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보통 영업사원으로 적당한 사람을 뽑을 때 내성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곤 합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고객에게 친화적이고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적극적이며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내성적인 사람보다 더 높은 영업 성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의 그러한 특성들(친사회적, 적극적, 자기주장이 뚜렷한, 의욕적인…)이 실제로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까요? 많은 학자들은 외향적인 성격이 도매영업, 건강 및 피트니스 영업, B2B 영업, 제약 영업 등의 성과와 상관성이 미약하고 일관적이지도 못하다는 결과를 여러 차례 내놓았습니다.
출처: http://www.salesprogress.com/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Adam M. Grant) 역시 실증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외향성이 어느 정도까지는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성과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그랜트는 말합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각각 지닌 양향적인 사람(ambivert)의 성과가 가장 높다는 것이죠.
그는 모 회사에서 아웃바운드 콜을 통해 영업하는 340명의 콜센터 직원들에게 설문을 돌려 그들의 성격적 특성을 파악했습니다. 그런 다음, 3개월 동안 직원 각자가 기여한 매출 정보를 수집했죠. 3개월이 지나고 분석을 실시하자 그랜트가 예상했던 가설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매출 패턴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거꾸로 된 U자 곡선을 따랐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양향적인 직원의 성과는 시간당 155달러였던 반면, 외향적인 직원은 시간당 125달러, 내성적인 직원은 시간당 12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3개월 동안 양향적인 직원들은 내성적인 직원들보다 24퍼센트, 외향적인 직원들보다 32퍼센트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친절함, 양심, 개방성, 신경증성과 같은 다른 성격 특성들은 이런 성과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죠. 외향성의 정도가 성과의 차이를 발생시켰던 겁니다.
그렇다면 왜 외향적인 특성이 높은 사람들의 성과가 양향적인 사람들(외향성 정도가 중간인)보다 낮을까요? 그 이유는 첫째, 고객의 관점보다는 자신의 관점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고객과의 대화를 지배하게 되어 고객의 니즈와 관심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죠. 둘째, 매우 외향적인 사람들은 고객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열정적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려는 말과 행동이 고객에게는 강요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죠. 고객은 그런 영업사원에게 방어적이고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향적인 사람은 적절하게 적극적이고 적절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그리고 동시에 고객의 말을 잘 듣고 잘 반응하기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에 비해 영업 성과가 더 높은 것이라고 그랜트는 설명합니다. 외향적이어야 영업을 잘한다는 우리의 통념은 옳지 않다는 게 그랜트의 연구가 뒷받침합니다.
직무 특성상 고객이나 외부인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을 채용할 때 외향성에 높은 비중을 두기보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적절히 겸비한 사람에게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그랜트의 연구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일 겁니다. 직원들을 교육시킬 때도 마찬가지겠죠.
(*참고논문)
Grant, A. M., Campbell, C. F., Heevner, H., Schumaker, J., & Tugman, J. Rethinking the Extraverted Sales Ideal: The Ambivert Advantage. Forthcoming in Psychologic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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