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이 활짝 웃는 표정을 보인다면 여러분의 기분도 덩달아 밝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반면 찡그리거나 화난 얼굴을 보면 그 기분이 여러분에게 전염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얼굴 표정이 부지불식 간에 여러분의 기분 뿐만 아니라 '소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캘리포니아 주립대 샌디에고 분교의 피오트 윙킬만(Piotr Winkielman)과 동료 연구자들은 화난 얼굴, 무표정의 얼굴, 웃는 얼굴을 각각 실험 참가자들에게 보여주고 마셔 본 적이 없는 음료를 얼마나 많이 따르고 얼마나 많이 마시는지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참가자들은 자신들이 현재 얼마나 목 마른지, 얼마나 배가 고픈지를 스스로 평가했습니다.
그런 다음, 윙킬만은 참가자들은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웃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 화난 얼굴에 아주 짧은 시간(16 밀리초) 노출시켰습니다. 총 8장의 사진에 노출된 참가자들은 설탕, 레몬 라임향의 '쿨-에이드 파우더'가 각각 얼마씩 섞였는지 모르는 음료를 원하는 만큼 컵에 따라 마시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알아차리지 못했지만, 각자 얼마나 컵에 따랐는지, 실제로 얼마나 마셨는지 자동적으로 측정됐죠. 참가자들은 음료를 마신 후에 얼마나 맛있었는지, 그 음료에 얼마의 돈을 내고 싶은지(10센트부터 1달러까지) 평가했습니다.
실험 시작 전에 목이 많이 마르다고 답한 참가자들 중에서 웃는 얼굴을 본 참가자들이 가장 많은 음료(79밀리리터)를 컵에 따랐고 화난 얼굴을 본 참가자들이 가장 적은 음료(37밀리리터)를 컵에 따랐습니다. 실제로 마신 음료의 양도 동일한 패턴으로 나타났죠. 행복한 표정의 얼굴을 보면 찡그린 얼굴을 볼 때보다 더 많이 마신다는 건 상대방의 표정에 따라 소비가 좌우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였죠. 얼마의 돈을 음료값으로 내고 싶은가를 묻는 질문에서도 웃는 얼굴을 본 참가자들은 38센트를, 화난 얼굴을 본 참가자들은 고작 10센트의 돈을 제시했습니다.
기업에게 이 실험의 시사점은 고객들을 웃는 얼굴로 대해야 고객의 소비를 더 촉진할 수 있다는, 아주 당연한 결론으로 이어집니다. 이 실험에서 참가자들이 아주 짧은 시간 동안 각각의 표정에 노출됐는데도 음료 소비량이 달라진다는 사실이 여지 없이 이를 증명하죠.
그러나 더 중요한 시사점은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이 먼저 행복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직원이 행복하지 못하면 지나가는 표정 속에 '힘들고 짜증나고 괴로운 얼굴'이 언뜻언뜻 비치게 마련이죠. 물론 내부 규정이나 직원 교육을 통해 고객에게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대하도록 훈련시킬 수 있겠지만, 눈은 웃지 않고 입만 웃는 '만들어진 웃음'을 고객들은 무의식적으로 알아차리고 이는 소비에 어마어마한 영향을 끼칩니다. 위 실험에서 16밀리초라는 아주 짧은 노출에도 소비량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것은 그만큼 표정을 짓는 직원의 행복이 먼저라는 점을 일깨우는 것 아닐까요?
여러분이 다니는 대부분의 회사는 고객만족을 외칠 겁니다. 하지만 직원 만족이 먼저라는 점을 아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회사는 어떻습니까?
(*참고논문)
Winkielman, P., Berridge, K. C., & Wilbarger, J. L. (2005). Unconscious affective reactions to masked happy versus angry faces influence consumption behavior and judgments of value.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Bulletin, 31(1), 12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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