르지빌스키는 휴대폰을 대상으로 실험했지만 노트북 PC나 태블릿 PC와 같이 인터넷으로 '세상의 다른 곳'과 연결된 전자기기들도 역시 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짐작됩니다. 직원이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로 면담을 청해 오면 상사는 반드시 세상과 연결되는 모든 전자기기로부터 '해방된 곳'에서 대화를 나누어야 합니다. 가벼운 주제이거나 정보 전달을 위한 짧은 대화가 아니라면 노트북 덮개를 덮거나 휴대폰을 꺼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것을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감추어 둬야 하겠죠. 


이게 어렵다면, 최소한 대화 중에 PC에서 눈조차 떼지 않는 무심한 태도는 버려야 합니다(사실 이런 분들이 꽤 많습니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유대감은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그리고 그렇게 작은 무심함에 의해 무너진다는 점을 깨닫는다면 말입니다.



(덧붙이는 글)

요즘 까페에 가면 연인들이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도 애니팡이나 카카오톡을 하느라 휴대폰에서 손을 떼지 않더군요. 둘 사이에 과연 얼마나 깊은 대화가 오고 갈까요?



(*참고논문)

Andrew K. Przybylski, Netta Weinstein(2012), Can you connect with me now? How the presence of mobile communication technology influences face-to-face conversation quality, Journal of Social and Personal Relationships, July 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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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재미없으면 성과관리는 무용지물   

2012. 10. 30.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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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두 명의 직원이 있습니다. A는 반드시 성과를 내야 한다는 의무감이 투철한 사람이라서 일을 하지 않는다든지 일을 했어도 제대로 된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고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직원입니다. 반면 B는 일 자체를 흥미롭게 느끼고 일에서 기쁨을 얻는 사람으로서 일의 결과가 썩 좋지 않아도 낙담하거나 자책하지 않습니다. 평균적으로 둘 중 누구의 성과가 높게 나타날까요? 누구의 자존감이 더 높고 경력에 대한 만족감이 더 높을까요?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자존감과 경력에 대한 만족감은 B의 경우에 더 높게 나타나겠죠. 하지만 성과 측면에서는 A와 B 중에 누가 더 높을지는 장담할 수 없습니다. 성과 창출에 대한 강한 책임감을 느끼는 A, 성과보다는 일 자체에서 재미를 찾는 B, 누가 더 성과가 높으리라 생각합니까?




이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클라크 대학교의 로라 그레이브스(Laura M. Graves) 등의 연구자들은 5일 짜리 리더십 향상 프로그램에 등록한 346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습니다. 먼저 참가자 각자의 자존감(Self-Esteem)을 "전반적으로 나는 내 자신에 만족한다."와 같은 10개의 문항으로 측정했습니다. 그런 다음, 현재 각자가 얼마나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을 느끼는지를 "내가 일을 즐기지 못하더라도 열심히 일하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나는 때때로 내 안의 누군가가 내게 열심히 일하라고 말하는 것을 느낀다."와 같은 문항으로 평가했죠.


그레이브스는 또한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측정하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내 일이 너무 흥미로워서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나는 일이 재미있어서 내게 요구된 것보다 더 많이 일을 한다.", "가끔 아침에 일어날 때 얼른 일하러 나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등의 문항을 제시했습니다. 이 밖에 그레이브스는 참가자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압박감과 경력 만족도도 측정했죠.


가장 중요한 측정치인 '업무 성과'는 해당 참가자의 상사, 동료, 직속 직원들로부터 '360도 평가'를 받는 방식으로 확보했습니다. 전략적 마인드, 적극성, 결단성 등 리더가 갖춰야 할 16가지 스킬과 리더로서의 약점 등을 158개 문항을 통해 해당 참가자의 수준을 측정하도록 했죠.


다소 복잡한 분석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는 이러했습니다. 첫째,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은 경력 만족도와 업무 성과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성과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강하더라도 그것이 높은 업무 성과로 이어진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은 것입니다. 둘째, 일 자체에서 즐거움을 찾을수록 경력 만족도와 업무 성과가 높았으며 심리적인 압박감이 덜했습니다. 셋째, 자존감이 높은 참가자일수록 업무 자체에서 만족감을 크게 느끼고 성과에 대한 압박감이 덜했습니다. 이를 통해 높은 자존감은 높은 경력 만족도와 높은 성과로 이어진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죠. 


네 번째 결과가 가장 중요한 것인데, 일 자체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에는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혹은 압박감)이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재미있게 여기는 참가자들에게는 성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무감이 가해진다고 해서 더 나은 성과가 창출되지는 않았습니다. 다시 말해,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은 일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는 사람에게나 효과가 있었던 겁니다.


그레이브스의 연구 결과를 정리하면, 직원들에게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을 강조하기보다는 일 자체로부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여러 모로 배려하는 것이 더 나은 성과, 더 높은 경력 만족도, 더 낮은 업무 스트레스를 추구하는 길입니다. 직원들이 업무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할 때 성과 창출에 대한 의무감을 강조하면 성과가 높아지는 것은 사실입니다(그레이브스의 연구에서도 이를 보여줍니다). 하지만 외부에서 가해지든 스스로 의무감을 느끼든지 간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압박감은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높여 장기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몇 가지 소소한 문화적 장치를 통해 직원들이 일에서 재미를 찾도록 유도하는 방법으로는 부족합니다. 조직문화의 근본적인 변화가 전제되지 않으면 깜짝 이벤트에 그치고 직원들의 냉소는 심화되기 때문입니다. 또한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코칭할 때도 성과에 대한 의무감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업무에서 흥미를 찾고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를 조언하고 피드백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직원들이 조금이라도 개선되는 모습이 있으면 진심으로 칭찬하고, 실패했더라도 그것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을 직원에게 이해시키고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관리자들은 보통 당장 발등에 떨어진 성과 목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직원들에게 성과 창출을 압박할 수밖에 없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직원들이 '아침에 일어나 얼른 출근하고 싶어지는' 조건을 형성할 때의 이로움을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압박은 다시 또 다른 압박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관리자나 직원이나 모두 힘들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의 일은 '놀이'처럼 즐겁습니까? 아니면, '숙제'처럼 괴롭습니까? 일이 재미 없으면 성과관리는 무용지물입니다.



(*참고논문)

Laura M. Graves , Marian N. Ruderman, Patricia J. Ohlott, Todd J. Weber(2012), Driven to Work and Enjoyment of Work: Effects on Managers’ Outcomes, Journal of Management, Vol. 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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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분위기가 좋아야 하는 이유   

2012. 10. 2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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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분위기가 밝고 즐거울 때와 어딘지 모르게 가라앉아 있을 때, 둘 중 어느 상태일 때 일이 더 잘 될까요? 당연히 전자의 경우에 업무가 잘 되고 좋은 성과를 거두겠죠. 이는 상식에 해당하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인지적 유연성(cognitive flexibility)를 증진시키기 때문에 더 나은 업무 성과를 낸다는 점을 실험으로 밝힌 연구자들이 있습니다.


웨스턴 온타리오 대학의 루비 내들러(Ruby T. Nadler)와 동료 연구자들은 87명의 참가자들에게 유튜브(YouTube)에서 수집한 음악과 동영상을 접하게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각 즐거운 음악과 긍정적인 내용의 동영상, 우울한 음악과 심각한 내용의 동영상, 긍정적이지도 부정적이지도 않은 중립적인 음악과 동영상을 듣고 시청했습니다.




그런 다음, 내들러는 참가자들을 컴퓨터 앞에 앉히고 모니터 상에 나타나는 여러 개의 패턴(Gabor patch라고 불리는 것)들을 보고 패턴들 사이에 존재하는 법칙을 찾아 내는 과제를 맡겼습니다. 이런 류의 과제는 '법칙 기술 범주(Rule-described Categories)'라는 어려운 말로 분류되는 것인데, 간단히 말해서 가설을 설정하여 테스트함으로써 법칙을 찾아내는 과제를 말합니다. 


실험 결과, 사전에 즐거운 음악과 긍정적 내용의 동영상을 접한 참가자들이 다른 그룹의 참가자들보다 월등한 성적을 냈습니다. 즐겁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될 경우 법칙 기술 범주에 해당하는 과제를 보다 수월하게 수행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였죠. 흥미로운 것은 우울한 음악을 듣고 심각한 내용의 동영상을 봤다 하더라도 중립적인 음악과 동영상을 접한 참가자들보다 과제 수행 성적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두 그룹의 참가자들은 성적이 거의 비슷했으니까요.


법칙 기술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 과제를 수행하면 어떻게 될까요? 내들러가 참가자들을 반으로 나눠 쉽사리 법칙을 찾아 표현하기 어려운 과제를 부여하자 즐거운 음악과 동영상을 접했던 참가자들의 성적이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어떤 음악과 동영상을 접하든 참가자들은 동일한 성적을 보였죠. 이는 까다로운 업무에 대해서는 즐거운 분위기 조성이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결과입니다.


여러분이 담당하는 업무는 법칙 기술 범주에 해당하는 과제와 그렇지 않은 과제가 섞여 있을 겁니다. 그 비율이 각자 다르겠지만, 내들러가 논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즐겁고 긍정적인 업무 분위기가 과제를 잘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전략을 선택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우울하고 가라앉은 사무실 분위기는 직원들의 인지적 유연성에 악영향을 미쳐 일상적인 업무의 생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생산성을 10%P 이상 높일 목적으로 시스템을 도입하고 제도를 신설하는 일보다는 즐거운 분위기에서 직원들이 일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먼저이겠죠.


여러분의 사무실 분위기는 지금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Ruby T. Nadler, Rahel Rabi, John Paul Minda(2010), Better Mood and Better Performance: Learning Rule-Described Categories Is Enhanced by Positive Mood, Psychological Science, Vol.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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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잘하는 직원과 한 팀이 되면 좋을까?   

2012. 10. 26.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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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이 월등한 직원과 한 팀으로 조직된다면 여러분은 어떤 느낌일 것 같습니까? 그 직원을 보고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 들까요? 아니면 왠지 위축되고 피하고만 싶을까요? 


크리스테나 클리브랜드(Christena Cleveland)를 비롯한 연구자들은 사전에 '작전'을 모의한 2명의 공모자들과 1명의 실험 참가자를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서 애너그램 문제(철자가 섞인 단어의 원단어를 맞히는 문제)를 풀게 하는 과제를 수행토록 했습니다. 공모자들은 이미 어떤 단어인지 알고 있었기에 참가자보다 애너그램 실력이 뛰어난 사람으로 참가자에게 인식시킬 수 있었습니다. 참가자부터 시작해서 12초 안에 답을 큰 소리로 말하면 공모자가 이어서 자기 문제를 풀고 역시 큰 소리로 말하는 방식으로 실험이 진행됐습니다. 클리블랜드는 공모자에게 참가자가 알아 맞히는 데 걸린 시간의 절반만을 써서 문제를 맞히라고 지시했습니다. 앞서 참가자가 10초 만에 답을 말하면, 5초 만에 자신의 답을 말하도록 한 것이죠.





클리브랜드는 각자 누가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맞히는지 경쟁하는 조건('개인 조건')으로 게임을 진행하도록 하고, 참가자와 공모자들이 한 팀이 되어 팀 점수를 합산해 보상하는 조건('단순 팀 조건')으로도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또한 애너그램 게임에 들어가기에 앞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팀 빌딩 활동을 하도록 한 다음에 실험에 임하도록 했죠('친밀한 팀 조건').


참가자들의 몸에는 혈압, 심근 수축 정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장치가 부착되었습니다. 각 실험 조건에서 참가자들이 애너그램 실력이 월등한 공모자를 접하고 느끼는 '위협'의 정도를 파악하기 위해서였죠. 어떤 조건에서 참가자들은 가장 큰 위협을 느꼈을까요? 세 명이 서로 경쟁하는 '개인 조건'에서 참가자들이 가장 압박을 받으리라 생각하겠지만, 애너그램 게임에 참여하기 전에 팀 빌딩 활동을 거치면서 '심리적 친밀감(Psychological Closeness)'을 쌓았던 '친밀한 팀 조건'의 참가자들이 같은 팀 내의 공모자들에게서 큰 위협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 팀 조건'일 때 참가자들은 압박을 가장 덜 경험했습니다.


우리는 보통 실력이 월등한 사람과 한 팀을 이루게 하면 다른 팀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일 잘하는 친구'를 보며 배울 수 있을 거라 가정하죠. 하지만 클리브랜드의 실험은 오히려 '하이 퍼포머'와 팀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심리적 위축을 가져온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팀 빌딩 활동을 통해 서로에 대해 친밀감을 가질 때 '사회적 비교'에 의한 심리적 위축이 더욱 강화된다는 점도 중요한 시사점입니다. 나와 모르는 사람이 뛰어난 성과를 거둘 때보다 나와 가까운 사람이 놀라운 일을 이루었을 때가 심리적으로 더 충격을 준다는 뜻이죠. 모르는 사람이 땅을 사는 것보다 '사촌'이 땅을 살 때 더 배가 아프듯이 말입니다.


물론 그러한 심리적 위축이 자신의 부족한 실력을 향상시키고자 하는 동기로 승화될 수도 있죠. 그래서 장기적으로는 하이 퍼포머와 한 팀을 이루는 것이 효과적일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클리브랜드의 실험은 모르던 사람끼리 최근에 팀을 이룬 경우에 한정되어 있고 실제 성과(애너그램 성적의 변화)를 추적한 것이 아니어서 한계가 있으니 말입니다. 


클리브랜드의 실험은 조직에서 TFT를 구성할 때 하이 퍼포머를 참여시키는 것이 다른 팀원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지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는 정도로 갈무리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TFT를 구성한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려면 실력이 서로 엇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으는 것이 더 나을지 모릅니다. 적어도 하이 퍼포머가 평균적인 직원들에게 무조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을 의심해 볼 필요는 있어 보입니다.



(*참고논문)

Christena Cleveland, Jim Blascovich, Cynthia Gangi, Lucie Finez(2011), When Good Teammates Are Bad: Physiological Threat on Recently Formed Teams, Small Group Research, Vol. 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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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의 유형을 야구로 비유하면?   

2012. 10. 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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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가, 책을 읽다가, 그냥 가만히 쉬다가 갑작스럽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것이 있으면 페이스북 담벼락에 남기곤 합니다. 그동안은 쓰기만 하고 따로 정리하지 않았는데, 이제부터 가끔씩 블로그에 모아서 정리해 두어야겠습니다. 나중에 '내가 뭐라고 말했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왕왕 생겨서 말입니다. ^^


일종의 비망록이라고 할까요? 짧게 끊어 쓴 글들의 모음이지만, 간혹 곱씹어 볼 내용이 있기를 바랍니다. ^^





관리자의 유형을 야구로 비유하면,


1. 해설가형 : 결과를 보고 이렇다 저렇다 논평하는 관리자

2. 선수형 : 사사건건 간섭하는 관리자. 일명 마이크로 매니저.

3. 볼보이형 : 팀원의 업무를 떠맡아 하는 관리자

4. 관중형 : '어떻게 하나' 감시하는 관리자

5. 감독형 : 팀원의 발전을 함께 하는 코치


여러분의 관리자는 어떤 유형인가요?



피드백의 Tips

- 피드백은 간단 명료하게 하라

- 칭찬 피드백은 75~85퍼센트, 잘못 지적 피드백은 15~25퍼센트.

- 칭찬과 꾸중을 섞지 말라.

- 하루에 최소 5퍼센트의 시간(25분)을 피드백에 할애하라

- 직원들에게 피드백 받고자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물어라

- 직원들이 서로 피드백하도록 권장하라

- 금요일에 직원들을 각각 만나 피드백하라


칭찬에 인색한 관리자의 10가지 핑계 <출처 : Carrots and Sticks Don't Work >

1. 시간이 없기 때문에

2. 그저 자기 할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3. 칭찬은 내 성격에 맞지 않기 때문에

4. 다른 사람을 조종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5. 서로 떨어져 있어서 잘 모르기 때문에

6. 직원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7. 내 상사로부터 칭찬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8. 칭찬할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9. 잘못된 행동만 눈에 보이기 때문에

10. 칭찬할 만한 행동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 아무리 애써도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직원에게는 더 이상 공을 들이지도, 전전긍긍해 하지도 마세요. 여러분의 업무생활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그를 분리시키는 게 현명한 처사입니다.
  • 생명체는 돌연변이를 통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며 생존한다. 돌연변이는 적응의 필수조건이다. 하지만 고도의 효율을 추구하는 기업에게 돌연변이는 비효율로 인식되기에 돌연변이 발생을 최대로 억제한다. 그래서 고효율 조직은 환경 적응에 실패한다.
  • 작았던 기업들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이제부터 시스템이 필요하다"면서 효율적인 경영체계를 추구한다. 조직을 관료화하고 컨설팅도 받는다. 활력을 영원히 잃어버리는 시점이 바로 이때다. 이때에 이르면, 기업을 다시 쪼개어 기업가정신과 활력을 회복해야 한다.
  • 기업이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이 더딘 이유. 총매출이 10억원일 때나 1000억원일 때나 1억원의 추가 매출을 얻기 위해 드는 노력은 사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자는 10% 성장이지만, 후자는 0.1% 성장이라고 기록된다.
  • 직원들을 아이처럼 다루면 아이처럼 행동한다. 직원들을 어른으로 대우하면 어른답게 행동한다.

  • "우리 조직은 변화에 강하고 끝까지 생존 가능한가?"란 질문의 답을 쉽게 얻으려면, "우리 조직은 직원들이 반대 의견을 내도록 권하고 실패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조직인가?"라고 바꿔 물으면 된다.
  • 직원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피드백 형태. "내가 해봐서 아는데....", "내가 신입사원일 때는..." 존경심은 기대하지 말라. 직원의 마음 속에서는 거부감만 피어 오른다.
  • 사람들은 조직에서 문제가 생기면 그 원인이 의사소통의 양과 질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종종 말한다. 정말 그럴까? 사실 문제의 핵심은 의사소통이 아니라 '신뢰'에 있다.
  • 사람들은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피드백을 더 많이 하려 한다. 그래야 상대방이 변화될 거라 믿는다. 애석하게도 부정적인 피드백은 상대방을 변화시키지 못할뿐더러 관계를 악화시킨다.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반목도 대부분 여기서 출발한다.
  • 나의 사회생활 원칙 중 하나. 상대방이 요청하지 않으면 절대 먼저 충고하지 않는다.
  • 오직 에펠탑에 서야만 에펠탑이 없는 파리를 볼 수 있다.
  • 스펙 좋은 사람을 직원으로 채용할 때 유념해야 할 사항. 그들은 대체로 실패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패로부터 배우는 법을 모른다. 실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 방어적이기 쉽고 비판을 거부한다. 그래서 기대한 만큼 조직에서 성장하지 못하고 기여하지 못한다.


  • "내가 소비자라면 우리 제품(또는 서비스)를 경쟁사 것보다 먼저 선택할 것인가?"란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고 솔직히 대답하는 자가 진정한 수요 창조자가 될 자격이 있다. 이는 대선주자에게도 유효하다.
  • 매뉴얼은 경험이 없는 초보자나 안전을 꼭 준수해야 하는 경우에만 필요한 물건이다. 매뉴얼은 창의적인 생각을 제한한다. 그럼에도 매뉴얼 만드는 데 필요 이상의 시간을 쓴다.
  • 어제 S그룹 임원들에게 강조했던 말. "전략의 실패는 전략의 내용이 나빴기 때문이 아니라, 내용이 좋은 전략이 나쁜 환경을 만났기 때문이다. 좋은 전략을 수립하려고 너무 힘빼지 마시라."
  • 건강한 사람에게 병이 있다고 진단할 경우 vs. 병든 사람에게 건강하다고 진단할 경우. 어떤 경우가 더 나쁠까? 답은 '둘 다 나쁘다'이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에 가해지는 페널티가 더 크다. 전자는 오히려 권장되거나 보상 받기까지 한다. 이는 분명 문제다. 컨설팅의 패착 중 하나는 건강한 조직에서 병을 찾아내려 하는 데에 있다.
  • 보고서를 누구에게 가장 먼저 설득해야 할까? 바로 자기 자신이다. 자기조차 설득시키지 못한 보고서는 결국 기각된다. 그런 보고서가 아주 많다.

  • 팀에서 금요일마다 주간회의 같은 요식 행위는 하지 말고, 직원 개개인들과 5분씩 업무에 관한 피드백을 주고 받는 시간을 가지는 건 어떨까?
  • 관리자가 직급에 따라 알아야 할 정보가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부하직원들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 임원증후군 : 임원이 되면 문지기를 두고 '뒷방'에 나앉아 있고 싶어 한다. 손에 물 묻히는 일은 자기 일이 아니라고 선을 긋기 시작한다. 그래야 권위가 생긴다고 믿는다. (물론 모든 회사가 그런 것은 아니다.)
  • 나와 실력이 비슷한데 고성과자라고 평가되어 나보다 많은 연봉을 받을 때 vs. 나보다 실력이 떨어지는 자가 나와 같은 연봉을 받을 때. 언제 '나의 기분'이 더 안 좋을까?
  • 보상 프로그램들은 일을 열심히 하지 않는 직원들을 열심히 일하도록 만들기 위해서 실행된다. 사실 이런 조치는 보상 프로그램 없이도 열심히 일하는 직원들의 입장에서는 부당하다. '왜 돈을 열심히 일하지 않는 자들을 위해 쓴단 말인가?' 라고 생각할테니까.
  • 많은 기업이 직원들에게 복지 혜택이나 '돈'을 포상한다. 그렇게 되면 그것들은 마땅히 받아야 하는 entitlement program으로 전락한다. 그렇게 되면 직원들이 사기는 더 떨어진다.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한다.
  • 공장의 '안전사고율 제로'에 대해 보상하면, 직원들은 소소한 안전사고를 은폐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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