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향적인 직원의 성과가 더 높을까?   

2013. 4. 2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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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보통 영업사원으로 적당한 사람을 뽑을 때 내성적인 사람보다는 외향적인 사람을 선호하곤 합니다. 외향적인 사람이 고객에게 친화적이고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데 적극적이며 에너지가 넘치기 때문에 내성적인 사람보다 더 높은 영업 성과를 거둘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외향적인 사람의 그러한 특성들(친사회적, 적극적, 자기주장이 뚜렷한, 의욕적인…)이 실제로 성과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까요? 많은 학자들은 외향적인 성격이 도매영업, 건강 및 피트니스 영업, B2B 영업, 제약 영업 등의 성과와 상관성이 미약하고 일관적이지도 못하다는 결과를 여러 차례 내놓았습니다. 



출처: http://www.salesprogress.com/



펜실베니아 대학교 와튼 스쿨의 애덤 그랜트(Adam M. Grant) 역시 실증적인 데이터 분석을 통해 비슷하면서도 독특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외향성이 어느 정도까지는 성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그 이상이 되면 성과에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고 그랜트는 말합니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각각 지닌 양향적인 사람(ambivert)의 성과가 가장 높다는 것이죠.


그는 모 회사에서 아웃바운드 콜을 통해 영업하는 340명의 콜센터 직원들에게 설문을 돌려 그들의 성격적 특성을 파악했습니다. 그런 다음, 3개월 동안 직원 각자가 기여한 매출 정보를 수집했죠. 3개월이 지나고 분석을 실시하자 그랜트가 예상했던 가설이 맞아 떨어졌습니다. 매출 패턴은 아래의 그림과 같이 거꾸로 된 U자 곡선을 따랐습니다.



출처: 아래에 명기한 논문



양향적인 직원의 성과는 시간당 155달러였던 반면, 외향적인 직원은 시간당 125달러, 내성적인 직원은 시간당 120달러에 불과했습니다. 3개월 동안 양향적인 직원들은 내성적인 직원들보다 24퍼센트, 외향적인 직원들보다 32퍼센트 많은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친절함, 양심, 개방성, 신경증성과 같은 다른 성격 특성들은 이런 성과 차이를 설명하지 못했죠. 외향성의 정도가 성과의 차이를 발생시켰던 겁니다.


그렇다면 왜 외향적인 특성이 높은 사람들의 성과가 양향적인 사람들(외향성 정도가 중간인)보다 낮을까요? 그 이유는 첫째, 고객의 관점보다는 자신의 관점에 더 큰 비중을 두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고객과의 대화를 지배하게 되어 고객의 니즈와 관심에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것이죠. 둘째, 매우 외향적인 사람들은 고객으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열정적으로 제품을 설명하고 설득하려는 말과 행동이 고객에게는 강요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으로 비춰지기 때문이죠. 고객은 그런 영업사원에게 방어적이고 조심스러운 스탠스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향적인 사람은 적절하게 적극적이고 적절하게 주장하기 때문에, 그리고 동시에 고객의 말을 잘 듣고 잘 반응하기 때문에 외향적인 사람과 내성적인 사람에 비해 영업 성과가 더 높은 것이라고 그랜트는 설명합니다. 외향적이어야 영업을 잘한다는 우리의 통념은 옳지 않다는 게 그랜트의 연구가 뒷받침합니다.


직무 특성상 고객이나 외부인들을 많이 상대해야 하는 직원들을 채용할 때 외향성에 높은 비중을 두기보다 외향성과 내향성을 적절히 겸비한 사람에게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그랜트의 연구를 실용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일 겁니다. 직원들을 교육시킬 때도 마찬가지겠죠.



(*참고논문)

Grant, A. M., Campbell, C. F., Heevner, H., Schumaker, J., & Tugman, J. Rethinking the Extraverted Sales Ideal: The Ambivert Advantage. Forthcoming in Psychological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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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생각이 미루는 습관을 없앤다   

2013. 4. 26.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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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할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신경을 분산시키는 여러 가지 오락거리와 SNS가 많으면 어떤 일을 제때 시작하여 제때 끝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할일 목록(To-Do List)에 쌓인 일들을 바라보며 '언제 저것을 다 하나'란 부담감을 회피하고자 오히려 다른 곳에 신경을 집중하여 할일을 잊고자 하죠. 어제 이러한 미루기 습관을 줄이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서 어떤 일을 미루었다가 낭패를 겪은 자기 자신을 용서하면 효과가 있다는 글을 올렸는데, 오늘은 그 글에 이어 또 하나의 방법을 소개할까 합니다.


션 맥크리어(Sean M. McCrea)와 동료 연구자들은 구체적인 인상을 갖도록 만들면 미루려는 동기가 감소한다는 점을 실험으로 밝혀냈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미루고 싶어하는 이유는 그 일을 완료하는 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 일의 전체적인 맥락이 어떠한지 등에 관한 상세사항들이 머리 속에 뚜렷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맥크리어는 가정했습니다. 



출처: howto.drprem.com



어떤 일을 추상적으로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것보다는 구체적인 말을 써서 표현하는 것이 미루려는 동기를 약화시킬 거란 생각을 가졌던 것이죠. 예를 들어 단순히 '욕실 청소를 하자'라는 생각을 떠올리기보다는 욕실을 청소했을 때 반짝거릴 욕조와 욕실에 느껴질 향기를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청소를 미루려는 마음을 억제하고 바로 청소하도록 만든다는 것입니다.


맥크리어는 이를 증명하기 위해 34명의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첫 번째 그룹에게는 일기 쓰기, 은행 계좌 개설하기 등과 같은 10가지 활동 각각이 내재하고 있는 특징을 2개의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요청했습니다. 반면 두 번째 그룹에게는 어떤 사람이 각각의 활동을 어떻게 수행하는지에 관하여 2개의 문장으로 표현하라고 했죠. 그런데 이런 요청은 이메일로 발송되었고 학생들은 작성 후에 이메일로 답장을 보내야 했죠.


그 결과, 활동의 특징을 표현하라고 요구 받았기에 추상적인 이미지를 그렸던 첫 번째 그룹보다 구체적인 방법을 떠올리도록 요청 받은 두 번째 그룹이 마감일을 더 잘 지킬 뿐만 아니라 더 빨리 답장을 보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맥크리어는 좀더 확인을 위해 50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후속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첫 번째 그룹에게 "새는 (      )의 일종이다"라는 문장을, 두 번째 그룹에게는 "(        )은 새에 속한다"라는 문장을 완성하도록 했습니다. 첫 번째 그룹에게는 추상적인 대상을, 그리고 두 번째 그룹에게는 구체적인 대상을 떠올리도록 만들기 위해서였죠. 


이런 문장 20개를 이메일로 보낸 후에 언제까지 답장이 오는지 관찰하자 역시 구체적인 대상을 떠올리도록 요청 받은 두 번째 그룹의 학생들이 마감일을 잘 준수하는 경향을 보였고 더 빨리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흥미롭게도 맥크리어는 세 번째 실험에서 점묘법으로 그려진 그림의 일부를 확대하여 본(세세한 붓 터치를 자세히 본) 참가자들이 그림 전체를 본 참가자들보다 약속을 더 잘 지킨다는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이 실험 결과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명확합니다. 어떤 과제를 추상적으로 떠올릴 때보다는 과제를 수행할 때의 세세한 과정과 그때 경험하게 될 미묘한 감정과 끝마치고 나서 느껴질 성취감 등을 가능한 한 구체적으로 상상할 때, 과제 수행을 미루려는 경향이 덜 해진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그렇게 구체적인 이미지를 뚜렷하게 가지는 과정 속에서 '힘든 데 어떻게 하지?'란 막막한 감정이 누그러지기 때문인 듯 합니다.


지금 어떤 일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면, 그 과제의 근본적인 취지나 추상적인 효과를 떠올리기보다는 세세한 수행 과정을 하나씩 짚어보는 게 좋을 겁니다. 마감일에 임박해서 부랴부랴 과제를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해치우고 싶지 않다면 말입니다.



(*참고논문)

McCrea, S. M., Liberman, N., Trope, Y., & Sherman, S. J. (2008). Construal level and procrastination. Psychological Science, 19(12), 1308-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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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자신을 용서해야 미루지 않는다   

2013. 4. 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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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은 어떤 과제를 수행하기 전에 얼마나 오랫동안 '뜸'을 들이며 차일피일 미루는 경향이 있습니까? 그리 어려운 과제도 아니라서 수행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닌데 몇날 며칠 '그걸 해야지'란 생각만 머리 속을 돌아다닐 뿐 오락거리를 즐기며 시간을 보내다가 과제 마감일이 다 되어 허겁지겁 과제를 끝마치던 경험, 아마 여러분들에게 자주 있었고 지금도 그런 상태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컨대 학생들은 교수가 일주일의 시간을 주며 숙제를 내주면 기한이 너무 빠듯하다고 불평하며 일정을 늘려 줄 것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15일 정도로 기한을 늘려 줘도 13일째까지는 거의 신경을 쓰지 않다가 14일째 가서야 부랴부랴 숙제하느라 밤을 새기도 하죠. 이를 '학생 증후군'이라는 말로 부르기도 합니다. 학생들 뿐만 아니라, 직장인들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죠.





이렇게 '미루는 습관'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고, 과제에 따른 중압감을 회피하려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고, 지나치게 느긋한 개인의 성격적 특성 때문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원인들은 결국 '자기 통제'의 실패로 귀결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학생들의 미루는 습관은 학업 성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데,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과 죄책감 같은 감정이 동반된다고 합니다. 


학자들은 이러한 '미루기'가 폭식, 과소비, 도박, 성적 탐닉 등과 같이 '자기 통제'의 실패이자 '자기 파괴적인' 행동의 일종이라고 설명합니다. 수행해야 할 과제가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아도 차일피일 미루는 자신을 용서할 수가 없어서 오히려 과제 수행을 미루려는 무의식적인 동기가 더욱 생겨난다는 것입니다. 마이클 볼(Michael J.A. Wohl)과 동료 연구자들은 이 점에 착안하여 '자기 용서'가 미루는 습관을 줄일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실시했습니다.


볼은 물리학 개론 과목에 등록한 134명의 학생들이 첫 번째 중간고사를 치르기 직전에 '미루기 습관'의 정도와  '미루는 것에 대한 자기 용서'의 정도를 알기 위한 설문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은 첫 번째 중간고사와 두 번째 중간고사 사이에 "미루는 습관이 얼마나 첫 번째 중간고사 성적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했죠.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두 번째 중간고사 직전에 "두 번째 중간고사를 위해 공부를 할 때 어느 정도로 미루었는가?"란 질문에 답했습니다. 


데이터 분석 결과, '자기 용서'의 정도가 높을수록 두 번째 중간고사 준비에 부정적인 영향이 덜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바꿔 말하면, 첫 번째 중간고사를 대비할 때 공부하기를 미뤘던 자기 자신을 용서할수록 뒤이어 실시되는 두 번째 중간고사 준비를 좀더 잘했던 겁니다. 미루는 자신에게 벌을 줘야 다음 시험준비를 미루지 않도록 만들 수 있다는, 일반의 상식과는 반대되는 결과입니다. 오히려 이번 시험 공부를 차일피일 미뤘던 스스로를 용서하며 죄책감을 벗어내야 다음 시험도 잘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죠.


무언가를 미루면 죄책감이 동반되고 그 죄책감을 스스로 용서하지 않으면 오히려 자기 파괴적인 동기가 커져 더욱 미루게 된다는 점, 미루는 자기 자신을 용서하고 죄책감을 덜어내야 다음의 일을 미루지 않게 된다는 점이 이 연구의 결론입니다.


여러분이 현재 무언가를 계속 미루고 있다면 분명 마음 한켠에 죄책감이 차오르고 있을 겁니다. 그런 죄책감을 외면하고자 인터넷 가십 기사에 집중하거나 카카오톡으로 채팅에 열을 올리고 있을지 모릅니다. 미루고 있는 자신을 제3자의 입장에서 용서하고 자신을 객관화해 보세요. 다음 번에는 덜 미루는, 아니 제때 준비하는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으니까요.



(*참고논문)

Wohl, M. J., Pychyl, T. A., & Bennett, S. H. (2010). I forgive myself, now I can study: How self-forgiveness for procrastinating can reduce future procrastination. 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 48(7), 803-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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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자기경영] 야근하지 맙시다!   

2013. 4. 2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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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4월23일)부터 매주 화요일에 부산교통방송(94.9MHz)의 '스튜디오 949(오전 09:05~10:00)'에 전화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타이틀은 '유정식의 색다른 자기경영'입니다. 조금 다른 방향, 상식과 좀 다른 그런 방향으로 자기경영에 관하여 이야기할까 합니다. '다시 듣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하여 블로그에 인터뷰 내용을 옮겨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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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의 문제] 2013년 4월 23일(수)


0. 인퓨처컨설팅의 유정식 대표와 연결돼 있습니다. 

오늘 첫 번째 시간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볼가요?


네, 무엇을 첫 주제로 할까 고민하다가 많은 분들이 공통적으로 관심 있어야 할 야근으로 정했습니다.


1. 야근이요? 직장인들이 가장 싫어하는 단어 중에 하나죠. 야근! 싫지만 또 안할 수가 없는 게 야근이라서요. 우리 나라 직장인들 얼마나 많이 야근을 하고 있을까요?


아마 6시가 되어서 퇴근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텐데요, 취업포탈 커리어사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일주일에 평균 2.8일, 그러니까 3일 정도 야근하는 것으로 나왔구요, 매일 야근한다는 대답도 23퍼센트나 됐거든요.


OECD조사에 따르면, 2010년에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이 2,193시간이거든요. (OECD 평균인 1,749시간인데), 그것보다 440시간 정도 깁니다. 연간 근무일을 250일로 간주하면 매일 2시간을 초과 근무한다는 의미죠.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휴식과 수면을 위해 써야 할 2시간 가량의 시간을 온전히 야근에 양보하는 셈입니다. 절대적으로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다음날 출근을 또 해야 한다는 소리죠. 당연히 야근이 잦으면 신체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구요.





2. 야근이 우리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이라... 어떤 문제가 생기나요?


다들 아시겠지만, 수면이 부족하면 기억력이 감퇴되구요, 심장마비의 위험도 커집니다. 전염병에 걸릴 확률도 크고 비만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직장인들 말고 학생들의 경우를 먼저 말씀 드릴게요. 공부 능력은 기억력이 좌우하는데요, 킴벌리 펜이라는 심리학자가 잘 잔 사람과 잘 못잔 사람들에게 단어 기억 테스트를 했습니다. 그랬더니 잠을 못잔 사람들이 단어를 많이 기억해내지 못했다고 해요. 


학생들은 보통 밤늦게 공부하는데, 기억력에는 사실 도움이 안 되는 겁니다. 대학생들 중에서 B학점 받은 학생들은 C학점 받은 학생들보다 평균 25분을 더 잔다는 조사도 있어요. 흔히 4당 5락, 4시간 자면 합격하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 이런 말이 있잖아요. 이말은 사실 옳지 않은 겁니다. 직장인들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에요 야근이 계속되면 이렇게 신체적으로 문제가 발생하죠.



3. 그래도 일이 남으면 야근을 안할 수는 없고요. 직장 생활하다 보면 야근을 피할 수는 없잖아요. 야근을 하는 만큼 회사 입장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지잖아요?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요, 연구 결과를 보면 그 반대입니다. 와그너란 학자가 잠을 잘못 잔 학생들을 대상으로 컴퓨터 상에서 뭔가를 평가하도록 했어요. 그런데 컴퓨터로 인터넷을 할 수 있잖아요? 잠을 잘 못잔 학생들을 보니까 평가를 하다가 중간에 인터넷에 접속하는 건수가 많았답니다. 딴짓을 많이 하는 것이죠. 사람들이 야근을 많이 하면 몸은 피곤해도 생산성이 높아진다고 말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은 겁니다. 야근은 생산성을 갉아먹죠. 


야근해 본 분들은 알 겁니다. 그 다음날 출근해서 바로 일하기보다는 오전에 인터넷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을 말입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추산한 건데요, 미국에서 직원들의 수면 부족 때문에 연간 632억 달러가 없어진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4. 야근이 생산성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씀인데.. 듣고 보니 공감가네요. 실제로 야근을 한다고 해서 꼭 일만 하는 건 아니니까요. 야근의 문제 또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야근이 잦아서 몸이 피곤해지면 비윤리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많아진다고 합니다. 그런 직원들은 동료 직원과 상사에게서 고마워할 줄 모른다, 일을 대신해줘도 미안한 줄을 모른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해요. 확인을 위해 실험을 해봐도 마찬가지였죠. 전날 밤에 22분 정도 잠을 덜 잔 학생들에게 게임을 하도록 하니까 다른 게임참가자들을 속이는, 그런 행동이 크게 늘어났다고 합니다. 고작 22분 덜 잤는데도 그러니, 매일 야근하는 직원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크리스천이라는 사람이 연구한 결과인데요, 교대근무로 일하는 간호사들 있잖습니까? 이 사람들이 교대 때문에 잠을 못자면 환자들에게 무례하게 대하고 해서는 안 되는 그런 행동을 저질렀다고 합니다. 혹시 야근을 많이 하시는 분들은 본인이 자신도 모르게 다른 사람들에게 안 좋은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되도록이면 야근하지 말이야 합니다. 그것이 본인의 평판을 좋게 만드는 방법이죠.


그런데요, 야근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지만, 상사 때문에 잠을 못자는 경우도 있다는 걸 아시나요?



5. 상사 때문에 잠을 못자는 건 어떤 경우일까요?


아시겠지만, 상사라는 존재가 직장생활의 행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데요, 상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직원들이 수면 장애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청취자들 중에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텐데요, 말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든지, 따돌린다든지, 아이디어를 내면 무조건 거부한다든지 이런 괴롭힘을 당하면요, 집에 와서도 그 생각 때문에 깊은 잠을 못 자는 겁니다. 이런 것은 특히 여성의 경우에 더 심각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6. 이렇게 야근이 문제라는 것을 사실 누구나 알고 있고 반성도 많이 하는데요, 왜 야근이 없어지지 않는 건가요?


그건 생존 경쟁이 치열해져서 그렇습니다. 야근이 평가와 승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어떨 것 같습니까? 야근을 많이 하면 평가를 잘 받을까요?


맞습니다. 랜더스라는 사람이 실제로 어느 회사 직원들을 연구했는데요, 야근을 많이 하고 야근 시간이 긴 사람이 승진하는 것을 더 선호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가 아니래도 야근하면서 상사에게 얼굴을 많이 보여주면 충성심을 어필할 수 있어서 승진하는 데 유리하다는 걸 직원들은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거든요. 이렇게 보면 야근할 꺼리가 없는데, 일부러 야근해야겠다는 쓸데없는 경쟁심이 더욱 가중될 뿐입니다. 그러다가 모두 지쳐 쓰러지고 말겠죠. 



7.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일이 좀 바쁘면 불가피하게 야근을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회사가 야근하는 직원들을 위해 어떻게 해줘야 좋을까요? 


한국은행의 김중수 총재가 언젠가 "야근은 축복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어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왔다갔다 했는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야근은 정말 젊었을 때 경험해 봐야 할 축복으로 여겨야 할까요? 


저는 그렇게 보지 않습니다. 경영자들이 이렇게 몸을 혹사하며 야근하는 것을 독려하거나 야근을 미화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회사들이 성희롱이나 흡연에 대한 기준을 많이 만드는데요, 수면에 대한 기준도 필히 만들어야 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야근으로 인한 수면 부족이 나쁜 행동을 유발하고 생산성도 떨어뜨리니까요. 적어도 하루에 12시간 이상 근무하지 못하도록 하고, 과도한 술자리 문화도 없애야 합니다. 하루에 11시간은 정도는 필히 휴식하도록 보장해줘야 하죠. 그리고 야근한 직원들에게 회사에서 낮잠을 잘 수 있도록 해줘야 하고, 일찍 퇴근한다고 뭐라고 잔소리를 하면 안 되구요.



8. 잠깐만요, 회사에서 낮잠을 자게 해야 한다구요? 좀 더 설명해 주시겠어요?


네, 낮잠을 하게 하면 회사 기강이 해이해질 거라고 우려하시는 것 같은데요, 낮잠을 자는 이유는 생산성을 빨리 회복시키기 위해서입니다. 미항공우주국 나사에서 조종사들에게 26분 정도 낮잠을 자게 했더니 그들의 반응시간이 16퍼센트나 빨라졌습니다. 단지 26분 낮잠을 잔 것 치고 꽤 높아진 거죠. 이제 직원들이 회사에서 낮잠을 자면 군기가 빠졌다, 이렇게 볼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회복하려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셔야 합니다.



9. 사장님들이 이 얘기를 꼭 들으셔야 할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불필요한 야근을 시키면 안 되겠구나, 생각을 해 주셨으면.... 그런가 하면 직장인들 스스로도 야근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아요.


네, 직원들도 야근이 습관이 된 경우가 많습니다.  4가지 정도 팁을 드릴 테니까 오늘부터라도 꼭 실천해 보시기 바랍니다. 첫째, 일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합니다. 중요한 일부터 하나씩 완료해 나간다고 생각하면 일이 빨리 진행되거든요. 둘째, 일이 방해되지 않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요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SNS 많이 하죠? 카카오톡도 많이 하구요. 이런 것이 띵동, 하고 울리는 것에 신경을 쓰다보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하고 그냥 흘러가 버립니다. 근무시간에는 그런 방해요소를 없애고 집중하셔야 합니다. 


셋째, 미루는 습관을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일이 맡겨지면 바로바로 해치우는 습관을 가지면 야근하면서 질질 끌 필요가 없죠. 마지막으로 넷째, 일하기까지의 준비시간을 줄여야 합니다. 보통 워밍업한다고 일하기 전에 시간을 의미없이 흘려 보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시간만 줄여도 야근할 필요가 없어집니다.



10. 이렇게 해서 사회적으로 야근이 줄면 우리의 생활도 바뀌겠죠?


네, 당연히 저녁 시간이 풍요로워지고 한결 여유로워지죠. 헌데, 남는 저녁시간에 뭘 또 배우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행복해야 한다는 건데요, 바로 가족과 함께 말입니다. 낮 시간이 회사를 위한 시간이라면, 저녁은 자신과 가족에게 주어진 시간이거든요. 나중을 위한다고 행복을 유보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는데요, 야근을 줄이고 가족과 함께 행복을 느낀다면, 여러 가지 많은 사회 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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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는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다   

2013. 4. 2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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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11일부터 4월 22일까지 페이스북에 남긴 나의 짧은 생각들



[실패에 대하여]


- 프로젝트의 실패율: 

   할리우드 영화(60%), 

   기업 M&A(60%), 

   IT프로젝트(70%), 

   새로운 식품(78%), 

   벤처캐피탈 투자(80%), 

   신약제품(90%이상). 


여러분의 일이 실패했다고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이렇게 실패는 일반적인 걸요. 

(출처: <업사이드>, 에이드리언 슬라이워츠키, 칼 웨버, 랜덤하우스)


[권위의식에 대하여]


- 보수보다 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진보 인사들이 많다. 리버럴리스트인 진보 인사는 참 적다.


- 나는 인텔의 앤디 그로브 전 회장의 편집증적 경영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자기방을 따로 두지 않고 평사원들과 나란히 일하던 그의 탈권위 경영철학을 존경한다.


- 임원이 되면 걸리는 병. 자기 방을 가지려 한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가두는 줄 모른다. 회의실 공간이 줄어들고 직원들은 회의실을 잡으러 오늘도 이곳저곳을 떠돈다.


- 권한을 똑같이 50대50으로 나눠 가지고 권한을 행사할 때도 50대50을 고집한다면, 그 약속(동업, 제휴 등)은 깨지기가 쉽다. 현실이 그러하다.


- 자기가 없으면 회사가 돌아가지 않는다고 믿는 (그리고 실제로도 그러한 회사의) 사장은 사업을 하는 게 아니다. 그저 일일 뿐이다.


- 애사심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전략에 대하여]


- 고객의 의견을 듣는 일은 현 제품의 개선방향을 정하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혁신적인 제품을 개발하는 일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 전략을 수립할 때 유념해야 할 3가지 적합성

1. 전략과 내부역량 간의 적합성

2. 전략과 외부환경 간의 적합성

3. 전략과 고객 간의 적합성


이 중 가장 간과되는 것이 3번째 적합성. 고객이 기업의 전략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 전략은 실패한다(예: 과거 고전을 면치 못했던 네스프레소 커피 머신)


- 독특한 것은 무난한 것보다 이익이 더 크다. 하지만, 많은 경영자들은 독특한 것보다 무난한 것을 더 좋아하는 경향을 보인다.


- 독특한 것의 실패율이 과연 무난한 것의 실패율보다 높을까? 어쩌면 독특한 것의 실패는 독특했다는 이유로 주목을 끌기 때문이고, 무난한 것의 실패는 뉴스가 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 한번 따져볼 문제다.


- 사치품을 산 사람에게 "그거 과시하려고 샀지?"라고 물어보면, 그 사람은 십중팔구 그 제품의 기능성과 품질과 활용성을 강조하여 답합니다. 인간은 이중적이죠. 적어도 사치품 소비에 있어서는. ^^


- 성공한 기업을 모방하는 것보다 실패한 기업(혹은 실패한 제품)을 모방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고 또 효과도 크다.


- 똑똑한 상품(서비스) 기획자는 새로운 것을 만들려고 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실패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성공시킬까를 고민한다.


- 원래 포테이토칩은 갈증이 유발시켜 맥주를 마시도록 한다는 컨셉으로 팔렸다. 맥주에 어울리는 안주라서 포테이토칩이 선택된 게 아니었다. 포테이토칩을 먹으면 맥주가 당긴다는 것이 서로 궁합이 잘 맞는 것처럼 오인됐던 것이다


- 생일이나 결혼기념일 등에 여러 회사에서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이 답지한다. 그거 보고 아무도 감동하지 않는다. 쓸데 없는 짓이다. CRM시스템은 무용하다.



[강신주의 말말말]


"누군가를 복수하는 것은 손잡이 없는 칼날을 쥐고 상대방을 찌르는 것과 같다"...by 강신주


"진실은 때로는 폭력이다"...by 강신주


"본인이 얼마나 무능력한지를 아는 것이 본인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를 아는 것이다"...by 강신주


"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만이 '예'라고 말할 수 있다"...by 강신주


"이 세상에서 가장 비겁한 말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란 말이다. 사실은 자기 자신을 위한 것이면서."...by 강신주


"남들에게 인정 받고자 할 때 당신은 쫀다"...by 강신주


" '쪼는 것'의 반대말은 '당당함'이 아니라 '뻔뻔함'이다. 제발 뻔뻔해져라."...by 강신주



[이중성에 대하여]


- 직원들의 이중성: 교육이 없다고 푸념한다. 정작 교육 시키면 귀찮아 한다.


- 피트니스 클럽에 운동하러 가는 사람들은 입구와 가까운 곳에 주차하려고 한다. 등산하는 사람들도 그렇다.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은 창밖의 경치를 볼 새 없이 앞차를 추월하고.... 이런 측면에서 인간은 이중적이다.


-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제도가 많다. 직원들이 이해하지 못해도 회사가 잘 돌아간다면 그 이해되지 않는 제도는 필요 없다는 뜻이다. 이해되지 않는 제도는 과감히 없애라.


- "통계적으로 A이다"라고 이야기하면 "나는 그렇지 않다. 그러니 A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통계의 의미를 모르는 걸까?



[기타]


- 자신의 강점을 하나나 두 개만 임팩트 있게 제시하는 자기소개서가 매력적으로 보인다. 모두 잘한다는 말은 잘하는 것이 없다는 말과 같다.


- 금요일 밤과 토요일 밤에는 페북이 조용. 의외로 일요일 밤에 페북이 북적거린다. 월요일이 오는 게 싫어 위안 받고 싶기 때문일까? ^^


- 싸이의 노래, 젠틀맨의 '젠틀(Gentle)'은 Genital을 꼬아서 붙인 이름인지도 모르겠다. 추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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