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향욱 같은 자가 관리자이면 안 되는 이유   

2016. 7. 12. 09:00
반응형



요즘 “상위 1%를 제외한 99%의 민중은 개, 돼지다”, “신분제도를 공고히 해야 한다”는 교육부의 나향욱 정책기획관의 발언이 국민들의 분노를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술자리에서 벌어진 실언이라고 핑계를 대는 모양이지만, 평소에 우월감에 휩싸여 그런 사고방식에 젖어 있지 않았다면 아무리 술에 취했다 해도 그런 망언을 입에 올리지는 않았을 겁니다. 취중진담이라고, 술에 취해서 실언을 했다기보다는 술에 취해서 거리낌 없이 과감하게 자신의 사고방식을 드러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아마도 나향욱은 ‘사회적 지배 지향성(Social Dominance Orientation)’이 높은 사람일 거라고 추측됩니다.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란 사회심리학자들이 집단 간 힘의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이것이 높은 사람은 승자와 패자의 물고 뜯는, 매우 경쟁적이고 약육강식적인 모습으로 세상을 바라본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사회적 서열이나 신분의 차이를 ‘공고히 하는’ 제도나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누가 하위 계층인지 아닌지 구별해 내려는 경향이 크다고 조직심리학자인 셰리 모스(Sherry Moss)는 말합니다. 이것은 국민을 상위 1%와 나머지 99%를 구분하고, 신분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나향욱의 망언에 딱 해당되는 설명입니다.


모스는 이렇게 덧붙입니다.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 큰 사람은 집단간의 불평등을 조장하고자 하는데, 그래야 권력, 지위, 부와 같은 자원을 계속 취할 수 있기 때문이죠. 나향욱은 고위공무원으로서 ‘알량한’ 권력과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픈 개인적 욕망을 추하게 드러낸 것이지, 국가와 사회 전체를 위한 혜안을 말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반면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 낮은 사람은 협력, 평등, 인도주의에 더욱 중요시한다고 합니다.


영화 <내부자들> 캡쳐



여러분이 스스로 ‘나는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 높은 사람인가?’ 평가하고 싶다면, 모스가 제시한 몇 가지 질문에 응답하면 됩니다. 오래 생각하지 말고 처음에 바로 드는 느낌에 따라 평가하면 됩니다. 평가 척도는 다음과 같이 7단계입니다.


매우 반대한다 - 반대한다 - 조금 반대한다 - 보통이다 - 조금 찬성한다 - 찬성한다 - 매우 찬성한다



1. 이상적 사회라면 소수의 집단이 상위에 있어야 하고 나머지는 하위에 위치해야 한다


2. 어떤 집단의 사람들은 다른 집단에 비해 열등하다


3. 특정 집단이 사회를 지배해야 한다


4. 하위집단에게 상위집단과 동일한 자격을 주지 말아야 한다


5. 집단 간의 평등이 우리 사회의 중요한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


6. 여러 집단을 평등하게 대하려는 것은 부당하다


7. 여러 집단들 간의 차이를 좁히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8. 모든 집단에게 성공의 기회를 동일하게 주어서는 안 된다


(출처: https://hbr.org/2016/06/why-some-bosses-bully-their-best-employees )



각 질문의 답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점수를 부여하십시오.


매우 반대한다 - 1점

반대한다 - 2점

조금 반대한다 - 3점

보통이다 - 4점

조금 찬성한다 - 5점

찬성한다 - 6점

매우 찬성한다 - 7점


총점을 구한 후에 8로 나누면, 그 값이 바로 여러분의 사회적 지배 지향성입니다. 만약 점수가 5~7점이 나왔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사회적 지배 지향성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1~3점이면 그 반대겠죠. 여러분의 점수는 어떻습니까?


모스는 이렇게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 높은 사람이 조직의 상사라면, 일 못하는 직원뿐만 아니라 일 잘하는 직원(High Performer)을 괴롭히고 못살게 구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일 잘하는 직원을 자신이 가진 지위와 권한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하기 때문이죠. 세상을 온통 약육강식의 논리로 보는 탓에 일 잘하는 직원으로 인해 자신이 밀려날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이는 겁니다. 이런 사람들이 조직의 관리자 지위에 포진(?)해 있다면 좋은 인재들은 괴롭힘을 이기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겠죠.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 높은 관리자가 조직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주된 이유 중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지배 지향성이 높은 자가 관리자의 위치에 오르는 것을 억제해야 하겠죠. 나향욱과 같은 사람이 절대 관리자가 되지 않도록 말입니다. 아랫 직급에서의 성과를 보상한다는 차원으로 절대 승진시키면 안 된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https://hbr.org/2016/06/why-some-bosses-bully-their-best-employees



반응형

  
,

팟캐스트 '유정식의 하지마 경영'을 개설했습니다   

2016. 6. 14. 12:01
반응형



안녕하세요? 인퓨처컨설팅 대표 유정식입니다.


저희 인퓨처컨설팅의 <중요한라디오>가 '유정식의 하지마 경영'이라는 타이틀로 새로운 팟캐스트를 개설했습니다. 그런데 왜 팟캐스트명이 '하지마'일까요? 알다시피 여러분의 조직에는 여러 가지 경영 시스템과 제도가 존재합니다. 이상하게도 그런 것들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기는커녕 점점 더 늘어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잘 안 된다 싶으면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덧붙이는 작업을 계속하죠. 그러는 과정에서 기존의 시스템과 관행을 버리면 좋으련만 그것들은 누군가(특히 조직의 윗사람)의 업적이거나 자랑거리인 탓에 쉽사리 없애버리지도 못합니다. 


문제는 이런 너무나 많고 너무나 복잡한 제도와 시스템들이 직원들의 성과 창출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오히려 옥죈다는 것입니다. 관리를 위한 관리, 경영을 위한 경영을 하다보니 진짜 성과에 집중하지 못하고 '행정적인' 업무에 직원들이 매달리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그런 쓸데없는 것들만 하지 않아도 야근하지 않고서 높은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유정식의 하지마 경영'에서는 이처럼 쓸데없이 복잡하기만 하고 직원들을 괴롭히는 경영 시스템과 관행을 고발하면서 그 대안을 함께 논의할 것입니다. 주로 '무엇무엇을 하지마!'란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갈까 하는데, 부수적으로 최신 경영 이슈를 다룰 것이고, <중요한학교>에 강사로 오셨던 분들을 다시 모셔서 강의 때 나누지 못했던 이야기를 '후 토크' 방식으로 풀어볼까 합니다. 연희동 한쌤, 왕MC 안정옥, 김준엽 PD이 저와 함께 팟캐스트를 진행합니다.


정기적으로 매주 일요일에 녹음하여 화요일 0시, 목요일 0시에 팟캐스트 에피소드를 업로드할 예정이고, 특별한 이슈가 있을 경우에 비정기적으로 짧은 에피소드를 올릴 것이니 '팟빵'이나 '아이튠즈(팟캐스트)'로 구독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아래의 링크를 누르면 '유정식의 하지마 경영' 팟캐스트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바로 구독 신청을 해주십시오. 


유정식의 하지마 경영  http://www.podbbang.com/ch/11930



아울러, 중요한라디오에서 ‘1만원 광고’를 받습니다. 제품 광고, 모임 공지, 개인적인 알림, 기타 사연 등 방송에서 소개되길 바라는 내용이 있으면 200자 내외로 정리해서 보내 주세요. 보내 주신 내용을 출연자들이 방송 중에 자연스럽게(허나 매우 어색할지도) 소개해 드립니다. 그냥 후원을 받는 것보다는 이러한 '1만원 광고' 방식이 저희와 청취자분들 모두에게 좋으리라 생각합니다.


- 금액: 10,000원

- 광고 회수: 에피소드 1회

- 계좌번호: 하나은행 445-910285-36707 (예금주: 유정식)

- 광고 내용 보내실 곳: joongyoradio@gmail.com


광고료를 팟캐스트 편집비와 길냥이 구조 및 치료 등에 사용할 예정이고, 주기적으로 광고료 수입내역과 지출내역을 공개할 것입니다(개인 정보는 유출하지 않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반응형

  
,

엔지니어들은 어떻게 사고할까?   

2016. 6. 8. 09:17
반응형



나는 공대 출신이다. 처음에는 과학도가 되고 싶은 꿈에 생명과학과로 입학했지만 중간에 산업공학과로 과를 옮겼다. 군대 갔다 온 후에 갑자기 기운 가세 탓에 적어도 석사 정도는 따야 밥벌이를 할 만한 과학 분야에서 학업을 계속하지 못하는 이유가 제일 컸다. 이렇게 외부적 이유로 공학의 세계를 접하게 된 나는 좀 어리둥절하고 혼란스러웠다. 


가장 혼란스러운 단어는 ‘최적화’라는 개념이었다. 최적화의 뜻을 묻는 나에게 산업공학과 친구들은 “과학은 100퍼센트 옳은 정답을 구하는 학문이지만, 공학에서는 70~80퍼센트만 맞아도 정답이거든. 그게 바로 최적화야”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친구들의 말이 완벽한 정의가 아니라 70~80퍼센트 옳은 ‘공학적 정의’였지만, 공학은 현실세계의 여러 제약조건 하에서 트레이드오프를 규명하면서 ‘수용 가능한’ 해결책에 접근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친구들이 내린 정의는 충분히 납득이 갔다.




산업공학과로 전과가 결정됐을 때 나는 미래의 한국 노벨상 수상자를 위해 학교 마당에 설치해 둔 빈 좌대를 보며 이제 내가 노벨상을 받을 확률은 더욱 낮아졌다고, 내딴에 심각한 비련감에 휩싸인 적이 있다. 생명과학과에 있을 때의 확률이 0.0001퍼센트라면 이제 0.0000001퍼센트로 떨어졌다고 말이다. 돌이켜 보니 실력은 생각치도 않고 그날 비장했을 내 표정이 우습고 창피하지만 과학에 비해 공학을 경시하는 분위기를 어렸던 나도 느꼈던 바였다. 거의 모든 문헌에서 ‘과학과 공학’이라는 말을 ‘과학과 기술’이란 문구가 대체한다는 사실만 봐도 공학에 대한 경시가 뿌리깊음을 보여준다.


페니실린 발견자인 플레밍은 정작 절실히 필요할 때는 페니실린을 대량생산하지 못했다가 마거릿 허친슨의 대량생산 성공으로 페니실린의 효능이 널리 인정 받자 다른 두 명의 과학자와 노벨 생리의학상을 공동수상했다. 이들에겐 수많은 명예가 답지했지만, 허친슨과 그의 동료들은 페니실린의 역사책 속에서 간단히 처리돼 있을 뿐이다. 국가 영웅이란 칭호를 얻은 플레밍의 장례식은 국장으로 치러졌지만 허친슨은 자택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여성에 대한 차별도 한 몫 했겠지만 아마 공학(엔지니어링)을 과학보다 아래에 두는 시각도 크게 작용했으리라. 


최초의 창조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현실에 응용하고 개선하는 것 역시 중요하지 않을까? 어쩌면 공학이 우리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진 않을까? 구텐베르크가 포도 착즙기를 목판 인쇄에 활용하는 ‘공학적 발명’으로 지식혁명이 촉발됐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다. 한 마디로 공학은 우리가 접하는 현실세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는 학문이다. 실험실에서는 깔끔하게 나오는 결과도 현실의 여러 가지 제약조건 때문에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공학은 허친슨이 그랬듯이 재조합하고, 최적화하고, 때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유용한 해결책에 접근하게 한다. 주위를 둘러보라. 장담컨대 공학의 손길이 닿지 않은 물건과 시스템은 아마 하나도 없을 것이다.


마거릿 허친슨



나는 지금 공학이 아니라 경영학의 세계에서 먹고 산다. 클라이언트에게 해결책을 조언할 때나 컨설팅 보고서를 쓸 때 내가 학습했던 공학적 접근방식이 꽤나 유용함을 여러 번 느낀다. 그렇다고 최선의 답을 찾지 않고 70~80퍼센트 가량 ‘대충 맞는’ 답을 준다는 뜻은 아니다. 여러 이해관계자들(직원, 경영자, 고객 등)의 요구사항들을 조율하는 과정은 공학자(엔지니어)들이 제약조건 하에서 최적화 모델을 구축하는 것과 유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일은 공학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시제품화(프로토타이핑)와 비슷하다. 심리학 연구 결과를 차용하고 ,타사의 사례를 조합하고, 신뢰도 높은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이야말로 ‘경영공학’이 아니겠는가?


원제가 그렇듯 이 책은 ‘공학자들의 사고방식’, 즉 ‘공학적 사고’의 핵심을 다룬다. 아이작 뉴턴이 우주의 물리 법칙을 발견했지만 공학자들은 태양계 바깥으로 탐사선을 띄워 보냈다. 왓슨과 크릭이 DNA 구조를 규명했지만 줄기세포 응용 기술은 공학자들의 업적이다. 이 책은 베일 속에 가려진 여러 공학자들을 소개하며 공학적 사고가 실생활에 얼마나 가까이 있는지 그리고 우리 곁에 가까이 있어야 하는지를 웅변한다. 이 정도면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충분하지 않은가?



(*이 글은 제가 번역한 신간 <맨발의 엔지니어들> (RHK코리아)에 실린 '옮긴이의 말'입니다.)

책 정보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세요.




반응형

  
,

나만의 비즈니스 모델 만들기 워크샵   

2016. 6. 3. 10:41
반응형


"자신을 되돌아볼 시간을 가져야 새로운 삶의 기회도 찾게된다." 


[강의 취지]


당신은 삶이라는 무대에서 지금 어떤 역할을 하면서 멋지게 살아가고 계신가요 ?


사람들은 자신의 삶 속에서 다양한 역할 - 아빠, 회사원, 창업가, 블로거, .. ‘ - 을 자신의 방식으로 수행하면서 살아갑니다. 몇몇 역할은 하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재미있으며 그 역할에서 행복감을 느끼곤 합니다. 그렇다고 모든 역할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겠죠? 또다른 몇몇 역할들은 지겹고 힘들고 어렵지만, 그 역할들을 해나가면서 배우고 깨닫고 스스로의 성장도 이루게 됩니다. 개인이 삶의 순간 혹은 일정기간동안 맡게되는 역할들이 지금과 다른 모습으로 진화해 나가기 위해서는 한번쯤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자신이 인생에서 해보고 싶은 역할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무턱대고 종이와 펜만으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적고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본 강의에서 소개하는 “퍼스널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면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과 지식, 경험들을 다시한번 찬찬히 짚어보고 이를 통해 자신이 앞으로 혹은 먼 미래에 꿈꾸고 이루고 싶은 역할들의 성공적인 모습을 정의하고 정리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그 과정을 안내하고 돕습니다. 미래를 준비하고 계획하시는 분들이라면, “퍼스널 비즈니스 모델 캔버스" 실습을 통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대면할 멋진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강의 일정]

- 일시: 2016년 6월 8일(수) 저녁 19:30~21:30

- 장소: 인퓨처컨설팅 중요한학교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188-71, 301호)

- 주차 지원 불가 

- 모집정원: 15~18 명 

- 수강료 : 사전 입금시 4만원, 현장 납부시 5만원

- 세금계산서를 원하시는 분은 부가세를 포함한 44,000원을 입금하신 후 사업자등록증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theimportantschool@gmail.com)


- 입금처 : 국민은행 816-24-0206-031 (예금주:유정식)

- 입금자명에 강의날짜를 붙여서 기입해 주세요.(예: 홍길동0608)

- 6월 6일(월)까지 취소 요청시 환불 가능. 그 후나 no show의 경우 환불 불가.

- 문의처 : 중요한학교 안정옥 실장 010-3227-7374



[강의 내용]

1. Business Model You 개요

2. 개인 비즈니스모델 캔버스 작성 실습

3. 발표하고 공유하기



[강사 소개]


최 환 진


현재 스타트업 및 비즈니스 액셀러레이션 컴퍼니인 IgniteSpark의 CEO로 창업가들을 위한 투자, 멘토링 및 비즈니스 전략 수립을 위한 자문과 코칭을 하고 있으며, 유수의 기업, 기관 및 학교에서 혁신 비즈니스 교육과 워크샵을 열정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창업의 초기단계부터 현실적 창업을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크로 창업육성 생태계인 SPA(Startup Accelerating Pipeline)를 만들고, 이를 통해 청소년과 청년, 기업의 미래의 창업가들을 육성하는 일에 보람과 소명을 갖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4050세대의 새로운 도전과 출발을 돕기 위한 “4050챌린지스쿨"을 기획하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오시는 길]

지하철 2호선 신촌역 4번 출구ㅡ>마을버스 4번 탑승ㅡ>사러가 쇼핑센터 정류장에서 하차ㅡ>사러가 쇼핑센터 옆 베스킨 라빈스를 등지고 건너편 2시 방향에 있는 ‘현대 부동산’과 ‘띵동 부동산’ 사이 골목으로 들어오세요. ‘연희살롱’ 간판이 보이는 건물의 3층에 인퓨처컨설팅<중요한 학교>가 있습니다. 주차는 지원되지 않습니다.


반응형

  
,

성취감의 방정식   

2016. 6. 3. 09:46
반응형




“회사 일에서 아무런 성취감을 못 느끼겠습니다.” 상담하러 온 김씨는 자리에 앉자마자 크게 한숨을 쉬며 이렇게 물었다. 글로벌 기업에서 상당히 높은 연봉을 받고 다양한 근무 경험과 풍부한 복지 혜택을 누리는 직원인 그가 왜 회사 업무에서 성취감을 얻지 못하는 걸까? 이유를 물으니 김씨가 대답했다. “물론 겉으로 보기엔 우리 회사는 좋은 곳이죠. 하지만 제가 하는 업무가 팀의 목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모르겠어요. 업무량도 들쭉날쭉이고 언제 제 일을 마무리해야 할지 갈피를 못잡겠습니다. 아이디어를 내면 시키는 일이나 잘 하라고 핀잔 받기 일쑤죠.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으니까 제 일에서 보람을 느낄 수가 없죠.”


그의 말을 찬찬히 음미하던 나는 성취감이 세 개의 변수로 구성된 방정식임을 문득 깨달았다. 사전에서 성취감을 찾으면 ‘목적한 바를 이룰 때 느끼는 감정’으로 정의돼 있다. 여기에서 성취감을 이루는 첫 번째 변수인 ‘달성감’를 발견할 수 있다. 스스로 정한 목표라 해도 달성도가 70~80퍼센트에서 그친다면 성취감은커녕 씁쓸한 감정을 느끼고 만다. 업무량이 들쭉날쭉이고 일이 대체 언제 어디에서 마무리되는지 알 수 없던 김씨는 매일 실패자였을 것이다. 




하지만 100퍼센트를 달성했다고 해서 가슴 뿌듯한 성취감을 경험할까? 일을 주도하고 재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남이 시키는 일을 수동적으로 수행했다면 성취감이 솟아날까? 영어 시험에 100점을 받았지만 부모의 강압적 교육의 결과라면 아이가 느낄 감정은 부모를 화나게 만들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지나지 않는다. 이처럼 성취감의 두 번째 변수는 ‘자발성’이다. 일의 주체가 되지 못하고 자율성을 상실하면 높은 스트레스를 경험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 않는가?


달성감이 충분히 높고 자발성을 발휘한 결과라 해도 그것만으론 성취감을 느끼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성취감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일의 의미’가 빠졌기 때문이다. 김씨처럼 자신의 업무가 팀의 목표에 어떻게 연계되는지, 고객에게 얼마나 윤택한 영향을 미치는지, 본인의 경력계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갈피를 못잡아 일의 의미를 일찌감치 상실한 직원들이 우리 회사에 얼마나 많을까? 특히 자신이 기여한 성과가 고객의 삶에 악영향을 끼친다면 성취감 이전에 죄책감에 시달릴 것이다. 가습기 살균제를 홍보하고 팔던 옥시의 직원들의 현재 심경을 짐작해 보라. ‘나쁜 성과’는 성취감을 남김없이 무너뜨린다.


그렇다면 기업에서 ‘달성감 x 자발성 x 일의 의미’라고 정의되는 성취감을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 달성감을 끌어 올리려면 직원들을 채근하기 이전에 여러 업무를 지시할 때 우선순위와 함께 구체적인 결과 이미지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영어 실력을 높여라’는 말보다 ‘문법보다는 듣기를 보강하라’는 피드백이 훨씬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끌어올리는 것과 같다. 회사 업무면 뭐든지 다 중요하다고 말하거나 우선순위를 자꾸 바꾼다면 말 그대로 직원은 ‘돌아 버리고’ 말 것이다. 또한 광범위하고 모호한 목표를 제시하기보다는 단계별로 세부목표를 세우도록 해야 성취감을 경험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




자발성을 높이기 위한 가장 빠른 방법은 권한이양을 통해 직원들을 해당 업무의 주인이 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직원들을 어린 아이로 여기며 신뢰하지 않는 리더는 모든 것을 자신의 통제 하에 두며 시시콜콜 간섭하는 일에만 몰두하기 마련이다. 일의 진척과 효과보다는 보고서를 쓰고 결재를 받는 일 때문에 늘 패배감에 젖어 사는 직원들은 월급 받는 것만이 유일한 낙일 것이다. 설령 업무가 잘못되어 낭패에 빠졌다고 해서 바로 벌을 준다면 자율성을 발휘하면 절대로 안 된다는 강력한 신호를 주는 것이니 매우 주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의 의미를 직원들에게 늘 주지시켜야 한다. 물론 말로 그쳐서는 안 된다. 영화 <모던 타임스>에서 그저 나사만 돌리던 찰리 채플린을 떠올려 보라. 자신의 일이 어떤 결과물로 이어지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은 노력만으로도 업무 동기를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처럼 재무 성과에 집착하여 직원들에게 ‘나쁜 성과’를 강요하는 것부터 버려야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제발 우리 옷을 사지 말라’는 의류업체 파타고니아의 직원들은 일의 의미를 늘 상기함으로써 누구보다 성취감이 높지 않을까?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자 테레사 에머빌레는 15년 간 직원들이 직장에서 느끼는 행복의 원천을 연구한 후 이렇게 결론지었다. “직원들의 행복을 파괴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성취감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다.” 성취감이 빠진다면 제아무리 연봉이나 복지 혜택이 좋고 회사 이름이 번듯하더라도 좀비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 이 글은 한겨레신문 2016년 6월 3일자에 실린 저의 기고문입니다. 한겨레신문에 실린 글을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하십시오.) 

반응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