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당연히 '이기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쟁에 참여한 병사들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충성을 다하는 것? 아니면 '군인의 명예를 유지하는 것? 아닙니다. 병사들의 가장 큰 목적은 무엇보다 '살아서 돌아가는 것'입니다. '이기면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하면 그 전쟁은 패배합니다. 베트남 전쟁 패배의 근본적 원인은 전쟁의 목적과 병사들의 목적이 일치하지 않은 데에 있었습니다.1)
베트남 전쟁의 목적은 물론 '이기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병사들의 목적도 역시 '살아서 돌아가는 것'이었죠. 하지만 베트남 전쟁은 '이기면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징집된 병사들은 '내 임무가 끝나야 살아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어이없게도 막사에 수류탄을 까 넣거나 등 뒤에서 총을 쏴 상관을 살해하는 일(fragging, 프래깅)이 빈번했습니다. 1000여 명의 장교와 하사관들이 프래깅으로 죽었다고 합니다.2) 결국 베트남 전쟁은 철저히 패배하고 말았죠.
기업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이윤 추구, 아니면 사회적 기여? 유일한 답은 없습니다. 기업의 목적은 기업마다 다르고 또 달라야 합니다. 직원들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조직 내에서 인간으로서 '존중 받는 것'입니다. 돈으로 존중 받든 일로 존중 받든 인간은 신뢰와 배려를 갈구하는 동물이니까요. 만일 고귀한 것이든 속물적인 것이든 간에 기업이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그 과정에서 직원들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직원들이 그들의 상사를 어떻게 대할 것 같습니까? 프래깅이 전쟁에만 있으리란 법은 없습니다. 이런 기업은 자기네 목적을 달성하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끝내 망하고 말 것입니다.
조직의 목적의 개인의 목적이 일치하기는커녕 서로 다른 곳을 가리키고 있을 때 실패는 자명합니다. 성과관리의 목적은 무엇일까요? KPI를 어떻게 하면 객관적으로 도출하느냐가 아니라, 조직의 목적과 개인의 목적을 일치시키는 일이 성과관리의 유일한 목적이자 목표여야 합니다.
(*참고 문헌)
1) Steven Kerr(1975), On the Folly of Rewarding A, While Hoping for B., Academy of Management Journal, Vol.18(4)
2) 조너선 닐, <두 개의 미국>, 문현아 역, 책갈피, 2008
'[경영] 컨텐츠 > 경영전략'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 잘하는 직원과 한 팀이 되면 좋을까? (4) | 2012.10.26 |
---|---|
관리자의 유형을 야구로 비유하면? (1) | 2012.10.25 |
중간쯤 읽다 만 책이 많은 이유는? (11) | 2012.09.28 |
말과 행동이 다른, 경영의 현장 (3) | 2012.09.21 |
허황된 '장미빛 전략'이 난무하는 이유 (4) | 2012.09.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