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상태 업데이트'를 많이 게시하는 사람들, 즉 페이스북의 헤비 유저일수록 외로움을 덜 느낄까요, 아니면 사람들을 실제로 대면하지 않기 때문에 남들보다 더 큰 외로움을 느낄까요? 이에 대한 여러 논란이 있지만, 최근에 나온 한 가지 연구 결과를 소개합니다.
페네 디터스(Fenne große Deters)는 86명의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1주일 동안 페이스북을 사용하도록 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디터스는 학생들 중 절반에게 평소보다 글을 많이 올리도록 지시했고, 나머지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그런 지시를 내리지 않았습니다. 디터스는 실험 시작 전에 학생들이 얼마나 외로움을 느끼는지, 얼마나 행복한지, 얼마나 우울한지를 측정하기 위한 설문을 돌렸고 1주일이 지나 실험 종료 시점에서도 동일한 설문을 돌려서 그 차이를 분석했죠.
(출처 : http://arstechnica.com/business/2012/11/is-facebook-broken-on-purpose-to-sell-promoted-posts/ )
분석 결과, 평소보다 페이스북에 글을 많이 올린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한 글을 많이 올리는 학생들은 친구들과 더 가까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꼈죠.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외롭지 않다는 이유였죠.
하지만 아무리 글을 많이 올려도 친구들이 댓글을 달아주지 않거나 '좋아요'를 눌러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 없지 않을까요? 친구들로부터 반응이 없으면 자기 혼자 허공에 대고 떠드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에 외로움이 더 가중되지 않을까요? 아마 여러분도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디터스의 연구 결과는 반대로 나왔습니다. 글을 많이 게시하는 학생들은 친구들로부터 받는 댓글이나 '좋아요' 숫자와 상관없이 외로움을 덜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으니까요. 왜 그런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SNS를 통한 연결이 대면 만남을 통한 연결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의문이지만, 적어도 '외로움을 덜 느끼게 하는 방법'으로서 SNS가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이 연구의 시사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지금 외롭다면 페이스북담벼락을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도배'하는 것이 외로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일지 모릅니다. 댓글이나 '좋아요' 수가 적어도 상관없습니다. 물론 페이스북 친구들이 도배를 참고 견뎌 주어야겠지만요.
(*참고논문)
Fenne große Deters, Matthias R. Mehl(2012), Does posting Facebook status updates increase or decrease loneliness? An online social networking experiment, Social Psychological and Personality Science, in 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