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나 동료들과 함께 업무에 관련한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고자 할 때, 서로 약간의 갈등이나 오해가 발생하여 이를 대화로써 해소하려 할 때, 이야기가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대화가 마무리되길 원할 때, 여러분은 아래의 두 회의실 중에 어떤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요? 보다시피 위 회의실은 둥글게 마감된 가구들로 채워져 있고 아래의 회의실은 모서리와 꼭지점이 명확하게 살아난 직선형의 가구들이 놓여져 있습니다. 



(출처 : 아래의 논문)



시벨 다즈키르(Sibel S. Dazkir)는 인터넷을 통해 이렇게 곡선형과 직선형의 가구가 각각 배치되어 있는 사진을 100명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어떤 느낌이 드는지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참가자들은 각각의 방에서 얼마나 행복함을 느끼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머물고 싶은지, 각 방의 분위기가 얼마나 사교적으로 느껴지는지 등에 대해 답했습니다. 다른 효과를 배제하기 위해서 가구의 색깔을 모두 회색으로 통일시켰고 일체의 다른 장식품은 배제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참가자들은 두 개의 방이 모두 따분하게 느껴진다고 답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실험을 위해 의도적으로 흑백사진을 보여줬고 다른 장식품을 배제하느라 가구 배치가 단조로웠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참가자들은 곡선형의 가구가 배치된 방에서 편안함과 즐거움을 보다 느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평가가 끝난 후 이루어진 주관식 설문에서 참가자들은 곡선형의 방이 자신을 환대하는 듯하고 조용한 느낌을 준다는 식으로 답변했습니다.


물론 다즈키르의 실험은 참가자들의 설문에만 의존한 것이라 '곡선형의 가구가 편안함과 즐거운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가설을 완벽히 증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곡선형 가구와 직선형 가구들이 각각 놓인 장소에서 참가자들이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어떤 식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지를 살펴봐야 확실한 결론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최후통첩 게임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겠죠.


그래도 이 연구는 회사 내에서 겪곤 하는 껄끄러운 일을 대화로 해결하고자 할 때 직선형의 가구들이 놓인 회의실보다는 가능하면 둥글게 마감된 가구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온화하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회의실을 이용하는 것이 긍정적인 결과를 내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시사점을 줍니다. 인간의 심리가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네모난 탁자보다는 둥근 원탁에서, 딱딱한 의자보다는 푹신한 의자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야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겠죠.


여러분의 사무실이나 회의실의 가구는 어떤 모양입니까? 가구 모양은 아무것도 아닌 게 아니랍니다. '가구는 과학'이라는 말은 거짓이 아닙니다.



(*참고논문)

Sibel S. Dazkir, Marilyn A. Read(2011). Furniture Forms and Their Influence on Our Emotional Responses Toward Interior Environments. Environment and Behavior, Vol. 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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