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텔레폰 앤 텔레그래프(AT&T)'의 신입사원 62명을 대상으로 5년간 실험을 진행한 사례가 있다. 이 실험을 주도한 데이비드 벨류와 더글러스 홀은 입사하고 나서 첫해에 받은 평가 결과가 향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실험의 주제로 삼았다. 


그들은 먼저 회사가 각 신입사원들에게 거는 기대를 독립변수로 삼은 후에 세부적으로 18가지 항목으로 나누고 1점부터 3점까지의 스케일로 측정하게 했다. 18개 항목에는 기술적 역량, 학습 능력, 의사결정력, 감독 스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쉬운 업무보다는 어려운 업무에 배치된 직원일수록 회사가 높은 기대감을 갖을 거라고 추정했다. 


그런 다음, 종속변수로 모두 7가지의 변수를 택했다. 연봉, 전반적 평가, 평균 업적 등이 그것이었다. 변수마다 다르긴 하지만, 1점부터 10점까지의 스케일로 결과를 측정하게 했다.


이렇게 해서 5년간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니, '처음에 높은 기대를 받은 직원들이 낮은 기대를 받은 직원들보다 계속해서 높은 성과를 거두고 조직 내에서 더 성공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상하게도 '첫 해'에 직원이 얼마나 회사로부터 기대를 받았는지, 그리고 그 '첫 해'에 얼마나 기대에 부응하는 성과를 냈는지가 5년 후의 평가나 연봉 등에 영향을 미쳤다. 첫 해 이후의 기대와 첫 해 이후의 성과는 그보다는 관련성이 적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 그렇다. '첫 해'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첫 해에 회사에게 어떤 인상을 주느냐(그래서 좋은 기대를 받느냐), 그리고 첫 해에 얼마나 성과를 높게 내느냐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첫 해에 회사로부터 높은 기대를 받은 직원이 그에 부응하는 높은 성과를 거두면 그것이 향후(실험에서는 향후 5년)의 보상에 영향을 미쳐 계속해서 높은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만일 회사가 어떤 직원에게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그 직원이 나름대로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해도 그저 그런 보상을 받을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어떤 직원이 첫 해에 높은 기대를 받고 첫 해에 그에 상응하는 높은 성과를 거두면, 그에게 각종 지원이 따라 붙는다. 교육 기회부터 시작해서 고위 관리자가 멘토나 코치로 따라 붙는다. 게다가 자신이 최대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업무를 부여 받는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력도 커진다. 이렇게 되면 그 이후로도 그 직원은 높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커지게 되어 나중에 높은 연봉과 승진 기회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이 실험의 의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첫 해에 높은 기대감을 받을 경우

  (1) 높은 기대감에 부응한 성과를 냈을 경우 --> 높은 보상 --> 계속해서 높은 보상 & 빠른 승진

  (2) 부응하지 못했을 경우 --> 보상 없음 --> 보통 수준의 보상 & 평균적인 속도로 승진



2. 첫 해에 낮은 기대감을 받을 경우

  (1) 낮은 기대감에 부응한 성과를 냈을 경우 --> 낮은 보상 --> 보통 수준의 보상 & 평균적인 속도로 승진

  (2) 부응하지 못했을 경우 --> 연봉 감액과 같은 징계 --> 낮은 수준의 보상 & 승진 누락




어떤 직원이 첫 해에 어떤 기대감을 받고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5년이란 시간 동안 계속해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그만큼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가진 자는 더 많은 것을 가진다'는 마태효과(Matthew Effect)를 떠올리게도 한다. 적어도 위의 실험은 어떤 조직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할 때 가능하면 회사로부터 높은 기대감을 얻고 첫 해에 높은 성과를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일 못하는 직원'이라는 '확신의 덫'에 빠지지 않는 것, 신입사원이나 경력입사자들이 알아둬야 할 중요한 팁이다.


평가는 인상에 의해 크게 좌우되고 오래 간다는, 이런 왜곡 현상을 어떻게 하면 최소화할 수 있을까? 어쩔 수 없이 평가에는 사람의 심리가 크게 작용을 하고, 인간의 심리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그걸 이겨낼 방법을 찾기란 매우 어렵고 불가능할지 모른다.


최선의 방법은 이러한 평가의 불완전성을 인정하는 것이다. 과학적이고 계량적인 도구를 더 열심히 찾으면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리라는 이루기 힘든 꿈을 꾸는 것보다, 평가는 본질적으로 불완전한 사람들이 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벽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인정한 채 서로 한발 물러서서 평가(남을 평가할 때나 자신을 스스로 평가할 때) 결과를 되짚어 보고 잘못된 평가 결과를 수정하는 과정이 평가의 왜곡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닐까?


*참고논문 :

Berlew, D. E., & Hall, D. T. (1966). The socialization of managers: Effects of expectations on performance. Administrative Science Quarterly, 207-223.



** 이 글이 업무에 도움이 된다면 '자발적 원고료'로 글쓴이를 응원해 주세요. **

(카카오톡 > 더보기 > 결제) 클릭 후, 아래 QR코드 스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