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는 고직급자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생산성은 얼마 안 되는데 인건비만 과도하게 지출되는 것 같다” 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인력구조가 항아리형을 넘어서 고직급자가 50% 선에 육박한 ‘역피라미드 형태’로 근접해 있는 경우도 가끔 보곤 한요. 창립된 지 20년 이상된 회사라면 이런 문제를 거의 대부분 가지고 있다.




철저한 승진심사 없이 승진연한에만 도달하면 쉽게 승진시키는 관행이 굳어져 있는 회사인 경우, 고직급화 문제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다. 간단하게 우리회사의 고직급화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파악해보는 방법이 있다. 만약 사원-대리-과장-차장-부장의 직급구조를 가지고 있다면, (사원비율)*1 + (대리비율)*2 + (과장비율)*3 + (차장비율)*4 + (부장비율)*5 를 계산해 보라. 이 값이 ‘고직급화지수’이다. 고직급화지수가 과거 5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 추세선을 그려 보라. 만일 오르고 있거나 그 기울기가 심하다면, 머지않아 고직급화로 인한 폐해가 발생할 것이니 대비해야 한다.


고직급화지수 값을 동종업체와 비교해 보는 것도 좋다. 다만, A사와 B사의 고직급화지수값이 같다고 해서 두 회사가 똑 같은 인력구조를 가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A사의 직급별 인력 비율이 (10-20-30-20-20)이고, B사가 (10-10-30-20-24) 라면 고직급화지수는 똑같이 3.2가 나오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회사와 고직급화 수준을 비교할 때는 고직급화지수와 겸하여 고직급자의 인력비율 자체를 비교하는 것이 좋다.


고직급화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여기엔 3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고직급자를 퇴직시킨다. 둘째, 저직급자 채용을 늘려서 균형을 맞춘다. 셋째, 고직급 구조가 안 되도록 승진을 통제한다.



part 1


첫 번째 방법은 노동시장과 노동관련법률이 유연하지 않은 우리나라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어렵고, 두 번째 방법은 단지 고직급화 정도를 희석시키려고 필요치 않은 저직급자를 뽑게 될 수 있으므로 논외로 하겠다. 세 번째 방법인 승진을 통제하는 방법, 즉 승진율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인데 이에 대해 알아보겠다.


먼저, 바람직한 인력구조를 설정해야 한다. 직무분석 등을 통해 우리회사의 적정조직구조를 설정하고 단위조직별로 적정인력을 산정해 낸다. 기본적으로 적정인력은 업무량을 고려하되 일반적인 의사결정구조인 ‘승인-기획-실행-지원’의 체계가 단위조직별로 갖춰질 수 있는 최소한의 인력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인사팀에 팀장이 1명이 있고 부장급이 2명, 사원급이 1명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업무량에 있어서는 총 4명의 인력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겠지만, 고직급자가 많은 관계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중간직급자는 부족하므로 고직급자를 줄이는 대신 중간직급자를 늘려야 한다.


 



그림 1처럼 바람직한 인력구조가 설정되면, 현재의 인력구조와의 갭이 계산된다. 만일 제대로 적정인력구조를 파악해 냈다면, 현재의 인력구조와 상당한 크기의 갭이 나타나기 때문에 1년 내에 해결할 수는 없다. 따라서, 바람직한 인력구조로 개선되는 데에 소요될 기간을 설정해야 한다.


조직에게 충격을 주되 그 충격이 수용될 수 있는 수준이 되려면 매년 어느 정도씩 갭을 줄여나가는 결정을 내려야 한다. 고직급화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면 10년 정도의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할 테지만, 보통 5년 내외가 적당하리라 보인다. 그림 2는 5년 내에 순차적으로 갭을 해결할 경우의 연도별 인력증감목표이다.






 

part 2


연도별 인력증감목표가 설정되면, 금년에 얼마를 승진시켜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다소 복잡한 수학방정식을 계산해야 한다. 승진자수를 결정하기 위해 그림 1의 각 변수를 이렇게 정의해 보자. β는 외부채용률, ω는 퇴직률, n은 현 인원수, p는 승진율, δ는 인력증감목표를 말한다. 각 변수에 붙은 숫자는 각 직급을 의미한다. (p12는 사원에서 대리로 승진하는 비율을 말하며, p11은 승진하지 못하는 비율을 말함)




승진율을 구하기 전에 일단 β(외부채용률)값과 ω(퇴직률)값을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정한다. 회귀분석을 하거나 연평균(CAGR)을 내는 방법으로 추정하면 적절하다. 외부채용률은 해당 직급의 인력을 충원하는 데 있어 외부에서 영입하는 비율을 말하는데, 사원은 당연히 100% 외부로부터 인력을 수급하는 반면, 나머지 직급들은 내부에서도 인력을 수급 받으므로 외부채용률 값은 100%보다 작을 수밖에 없다. 사원급을 제외한 나머지 직급의 외부채용률은 회사의 정책적인 의사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그림 2와 같이 산출됐다고 가정해 보자.




이제 이 값들을 가지고 승진율을 구하면 되는데, 이때 필요한 것이 복잡한 행렬방정식을 푸는 일이다. 수학에 약한 독자를 위해 중간 과정은 생략하고, 각 직급별 승진률을 구하는 공식만 제시한다.(그림 3 참조)  한가지 주의할 점은 반드시 p55 부터 차례로 계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엑셀과 같은 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에 승진율 공식을 만들어 놓고 그림 2의 값을 넣어 보면 승진율을 쉽게 계산할 수 있다. 제대로  계산했다면 그림 4와 같이 승진율이 도출된다. 이 예에서, 과장에서 차장으로 승진되는 비율인 p34 는 1.45%이고, 차장에서 부장으로 승진하는 비율인 p45는 1.95% 임을 알 수 있다.



승진율을 구했다면, 이제 승진자수를 계산할 수 있다. 대리의 경우 현인원수가 140명이므로, 이 중 85.46%인 120명은 그대로 대리로 있게 하고 13.04%인 18명을 승진시키면 된다. 과장을 예로 들면, 현 인원수 293명의 96.85%인 284명은 현직급에 머물게 하고 1.45%인 4명만을 승진시킬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면 그림 5의 결과를 얻는다.




여기서 한가지 더 고려할 것이 있는데, 바로 신규채용자수이다. 사원의 경우 향후의 인원수 목표가 109명이므로, 109 - 73 = 36명을 신규로 채용해야 하며, 대리의 경우 향후의 인원수 목표가 145명이므로, 145 - 23 - 120 = 3명을 신규로 채용해야 한다. 동일한 방법으로 계산하면, 과장-차장-부장의 신규채용인력수는 각각 1명, 0명, 0명 이다.


다소 어렵게 느껴지는 정량 모델이지만, 이처럼 인력증감목표에 맞춰 승진율을 통제해야 바람직한 인력구조로 개선되거나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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