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은 회사를 다니지 않는다. 상사와 일한다   

2018. 11. 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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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하는 이야기 중에 "회사를 떠나는 게 아니다.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퇴직 면담시에 자기개발을 위해서, 좀더 넓은 곳에서 일하고 싶어서, 보상을 많이 받고 싶어서라는 등 사유가 여러 가지이지만 실은 상사의 괴롭힘(bullying)이나 무관심이 회사를 떠나기로 최초에 방아쇠를 당긴 원인인 경우가 많다는 뜻이겠죠. 


그런데 상사가 싫다고 과연 회사를 떠날 필요가 있는가란 의문이 듭니다. 조직도가 바뀌거나 상사가 다른 자리로 옮겨 가거나 직원 본인이 승진하여 새로운 역할을 맡거나 하여 그런 상사와 자연스레 헤어질 수 있을 텐데 말입니다. 다른 회사를 간다고 해서 좋은 상사를 만나리란 보장도 없으니, 현재 다니는 회사 자체가 본인의 경력에 괜찮은 곳이라면 굳이 새로운 터에서 다시 자리를 잡느라 힘을 분산시킬 필요는 없을 테니까요. 물론 매일 어쩔 수 없이 접해야 하는 상사와 얼마나 같이 일하기 싫은지, 그 고통을 알기나 하냐고 항의하겠지만, 냉철하게(혹은 경제학적으로) 본인의 이득을 생각하면 그렇다는 소리입니다.




하지만 사람의 심리라는 게 그런 냉철한 판단을 하지 못하게 만드는 모양입니다. 상사가 자신의 성과, 역량, 경력, 웰빙 등에 관심을 전혀 갖지 않는다면, 회사도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즉, 상사와 조직 전체를 '하나로' 인식하니까요. 불운하게 '나쁜 상사' 혹은 '무능한 상사'와 한 팀이 되면 비록 객관적으로 좋은 회사라 해도 직원들은 회사가 자신에게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델라웨어 대학교의 로저 아이젠버거(Roger Eisenberger)와 동료들은 이런 판단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이들은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상사가 자신을 얼마나 지원한다고 생각하는지(Perception of supervisor support, PSS)와 회사(조직)가 자신을 얼마나 지원한다고 생각하는지(Perception of organizational support)를 질문했습니다. 시점을 달리하여 두 번 실시된 조사에서 PSS와 POS 사이의 뚜렷한 상관관계가 도출됐습니다. 상사가 자신에게 별 관심이 없으면 회사 전체도 그렇다고 여긴다는 뜻이죠.


아이젠버거는 상사가 조직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PSS와 POS 사이의 상관관계에 영향을 미칠 거라는 가설을 세웠습니다. 그래서 응답자들에게 '나의 상사는 경영진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조직은 상사의 기여를 인정한다', '우리 조직은 상사에게 새로운 것을 시도하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등의 질문으로 본인의 상사가 조직 내에서 얼마나 인정 받는지를 측정하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상사의 위상이 높을수록 PSS와 POS 사이의 상관관계가 더 강화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소위 '힘있는 상사' 밑에서 일하는 직원의 경우, 상사가 자신에게 많은 관심을 보인다면 회사 전체가 본인에게 꽤 신경을 쓰고 있다고 '더욱' 여기고, 반대로 그 힘있는 상사가 자신을 그다지 지원하지 않거나 오히려 괴롭힌다면 회사 전체를 자신에게 '적대적'인 존재로 '더욱' 느낀다는 뜻입니다.


또한 아이젠버거는 PSS 및 POS가 직원의 퇴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할인가전매장에서 일하는 493명의 직원들 중 13명이 설문조사가 벌어지던 6개월 동안 자발적으로 퇴사를 했는데, 비록 샘플 수가 적긴 하지만 의미있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PSS가 POS에 영향을 끼치고 POS는 이직율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죠. 상사의 관심이 적다고 느끼면 조직 역시 직원 자신에게 관심이 없다고 느끼고 결국 그것이 이직 결심을 좌우한다는 뜻입니다. '퇴직은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라는 속설 아닌 속설이 (비록 샘플 수는 작지만) 어느 정도 증명된 것이죠.




이 연구는 약간 비틀어 생각하면 또 다른 몇 가지 시사점을 던져 줍니다. 첫째, PSS와 POS를 같은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사실 둘은 다릅니다. 매일 접하며 일하는 상사가 회사 전체를 대표한다고 잘못 판단하여 회사를 떠나겠다고 결심한다면 결국 직원 본인의 손해가 아닐까요? 냉정히 생각하면, 언젠가 상사는 바뀔 테니까요. 상사와 회사를 동일시할 필요는 없습니다. (나쁜 상사를 매일 만나느라) 힘들겠지만 회사가 자신의 경력 비전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번째 시사점은 상사에게 해당합니다. 직원들이 상사와 회사를 '한 몸'처럼 인식한다면, 상사 본인이 직원들을 어떻게 대하는가가 회사 전체에 대한 충성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인식해야 합니다. 그러니 상사로서 직원에게 많은 것을 해줘야 한다는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 상사는 나에게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라는 인식을 주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우수인재가 회사를 떠나지 못하도록 파격적인 보상이나 후한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조치도 필요하지만, 상사의 실질적인 관심과 지원 노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이런 의미에서 앞으로는 "직원들은 회사를 떠나는 것이 아니다. 상사를 떠나는 것이다"라는 말보다는 "직원들은 회사를 다니는 것이 아니다. 상사가 일하는 사무실을 다니는 것이다"라고 바꿔 말하면 어떨까요? 이런 표현이 상사가 직원에게 해야 할 역할을 좀더 잘 느끼도록 하지 않을까요?




*참고문헌

Eisenberger, R., Stinglhamber, F., Vandenberghe, C., Sucharski, I. L., & Rhoades, L. (2002). Perceived supervisor support: Contributions to 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and employee retentio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7(3), 5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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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해맑은 리더는 게으른 리더   

2018. 11. 2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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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에서 게으른 리더의 첫 번째 유형인 '몸이 게으른 리더', 즉 자리에 있는지 없는지 모를 정도로 리더로서 일을 하지 않으려는 리더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오늘은 게으른 리더의 두 번째 유형 '생각이 게으른 리더'가 어떤 리더를 말하는지, 그런 리더가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살펴보자.


[생각이 게으른 리더]


생각이 게으르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일까? 조직 내외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원인이 있기 마련이지만 그 원인을 짐작조차 하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개인이나 일개 부서가 딱히 원인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나 이해관계자들의 공동책임인 경우도 많다. 게다가 그런 잘못은 무언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저질렀다기보다 각자가 자기 입장에서 '잘하려고' 했던 결과인 경우도 왕왕 발생한다. 이럴 때 리더는 문제 발생의 메커니즘을 먼저 밝혀내고 이해하려는 자세를 견지해야 하고 구조적인 메커니즘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하지만 생각이 게으른 리더는 문제 발생의 책임자를 찾는 데 주력한다. 책임자를 찾아내는 것이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여긴다. "이 문제는 바로 너 때문이야!" 언급했듯이, 조직 내외부의 시스템이 복잡하게 얽힌 구조 속에서 발생한 문제는 누가 원인인지 누가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인지 쏙 발라내기가 어려운데도 불구하고 그저 "이 업무는 네가 맡았으니 문제 발생도 너 때문이야"라고 희생양을 지목한다. 시스템의 메커니즘에 집중하기보다 사람이 원인이라고 말하며 아주 '간단명료하게' 문제를 해결하며 손을 턴다. 상황보다는 개인의 성격이나 역량 때문이라고 간주한다. 


이렇게 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을 밝혀내어 벌을 주거나 교육을 시키고 때론 다른 사람으로 교체를 하면 다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 다시 한번 아주 명료한 비전을 제시한다. 그러나 구조적인 메커니즘의 개선이나 혁신이 없으면 비슷한 문제는 계속 발생한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는 말 그대로 생각을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예전에 적용했던 문제 해결 방식인 희생양 찾기만을 반복한다. 이런 리더와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절대 자기 업무에 몰입하지 못한다. 언제 문제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 당할지 모르니 문제가 벌어져도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덮기에 급급하다. 문제는 영원히 해결되지 못하고 조직의 경쟁력은 급격히 노화된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들은 무엇이든 쉽고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두려는 경우가 많아? 그러면 연봉을 높여주면 되지. 돈 많이 준다는데 그만두겠어?",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 그러면 평가를 강화하고 보상의 차등폭을 넓혀서 긴장감을 강화시키면 되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해?", "저 회사가 이런 정책을 실시해서 재미를 봤대. 우리도 하자", "내가 유명한 사람이 쓴 책을 봤거든.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을 거래. 당장 해보자"라는 식이다. 그리고  고민하는 직원들에게 자애로운 미소를 띠며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이러면 간단하잖아"라고 충고한다. 절대 고민하는 법이 없다. 해맑다. '머리'가 백지처럼 맑다. 그렇기에 문제는 해결되기는커녕 더 심화된다.




경영 혹은 관리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문제의 답은 이거야"라는 간단한 해결책이 있을 수가 없다. 어제 잘 먹혔던 해결책이 오늘은 안 먹힐 수 있다. 저 회사가 잘 써먹은 해결책이 우리 회사에서는 전혀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 유명한 저자가 쓴 책 속의 지혜, 신문이나 경영잡지에 게재된 최신 경영 트렌드는 우리 몸에 맞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많다. 경영의 문제는 늘 새로운 원인에 의해서, 복잡한 시스템의 구조로 발생하기 때문에 간단한 해결책이 있을 수가 없다. 생각이 게으른 "1 더하기 1은 2야. 왜 그리 복잡하게 생각해"라고 말하는데, 리더 손에 떨어진 문제는 그리 간단명료한 산수 문제가 아니다. 50~60%만 들어 맞는 답도 감지덕지인, 아인슈타인도 울고 갈 난제 중의 난제다. 


생각이 게으른 리더가 되고 싶지 않다고? 그렇다면 생각을 하라. 수많은 경영서들, 선진사례들, 이렇게 저렇게 전해지는 경영의 '산수'들은 저멀리 던져 버려라. 리더는 빠른 해결책을 제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고민하는 사람이다. 전지적 시점에서 해결책을 '하사하는' 사람이 아니라, 문제를 끌어안은 직원을 '돕고 지원하며 같이 고민하는' 사람이다. 직원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본인에게 문제가 있지 않은지 스스로를 먼저 살피는 사람이다. 고민하기가 어렵다면 적어도 고민하는 척이라도 하라. 해결책을 딱히 주지 않더라도 직원들을 돕고 지원하면, 직원들이 조직에 대해 갖는 믿음, 즉 '조직이 날 도와주는구나'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그에 따라 조직 충성도도 높아져서 회사를 그만두려는 의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가 있으니 말이다.  


나 역시 말은 간단히 하지만, 준수하기는 쉽지 않다. 뭐, 리더가 쉬운 자리는 아니지 않는가? 리더 노릇이 쉽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게으른 것이다.



*참고문헌

Don’t Let Lazy Managers Drive Away Your Top Performers, Mark C. Bolino, Anthony C. Klotz, NOVEMBER 21, 2018, HBR

https://hbr.org/2018/11/dont-let-lazy-managers-drive-away-your-top-performers


Eisenberger, R., Stinglhamber, F., Vandenberghe, C., Sucharski, I. L., & Rhoades, L. (2002). Perceived supervisor support: Contributions to perceived organizational support and employee retention.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87(3), 565-5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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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리더'는 조직에 얼마나 해로운가?   

2018. 11. 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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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로서 할일을 제대로 하지 않고 높은 연봉만 받아가는 리더를 우리는 당연히 게으른 리더라고 생각한다. 게으른 리더에는 2가지 유형이 있는데, 진짜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아서 출근한 건지 퇴근한 건지 알 수 없는 유형이 있고, 일을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알고보면 '생각이 게으른' 유형이 있다. 쉽게 말해, 신체적으로 게으른 리더와 정신적으로 태만한 리더가 있다. 우선 첫 번째 유형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자리에 있는 듯 없는 듯'한 리더]


한 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던 만화 <슬램덩크>에 등장하는, 마치 KFC 할아버지처럼 생긴 농구팀 감독, 북산의 안 선생. 그는 선수들에게 아무런 지시를 내리지 않는다. 선수들이 플레이를 잘하지 못해도 야단치는 법이 없다. 선수가 다가와서 턱을 툭툭치며 '뭐라도 지시를 내리시지요, 영감님'이라고 조롱해도 웃기만 한다. 반면 강백호의 상대편 감독 중 하나인 해남의 남진모 감독은 때론 영리한 전략을 지시하고 때론 선수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며 선수들을 지휘한다. 상대편 감독과 대비되어 사람 좋은 'KFC 할아버지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든 걸 자율적으로 맡기고 결국 선수들이 스스로 경기의 어려움을 헤쳐 나가도록 둠으로써 역량을 향상시키는 '명장'의 이미지로 비춰진다. 


(안 선생과 강백호, 출처 : <슬램덩크>)


하지만 나는 안 선생을 게으른 리더의 전형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말로 자유방임이지 실은 매우 게으른 사람이다. 이런 리더는 직원들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했으니 직원들이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는다. 하지만 그런 위임의 본질은 무엇일까? 직원들이 일을 자율적으로 수행하도록 돕기 위한 것이 아니라, 리더 본인이 '욕을 먹지 않기 위해서'이다. '훌륭한 리더'로 인정 받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 혹은 일을 덜 하는 것이 책임을 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리더의 책무를 다하지 않으면 개인생활의 여유도 있으니, 팀에 있는 듯 없는 듯 행동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지 않은가? 게다가 리더가 되면 금전적 보상이나 복리후생이 일반직원들보다 나으니 자리에 없는 듯 출근했다 퇴근하면 어찌 '꽃길'이 아닐 수 있겠는가? (만화 속에서 안 선생이 과거에는 호랑이 같은 감독이었다는 것은 논외로 하자. '게으른' 현재가 중요하다).


이런 리더들이 누구인지는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실무를 진행한 직원들에게 문제 발생의 책임을 전가한다. 본인은 직원에게 모든 걸 지지하고 믿었는데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혀를 찬다. 그러고는 '세상 너그러운 리더'인 듯 자신이 리더이니 모든 책임을 지고 직원들이 저지를 잘못을 수습하겠다고 한다. 허나 말 뿐이다. 윗사람에게는 그렇게 말하며 좋은 눈도장을 찍은 다음에는 다시 '자리에 없는 듯', 마치 결근해서 자리를 비운 듯한 역할로 돌아간다. 나중에 윗사람에게 자신이 노력했는데도 이미 발생한 문제를 원복시키는 건 매우 어렵다고 읍소하면 그만이다. 이런 읍소에 윗사람은 감동(?)한다. 부하직원을 아끼는 훌륭한 리더라는 소리를 들으며 더 높은 위치로 승진한다. 특히 회사가 변화가 적은 산업 속에서 안정적인 자리를 잡고 있으면 더욱 그렇다.


(남진모 감독, 출처 : <슬램덩크>)


이렇듯 자리에 없는 듯 행동하는 건 본인의 이익과 영달에는 유리하지만 팀워크를 빠르게 파괴한다. 리더가 아무런 중심을 잡아주지 못하니 팀원들이 한 팀이 되어(as team) 일하지 못하고 따로국밥이다. 직원들끼리 업무 갈등 때문에 반목하거나 서로 헐뜯는 상황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연봉이 걸려 있어서 직원 각자가 어떻게든 성과지표는 달성하겠지만 진정한 '팀 성과'는 산출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보다 가능한 한 문제를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여기기 때문에 아무런 개선을 기대할 수 없다. 유능한 직원들은 이직할 준비를 한다. 자유방임이라고 말하며 자리에 없는 듯 행동하는 리더, 즉 'Absentee Leader'는 무능할 뿐만 아니라 해로운 리더의 전형이다.


차라리 이것저것 간섭하는 마이크로 매니저나 폭군처럼 군림하는 리더가 더 낫다. Interact란 컨설팅사가 1000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리더에 대한 불만' 9가지 중 8가지가 모두 리더가 '자리에 없는 듯' 하다는 것과 관련되어 있다. 다시 말해, 리더가 무엇을 해서 불만이 아니라 '무엇을 하지 않아서' 불만이라는 것이다. 


1. 직원의 성과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2.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지 않는다

3. 직원들과 만나는 시간을 내지 않는다

4. 직원들과의 대화를 피한다

5.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를 가로챈다

6. 건설적인 비판을 하지 않는다

7. 직원들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한다

8. 사람들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

9. 업무 외적인 직원들의 생활을 묻지 않는다


5번을 제외하고 모두 리더가 '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임


출처: The Top Complaints from Employees About Their Leaders, Lou Solomon, JUNE 24, 2015, HBR ( https://hbr.org/2015/06/the-top-complaints-from-employees-about-their-leaders )


직원만족도나 업무몰입도에도 자유방임적 리더는 문제를 악화시킨다. 앤더스 스코그슈타트(Anders Skogstad)와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폭군적인 리더가 직원만족도에 끼치는 악영향은 6개월이 지나면 옅여지지만, 자유방임적인 리더가 끼치는 악영향은 2년이나 지속된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더가 폭군적인 리더보다는 그래도 낫다고 간주한다. 직원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리더들을 제지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이런 편견 역시 자유방임적 리더십, Absentee Leadership을 더 강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강백호가 옳다. 안 선생은 그런 취급을 받아도 싸다. 자리에 없는 듯한 리더는 '진짜로 없어지는 게' 낫다. 



(출처 : <슬램덩크> )



(2부에서는 게으른 리더의 두 번째 유형인 '생각이 게으른' 리더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바로가기




*참고문헌

The Most Common Type of Incompetent Leader, Scott Gregory, MARCH 30, 2018, HBR ( https://hbr.org/2018/03/the-most-common-type-of-incompetent-leader )


The Top Complaints from Employees About Their Leaders, Lou Solomon, JUNE 24, 2015, HBR ( https://hbr.org/2015/06/the-top-complaints-from-employees-about-their-leaders )


Skogstad, A., Aasland, M. S., Nielsen, M. B., Hetland, J., Matthiesen, S. B., & Einarsen, S. (2015). The relative effects of constructive, laissez-faire, and tyrannical leadership on subordinate job satisfaction. Zeitschrift für Psycholog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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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원고료'로 블로그를 응원해 주세요   

2018. 11. 22.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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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정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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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목표를 주는 게 목표 달성에 좋을까?   

2018. 11. 22.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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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가 직원들과 목표 수립 과정을 진행할 때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목표를 수립하도록 유연성을 허용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직원에게 자율성을 주지 않고 팀 목표 달성을 위해 리더가 직원에게 반드시 달성해야 할 각자의 목표를 할당하는 것이 좋을까요? 둘 중 어떤 방법이 목표 달성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일까요? 여러분이 직원의 입장이라면, 둘 중 어떤 방식을 선호합니까?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리윈 진(Liyin Jin)과 동료들은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Customer Loyalty Program)'을 통한 실험을 통해 이런 의문에 답을 줄 수 있는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이란 거창해 보이지만 사실은 10잔 마시면 1잔을 공짜로 주는 식으로 커피숍에서 흔히 사용하는 스탬프 카드와 같은 것입니다. 진은 지역에 있는 여러 가지 맛의 요거트를 판매하는 지역의 한 요거트 가게를 섭외하여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을 실험하기로 했습니다. 




이 가게에서 가장 잘 팔리는 맛은 사과맛, 바나나맛, 오렌지맛, 망고맛, 포도맛, 딸기맛이었는데, 진은 실험 참가자들을 둘로 나눠서 1그룹에게는 이 여섯 가지 맛을 순서와 상관없이 구매하면 하나를 공짜로 준다는 스탬프 카드를 제시했습니다. 반면 2그룹에게는 반드시 순서를 지켜서 여섯 개의 요거트를 구매해야 공짜 요거트 1개를 준다는 '엄격한' 스탬프 카드를 제시했죠. 예를 들어 바나나맛--> 애플맛 --> 딸기맛 --> 오렌지맛 --> 망고맛 --> 포도맛 순으로 구매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진은 각 그룹을 다시 2개씩의 소그룹으로 나눠 실험 조건을 달리했습니다. 스탬프 카드를 받으면 다른 날에 다시 가게에 들러야만 그때부터 스탬프 카드를 유효한 것으로 인정(즉 활성화)해 주겠다는 그룹과, 스탬프 카드를 받으면 다음 구매부터 바로 적립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그룹으로 나눈 것입니다. 이렇게 소그룹으로 나눈 이유는 유연한 목표를 받았을 때와 엄격한 목표를 받았을 때, 참가자들이 요거트 가게의 고객 충성도 프로그램을 얼마나 수용(buy-in)하는가를 각각 따져보기 위함이었죠.


모두 800장의 스탬프 카드를 배포한 다음 한 달 반에 걸쳐 결과를 살펴보니(11월 둘째 주에 시작하여 12월 31일에 종료), 스탬프 카드에 도장을 다 찍어서 공짜 요거트를 받은 사람은 총 76명이었습니다. 분석해 보니, 유연한 목표를 부여 받은 참가자들 중 30퍼센트가, 그리고 엄격한 목표를 받은 참가자들 중에서는 12퍼센트가 스탬프 카드를 활성화시켜 달라고 가게를 방문했습니다. 스탬프 카드 활성화를 위해 가게를 다시 찾은 날에서도 차이가 났는데, 유연한 목표를 받은 참가자들이 더 일찍 가게에 찾아 왔습니다(평균 3.42일 대 5.79일). 이 결과는 목표를 유연하게 주어야 목표를 잘 수용한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하지만 목표를 얼마나 달성했는지를 살펴보니 반대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유연한 목표를 부여 받은 참가자들은 9퍼센트만이 스탬프를 다 찍었지만, 엄격한 목표(순서를 반드시 지켜 구매해야 하는)를 지시 받은 참가자들은 16퍼센트가 스탬프 카드를 완성했죠. 이것은 목표를 실제로 달성하는 데 있어서는 엄격한 목표, 즉 자율성을 제한하는 목표를 주었을 때가 더 효과적이라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실험은 직원들의 목표 수립을 가이드하고 목표 달성을 추구해야 하는 리더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줍니다. 목표를 수립할 때 직원들이 목표를 받아들이도록 하려면 자율성을 주는 것이 좋지만, 목표가 한번 수립되면 그때부터는 변경의 여지를 최소화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유리하다는 점을 알려주죠. 좀더 생각하면, 목표 달성에 대한 직원들의 의지가 낮거나 달성해야 할 목표가 상당히 도전적이라면 목표 수립에 대한 자율성을 제한하고 유연하지 않더라도 '확고한' 목표를 제시하는 것이 유리함을 또한 유추할 수 있습니다. 반면, 직원들의 동기가 높은 수준이거나 목표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거라면, 목표 수립의 자율성을 높이는 것이 좋겠죠. 


간단히 말해, 직원들이 목표를 수용(buy-in)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 목표 수립에 있어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고, 목표를 완수(follow-through)하는 게 중요하다면 다소 유연하지 않더라도 '명확하고 확고하며 구체적인' 목표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곧 평가 시즌이 시작되고 내년도 목표를 수립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옵니다. 어떤 방식으로 직원들과 목표를 합의해야 하는지 리더들의 고민도 깊어가는 시점입니다. 목표의 특징, 각 직원의 역량 및 동기 수준, 목표 완수의 필수 여부 등을 고려하여 직원들에게 '유연하게 다가갈지' 아니면 '엄격하게 소통할지'를 가늠해 보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Jin, L., Huang, S., & Zhang, Y. (2013). The Unexpected Positive Impact of Fixed Structures on Goal Completio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40(4), 711-725. doi:10.1086/671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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